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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nd - '그러나 어느 날 그가 깊은 잠의 꿈속에서 그녀를 보고 난 뒤 아침에 깨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 거기에 봄이 와 있었다.' - 토마스 만_타락 - #토마스만 #타락 #키작은프리데만씨 #thomasmann #derkleineherrfriedemann #gefallen #민음사 #쏜살문고 #문고본 #책 #책스타그램 #책추천 #민음북클럽 #북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책속의한줄 #소통 #book #bookstagram #masterpiece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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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구입도서
- 아무래도 은퇴한 사람에게는 시간이라는 은혜가 주어지다 보니 편하게 책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역 도서관도 충실하고, 가까이에 대학 도서관도 세 곳이나 있다 보니 도서 구입 비용도 줄어드는 고마운 일도 있다. 이제는 줄 쳐가며 오랫동안 읽을 책 중심으로 구입하고, 나머지는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을 듯.
- 이번 달에 구입한 것은 오래전부터 구입하려 했으나, 절판되어 아쉬웠던 책들. 우선 『주역』 관련 도서로는 가장 많이 알려지고 많이 팔린 김석진 선생의 『새로 쓴 대산주역강의 1, 2, 3』(대유학당, 2019) 주역은 도전한다 한다 마음은 먹지만, 그것을 위한 시간이 나지 않는 이상하게 연이 닿지 않는 영역이다. 차근차근 책은 모아 놓고 한 번에 몰아서 읽어야 할 듯. 그리고 정약용 선생의 역학 이론을 정리한 임재규 『다산 정약용의 역학이론』(심산, 2019)도 그런 취지에서 구입. 와이프가 읽고 싶다고 몇 번을 말했건만 절판되어 볼 수 없었던 『국역 심경 주해 총람 상, 하』(동과서, 2019)도 구입. 12~3세기 진덕수의 심경을 조선 유학자들이 각기 나름의 주해를 담아 모은 것으로, 심경에 관한 조선 유학의 이해 전반을 살펴볼 수 있을 듯. 그리고 국내에 출판되리라 기대도 하지 못했던 도교의 기본 경전 중 하나인 『황정경』에 대해 해제한 정우진의 『몸의 신전 – 황정경 ��주』(소나무, 2019)도 출판. 사회의 일시적 요구가 아니라, 있어야 할 자리를 채우기 위해 꿋꿋하게 자신의 작업을 하는 이들을 보면 언제나 존경스럽다.
- 그리고 역시 다종 다기한 책들. 우선 지난 번에 구입했던 리쩌허우의 『중국근대사상사론』이 재미있어 나머지도 덩달아 구입. 『중국고대사상사론』(한길사, 2005), 『중국현대사상사론』(한길사, 2005). 그리고 사실 슈미트와 연관된 이들은 다 싫어하지만, 그래도 화제가 되고 있는 야콥 타우베스의 『서구 종말론』(그린비, 2019) 숄렘이랑 나중에 묶어서 보아야겠음. 그리고 최근에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관련해 낙성대연구소가 가졌던 실증 연구에 대한 신뢰가 점차로, 소장 학자들에 의해 무너지는 일이 가속화되는 듯, 그와 관련해서 도리우미 유타카의 『일본학자가 본 식민지 근대화론』(지식산업사, 2019)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또 그럴 만도 하지만, 여전히 나는 좋아하는 신용하 교수의 짧은 문고본 『일제 조선토지조사사업 ��탈성의 진실』(나남, 2019)도 구입.
- 이번 구입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건 지난 번 『을의 민주주의』에서 감동했던 진태원의 다음 작업인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 – 비판 없는 시대의 철학』(그린비, 2019) 마르크스주의 이후 포스트 마르크스주의 혹은 다양한 포스트주의에 대한 성찰 속에서, 진짜 우리가 발을 딛고 나갈 수 있는 디딤돌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찰. 제일 먼저 읽어야 할 책. 그리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왔던 책은 빨치산 전사였던 정관호의 『전남 유격투쟁사』(선인, 2008) 전남 지역에서 빨치산 투쟁을 했던 본인이 정리한 빨치산의 생생한 역사서다. 소설로 정리한 6권짜리 『남도빨치산』도 있지만, 소설보는 건 영 어려워서, 전쟁사로 정리된 이 책을 구입. 책 뒤에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더 정확하게는 의도적으로 잊어야만 했던 수많은 빨치산 전사들의 이름과 간략한 소개가 담겨 있어 많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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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것들(Things To Come)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에 대해 궁금해지던 참에, 최근에 개봉했던 <다가오는 것들>을 봤다. 이자벨 위페르는 작년에 혼자 극장에서 봤던 <라우더 댄 밤즈>에서 죽은 엄마의 역할로 나왔는데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 영화에서는 짧게 나오긴 했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아주 묘했다. 표정이나 몸짓만으로 아주 슬펐던 기억이 난다. <다가오는 것들>에서는 영화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연 ‘나탈리’로 분했다. 주연인 만큼 액션도 크고 대사도 많아서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는 캐릭터지만 <라우더 댄 밤즈>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배우만의 작고 호리호리한 체구에서 나오는 슬픔, 애통함 같은 게 있다. 그런데 그게 나약하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도리어 단단하게 다져진 내공처럼 느껴진다. <다가오는 것들>에서 맡은 역할은 철학 선생님이었는데 이자벨 위페르는 지혜로움과 현명함 따위의 가치들과도 썩 어울리는 배우다. 그러니까 지혜롭고, 단단하고, 현명하고, 당차고, 아름답고, 꿋꿋한… 하지만 동시에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슬픔이나 소외감, 외로움도 가득 안고 있는. 이런 분위기는 연출된다기보다, 이자벨 위페르의 몸 자체에 배어 있는 것만 같다. 그만큼 다큐멘터리처럼 자연스럽다.
그녀(나탈리)는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었다. 영화에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꽤나 높은 지위로 보이는 철학 교수의 남편.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인문 분야의 책들이 커다란 책장 속 가지런히 꽂혀 있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집. 여느 화목한 가정처럼 독립한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고 디저트로 딸기를 나누어 먹는 가족.
물론 불행도 있다. 다정하지 않은 남편과 불안장애를 앓는 나탈리의 엄마. 불행은 나탈리의 바닥을 스멀스멀 기어다니다가 불시에 수면 위로 올라온다(많은 자기 성장 영화가 그렇듯이 그 불행에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 남편은 자신의 외도를 고백하고 나탈리의 엄마는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는다. 영화는 이 모든 과정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남편은 “그녀(다른 여자)와 살 거야���라고 담담하게 말하고, 나탈리는 “평생 날 사랑할 줄 알았는데. 내가 등신이지!” 라고 말한다. 이게 끝이다. 그나마 농도 짙은 배경음악이 깔리며 나탈리의 초조함, 다급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나탈리가 증세가 악화된 엄마에게 찾아가는 장면이다. 몇십 년 동안 남편의 고향집 정원을 꾸미고 돌봐주는 데 많은 애정과 시간을 쏟은 나탈리는 이제 남편과 헤어지면서 그 정원과도 이별해야 함을 받아들인다. 마지막으로 정원에 찾아간 나탈리는 엄마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정원에 핀 꽃을 몇 송이 꺾어 손에 쥔 채로 엄마에게 달려간다. 모든 것은 나탈리에게 불시에, 무자비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온다. 나탈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녀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진 상황을 견디고 대처해 나가는 것뿐이다.
다른 한편 이 영화에서 비중 있게 조명되는 역할은 ‘파비엥’, 나탈리의 제자다. 굳이 표현하자면 나탈리는 ‘스탈린주의자’를 비꼬는 부르주아급 지식인, 파비엥은 언어와 행동을 일치시키려 노력하는 급진적 행동주의자다.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에, 직접 글을 쓰고 책을 내는 대안 출판 공동체를 만들어 산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는 파비엥. 나탈리는 남편과 엄마를 떠나보내고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끼며 파비엥의 공동체에서 몇일 머물지만, 파비엥과 친구들의 젊고 급진적인 공간에 또 다른 괴리를 느낀다. 나탈리는 이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걸까.
계속해서 나탈리에게 다가오는 것들. 나탈리가 집필한 총서는 매출고 하락을 이유로 출판사에서 절판되고, 파비엥에게 “사적인 영역의 실천만으로 만족하는 부르주아 지식인” 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꿋꿋이 지켜 왔던 신념이 일순간에 비참해지는 순간. 그런 순간들이 나탈리 주변을 맴돈다. 그런데 나탈리는 무너짐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으로 파비앵의 세계(젊음과 급진성)를 시기했던 것 같다. 자기가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자신이 지나간, 그리고 적극적으로 버렸던 세계(나탈리는 원래 공산주의자였으나, 소련에 직접 갔다 오면서 스탈린주의를 혐오하게 된다)에 대한 후회 섞인 질투. 나탈리는 파비엥이 그의 애인과 물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장면을 길게 응시한다. 뒤이어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나탈리가 고양이를 껴안고 침대에서 혼자 흐느끼는 장면이 이어진다. 참 외롭고 쓸��한 ��이다.
그러나 나탈리는 그 모든 다가오는 슬픔, 소외, 상실, 외로움을 견딘다. 그리고 살아 낸다. 다시 말하지만 나탈리는 강하고 단단하고 아름다운 여자다. 크리스마스날 어두운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전남편에게 “왜 왔냐, 내가 애인이랑 있었으면 어쩔 뻔 했냐”고 핀잔을 주는 나탈리는 유머러스하고 당차다. 남편을 본체만체하며 딸과 사위, 아들과 함께 먹을 크리스마스 식사를 준비하는 나탈리, 만나는 여자가 고향집에 내려갔다는 남편에게 “크리스마스날 혼자라니 딱하네”라고 말할 줄 아는 나탈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갓 태어난 손자를 위해 파비엥이 만든 철학 입문 총서(영화에서 언뜻 비추기로는, 문고본 형태의, 삽화가 곁들여진 어린이용 철학책으로 보인다)를 선물하는 나탈리. 이것이 나탈리가 택한 삶의 화해법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컷. 나탈리는 울음을 터트린 갓난아이 손자를 안고 노래를 불러 준다. “맑은 샘물가를 나 거닐다가/ 그 고운 물속에 내 몸을 담갔네/ 오래전 사랑했던 당신을 나는 잊지 않으리/ 오래전 사랑했던 당신을 나는 잊지 않으리” 나탈리는 손자를 안고 어쩔 수 없는 생의 파동을 느낀다.
우리 삶에 다가오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다가오는 것을 미리 준비할 수 없다. 아무리 철저히 무장하고 훈련해도, 다가오는 상대에 따라 잠깐 주저앉거나 처참히 무너지는 것, 둘 중 하나다. 정말이지 지리하고 고된 반복이다. 달콤한 행복이나 생의 환희를 느끼는 순간은 고통과 고통 사이에 드물게 박혀 있다. 그만큼 아주 찰나다. <데미안>의 도입부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다. “밝은 울림과 크리스마스의 향기와 행복에 둘러싸인 천사가 되는 것이야말로 달콤하고도 좋은 일이었다. 오, 그런 시간과 날들은 얼마나 드물게만 찾아왔던가! 선량하고 천진스럽게 허용된 놀이를 하면서도 나는 누이들이 견디기 힘들어하는, 결국 싸움과 불행으로 끝날 정열과 과격함에 자주 휩싸이곤 했다.”
그럼에도 나탈리는, 우리는, 왜 이별을 받아들이고, 감내하고, 수영하고, 꽃을 준비하고, 고양이를 부르고, 학생을 가르치고, 껴안고, 노래할까?
“우리는 행복을 기대한다. 만일 행복이 안 온다면 희망은 지속되며 이 상태는 자체로서 충족된다. 그 근심에서 나온 일종의 쾌락은 현실을 보완하고 더 낫게 만들기도 한다. 원할 게 없는 자에게 화 있으랴, 그는 가진 것을 모두 잃는다. 원하던 것을 얻고 나면 덜 기쁜 법,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할 뿐.”
영화 중 나탈리는 알랭의 『행복론』에 나오는 이 소절을 읊는다. 어쩌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이 소절에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과장해서 도식화한다면, 고통을 겪는 상태 = 행복이 오지 않은 상태 = 희망을 지속하는 상태 = 그 자체로 행복한 상태라는 뜻인 것 같다.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사소하거나 커다란 불행들이 다가와도, 그것들이 나의 육신과 마음을 무겁게 짓눌러도, 우리는 밤이 되면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잠에 들 수 있다는 것은 “그럼에도 기대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기대하는 것이 있어야 잠에 들 수 있다. 우리는 이 고통이 끝나기를 기대한다. 행복을 기대한다. 행복을 기대하는 것은 희망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별해도 꽃을 사고, 잃어도 노래하고, 외로워도 잠을 청한다. 무엇이라도 욕망하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만나기 위해서. 내일의 고통이 뚜렷이 보이는데도 잠에 들 수 있는 대담함과 용기는 대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일까. 할 수만 있다면, 쉬이 잠 못드는 사람들이 잠을 청하는 순간들을 한데 모아 조용히 바라보고 싶다. 나는 아직도 잠에 드는 게 어렵다.
2017.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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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유기되고 벗겨진 옷은 근처에서 발견되는데 신고 있던 양말만 없어져 있다. 이 사건을 쫓던 경찰은 난항 속에서 갈팡질팡하는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동료와 다툼 끝에 폭행을 한 형사가 체포되었다가 빠져나와 다른 형사를 차례로 살해한다. 과연 여학생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수사와 동시에 동살해위협으로 받고 있는 담당형사들은 이 모든 사건을 결할 수 있을까? <일곱번 죽는 남자>,<해체 원인>,<인격전이살인>등이 국내에 소개된 작가 니시자와 야스히코가 1998년에 발표한 <사냥의 말로>를 2011년에 문고본 개정판으로 내놓은 <죽이다>를 읽었습니다. 전에 제가 니시자와 야스히코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크사이드 같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일본이나 한국에서의 인기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지만, SF와 미스터리를 넘나들며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집필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 작가의 작품을 다 읽지도 못했고 개중에는 소프트한 작품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오그라드는 감성을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비정상적인 광기가 있다고 할까... 그래서 그에 따른 비정상적인 행동들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합니다. 대신에 그만큼 독특함이 있으며 설정이나 트릭에 기발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이 작가의 작품에 애착이 가고 다른 작품이지만 국내 미출간 작품중에서 번역서를 출간하려고 마음먹은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도 검토하고 있는데, 그중에 작품 <죽이다>는 설정은 괜찮은데, 전개와 결말이 좀 실망스럽네요. 생각해보니 이 작가의 국내 미출간작들을 몇 개 읽었는데 여러작품이 그런 느낌입니다. 다작 작가의 특징일까요? 아무튼... 그래도 아직 못 읽은 작품들이 더 많으니 괜찮은 작품을 발굴하면 꼭 소개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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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사이즈라 금방 읽어치울 작정이었는데... 文庫本じゃけん早速読んじまうつもりやったのに #문고본#빔스#빔스전략#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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