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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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하늘이 이렇게 넓은데 솟아날 구멍 하나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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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not going to get more than one version. i’m not going to get more than one version firsthand." i am blasting ikon's dumb & dumber in my head as we s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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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INSTA ! ? 🧸 UPDATE ★ ゚๑
ׁ ׅ ୨ ❪ 080124! ❫ ୧ ⊹ ࣪
© 2024 , svt-rosalie rosalie masterlist!
liked by woozi_universefactory, theestallion, and 4,278,037 others
parkjihye goodbye july, hello aug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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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zi_universefactory 하늘이 당신과 함께 저를 축복했습니다.
translation heaven graced me with you.
armycarat35 I NEED A MAN LIKE WOOZI OMG 😭😭
ihugrosie roblox is relatable
undrwater the first photo ……. what the actual fuck
roseflvr i just need one chance rosalie
roseflvr that’s all i ask 🤞🏻😭
rosette wish i had rosalie’s makeup skills
parkjihye replying to woozi_universefactory 당신은 나의 전부입니다!
translation you are my everything!
#𐙚. rosalie-instagram#kpop added member#14th member of seventeen#seventeen 14th member#kpop female member#kpop female oc#kpop female addition#kpop female reader#kpop oc#seventeen#kpop#seventeen kpop#kpop fanfic#kpop addition#seventeen female oc#seventeen female addition#female addition#seventeen female member#kpop female idol#idol!addition#idol!oc#idol!reader#seventeen x oc#seventeen x y/n#seventeen x you#seventeen x reader#seventeen fluff#svt x reader#kpop imag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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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11.
부다페스트 스포츠 문화재단을 방문했다.
비영리 기관으로 회쇠크 광장 옆에 있는 공간인데, 도나우 강의 물을 끌어 만든 인공 호수이다. 여기서 겨울에는 전세계 최대 크기의 아이스 링크를 만들어 스케이트를 타고
여름에는 수영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2017년인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열었고
지난 유로 2020에는 호수에 물을 빼놓고 헝가리 응원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다고 한다.
발표해주는 담당자가 자기는 넷플릭스에서 한국드라마를 챙겨보고 친구가 한국에서 인턴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국 사람들 와서 너무 반갑다고 해줬다.
헝가리가 아이스크 하키 강국이라 하키 방문관도 같이 있어서 방문을 했었다.
호수 건너편에 버이더후녀드 성이 아름답게 보였었다.
참 하늘이 예뻤었다.
2024.9.14.
즐겁고 긴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다들 기분좋게 행복하게 행복한 추석연휴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긴 연휴동안 뭘 하나 해놓으면 좋겠는데 뭐를 할까 싶어서 일단 파마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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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달을 다녀오는데 흐리던 날씨에 한쪽 하늘이 개이더니 잠깐 햇빛이 비취더라구요
무심코 혹시나 싶어 돌아보니
역시나
무지개가 떠~~~억 하니 있더라구요
그때 떠오르는 성경구절
" 창세기 9장 12-16
12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나와 너희와 및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생물 사이에 대대로 영원히 세우는 언약의 증거는 이것이니라
13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14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에 무지개가 구름 속에 나타나면
15 내가 나와 너희와 및 육체를 가진 모든 생물 사이의 내 언약을 기억하리니 다시는 물이 모든 육체를 멸하는 홍수가 되지 아니할지라
16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있으리니 내가 보고 나 하나님과 모든 육체를 가진 땅의 모든 생물 사이의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 "
하늘에 펼쳐진 웅장한 무지개를 볼때마다 하나님의 약속을.기억합니다
누구에게나 보이도록 무지개를 크게 만드신 이유는 누구에게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자마다 구원을 얻으리라는 그 약속이 동일하게 보이도록 크게 만드신 거겠죠 ..
저렇게 크게 약속을 보이셨기에 몰랐어요가 안통하는것 입니다 ㅎㅎㅎㅎ
그니까 이번주일 저와함께 교회로..? ㅎㅎㅎ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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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끼리 어떤 약속을 했다는 어떤 작가의 사진을 본적이 있다. 암묵적 그들만의 뻗어가는 영역. 오늘 하늘이 예뻐서. 바람이 좋아서 아주 오래오래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올려다본 하늘엔 나무들의 서로 닿지 않은 묵묵한 틈이 있었어. 지난번에 잎이 더 있을때도 들여다볼걸. 그때도 그들만의 약속의 거리가 있었는지. 초록색. 붉은색. 노란색. 하늘색이 수놓는 가을 천연은 늘 하루의 여백을 주고 입가에 미소를 준다. 얼굴에 닿는 볕은 무척이나 따듯하고 눈이부셨다. 내 어지럼증은 꾸준하고 오늘이 11월 2일이라니 올해도 다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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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새치기하는 아줌마 아저씨 노인들이 너무 싫어. 젊은 친구들도 빨리 가고 싶은 건 매한가진데 말이야. 유독 나이 많은 사람들이 꼭 그래.’ 라고 엄마에게 철부지 같은 푸념을 했던 날이 있다. (사실 철부지라고 생각도 안한다. 정말 급한 사정 아니고서야 질서 의식 없이 무리하게 끼어드는 사람들이 나는 내가 더 늙어보기 전까진 일단 계속 싫을 예정이다.) 그런데 엄마는 ‘나이가 든 사람들은 너보다 체감하는 시간이 짧다고 느낄 거야. 괜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 그래. 그러니 너보다 시간이 없구나 생각하면서 한 번씩 참아줘.’ 라고 말했다. 아하. 엄마처럼 참고 넘기는 방법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빠와 가끔 밤 드라이브를 하던 때가 있었다. 아빠가 사는 곳은 10시 언저리만 되어도 길에 개미 한 마리 안 보이고 불 켜진 간판 하나 없는 재미없는 동네다. 아빠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선 고리타분하지만 그래도 지켜야 하는 모든 질서를 준수하는 어른이고, 나는 그에 반(��)하는 성질의 자식인 지라 늘 혼자 속을 끓인다. ‘아무도 없는 시골 동네에서 이렇게 거북이 같은 속도로 다 지키면서 가야 돼?’ 답답한 마음에 물으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타고 있는데 안전하게 모셔야지’ 라고 아빠는 답한다. 나는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하고, 아빠도 매번 똑같은 답만을 내놓는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가 있었다. 나는 오늘의 날씨라거나 계절이 주는 풍경에 민감한 성격이라 그런 것들을 빤히 바라보는 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늘 그 친구의 조수석에 앉아 강의 건너편, 아침 하늘, 해질 녘, 일렁이는 야경 같은 것들을 보며 지냈다. 하늘이 너무 예쁜 날이라거나, 때로는 아무 소리 없이 우리 사이에 공백만 흐르던 날. 그 친구는 늘 나를 하늘과 가장 가까운 갓길로 데려가며 ‘좋아하는 거 예쁜 거 많이 봐.’ 말하곤 했다. 참 무수했던 나날들 중 유난히 휘황찬란하던 달이 너무도 예뻤던 어느 날에 ‘저 달 너무 예쁘지?’ 물으며 고개를 그의 쪽으로 돌리니 그는 앞을 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짧은 찰나를 제외하곤 그 친구는 오로지 앞만 볼 수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여태껏 이 예쁜 풍경들을 나만 만끽하고 있었다는 미안함이 한순간에 몰려왔다. 나의 무지함이 그리도 슬플 수가 없었다. 빨리 면허를 따서 보답하겠다며 펑펑 울던 내게 ‘나는 너 태우고 운전하는 게 좋아’ 라고, 그 친구는 답했다.
무수한 관계의 소멸이 내게 남기는 기억 조각들은 참 소중하다. 내가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 알게 한다. 나의 다음 챕터를 더 골똘히 생각하게 한다. 이 기억들도 우리의 관계처럼 언젠간 소멸되겠지만, 사라지지 않길 바랄만큼 따뜻한 조각들이다. 살다가 한 번씩 꺼내어볼 수 있게 내 안에서 제발 잊히지 않고 계속 남아있어주면 안 되겠냐고, 믿지도 않는 아무개 신들에 기도를 올리고 싶은 그런 기억 조각들.
덕분에 이제는 안다. 사랑은 감히 섣부를 수 없는 아주 귀하고 어려운 행동이란걸.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고 자신 없는 마음이란걸. 적어도 사랑을 하는 시간 동안 만큼은 무한정일 것만 같은, 결국 유한한 희생과 응원을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어야 사랑이라는걸. 내가 그런 사랑을 나누고 받으며 이만큼 컸구나. 스스로에게 확신도 사랑도 주지 못하는 이 추운 계절에 따뜻한 자들이 남겨준 기억 조각들로 또 한번 답과 위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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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언젠가는이런 날이 올 거라곤 생각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날이 이렇게 대뜸 찾아올 줄은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니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로 메세지가 와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그 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깐이고 심장이 뒤틀리듯 한쪽 어귀가 자꾸 불편하다.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애를 잊으려 평범하게 보내려고 노력을했다.
일어나 안 보던 티비도 잠깐 봤고, 음악을 크게 틀고 귀가 먹을 때까지 음악을 듣기도 했다. 기다리던 택배가 왔는데도 머릿속엔 여전�� 그 애에게 뭐라고 답장해야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 애가 내 머릿속에 미사일이라도 던진 듯이 머릿속이 폐허가 된 기분이다.
7/29
출근을 해서도 내내 핸드폰을 들여다 보다가 다시 뒤집어두었다가. 산만하게 굴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하던 일을 대충 정리하고 거리로 나갔다. 걸어야만 했다. 걸어야 해결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뙤약볕의 햇빛은 사그라들 줄을 모르고. 나는 그 더운 거리를 배회했다. 몇번의 신호등을 건넜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걷다가. 내가 어디로 가고있는지도 모를 때 눈앞에 절이 보였다. 지난 밤 집으로 돌아가던 새벽에 택시안에서 우연히 보았던 불꺼진 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곳에 들어서니 소용돌이 치는 내 마음은 아무렴 소용이 없다는 듯 금세 잔잔해졌다.
내가 애쓰지 않아도 일어날 일은 일어날 뿐이다. 흘러가는 대로 두어야한다.
7/31
그에게서 또 한번의 문자가 왔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가 나에게 다시 돌아왔다. 그는 나를 향한 사랑을 멈출 힘이 없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사랑이 대체 뭐니?
나는 그에게 물었고 그는 말했다.
스스로 좀먹는 상처같은 거.
8/1
그렇게 8월이 왔다. 일이 너무 바빠서 그 애와 사랑 싸움을 할 시간이 없었다. 또 다시 그저 그렇게. 삶은 흘러가는 대로 재생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을하다가 잠에들었고 어느새 눈 떠보면 해가 떠있는 날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그 시간 동안 그는 계속해서 나를 기다렸다.
8/2
Good morning.
너의 도시가 아침일 때 인사하고 싶어서 잠을 자지 않았어. 여긴 자정이 넘었는데 말이야.
8/4
이상하게도 밥을 못먹겠다. 며칠을 굶었다.
8/8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마지막으로 뵌지가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할머니의 얼굴은 잊혀지지가 않았다. 하얀 얼굴과 큰 손. 예쁘게 묶은 머리. 우리 어머니랑은 하나도 닮지 않았던 얼굴이다. 유일하게 기억에서만 선명했던 할머니를 보내드려야했다.
8/9
태풍이 오려나보다.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미친사람처럼 울 수만 있다면 그게 오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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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꽃을 얻어왔다. 아는 사람 생일 잔치 갔다가 가져왔다고. 꽃이 흔하니까 꽃을 사야겠던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집에 꽃을 두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근처에서 꽃집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아내에게 물었더니 백화점에 가야 한다고 한다. 꽃이 흔하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닐 지도.
얼마전 단지 입구 경비실에 달아놓은 꽃과 조명은 크리스마스 때문이 아니라 힌두 명절인 디파밸리 장식이었음. 크리스마스에 별로 관심없다고 하는데 그건 좀 더 지켜보는 걸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옆 호텔에 주차된 차 색이 멋지길래 한 컷.
오늘 아침 하늘이 좋았고
오후와 저녁 하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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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가기 딱 좋은 날씨에 긴팔트레이닝복 입고 온 일일기사님의 승진파티. 하늘이 너무 아름답고 먹태가 너무 맛있어서 넷이서 흑백요리사 시작하기 딱 좋은 날이기도 했지. 이번 달에만 4번 온 우리의 단골집이 없어지지 않도록 일기에 자주 올리도록 할게. 흥해라 망원엣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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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9.22.(금)~9.23.(토)
금요일 점심을 먹고 날이 너무 좋아서 J선배와 같이 뚝섬으로 놀러를 갔다. 일은 너무 많고 마음은 무겁지만 내가 나가서 놀자고 할때 반차쓰고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제 그녀와 헤어진다. 뭐 지금도 부서가 달라서 한달에 한번 얼굴 볼까 말까하지만...
참 좋은 선배다, 그녀와 함께 했던 5년 6개월을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힘들때는 나를 위로해주고 내가 기뻐할때는 누구보다 나를 많이 칭찬해줬던 당신이 있어서 내가 이만큼 성장하고 역량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참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그리고 언제나 J선배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말썽쟁이 3아들과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겠다.
2023.9.23.(토)
시청에 표창타러 간날, 나를 괴롭히던 개새끼 표창을 써줬는데 행안부에서 덜컥 줘버렸다. 진짜 일을 하도 안 해서 쓸말도 없는 새끼인데, 워딩 쥐어 짜는데 죽을뻔 했는데 결국은 주더라.
그날 같이 시청에 가게된 K누나가 내게 시청 특산물인 리에쥬 와플을 잔뜩 사줬다. 난 그 누나에게 빚을 갚으러 올림픽공원을 갔다. 난 양손에 던킨 도넛을 잔뜩 들고 가서 손에 판박이 스터커를 붙이고 왔다.
그리고 우린 잠실공원에서 치맥을 즐기고 집에 갔었다. 사실 교촌이 가장 비싼데, 가장 맛있단 말야 😑
그 9월 22일, 23일은 참 하늘이 청명하고 예뻤다.
나는 올바른 마음에서 바른글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올바르지 않은 사람은 바른글을 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글을 채우는 사람이고 그 글재주로 다른 도시의 다른 글을 써볼려고 한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앞으로도 살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한다.
2023.11.30.
어느덧 11월도 마지막이다. 2023년도 1달 밖에 안 남았다. 최선을 다 해서 다 채워놓고 나와야지.
그 집에서 가장 탐나는 거 부터 채 간다. 그 집에서 가장 탐나는 건 논밭가는 소인데, 소가 없으면 그 집 논밭은 누가 갈까. 채어가는 소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만 안타깝고 안타까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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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여름이 좋다. 언제부턴가 무척이나 더워진 한국의 여름이어도, 그래도 좋다. 만물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추운 겨울보다야 백번 낫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짜증이 샘솟고 더위에 힘겨워 주저앉고 싶어져도 괜찮다. 이번 여름도 역시나 덥고 힘들지만 그래도 여름! 여름 여름 최고
2. 오랜만에 카페 투어를 했다. 가보고 싶던 두 군데의 공간을 다녀왔는데, 너무 간만인데다가 빈속에 카페인을 들이부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공간은 좋았다. 분명 좋았던건 첫번째였던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곳은 두번째 공간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나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 봤다. 너무 잘어울리잖아?
3. 태풍이 온다는데 며칠 내리 덥다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았다. 신기하게 하늘이 엄청 예쁘고 색도 특이했다. 태풍이 오기전 하늘은 이렇구나, 하면서 한참을 봤다. 동 트기 전이 가장 까만것처럼, 비바람이 몰아치기전의 하늘은 새삼스레 아름다웠다. 우리네 인생같다.
4.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무척 기분 나쁘고 읽기가 힘들어 지하철에서 조금씩 나눠가면서 읽었다. 몇 장 읽다가 한숨쉬고 책을 닫고 다시 열고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할텐데.
5. 이사 계획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직 계획도. 사실 아무것도 정해진건 없고 거의 하루 걸러 하루씩 내 생각은 조금씩 바뀐다. 혼자인 시간이 이제는 꽤나 (아니 사실은 상당히 오래) 지났다. 이제는 이게 너무도 익숙해져서 누군가가 내 삶에 들어온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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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뭐하고 계시나요-??
저는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급하게 위버스로 달려왔어요!
혹시 오늘 저희 무대 다 보셨나요?? 저희 멤버들 모두 오늘 무대 정말 열심히 했는데, 많은 분들이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우리 팬분들도 응원 정말 열심히 해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여!!
오늘 녹화에 와주신 팬분들, 생방송 봐주신 팬분들 그리고 미니 팬미팅에 와주셨던 팬분들까지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
ㅎㅎ
오늘 하늘이 조금 흐릿했는데, 방송 끝나고 나오니까 너무 맑더라구요..! 진짜…오늘 하루 너무 성공적이다…ㅇㅅㅇ (너무 좋아-🫠🫠🫠)
항상 저희 음악 들어주시고 무대 봐주셔서 너무 고마워요ㅜㅜ 정말 우리 팬분들이 자랑하면서 동네방네 다 외칠 수 있는 BOYNEXTDOOR가 될게요!!
오늘 하루도 너무 고생많았구 내일도 우리 기분 좋게 일어나요!! 안녕~~~~~~!!!!
Everyone, what are you doing-?? I was in such a good mood today that I rushed over to Weverse! Did you all happen to watch our performance today?? All of the members worked really hard on the stage today, many people gave a lot of compliments, and our fans also enthusiastically cheered for us, so I'm very happy!! Truly thank you so so much to the fans who came to the recording today, the fans who watched the live broadcast, and the fans who came to the mini fan meeting ㅎㅎ The sky was a bit cloudy today, but when I came out after the show, it was really clear..! Really… It was a very successful day today…ㅇㅅㅇ (I liked it a lot-🫠🫠🫠) Thank you so much for always listening to our music and watching our performancesㅜㅜ Really, we'll become a BOYNEXTDOOR that our fans can boast about, shouting out to everyone in the neighborhood!! You worked so hard today; let's get up in a good mood tomorrow too!!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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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성지
딱히 종교가 없음에도 왠지 모르게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흔히들 요즘에는 성지순례왔습니다 라고 하면서 미래를 예측한 글을 다시보러 가거나 그곳에서 또다른 소망을 적기도 한다.
그런 일들을 보며 미래도, 과거도 전부 신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조금은 믿는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다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자취를 따라 걷는 신의를 믿곤 한다.
어떤 해석이 있더라도 개인이 원하는 구출점에 다다르기 위한 끈을 제각각 잡은 것이겠지.
신의 손길을 혹은 숨결을 또는 자취를 쫓는 사람들의 순례길은 사실 자신을 돌아보는 길이 된다고 한다.
뜻과 해석이 담긴다면 그곳이 곧 성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신도 자신도 어디에나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막연한 생각으로 살았었는데
그래도 언젠가는 성지로 구분된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이다.
-Ram
*성지
1. 어느 초여름, 막 더워지기 시작할 시기에 해동용궁사를 갔었다. 내가 가봤던 절 중 가장 예뻤던 건 불국사인 줄로만 알았는데 새파란 하늘 아래 절벽엔 파도가 부서지는 곳에 절이 있다니. 아무 기대 없이 그냥 잠깐 들렀다 나오려고 했었는데 입이 딱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그곳에서 한참을 있었다.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조금 많���었는데 평일 새벽쯤 사람들이 거의 없는 한적한 시간에 오면 더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곳에 사는 스님들은 이런 뷰를 매일 보면서 살겠지', '불교 신자도 아닌 나도 매일 오고 싶은데, 불교 신자분들은 이 절�� 오는 발걸음이 굉장히 가볍겠지' 등 별 생각을 다 하며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눈에 담았다. 오늘같이 하늘이 파란 날, 한 번 더 해동용궁사를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네. 부산에 가볼까.
2. 방콕에 여러 번 갔었고, 오래 머무르기도 했었지만 방콕 왕궁 안엔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딱히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가 다른 곳일 뿐이었는데.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방콕 왕궁 안에 들어가 보자는 친구들이 있었다. '계획에 방콕 왕궁이 있었나. 내가 짠 계획엔 없었는데. 그럴 거면 계획을 좀 들여다보고 그 안에 왕궁을 넣지. 그러면 나도 그 시간에 할 것을 생각했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긴바지를 준비하지 않은 나는 그냥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고 관광하고 싶은 그들을 왕궁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뙤약볕 아래에서 여러 관광객들이 지나는 길목에 그냥 멍하니 서있었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첫날부터 정신적으로 매우 괴로웠기 때문이겠지.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스스로가 지쳤나. 또는 아직 그게 풀리지 않았나.' 별별 생각이 들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무작정 걸어서 그랩이 잘 잡히는 곳으로 간 다음 그랩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랩 안에서도 현타가 왔다. 내가 뭐하고 있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누군가가 잘못하긴 한 걸까? 또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감히 특정인을 탓할 수도 없는, 이러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자 더욱 현기증이 나고 어지러웠다. 뭐라도 먹는다면 나아질까싶어 다음에 가려던 목적지 근처에 내려 무작정 처음 눈에 들어온 일본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Hee
*성지
Tour du Mont Blanc. 알프스 몽블랑 산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둘레길을 일주하는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 동남부 샤모니에서부터 이탈리아, 스위스를 거쳐 다시 샤모니까지 약 170km의 거리, 약 10,000m의 획득 고도. 영혼의 일부를 산에 의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몽블랑은 내게 일종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만년설로 뒤덮인 높은 첨봉들. 빙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몽블랑 대산군의 실루엣. 몇 해 전 코로나로 한 번 무산됐던 성지순례를 이제서야 다시 도전하려 한다.
10일간의 일정 동안 매일 얼마나 걷고 식료품을 어떻게 보급할지, 어디서 텐트를 펼치고 자야 할지 계획을 ���우는 동안 내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답지만 험난할 여정을 모두 마치고 감격스러운 순례자의 표식을 마음속에 품은 뒤에 산을 대하는 나의 신앙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향한 믿음이 위태롭고 변화막측한 세상 속에 놓인 나를 구원하기를.
-Ho
*성지
등산인들이나 불자들에게 성지라고 불리는 설악산 봉정암을 엄마가 간다길래 호기롭게 남편과 나도 등록했다.
지금 하산하고 집에가는 중인데 다리가 너무 아프다. 설악산은 정말 지독히도 자기를 내어주지 않았고, 나는 무력했지만 한 걸음,한 걸음 내 발로 갈수 밖에 없었다. 유일한 긍정적인 사실은 이게 끝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염없이 다리를 옮기다보면 무념해지기도 하고 몇 가지 깨달음 비슷한 것이 스쳐지나가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절대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몸도 마음도 긴장했고, 내 자신을 지킬수 있는건 내자신뿐이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의외로 남편이 산을 너무 잘 타서 산악회 아저씨들 한테 맥주도 얻어먹고 재밌게 해서 다행이었다.
내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심사숙고한 결정이 옳았을 때도 있지만, 열에 일곱정도는 그냥 일단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결정이 나에게 좋은 것을 가져다 준 적도 많다. 이번에 봉정암 산행이 그랬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해야 할 결정들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고 나 자신을 믿고 내 직감에 따라야겠다. 그 결정들이 분명히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그 성지가 될 것 이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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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내가 겪은 모든 것들. 그게 뭐였든 간에 한달이라도 아니 단 일주일만이라도 전부 없던 일처럼 잊고 살아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엄동설한 한국에서 장장 17시간의 비행시간을 거쳐 도착한 여름나라. 셋째 날에는 좋아했던 카페를 들렀다.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커피 한 잔을 들고와 의자에 앉기가 무섭게 대뜸 디안젤로 음악이 흘러 나왔다. 그 순간 핑- 하고 익숙한 느낌의 현기증이 돌았고, 나는 곧장 ‘여기까지 와서 울면 넌 진짜 노답이다’ 라고 자기주문을 외웠다.
별 얘긴 아닌데 써놓고 보니 너무 길다. (디안젤로=여름) 이라는 방정식과 그 수식에 얽혀있는 내 트라우마에 관한 스토리다.
난 원래 디안젤로 음악을 추운 겨울에만 들었던 사람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노래가 더워서. 여름은 더운데 노래까지 더우면 짜증나니까. (특유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뮤지션들이 있다. 예를 들면 프랭크 시나트라는 후덥지근하다. 마빈게이는 선선하다. 같은)
몇 년 전 어떤 남자의 차안에서 그와 우연치않게 디안젤로의 음악을 듣게 됐던 날. 그와 나눈 대화를 떠올려본다. 덥지도 춥지도 않았던 미적지근한 그날의 날씨. '갑자기 왠 디안젤로?' 시큰둥하게 음악을 듣고 있던 나를 보며 남자는 이야기보따리를 슬며시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느 해에 디안젤로의 음악에 푹 빠지게 됐으며, 특히 어느 앨범의 몇번 트랙은 본인의 최애곡이고, 그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들어본 알엔비 음악 중 가장 끈적한 느낌이 들어서였으며, 그 곡에 사용된 독특한 끝맺음 방식이 은유하는 ‘사랑의 행위’ 그것이 디안젤로가 말하고자하는 메세지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등 나는 꽤 긴시간 그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내용만 두고 보면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였다. 깔깔거리게 재밌지도 않고, 생활의 꿀팁도 아니고, 그래서 들으나마나한 축에 끼는 ‘시덥지않은’ 그런 류의 이야기.
다른 남자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대해 그런식의 일장연설을 늘어놨다면, 소통능력도 지능이라고 여기는 나는 서서히 짜증이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영혼없는 무표정으로 대충 흘려듣는 척만 하다가 차 밖으로 탈출할 궁리만 했겠지.
그래서 그날도 짜증이 났냐고? 아니.
한번도 티를 낸 적은 없지만, 사실 나는 그남자가 그런 류의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마다 항상 반했었다. 종알거리는 옆모습을 흘깃 훔쳐보면서 그의 순수한 면을 같이 엿봤다. 어떤 이야기들은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의 과거사가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분명 예전에 만났던 여자이야기도 아닌데. 옷이나 LP, 사진, 책, 그 남자가 키우는 고양이에게까지 질투가 날 뻔한 적도 있다. 사랑. 그게 뭔지 모르겠다만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런 쑥스러운 느낌이 들 때면 이런 감정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아쉽게도 그 단어를 당사자에게 제대로 전한 적은 없지만)
이외에도 그는 다채로운 카테고리들을 넘나들며 시덥지않은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줬다. 어느 날은 이야기를 하다가 즐거웠던 시절이 떠올라 신이 났는지 눈빛은 초롱해져 가지고는 호들갑떠는 초등학교 남자애 같기도 했고, 아무리 놀려대도 그 짖굳은 장난들을 웃으면서 다 받아준 어렸을 적 내 막내삼촌 같기도 했고, 설익은 내가 불안해서 하늘이 선물로 내려준 성별만 다른 제2의 자아 같기도 했다.
날카롭지만 섬세해서 다치는 사람이 없는 표현력, 듣고 있으면 실소가 터져나오는 고차원의 은유, 주제가 너무 딥해질 때면 적당한 유머를 녹여내는 센스, 청자의 반응이 시원찮다 싶으면 바로 뮤트가 되는 기능적 스킬까지. 그것들이 전부 공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그게 남자일 수 있구나. 그런 남자가 지금 내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있구나. 설레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남자와 나는 대체 어딜 향해 가고 있는걸까’ 하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불안감도 동시에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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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안젤로 스토리를 매듭지어보자. 그렇게 세상에서 나를 가장 쉽게 몰입하게 만드는 유일무이한 한국남자의 사적인 이야기와 세상에서 땀을 가장 섹시하게 흘리는 흑인남자의 허밍사운드. 나는 좁아터진 차안에서 그 둘과 얽혀버리는 바람에 그날의 이야기는 남자가 들려준 다른 이야기들보다 내 뇌에 짙게 박제 되어버렸다.
두남자의 하모니에 완전히 감화된 나는 그날 이후 ‘알엔비는 더울수록 좋다’ ‘땀+여름=디안젤로’ 란 새공식을 받아들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여름 땡볕아래서도 이열치열 알엔비를 즐기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내리쬐는 햇볕 아래. 숨이 턱하고 막히는 습도속에서 귀에 이어폰을 꼽으며 ‘그때 그남자가 말했던 트랙이 뭐였더라’ 중얼거리면서.
지금부터는 이 스토리의 슬픈엔딩부분이다. 달력을 여섯번 갈아치운 긴 세월동안 나와 그남자는 그런 류의 대화들을 끊임없이 나눴다. 현재 나는 그 시간들에 압도되어 호되게 앓고있다. 그와의 대화 속에서 서서히 바뀐 나만의 공식들. 촌철살인 같았던 그의 대사들로 점령당한 내 일상의 요소들. 평생 안볼 사람으로 멀리 찢어놨는대도 내 손안에는 우리 것만 남아있고 온전한 내 것이 별로 없었다.
티슈를 접고, 수저를 들고, 커피를 내리고, 수건을 개고, 조수석에 앉거나, 청바지 지퍼를 올릴 때 마저도 그와 나눴던 관련 대화들이 귓가에 이명처럼 울려댔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가 내게 던진 마지막 대사 한 줄을 반복재생해서 듣는 것 뿐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그런방식으로 버텼다.
하지만 다 잊어보겠다고 떠나온 타지에서 예고없이 듣게 된 디안젤로의 음악처럼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게 되는 어떤 순간들은 아직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런 순간에는 뱃속 장기들이 거꾸로 뒤집히는 느낌이 든다. 애써 눌러놓은 슬픔들이 목구멍을 치며 역류해 꿀럭거린다.
다시 고쳐써보자 마음먹고 난 이후로 달에 한번씩은 심리상담을 받는다. 담당상담사분께 일상에 지장이 생길만큼 거슬리는 이 고통에 관해 토로했다. 내 성향과 긴 시간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애착 트라우마’ 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주셨다. 병명 참 골때리네. 양심적으로 그와 나의 관계에서만큼은 내 쪽이 트라우마를 겪을만한 자격조건이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진단을 납득하기 어렵다했다. 상담사분은 한숨을 푹 쉬며 ‘인간은 완벽할 수 없어요. 이제 안그러면 됐고, 잃었으니 벌 받은거고, 과도한 자학은 트라우마 증상 중 하나입니다.’ 라고 명료하고 강한 어조로 거듭 강조하셨다. 열변을 토하며 내편만 들어주는 상담사분의 입모양을 보고 있으면서, 머리로는 나보다 그남자 걱정이 먼저 스치는 내 뇌구조는 문제가 많긴 많은 것 같았다.
상처는 흉지기 마련이다. 붙어있었단 이유로 동시에 생긴 외상. 다행인지 불행인지 가해자와 피해자 둘중 어느 쪽의 입장이든 흉터 재건은 각자의 몫이었다. 감사하게도 잘먹고 잘살고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살아야겠다고 간 사람이니 몇 배로 잘살기를 매일 빠짐없이 기도했었다. 하는 김에 나도 날 위해 기도 좀 할걸.
서른두 살 성인여자에게 애착 트라우마라니. 하긴 그런 문제라도 없으면 딱지 한 점 눌러앉지 못한 상처들이 나도 의문이다. 병이나 질환이 아니라면 이 느려터진 회복속도는 설명되지 않는다. 엄마는 낯짝 두껍고 마음만 강하면 벌써 다 낫고도 남을 시간이라며 나의 연약함이 이유라고 한다. 가까운 지인들은 그남자와 함께했던 시절의 내 모습도 괴로워보였다고 한다. 타인의 단점만 선택적으로 까먹는 내 기억력도 문제라고 했다. 전부 날 위해 건네는 말들이겠지만, 오랫동안 통증을 앓는 이에게 아픔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주는 일은 별로 중요치 않다. 당장의 고통이 가실 수 있는 처방약을 알아내는 것이 시급할 뿐.
그남자가 들려줬던 모든 이야기들. 그속에 수많은 음악과 영화, 장소, 음식, 사람들. 그것들도 언젠가는 나의 인생에서 진짜 '시덥지 않은 것들'처럼 여겨지는 날이 올 것이다. 당장은 그렇게 믿고 산다.
최근에 자전거를 자주 타게 되면서 내일은 어떤 곡을 들으며 라이딩 할지 음악을 고르다 잠드는 버릇이 생겼다. 단주 후엔 샤워 후 찬물에 녹차티백을 타서 마신다. 소소하지만 온전히 나만 풀 수 있는 방정식들을 새롭게 만들어가고있다. 가끔 이렇게 글이라도 빼곡하게 게워내고나면 아이러니하게도 내일은 백지상태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흐릿한 용기가 생긴다. 올해부터 디안젤로의 앨범은 다시 추운 겨울에 들어보겠다는 유치한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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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의 일상은 마치 예쁘지만 도려내야만 먹을 수 있는 곯아버린 사과 같은거였다. 괴로움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마음이 제대로 곯아버려 더이상 손쓸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불가항력적인 악운이 나에게 왔나, 이 멀리까지 왜 나를 쫓아왔을까. 모든 일이 순탄할 것이라고 자만했던 지난날의 내 오만이 벌을 주나보다.
프라하 이곳에서 기억의 일부를 삭제하고 싶다.
내 불안과 더불어 거짓말은 손 쓸 수 없이 커져버렸으니.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하고, 그 고민에 몇잔의 술을 마셔댔는지 모르겠다. 잠을 잘 잘 수 없었고, 먹을 수도 없었다.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고민의 골은 깊어지고 나는 그 생각에 다쳐버렸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베를린으로 가자는 태의 말에 나는 여러번 흔들렸지만, 선뜻 스스로 결정을 해낼 수 없었다. 누군가 내게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다면, 싫지만 따라야하는 선택이었으면 차라리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태에게 나는 사람을 미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모두의 잘못도 언젠가는 기억 속에서 사라질테고, 믿음은 결국 깊어 갈 테니까. 그럴 수 있다면 기꺼이 미운 사람을 사랑하겠다고 애꿎은 다짐을 했다. 있지도 않은 강단이 이상하게 작용하던 순간이었다.
*나와 태는 퇴근을 하면 사무실을 나와 늘 한참 걸었다. 그만 하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고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예쁜 프라하의 풍경을 뒤로한 채 속안에 쌓인 화를 내고 누군가를 향한 미움을 그 거리에 버리고 가곤했다.
그러다가 사람이 많아지면 마음이 불편해져 이름모를 골목에 위치한 커다란 트럭 뒤에 숨어서 이야길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우리는 프라하에 숨어 버린 들 고양이처럼 수근대고, 분개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며칠을 보냈을까 여전히 괴로운 아침은 오고, 불안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려 마음 속에 여유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일요일 낮.
나와 태는 함께 공원의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걱정과 고민은 어울리지 않다는 듯이 봄바람이 자꾸만 속눈썹을 스쳐지나갔다. 그 순간이 너무 예뻐서, 소소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멍하니 벤치에 앉아있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나는 태에게 이곳을 떠나자고 했다. 전부 그만 두고 떠나자고. 그 결심 하나만으로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Easter Day
포기를 하자. 포기해야만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를 싫어하던 그들을 등지고 사무실을 뛰쳐 나왔다.
길고 긴 언쟁 속에서 모든 것이 간결하게 끝이났다. 그 누구에도 연락 할 수 없고, 연락을 받을 수도 없는 무의 상태로 나는 그곳을 나왔다. 속이 울렁거렸다.
불꺼진 긴 복도를 걸어 나오면서 신발 굽에서 계속해서 소리가 나는 것이 거슬렸다. 점점 이 곳을 떠나고 있음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부터 줄곧 고대해왔던 순간의 일부가 져버린다.
담배를 연신 피워대며, 나는 계속해서 태가 나올 건물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가 나왔고 나는 그에게 최대한 여기서 멀리 가자고 했다.
그날은 애석하게도 부활절이었다. 거리엔 부활절을 기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음악이 들려왔고, 모두가 웃으며 맥주한잔과 무지개 막대를 들고 웃으며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그들의 사이로 은빛 방울들이 가쁘게 터지고 있는 효과들이 보이는 듯했다. 그런 인파들을 헤치고 우리는 지도도 보지 않은 채로 어디든 가고싶었다. 이러한 부정한 갈등에서 멀어지자. 속상하고 힘들었던 순간으로 부터 도망치자.
비가 곧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구름 사이에 붉은 노을이 있다. 꾸물대는 하늘아래를 걸으며 우리는 계획도 없이 아무런 트램을 잡아 탔다.
하늘이 개어 붉게 물들어갔다. 나는 태에게 말했다.
우리 이제 집도 없고 직장도 없고 심지어 아무에게도 연락을 할 수도 없어. 어쩌지?
태는 말한다. 내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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