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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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emoe-gay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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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어케 하는 거에요? 피드 게이로 어케 바꿔요?
텀블러 저도 한지 별로 안되긴 했는데요
피드가 막 홈화면이랑 추천 알고리즘을 말하시는 건가요?
만약 맞으면 지금까지 파악한걸로 말해드리면
게이나 관심분야로 태그 같은 걸 팔로우하시면 돼요
그런데 검색은 검열이 돼서 게이>ㄱㅇ로 한다거나
이런식으로 일일이 찾아서 해야 할 거 같아요
더 궁금하시면 더 질문해주시거나 메시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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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trans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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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9 Weverse Translations
Jimin's Post ❇️ with J-Hope's Comment 💬
JM: ㅋㅋㅋㅋㅋㅋㅋㅋ 생일축하한데이 울형 JH: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weverse.io/bts/artist/2-115461432/comment/3-199589176)
JM: Hahahahahahaha Happy birthday to our hyung
JH: Hahahahahahahahahah
Trans cr; Annie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Jungkook's Post ❇️ with J-Hope & Jimin & Jin's Comment 💬
JK: 와 윤기형 대답 안 해주네 속상하네 지짜 ! JH: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JM: ㅇ? 뭐지 나는 거의 대화수준이었는데 ㅋ JK: 나 너무 늦게 드감 ... J: 윤기야 생일축하해!!!! (https://weverse.io/bts/artist/1-115481445)
JK: Wow Yoongi hyung you did not reply to me. I'm so upset!*
JH: Hahahahahahaha me too..😢
JM: Huh? What. For me it was almost like we were having a conversation ha
JK: I joined too late...  
J: Yoongi-yah happy birthday!!!!
(T/N: *Written cutely.)
Trans cr; Annie & Ali @ bts-trans
J-Hope's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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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개무량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정말 선물이 되어드린 거 같아 뿌듯하기도 하구요..💜 늘 믿고 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변함없이,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해서 더 좋은 음악 많이 들려드릴게요 사랑합니다!! -your hope- (https://weverse.io/bts/artist/3-114835263)
My heart is so full..💜 I’m so happy and proud that this has become a kind of present for you all..💜
Thank you for always believing in me and listening to me, and, as always, I will continue to research and study so that I can give you even better music
I love you!!
-your hope-
Trans cr; Ali @ bts-trans
J-Hope's Comment 💬 on ARMY's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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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ppybirthdaysugaday #Iloveyou💜 JH: 오늘 하루 마무리는 윤키형으로💓💜💗 (https://weverse.io/bts/fanpost/2-115604410?anchor=0-230061979)
💜: #happybirthdaysugaday #Iloveyou💜 JH: Ending today with Yunki-hyung💓💜💗
Trans cr; Ali @ bts-trans
Suga's Post ❇️
아미 여러분 덕분에 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ㅎㅎ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https://weverse.io/bts/artist/4-114836377)
Thanks to ARMYs it was a very happy day! Hehe Thank you and I love you! ☺️
Trans cr; Ali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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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wayfromme · 2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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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진창 속 시린 발목을 이제 그만 문질러 없애고 공기 속으로 휘발되고 싶은 피로가 있다. 하지만 그 빛 너머로 훌쩍 넘어갈 수 없는 지금, 대답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말을 걸고 또 건다. 해답이 끝없이 미끄러지는 질문들의 연쇄가 결국 문학을 만들고 영화를 빚는다. 아마 삶도 그럴 것이다 - 이동진 영화평론가.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이 아니거든요. - 최승자 시인.
가난 정말 싫다. 물질적 가난이든 정신적 가난이든,, 모든 종류의 가난은 정말 싫다. 가난에 대한 감정은 이끌림이 강하다 결핍의 다른 말이니까 결함의 다른 말이니까 근데 또 가난이 삶의 진실, 진짜는 아닐까 하는 피해망상에 침잠한다. 그렇게 지극히 또 공연히 사사로운 개인적 삶에 나 또한 발목이 시려진다. 그래서 슬퍼하지마 그럼에도 살아야지 하는 말 같은건 아주 무용하고 무책임한 말이 아닐까 싶은 ,, 그래서 짬을 내서 슬퍼하는 시간을 갖고야 만다. 다시 무용하고 무책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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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yofficial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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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3.
냉면을 먹고 야구 잘하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찬란한 빛을 담고
마치 데이빗 치퍼필드 느낌이 드는 건물과 조적과 미장으로 마감된 50~60년대 건물이 함께 있는 상가 위에서 오후의 따뜻함을 담고
다시 길거리를 거늘다 하늘을 담고
삼일문 위에 비둘기도 담고
카페에서는 조명빛을 담고
그녀를 배웅해주고 2호선을 반대방향으로 타서 강변역의 노을과 마천루의 야경을 담았다.
2023.6.20.
오늘은 감사날, 제발 대장님 대답 잘 하셔요 🥺 🙏
그리고 이의신청으로 0.22점을 벌었다. 무책임한 직원이 날려먹은 -0.26점을 겨우 막았는데, 왜 매번 감점 받는 사람이 있고 그걸 메우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올해 까지만 우수등급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사발령도 좀 나고 제발 부탁이에요. 내게 폭언하는 사람은 좀 사라져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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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miki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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୧♡⋆𝟹◌ྀི 🎧 ᵉ ౨ৎ ᨓ 𝗿𝗎𝗇 𝖺𝗐𝖺𝗒 𝗐𝗂t𝗁 mᧉ 세상의 끝에서 Forever together
Run away, baby 내게 대답 해줘 ✦  .  ⁺   ͙ 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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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3 𝙕𝙯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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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sqoowoo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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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 monster (괴물) [english lyrics translations]
[Verse 1] 쓰라려 it’s bitter
칼날 같은 눈빛들에 베여서 gazes sharp like knives cutting me
외로워 it’s lonely
몸부림을 쳐도 내 편은 없어 even if i’m struggling, i have no one by my side
억지로 웃어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아) even if i force a smile (it doesn’t suit me at all)
저기 저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with those people over there (i don’t fit in at all)
행복함을 엿보기만 할 뿐 i can only sneak a peek at happiness
꿈꾸는 것조차 못해 i can’t even dream of it
[Chorus] 난 괴물이야 i’m a monster
So nobody, nobody wants me
외로이 떠 있는 달 깊은 밤 the lonely moon floating in the deep of the night
그 아래서 울부짖는다 i cry below (the moon)
난 괴물이야 i’m a monster
So nobody, nobody loves me
인간들의 온기가 고프다 i am hungry for the warmth of humans
다시 어둠 속으로 난 기어들어 간다 i crawl into the darkness again
[Verse 2] 나 또한 사랑을 알고 i, too, know about love
눈물을 흘리기도 even shedding tears,
하는 그런 존재야 i do that too
Let me in, let me be, let me live
대답 없는 망할 정적 속에 in this damn silence with no answers
괴성을 지른다 i let out a roaring scream
[Chorus] 난 괴물이야 i’m a monster
So nobody, nobody wants me
외로이 떠 있는 달 깊은 밤 the lonely moon floating in the deep of the night
그 아래서 울부짖는다 crying below (the moon)
[Bridge] I don't bite
멀리하지 마 don’t keep a distance from me
Lonely night
진절머리가 나는 고독함 im sick of feeling lonely
손을 내밀어 줘 please reach your hand out to me
그 순간 그대로 in that moment
무너져 내릴 거야 i will waver and cave
Ooh, ooh
[Chorus] 난 괴물이야 i’m a monster
So nobody, nobody loves me
인간들의 온기가 고프다 i am hungry for the warmth of humans
다시 어둠 속으로 난 기어들어 간다 i crawl into the darkness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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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yongchul ·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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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매장 문을 여는데 조명 하나가 삐딱 ..?
어..? 쟨 왜저래 ..?
그래서 위를 잡아주려고 살짝 건드니 LED 부분이 뒤에 전극 터미널과 분리되는 참사 .. @ @
헉 ..왓더 박규 파킹맨 상황..? 아침부터 뭔 난리라냐..?
일단 스위치가 떨어지지는 않으니 단선 난건 아닌듯 하고 해서 올라가 보니까 이게 눌러서 끼우게 두 부분으로 되 있더라구요
그래서 눌러서 끼우려니 뭔가 안맞는 느낌으로 자꾸 빠진다 ..
이거 하나 새로 장만해야 하나..? 아직 괜찮은데 아까워라 하고 있는데
주님 주시는 말씀
" 야 혹시 저것도 물리는 자리가 있을지 모르니까 눌러서 천천히 돌려봐 .. "
아 그래요..?
그래서 시키시는 대로 LED를 눌러 천천히 돌려보니 어느순간 한번 더 들어가면서 나는 띠깍 소리
그리고 손을 살짝 떼니 안빠지네..?
그래서 과감하게 톡톡 건드려봐도 안빠지네
앗 싸아 오만냥 벌었네 ^ ^ ( 초기 모델이라 개당 오만냥 정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
주님과 얼마나 친하신가요..?
보통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성령 충만을 위해 늘.기도하고 그것을 유지하려 애쓰죠
성령님은 인격을.가진 분이라 우리와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우리가 인간관계를 유지하듯 성령님과도 관계를 유지하야 합니다
가징 좋은 방법은 그분의 말씀에 늘 귀를 기울이고 하시는 말씀에 즉각 반응하는 것이죠 바로 바로 대답 않하면 마님이 싫어하듯 그분도 그래요
주님이 말씀 하시면 바로 대답하고 그것이 특정한 일에서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상에서 이루어지면 주님이 나와 늘 함께 하시는 것을 느낄수 있고 주님이 나의 일상을 인도 하십니다
그걸 성경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 잠언 3:6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
중요한건 그걸 하느냐 안하느냐 이게 문제
얼핏보면 우리몸에 정보처리 시스템이 애러난듯 보일수도 있고 진짜 그럴까 싶기도 하고 그렇쵸
보이지 않는 성령님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주소도 모르고 전번도 모르며 본적도 없는 예수님을 왜믿어..?
교회에 20년 30년 나왔어도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할수 없으면 그분은 아직도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거죠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것은 성령을 만나지 못한것 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믿어..? 안믿어 ..?
목사님 눈치봐서 믿는다 히지말고 진짜 믿어야 하는것 입니다 ㅎㅎㅎ
오늘도 화이팅요 ^ ^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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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er-hangugeo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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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ree words, 답장 (dap-jang), 대답 (dae-dap), and 답변 (dap-byeon), are used to express the concept of "answer". However, they have slightly different nuances and uses: (1) 답장 답장 refers to a reply, response or answer to a message, letter, email, or any other written format. It is mostly used in written communication. E.g. 이메일 답장을 해주세요. (Please reply to the email.) 그 편지에 답장이 없었어요. (The letter received no reply) (2) 대답 대답 is a general term for answering or responding to a question, request, or comment, and it can be either spoken or written. It refers to the action of giving an answer, regardless of the context or medium. E.g. 그녀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요. (She didn't answer my question.) 나는 문을 노크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I knocked on the door, but no one answered) (3) 답변 답변 is a more formal word for answering or responding, especially in the context of professional or official communication. It often implies a detailed or explicated response, as opposed to a simple answer. E.g.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답변을 내렸습니다. (We listened to various opinions at this meeting and gave a response). 그녀는 정치인 특유의 모호한 답변을 했습니다. (She gave an equivocal answer, typical of a politician.) Extra Note: In Korean, 정답 (jeongdab) means "correct answer" and 오답 (odap) means "wrong answer". These terms are often used in the context of tests, exams, quizzes, and other assessments to indicate whether a response is correct or incorrect. E.g 이 문제의 정답은 무엇인가요? (What is the correct answer to this question?) 민준이는 문제를 잘못 읽어 오답을 적었어요. (Minjun misread the question and wrote the wrong answe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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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project ·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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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광기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부르짖게 하였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사랑했던 날들은 따뜻하고 끈적이던 여름, 가을 어딘가의 날들을 비집고 들어간 새로운 시간들이었다.
사랑이라고 묻는다면 응당 그렇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감정들에 대하여 도피였느냐고 비난한다면 또 그러하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나는 한 때 당신에게 과하게 사로잡힌 시간을 무어라 정의할 수 없다.
집착도, 애정도, 사랑도 그 어떤 것들도 당신을 그토록 갈증내던 감정을 대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이 광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건 요즘의 나를 보아서 그렇다.
불같이 화가 나다가도 이내 차분해지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나를 꼬집는 걸 보고 있��라면
마음 깊은 곳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응어리가 생겨나곤 한다.
나는 이 상대를 붙잡고, 마음껏 흔들어서 내 안에 가둬두고 싶은 것이 분명한데도 그렇지 않은 척 살아내고 있으니까.
사랑인지 광기인지 모를 어떤 감정들을 숨겨두는 시간들.
-Ram
*광기
섬에서 몇 개 없는 와인샵을 찾아갔다. 꽤나 와인의 종류도 많았고, 사케, 위스키 등 다른 술들도 많아서 고르는 데 한 시간은 걸린 듯했다. 맹신하다시피 하는 비비노 앱을 켜고 열심히 마음에 드는 와인 라벨을 찍었다. (비비노 평점 외 와인을 고르는 나의 기준은 14도) 그 와인샵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아서 앱이 굉장히 결과를 느리게 보여주는 바람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고, 와인샵 주인은 유일한 손님인 우리를 계속 주시하며 언제 뭘 사가나 기다리는 눈치였다. 섬의 샵들은 술집을 빼곤 9시면 거의 문을 닫기 때문에 더 이상 와인샵에 들어오는 손님도 없었다. 그래도 이왕 사는 거 괜찮고 맛있는 와인을 사기 위해 주인의 눈빛을 외면하며 열심히 와인을 골랐다. 드디어 고른 와인은 생각한 것보다 가격이 조금 더 나갔지만 그건 이미 아무 상관이 없었고, 맛만 있길 바랄 뿐이었다. 9시가 되었으려나. 와인에 맛있는 안주를 사러 또 뽈뽈뽈 스쿠터를 타고 문 연 집을 찾아갔다. 그날따라 와인 안주로 크리스피 포크를 꼭 먹고 싶어서 크리스피 포크를 팔 만한 음식점들을 죄다 뒤졌는데 5개의 음식점을 들렀는데도 크리스피 포크는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물어물어 결국 크리스피 포크 파는 곳을 찾았고, 신나는 마음으로 다른 해산물 요리들까지 잔뜩 주문해서 들고 싱글벙글 숙소로 돌아왔다. 그 섬에서 고급 리조트에 속하는 숙소였기에 당연히 와인 오프너가 있을 줄 알았던 그 당연한 마음을 갖고. 숙소 도착 후 리셉션 직원에게 바로 달려가 와인 오프너를 빌려달라고 했다. 'we don't have it. because our kitchen is already close' 이 말을 듣기 전까진 내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는데. 아. 키친이 문을 닫아서 와인 오프너를 빌려줄 수가 없다니. 와. 진짜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고난이었다. (크리스피 포크를 거의 7번째 음식점에서 샀던 일이 첫 번째 고난이었지) 와인을 사고, 맛있는 음식들을 사서 돌아오자고 한 지가 이미 2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 10시 정도 됐으려나. 아. 아. 아. 그래도 오늘 꼭 난 그 와인을 마시고 싶었다. 열심히 음식점들을 돌며 물어물어 겨우겨우 사 온 따뜻한 음식들과 함께. 와인은 포기하고 그냥 따뜻한 음식을 먹을 것이냐, 음식은 식어도 와인을 꼭 마셔야 할 것이냐. 당연히 내 선택은 후자였다. 다시 스쿠터를 타고 나갔다. 헛웃음이 나왔다. 아직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로컬 마트 문이 열려 있었다. 와인 오프너가 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 다시 스쿠터를 타고 다음으로 가까운 세븐일레븐 도착. 들어가자마자 직원에게 와인 오프너가 있냐고 물었다. 그 직원의 대답 역시 'no'. 다시 세븐일레븐을 나서서 세 번째 가까운 마트에 갔지만 이미 10시 반이 훌쩍 넘어있는 섬은 요란하게 불빛으로 치장된 바 말고는 조용하고 캄캄했다. 동네를 다 돈 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시 세븐일레븐으로 돌아왔다. '뭐라도 있겠지. 와인 코르크를 뽑아낼 만한 뭔가가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세븐일레븐을 샅샅이 살폈다. '뭐든 눈에 걸려라' 싶은 마음으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선반에 진열된 물건들을 훑어봤다. 그런데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와인 오프너를 찾았다! 선반 옆에 떡하니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분명 직원은 와인 오프너가 없다고 했는데? 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한 건가? 직원이 모르고 그냥 대답한 건가? 계산하기 위해 와인 오프너를 카운터에 놨다. 정작 직원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와인 오프너를 계산했다. 어쩜 반응이 하나도 없지. 별별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음식은 계속 식고 있었으므로 빨리 와인 오프너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숙소에 와서 와인을 속 시원하게 오픈했고 와인 잔에 와인을 따랐다. (다행히 와인 잔은 있었다) 이미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갔지만 아무 상관 없었고 그날 마신 그 와인은 절대 잊지 못할, 심지어 맛있기까지 한 인생 와인이 되었다.
-Hee
*광기
카발란 위스키 증류소를 다녀오면서 몇 가지를 사 왔는데,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줄 위스키 바이알과 힙 플라스크, 온더락 글라스같이 소소한 것들이었다. 타이베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흔히 보이는, 리큐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에서 카발란 위스키는 눈에 치이게 많이 보였고, 증류소의 정가보다 얼마씩은 더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구하기도 어려운 위스키들이 먼지 쌓인 채 구석에 놓여있기 일쑤였다. 그래서 짐이 무거워질 것을 염려해 마지막 날에 몰아서 쇼핑을 하기로 했었는데, 그게 패착이었다.
우리가 찾던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는 봉준호의 영화에 나왔다느니, BTS가 사랑한 술이라느니 하는 수식어가 붙은 술이다. 타이베이에서 버스를 타고 이란에 도착해 택시까지 타고 어렵게 찾아간 증류소에서는 박스 째로 한가득 놓여있어서 잘 몰랐는데, 시내 어디에서도 품절로 찾아보기가 어려운 인기품이다. 그때부터는 얼마나 저렴하게 사는지가 아니라 면세 한도 4병의 슬롯에 그것을 한 병이라도 끼워 넣는 게 목표가 됐다.
꽤나 다급했다. 마지막 날 일정을 끝내고 나니 이미 대부분의 주류 상점들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됐다. 이미 잔뜩 지친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온 시내를 쏘다니다가 24시간 운영하는 까르푸 한 지점에서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 금액은 역시나 증류소에서와 마찬가지로 정가였지만 안도했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우리가 술을 사는데 얼마나 썼는가 계산해 보다가 한순간 광기에 빠져버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의 여행 비용만큼 술을 샀다. 한국에서 구할 때의 1/3 가격이라며 잘 한 일이라 포장하고, 올해부터 안 주고 안 받기로 했던 내 생일 선물이라고 위로했는데도 우리 형편에 이렇게 살아서야 되겠냐는 위기감에 뺨을 맞은 듯 마음이 얼얼해졌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일은 그 광기를 결국은 열의와 근성이라 생각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혼란스러웠던 여정을 끝끝내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집에 돌아와서는 기념품들을 죽 늘어둔 채 사진까지 찍으며 기뻐했더랬다. 도대체 앞으로는 어떻게 되려고…
-Ho
*광기
광기라고 하니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사전을 찾아보니 미친듯이 날뛰는 거라 는데.. 내가 그��� 적이 있나, 아니면 누가 그런 걸 본적이 있나 생각해봐도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일상에서 종종 미쳤다는 말은 가끔 쓰는 것 같다. 주로 뭘 먹었는데 맛있을 때 '미친 맛이다!' 고 하면 진짜 맛있는 느낌이다. 또 어떤 상황에서 '미쳤다!' 이러면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데 주로 놀라움을 표현할 때 쓴다. 표현이 격하기는 해도 시의 적절하게 쓰면 상황을 더 풍부하게 설명하게 해주는 것 같다.
어떤 것에 몰두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광기어릴 정도로 미치는 것은 안 좋을 것 같다. 근데 요즘은 미쳐서는 안되는 것에 너무 쉽게 미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미치기 쉬운 세상에서 내 중심을 잘 잡고 미치지 않도록 정신을 잘 붙잡고 살아야겠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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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the-apricot · 1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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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술술 읽혀요.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난 그 말을 듣자마자 난 책을 아주 천천히 읽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뚱한 얼굴로 날 쳐다보았다.
난 순식간에 읽히는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크레이프를 한 층씩 포크로 벗겨 먹는 것처럼 야금야금 읽곤 한다. 한 문단, 한 문장씩 곱씹으며 읽는다. 그렇게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 있다. 남들이 말한 술술한 책은 그 맛이 덜한 경우가 많다. 아니, 그렇게 먹어도 별맛이 없다. 문단 안에 있는 단어 하나하나 씹어가며 문장 안에 있는 조사 하나하나 빨아먹듯이 읽는 것. 그렇게 한 문단 한 문장 읽고 나면 허공을 바라보곤 한다.
문제는 나의 대화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아주 늦은 대답. 그러니 나의 말들은 간혹 생뚱맞다. 씹고 씹는 사람이라, 삼키고 나서는 한참 시간이 흘러있다. 감정에 관한 대화라면 더 심하다. 내 말을 고르는 그사이에 나는 모르겠더라는 말로 내 자신을 보호해 보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떠나간 인연이 참 많다.
고맙다고 말했다. 다시 올까 싶은 그 시간. 자정이 넘은 채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다. 순진한 ���굴로 내 말을 기다려준 그녀에게 너무 기뻤고 거리낌 없이 자기 말을 하던 그녀가 너무 귀여웠다. 헤어지기 아쉬워 같은 길을 몇 번이나 배회했던 우리. 나는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질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너무 아쉬웠다. 며칠 뒤,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창결한 마음을 품고 생뚱맞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뚱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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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kauni · 2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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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션 멀티 리그전 001
네-, 하윤별 선수 아주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군요, 진짜 수치스러울 것 같은데요, 다음 수로 과연 무엇을 두게 될까요. 과연 하윤별 선수가 언제나 -쿨하고 멋스러운 그 느낌-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돌아오겠습니다. 
철커덩 철커덩. 꿉꿉한 4호선 지하철이 긴 지하 속을 지나가고 있다. 2호선 처럼 한강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어떠한 햇빛도 보여줄 생각 없이, 까맣게 떼가 탄 줄무늬 타일들을 휙휙 지나가는 참이다. 
“그런 사람은 평생 못 만날 수도 있어.” 쿡쿡 정아가 가볍게 비웃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 만나고 싶어?” 묻는 말에, 
“내 가치관이랑 똑같은, 내 생각도 내 말도 뭔가 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안 만날거야”라고 대답하는 참이었다.
그 웃음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한단 말이야?’, ‘뭐야, 생각보다 어리네, 이것보단 더 성숙한 줄 알았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너 되게 기대가 높은 거 같애.” 어색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 “흠, 그런가?” 라고 대답하는 나에게 정아는 무표정으로 아무 생각도 괘념치 않은 듯 말했다. 
‘내 기대가 높다고? 이상형 묻는 거 아니었나? 이런 기분 어디서 또 느껴봤는데, 뭐지? 내가 성인답지 못한 말을 한 건가?’ 내가 아니라 내속의 어떤 아이가 생각했다. 나는 ‘뭐래, 지도 지랑 잘 통하는 사람 만나고 싶다고 했으면서. 맞춰서 대답해 줬더니, 참나’ 라고 생각하며, ‘이 언니도 이제 못 만나겠군. 앞으로 추상적인 얘기를 나누기엔 힘들어지겠어.’ 라고 무마해 버렸다. 
아- 네, 정말 아쉽습니다. 좀 더 그럴 듯한 대사가 있었을 텐데요. ‘흠, 그런가?’라니 하윤별 선수 답지 않은 뭔가 여유롭지 않은 대답 아닌가요. 아- 이러면, 내 추상적인 이상형에 대해 저평가 당한 것을 확정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너무 아쉽습니다. 원래 좀 더 세련되게 받아 칠 수 있었을 텐데요. 이렇게 되면 다음에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다시 하게 됐을 때, 하윤별 선수가 좀 더 준비를 해서 냉소적이지만 공감적인 표현으로 받아쳐야지, 관계에서 다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그 기회가 과연 다시 올 지, 오지 않는다면 그 기회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하윤별 선수의 행보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지금 보시면, 하윤별 선수 마음이 살짝 절뚝거리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부상으로 이어지면 안될텐데요. 요즘 태클 당하는 경우가 좀 있었어서, 부상을 피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다시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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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is-all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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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누가 나에게 소라씨는 정말 좋아하는게 뭐냐고, 뭐 할때 기분이 제일 좋냐고 물었다. 대답 못했다. 생각나는게 하나도 없어서. 그리고 정말 정말 좋아했던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오늘 하루는 좀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게 있었더라면, 내 옆에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을까? 역시 뭐든 자기가 먼저 행복해야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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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uiduui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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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주엔 만취했더니 뜬금없이 걔 목소리가 너무너무 듣고싶었다. 말도 안되는 주취자의 언어를 잔뜩 준비해둔채. 전화를 걸어볼까 말까 끝도 없이 고민하다, 내일 후회할 수밖에 없다고 내 입으로 일흔번쯤 뱉고서야 충동을 이겨내고 잠에 들 수 있었다.
그저께는 걜 우연히 만났다. 먼저 알아봐놓고 모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쿨하게 인사하고 지나쳤다. 한 시간을 헤매다 들어간 술집 입구 옆자리엔 걔가 앉아있었다. 이번엔 걔가 자리를 피했다. 집에 가려 택시를 잡는데 좀처럼 잡히질 않는다. 오른쪽에서 누군가 다가온다. 설마설마 했는데 또 걔다. 이번엔 마주보고 대화도 나눴다.
실제로 목소리를 들었더니 한동안 무너져 먼지가 자욱하게 지내던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았다. 묻고싶었던 질문들, 나누고 싶었던 대화들이 앞니를 툭툭 쳤다. 술 많이 마셨냐, 잘지냈냐 대충 시덥잖은 질문과 대답 몇개만 주고 받고 걘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하루종일 혹시나 연락이 오진 않을까.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연락오면 어쩔 건데.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못히고 또 어영부영 애매하게 서있다가 결국 도망갈거면서 또. 이제와서 그 때 손잡고 도망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고 쓸데없는 상상이나 하고 있다.
이젠 정말 다 괜찮아졌다고,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난 걔한테서 구원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익숙함에 마냥 끌려가는 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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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lygood21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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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자서전 중
씁쓸한 기억 하나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그해 겨울에 장명석 MBC 파리 특파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 부부와 독일에 있는 차범근 선배 부부가 함께 자리를 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찍어서 방영하고 싶다는 것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차범근 선배 때문에 내가 유럽에 진출한 것이고, 유럽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내의 팬들에게도 한국 축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이때쯤에는 유럽에 김진국 선배를 비롯해서 박상인, 김민혜, 박종원 등이
진출해 있어서 유럽무대에서의 한국 축구 위상을 소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장 특파원이 차 선배가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는 게 어떻게느냐고 어렵게 말했다.
에인트호벤에서 500km 남진핫 거리였다.
솔직히 말해서 중간 어디쯤에서 만나면 좋겠지만 후배가 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에 흔쾌히 좋다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차 선배쪽과 먼저 통화하여 내가 그쪽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해놓고 내 의견을 물었던 것이다.
그래서 혹시 내가 자존심 때문에 가기 싫다고 하면 어찌나 걱정하던 차에 내가 쉽게 응락하자 장 특파원은 그제서야 걱정을 덜었다.
”그런데 제가 네덜란드에서 여행을 안 다녀봐서 길을 잘 몰라 그게 걱정입니다“.
“잘됐네요 제가 에인트호벤으로 가서 같이 프랑크푸르트로 가면 좋겠습니다”.
장 특파원은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했는지 조금은 신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 특파원은 토요일에 에인트호벤으로 와서 하룻밤 자고 이튿날 새벽 출발하여 정오에 차 선배를 만나기로 스케쥴을 짰다.
약속대로 자기 아내를 데리고 토요일 오후에 도작했다.
출장길이지만 아내와 여행하는 것도 좋고, 나와 차 선배 부부가 함께 만나는 것이므로 자기도 아내를 동행한 것이다.
장 특파원은 기분이 좋은지 작은 선물까지 사가지고 왔다. 마침 이날 경기가있었는데 골을 기록한 터라 나도 기분이 좋았다.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맥주가지 곁들였다.
이튿날 새벽에 출발하려고 ��어났더니 밤새 눈이 내려 수북하게 쌓여 운전할 일이 걱정이였으나 이미 약속한 터라
���심조심 운전하며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했다. 이때 아내는 임신을 해서 배가 많이 불렀다.
장거리 여행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차 선배 부부를 만난다는 기쁨에 기꺼이 함께 가기로 했다.
네덜란드에 있으면서 몇 번 전화로 인사한 적은 있지만 유럽에서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지도를 보는 데 익숙한 장 특파원의 차가 앞에 가고 내가 그뒤를 따랐다.
눈이 고생했어도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인 프랑크 푸르트 공원 앞에 도착할수있었다.
섭외한 촬영 팀은 벌써 나와 있는데 차범근 부부는 보이지 않았다. 장 특파원에게 뭔가 속삭이는 촬영팀 책임자의 표정이 어두웠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었다. 장 특파원이 근처의 공중전화에서 오랫동안 통화하더니
내게로 왔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차 선수가 약속을 취소했는데 왜 왔느냐고 하네요”.
무슨 소리인가 했다
장 특파원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 만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맞지만 곧 그 약속을 취소한다고 파리 사무실의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특파원은 이미 네덜란드로 떠난 뒤로 사무실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못한 것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파리 사무실로 전화했지만 일요일이어서 아무도 없었다.
난감했다.
“우리 부부가 500km를 달려서 도착했다고 말했나요?”
“그럼요. 그래도 그냥 쉬겠답니다”.
섭섭했다. 대표팀에서 수년간 한솥밥을 먹었고, 무슨 원수진 일도 없는데...
시간이 안 되면 차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바꿔달라는 소리도 없었나요?”
장 특파원은 대답 없이 민망한 표정만 지을 뿐이다. 나도그렇고 내 아내도, 여기까지 동행한 특파원의 아내도 아무 말하지 못했다.
만삭의 아내에게 미안했다. 차 선배에게 이런 대접밖에 못 받는 남편...
“걱정하지마세요 우선 밥이나 먹고 되돌아가지요 뭐”.
부러 명랑한 척했다.
고려식당이라는 간판이 붙은 한국식당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다. 다들 맛이고 뭐고 음미할 마음이 아니었다.
이튿날 훈련이 있으므로 바로 되돌아가야 했다
“제가 길을 잘 모르니깐 고속도로 타는 곳까지만 안내바랍니다”.
장 특파원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지갑에서 500마르크를 꺼내어 내게 내밀었다.
“죄송해서 그럽니다. 이거라도 제발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양하다가 장 특파원이 더 미안해할까봐 받았다.
나도 아내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국경을 넘을 무렵 차창을 열고 차 선배의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를 잘게 찢어버렸다.
2014 허정무 자서전 중
https://m.fmkorea.com/index.php?document_srl=2846412496&mid=humor&cpage=2&fbclid=IwAR05V8rZ5YlU_7msEH6rBdacgJ0QpTd-ztDQXjh3rlAI7N__mLz6tHQpCOk
<Jaag Kimn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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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kenlee-blog ·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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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댁"
안병무라는 이름은 류영모, 함석헌, 김교신 등등… 이젠 많이 잊힌 듯하지만 비주류 기독교인들의 행적을 살피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알게 됐다. 내가 추구하는 바와 결이 다르긴 해도 인간적 존경심을 품게 하는 집단.
독일 대학에서 불트만 문하로 들어가 신학을 전공했고, '향린교회' 설���을 주도했고, 한신대 총장이었단 거 외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잘 모른다. 게다가 여태껏 이분이 쓴 책 한 권을 안 읽었네. 어쩌다 보니 '선천댁'이 내가 처음 읽은 책이 돼 버렸다.
이 책의 존재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읽기를 주저하며 계속 미뤘다. 어떤 내용인지를 대충 알고 있었고, 상당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킬 거로 예상이 됐기 때문.
문득 이러다 영영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싶어 맘을 바꿈. 출판 연도가 1996년이라 시중에선 당연히 구할 수 없고, 대중적으로 유명한 책이 아니라 서울 시내 도서관 중에선 정독, 남산 두 군데만 보유 중이다. 이중 남산 도서관을 찾아 직원에게 문의하니 별도 서고에서 꺼내 줬다.
선척댁은 저자의 어머니이고, 아들이 엄마로부터 들은 얘기를 저자의 시각에서 쓴 일대기다.
짐작대로 두 가지 면에서 읽기 힘들었다. 우선 선천댁의 삶 자체가 그렇고, 문장이 명문이라 시종일관 읽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저자가 1922년 생이니까 선천댁은 대략 1900년 초 출생일 거로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당시 조선 관습대로(?) 이팔청춘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팔려 가듯 시집 가 혹독한 시집살이와 농사를 지으며 두 딸을 낳았으나 모두 죽었다고 한다.
"…그는 이미 두 딸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다…중략… 그 씨족들의 멸시가 독이 됐는지 그들은 태어나서 빛을 얼마 보지 못하고 다 죽었다. 그 시체들을 붙잡고 하염없이 우는 것은 선천댁 하나 뿐이었다…"
그러다 1922년 세째 아이이자 첫 번째 아들을 낳은 것이다.
"…선천댁 입에서는 밭에서 일하다 엉금엉금 기어들어와 혼자 아이를 낳았다고 들은 것 외에는 없다. 그때 그 많은 식구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듣는 사람도 그 장면이 너무 엄청나서 그런 물음을 할 염을 못 한 것이다. 어떻게 산모 홀로 탈진 상태에서 탯줄을 가위질하며 목을 가누지도 못하는 새 생명을 감싸안고 몸을 닦아 줄 수 있었을까. 아마도 첫 아이를 낳을 때에는 식구들 중에 누가 있어 도와주었으리라. 그는 그대 경험한 일들을 기억해 가며 그 일을 해냈으리라…"
남편은 책임감이라곤 0.1도 없는 인물로 어느 날 외간 여자를 꼬셔 만주로 달아날 계획을 세웠다가 선천댁에게 틀킨 거로 나온다. 이 얘기가 또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부친 모르게 공부를 해 이름난 한의사가 됐으나 바람기가 심해 진료받으러 온 여환자들과 정분나기 일쑤라 한번은 성난 남자가 낫을 들고 찾아 온 것을 선천댁 기지로 돌려보냈단 일화가 나온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런 인간 말종 따위 낫에 찍혀 죽든 말든 자업자득이라며 내버려뒀을 수도 있을 텐데, 선천댁은 이런 남자가 임종할 때까지 일평생 묵묵히 곁에 있었던 모양이다. 아들이 "왜 그렇게까지?" 라고 물으니 "인간이 불쌍해서…"란 대답.
선천댁은 한심한 남편에게뿐만 모든 사람에게 다정다감한 성품을 타고 나신 듯,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 있지?' 놀라우면서 한편으론 동학의 인내천 사상에 나오는 "하느님 같은 사람"의 현현을 보는 듯한…
147쪽에 '함께 떡을 쳐서 사는 기쁨'이란 소제목을 단 글이 있다. 한국 전쟁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시기에 떡장사를 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찹쌀로 떡을 만드는 얘기. 일부만을 발췌한 걸로 느낌이 오롯이 전달될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감동적이면서 동시에 잔잔한 슬픔이 감도는 정서가 스며 있었다.
"…선천댁은 찹쌀을 사서 머리에 이고 들어왔다. 전에 없이 가마에 찹쌀밥이 오래오래 끓고 있었다. 콩을 사다 다듬어서 그것을 볶아 떡고물을 만들었다. 교인들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일부러 문을 닫아 걸고 했다. 새벽 일정한 시간이면 어머니가 두 아들을 깨워 일으킨다. 얼른 세수를 하고 '일터'로 가면 선천댁은 벌써 모든 것을 다 준비하고 떡을 칠 손만 기다린다. 그 집 어느 구석에 굴러다니던 큰 돌판을 옮겨 놓고 그 위에 더운 찰밥을 쏟아 놓으면 우리는 떡메를 내리치는 것이다. 한번 치면 앉아서 흩어진 밥을 재빨리 한데 모아 놓고… 치면 모으고… 우리는 즐거웠다. 이 일에서 나는 공동체의 싹을 보았다. 내 일생 오직 한 번 있었던 떡 치던 경험, 그것도 둘이 한 몸같이 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떡 치는 아들들을 대견히 힐끗힐끗 올려다보는 다정한 어머니의 눈, 앉아서 기민하게 손을 놀리는 어머니의 자그마한 등을 보며 가슴 아파하는 아들들, 그래 그 노동은 즐거운 것이었다…"
저자가 글을 얼마나 비범하게 쓰는 지는 선천댁을 묘사하는 가운데 종종 (글을 모르는) "무식한 여자"라고 한 표현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문자 그대로 무식하단 의미가 아니다. 이 속엔 자기 엄마를 향한 무한 애정과 함께 문자를 초월해 측은지심의 사랑을 실천한 위대한 존재를 느끼게 한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난다. "선천댁… 이 세상에 무한히도 많은 선천댁… 우리의 산실이요, 품인 선천댁…"
한숨을 내쉬며 책을 덮자 이번엔 "��� 살아 있는 나의 어머니"라는 부제가 새삼 눈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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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billera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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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겔의 말을 단서로 저택 홀에서 만치오스를 찾아 본다. 금색 별 가면, 금색 별 가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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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척 손님 무리에 섞여 있지만, 역시 파비오 일 때문에 긴장해 계신 것 같군. 다가가서 사건에 대해 그가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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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의뢰인이 맞는지 확인하며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셜록. 만치오스는 셜록의 인사를 받고,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며 칭찬한다. 뭐, 목소리가 좋다는 건 나도 동감하는데요… 이 아저씨, 셜록을 보는 눈이 어째 좀 끈적하다? 가면 안 쓰고 왔으면 큰일 났을 뻔.
​만치오스의 느끼한 시선을 느끼는지 아닌지, 셜록은 언제나처럼 덤덤히 대화를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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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이 제단실의 시체를 화제에 올리자마자, 만치오스는 화들짝 놀라며 목소리를 낮추라고 주의를 준다. 하지만 셜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
그는 만치오스의 말에는 아랑곳없이 다음 질문을 던질 준비를 한다. 뭐부터 물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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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실의 쪽지가 마음에 걸려, 우선 그와 파비오의 관계부터 확인했다. 그러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해 대는 만치오스. 그래서, 죽은 파비오와는 무슨 사이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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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대답 안 하는 걸 보니 다분히 ��상한데. 여기서 그가 파비오에게 보낸 선물과 쪽지 얘길 꺼내면 어떨까 싶었으나, 셜록은 당장 그 정도로 만치오스를 몰아붙일 생각은 없는 듯하다. 하긴, 그래도 의뢰인인데 첫 대면부터 잘못 찍히면 곤란하지.
​다음으로 제단실 열쇠를 누가 갖고 있나 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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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오스가 알려 준 바로는, 만치오스 본인과 보겔, 파비오 외에 마티스타와 산토스 이렇게 다섯 명이 열쇠를 갖고 있었다. 마티스타는 앞서 확인한 대로 파비오의 동료 연기자, 산토스는 이 저택의 집사장. 만치오스에게 이 둘을 어디서 만날 수 있나 물으니, 마티스타는 저택 어딘가에서 손님 접대 중일 테고, 산토스는 다른 하인이나 요리사와 일하는 중일 거라 한다. 그럼 홀부터 한 번 더 둘러봐야 하나, 아니면 주방을 찾아 볼까.
​그런데, 이때. 갑자기 저택 안으로 들이닥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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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파티. 좀 노는 게 아니라 아예 불법이었어? 아까 보겔이 그 이상한 정신 강화제 권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느긋이 파티를 즐기던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급작스런 경찰서 엔딩을 맞는다. 난데없는 소동에 휘말려, 셜록도 졸지에 수갑을 차는 신세가 된다. 이 무슨 급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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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경찰 아저씨. 저는 사실 여기 놀러 온 게 아니라 일하러 왔… 하여간 그 화랑 주인이랑 엮여서 좋은 꼴을 못 봐.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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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경찰서까지 끌려 온 셜록. 이제 어떻게 되려나 했더니, 능력자 형님을 둔 덕에 금방 억울함을 씻은 모양이다. 얄미운 형이지만, 이럴 땐 또 도움이 되네. 물론 셜록 입장에서는 마이크로프트에게 빚을 지는 게 썩 달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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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그런데, 정작 소식을 전하러 온 경찰관이나 당사자인 셜록이나 그게 누구의 입김이었는지는 생각 못했던 것 같다. '거물'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마이크로프트가 배후에 있었음을 눈치채고 얼굴을 찌푸리는 셜록. 셜록의 입에서 마이크로프트라는 이름이 나오자, 경관도 네가 바이올렛의 막내 아들이었냐며 놀란다.
어머니에 대해 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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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은 바이올렛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가 그녀를 기억하는 이유는 단지 바이올렛 사망 서류를 담당했기 때문. 조사에는 관여하지 않은 터라, 경관은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 그래도 경관 쪽에서 먼저 기록 얘기를 하는 걸 보니, 실망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자, 셜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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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선택, 거래를 제안한다. 두 번째, 도와 달라고 요구한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거래를 제안하는 쪽이 합리적이겠지. 하지만, 2회차 하는 의의를 살려서 이번에는…
경관님, 협조 좀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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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경관은 진작부터 셜록을 못마땅히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잠깐. 스타크가 잘난 척 으스대는 게 셜록이 시켜서는 아니잖아요? 왜 애먼 데 분풀이를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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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사실은 새파란 후배가 자길 제치고 승진해서 배가 아프셨구만.
​스타크 얘기를 하며 툴툴대던 경관은 불쑥 셜록에게 이번 사건을 맡긴다. 즉, 셜록이 파비오 살해범을 찾아 오는 조건으로 부탁을 들어 주겠다는 주겠다는 뜻. 파티가 문제였나 했더니, 누군가 파비오의 죽음을 몰래 신고했던 모양이다. 누구였을까. 제단실 열쇠를 가진 인물 중 그럴 이유가 없는 만치오스와 보겔을 제외하면… 마티스타? 아니면, 산토스?
​셜록이 보겔에 대해 묻자, 그는 조사 후 보겔이 결백하면 데려가도 된다고 답한다. 지인이라 마음이 쓰였나? 경찰서에 처음 끌려와서도, "나와 보겔은 결백하다" 했고. 단순히 내가 보겔을 좋아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게임에서 묘사되는 두 인물의 관계성이 잘 와닿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둘 사이에 그만한 유대가 쌓일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어, 경관은 셜록에게 증거 갖고 장난 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은 뒤, 자신은 그동안 기록 보관소를 뒤져 보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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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탐정이라. 일단 경찰 알바생보다 듣기는 좋다만… 그래 봤자, 공은 내가 챙길 테니 너는 재주나 넘어라 그거잖아. 흥. 아무튼 어머니의 죽음을 파헤지는 데 이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 사실이니까. 혹시라도 승진 실패했다고 나중 와서 따지지는 마십쇼, 경관님.
그리하여, 셜록은 고문 탐정으로서 정식 수사에 나선다. 우선 경관이 탁자 위에 놓고 간 조사 기록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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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용의자는 셜록과 보겔, 만치오스, 마티스타 이렇게 네 사람. 셜록을 용의자 명단에 넣었다는 데서 신뢰성이 확 떨어지는 보고서로군. 급습 당시 흉기를 셜록이 지니고 있었으니 이건 어쩔 수 없나.
​보겔은 뜬금없이 왜 용의자로 지목됐나 했더니, 피해자 파비오가 쓴 편지를 들고 있었다. 편지? 그러고 보니, ���까 경관이 대화 중 편지가 어쩌고 저쩌고 했었다. 탐정 불러 놓고 뒤로는 증거를 감추면 뭘 어쩌자는 것인지. 보겔은 셜록을 상대하는 내내 편지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사건에 연루된 누군가를 감싸려고 했다면, 문제가 좀 커지는데. 흠.
​한편, 마티스타는 현장에서 도주하려다 붙잡혔다. 체포에도 불응했다는 걸 보면, 현재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에 찍혀 있을 듯. 뭐, 순순히 따라왔어도 제단실 열쇠 때문에 어차피 혐의를 벗긴 힘들었을 것이다.
​응? 그런데 산토스가 왜 용의자 명단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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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 위의 목격자 진술서. 파비오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인물은 집사장 산토스였다. 그가 목격자를 가장한 범인일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한 걸까. 코르도나 경찰도 참 허술해.
​자, 이걸로 기본적인 정보 확인은 끝. 지금부터 진짜 조사에 착수해 봅시다. 아, 그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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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탐정의 위엄에 걸맞게 복장부터 갖추고. (엣헴) 선대 셜록이 입던 걸 봐서 그런지, 혈기 왕성한 나이의 셰리에게는 살짝 어색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럼,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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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을 나와 맨 먼저 들른 곳은 기록 보관소. 중요한 용의자가 한 사람 빠져 있는데, 이대로 그냥 진행할 수야 없겠지?
​셜록의 말을 듣고, 경관은 곧장 부하들에게 산토스를 연행해 오게 한다. 경관에게 그 집사장의 인상을 듣자니, 앞에서 누가 숨만 세게 쉬어도 쓰러질 것 같았다고. 설마 그래서 그를 범인으로 상상도 못한 건가.
일단 산토스부터 만나 왜 열쇠가 있다는 사실을 숨겼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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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가 대기 중인 7번 취조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탁자 위에 놓인 열쇠 꾸러미와 종이가 바로 시선을 잡는다. 뭐야, 여기도 편지가? …하고 들춰 보니, 놀랍게도 편지가 아니라 만치오스의 유언장. 만치오스 본인이 직접 쓴 쪽지와 함께 산토스에게 보낸 것이었다. 유언장에 내 이름을 넣어 달라 당당히 요구할 정도면, 분명 평범한 고용인은 아닌데. 산토스 그는 누구일까.
​유언장과 쪽지의 내용을 볼 때, 뭐가 됐든 만치오스와 우호적인 관계는 절대 아니다. 왜 그가 만치오스 대신 경찰에 먼저 찾아갔는지 알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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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위해, 산토스에게 자기 소개를 하며 인사를 건네는 셜록. 그러나, 산토스는 셜록의 질문에 답해 줄 마음이 별로 없는 듯하다. 진술서에 다 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열쇠 얘기 하나만 쏙 빠뜨리셨을까.
잠깐 관상 좀 보실까요, 핀체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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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나빠 보이는 피부 상태, 여러 번 꿰맨 데다 한 번 이상 염색한 정장. 아무리 지독한 구두쇠라도, 부유한 저택의 집사장쯤 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정장 한 벌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구두쇠는 산토스가 아니라 만치오스겠지. 본인에게 물으니, 짐작대로 급료가 형편 없는 수준인 것 같다. 셜록은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산토스의 떨떠름한 반응을 보아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듯하다.
​뒤이어 그의 신발에 묻은 피를 지적하자, 산토스는 손님 탓인 것 같다며 대답을 얼버무린다. 이상하군. 현장에서 파비오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묻었다 하면 될 일을. 하지만 일단은 그를 섣불리 추궁하기보다, 무난한 질문부터 던져 보는 편이 좋겠다.
그에게 피해자와 어떤 사이였는지 묻자, 그는 파비오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들으니, 만치오스가 파비오를 특별히 아꼈던 모양으로, 공연에서 주연 자리는 거의 늘 파비오가 차지했다고. 반면, 마티스타는 파비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용했을 뿐, 대우도 그와는 확연히 달랐던 것 같다. 마티스타 없이는 안 하겠다고 버틴 걸 보면, 파비오는 그녀와 무척 가까운 사이였을 듯.
다음으로, 수첩을 꺼내 그에게 유언장에 얽힌 사연을 물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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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그와 만치오스는 평범한 관계가 아니었다. 하나밖에 없는 조카라면서, 피붙이를 이렇게 대하나? 알고 보니, 그의 출생에 만치오스가 용납하지 못할 사연이 있었다. 그럼 애초에 자기 밑으로 받아들이지 말든가.
내게는 급여도 제대로 안 주면서 파티에 흥청망청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산토스는 삼촌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다. 그의 말을 듣자니, 만치오스가 파비오에게 선물을 갖다 바치느라 쓴 돈도 적지 않은 듯하다.
​자, 여기까지 확인한 바 산토스는 피해자와 딱히 접점이 없었고, 오히려 만치오스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상태다. 그가 누군가를 살해하려 든다면, 어느 누구보다 만치오스겠지. 물론 삼촌 때문에 파비오도 곱게 보이지는 않았겠지만, 범행 동기로 발전할 만큼 강렬한 감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단지, 그가 제단실 열쇠를 숨겼다는 사실과 피 묻은 신발이 마음에 걸리는데… 이건 다른 증거를 좀 더 확보한 뒤 다시 추궁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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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산토스에 대한 1차 취조는 끝났다. 다음은 보겔을 만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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