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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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북폴리오, 김은모 역 2011) <수상한 중고상점> (놀, 김은모 역 2022) 2011년 출판 되었다가 한국에서 절판이 된 후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에 재출간 한 장편 소설입니다.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앉았던 분께서 음식이 나오는 동안 읽던 책이라 궁금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의 장이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집니다. 머피의 법칙과 추리를 좋아하는 가사사기는 주인공 히구라시 마사오와 함께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벌어질 때 마다 가사사기는 자신만의 얼토당토 않는(?) 추리로 사건을 해결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히구라시가 본질을 궤뚫어 보면서 뒤에서 몰래 뒷 처리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 마다 말 못할 억울한 사연을 가지고 살지만, 히구라시는 그들의 비밀을 지켜 주면서 위로를 건네줍니다. 날씨가 추워질 수록 사연에는 애틋함이 더해집니다. 겨울 편에서는 눈(雪❄)이 멈추면 눈물이 흐르는 😢 장편이라고 하지만 정말 눈 깜짝할 새 다 읽게 되는 책입니다. #minimalist #simplelife #puravida #homoludens #놀며빌어먹기 #자유로운영혼 #일하지않을권리 #단순한삶 #독서 #책 #추리소설 https://www.instagram.com/p/CioUZjNPEad/?igshid=NGJjMDIxM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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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야 할 내용이 있어서 도서관에 왔습니다. 근처 도서관에는 찾는 책이 없어서 꽤 멀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나왔네요. 요즘 도서관은 온라인 검색도 잘 지원해서 원하는 책이 어느 도서관에 있는지 찾기도 편리합니다. 스마트 도서관과 함께 세금이 아깝지 않은, 가장 만족도가 높은 행정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보통 처분했던 책에서 다시 봐야 할 내용이 생기면 책을 다시 구매하는데요. 『이기적 유전자』의 경우 다시 보고 싶어서 4번이나 재구매를 했네요. 이렇게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음의 탄생』은 벌써 4번 째 도서관에서 보는거라 이번에는 그냥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절판이 되서 구할 수가 없네요. 어쩔 수 없이 보고 싶을 때 마다 도서관에 와야할거 같습니다. 『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도 재미있는 제목 만큼이나 흥미로운 인공지능 책입니다. 이번 주에는 그냥 구매할까 생각 중입니다.
굳이 도서관을 두고 왜 새 책을 구매하는지 궁금해 할 수 있는데요. 그건 좋은 종이 냄새가 나는 깨끗한 새 책이기 때문이죠. 저는 웬만해서는 책을 도서관 밖으로 빌려나오지 않습니다. 빌린다 하더라도 책상에만 두고 주변을 자주 닦는 편입니다. 누가 화장실에서 어떻게 봤을지도 모를 너덜너덜한 책을 침실 한 켠에 두고 누워서 볼 수는 없기 때문이죠. 빌린 책을 볼 때는 손도 자주 씻어야 합니다. 손이 끈적해지고 금방 더러워지거든요. 오늘도 도서관에서 저 책들을 읽고 열심히 손을 씻고 나왔네요. 그리고 좀 더 편하게 기분좋게 읽기위해 다음 주에는 서점에서 새 책으로 구매할 생각입니다.
『좀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녀석들』은 재미있는 제목 만큼이나 흥미로운 인공지능 책입니다. 『인공 지능은 뇌를 닮아 가는가』는 알파고 이전에 이미 인공지능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인 유신 교수님의 훌륭한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나무위키에 출처 표기도 없이 무단 인용되어 있는데, 나무위키는 출처 표기를 제대로 하면 좋겠네요) 그리고 올 겨울에는 정말로 흥미로운 인공지능 책이 곧 국내에 출시됩니다. 너무 흥미로워서 구매하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려울, 침실 한 켠에 두고서 계속해서 읽고 싶어질 책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거 같네요.
그리고 마침내 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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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낯선 기분이 들고 좋지 않다. 좋아하던 술이 마침 떨어져 내키지 않는 독한 것을 마시거나 조만간 사야지 하고 맘먹었던 책이 불현듯 절판이 되고, 종종 관심을 주던 익숙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언제나 다음이 있다는 믿음으로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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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일 수요일이다. 비는 오지 않았다.
#1
오늘 두 번째 저자인 Y님과 저녁을 먹었다. 원고 얘기보다는 요즘 어떻게 사는지, 회사 일은 어떤지 등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했다. 나는 겨울잠을 자듯 잠만 자는 생활을 한다고 했고, Y님은 9개월째 재택근무 중이라고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렇게 될 것 같다고. 애초에 팀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가능한 것 같다고 했다. Y님이 최근에 한 강연 얘기를 하다 Y님이 재학생들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친구들은 졸업/취업을 앞둔 17학번들인데, 그들로부터 이제 새���기들의 필수교양 중 하나가 ���이썬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나는 사실 약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랐다. 특정 학과도 아니고 새내기들이 모두 필수교양 중 하나로 무려 ‘파이썬’을 듣는다니. 늘 생각하는 거지만 몇 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정말 큰일 날 뻔했다.
#2
Y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인비저블》(민음인, 2015)을 읽기 시작했는데,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추천사가 정말 멋졌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문체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 추천사는 정말 멋졌고, 역시 책도 멋졌다. 부귀와 명성과 거리가 먼,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 얘기인데, 나도 비슷한 처지인지라 더 좋다고 느끼는 것 같다. 역시 종이책으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알라딘 앱을 켜고 찾아봤는데, 절판이 되어 있었다. 내가 전자책을 살 때만 해도(4~5월 정도였다) 분명 살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그때도 좋은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좋은 책을 보면 정말 바로 사야 한다.
#3
<시사IN>(689호)을 읽는데, 오늘은 배순탁 칼럼이 눈에 띄었다. 제목은 <너희를 위해 연주할게 아무도 모르게>였고, 거기 붙어 있는 부제는 ‘모던재즈 연주자 캐넌볼 애덜리는 형편이 어려운 음악인의 작업에 비밀리에 참여하려 가명을 썼다’고 돼 있었다. 배순탁 칼럼에 의하면 “그는 몸값이 꽤 비싼 연주자였”고, “소속 음반사와의 관계” 때문에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무명 연주자들을” 도와줄 수 없었다. 줄리언 에드윈 애덜리라는 본명을, “당대 가장 뛰어난 색소포니스트들 중 하나였던” 캐넌볼 애덜리는 “형편이 어려운 연주자들”을 돕기 위해 ‘벅샷 라 펑크’라는 가명을 하나 더 만들었다. 이 이름으로 가난한 연주자들의 음반에 여러 번 참여해 색소폰을 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보석 같은 마음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뒤 이를 기리기 위해 결성된 재즈 밴드가 바로 ‘벅샷 르퐁크Buckshot LeFonque’”라고 한다. 여기 소개된 곡은 <Another Day>라는 곡이라 찾아 들어봤다.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쩐지 마음에 드는 곡이다. 벅샷 르퐁크. 기억하기 위해 적어둔다.
#4
수면 잠옷을 입고 보일러를 안 켜고 있는데,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이 차가운 게 느껴진다. Y님은 너무 춥다며 지하철로 한 정거장인 집에 지하철로 갔다. 몸이 ��덜 떨렸지만 나는 오늘 거의 처음 걷는 거나 다름 없기에 10분 정도를 걸어 지하철역으로 갔다. 어쨌든 너무 춥다는 소리다.
#5
Y님에게 선물로 들고 간 드라이.. leaps..? 포장하다 좀 망했지만 향이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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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하도 괜찮다는 풍문은 들었지만 실체는 보지못한 두 권의 책. 공교롭게도 오래전에 절판이 됐는데 운좋게 중고로 구함. 이제 읽어볼 일만 남았군요 🤔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경제서적 #경기순환 #비즈니스사이클 #멜서스 #산업혁명 #이해할수없는신세계 #경제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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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 l 가을엔 독서와 함께 즐기는 감성여행, 책의 수도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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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 l 가을엔 독서와 함께 즐기는 감성여행, 책의 수도 인천
가을엔 독서와 함께 즐기는 감성여행
책의 수도 인천
구석구석 감성여행 l 독서의 계절 가을
가을엔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한 손에는 좋아하는 책을 들고 산책을 떠나기 좋지요.
올 한 해 세계 책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은
책과 관련된 여행지가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이번 주말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과 함께
책의 수도 인천으로 떠나보세요~
옛 창고에서 만나는 김소월, 한국근대문학관
한국근대문학관으로 다시 태어난 일제강점기 시절 물류창고 /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근대문학 관련 소장품 외에 대중문화 자료도 엿볼 수 있다
‘세계 책의 수도’ 인천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에 자리한 한국근대문학관은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모든 것을 느끼고 체험하는 국내 최초의 공공종합문학관이다.
문학관은 외관에서부터 옛 분위기가 풍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투박한 물류창고를 그대로 활용한 까닭이다. 안에는 서까래 등의 목재가 고스란히 남아 세월의 맛을 느끼게 한다. 건물 자체가 근대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해온 산증인인 셈이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
전시관에서는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근대문학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전국 60여 곳의 문학관 중 특정 문인과 유파를 떠나 한국의 근대문학을 총망라한 문학관은 이곳이 유일하다. 소장 자료만도 무려 3만여 점. 무엇보다 김소월, 한용운, 최남선, 현진건, 염상섭 등 기라성 같은 문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초기작, 육필원고 등 빛바랜 희귀본을 감상하는 재미가 좋다. 그중에서도 눈길 가는 전시물은 미당 서정주의 첫 번째 시집 <화사집> 초판, 한국 근대소설사에 리얼리즘 시대를 연 염상섭의 <만세전>, 육당 최남선이 펴낸 기행체 창가 <경부철도노래> 등이다.
아울러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체험을 통해 문학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복각본을 손으로 직접 넘겨보며 문학의 향취를 느끼고,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슬라이드로 감상하며 그 시절로 잠시 여행을 떠난다.
작가의 모습이 담긴 스탬프
또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도 들어볼 수 있는데, 한 곡 한 곡 가사 구절마다 아련한 정서가 묻어나 여운이 오래 남는다.
문학관을 나서기 전 작가의 모습이 담긴 스탬프도 놓치면 아쉽다. 캐리커처로 표현된 염상섭, 최남선, 현진건 등의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소설 <중국인 거리>와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 골목 풍경. 붉은색이 시야를 꽉 채운다
한국 근대문학사에는 인천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이 제법 많다. 이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중 작가 오정희의 소설 <중국인 거리>가 자꾸 눈에 밟혔다.
<중국인 거리>는 6.25 피난 도중 인천으로 와 중국인 거리에 살게 된 한 소녀의 시선을 그린다. 여기서 ‘중국인 거리’는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소설 속 중국인 거리는 ‘겨우내 북풍이 실어 나르는 탄가루로 그늘진’, ‘목조 이층집들이 늘어선 초라하고 지저분한 거리’ 등으로 암울하게 묘사된다. 울긋불긋 화려한 지금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소설 ‘중국인 거리’에 등장하는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 계단 양쪽의 석등 모양이 다르다
그 시절 중국인 거리를 떠올리며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잿빛 거리는 오간 데 없고 붉은 간판과 홍등을 내건 상점들이 시야를 꽉 채운다. 그중에는 소설 속 소녀가 봤던 ‘옷이나 신발에 다는 장식용 구슬, 폭죽놀이에 쓰이는 화약, 근으로 달아주는 중국차 따위를 파는’ 가게도 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으로 발길을 옮겼다.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은 말 그대로 청국과 일본의 주거지역이 경계를 이루던 지점이다. <중국인 거리>에서는 소녀가 자유공원에 가기 위해 힘들게 오르던 곳으로 그려졌다.
중국 청도에서 기증한 공자상 / 삼국지 벽화 거리. ‘삼국지’의 명장면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계단 앞에 서자 소녀의 말처럼 ‘하늘 끝까지라도 이어질 것 같은 층계’가 펼쳐진다. 이 계단의 좌우로 청국과 일본 조계가 갈린다. 그래서 계단 양쪽의 석등 모양이 다르고, 건물 생김새도 완전히 다르다. 계단 상부에는 중국 청도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심판처럼 서 있는데, 이마저도 정중앙이 아니라 청국조계지 쪽에 배치돼 있다는 사실이 재밌다.
널찍널찍하게 이어진 삼십여 개의 계단을 모두 오르면 그 끝에서부터 ‘삼국지 벽화 거리’가 시작된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등 <삼국지>의 명장면이 담긴 160개 그림이 해설과 함께 양쪽 벽을 가득 메운다.
자유공원을 지키는 맥아더 장군 동상 / 자유공원에서 내려다본 인천항
유비와 관우를 뒤로하고 다시 자유공원으로 길을 잡았다. 자유공원은 1883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지대가 높은데다 터가 넓고 숲이 울창해 산책하기 좋다. 공원 한쪽에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인천항을 굽어보고 있다. 소녀가 세상을 내려다보기 위해 밟고 올라섰던, 바로 그 동상이다.
‘아직 겨울이고 깊은 밤이어서 나는 굳이 사람들의 눈을 피하지 않고도 쉽게 장군의 동상에 올라갈 수 있었다. 키를 넘는, 위가 잘린 정사면체의 받침돌에 손톱을 박고 기어올라 장군의 배 위에 모아진 망원경 부분에 발을 딛고 불빛이 듬성듬성 박힌 시가지를 내려다보았다.’ – 소설 <중국인 거리> 중에서
하지만 실제 맥아더 동상의 망원경까지는 너무 높아 어른이라도 오르기 힘들어 보인다. 다만 소녀가 주변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고 홀로 공원에 찾아갔던 장면을 떠올리며, 그저 알 수 없는 절박함이 통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벽도 마음도 알록달록, 송월동 동화마을
데이트 코스로 인기 만점인 송월동 동화마을
자유공원을 내려와 근처 동화마을로 향했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이름처럼 ‘동화’를 주제로 조성된 마을이다. 개항기에는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부촌이었는데, 차츰 개발의 물결에서 밀려나 침체��다가 지난해 동화마을로 거듭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지개 모양의 입구 조형물을 지나면 알록달록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도로시 길’ ‘신비의 길’ 등 열 가지 테마로 꾸며진 골목이 발길을 붙든다.
총천연색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송월동 동화마을
누구에게나 익숙한 <백설공주> <신데렐라> <오즈의 마법사>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이 담벼락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돌고래 피자, 오리 모양 솜사탕 등 재미난 간식거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총천연색 마을 구경에 푹 빠져 40분을 보냈다. 동네 자체는 크지 않은데 골목마다 볼거리가 밀집해 있어 시간이 제법 걸린다. 서둘러 동화마을을 빠져나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설 <남생이>의 주인공 ‘노마’ 가족을 만났다.
노마 가족의 삶을 엿보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1960~70년대 달동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2005년 문을 연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에는 1960~70년대 달동네가 그대로 재현돼 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송림복덕방이라는 간판이 걸린 매표소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표를 끊고 동네로 들어서면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구멍가게, 연탄가게, 솜틀집 등이 이어진다. 으스스한 전구가 달린 공동화장실을 지나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닥지닥지 붙은 집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안방 텔레비전에서는 1960~7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가 한창이다. 무릎조차 제대로 펴지 못할 만큼 좁은 방에는 다섯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생이’의 주인공 노마 가족이 떠오르는 전시물 / 먼지 뽀얗게 쌓인 가게에 아리랑 담배, 하이타이, 스타 치약 등 추억 속 제품이 널려 있다
전봇대와 담벼락엔 촌스러운 영화 포스터와 표어가 붙어 있다. ‘혼식으로 부강 찾고 분식으로 건강 찾자’ ‘썩은 자는 유흥가로 애국자는 일터로’ ‘간첩을 신고하면 20만원을 상금한다’ 등 곱씹을수록 재미난 문구가 웃음을 자아낸다.
길 중간중간에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돼 있다. 옛날 교복 입어보기, 물지게 체험, 연탄불 갈기 등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몸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배다리 헌책방에서 <무소유>를 찾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아벨서점
박물관에서 나와 마지막으로 배다리 헌책방 골목으로 향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헌책방 특유의 분위기가 그립기도 했지만, 그보다 꼭 찾고 싶은 책이 하나 있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인 ‘집현전’이 1953년 문을 열었다. 전쟁이 끝나고, 고된 삶 속에서도 학구열을 불태우던 학생과 지식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한때는 헌책방이 40여 곳까지 늘어나면서 서울 청계천, 부산 보수동과 함께 전국 3대 헌책방 골목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한 집들이 하나씩 문을 닫으면서, 지금은 다섯 곳만 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손때 묻은 오래된 책 냄새가 정겨운 헌책방 풍경 / 미당 서정주의 첫 번째 시집 ‘화사집’ 초판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벨서점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책의 냄새가 싫지 않았다. 천장까지 빼곡히 채워진 책장을 둘러보며 보물찾기를 시작했다. 신간을 살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보물,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손안에 들어왔다. 수년 전 잃어버렸는데 이후 절판이 되면서 구하기 힘들어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책이었다.
애초 계획에 없었던 책도 한 권 집어 들었다. 예전에 읽으려다 못 읽은 시집이었다. 책장을 펼치자 곳곳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중에는 깊이 공감되는 글귀도 보였다. 불현듯 책의 전 주인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분홍색 밑줄이 마치 우리를 연결해주는 희미한 선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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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 불교 최초의 경전 법정(法頂) (옮긴이) | 이레 | 1999-11-20
<제목 / 차례>
다시 이 책을 내며 1
一. 뱀의 비유 3
뱀의 비유 3
소치는 아이 5
무소의 뿔 7
밭 가는 사람 11
대장장이 춘다 13
파멸 14
천한 사람 16
자비 20
설산에 사는 자 21
알라바카 야차 24
극복 26
성인 28
二. 작은 장 29
보배 30
비린 것 32
부끄러움 33
더 없는 행복 34
수칠로마 야차 35
이치에 맞는 행동 36
바라문에게 어울리는 일 37
배 41
어떠한 도덕을 가질까 41
배움 42
라훌라 43
수행자 방기사 44
올바른 수행 46
제자 담미카의 물음 48
三. 큰 장 51
출가 51
정진 53
훌륭하게 말해진 것 55
불을 섬기는 사람 순다리카 57
젊은 마가의 물음 61
방랑하는 수행자 사비야 64
바라문 세라 69
화살 75
젊은이 바셋타. 77
비난하는 사람 코칼리야 84
홀로 가는 수행자 나라카 87
두 가지 관찰 92
四. 여덟 편의 시 99
욕망 99
동굴 100
분노 101
청정 102
으뜸가는 것 103
늙음 104
구도자 팃사 마이트레야 105
파수라 106
마간디야 107
죽음이 오기 전에 109
투쟁 110
문답 - 첫째 112
문답 - 둘째 114
빠름 116
무기를 드는 일 118
제자 사리풋타 120
五. 피안에 이르는 길 122
서 122
아지타의 질문 127
팃사 멧티야의 질문 128
푼나카의 질문. 129
멧타구의 질문 130
도타카의 질문 131
우파시바의 질문 132
난다의 질문 133
해마카의 질문 134
토디아의 질문 135
캅파의 질문 135
자투칸닌의 질문 136
바드라우다의 질문 136
우다야의 질문 137
포사라의 질문 138
모가라자의 질문 138
핑기야의 질문 139
열여섯 바라문들의 질문에 대한 결론 139
[ 해설 ] 143
다시 이 책을 내며
이 <숫타니파타>는 수많은 불교 경전 중에서도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다. 역사적인 인물로서 불타 석가모니와 초기 불교를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
불교 경전은 원래 눈으로 읽는 문자로 쓰여지지 않고 부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이 그 내용을 함께 암송해오다가 후기에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따라서 소리를 내어 외기 편하도록 운문(시)의 형식으로 전해지고, 후렴처럼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에 일련 번호가 붙은 짧은 글은 원래 운문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고, 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 긴 문장은 산문으로 된 것이다.
부처에게는 자기 자신이 어떤 종교의 창시자라는 의식이 전혀 없었다. 단지 눈 뜬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 했을 뿐이다. 그에 대한 호칭도 이 경전에서는 ‘눈 뜬 사람’ ‘수행자’ ‘널리 보시는 분’ ‘고타마’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 시절의 수행자들은 나무 그늘이나 바위에 앉아, 때로는 외진 동글 속에서 명상하고 간소한 생활을 했으므로 요즘처럼 조직화된 규모의 사원도 없었다. 지닌 것이라고는 남들이 버린 천조각을 주워 그것을 꿰매어 걸친 누더기 옷에, 바리때 하나를 들고 구름처럼 물처럼 여기저기 걸식 행각을 하면서 자신을 일깨우고 이웃을 깨우쳐 주었다.
그들의 삶이 이처럼 단순하고 소박했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 또한 단순하고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숫타니파타>를 보면 2천 5백 년 전 불교가 처음 싹트기 시작할 때 주변의 상황들, 특히 다른 수행자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부처가 말한 그 가르침의 원형이 어떤 것인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내 오���막의 한쪽 벽에는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다음 같은 글귀가 붙어 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글귀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두런두런 외우고 있으면 내 속이 한층 깊어지는 것 같다. 아무렇게나 함부로 지낼 수 없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숫타니파타>는 현재에도 동남 아시아 불교권에서는 일상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가 있다. 그 한 예로, 스리랑카에서는 결혼식 전날 스님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축복의 의식을 올리는데, 이때 스님들은 이 <숫타니파타>의 ‘자비’와 ‘더 없는 행복‘중에서 몇 구절을 다 같이 낭송하고 나서 설법을 한다. 새롭게 인생의 여행에 들어서는 젊은 두 사람이 의지할 교훈으로써 축복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은 1991년부터 샘터사에서 몇 차례 간행한 바 있는데 최근에 와서는 거의 절판이 되었다. 이번에 경전계통의 내 역서들을 새롭게 정리하면서 샘터사의 양해아래 이레 출판사에서 다시 판을 짜 나오게 되었다. 이 기회에 독자들이 보다 접근하기 쉽도록 원고를 다시 손질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책 뒤의 주를 펼쳐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도 이 책을 만드는 번거로운 일에 한결같이 마음 써 준 류시화 시인과 이레 출판사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책을 대하는 이마다 두루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1999년 7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 法頂
[해설]
이 책은 <남전대장경南傳大臧經>에 수록되어 있는 <숫타니파타Suttanipata>를 완역한 것이다. ‘숫타Sutta'는 ’말의 묶음經‘, ’니파타nipata'는 ‘모음集’이란 뜻으로, 두 단어가 합쳐져 ‘말의 모음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숫타니파타는 경전을 모은 것이라는 뜻이다. 불교의 많은 경전 중에서도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의미가 크다.
이 경전이 이루어진 배경은 이러하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간추려 간결한 산문의 형태로 묶었다. 암송하기 쉽게 하여 구전되었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 후세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최초에는 부처님이 즐겨 쓰던 마가다어(북인도 마가다 지방에서 그는 진리를 깨달아 부처가 됐다)로, 또는 마가다어의 영향력이 큰 속어의 일종으로 구송되다가 그후 팔리어로 정착됐다. 현재는 팔리어 성전聖典(남전대장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전처럼 시와 짧은 글귀로 결집되어 전해진 또 하나의 경전이 <담마파다Dammapada> 다시 말해 <진리의 말씀(법구경)>이다. 이러한 경전들은 대개 아쇼카 왕(기원��� 268년에 즉위 232년까지 다스림)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는데, 그 중에서도 숫타니파타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제4장 ‘여덟 편의 시’와 제5장 ‘피안에 이르는 길’은 다른 장보다도 더 일찍 이루어진 것이라고 학계에서는 평가한다. 물론 맨 처음부터 숫타니파타(經集)로 한데 묶여 형성된 것은 아니다. 각 장이 따로따로 독립된 경전으로 전해지다가 어떤 시기에 와서 하나의 ‘경집經集‘으로 묶여진 것이다. 여승女僧에 대한 말이 한 마디도 없는 걸 보아도 이 경전이 가장 초기의 불교 형태를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숫타니파타>는 모두 1,149수의 시를 70경에 정리, 이것을 다섯 장으로 나누고 있다. 그 다섯 장이 ‘뱀의 비유蛇品’ 작은 장小品‘ ’큰 장大品‘ ’여덟 편의 시義品‘ ’피안에 이르는 길彼岸道品‘로 이 중에서 ’여덟 편의 시‘와 ’피안에 이르는 길‘ 등 세 장은 처음에는 독립된 경전으로 유포되었던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이다.
첫째, ‘뱀의 비유’는 열두 개의 경으로 되어 있다. 그중 제1경에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라는 구절이 되풀이 되어 있어 사경蛇經이라고 부른다. 제2경은 소치는 다니야 대목으로 16편의 시구로 된 경이다. 제3경에는 독신수행자를 위해 모든 집착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유명한 구절의 반복이 있다.
둘째, ‘작은 장’은 비교적 짧은 경 열네 개를 담고 있다. 제11경은 8편의 시로 되어 있고, 부처님의 아들인(출가하기 전에 낳은 아들) 라훌라를 위해 말씀하신 부분이다. 부처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함께 있는 승단의 선배들을 가볍게 보거나 교만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는가 하면, 다시는 세속에 돌아가지 말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셋째, ‘큰 장’에는 상당히 긴 열두 개의 경이 실려 있다. 제1 ‘출가경’ 제2 ‘정진경’ 제11 ‘나라카경’ 등 세 경은 부처님의 전기에 대한 가장 오래된 자료다. 제9 ‘비셋타경’에서는 출신 성분에 의해 바라문(제1계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하는 행위에 의해 바라문도 될 수 있고 천민도 될 수 있다고, 사성四姓 평등의 이치를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제12 ‘두 가지 관찰’은 소박한 형식으로 모든 사물의 기원이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넷째, ‘여덟 편의 시’는 전부 여덟 편의 시로 이루어진 경이 많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두 번째의 ‘동굴’과 세 번째의 ‘분노’등은 여덟 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일찍부터 16경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역 ‘의품경義品經’은 바로 이 경이다.
다섯째, ‘피안에 이르는 길’은 앞의 경전들과는 달리 전체가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 열여섯 바라문들이 한 사람씩 부처님께 물으면 대답해 주는 문답식 16절과 서序와 결結을 합해 18절로 되어 있다.
팔리어로 된 성전 중에는 수 많은 숫타가 있는데 하필 이 경만을 ‘경집‘이라 부른 까닭은, 다른 경전에는 그 나름의 특정한 이름이 있지만 이 경에는 그러한 이름이 없어 경집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경집에는 ’닛데사 Niddesa'라는 오래된 주석서가 붙어 있다. ‘닛데사’는 ‘의미의 해석’이란 뜻이다. 이 주석서는 4장과 5장, 그리고 1장 제3경에 대한 주석이다. 이 닛데사의 성립시대인 아쇼카 왕 시대에는 아직도 경집 전체가 정리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경전은 다섯 장 중에서 제4장만 일찍이 한역되어 대장경(한문으로 번역된 것을 말함) 안에 수록되었고 전체의 번역은 없었다. 한역은 불설의족경<佛說義足經> 두 권인데, 쿠샤나 왕조(1세기 후반에서 3세기 전반에 걸쳐 융성했던 인도의 통일 왕조) 치하 서북 인도의 재가신자在家信者인 지겸支謙이 중국에 와서 오吳나라 초기(223~253)에 번역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한역 불교권에서 이 경전이 알려지지 않았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어떤 경전보다도 최초에 성립되고 역사적인 실존 인물로서의 부처, 그 육성에 가까운 원초적인 설법임에도 우리에게 일찍이 소개되지 않았던 것은 단순히 언어의 장벽에만 그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소승불교라 해서 무조건 얕잡아 거들떠보지도 않으려 했던 중국적인 배타성과 아집에 있었던 것이다. 초기 불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이 대승 불교에 접근했던 그 결과는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현상을 낳았고, 오늘날 승단의 혼미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숫타니파타> 가운데는 발전, 수정되기 전의 소박하고 단순한 초기의 불교가 그대로 심어져 있다. 여기서는 후기에 이루어진 경전처럼 현학적이고 번거로운 교리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부처님은 그와 같이 단순하고 소박하게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모순과 갈등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해탈의 저 세계彼岸에 이르는 길을 말씀하신 것이다. 진리란 간단 명료한 것임을 우리는 이 경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을 읽는 독자들은 그 단순한 형식이 먼저 눈에 띌 것이다, 어떤 때는 지리하리만큼 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서 초기 경전의 소박한 형태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구절마다 눈을 뜬 사람의 인간미가 배어 있는 점에 주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은 후기 경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가르침을 듣고자 찾아와 묻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알아듣기 쉬운 표현으로 피안에 이르는 길을 차근차근 말씀하신 것이다.
이 경전의 중요한 부분은 본래 운문인 시의 형식으로 되어, 읽히기보다는 읊어졌다. 시가 지닌 아름다움을 언어의 구조가 다른 말로 옮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예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데 치중해 한결같이 산문으로 옮겼다. 그러면서도 이 경전이 지니고 있는 의도적인 표현만은 다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
대승 경전만을 읽다가 이 경에서 풀어 쓴 듯한 용어를 만나면 오히려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불교 용어로 굳어진 것은 후기의 일이고, 초기에는 단순한 표현으로 썼다는 것을 이 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용어로 굳어지기 이전의 용어가 접근하기 쉬�� 것 같아 본래의 표현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결한 주를 달았다.
이 경에 대한 번역본이 유럽에서는 19세기 이래 여러 차례 출간되었는데, 그 중 자주 인용되는 것만 하더라도 3종의 영역英譯과 2종의 독역獨譯이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5종의 번역이 있는 걸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자의 번역으로 <한글대장경>에 수록 소개된 바 있고, 정음문고正音文庫로도 펴낸 적이 있다. 번역의 대본은 <남전대장경>을 사용했고,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교수의 번역에 힘입은 바 컸음을 아울러 밝힌다.
끝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미리 당부할 말이 있다. 모든 경전이 다 그렇듯이 지혜의 책인 이 경전도 소설이나 일반 산문과는 달리 흥미 있는 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구절씩 음미하듯 읽어 가면서 현재 자기 자신의 삶을 ‘이 거울’에 비춰 본다면 새로운 인식과 깨달음의 지평이 열릴 줄 믿는다. 그리고 이 경전을 읽어 가는 동안 순수한 초기 불교의 모습과 그 무렵 종교와 사상계의 흐름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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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중국 소수 민족 '묘족'>은 어떤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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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은 어떤 민족?
네이버 캐스트에서 소개된 중국 소수 민족, <묘족>
12월 21일, 네이버캐스트 메인에 <중국 소수민족 연구>에 관련된 컨텐츠가 등장하였습니다 :)
장안의 화제인 ‘묘족‘은 어떤 민족일까요?
출처 : MBC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 ‘피에스타’의 외국인 멤버 ‘차오루’가 자신이 묘족 출신임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차오루 양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연예인 중 묘족 출신은 나밖에 없다. 내가
‘희귀템’이다” 라고 말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중국의 소수 민족인 묘족, 정확히 어떤 민족일까요?
한국학술정보의 <56개의 민족, 하나의 나라 : 중국민족지 3>, <도화직금>
이 두권의 책을 통해 ‘묘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네이버캐스트에 소개된 <중국 소수민족 연구>는
아쉽게도 절판이 된 책이랍니다..ㅠ_ㅠ)
묘족
[ 苗族 , Miao ] 저항 정신이 강한 ‘동방의 집시’ 민족
◆ 민족의 기원 및 역사
2000년 제5차 중국인구보편조사 자료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 묘족은 894만 116명이 있으며, 인구 총수는 전국 소수민족 가운데서 4위를 차지하는 민족 입니다.
묘족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며 형성된 정론은 없다고 합니다.
묘족은 수천 년의 역사 속에 늘 한족과 대립, 저항하면서 주로 산간지대를 중심으로 자주 이동하며 살았기 때문에 이른바 “산지의 이민”, “유동하는 민족”, “동방의 집시”라고도 불린다고 하는데요, 묘족은 시기에 따라 모여 살다가 ��어지기는 반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민족이 묘족화 된 경우도 있으며 반항정신이 강렬하여 역사상 봉건적인 통치와 압박에 저항하는 봉기를 여러 차례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 ‘묘족’의 문화 · 예술
이담북스 블로그지기는, 두 권의 관련 도서를 살펴보던 중 ‘묘족’의 문화·예술 분야의 관심이 가더라구요 🙂 이들의 전통 복식, 문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전통 공예 >
묘족 전통공예로는 납염(蠟染), 자수(刺繡), 도화(桃花), 색종이 장식공예(剪紙) 및 은(銀)세공품 제작 등이 있습다. 제조 공예기술은 도화(挑花), 자수(刺繡), 납염(蠟染),
직화(織花), 양화(鑲花) 등이 있으며, 그중에도 납염 공예는 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도안 및 색채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습니다.
두화침
[정교한 제작기법으로 만들어진 도화]
출처 : <도화직금>- 중국귀주민족민간미술전집 (한국학술정보)
< 전통 복식문화 >
사진 출처 : 이담북스 <56개의 민족, 하나의 나라 : 중국민족지 3>
전통 문화가 물씬 묻어나는 묘족인들의 사진을 살펴 보니, 이들은 의상을 비롯해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화려한 문양을 선호하는 것을 볼 수가 있네요 🙂
묘족의 전통복식은 매우 화려하고 다채로우며 양식이 상당히 많고 공예기술이 독특하여
민족적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묘족의 전통복장은 중국 내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화려한 복장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소수민족, ‘묘족’의 기원과 전통 문화를 살펴보았는데요 🙂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민족’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묘족’에 관하여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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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족
[(1) 인구와 분포] 묘족의 인구는 2000년 현재 8,940,116명이며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인구규모가 장족(壯族), 만주족 및 회족에 이어 네 …
terms.naver.com
▶ 이 포스팅에서 소개된 책
중국민족지 3
작가
양성민, 딩 홍|치후이준|장궈지에|수파샹
출판
한국학술정보
발매
2015.06.12.
중국 56개 소수민족의 일상적인 삶과 사회관습에 대한 안내서!
이 책은 민족학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중국의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각 민족에 대한 내용을 통해 중국을 이루는 56개 민족이 자체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몇천년의 밀접한 문화교류와 문화융합을 이루고 있었음을 알려줄 것입니다.
도화직금
작가
마정영
출판
한국학술정보
발매
2015.09.04.
귀주(貴州) 민간전통 도화(挑花)와 직금(織錦)
귀주의 도화와 직금은 중국 소수민족 사이에서 민족 특색을 갖춘 민간 전통 공예로 발전하였습니다. 예로부터 귀주 소수민족은 도화와 직금을 다른 전통공예와 결합시켜 제작자의 정신 및 민족성을 담는 동시에 복식과 생활환경을 장식하는 등 일상생활에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경제 발전과 더불어 도화와 직금도 점차 유명해져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의 소수 민족이 어떠한 문화적 특색을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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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 김연수 /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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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 김연수 / 히가시노 게이고
요 며칠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 비
이젠 진짜 겨울이 온 것 같아요~
오늘은 간만에 교보문고에 다녀왔어요.
날 맑은날은 잘 안 움직이고 요새 자꾸 비오는 날에만 외출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게 더 익숙한 일이지만
그래도 가끔 서점에 나와 빼곡한 책들 사이를 산책하는 것도 꽤 좋습니다.
비도오고 그냥 집에 짱 박혀서 책이나 읽고 싶었던 어느 날이었드랬죠
2016년 트렌드에 관한 책들을 보니까
올 한해도 정말 다 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정말 100% 핑계) 책을 많이 읽기 못한거 같아요.
사실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도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건데…
(그 취지에 많이, 여러 번 벗어나긴 했죠 ;;)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볼까봐요
요즘은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소설책이 막 읽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데려온 아이들 입니다.
오늘은 3권!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그리고 나의 사랑 김연수 작가님의 책 두 권입니다.
제목 보면 아시겠지만 신작은 아니고
김연수 작가님의 첫 소설이었던 <스무 살> 다시 미발표작을 포함해 출판된거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읽었기 때문에 패스~
그런데 이 책은 사연이 좀 있어요.
이렇게 새로 출판되기 전 까지 절판이 됐던 책인지라
그 책을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는 거…
그래서 곧 새로 나온 아이로 다시 데려올 계획입니다.
오늘은 미친듯이
책이 읽고 싶었어요.
해가 지고 시작해 읽기 시작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정말 제가 원했던 소설이에요. 흐흐
너무 재밌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
오늘밤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다 읽고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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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4�� 월요일이다. 비는 오지 않았다.
<보스토크> 다크투어리즘 편을 읽다 《슬픈 미나마타》(달팽이출판, 2007)라는 책을 발견했다. 꼭 읽어보고 싶어 찾아봤는데 이미 절판인 책이었다. 이미 절판이 된 거고, 계약이 종료됐다면 검토를 한 뒤 복간까지 할 마음도 있었다. 확인하고 싶어 출간된 다른 책 판권면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회사 혹은 가정집 전화번호 같던 번호는 어느샌가 핸드폰으로 연결되었고, 아마 출판사 사장님인 듯한 분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혹시 달팽이출판사 아닌가요?”
“네, 맞는데요.”
“여쭤볼 게 있어서요. 혹시 ‘슬픈 미나마타’는 완전히 절판된 건가요?”
“아, 그게 계약 문제 때문에 해결 중이라서요..”
“아, 그럼 제가 구할 방법은 없을까요?”
“제가 한두 권 정도는 갖고 있어서 보내드릴 수 있는데요.”
“그러면 한 권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문자로 주���랑 연락처랑 성함 남겨주세요.”
“그럼 선생님 연락처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나는 사장님의 연락처를 받아 문자를 남겼다. 사장님은 알겠다고 한 뒤 몇 시간이 지나 책을 보냈다고, 책값은 만 원만 받겠다고 했다(원래 정가는 12,000원이다). 어차피 서점에 35~40퍼센트 정도 떼주는 거니 그 정도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계좌번호를 달라고 해 입금했다.
오늘 집에 와보니 달팽이출판사로부터 온 소포가 도착해 있었다. 파주에서 온 우체국 소포였는데, 소포비가 3,500원이었다. 그러니까 이 책의 값은 6,500원이 된 거고 사장님께 떨어진 돈은 6,500원이었다. 아무리 품절된 책이라 해도 6,500원이라니. 오늘 내가 먹은 밥값과 커피값을 합치면 만 원이 넘을 텐데, 이동한 택시비만 합쳐도 2만 원 가까이 되는데. 6,500원이라니.
나는 갑자기 너무 슬퍼져 이 일을 써놓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폴 오스터가 쓴 《빵 굽는 타자기》(열린책들, 2002)가 떠올랐다. 희곡을 쓴 폴 오스터가 그 희곡을 여기로 저기로 팔면서 결국 자기 손에 떨어진 돈에 대해 쓴 글이 있는 책이다.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예를 들어, 6,500원이라면 폴 오스터는 “고작 6,500원이었다. 내가 쓴 글로 내 손에 떨어진 돈은 고작 6,500원이었다”라는 식으로 썼던 것 같다.
검토를 맡기고 이 책을 낼까 말까 고민하다 계약을 하고, 본문과 표지를 디자인하고, 문안을 써내려가고, 보도자료를 쓰고, 서점에 출고를 하면서 든 그 많은 시간의 값은 고작 6,500원이 되었다. 글값은 이렇게나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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