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지 10주차가 되어간다. 아마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고난 뒤 생리를 한차례 했으니 그 사람의 아이는 아니지 싶다.
계속 속이 좋지 않고 잘 먹지 못해 살이 좀 빠졌다. 가슴도 좀 커지는거 같아 몸매가 이전보다 나아진게 의아하다. 둘째를 낳고서도 허리라인이 돌아오게 될까? 내 생활습관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거울에 비친 알몸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걸 좋아하는 나르시스트로서 드는 생각.
임신전에 끄적이는 말로 임신을 하게 되면 한국으로 가 마음껏 질내사정을 당해보고 싶다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역시나 미친생각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그때의 내가 미쳐 있었거나.
10월즘에 한국에 갈 것 같다. 부모님도 보고 지하철을 타고 혼자 다녀보고 아이와 함께 한국의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싶다.
남편이 얼마전에 회식같은 걸 하고 와서는, 지인이 이혼하게 될 것 같다는 얘길 했다. 와이프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우울증이 심해지고 아이도 돌보지 않는댔다. 그 두사람의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아마 섹스를 한지도 꽤 되지 않았을까. 부부 사이의 일은 부부 밖에 모르므로, 와이프는 어떤 불만을 갖고 이혼하자 얘기했는지 모른다.
그와 별개로 두사람의 아이들을 만난적이 있는 나는, 문득 그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 엄마의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이라니. 또한 나에게도 그런일은, 이혼이란 일은 있으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 자신을 위해서든 우리 가족, 아들을 위해서든 말이다.
최근에는 지금의 내 삶, 주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매일 나를 배려해주고 내가 속이 안좋다고 나를 주물러주고 먹을 걸 생각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다.
시즌 3까지 다 봤다. 너무 큐트 한 엔딩이었어❤️ 내가 이래서 10대들의 사랑 이야기에 미쳐. 막 퇴폐적이고 망가뜨리고 망가지고 눈물 나고 짠하고(like '가십걸'의 척+블레어) 그런 거 말고요. 이렇게 풋풋한 분위기 나는 거. 근데 진짜 시즌 4 안 나와요? 약혼까지 한 뒤에도 가야 할 길이 삼만 리인데.
전야 (前夜) (The Eve) • Ko Ko Bop • What U do? • Forever • 다이아몬드 (Diamond) • 너의 손짓 (Touch It) • 소름 (Chill) • 기억을 걷는 밤 (Walk On Memories) • 내가 미쳐 (Going Crazy)
*수프
1.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나가야 직성이 풀렸던 그때, 구글맵으로 이미 눈여겨봐둔 카페를 찾아갔다. 당시 머물던 곳에서 여러 블럭 걸어야 되는 곳이었는데 마침 추적추적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에코백에 책을 넣고 그렇게 저벅저벅 걸어갔다. 늘 자주 갔던 방향이 아니었기에 조금은 낯설었지만 몇 번이나 구글맵을 확인하면서 도착한 그곳은 생각보다 더 넓었고 서양인들이 은근히 많아 갑자기 발리가 생각나기도 했다. 두툼한 메뉴판을 열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메뉴판 한 쪽 면이 전부 수프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눈길이 갔고, 창밖에 비가 내리니 오랜만에 따뜻한 게 먹고 싶어져서 바로 카운터로 달려가 캐럿펌킨수프를 주문했다. 그리고 메뉴판에 수프 옆에 사워도우인지 바게트인지 모를 빵이 있길래 제발 맛있는 사워도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일단 빵도 추가로 주문했다. 그리고 창가에 앉아 가져온 책을 꺼내고 몇 장을 읽고 있었는데 직원이 수프를 서빙해줬다. 생각보다 수프를 담은 그릇이 굉장히 컸다. 수프를 한 술 떴는데 역시 수프는 실패하지 않았고 바라던 사워도우 대신 바게트가 나왔지만 따뜻하면 뭐든 맛있으므로 식기 전에 야금야금 열심히 뜯어먹었다. 그렇게 앞으로 일어날 다채롭고 다이나믹하고 정신없는 일들을 모른 채 비 오는 어느 평화로운 날을 즐기며 수프와 빵을 먹고 있던 내가 있었다. 그 카페를 내가 한 번밖에 못 갔다니. 다음 번엔 꼭 가게 이름을 딴 브로콜리수프도 먹고 말리라.
2.
요즘 진한 토마토수프가 먹고 싶은데 왜인지 모르게 토마토 페이스트를 사는 건 싫다. 그냥 집에 있는 토마토 다 넣어서 수프로 만들어버릴까? 내가 원하는 맛이 나올까? 근데 사실 저 토마토들은 그냥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내가 원하는 수프는 역시나 통조림을 통해 만들어져야겠지? 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그냥 열심히 토마토만 먹고 있는 요즘이다.
-Hee
*수프
가스파초를 처음 먹어본 곳은 제주도에 있는 스페인 음식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페인에서 차갑게 만들어 먹는 스프. 나는 스프가 차가울 수도 있다는 부분에서 한 번,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파프리카, 오이의 향이 어우러진 맛이 대단히 친숙하면서도 낯설게, 신선하면서 맛있게 느껴진다는 부분에서 다시 한번 놀랐었다. 불볕더��에도 콩국수, 냉면 같은 차가운 음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나였는데 먼 나라의 냉 스프 한 접시에 나는 스페인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 음식을 먹는 사람은 스페인에 감사 인사를 올리러 한 번은 와야 할 것이란 선고를 당했던 것 같다.
가스파초는 한여름이 생각나는 맛이다. 토마토, 파프리카의 가격이 너무나 많이 올랐지만 가스파초를 만들어서 냉장고에 두고 며칠이나 먹는 정도의 얌전한 사치는 허용해도 될 것이다. 달리기에 미쳐 사는 요즘이라 뜨거운 여름이 더더욱 두려워지는 가운데 또 한편으로 반갑게 기다려지는 이유는 가스파초를 만들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Ho
*수프
삿포로에 여행을 갔는데 유명하다는 스프카레를 못먹었다. 삿포로는 진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여행지다.
일본에 굳이 여행을 가고 가서 돈쓰는게 마음이 아직은 편하지는 않은데 삿포로는 꼭 다시 가고 싶다 생각했다.
눈이 오고 추운날씨지만 왠지 포근했던 그곳에 다시 가고싶다. 그땐 꼭 스프카레를 먹어야지.
가이드 말로는 브로콜리 튀김을 꼭 추가하라고 했다.
세상은 넓고 우린 아직 젊다.
가고싶은 곳이 많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자유롭기 위해 지금은 투자하는 기간으로 삼자.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의외로 빨리.
이 노래는 해금, yeah
올라타 봐 지금, yeah
복작대는 리듬 어쩌면
이 또한 또 다른 해금
⁕ 해금 - to lift a ban
해금 is also the name of a single stringed traditional Korean instrument but the hanja for "lifting a ban" is the following:
- 解 풀 해 - to lift, free
- 禁 금할 금 - to ban
⁕ 올라타다 - to get on
⁕ 지금 - now
⁕ 복작대다 - to bustle, swarm
⁕ 리듬 - rythm
⁕ 어쩌면 - maybe
⁕ 또한 - also
이 노래는 해금, yeah
올라타 봐 지금, yeah
복작대는 리듬 어쩌면
이 또한 또 다른 해금, yeah
해석들은 자유, yeah
개소리는 아웃, yeah
표현들의 자유
어쩌면 누군가의 죽음 사유
그것 또한 자유일런지
당신의 판단과 추측엔 확실한 신념들이 있는지
당신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가 동일하다 믿는지
그렇다면 주저 말고 올라타 봐
금지된 것들로부터의 해방
각자의 취향조차 이해들을 못 하는 불행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이 노랜 금지된 것을 푸는 것뿐이지
허나 자유와 방종의 차이쯤은 부디 구분하길
이 노래는 해금
올라타 봐 지금
복작대는 리듬
또 다른 해금
⁕ 해석 - interpretation
⁕ 자유 - freedom
⁕ 개소리 - bullsh*t
⁕ 표현 - expression
⁕ 죽음 - death
⁕ 사유 - cause
⁕ 판단 - judgement
⁕ 추측 - assumption
⁕ 확실하다 - to be sure
⁕ 신념 - belief
⁕ 타인 - others
⁕ 동일하다 - to be the same
⁕ 주저하다 - to hesitate
⁕ 금지되다 - to be forbidden
⁕ 해방 - liberation
⁕ 각자 - each
⁕ 취향 - taste
⁕ 이해하다 - to understand
⁕ 불행하다 - to be unhappy
⁕ 시대 - generation
⁕ 풀다 - to undo
⁕ 허나 - however
⁕ 방종 - self-indulgence
⁕ 차이 - difference
⁕ 부디 - please
⁕ 구분하다 - to differentiate
쏟아지는 정보들은 상상의 자유들을
금지시킴과 동시에
사상의 통일성을 원해
꽤나 머리 아픈 각종 노이즈는 눈을 가리고
이제는 생각의 자유조차 범해
각종 논란들은 판단들의 혼란들을
야기시키고 또 쉴 틈 없이 생산되네, uh
과연 우릴 금지시킨 건 무엇일까
어쩌면은 우리 자신 아닐까
자본의 노예, 돈들의 노예
증오심과 편견 혐오의 노예
유튜브의 노예, 플렉스의 노예
이기심과 탐욕이 미쳐 날뛰네
눈 감으면 편해, 모든 게 뻔해
이득에 따라서 뻔히 갈리는 견해
시기와 질투에 다들 말야 눈들이 머네
서로가 서로에게 족쇄를 거는 것도 모른 채
⁕ 쏟아지다 - to pour, spill
⁕ 정보 - information
⁕ 상상 - imagination
⁕ 동시에 - at the same time
⁕ 사상 - thought
⁕ 통일성 - unity
⁕ 원하다 - to want
⁕ 각종 - various
⁕ 눈을 가리다 - to cover one's eyes
⁕ 논란 - controversy, dispute
⁕ 혼란 - chaos, mess
⁕ 야기시키다 - to cause havoc
⁕ 쉴 틈 없이 - without a rest
⁕ 생산되다 - to be produced
⁕ 우리 자신 - ourselves
⁕ 자본 - capital
⁕ 자본주의 - capitalism
⁕ 증오심 - hatred
⁕ 편견 - prejudice
⁕ 혐오 - loathing
⁕ 노예 - slave
⁕ 이기심 - selfishness
⁕ 탐욕 - greed
⁕ 날뛰다 - to leap
⁕ 편하다 - to be comfortable
⁕ 뻔하다 - to be obvious
⁕ 이득 - profit
⁕ 갈리다 - to be split
⁕ 견해 - point of view, opinion
⁕ 시기 - jealousy, envy
⁕ 질투 - jealousy, envy
⁕ 눈이 멀다 - to be blind
⁕ 서로 - each other
⁕ 족쇄를 걸다 - to shackle
정보의 쓰나미에서 쓸려 내려가지 말길
우린 자유와 방종의 차이쯤은 모두 구분하니
⁕ 쓰나미 - tsunami
⁕ 쓸리다 - to be swept away
⁕ 내려다가 - to go d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