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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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Big Hit’s Tweet + J-Hope’s Letter for Naver News
[기사] #BTS #제이홉, 오늘(29일) 신보 발매 "좋은 음악이 좋은 춤을 만든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11/0004320348
[Article] #BTS #jhope, New Album Out Now (March 29) "Good music makes good dance"
(See image for letter translation.)
Trans cr; Aditi & Rinne Typeset cr; XPXOXD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240329#j-hope#hoseok#hobi#bts-trans edit#this letter is so heartwarming#hope on the street vol. 1#bighit#official#twitter#naver news#bts#ba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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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눈은 감정과 같아서 녹고나면 지저분한 흔적과 치워내기 위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염화칼슘으로 급하고 녹여도, 다시 물이 되어 얼어버리곤 오히려 더 미끄러워진다.
소복 소복-, 눈을 밟는 소리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새 다 젖어버린 신발과 바지 끝 단이 몸을 다시 시리게 만든다. 언제쯤 이런 낭만에 취하지 않고도 따스한 사람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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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는 7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이 타이틀이 영화의 모든 면을 대변하진 않지만 그만큼 훌륭한 작품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걸쳐 구축한 감독의 연출관을 시상의 주요 기준으로 본다면 수상 결과에 수긍한다. (기생충도 동일하게 생각함)
<아노라>의 감독 션 베이커는 주로 사회적 약자들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 사실 사회적 약자를 소재로 한 독립영화들은 차고 넘치기 때문에 소재 보다도 연출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션 베이커는 동정과 연민은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인물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게끔 연출한다. <아노라>에 있어 가장 뚜렷한 반증은 본명인 ‘아노라’ 보다 더욱 불리우길 원했던 이름인 ‘애니’를 크레딧에 올려둔 점. 션 베이커의 유머를 곁들인 관조적인 시선은 (마치 평양냉면 같은) 묘한 매력이 있다.
<아노라>의 1막은 하이틴 무비, 2막은 로드 무비, 3막은 성장 영화의 문법을 따른다. 하나의 서사로 얽혀 있지만 막 마다의 연출과 촬영 기법에 큰 차이를 두기 때문에 옴니버스의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언뜻 보기엔 앞선 두개의 막과 상반되는 3막이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일까 싶지만(엔딩신이 워낙 인상에 깊게 남기도 해서), 션 베이커가 가장 이야기 하고 싶은 동시에 애정을 갖는 시퀀스는 2막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혼을 막기 위해 이반을 찾아나선 애니부터,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토로스, 막상 사건 해결에는 별 관심이 없는 가닉과 묵묵히 이 상황을 관찰하는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이고르까지. 이반을 찾아나선 네 명의 동상이몽. 이들은 모두 이민자 혹은 그 2세라는 점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다. 넘어지고 깨지고 버려지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인물들(어떤 기준으로는 사회적 약자인)이 모여 어떻게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션 베이커가 보는 현 시대의 미국 사회가 아닐까 싶다.
ps. 국내 메인 포스터와 카피는 최악, 그에 휘둘리지 않고 꼭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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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터 하나하나씩 병이 생기고 있다. 근데 하필이면 내가 걸리는 병은 왜 완치의 개념이 없는지. 그 지점이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든다. 약 먹고 낫는 병이면 좋겠는데, 나는 그냥 평생을 이 병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건가? 나이가 들면 더 약해지겠지? 덜컥 겁이났고,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와중에 제일 싫었던 것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지배적으로 커지는게 너무 싫었다. 내가 잘못 살아온 것 같단 생각, 다 틀려먹었다는 생각까지 포함해 병든 몸이 결국엔 생각까지 병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만 들 땐 대체 어떻게 나를 달래야 하지? 몇 주 동안 나와 떨어져 생각을 정리했다. 내가 또 어쩔 수 없는 일에만 메달렸구나, 그럼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지. 그래 원래 삶은 고쳐가는거야. 그리고 인생 전체가 오답인 삶도 없다. 전부 정답인 삶도 없고. 정답과 오답이 섞여서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게 사는거라고... 기운내!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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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 민음사
드디어 읽었다, 1984.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던 건 이게 지금 쓰인 글보다도 더 현재 같다는 점. 요즘 여론조작은 너무 쉬어 보인다. 모든 것이 조작이고 세뇌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몸이 떨린다. 진실은 사라지고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조차 사라지면 결국 어떻게 되는 걸까. 마지막에 가서는 글을 읽는 것조차 힘들었다. 패배감은 사람을 이렇게 무겁게 만든다. 결국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힘을 기르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는 램프의 불꽃처럼 대상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바꿀 수 있는, 추상적이면서도 방향감각 없는 감정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낱말 수는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의식의 폭도 좁아지게 되는 거지."
"같은 패배여도 더 나은 패배가 있는 법이야."
"평등이 있는 곳에 올바른 정신이 깃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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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하고도 반 년, 오래도 만났다
너와의 이별에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더 이상 쉽게 서운해지지 않는 마음이
소홀해진 우리 사이를 말하는 것 같아서
그 안의 상처 받은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주려 이별을 고했다
시간은 약이지만 시간은 기억을 미화시켜
너를 더 그립게 만든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멀어진 몸만 남은 지금
이별을 고하던 그때로 돌아가
눈물 짓는 네게 미안하다며 품에 안기고 싶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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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은 역시 먹는거다
일년 내내 연락 없다가 연말에 몰아서 얼굴 한번 보는 친목이라면 그건 친목이 아니라 친목을 빙자한 의무 아닐까..?
평소에 잊고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서먹하거나 낮설지 않은 사이 이런게 친구고 이웃이고 동료다
괜히 잊혀질까 불안해서 나중에 혹시 써먹을데 있을까 싶어 갖는 친목모임은 부담이다
그런 모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이번 한밤중 사태같은 사고를 만든다 ..
밤엔 그냥 잠만 자자 ..
고기는 딱 점심때 까지만 밤엔 소화도 않되고 살쪄요 .. ㅋㅋㅋㅋㅋ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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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윤희에게>는 여러 번 봤다. DVD는 친구가 내게 선물해 준 거고 어제 처음 틀어봤다. OTT와는 다른 DVD만의 감성이 있다. 새로 구입한 리더기가 잘 되나 잠깐 틀어보고 끌 계획이었는데, 배는 고프니까, 방안으로 호밀빵과 딸기잼을 가지고 들어와 각 잡고 보고 있더라. 설렜다.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영화가 세상에 있다는 것이.
그리고 청룡영화제. 신인 감독상에 조현철이 수상한다. 카메라는 상을 받으러 무대로 올라가는 그를 비췄고 그의 팔목에는 노란 팔찌가 채워져있었다.
<윤희에게>와 조현철이 차고 있는 노란 팔찌를 보고 인류가 쥐고 흔드는 무자비한 폭력과 그 폭력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우리와, 취업하기 위한 면접을 앞두고 가게 문 앞에서 서서 조금 떨고 있는 윤희가 겹쳐보였다. 엄마 잘하고 오라는 딸의 응원. 우리가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건 응원뿐인 것이다. 때로는 너무 사소하고 흔해서 잊어버리고 마는 응원 말이다. 그런데 서로를 응원함으로써 돈독해진다. 유대감을 남긴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에너지를 만든다. 세상에 많은 창작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다. 혼자가 아니라고. 우린 연결되어 있다고.
추신: 나도 네 꿈을 꾼다는 말에 의미는 임대형 감독이 자기와 같은 동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가 서로의 꿈이 되어 편지를 주고받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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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잎의 여행
와잎이 친구와의 4박5일 해외여행에서 돌아왔어. 와잎은 피곤한듯 먼저 씻고 잠이 들었어. 난 그녀의 여행 캐리어를 열었어. 그리고 빨래를 모아놓은 봉투를 열었어.
티팬티가 2장이 있었어. 그리고 신었던 검은 스타킹 2개와 가터벨트도 있었지. 모두 내가 사준적도 없었고, 와잎의 옷 서랍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야.
그리고 나머지 짐들에서 입지 않은 팬티가 있었어. 그리고 자주색 우머나이저도.
왜 와잎은 6개의 팬티 중 티팬티 2개만 입었을까.
왜 와잎은 더운 동남아로 여행을 가면서 가져간 하늘거리는 꽃무늬 긴원피스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스타킹을 가져가 신었을까.
왜 와잎은 불편해 보이는 가터벨트를 입었을까.
내가 사준 우머나이져는 검은색인데 색깔만 다른 똑같은 우머나이져를 왜 가지고 있을까.
와잎은 3일을 노팬티로 다녔을까. 아니면 팬티가 필요 없었을까.
가져간 원피스와 어울리지 않은 검은 스타킹과 가터벨트는 언제 입었을까. 아니면 원피스 없이 입었을까.
우머나이져는 혼자 썼을까. 아니면 누군가 와잎을 위해 썼을까.
와잎의 짐은 날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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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시험
그런 날이 있다.
왠지 모르게 계속 하늘이 나를 시험하는 것만 같은 그런날.
나는 왠지 나의 오늘이 그랬다.
조금 빨리 눈을 뜨고 이른 햇살을 받을 때 기분이 묘했다.
속이 좀 더부룩한 느낌이 들어서 괜스레 따뜻한 물도 끓였다.
안하던 습관에 온 신경이 놀란 것처럼 괜히 찌뿌둥한 느낌이 들었다.
해가 뜨는 시간을 만끽하면서 어제 개켜둔 옷을 입고 잔뜩 어지른 자리를 정리했다.
이따금 울컥거리며 목 언저리에 어떤 것들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토악질인지 울분인지 모를 그런거.
온데간데 없이 삭막한 공기 그래서 나는 또 시험에 든다.
네가 없는 어떤 날을 어떻게 이겨낼지 이렇게도 이른 시각부터 나를 시험한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Ram
*시험
1. 불가피한 학교 시험, 자의에 의한 시험 모두 스트레스를 동반하지만 시험 보기 직전, 시험 준비가 어느 정도 다 되었다고 생각해서 자신감 70%, 혹시 모를 (내가 공부하지 않은 범위가 나온다든지, 공부를 한 부분이지만 너무 심화로 변형되어 나온다든지 등등) 일에 대한 불안함 15%, 떨림과 긴장감 15%가 내 몸의 전체를 짜릿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오는 짜릿함을 느끼는 내가 변태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2. 아무 걱정 없이 학교 시험을 대비한 공부만 했던 때가 좋았던 때였을 지도 모른다.
3. 대학교 시험 기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종종 과거에 도서관도 못 가게 한 사람이 생각난다. 나를 꽁꽁 숨기고 싶어 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었던 것인지, 도무지 지금도 그 심정은 알 수 없고, 이해도 안 된다. 근데 그때 바로 이상한 낌새를 애써 외면하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제일 이상했다.
-Hee
*시험
가장 최근에 치른 시험이라 할 만한 일이 뭐였었나 생각해 보다 기억이 몇 년 전에 취득했던 전공 자격증 시험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20대에 해두자고 점찍어둔 일들 중 몇 가지는 여전히 숙제처럼 해치우질 못 하고 남아있는데, 그 시험 이후 몇 년 간은 정말이지 나태하게 살아버렸구나 하는 실망감을 느낄 뻔했다. 실의에 빠지지 않고 태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 숙제들이란 것들이 이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들인데다가,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족 구성원을 늘리는 일. 가족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 삶의 기반을 밀도 있게 다져놓는 일에 더 집중하며 시간을 쏟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을 쪼개고 집중하면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긴 한데, 요즘은 현상 유지(집, 금전, 가족문제 등) 그 자체가 시험이랑 다를 바 없어서 무언가에 아등바등 매달릴 여력이 없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또 스스로의 한계를 낮춰버리면서도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마주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그저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 우선순위대로 몇 가지씩은 늘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Ho
*시험
나는 대학을 다시 들어간 만학도이다. 이번 주에 중간고사가 끝났는데 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힘들었고 공부에 치여서 마음이 복잡하니까 계속 조급함 때문에 서두르게 되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면서 보는 사람이 숨이 막힌다면서 졸업만 하고 면허만 딸정도만 하라는데 그게 잘 안됐다. 학교가 친정이랑 더 가까워서 친정에서 지내며 남편이랑은 3주동안 주말만 만났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남편도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해서 나는 이중으로 너무 힘들었다. 남편이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바로 내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 심리센터에서 하는 심리상담으로 버텼다.
한날은 지친 체력과 복잡한 마음속에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무겁게 다가와서 스카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근데 이 울음도 빨리 끝내야 했다.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눈물샘과 내 마음 끄트러미 어디쯤에 눈물을 달고 공부했다. 그렇게 한 공부 치고 시험에서 다 맞지 못했지만, 이번 중간고사를 계기로 오히려 공부에 대한 내 생각과 태도를 정리할 수 있었다.
결국은 이 모든 건 내가 그리고 우리가 더 나아지기 위함이고, 인생에 있어서 이런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한다. 남은 내 여정을 잘 마치고 남편이랑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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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을 회상하고 사는가
나는 어릴 적 멋지다고 생각했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 끝내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자라난 내가 곱씹어보는 내 직업은 그다지 멋진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일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 난 어떤 일을 했어야 더 잘 살 수 있었을까. 스물 여섯의 나이 언저리에서 그런 생각도 좀 한다.
초면의 사람들이 자꾸 그런다.
지현씨 무슨 일 해요? 와 진짜 멋지다.
몇살이에요? 직업보단 어려보여서.
이런 소리 들으면 무언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불편함이 자꾸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사무실에 혼자 남았을 때 그런 생각을했다. 예전 만큼 일이 즐겁지도 않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리 흥미롭진 않다. 나에게 무슨 변화가 생기는 걸지 몰라도. 목표없이 매일 같은 사무실로 매일 같은 모습을 하고 출근을 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성실보단 되려 한심해 보일 때가 있다. 이런 마음들에 묶였다 풀리기를 수 없이 반복한다.
싫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요즘 하루가 힘들다. 난 원래 사람을 싫어하진 않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작은 무례함에도 쉽게 사람이 싫어지는 내가 보인다. 좀 친절한게 그렇게 어려울까. 너도 나도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내가 잘해주잖아. 너도 좀 내게 무례함 좀 걷어봐..
며칠전에는 P가 그리워서 조금 기분이 슬펐다. 나는 그 애에게 보고싶어도 보고싶다 말하지 못했고, 그 애가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이만하면 오래 버텼다. 원래 애초에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는 만남이었다. 하며 입모아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슬퍼진 걸 수도 있다. 그들의 말을 인정하긴 싫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이었으니까.
예전에도 말했다 싶이 나에게서 가장 슬프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만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그런 기분이 막상 찾아오니 어디서 부터 다시 단단하게 쌓아서 견뎌야 하는지 감이오지않는다.
베를린에서 서울로 돌아왔을 때, 다시는 내가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무거운 직감이 들었다. 일도, 사랑도, 인간관계도 전부 어딘가 정착하지 못하고 공중을 떠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쉽게 사람들이 싫어지다가도 외로움에 사람들을 곧 잘 찾기도 했으니까. 일을 하고싶다가도 돌아서면 일의 이유를 모르겠어서. 한때 그 기억의 여운이 날 무력하게 만들곤했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잘 살아가는 걸까? 하는 고민를 매년 끊지 못하고서 자문해본다. 결국 그에 따른 답을 구하지 못해 술한잔에 묻어버리곤하지만.
나 잘 살아. 잘 살게 될거야. 우리 모두 그럴거야. 내가 싫어하는 A도 잘 살거고, 내가 사랑하는 P도 잘 살거야.
잔뜩 취한 밤이 오면 그러한 말을 주저리주저리 해댔다. 누구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여줬으면 해서 그랬나 보다. 밖으로 내 뱉지 못하고서 속으로 말한다면 아무도 모르겠지마는.
그렇게 혼란과 싫증의 시간이 흐르고 유월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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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음주면 일본 여행을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지진도 나름 공부해보고, 그래서 대피소가 인근에 있을 법한 큰 곳들만 가려고 코스도 짜두었다. 늘 그렇듯 자극적이고 '당장 탈출하세요!-그럼 시발 1억 넘는 일본 전체 인구가 다 탈출해야하냐?' 같은 유튜버나 SNS 글들이 올라온다.
여행을 취소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그런 비전문가 병신새끼들한테 늘 휘둘리는 애인의 태도가 돌아보게 만든다. 옆에서 누구의 한마디에 항상 방향을 틀고, 하고싶은게 바뀌고, 그러면서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그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비관적이고 불평스러우며, 예민하지만 그럼에도 고민한다. 그렇다면 나의 애인은 생각하는 사람인가. 모르겠다.
운전 할 때 옆에서 먼저 호들갑 떨고 무섭다 부딪힌다 소리지르는 것도 이제 듣기 싫다. 이번 여행이 그냥 '주위에서 그러니까 가지말자.' 따위의 결론에 난다면 나는 이제 이 사람을 놓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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