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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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페이스북에 리처드 파인만이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주장하는 이미지가 계속해서 나오길래.
"It's Okay to say 'I don't know!' There's no shame in that! The only shame is to pretend that we know everything.
'몰라!'라고 말하는 건 괜찮다. 그건 쪽팔린 게 아냐! 진짜 쪽팔린 건 모든 걸 알고 있는 척하는 거."
구글 검색 결과 정확한 워딩은 아니고 긴 글을 요약한 거으로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모르는 게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모르는 놈이 아는 놈을 욕하는 '반지성주의'가 득세한 시대가 돼 버린 거 같은데.
아는 놈이라고 다 알진 못하고 부분의 진실을 약간 아는 정도라 약점 잡아 공격할 여지는 늘 다양하고 많다. 한편으론 조금 알거나 주워들은 거 갖고 유튜브 같은 데 나와 잘난 체 떠드는 얼치기가 얼마나 많았으면 이런 반감이 생겼을까 이해 가는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TMI", "안물안궁" 운운 지식을 향한 노골적 혐오를 드러내는 태도가 내 눈엔 인간 본연의 호기심을 근본부터 죽여 없애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라떼는 말이지, 심지어 (모두는 아니지만) 공대생일지라도 안 돌아가는 짱구 쥐어짜며 '순수이성비판', '논리철학 논고' 따위를 읽으려고 노력은 했다고. 무지(無知)가 창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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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는 사실 이유 없이 기분이 안 좋다고 찡찡거렸지만, 이유를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그런 문장이 나와버렸다. 현실을 직시하기 싫었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 싫었다. 직장 생활하는 와중에도 나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차 내고 씩씩하게 받으러 간 건강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해버려서 낙차 속에서 마음이 심란했던 거지 뭐 그래도 커피 한 잔 의 여유로 나름의 위로를 받고 왔다. 기성복 같은 커피가 아니라 정말 녹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연차 사용시 갈 만한 공간이라서 기부니가 좋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돈 문제도 그렇고 건강 문제도 그렇고 내가 너무 안일했나 싶어서 여전히 마음이 착잡하기만 한데, 이건 나보고 즐���고 놀고 떠드는 데에만 매진하지 말고 지극히 사적인 생활과 습관에 더 집중하라는 경고음 처럼 들려서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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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_kep1er: [Catch the Moment📸] #씨랩 에서 최초공개! 마시로의 첫 감자탕 먹방?! 히카루의 손가락 희생까지 😳 그만큼 감자탕이 맛있었다 이거예요 👍 (Kep1ian 오늘 저메추는 감자탕!)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먹방도 잘하고... 🥰✨
#sakamoto mashiro#ezaki hikaru#kep1er#mashiro#hikaru#femaleidol#さかもと ましろ#坂本舞白#마시로#사카모토 마시로#えざきひかる#江崎ひかる#히카루#femaleidols#t:update#kep1going on#variety show#behind the scenes#j-line#taken by staff#CLAB#jline#kep1going#kpop#ggnet#kep1ernetwork#femadolsedit#kep1ernet#gg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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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마스는 올해 방울 토마토 열매를 4개 만들었다. 지난 주말 수확해서 엄마랑 친구랑 나눠 먹었다. 내 욕심엔 열매를 조금 더 맺어도 좋을 것 같은데 열매보단 위로 자라는 게 더 좋은 모양이다. 이런 토마토도 있는 거지 뭐. 내겐 여전히 예쁘고 소중한 토마스 🪴🍅 토마스가 잘 자라주어 용기내서 다른 식물들을 더 들일 수 있었다. 제법 북적이는 나의 텃밭 🌵🪴🍀🌿🎍 다들 건강하자!
#2.
주말에 친구 생일이라 만나서 브런치도 먹고 고양이도 구경하고 궁금했던 서점에서 책 구경하고 가보고 싶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생일을 핑계로 봄과 가을에 만날 수 있어 좋구나 🥳 나는 특히나 봄과 가을에 태어난 사람들과 잘 맞는 것 같다. 친구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 요즘 고민과 생각, 최근에 보고 읽은 것에 대해 두서없이 마구 떠들어댔다. 이렇게 마음 편히 웃고 떠드는 게 아주 오랫만인 것 같았고 무척 좋았다.
#3.
집에 간 김에 엄마랑 저녁을 먹고 깜깜한 밤에 서울에 올라왔다. 버스 정류장에 혼자 남겨두고 싶어하지 않는 엄마를 보며 내가 아무리 어른인척 해도 언제까지고 걱정되는 딸이구나 싶었다 👩👧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여서 몸이 되게 피곤했는데 마음이 든든해져서 올라왔다. 가족과 친구, 우리집에서 채워지는 에너지가 따로 있는 것 같다 🔋⚡️
#4.
더위 때문에 멈췄던 포레스텝을 다시 시작했다. 만보를 채우기 위해 열시쯤 밤 산책을 나서는데 그 시간이 참 좋다. 집 안보다 집 밖이 더 시원한 것 같다. 맑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 나온 강아지들과 운동 나온 주민들, 데이트하는 젊은이들(?), 동네의 밤 풍경을 즐기는 산책���. 이 즐거운 시간은 길지 않을테니 즐겨둬야지 ✨
#5.
송파구 주민의 사진첩엔 롯데타워 사진이 가득! 의도하지 않아도 자꾸 보이고 날씨에 따라 조금 달라보이면 계속 찍게된단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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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 인사
설 명절 연휴 잘 보내고 계시나요?
지난겨울, 저는 스스로에 더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SNS를 보는 것고 쓰는 것도 줄이고, 저 자신을 지켜보며 지냈습니다.
운동을 엄청 빡세게 하려고도 했는데
그건 이런저런 사정과 핑계들로 잘 안됐고요.^^;;
운동은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연휴에 엄청 추워진다는데
동반자가 바빠 나무를 못 해서 마음이 급하던 차에
친구가 준 폐표고목으로 나무 창고 꽉꽉 채워두니 든든하고
새해 첫날부터 골골거리는 각시를 위해
동반자가 끓여준 떡국 한 그릇에 뱃속도 든든합니다.
여태도 드러나는 삶은 지양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물러앉아 성찰에 힘쓰며 살고자 합니다.
성찰 없이 떠드는 입은 해롭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소수의 분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하나는 계속할 생각이고요.
늘 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이번 해에도 복 많이 지으시고 늘 여여하시기를 바랍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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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하는 법”
***아쉽게도 소고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그의 글은 지난 주제를 끝으로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소고님의 빈자리를 474번째 주제부터 Om(옴)님이 채워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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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하는 법
꼬박꼬박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충분한 수면, 꾸준한 자기 개발 또는 자기 만족,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에 가는 일
그런 것들이겠지. 대단한 기준이라면,
대중매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나, 나를 사랑하고 내가 우선임을 잊지말라 한다.
그럼에도 삶은 이기적으로 살아갈 순 없다.
나는 나이기 전에 누군가의 딸이고, 누나이며, 친구이고, 후배이면서, 직원이고, 연인이기도 한 사람이라.
여러 역할 속에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언제 잊지 않고 챙길 수 있을까,
난 그렇게 팍팍한 삶도 아니지만 썩 말랑한 일상도 아닌 게 아닐까,
내심 나를 사랑해본 적 있었나 싶은 생각으로 괜스레 작아지는 날이다.
나는 사랑받기 마땅한 길을 걷고 있나?
-Ram
*날 사랑하는 법
“너는 널 사랑하는 법이 뭐야?”
“난 반신욕하는거랑 요가하는 거, 그리고 언니랑 톡하는 거랑 운동하고 요리하는거? 언니는?“
나는 해결할 수 있는 고민과 문제들은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해결하는 것, 그리고 신선한 원두를 쓰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것, 그리고 공부할 것들을 쌓아두고 공부하는 것, 언제든 읽을 수 있는 책을 마련해두는 것, 땀 잔뜩 흘리면서 온 체력을 다해 깔깔 웃으면서 운동하는 것, 마음에 드는 향수를 늘 뿌리는 것, 손톱과 발톱을 짦게 깎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두서없이 두런두런 아무 이야기나 하는 것 등등. 너랑 아무 생각없이 멍청이 같이 웃으면서 떠드는 것도 포함. 늘어놓자면 너무 많으니 글로 썼어. 메롱. 붕따우 걸.
-Hee
*날 사랑하는 법
공적인 배움의 기간이 종료되고 내 삶이 이제서야 시작되려던 때, 나는 이왕 살아야 한다면 허벅지가 터질 듯 힘껏 내달려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풍족하지 않았던 유년이, 늘 벌주고 다그치던 기숙학교에서의 몇 년이 나를 극단으로 내몰았다. 뭐든 시도하고 극복해 내야만 더 나은 삶을 살게 할 거라고. 그게 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그 마음 그대로 살아내진 못했다. 오히려 내가 나 스스로를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그럽게 살았다. 머릿속에 박힌 정답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에 마음이 지치고 괴로워 못 견딜 때쯤 나를 아프고 괴롭게 만드는 것은, 모르긴 몰라도 옳은 방법은 아닐 것이라 문득 깨달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는 이왕 살아야 한다면 최대한 편하게 살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 믿으며.
나는 숲이 아닌 나무를 보려고 노력한다. 먼 미래보다는 현재를 살 것이고 매 순간 작위적은 자극을 즐기고 사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힘을 아껴 나만큼 내 주변이 건재할 수 있도록 돌보는 데 쓸 것이다. 삶은 유한하기에 이 또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서 유효할 것이라 확신했다.
-Ho
*날 사랑하는 법
나를 사랑하는 법은 무엇일까.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애초에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는 사랑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사랑이 인생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가 사랑을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것은 아니였다. 그에게는 그를 사랑하던 부모님이 있었고, 그를 설레게 했던 연인이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는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까. 사랑을 분명 알지만, 어째서 거부하는 것일까.
이유는 그의 본질적인 이해에 있었다.
그는 이해를 통해 마음을 여는 사람이었고, 이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완전히 알아내지 못했다. 분명 자기 자신이지만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그에게 나를 사랑하는 법이란 자신을 이해하는데에서 시작된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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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식힐 겸 대충 한 바퀴 돈 뒤, 보겔의 의뢰를 해결하러 난민 캠프로. 일전에 발품 팔아 얻은 정보에 따르면, 난민 캠프는 스칼라디오 지역 빅토리아 다리 아래에 있다. 그래서 그 빅토리아 다리가 어디에 있냐하면...
바로 여기▲ 세이렌 사건 때 들렀던 뱃사람들 단골 술집(술취한 네덜란드인) 근처다.
빅토리아 다리에 이르러 아래로 시선을 보내자, 좁은 물줄기 옆으로 천막 또는 오두막 같은 것이 보인다. 길을 찾아 내려가는데, 캠프 쪽에서 들려 오는 성난 고함 소리. 뭐지, 이 소란은?
캠프 밖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말을 듣자니, 난민 캠프 안에서 누군가 살해 당한 것 같다. “우리 땅에 와서...”는 난민이 범인이라는 뜻인가? 사건 수습을 하러 왔는지 캠프 입구에 경찰관 한 명, 그 앞으로 사복 차림의 형사 같은 남자가 서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는 셜록을 보자마자 민간인 출입 금지라며 앞을 막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경찰로 변장하고 올걸. 혹시 모르니, 일단 정직의 미덕에 기대 신분을 밝혀 볼까?
안 통하네. 그럼 이번에는,
여전히 안 통하네.-.-
통할 리가 없는 것이, 남자는 경찰이 아니라 시청에서 나온 사람이었다. 그는 '로널드 할로우'라 자기 이름을 밝히며, 시청을 대표해 캠프를 감독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봉쇄구역 잠입 시도를 이유로 당신을 구금할 수도 있으니, 얼른 가시라고 셜록의 등을 떠민다.이 고지식한 공무원 같으니. 벌써 얼굴 도장 찍힌 마당에, 도로 가서 경찰 제복 입고 올 수도 없고. 어떡한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기왕 이렇게 된 일, 저장 파일 불러오기를 약점이라도 찾아서 물고 늘어지든, 다른 방법으로 거래를 시도해 보든 해야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선 할로우 씨가 어떤 인물인가 관찰부터 해 보자.
과하게 차려 입은 정장 - 격식을 중요시 하는 성격이거나, 권위 있게 보이고 싶어서? 땀으로 축축해진 손바닥 - 몸살 감기, 다한증, 아니면 심하게 긴장한 탓? 눈 밑의 다크 서클 - 간밤에 야근, 불면증, 또는 광합성 부족?
종합하면, 피곤에 찌든 사무직 근로자......
...는 버럭 하는 걸 보니 아니네. 당신의 열정을 몰라 봐서 미안합니다, 할로우 씨. 그런데 셜록의 말처럼 당신이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 같은데. 어쩌면 눈앞의 이 남자가 힘을 보탤 수 있을지도요?
셜록은 캠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 드리겠다며, 그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할로우는 그 말을 못 미더워 하지만, 어쨌든 도움이 필요했던 상황이라 같은 시청 동료인 척 셜록을 들여보내 주기로 한다.
할로우에게 현장 조사 허가를 얻어 낸 뒤, 셜록은 사건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난민들이 아프리카에서 코르도나로 들어온 시기는 약 1년 전. 밀수업자들을 통해서 배로 밀입국 했는데, 그들 손에 어느 창고에 숨겨 있다가 경찰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난민들은 이 다리 아래 캠프에 쭉 갇혀 지냈던 모양. 코르도나 당국은 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할로우는 그 결정이 인도적이기만을 빌며, 담당자로서 난민들을 위한 기금 아니면 식량이라도 구해 오려 애쓰는 중이다.
지금 난민들이 처한 상황, 그리고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의 한계를 그가 얼마나 답답해 하는지 한탄 섞인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까 그를 오해했던 게 새삼 미안한 기분이네. 생각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었잖아.
걱정 마세요, 할로우 씨. 이 사건은 제가 책임 지고...는 아니고, 눈앞의 이 남자가 잘 해결해 줄 겁니다. 이래 봬도 136년 묵은 저세상급 탐정이거든요. 플레이어 탓에 좀 전에는 삐끗했지만.
그리하여 셜록은 캠프로 들어간다.
캠프 안으로 들어서자, 머리 희끗한 경찰관이 셜록을 보더니 넌 뭐냐 묻는다. 아, 이 사람이 할로우가 말한 현장 조사관 '툭스베리 경위'인가 보군.
셜록은 할로우가 일러 준 대로, 시청에서 난민 업무를 조사하러 나왔다고 밝힌다. 툭스베리는 덕분에 할 일이 늘었다며 셜록의 개입을 성가셔 하면서도, 그가 묻는 대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한다.
빅토리아 다리를 지나가던 행인들이 캠프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에 이어, 한 남자가 난민들에게 공격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캠프를 지키던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이미 숨진 뒤. 남자의 시신은 하수도에 떨어져 있었으며, 가슴에 칼이 박혀 있었다.
피해자의 신원은 아직 불명. 시신에서 몇 가지 물건을 발견하긴 했으나, 출신을 확인할 만한 단서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툭스베리는 피해자가 난민에게 악감정을 품은 건달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그의 말로 미루어, 코르도나의 여론은 난민에게 절대 호의적이지 않다. 할로우가 유독 지쳐 보였던 이유도 알 만하다.
피해자가 한 명인 데 비해, 용의자는 캠프에 있던 난민 전체. 어디서 통역을 구해 온 것도 아닌 듯한데, 의사소통도 안 되는 사람들을 경찰은 무슨 수로 취조하려는 걸까. 뭐, 이것도 툭스베리 경위의 생각은 아니고, 높으신 양반들이 여론 눈치 보느라 내린 지시인 모양이지만. 그래도 그냥 묻어 버리는 게 낫다니요. 경찰로서 너무 무책임한 발언 아닙니까, 경위님?
���만, 알고 보니 피해자는 죽은 남자만이 아니었다. 한 난민 남성이 자상을 입어 부엌 쪽에 누워 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사건 당시 비명을 질러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던 여인은 다행히 화를 피한 듯. 그녀는 현재 캠프 뒷편 판잣집에서 경찰의 심문을 받고 있으며, 툭스베리의 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인물로 추정된다.
흠... 어쩌면 이 여인이 셜록이 찾고 있던 그림 속 여인과 같은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그녀와 어떤 식으로든 깊은 관련이 있으리라는 예감이 든다.
툭스베리 경위와 대화를 끝내고 현장 조사를 막 시작하려는 찰나, 존이 이번 사건에 대해 한마디 소감을 던진다.
코르도나가 아니라, 어딜 가나 사건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셜록이 문제 같은데. 아무튼, 현장을 둘러보자.
바닥에 붉은 구슬이 흩어져 있다. 아프리카 전통 장식. 그 난민 여인의 장신구였을까? 그 앞으로는 바닥에 흩뿌려진 핏자국과 굵은 나뭇가지. 하지만, 나뭇가지에 별다른 ���처나 혈흔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무기로 쓰려고 손에 들었지만, 대상을 맞히지는 못했을지도. 그 옆에 핏자국이 떨어져 있는 걸로 보아, 도리어 심하게 반격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고 보니, 앞에서 난민 피해자가 찔린 상처를 입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증거를 따라 앞으로 가다 보니, 이번에는 누군가 끌려가면서 찍힌 듯한 발자국이 나온다. 툭스베리에게 들은 사건 경위를 생각할 때, 십중팔구 그녀의 발자국일 것이다. 발자국 앞쪽에 판잣집이 하나 있는데, 경찰이 지키고 서 있어 지금은 조사가 불가능하다. 나중에 다시 와야겠군.
판잣집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려 왔던 방향으로 다시 나가는데, 한 구석에 피 흘린 채 누워 있는 남자가 보인다. 이 사람이 또 다른 사건 피해자?
쇼크에 발열, 탈수, 깊은 자상에 출혈. 듣던 대로 피해자는 상당히 위중한 상태인 것 같다. 아니, 캠프에서 내보내기 힘들면 의사를 불러 오든지 할 것이지, 사람을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나?
마음씨 착한 존은 네 응급 처치 실력으로 이 남자를 도와 주라고 한다. 응, 네 부탁이 아니어도 그러려고 했어. 치료에 필요한 것은 상처를 닦을 만한 것, 소독제, 그리고 붕대. 여기에 응급상자 같은 게 있을 턱이 없으니, 대체할 만한 걸 찾아 봐야겠다.
상처에 감을 붕대 - 깨끗한 천.
상처를 닦을 만한 것 - 깨끗한 물.
감염을 막을 소독제 - 알로에. 이걸로 모든 재료 준비 완료. 이제 남은 일은...
알로에를 갈아서 환자에게 발라 주기만 하면 끝.
급한 불은 껐지만, 너무 늦기 전에 경찰이 의사를 모셔 와 주면 좋겠네. 그럼, 나는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서 조사를 마무리 하자.
물가와 캠프 입구에서 가까운 탁자 위에 사망자의 소지품이 놓여 있다. 가죽 칼집, 돈뭉치, 담배.
가죽 칼집 - 피해자는 칼을 소지하고 있었군. 현장에서 다른 칼이나 날��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까 본 핏자국은 이 남자의 칼에 생겼을 가능성이 높겠다. 돈뭉치 - 영국 지폐. 천 파운드. 생긴 건 흔한 건달 같았다는데, 이 남자는 어디서 이만한 돈을 챙겼을까. 뭐, 외모가 사람의 전부는 아니니, 꾸미는 데 무관심한 부자일 수도 있지만. 담배 - 브랜드 말팔. 잠깐, 또? 그렇다는 얘기는, 이거 이거...
피해자의 시신. 목덜미에 새겨진 문신이 제일 먼저 시선을 끈다. 멋으로 넣었다기에는 문신의 모양이 너무 무미건조해 보인다. 뭔가 다른 용도가 있었던 것일까.
심증이 확증이 되는 순간. 손톱 밑에 석탄 가루가 묻어 있고, 신발 밑창에 발을 절은 흔적이 보인다. 별개인 줄 알았던 두 사건은 원래 하나였다. 이렇게 되면, 그 난민 여인도 원래 셜록이 찾고 있던 사진 속 피해자와 동일 인물일 확률이 높겠다.
그런데 남자는 사진도 보지 못했으면서 어떻게 그녀를 알아봤을까. 아니면, 애초에 그녀를 찾으려던 게 아니라 사진이 목적이었나? 그럼 난민 캠프에는 대체 뭐하러 왔을까. 그녀의 수중에 사진이 있을 리도 만무한데.
한편, 셜록이 사건 조사에 여념 없는 가운데, 코르도나 부패 경찰들은 한 구석에서 수상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딱 걸렸어, 당신들.
엿들어 보니, 이자들은 그동안 난민을 몰래 데리고 나가 사사로운 돈벌이에 이용한 것 같다. 사람이 죽은 마당에 뒤에서 이런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 한심하군. 아니나다를까, 존이 캠프에서 이 문제를 더 캐 보자고 한다. 하던 조사 마저 끝내 놓고, 현장을 떠나기 전에 알아봐야겠다.
하수도로 이어지는 두 번째 핏자국. 아마도 사망한 남자의 것이 아닐까. 셜록은 핏자국이 하수도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도 언급하지만, 시신이 하수도에 떨어져 있었다는 목격 증언이 있었으니 그건 아닐 듯하다.
남자의 목숨을 빼앗은 흉기는 시신에 꽂혀 있던 칼일 테지. 그런데 그 칼은 누구의 것이며, 남자를 찌른 범인은 또 누구일까. 이곳 난민들은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현지인들과 대화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어디서 그런 칼을 구해 오기는 힘들 것 같은데. 어쩌면 몸싸움 도중 죽은 남자의 손에서 빼앗아 휘둘렀을지도...?
그밖에 근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로는 망가진 나무 궤짝과 대량의 혈흔, 그리고 피 묻은 손자국. 손자국을 보니, 남자는 이 지점까지 숨이 붙어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곧 의식을 잃고 하수도로 떨어졌거나, 공격자의 손에 밀쳐지거나 했을 듯.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남자가 캠프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말해 주는 단서는 아직 찾지 못했네. 단순하게 생각하면, 입구를 지키�� 경찰과 친한 사이였거나 다른 인맥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우선, 입구 외에 다른 침입 경로는 없는지 캠프 안부터 확인해 볼까.
사다리? 너무 짧고.
문? 안 열리고.
배? 시선 끌기 딱 좋으니 무리. 남은 가능성은 결국 그거네.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오기.
캠프 입구에 경찰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담배와 죽은 남자가 피우던 말팔 담배 꽁초가 우수수 떨어져 있다. 그러니까, 남자는 경비 담당 경찰관을 이 담배로 꼬드겼다는 얘기군. 아까 셜록과 대화 중 사건을 묻어 버리는 게 낫네 어쩌네 하더니만. 설마 툭스베리 경위도 이 사실을 알고서 그런 소릴 한 것은 아니겠지?
어쨌든 현장에서 모을 수 있는 단서는 이제 모두 확보했다. 이 단서들을 토대로 사건의 내용을 재구성해 보자.
사망한 남자는 보겔의 화랑에서 그림을 훔친 도둑이자, 화가 메르쿠리오의 집에 침입해 그를 죽음으로 이끈 범인. 그가 여기 온 목적은 화가의 사진에 찍혀 있던 난민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녀를 무엇에 필요로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녀를 찾아 억지로 끌고 나가려다, 남자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 온 난민들의 공격을 받았다. 덕분에 여인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으나, 한 난민 남성이 남자의 칼에 큰 부상을 입었다. 거센 저항에 겁먹은 남자는 허둥지둥 도망치던 중 나무 궤짝에 발이 걸��� 넘어졌다. 그리고, 넘어지면서 자기가 들고 있던 칼에 가슴을 꿰뚫려 사망에 이르게 된 것. 참 어이없는 죽음이다.
조사를 마친 뒤 할로우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려 주자, 그는 셜록에게 감사를 표하며 뒷수습은 내가 할 테니 당신은 가서 당신의 증인을 찾아보라고 한다. 셜록과 나눈 첫 대화에서 그가 보인 태도를 생각할 때, 남은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러니까.
그럼 나는 캠프로 돌아가서 문제의 여인을 만나보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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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is right outside your door
내가 의무경찰에서 군생활을 하던 때는 미군에 대한 한국 국내 반감이 최고조에 달해있을 때였다. 여중생이 미군이 모는 탱크에 깔려 죽었고, 기지를 평택으로 옮긴다고 해서 평택에서 농성을 하고 거기서 농성하던 사람들을 막 경찰들이 패면서 뜯어냈다. 나는 그 때 구리의 기동대에 입대를 한 신참이었다. 지금 돌아보니 이런 사실들이 있었고, 누가 잘못한거고 누가 잘한걸까 이데올로기의 문제인가 인권의 문제인가 하며 회상이 되지만, 군대에 입대를 한 당시에는 정말 말그대로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하루하루 고된 군생활을 견디는데 모든 체력과 정신을 쏟아붓고 있었다. 체중은 46키로까지 줄었다. 착한 고참이 "쟤 너무 말랐으니까 무조건 자기전에 컵라면 하나 먹여서 재워라" 라고 한 거는 아마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겠지
문제는 이 일들의 배경을 나도 다른 부대의 구성원들도 열심히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젊은 남자들의 혈기에(나는 그렇게 혈기가 왕성하진 않았다) 기름을 부어주면 그만이다 '저쪽 쟤네들이 적이다' 이렇게 한 마디만 해주면 다들 눈을 반짝거리며 누군가를 상처주고 자신들의 힘 아래 굴복시키고 싶어했다. 시위대를 눈 앞에 두고 고참들이 중얼거린다 "오늘은 좀 붙었(싸웠)으면 좋겠다 아휴"
나는 어쨌냐 하면, 그냥 그 모든 것들이 힘들었다. 좁은 기동대 차 안에서 이틀씩 자면서 교대를 하면서 양치도 세수도 찌릉내가 심하게 나는 공중 화장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 해야했고 식사로 나온 도시락을 하나도 안 남기고 먹어야 하는 룰도 힘들었다(난 그래서 지금까지도 음식을 권함당하는게 싫다). 양말을 두겹 바지를 세겹씩 입고 평택의 어딘가 벌판에서 새벽에 보초를 섰을 때, 별이 하늘 가득 펼쳐진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면서 제대하고 다시 와서 이 밤하늘을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그랬다.
시위대와 '붙는' 날에는 목숨의 위험을 느꼈다. 죽창이랑 돌이 상대편쪽에서 쉴새없이 날라왔다. 부대는 방패를 드는 한명, 곤봉을 드는 한명을 페어로 해서 그 페어들이 촘촘히 묶여있는 구조로 시위를 진압했는데, 나는 180센치 정도 되는 85년생 방패 고참이랑 짝이었다. 항상 밥을 먹고 치실을 하는 아저씨었다.
어지간하지 않으면 경찰 쪽에서 공격을 하라는 명령은 나오지 않기에 보통은 방패 아저씨 뒤에 숨어서 방패조들이 밀리지 않게 몸으로 밀어주고 있는데, 딱 한번인가 시위대의 공격이 거세서 준법의 범위를 벗어난 사람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자 기다렸다는 듯 곤봉 조들이 신나게 앞으로 나가서 시위대를 패기 시작했다. "씨발놈아 안나가고 뭐하냐" 라고 방패 고참이 소리를 질러 얼떨결에 나도 따라 나가서 흉내를 열심히 냈다. 내 아버지 뻘 아저씨의 얼굴과 몸을 향해 곤봉을 휘둘렀다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들렸다 "니들은 애미도 애비도 없냐"
시위가 끝나자 아드레날린이 가시고 시위대들에게 돌로 죽창으로 얻어맞은 몸이 욱신욱신 저려오기 시작했다. 한 고참이 얼굴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들것에 실려가고 있었다 피에 젖은 얼굴이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물들어 있었다. 부대원들은 환호를 하면서 그가 구급차에 실려갈 때 까지 배웅을 하고 있었다.
나조차도. 그날은 어떤 종류의 고양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기동대 차에서 선잠을 자며 혹한의 밤에 홀로 보초를 서던 날들이 보상받은 것 같았다. 부대원들과 함께 이런 고난을 이겨냈다는 사실에 조직에 대한 유대감 같은것도 느꼈고 다른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거 같다는 희망 같은것도 느꼈다. 처음 먹은 고기같았다. 먹기 전에는 맛을 몰랐는데 먹고 나니 다시 맛보고 싶었다. 그 질감, 향기 냄새 포만감이 내 몸안에서 나를 강하게 만드는 그 느낌을 몇 번이고 경험하고 싶어졌다. 고기가 되기위해 상처입고 죽임을 당한 동물의 생각은 나지 않았다. 고기를 먹기 전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 같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들은 원래 먹히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야.
20년즈음 지나고 지금 그런 생각들이 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의 보도를 접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접하면서. 거기에서 직접 싸우고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사람들은 세상이 어떡케 생각하던, 죽이지 않으면 죽는 절실함을 가슴에 지니고, 폭력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쾌감에 중독이 되어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행동을 스스로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전쟁이 지금 너나 내가 느끼는 '오늘 저�� 뭐 먹지' 랑 똑같은 감각이 된 거가 아닐까. 하루하루 ���계가 멸망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듯 보도하던 미디어들도 이제는 간간히 국제사회 소식과 함께 전쟁의 양상을 전할 뿐이다. 이 사태를 바꾸기 위해선.... 이라고 떠드는 오만과 화면에서 피를 흘리며 우는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위선이 잦아드는 걸 느낀다.
지금도 평택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나? 아닐거 같은데 어찌됐던 이제는 나하고는 별다른 상관이 없다. 거기서 당시 '이러다 죽겠다' 라고 느낀 인생 최고조의 위기는 지금 내 안에서 종이 한 장보다 얇고 가벼운 추억이 되어있다.
우크라이나니 팔레스타인 사람들한테 정말 미안하고 가슴아픈 일이지만 나는 내일 출근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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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1960"
글쓰기 하려고 지도에서 안 가본 스타벅스를 검색했더니 제기역 근처에 '스타벅스1960'이란 데가 있더만.
위치는 경동 시장 본관 건물 안. 계단을 올라가니 양옆에 "STARBUCKS - 금성전파사"라고 불 켜져 있는 문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GS = Gold Star = 금성'이던 시절에 만든 거로 보이는 고물 기기들이 복고풍 컨셉으로 전시돼 있었고, 다시 한번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엄청 큰 공간에 계단식으로 배열한 좌석을 보고 나자 비소로 '아, 극장을 개조했구만' 확신이 옴.
구글 검색하니 1960년 개장해 1994년 폐업한 '경동 극장' 터. 이후 28년간 방치했다가 2022년 리모델링해 카페로 개장한 거.
사소한 의문점은 스타벅스는 신세계 계열인데, 어째서 삼성 아닌 금성 전자가 들어가 있냐는 거. 뭐… 돈이 오가는 관계에서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는 딸랑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장시간 글쓰기 해도 눈치가 안 보여서인데, 여기는 가족 단위 아니면 데이트 커플끼리 앉아 시끄럽게 떠드는 분위기라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와 다른 스타벅스를 갔다. 개인적으로 또 갈 일은 없을 듯. 하긴, 나처럼 얍쌉한 인간만 있으면 장사 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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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를
좋아하냐구요? 허세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다소간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허세를 부리는 행위 자체를 정의내렸을 때의 허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요, 우리 모두 그 행위가 허세인 걸 알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며 멋져보인다고 느낄 때의 그 행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허세를 좋아하는 거나 다름은 없지요. 하지만 뭐, 또 그러면 좀 어떻습니까. 허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순수한 면도 있는 거예요. 그 순수함에 결국 질식사하기도 하지만.
예컨대, 아주 담백하고 진실하고 꾸밈없고 빈틈없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그건 모르는 거예요? 우리는 일단 서로에게서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매력을 느끼는데.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인 걸 얼마나 대단한 것들이 나오겠어요. 그래. 나는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나봐요, 하지만 이렇게 각박한 시대에 매력운운 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반대이지 않나 싶고.
사실은 사랑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허세가 조금 있어도 귀여운 사람이면 좋겠어요. 조금 바보같아도 즐거우면 좋겠고, 조금 뭘 몰라도 즐길 줄 안다면 다행이겠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너무 많은 것을 요구받고 요구당하면서도, 더 많이 요구하고는 하죠. 우리는 사실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요구받고 요구당하는동안 요구하는것은 일종의 보복성이라는걸 모른다는 말이예요. 보복하고 또 보복하며 자신이 당했던 것들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투명하게.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취급받아 왔는지가 드러나죠. 그러니 친절하세요. 마치 당신은 삶 내내 그렇게 취급받아왔다는 듯이, 그렇게 친절하세요. 그 편이 나중에 훨씬 나을 겁니다.
누군가를 굉장히 예리하게 바라보는 척 하지만 우습게도 그건 참 어리석은 변명같은 일이예요. 뻔히 다 보이거든요. 당신은 예리한 것이 아니라, 예리한 척 하고 싶은거예요. 대단한 게 아니라 대단한 척, 잘 아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잘 아는 척이 하고 싶은거죠. 그리고 그 척들 앞아서 속아주길 바라는 겁니다. 엄한 척, 용감한 척, 무심한 척, 알아듣는 척.. 그 모든 척들 속에서 척척박사처럼 잘 해내기를 기대할게요. 당신의 척은 아마 명품을 비슷하게 베끼는 것만큼의 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지만요.
행복감을 느끼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즐겁길 바라요. 왜냐면 아직도 당신은 사람에게서 온기를 찾고 있으니까요. 사람에게서 찾는 온기가 얼마나 뻔하고 무의미하고 배신당하기 쉬운지 다 알면서. 그래도 여전히 당신은 그 잘난척에 넘어가주고, 재미없는 농담에 웃어주면서 적당히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려 노력할 겁니다. 그것만이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죠. 그 기쁨을, 즐거움을,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지 마세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당신은 아마 나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 따위기 때문에, 언제 사그러들지 모릅니다. 우리의 생은 유한하죠.
제멋대로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만이 놔둬보세요. 아무런 리액션을 받지 못한다면 곧 깨닫게 될 겁니다. 얼마나 허세가득한 삶을 택하고 싶어하는지. 사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삶을 택해야 하는지를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그 선택과 무수한 괴로움들이 만나서, 삶을 형성하죠. 그 안에 덩그러니 당신이 있느 ㄴ겁니다. 결국엔 그 덩그러니함은 스스로가 만드는 거니까. 동굴. 그 속에 갇혀보세요. 얼마나 편협한지 스스로 깨닫게 될 겁니다.
사람들을 사랑한다면 가만히 들어보세요. 듣는 것이 결국 말하는 것이라는 걸 언젠간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행동을 해 보세요. 그게 곧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는 것도 역시 알게 될 겁니다. 삶은 너무나 길고 허전해서, 해야할 것들로만 가득 채우기엔 하릴없고 무의미해져버리기 때문이죠. 너무 많은 마취약을 몸 속에 주입했기에 먹는 기쁨도, 사는 기쁨도, 나아가는 기쁨도 모두 없어져버린 그런 사람처럼 말이예요. 차라리, 차라리 그렇게 될 바엔 방탕해지세요.
자신을 오롯이 가둬두지 말고 내보내세요, 소리지르고 찾아보세요, 더 원하는 걸 고르고 해결해보세요. 지금의 생명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더 소리내고 더 소모해도 됩니다. 하지만 피로한 상태에서는 아니고요. 일단 다시는 잠들 수 없을 정도로 거나하게 한숨 자고 시작하세요. 그래도 절대로 늦지는 않으니까요.
당신의 안녕한 밤을 기도합니다. 많이 사랑하며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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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ntry 550
올림픽 끝났다~ 근데 패럴림픽 시작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올림픽 팀 잘 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패럴림픽 팀도 꼭 잘 할 거예요. 저는 진짜 졸리다 ㅜ
문장 연습
여름이고 덥고 생리도 하고 해서 정말 피곤하고 졸려요.
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건데요?
파티에서 저는 재미있졌는 반면에 민지 씨는 재미없졌어요.
네가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곧 한국말을 유창히 얘기할 수 있을 거예요.
여기에 가끔은 하늘이 파랗고 가끔은 하늘이 하얗다.
아이들이 떠드는 통에 뉴스를 듣지 못 했어요.
금요일에는 비가 많이 온 탓에 집에 있어야 됐어요.
자신에서 안 믿다 보면 성공할 수 없는 법일 거예요. (...?!)
조심하지 않으면 아프기 마련이에요. (...?!)
정말 피곤해서 오늘 오후에는 쉬려고요.
밖에 너무 더워서 집에 있는게 좋겠다.
모든 일은 적절한 시기에 일어나는 법이에요.
best wishes/sentence of the day
may be always able to fight for whatever we want and for ourselves, and not give up. only take breaks to regain energies while on the path.
now that italy's girl nt won the gold medal in volleyball (for the first time ever) against usa with such a great match, i can share the funny thing i wanted to say since friday: with them, there was a special guest a.k.a their chaplain. and do you know what's great about him and how i know he played a very positive role for the whole team? cause he was my religion teacher in high school. such an open minded, good hearted, patient and wise person (we basically never talked about religion lol). and yeah that's it, i'm sure he kinda brought good luck too (if we wanna call it this way). i was so suprised to see him on tv with the italy team uniform! yk i remember i started playing volleyball also after the olympics 1996 in atlanta. i was a kid and stayed up late to watch the masculine volleyball final between italy and the nertherlands which the guys lost (most of them are now great trainers, while the coach back then is our girls' actual coach -and i'm so happy he could win this gold medal finally, with one of the guys by his side too). so yeah... i couldn't really play as much as i'd have loved to because of my injury nor at great levels but it feels like a cycle closed somewhat for me too. i'm gonna go weep a little more for the medal now, thanks girls! :)
what i forgot volleyball taught me is: crederci sempre, arrendersi mai. and there's no can't, won't or impossible. and now i need to add also "qui e ora, un passo alla volta", controllare le emozioni ed essere sempre consapevoli delle proprie abilità. non deve esistere l'ossessione verso un risultato ma la voglia di continuare a migliorarsi, mettersi in gioco e provarci. everything happens at the right time con pazienza e coraggio. i promise i won't forget anymore.
song of the day
se devo tornare indietro nel tempo, lo faccio per ben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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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그런거 신경도 안 쓰고 살았는데,
T성향의 전남친과의 대화는 항상 혼자 떠드는 느낌이라 공감을 원했는데, F라는 사람과의 대화는 아 너무 tmi라 버겁다...
그냥 나만 F할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면 전남친을 뛰어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자꾸 그 시간이 그립자나... 어차피 더는 안될 걸 알면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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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유출 군무원 ‘간첩죄’
적용 유력… “北과
연계성 밝혀낸
듯”
毒舌🗣📣
국가정보를
유출한 간첩들은
군사재판에 넘겨 단심
총살형으로 처벌해야
군기강이 산다....
왜그리
남조선 간첩들이
좌파정권에서 튀어나와
나라르 팔아 먹는 짓을
하다니....
이래도
간첩이 없다고
떠드는 놈들의 정체는
뭐냐???
멸공
박멸해서
자유한국 되살리자....
설마
군까지
이지경이 될줄이야....
친중종북
공산좌파들 박멸하자....
단지
다수당 더불당에
주사파전과자들 떨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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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1960"
글쓰기 하려고 지도에서 안 가본 스타벅스를 검색했더니 제기역 근처에 '스타벅스1960'이란 데가 있더만.
위치는 경동 시장 본관 건물 안. 계단을 올라가니 양옆에 "STARBUCKS - 금성전파사"라고 불 켜져 있는 문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GS = Gold Star = 금성'이던 시절에 만든 거로 보이는 고물 기기들이 복고풍 컨셉으로 전시돼 있었고, 다시 한번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엄청 큰 공간에 계단식으로 배열한 좌석을 보고 나자 비소로 '아, 극장을 개조했구만' 확신이 옴.
구글 검색하니 1960년 개장해 1994년 폐업한 '경동 극장' 터. 이후 28년간 방치했다가 2022년 리모델링해 카페로 개장한 거.
사소한 의문점은 스타벅스는 신세계 계열인데, 어째서 삼성 아닌 금성 전자가 들어가 있냐는 거. 뭐… 돈이 오가는 관계에서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는 딸랑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장시간 글쓰기 해도 눈치가 안 보여서인데, 여기는 가족 단위 아니면 데이트 커플끼리 앉아 시끄럽게 떠드는 분위기라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와 다른 스타벅스를 갔다. 개인적으로 또 갈 일은 없을 듯. 하긴, 나처럼 얍삽한 인간만 있으면 장사 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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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일은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다만 거대한 규모로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앞으로 그런 일은 점점 더 큰 규모로 확산된다. 바로 지금 내가 이곳에서 그대들과 함께 그런 일을 행하고 있다. 나는 그대들과 함께 말하고 문제점을 토론한다. 이것은 마음을 논리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속한다. 그 다음에 나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을 버리고 명상의 세계로 깊이 들어가라. 춤추고 싶다면 내면에 한 조각 사념도 일어나지 않을 만큼 전체적으로 춤추어라. 그대의 에너지 전체가 춤이 되게 하라. 노래할 때에는 오직 노래만 하라. 앉아있을 때에는 오직 앉아있어라. 좌선의 상태가 되라. 그 외에는 다른 일을 하지 말라. 한 조각 사념도 지나가지 못하게 하라. 절대적으로 침묵하라.”
이것은 모순처럼 보인다. 그대들은 매일 아침 내 강의를 듣고 그 다음에는 명상에 들어간다. 이것은 모순이다. 내가 그리스인이었다면 논리적인 대화만 하고, 명상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내가 힌두교 교인이었다면 그대에게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가서 명상하라. 말로 떠드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침묵하라.’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인인 동시에 힌두교 교인이다. 나는 그대 또한 양자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삶이 엄청나게 풍요로워진다. 그때엔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모든 것이 흡수된다. 거대한 협주곡이 된다. 다양한 모든 것이 그대 안에서 융화된다.
- 오쇼의 <떠도는 자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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