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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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심연 - 프랑수아즈 사강의 미발표작 📖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가의 작품으로 공허한 현대인을 100년 전에 묘사했다.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GM : 이루리 - 우주소녀) ⠀ #우주소녀 #wjsn #이루리 #유연정 #yyj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프랑스문학 #마음의심연 #프랑수아즈사강 #미발표작 #민음사 (민음사에서) https://www.instagram.com/labyrinth_of_key2/p/CYTzrH1F2oJ/?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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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120주년 에디션 '어린 왕자'! 수 많은 어린왕자 도서중에서도 가장 예쁜 책😍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주는 생텍쥐페리의 명작! 어린왕자의 감동을 느껴보세요~♡ . . . #thelittleprince #lepetitprince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유나출판사 #YUNA #120주년 #프랑스문학 #소설 #베스트셀러 #정혜승 #신간 #초판본 #6천원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도서 https://www.instagram.com/p/CHZL8dqFtij/?igshid=1kwcv7qcn7ez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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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 @classic_cloud21 ・・・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_ 💧『슬픔이여 안녕』의 첫 번째 독자를 모집합니다💧 _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2019년, 다시 태어나는 #프랑수아즈사강 을 만나보세요! _ ❣『브람스를좋아하세요... 』 김남주 번역가의 새로운 번역 ❣동명의 영화 포스터를 재해석한 새로운 표지 _ · 신청기간: ~9월 15일(일) · 당첨발표: 9월 16일(월) · 당첨인원: 50명 · 활동내용: 『슬픔이여 안녕』 리뷰 · 신청방법: 본 게시물을 리그램하고, 댓글로 『슬픔이여 안녕』 기대평을 남겨주세요. _ ☁클래식 클라우드 팔로우는 필수입니다. . . . #아르테 #클래식클라우드 #슬픔이여안녕 #신간예고 #프랑스천재작가 #18살데뷔 #사강 #베스트셀러 #서평단 #프랑스문학 #브람스를좋아하세요 #북스타그래머 #책스타그래머 사람은 책을 책은 다시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항상 마음한곳을 자리하고있는 요즘 슬픔이여 안녕 하고 싶은 마음에 서평단 응모중 인 ㅎ(영종도 방방곡곡 - 坊坊曲曲에서) https://www.instagram.com/p/B2MJlrXFkA5/?igshid=pqhyd18kjv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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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같은 세계, 예정된 실패
사랑 노래를 들을 순 있지만, 사랑을 할 순 없어
우리가 자신을 패배자라 여기는 이유
몇 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한때 자신이 낙오자 내지는 패배자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본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투쟁 영역의 확장>, 38쪽
너무 평화로워. 모든 나쁜 것은, 해로운 것은 죄다 아주 멀리 있고, 좋은 것들만 나와 함께해. 아니, 그런 기분이 들어. 어, 여긴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족관이야. 근데 나 더 이상 여기 못 있겠어. 못 견디겠어. 나 망했나봐. 이 안에서 나 더 이상 즐겁지가 않아. <천국에서>, 339~340쪽 우엘벡의 <투쟁 영역의 확장>이 출판된 시기는 1994년. 김사과의 <천국에서>는 2013년에 나왔다. 20년의 시차를 넘어 두 소설의 단어는 닮아 있었다. 망했다, 실패했다. 갓 서른이 된 프랑스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나’와 한국의 이십대 초반 대학생 ‘케이’. 두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두 인물은 세계를 둘러보는 관찰자로서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살아있다’는 감각이 부족하다. 무언가를 느끼기에 세상은 지나치게 완벽하다. 모든 것이 이미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풍요롭고, 우리는 평온하다. 미지의 공간이 남지 않은, 투명한 세상을 떠돈다. 한편, 사람들에 의해 추천됨으로써 은밀한 매력을 잃은 장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장소로 재포장되었다. 여행자들은 한편으로 트���드를 쫓으며, 한편으로 가장 독특한 것을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탐험할 것이, 어떤 새로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이미 발견되었고, 재발견되었다. <천국에서>, 95쪽 두 인물을 지배하는 감각은 권태다. 우리는 완벽함을 얻는 대신 지루함이라는 치명상을 입는다. 지루함은 세계에서 우리가 할 일이 없음을 의미한다. 설사 반전을 꾀하더라도, 판은 뒤집히지 않는다. 세계를 경험할 가능성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안전한 모험을 택한다.
소비라는 안전한 모험
지루함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물건과 서비스를 사들인다. 날마다 쏟아지는 새것 사이에서 기꺼이 길을 잃는다. ‘무엇을 사는 편이 더 나은가’ 라는 주제로 고민을 거듭한다. 선택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다고 느낀다. 그러한 자유로 얻는 것은 예상 가능한 즐거움과 편의다. 실제 그의 생활이 극도로 기능적이라는 사실을 나는 곧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는 15구에 있는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 난방은 관리비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거기에서 잠만 자고, 일은 거의 밖에서 했고, [마이크로-시스템]을 읽고 있었다. 그가 말한 <자유의 단계>는 자신의 저녁 식사를 미니텔로 선택하는 것으로 요약되었다. (그는 이 최신식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것은 더운 음식을 정확히 한 시간 내에, 혹시 늦더라도 지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서 배달해 준다.) <투쟁 영역의 확장>, 49쪽 소비는 새로운 지평을 열지 않는다. 권태를 잊으려고 증식에 증식을 거듭할 뿐이다. 자본은 상상하지 못한 필요를 자극해 끝내 모든 가치를 장악한다. 가령 음식은 허기를 채우는 대상에서 입맛을 감별하는 기준이,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이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중략) 요즘 우리 동네로 오는 애들은 그런 후진 식당에는 관심도 없어. 왜냐고? 거기는 공정무역 커피를 안 쓰니까. 유기농 달걀로 오믈렛을 만든다고 써붙이지 않았으니까. 채식하는 사람들을 위한 초콜렛 스프레드가 없으니까. 그리고 아저씨들이 땀 냄새를 풍기면서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며 야구 경기를 보는 데는 가기 싫다는 거지.” <천국에서>, 66쪽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우리는 배고픔을 고민하지 않는다.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자신의 운을 박차고 나갈 사람은 ��무도 없다. 그건 정말로 혹독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20세기에 발명된 멋진 삶의 양식(97쪽)” 끝자락에 매달린 채 몸부림친다. 하지만 괜찮다. 아직 마지막 보루가 남아 있다.
취향 속으로 도피하는 사람들
그 소시민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 그들은 취향을 선택했다. 마치 속물들이 아파트와 자동차의 브랜드로 서로를 재듯이, 그들은 세련된 것들의 목록을 끝도없이 늘리며 자신들을 방어하는 한편, 또한 벗어날 수 없는 자신들의 출신계급을 향해 무해한 공격을 시도했다. <천국에서>, 144쪽 <천국에서>의 케이는 세련된 취향에 무심한 태도를 지닌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러나 무심함은 무력함을 포장하는 몸부림이다. 이들은 축축한 현실을 피해 취향이라는 고급스러운 껍데기 안으로 들어간다. 케이는 가족의 장례식을 치른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슬픔에 젖지만, 술에 절어 죽은 이웃의 사연을 읊는 남자친구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번에는 불쾌감이 엄습해 왔다. 해적들의 집에 묵으면서 해적 소스를 뿌린 에스칼로프 요리를 먹으러 가고, 그들의 어린 딸이 <선원> 스타일의 유흥장으로 춤을 추러 가는 것을 상상해 보시라. 짜증 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다. <투쟁 영역의 확장>, 128쪽 자본은 두려움조차 매끄럽게 세공한다. 위협적인 대상은 접근 가능하게 다듬어진다. <투쟁> 속 나는 광고와 각종 정보 기술에 둘러싸인 삶에 신물을 느낀다. 그는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추가적인 지식 따위가 아니(<투쟁...>, 99쪽)”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에게 삶은 너무나도 쉽다. 모든 것이 이미 말해졌고, 모든 것이 이미 행해졌다. 자본과 정보화가 장악한 현대화된 삶은 세련미를 갖춘 사물과 쿨한 관계로 점철된다. 그 과정에서 삶의 시간과 공간은 컨셉화된다. 취향의 목록이 늘어날수록, 삶은 한없이 얄팍해진다.
낯설거나, 익숙할 수 없는 대상을 향하여
수족관 속에 있는 물고기가 수족관을 부수면 어떻게 돼? 죽겠지. 뻔하지. 하지만 수족관 속에 있는 건 살아 있는 거야? 그래, 나는 이게 묻고 싶은 거야. (중략) 무서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여기서 나가본 적이 없거든. 솔직히 여기가 안이라는 것도 몰랐어.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어. 바깥이라는 게 있어? <천국에서>, 339쪽 지루함은 소비와 취향으로 잊을 수 있지만,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공허함이다. 공허함은 세상을 인터넷 서핑하듯 유영해서는 벗어날 수 없다. <투쟁> 속 ‘나’와 <천국>의 케이는 세상과 유리돼있다. 유리는 투명한 창을 통해 위험으로부터 격리된 채 타자를 본다. 분리는 다르다. 분리는 타자와 부딪치면서 그를 인식하게 한다. 소설 말미 <투쟁>의 ��나’는 자연을 향하고, <천국>의 케이는 자신과는 계층이 다른 지원에게 향한다. 세상을 관망하던 그들은 부딪치는 쪽을 선택한다. 이곳과 저곳을 가르는 유리창을 부순다. 공허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녀는 확실히 사랑할 줄 알았다. 그녀는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있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나는 그녀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다. 그러나 다 부질없는 짓이다. 희귀히고 인위적이며 때 늦은 현상인 사랑은 특별한 정신 상태에서만 꽃필 수 있다. 즉 모든 면에서 현대를 특징 짓는 관습들의 자유로움에 대립되고, 드물지만 하나로 결합된 그런 특별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투쟁 영역의 확장>, 136쪽 접촉은 깨부숨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잡음 없이 아름답고, 양식화된 삶을. 액정 너머 원할 때 연결하고, 싫을 때 끊어버리는, 이 매끄럽고 기분 좋은 행동을 말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바깥에 손을 뻗을 용기가 내게 남아 있는지. <천국>으로부터 5년이 지났다.
미셸 우엘벡, 용경식 역, 『투쟁 영역의 확장』, 열린책들, 2003 김사과, 『천국에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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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스물 두 번째 모임
제목 : 페스트 저자 : 알베르 카뮈 출판사 : 더클래식 모임날짜 : 12월 9일(토), 늦은 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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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2015년 11월 원희 선배님의 추천에 읽었던 책을, 세 번째 읽은 어느 2016년 11월의 어느 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책을 읽을 때 나의 마음을 휘어잡는 문장은 남녀관계를 묘사한 대목이었다. 그런 내용은 내게 A에 관한 무언가를 가르쳐주었고, 사실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들에 확신을 주었다. 가령,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포옹할 때 눈을 지그시 감는다"라는 구절을 깅ㄹㄱ으면, A가 나를 안을 때 그렇게 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씌어 있는 그 밖의 다른 내용들은 그 사람과 다시 만날 때까지의 빈 시간을 메워주는 수단일 뿐이었다.”
“약속 시간을 알려올 그 사람의 전화 외에 다른 미래란 내게 없었다. 내가 없을 때 그의 전화가 올까봐 그가 알고 있는 일정에 한해서 일에 관계된 어쩔 수 없는 용건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또 행여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을까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일조차 피했다.”
“ 그 사람이 떠나자 엄청난 피로가 나를 짓눌러왔다. 곧바로 집안을 정리하지 못했다. 나는 유리잔, 음식 부스러기가 남아 있는 접시,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 재떨이, 방바닥과 복도에 흩어져 있는 겉옷과 속옷 들, 카펫에 떨어진 심대 시트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나하나 어떤 몸짓이나 순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그 물건들을, 그것들이 이루는 생생한 무질서를 지금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싶었다. 그것들은 미술관에 소장된 다른 어떤 그림도 내게 주지 못할 힘과 고통을 간직한 하나의 그림을 이루고 있었다. “
“요즈음 나는 내가 매우 소설적인 형태의 열정을 지닌 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걸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할지 잘 알 수가 없다. 증언의 형식으로 쓸 것인지 아니면 여성잡지에서 흔히 보듯 고백 수기의 형태로 쓸 것인지, 아니면 선언문이나 보고서 또는 해설서의 모양새를 한 꾸밈없는 소설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나는 그저 존재 혹은 부재만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언제나'와 ‘어느 날' 사이에서 끊임없이 동요하면서 열정의 기호들을 모으고 있었다. 그 기호들을 한데 모으면 나의 열정을 좀더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을 열거하거나 묘사하는 방식으로 쓰인 글에는 모순도 혼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글은 순간순간 겪은 것들을 음미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일을 겪고 나서 그것들을 돌이켜보며 남들이나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인 것이다.”
“나는 완벽한 한가로움을 갈망했다. 나는 상사가 요구하는 시간 외 근무를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호히 거절했다. 내 열정이 불러일으키는 느낌과 상상의 이야기에 자유롭게 전념하지 못하도록 나를 방해하는 것들에 맞설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도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 이유는,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선택하는 문제에서 립스틱을 고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이 오로지 한 사람만을 향해 이루어졌던 그때에 머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페이지부터 계속해서 반과거의 시제를 쓴 이유는, 끝내고 싶지 않았던, ‘삶이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영원한 반복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예전의 기다림이나 전화벨 소리, 만남을 대신하고 있는 나의 고통을 묘사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가끔 그 사람에 대한 세세한 기억들, 그 사람이 했던 ��들임 문득 되살아나는 일이 있다. ... ...그럴 때면 잠시 동안 거대한 고요함이 내 안에 가득 차오르는 기분이 된다. 마치 그를 만나는 꿈을 꾸었는데, 꿈 속에선 몰랐다가 깨어난 순간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하다.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은 듯한 느낌. “
“지금 나는 내가 아니면 도저히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삭제와 교정으로 뒤덮인 원를 앞에 놓고 있다. 나는 이것이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않는, 철저히 개인적이고 유치한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고백이나 수업 시간에 비밀노트 한쪽에 갈겨쓴 외설스러운 낙서처럼.”
“이 원고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쓰였으므로 이미 읽을 만한 글로는 손색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쓴 원고가 아직 내 손 안에 있는 한, 글쓰기의 가능성은 아직도 열려 있다. 내게는 형용사의 위치를 바꾸는 일보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덧붙이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닥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
짐노페디 여러 버전으로 재생 목록에 넣어두고 몇 번을 돌려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향초도 켰다. 음악은 흐르고, 책장이 넘어가는 사이 사이의 순간에는 발 밑에 잠들어 있는 두 마리 강아지의 숨소리가 정적을 긋는다.
내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싶을 때 혹은 내 글에 어떤 색감을 수혈 받고 싶을 때 재빠르게 집어드는 몇 권의 책이 있다. 어릴 때는 너무도 많이 읽은 하루키의 수필들이었고 조금 자라서는 사강과 그르니에의 글이였고 이제는 그 리스트에 아니 에르노가 포함되었다.
그녀의 글을 읽고 ���으면 연필을 깎는 소리나, 테이블을 닦는 소리처럼 일상적이지만 힘을 필요로하는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문장 속에, 꼭 힘 주어서 말하고 싶은 어떤 단어가 있다. 사치, 열정, 갈망, 욕망, 무질서... 자칫하면 문장이 너무 뜨거워지거나 예민해지지 않게 평평하게 주변을 문질러 그 문장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뜨겁고 열정적인 그녀의 감정과는 반대로. 침착하고 담담하게 그렇지만 절대로 건조하지 않게 이어지는 문장들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내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감각의 세포들이 조용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도 지난 1년간 수시로 들끓고 또 반짝이던 열정이 있었다. 그 열정의 어떤 이면에는 제대로 해석해 본 적 없는 나의 욕망과 오래 고민했지만 답을 내지 못했던 이유를 모르겠는 집착도 있다. 나는 차마 글로 쓰지 못했던, 또 쓰기 어려웠던 내면의 작은 소용돌이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일일이 포착해 낸 이 생생한 ‘무질서 일기'는 그래서 몇 번을 들춰 보아도 매번 새롭고 또 부러운가보다.
내게는 너무도 건조하고 또 힘들었던 지난 가을. 그리고 이제야 프로젝트를 털어냈다는 안심이 드는 어느 겨울 밤. 처음 이 책을 다 읽어 내려갔던 침대에서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그 간격들 사이를 조용히 헤아려보면서.
내게도 더 깊은 열정을 일깨워줄 무언가가. 어떤 이가. 어떤 장소가. 계속해서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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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어릴 적 몰랐던 새로운 감동이 밀려오네요. 어린시절 어린왕자의 생각에 맞장구치며 어린왕자가 만난 어른들은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난 그런 어른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번에 유나출판사에서 생텍쥐페리 12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어린 왕자'! 초판본 디자인의 정말 예쁜 책이에요.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주는 생텍쥐페리의 명작! 어린왕자의 감동을 느껴보세요~♡ . . .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유나출판사 #YUNA #120주년 #프랑스문학 #소설 #베스트셀러 #정혜승 #신간 #초판본 https://www.instagram.com/p/CG9-vUxlJnR/?igshid=1npduxwsoe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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