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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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봤다.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갑자기 아내와 함께 뛰쳐나가 차를 몰고 파주까지 상영관을 찾아간 보람이 있었던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머리 위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동시에 켜졌던.
주인공의 얼굴을 좀처럼 떠나지 않던 잔잔한 미소와 사람을 향한 친절한 태도를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하고 사는가보다 어떤 일이든 간에 어떤 자세를 갖고 하는가가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 변기를 좀 깨끗하게 닦아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아니 화장실 청소가 그렇게 멋질 수 있는 겁니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이지만 그걸 매번 다르게 만들어주는 건, 작은 순간 하나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거기에 흠뻑 젖어드는 마음일 것이다. 마치 항상 같은 자리에 선 나무라도 매일 매일의 햇살과 그림자가 저마다 새로운 것임을 알고 신기하게 관찰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처럼. 맞다. 바로 그거다. 모든 것을 어린애처럼 신기하게 받아들이는 그 마음. 어쩐지 주인공은 나이 지긋한 중년 남성이면서도 그 누구보다도 어린 아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을 보고 내심 반가웠다. 나 또한 그와 비슷한 마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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