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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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s of Love and Hate> Leonard Cohen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 레너드 코헨은 시와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접하며 글쓰기에 익숙한 성장 환경을 거쳤다. 지금 우리에게는 뮤지션으로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음악적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으로 서른이 넘은 나이였다. 무언가로 데뷔를 하기엔 분명 늦은 감이 있었지만 십 대 시절부터 꾸준히 쌓아온 문학적 감성이 그가 음악으로 전향했을 때 창의성을 더욱 확장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 레너드 코헨은 잘 풀리지 않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거나 가슴을 시리게 하는 시적 뉘앙스가 풍부한 곡들을 많이 남겼다. 그의 음악세계를 구축해가는 데 있어 자양분이 된 것은 문학 외에도 ���교적 분위기로 가득한 가정 환경과 그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들 수도 있다.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유대교의 기반을 확립시킨 랍비의 후손으로 태어났고 평생 자신의 혈통과 유대교 신념을 안고 살아갔다. 그의 시, 그리고 가사 속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그에 관한 레퍼런스가 풍부하다 못해 골격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요즘처럼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많은 것들이 가볍게 소비되며 급속히 변화하고 잊혀지는 시대 속에서, 또한 많은 불신과 혼돈 속에서 종교적 신념을 가지는 일은 중요하고 또 존중받을 만하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올곧음을 지키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일이 거의 종교적 수행에 가까워 보일 때가 있다. 아마 그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내고’, 삶이 스쳐간 곳에 일어난 불꽃들을 노래로 기록했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추억하고 찾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음악을 찾는 일도 무신론자에게는 하나의 ‘진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소장한 레너드 코헨의 3집 앨범 <Songs of Love and Hate> 레코드는 2021년 나온 리이슈반이지만, 오리지널은 1971년 발매가 이루어졌다. 두께감이 있는 흰 글씨가 도드라져 온통 블랙인 배경을 장악하고 있다. 사랑과 증오의 노래들이란 제목만 접해도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의 무게에 대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던 어두운 첫인상이 레코드를 턴테이블 위에 올렸을 때도 고스란히 이야기로 풀려나온다. 첫 곡 Avalanche부터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저음의 보이스는 노래라기보다는 마치 시를 낭송하는 것에 가깝고 사운드도 기타 리프를 반복하면서 멜로디보다 무드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시와 사운드가 합쳐진 퍼포먼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중성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예술성 그리고 작품성을 담아내려 한 의지가 잘 살아났다.
Dress Rehearsal Rag는 투박한 기타 스트로크와 함께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노랫말을 읊는다. Diamonds in the Mine에서도 절망적인 분위기는 이어진다. 가사에 그려진 이러한 절망들은 아마 그 당시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곡에서는 엄숙한 분위기보다 언뜻 위트 있는 뉘앙스를 내비친다. 어느 허름한 블루스 클��에서 취한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추는 듯한 허술함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졌다.
레코드를 뒤집으면, 그 유명한 곡 Famous Blue Raincoat를 만날 수 있다. 편지 형식으로 서술해 더욱 내밀하게 들려오는 이야기들. 악기도 기타뿐이고 그저 희미한 허밍이 이따금 흘러갈 뿐이다. 누군가의, 가슴 깊이 묻어야 할 사연 같은 걸 들려주는데 그의 화법은 역시 돌려 말하는 쪽이다. 그런데 그의 시선은 얼마나 섬세한지! 그는 ‘마지막으로 너를 봤을 때, 넌 전보다 훨씬 늙어 보였어 / 너의 유명한 푸른 비옷은 어깨 쪽이 해졌더군(Ah, the last time we saw you you looked so much older / Your famous blue raincoat was torn at the shoulder).’하고 말한다. ‘older’와 ‘shoulder’의 라임을 살린 것은 물론, ‘낡고’, ‘늙은’의 의미까지 겹쳐 이 구절의 효력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한다. 이러한 디테일이 노래를 그야말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 같다. 쉽게 말하면 이 곡이 그리는 상황은 삼각관계이고, 제인은 화자의 친구인 ‘너’의 머리칼을 한 다발 쥐고 돌아온다. 어느 누구도 연인과의 관계를 정리할 때 자신의 머리칼을 주지는 않을 것이기에 나는 왜 제인이 ‘머리칼’을 쥐고 오는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종종 의아해했다. 구글에서 검색해본 뒤에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하나 찾을 수 있었는데, 그건 레너드 코헨의 노래 Hallelujah에도 언급된 바 있는 성경 속의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던 것이다. 삼손의 괴력이 머리칼에 있었기 때문에 데릴라가 그의 머리칼을 자르고 결국 그를 무력하게 만든다는 이야기. 그러니 제인과 그의 잘못된 관계도 머리칼을 자름으로써 종식되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참 이상하게도, 화자는 제인과 그가 헤어져야 마땅함을 어필함과 동시에 외따로 살아가는 그에게 측은한 마음도 동시에 가진다. 그래서 이것이 참으로 복잡한 이야기라는 감상을 남긴다. 여기에 비도 없고 눈물도 없고, 노래는 오히려 건조한 톤으로 차분히 이어질 뿐이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느끼는 ‘사랑’과 ‘분노’ 등의 감정들은 ‘유명한 푸른 비옷’ 속에 감춰질 수 있을 것만 같고, 또한 이 해진 비옷은 보이지 않는 비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만 같다.
Joan of Arc는 잔 다르크 이야기를 각색했다. 이 성녀의 일생은 도무지 기구한 것이었는데 레너드 코헨은 자신의 곡에서 그녀라는 인물의 상징적 가치와 인생의 숙명을 잘 헤아리고 풀어냈다. 그의 잔 다르크 이야기 속에서 이 성녀는 전쟁에 지친 상태로 갑옷을 벗고 흰 웨딩드레스를 입을 생각을 하며 결혼, 즉 안락한 삶을 갈망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잔혹하다. 나무 같은 그녀는 하필 불과 결혼을 하고 결국 이들의 결합은 소멸로 나아간다. 불은 그녀의 티끌을 가질 뿐이다.
2016년 그의 인생이 저물었다. 그의 죽음이 있기 전에 나온 마지막 앨범 <You Want It Darker>, 슈트와 페도라를 쓴 차림의 그를 괜히 찾아보기도 했다. 그가 여전히 이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고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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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 만화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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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23-Fate Grand Order-Jeanne d'Arc & Jeanne d'Arc alter
Avenger VS Ruler
Evil VS Virtuous
Both are my waifu
#fgo#fate grand order#jeanne d'arc#jeanne alter#avenger#ruler#ssr#ジャンヌ・ダルク〔オルタ〕#ジャンヌ・ダルク(fate)#잔 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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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잔 다르크 , <만들어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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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다르크의 죽음
1431년 5월 30일 아침, 프랑스 북서쪽에 있는 작은 도시 루앙의 광장에는 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가장 보기 좋은 장소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밀치며 모여들었다. 구경꾼들은 몇 주 동안 처녀의 재판을 지켜보았고, 그 처녀의 과거에 대한 너무나도 기이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광장의 중심에는 네 개의 큰 연단이 있었다. 그중 한쪽에는 재관관들이, 다른 한쪽에는 보초병들이, 세번
째에는 처녀와 성직자가, 마지막으로는 나무 기둥이 서 있었다. 그 기둥은 높이 세우기 위해 무더기로 쌓인 석고 기초 위에 심어져 군중들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처녀가 기둥으로 끌려가기 전에 몇 가지 의식이 행해졌다. 기도와 연설, 설교가 이어졌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서 처녀를 감시하던 80명의 영국 병사들중 몇 명이 그녀를 위해 기도하던 성직자에게 비아냥거렸다. "성직자여! 당신은 우리가 여기서 식사를 하게 만들 거요?" 마침내 처녀는 두 팔이 머리 위 기둥에
묶였고 이어 온몸이 기둥에 묶였다. 그리고 군중들은 기둥에 불이 붙었을 때 숨을 죽인 채 지켜보았다.
Jeanne d'Arc ⓒ deviant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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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타원면 이미지 크게보기 spheroid.png 타원을 그 장축이나 단축을 회전축으로 회전하였을 때 얻어지는 곡면을 회전타원면이라고 한다. 따라서 회전타원면은 회전면인 동시에 타원면이다. 목차 1.회전타원면의 식2.회전타원면의 부피3.같이 읽기 회전타원면의 식 타원면의 표준형은 @@NAMATH_DISPLAY@@\frac{x^2}{a^2}+\frac{y^2}{b^2}+\frac{z^2}{c^2}=1 @@NAMATH_DISPLAY@@이고, @@NAMATH_INLINE@@z@@NAMATH_INLINE@@축이 회전축이면 회전타원면은 @@NAMATH_INLINE@@a=b@@NAMATH_INLINE@@가 되어@@NAMATH_DISPLAY@@\frac{x^2}{a^2}+\frac{y^2}{a^2}+\frac{z^2}{c^2}=1 @@NAMATH_DISPLAY@@의 형태가 된다. 즉, 회전타원면은 이차곡면이고, 타원면의 특별한 형태이다. 또한 구면은 회전타원면의 특별한 형태가 된다.회전축이 장축이면 @@NAMATH_INLINE@@c]a]0@@NAMATH_INLINE@@이고 이를 길쭉한 회전타원면(prolate spheroid) 이라 하고, 회전축이 단축이면 @@NAMATH_INLINE@@a]c]0@@NAMATH_INLINE@@이고 이를 편구면(oblate spheroid) 이라고 한다. 회전타원면의 부피 회전타원면 @@NAMATH_INLINE@@\frac{x^2}{a^2}+\frac{y^2}{a^2}+\frac{z^2}{c^2}=1@@NAMATH_INLINE@@의 부피는 @@NAMATH_INLINE@@\frac{4\pi}{3} a^2c@@NAMATH_INLINE@@이다. 같이 읽기 타원면, 회전면, 타원체 그래서 이런 세계사가 생겼대요 세계사 - 우리누리 『그래서 이런 세계사가 생겼대요』는 세계사를 딱딱하게 설명하지 않고, 동화처럼 풀어 나가는 책이다. 유목 민족이었던 칭기즈 칸이 넓디넓은 몽골 제국을 세운 과정, 백 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 아시아의 최강국이던 중국과 전쟁에서 이긴 섬나라 일본 등 복잡하게 얽힌 세계사 내용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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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17RCFUV.KR-02789_5967_12.10.2016
지금까지 우리의 논의는 개념이 그 구성 요소인 물리적 부분에 따라 구조화되며, 언제나 더 작은 요소를 향해 풀린다고 암시할 수 있다. 물론 이 암시는 사건이나 다른 종류의 추상화에 대한 개념에는 타당치 않지만 개���이 물리적이라고 해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점을 아주 명확하게 만드는 사례를 하나 제시하겠다. 바로 특정 항공사의 허브hub라는 현대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을 고른 이유는 ‘허브'라는 단어가 단음절이고, 단 알파벳 세 글자로 되어 있으며, 어감도 무척 현실적이어서 광자photon, 케톤ketone, 엔트로피entropy,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자가촉매autocatalysis, 미분동형사상diffeomorphism 같은 색다른 기술적 개념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개념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역시 복잡하며, 실제로 기술적 용어와 공통점이 많음을 알게 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덴버는 프런티어 항공의 허브다"라고 말할 때 어떤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대다수 사람은 일련의 검은 선이 ���버를 나타내는 점을 향해 모이는(혹은 점에서 뻗어 나오는) 미국 지도를 떠올릴 것이다.
어쩌면 “대다수 프런티어 항공편은 덴버를 드나들어"라거나 “덴버 공항에는 프런티어 항공 비행기와 게이트가 많이 보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소수의 ‘높은 봉우리'(즉 가장 두드러지는 사실)는 허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부분의 경우에 필요한 전부이다. 그러나 사실은 허브라는 개념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 그리고 우리 문화권에서 대다수 성인이 완벽하게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배제한다. ‘우리 문화권에서'라는 조항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수백 개의 개념이 다른 문화나 시대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허브라는 개념을 바흐, 잔 다르크, 아르키메데스,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설명한다고 상상해보자. 이들은 모두 각자의 문화권에서 특출한 개인이었지만 이 ‘단순한' 개념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아마도 꽤 긴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우선 ‘허브'라는 단어는 자전거 바퀴의 중심, 그러니까 수많은 바큇살이 뻗어 나오는(혹은 뻗어 들어간) 중심축을 가리키는 아주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개념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실제로 바큇살이 있는 바퀴 때문에 항공사 허브가 ‘허브'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으며, 자전거 바퀴라는 개념은 훨씬 일찍 배울 뿐만 아니라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는 점에서 항공사 허브라는 개념보다 분명히 더 ‘원초적'이고 ‘기초적'이다. 허브보다 더 원초적이며 마찬가지로 선행하는 다른 개념을 나열해보자. 가령 항공사, 항로, 일정, 항도가 있다. 또한 항공사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항공기와 회사라는 개념에 먼저 친숙해야 한다. 그리고 항로라는 개념은 출발지, 도착지, 연결이라는 개념에 의존한다. 이렇게 무한정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허브의 존재 이유가 경제적 효율성, 즉 비용과 다른 항공편을 줄이려는 가차 없는 압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따라서 교역, 수익, 손실, 이익, 경쟁 등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에마뉘엘 상데, 김태훈 옮김, 아르테, 2017, 「단어의 환기」, 『사고의 본질』, pp.7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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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 만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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