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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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le2n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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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어디까지 자기중심적이고 감정 과잉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가 있는데, 한창 되는 일도 없고 하는 일마다 망해서 나 자신이 너무나 하찮고 쓸모없게 느껴져 괴롭던 시절,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맞춤법 책을 읽다가 운 적이 있다. ‘쓸모 있다’는 띄어 쓰고 ‘쓸모없다’는 붙여 써야 문법에 맞으며, 그건 ‘쓸모없다’는 표현이 ‘쓸모 있다’는 표현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되기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그렇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그래, 세상에는 ‘쓸모없다’를 쓸 일이 더 많은 거야! 쓸모없는 것들이 더 많은 게 정상인 거야! 나만 쓸모없는 게 아니야! 내가 그 많은 쓸모없는 것 중 하나인 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멋대로 위로받고는 눈물을 쏟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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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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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da wild that JYPE is already being somewhat boycotted due to working with artists that are pro-Israeli-occupation, yet they still decided to move forward with the Charlie Puth col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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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scentmp3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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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sh-tomatogogi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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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meSpypyroimhungry
밑걍잡
벌써 낙서모음을 올리기엔 모인게 없지만 걍 포스팅이라도 해서 스파파이에 대한 갈망을 조금이나마 채우고싶었다..... 요즘 또 덕질을 양껏 못했더니 아주그냥 어 그냥막그냥 답답해서 심장이 터질것같어 부신수질아 일을 너무 많이 하는거 아니냐
연말이라 바쁘고 아프다고 바쁘고 연초라 바쁘고이래서 바쁘고 저래서 바쁘고 바쁘단거 다 핑계다 사실 전혀 바쁘지 않은데 오타쿠질을 못하거나 만화를 못그리는 상황이라 비쁘다고 생각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여유의 기준이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방에 혼자 처박혀있길 선택해야 할수있는 십덕질이 된거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십뜨억이 된거냐? 그런 의미에서 만화그리기는 스스로 고립시키기의 과정이다.. 어쩌면 오타쿠질 자체가.. 자발적 고립 일종의 속세 떠나기 음 이건 좀더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직접 해보니 알게된건데 만화 그리느라 사회와 단절되는건 다른 이유들과 결이 다름... 만화는 더 혼자있고 자기 세계에 매몰될수록 진행이 잘되는 것 같다 무서움 순수미술은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을 최대한 만나서 자극원을 찾고 직접경험을 쌓아야 좋은 작업이 가능했는데 만화는 참;; 허참
암튼 이렇게 오타쿠라는 속성이 정쳬성에 큰 영역을 차지하며 사는데 아무도 내가 오타쿠일거라 의심조차 안해주니 외롭구나..... 는 뻥이다 다만 배고프고 심심해서 지나가는 아무 사람들한테 방구 먹이며 심술 부리고 싶을 뿐이다방구나먹어라 뿡
어제 셰리를 읽었다... 음... 이렇게 선명한 이미지로 완전한 서사구조를 짜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나면 머릿속이 너무 혼란해져서 괴로움 이런 미친 사람들 같으니 왜그렇게 글을 잘써서 남의 정신을 흔들어 재끼는거냐?? 그림을 그릴 줄 알아서 그런가 자꾸 시각적으로 글 재구성하기를 멈출수가 없음 이거 영화 중독이다!!
여기에 대해 생각을 해봤는데 글 써본적도 없고 의무교육수준 문학이나 소설이론도 전혀 모르니 글을 텍스트와 언어적 관점(이조차 대충 감으로만 알지 아는게 없어서 말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니ㅅㅂㅋㅋ)으로 분석하기보다 그림 그리면서 익힌 구조짜기와 해석하기에 대한 이론적 틀을 이용해 문장을 이미지로 번역해 읽는 경향이 있어서같다 그래서 묘사뿐인 쉬운 몇문장 읽는데도 오래 걸린다 근데 양치기로 두 부류의 데이터를 쌓은 결과 글과 그림 둘다 창작이든 해석이든 이론의 맥은 상통하는 것 같다 이생각이 당연한 말인지 어느정도만 맞는지 괴변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게 소름
암튼 돌아���서 내가 좋아하는 로맨스 작품의 유형을 이제 대충 알겠다.. 로맨스를 위한 로맨스가 아니라 로맨스라는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심리와 각각의 변화를 보는게 재밌는 것 같다. 아님 작가만의 필력? 이걸 뭐라함?? 묘사방식? 문장구성?! 언어유희?? 답답쓰 아...........학교 그냥 다닐걸그랬나.... 암튼 약간 옛날에 순정만화란 장르를 빌려서 연애는 안하고 온갖 복잡하고 기괴한 관계와 서사극을 그렸던게 생각난다.. 순정/소녀만화라지만 까보면 전혀 아닌.. 긍까 너무 복합적이라 장르물로 분류하기 힘든 이야기가 좋은듯. 어떤 몇가지 목적성만 뚜렷하지 않은 작품?? 한마디로 줄이면 돈안되는 작품이 재밌다 취향이다 입맛에 맞는다 걍 또 맨날 하던얘기를 다른 말로 풀었구만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노화의 증거라기엔 내가 너무 젊어
로맨스물에 대한 개인적인 대분류 기준는 연애 역할극이냐 아니냐 인데 옥탑방 고양이 같은게 아직도 잘만 팔리는거보면 대중의 입맛은 연애역할극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역할글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는게 와 진짜 나로선 보고 듣고 직접 해보고도 이해고 자시고 믿기 조차 힘든 현실이다. 그게 좋아보이니까 자기도 하고싶어하는거겠지만 그 좋아보이는 포인트와 왜 뭔가를 따라하고 싶어하는지 당최.... 내 이해가 필요없는 부분이지만 그냥 내가 알고싶다
볼수록 스파이....특히 블슾이 자꾸만 생각나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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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trans · 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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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130 Weverse Translations Thread
Jin's Post ❇️
아미 여러분 설 잘 보내고 계시나요 저도 가족들이랑 떡국 잘 먹었답니다 집안에 요리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음식 퀄리티가 올라 갔더라구요 하하 (나도 가끔 해감) 조카도 두 명이나 있어서 세뱃돈도 줬어요.. 평생 받을 줄 만 알았는데ㅠㅠ 셀카도 올리고 싶은데 요새 화장하는 스케줄이 없어서 민낯이 부끄러워 잘 못 올리겠습니다 힝 그래도 최근 삼주 정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근은 했어요.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우리 아미들 달려라 석진 보면서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하트 https://weverse.io/bts/artist/4-191167287
ARMY, are you enjoying Seollal?
I enjoyed some tteokguk* with my family
Maybe it's because we have someone in the family who cooks, but I feel like the quality of the food has gone up haha (I help out sometimes too)
I also have two nieces/nephews*² so I had to give out some new year's money too.. I thought I'd only be on the receiving end my whole life ㅠㅠ
I wanted to post a selfie but I haven't had any appointments that I needed to wear make up for recently, and I'm embarrassed by my bare face so I won't be able to post sob
But still, for the last three weeks, I've gone to work every single day, without fail. I've been working hard. So, ARMY, just watch some Run!Jin and wait a little bit more hearties
(T/N: 1. Rice cake soup traditionally eaten during new year's celebrations. 2. Could be either since the term in Korean does not specify gender.)
Trans cr; Aditi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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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bi-cr-gye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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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샤 부모님과 찍은 사진이 없어서 직접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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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gold95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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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gu) Cover Dress Rehear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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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민 Christine, 이동연 Raoul, 길하윤 Carlotta, 지원선 André, 신승아 Madame Giry an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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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O 대구(Dae-gu) has sta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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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yofficial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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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13.
까를로비바리에서 식사를 했다. 닭가슴살 스테이크였다. 깔끔했었다. 근데 늘 주는 디저트는 적응이 안 되더라. 딱 배부를때 디저트를 먹으니까 살이 팍팍 찌는 느낌.
식당의 점원 중에서 한국말을 잘 하시는 체코인 중년 여성분이 계셨다. 그분이 한국어로 반겨 주셔서 너무 반갑고 신기했었다.
플젠 지방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필스너 공장에 가서 견학을 했었다. 그 규모와 전통에 놀랐다.
일단 맥주를 잘 못만 들어서 바이에른의 기술자를 데려 왔었다는 것과 2차 세계대전때 나치가 본인들의 맥주를 훔쳐갈까봐 큰 철통에 본인들의 맥주 홉을 뭍어 놓았는데 다 썩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직접 마셔본 효모가 살아 있는 맥주는 그렇게 까지 맛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우리가 마시는 맥주는 상할까봐 효모를 살균처리해서 보내는데 그런 맛에 익숙해서 그런지 좀 껄끄러운 맛이였다.
그렇게 플젠을 떠났었다.
2024.11.2.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자주 쓰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서 쓰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11.7. KBS가서 상을 받는다. 올해 3번째 표창이고 올해는 상은 정말 많이 받은 거 같아서 기분은 좋다. 11월 말에 바자회만 마무리 하면 올해도 끝이 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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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wuliy ·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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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달랐어 불길하게 달콤한 느낌
이미 난 흔들렸어
내 맘대로 되는 게 없어서 싫은데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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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love , so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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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iumamor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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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그린게 없어서.... 코토시호 찐한 키스라도 보세요.. ※If you like this artwork please support the artist by visiting the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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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doh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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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기를 쓰려고 보니 4월의 마지막 날이다. 내팽개쳐둔 나날들을 찬찬히 떠올려보았다. 너무 슬픈 사실인데 행복했던 장면이 한 챕터도 없다. 좋아지려다 다시 무너지고, 일어서려다 다시 넘어지고, 펑펑 울고 싶어 주말만 오길 기다리고, 나 홀로 멍청한 계주가 되어 양극단에 놓인 감정의 배턴을 미친 듯이 주고받은 한 달이었다.
Everything happen for a reason. 요즘 매일 주문처럼 되뇌인다. 어쩌면 지금 내가 내린 결정들에 자신이 없어서 이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알잖아. 어떤 선택과 결과든 그 순간 내가 진실했고 진심이었으면 된 거야. 내 가슴에 떳떳한 족적만 남기자. 그러니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오늘의 나를 조금 더 믿어주고 소중히 하자.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과 이제 정말 그만 작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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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를 읽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는 말. 정성스럽게 매고 간 나의 리본을, 매번 정성을 다해 풀어주던 사람의 기억은 나를 정말 기어코 살아가게 한다.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드디어, 이제서야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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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le2n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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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균형 잡는 법을 터득해가는 중입니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이쪽과 저쪽의 중간 어디쯤에 터억, 하니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수없이 왔다 갔다 하며 발밑의 외줄이 어떻게 흔들려도 떨어지지 않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방금 전까지의 시행착오 덕분에 잠시 후엔 조금이라도 균형 잡기가 수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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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mzi · 1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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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있었던 이야기(혹은 지난해의 이야기)
*파리는 여전하다.
근 1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 렌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떠들다가, 걷고 또 걷고 계속해서 걸었다.
비 내리는 에펠탑 아래를 걸으며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다.
아이스크림이 빗물에 녹아드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으며, 노트르담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우리는 노트르담을 보지 않았다.
와인보다 맥주를 더 많이 마셨고, 잔뜩 취해서 가는 새벽녘의 맥도날드를 좋아했다.
우리의 대화는 대체로 2년 전, 처음 촬영장에서 만났던 때의 이야기로 흘러갔다.
파리에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그곳이 그리 멀진 않게 느껴졌다.
나와 헤어지면 곧 또다시 서울로 가야 한다던 렌.
그에게 나도 데려가 달라고 몇 번이고 졸라댔다.
*파리에서 리스본으로.
공항에 닿자마자 진한 향수병이 몰려왔다.
오래된 광경들, 태양이 뜨겁게 작렬하며 내 검은 머리카락 위로 내려앉는다.
후미진 골목에는 그림자들이 가득하고, 부서진 벽, 계단 따위가 거리를 꽉 채웠고 그 위로 엉기설기 늘어진 빨래들은 살랑거리며 바람을 타고 있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이 나라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 있다.
가장 슬픈 나이를 보내고 있던 시시하고 별 볼일 없던 나는 대뜸 이 나라에 찾아와 하루에 한 번씩 슬픈 생각을 덜어냈다.
열차가 다니는 어지러운 레일 밑에 슬픔을 버리고, 불이 잘 들어오지 않는 골목길에,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 묻어두었다. 그래서 자꾸만 내 슬픔을 아는 이 나라로 다시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스본을 떠나야 했던 날 하루 전,
그곳의 광경이 한눈에 보이는 공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아주 오랜만에 오로지 아름다운 광경 속 저물어가는 해를 보고 있었다.
저 멀리 바다의 수평선 위로 반짝이는 어선들의 불빛을 보았고, 비행기가 머리 위로 가깝게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자전거를 끌고 와 들판에 눕혀놓고서 담배 한 개비를 빌릴 수 있냐고 묻던 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는 오래전에 부서지고 물이 차오르고 망가졌어.
형태도 못 알아볼 정도로 끔찍했지.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시작했어. 그래야만 하니까.
우린 가난하지만 행복해. 우리는 이걸 가졌잖아.
사는 게 너무 아름답지 않아?
그의 목소리와 말투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다는 듯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담배를 함께 피우고, 가방 속 숨겨둔 와인을 꺼내 나눠 마시며 가만히 저무는 광경을 보았다.
도시의 소음이 선명하게 들려오고, 살랑거리는 바람이 내 속눈썹을 건드렸다.
귓가에 시드가 부르는 Wild World가 맴돌았다.
처참하고 보잘것없던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인생이 조금은 아름답다고 느꼈다.
*포르토에서 P를 우연히 만난 건 거짓이 아니었다.
그곳에 가기 전 나는 그에게 그를 보러 포르토에 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럼 나는 이제 너를 평생 보지 못하겠지?
나는 그때 그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로, 그에게서 온 힘을 다해 멀어지려 무던히 노력하던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기어코 연말이 오고 나서야 나는 그를 보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그의 도시로 향했다.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보았던 C와 M도 여전히 그 도시에, 파비와 카이도 그곳에 있었다.
모두가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가 자주 가던 술집에 모여 시끄럽고 요란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대부분은 취해 이름 모를 작자들과 말을 섞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두드렸다.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했던 P였다.
감정이 장대비처럼 쏟아지듯 따갑고 매서우면서도 불안정했다.
기어코 만나게 되는 P. 그 애를 또 반년 만에.
우리의 시간은 자꾸 누군가 타임코드를 조작이라도 하는 듯 띄엄띄엄 흘러간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찌질했던 건, 할 말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그 애에게 멋진 척은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경이 과하게 몰렸다는 듯이 이마를 자주 만졌고, 시선은 어디에 둘지 몰라 애먼 쓰레기통만 쳐다보며 영어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말을 더듬거렸다.
그 애가 이야기 좀 하자고 내게 물었을 때,
마시던 와인잔을 그 애에게 주고 냅다 그 술집을 떠나 버린 것이다.
이렇게나 멋없고 허둥대는 만남을 원하진 않았다.
나는 곧장 그곳을 빠져나와 한참을 걷다가 R에게 전화를 걸었다. R은 내게 말했다.
해피 뉴 이어.
그렇게 새해가 온 것이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내 주변에, 어쩌면 이 세상에도 어지러운 일들이 가득해서 자꾸만 마음이 덜컥 두려워지는 걸 억누르느라 말을 아꼈다.
구태여 회유시키고자 했던 생각들은 결코 쉽사리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몇 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아지지 않는 기분이 연말만 되면 나를 쫓아다녔다.
나는 그러한 것들을 슬픔의 수확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 해를 돌이켜 보자.
올해의 분노는 여름의 잔상들. 그러면서도 올해의 슬픔은 속절없이 쌓여대던 술병. 올해의 희열은 단연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오게 된 그 기억들일 것이다.
그런 것들을 곱씹다가, 이곳에 오기 전 수와 잔뜩 취한 꼴로 서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채우던 어느 테이블로 내 기억은 휩쓸려갔다.
나는 수에게 말했다.
수, 나 다시 멀리 갈 거다. 이해 안 되는 거 아는데
그냥 내가 간다고 하면 아무 말 없이 잘 가라고 해주라.
너 그렇게 아름다운 삶만 쫓다가 큰코 다친다.
가끔은 더럽고 가난한 것도 꿈꾸는 거야.
대체 무슨 소리야?
몰라, 짜식아. 그렇게 자꾸 도망치고 싶으면 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 너 없이도 잘 살 거니까.
수가 취해서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그때 그 수의 말은 취해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이 깨닫는다.
지난해의 아름다움과 맞바꾸었던 더럽고 가난한 기억들. 내가 조금만 더 그것들을 사랑했다면 조금은 편안했을 거다.
그렇게 이곳에서의 삶에서는 자주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고, 자주 누군가의 기억이 내게 온다.
멍청한 시선으로 가만히 허송세월을 보내는 시간들을 정리하고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멍하니 앉아 있는 일 따위는 없도록. 그 누군가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빌고 또 빌었다.
*문득 깨달은 게 있다.
나는 한국을 참 사랑한다는 것.
어느 도시와 견주어 봐도 내가 살던 동네, 내가 알던 방식, 내가 자란 기억들은 그 어떤 곳도 이길 수 없다는 것.
그 생각을 하자니 눈물이 조금 솟구쳤다.
이따금씩 눈이 많이 내려 질척거리는 거리와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그곳이라면 매일매일 밖으로 나갈 수 있을 뿐더러, 여름에 한국은 습하고 짜증 나더라도 아이스커피 한 잔에 하루가 보장되니까.
독일 번호는 이상하게도 자주 헷갈리고, 한국 번호는 마치 주민등록번호처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뇌리에 박힌다.
내 어린 시절을 알고, 내 성격을 알고, 내 사소한 습관마저도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전부 거기에 있으니까.
독일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싫어서 왔냐는 질문을 했다. 한국이 싫어서 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으며 집으로 돌아갈 때면 그들의 이야기를 곱씹다가 내 상황을 떠올린다.
난 단 한 번도 한국에서의 삶이 싫었던 적이 없다고.
정확하게는 견디기 힘든 일들이 진물처럼 자꾸만 새어나와서 갈피를 못 잡는 내가 싫어 그곳을 떠난 거다.
모든 것은 슬픔으로부터 회유하기 위함이었다.
*긴 여행을 끝내고, 베를린에 도착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했다.
나를 보러 왔던 R을 만나 연초를 함께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가야 하는 R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갔을 때, 베를린에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렸다.
푸른 하늘에서 눈이 진주처럼 쏟아졌다.
핸드폰이 없어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못했던 날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눈 내리는 광경을 찍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조용히 묻어두었다.
올해의 첫 시퀀스는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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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notherapye · 2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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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관계의 단절이나 부재에서 오는게 아니다. 함께임에도 어떤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거나 공유받지 못할 때 외로움이 다가온다. 물리적으로 혼자여서, 그럴 필요가 없어서 난 외로움을 잊고 살고 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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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sh-tomatogogi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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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걍잡
비워내려 그리는건지 채우려 그리는건지 한가지 확실한건 그리는 행동이 좋다는거
90도 돌고 또 90도 돌고 또 90도 돌고돌아 360도 돌았더니 오래 알았던 사람들은 지금 제대로 미쳤다 하고 처음 본 사람들에겐 멀쩡한 사람으로 비춰지는게 재밌음 이제 정상성 수행 잘하지~응짱~
차가운 겨울무 생으로 뜯어먹고싶다
무를 메인으로 쓸수있는 요리가 뭐가 있을까... 모르겄다 뭐가 있지 무생채, 무조림, 무볶음, 생선찜에 깔린 무, 어묵탕무, 무말랭이, 깍두기, 김치양념 무, 무피클 아 생각남 뭇국 뭇국에 소고기 대신 선지 적당히 넣으면 매우 맛이 좋다 무우솥밥도 있구나
요즘 피아제 인지발달론을 아주아주 약간 겉핥기도 아닌 냄새맡기를 해봤는데 파이로가 자꾸만 생각나서... 물론 완전히 동의하는 입장에서 읽진 않았지만.... 짜맞추기가 재밌었다 나중에 시간나면 정리해봐야지 싶은데 시간나면 만화그려야함ㅋ
파이로와 엔지니어의 상호보완적 관계가 좋다
코믹스에서 미래에서 온 엔지니어가 파이로 머리통이랑 함께 있는 장면도 좋았음 엔지니어가 파이로에게서 얻을 수단적 이익만을 위해 함께 한다는게 아니란 말도 되니까..
고랭지 배추밭의 차갑고 축축한흙 퍼먹고싶다
태백 바람의 언덕 정상은 분명 오줌밭일거다 화장실 없어서 사람들 걍 차 뒤나 길에 쌈 아 여행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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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trans ·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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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607 Weverse Translations
Jungkook's Post ❇️
아미들 곡 선물 잘 받으셨나요ㅎ…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처음부터 여러분들 생각하면서 작업했었고 훅이 좀 길게 반복되나 싶을 수도 있는데 사실은 하우스 장르의 댄스와 함께 보여드리려 했던 곡입니다.. 퍼포먼스 곡인 셈이죠.. 근데 시간이 없어서 진행을 못 했네요 ㅜ 아쉽습니다.. 시간을 돌린다면 어떻게든 찍어놨을 텐데🥲 그래서 그 부분을 좀 이해를 해주십사 이렇게 글 남깁니다!.. (자신을 책망 중입니다🫠) 아무튼 벌써 11주년이 다가왔네요ㅎㅎ 늘 옆에서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여름이라 많이 더운데 더위 조심하시고! 그럼 안녕히..💜
ARMY, have you received your song present? Heh… I hope you like it:) I thought about you while making it, right from the start It may feel like the hook of the song repeats for a bit too long, but it's like that because it was actually supposed to be a House-genre song that was shown with a dance.. like a performance track.. but I couldn't carry that out because I had no time ㅜ It's such shame.. if I could just go back in time I'd find a way to do it but🥲That's why I wanted to write this post, to ask for your understanding!.. (currently berating myself🫠) Anyway, we're already approaching our 11th anniversary hehe Thank you for always being by our side I hope you always stay healthy and take care of yourselves It's summer now and really hot, so be careful in the heat! Bye now..💜
Trans cr; Aditi @ bts-trans © TAKE OUT WITH FULL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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