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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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오늘은 내가 똥멍청이인걸 들켜버린 날로 기억할 것 같지만, 동시에 또 기분나쁜 오해를 받은 날로도 기억될 수 있다. 또한 도서관이 너무 가고 싶었던 날이기도 했고, 아침식사로 단백질이 될 만한 것을 먹은 거라곤 슬라이스 치즈 한장인 날이기도 했다.
일찍 회사에 가는 게 너무 미안했던 날이기도 했으면서, 결국 하던대로 하기로 결정한 날이기도 하고, 여느때처럼 컴포즈 커피 구석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구미호뎐을 보았다. 자몽차를 덜 달게 마신 날이었고 점심으로는 김치가츠동을 먹었던 날이다.
도서관에서 읽은 명상살인 때문에 자꾸 도서관의 공기와 모든 것들이 그리워졌고, 자몽차든 귤차든 너무 맛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생각하곤 했다. 마음은 마음대로 제멋대로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인데다가, 그젯밤은 꿈으로 망치고 어젯밤은 위장으로 망쳐서 제대로 잠들지 못한 탓에 몸이 간지러운 느낌이 드는 하루였다.
눈이 아팠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었고, 보스에게 정말 90도로 꺾어 인사를 하고 결국 텅텅 빈 모습을 자꾸 드러내는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드는 날이었고, 40분의 시간을 내가 오히려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우와 와우, 이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견디는 것도 나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날이었고, 최대한 상대를 존중하려는 노력을 그리고 그 연습을 더 해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날이었다.
아마 타인보다 스스로에게 더 많은 공부를 시켜야겠고, 타인에게 주는 것들은 더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관심보다는 뒷받침이 되어야 했고 크게 많은 것들을 바라기보다는 백업하는 역할로 뒤로 넘겨야 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 잘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견디고, 견딤을 바라는 마음으로 잘해내기.
내일은 새우와 브로콜리를 넣은 카레를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날이었고, 가급적이면 하루에 한장은 공부를 하도록 하기로 생각한 날이다. promise는 목적으로 to부정사를 쓴다, stop ~ing는 ~하는것을 멈추다, stop to 동사원형은 ~하려고 멈추다. try ~ing는 ~시험삼아 해보다, try to 동사원형은 ~하려고 노력하다, which는 의문사가 아니다.
나를 돌보는 것은 여러가지의 방법이 있고, 나는 오늘도 다섯줄 만큼의 공부를 함으로써 나를 돌보았다. 내일도 아주 조금이라도 그렇게 해야지. 그리고 내 감정을 이렇게 늘어놓는 것만으로도 나는 많이 안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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