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교토] 삼총사의 2박3일 단풍 여행(1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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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교토] 삼총사의 2박3일 단풍 여행(11.14-16)
2015년 교토 단풍 여행은
11월 말부터 12월 초가 절정이라고 합니다!!
11월 둘째주에 다녀왔는데.. 아직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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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지기 삼총사, 단풍 여행 출또옹~!
교토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제 집처럼 드나드는 홍변과
아이 둘 처음으로 떼어놓고 콧바람 쐬러 나온 현언니.
그리고 나^^
숙박은 우리집에서 해결하고
첫날은 입국 -> 나고야 사카에,
둘째날은 교토(아라시야마 도월교/천룡사, 청수사),
셋째날은 나고야성 -> 출국으로 잡았다.
첫날은 날씨가 흐려서 우산 들고 사카에로!
의외로 현언니가 선샤인 사카에 대관람차에 꽂혀서ㅋ
별 생각 없던 우리 둘도 덩달아 탑승~
셋이 여행하면 좋은 것이…
어딜 가든 한 사람이라도 만족하는 게 있다면
서로서로 기분이 업 된다는거~
게다가 이번 여행은
육아에 지친 현언니에게 콧바람을 쐬어 주기 위함이라
애처럼 좋아하는 언니를 보니 타길 잘했다는 생각^^
저녁식사는 히츠마부시^^
의도치 않게 완전 단골 됐다~
일주일에 두번씩 오는 사람 별로 없을텐데ㅋ
그러고 보니 대관람차도 두 번.
장어는… 호불호가 가리는 음식이라
히츠마부시에 거부감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어머나 왠걸~~ 두 노친네가 나보다 더 잘 드시네 ㅎ
사카에에 가면 꼭 들러야 할 필수코스 ㅎ
막상 보면 뭐…. 크게 볼 것 없는 곳이지만
아이 같은 현언니가 좋아라 해주시니
우린 또 그것으로 만족 하고~
드디어 밝은 이튿날 아침.
셋이서 부리나케 준비해서 10시에 교토역에 도착했다.
나고야역에서 교토역까지는 신칸센으로 40여분.
교토역은 벌써부터 대형 트리가 장식되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고 있었다.
쭈니가 태어나고 아직 한 번도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함께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쭈니파파가 해 본다 하니 맡기고…
내년엔 꼭 나도 같이 할거라고 다시 한 번 다짐!!
관광안내소에 들러 이것저것 물어보니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아라시야마와 청수사(기요미즈데라)는
단풍이 아직 안들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ㅠ.ㅠ
그래도 밀고 나가자~~
전철 타고 버스 타고 도착한 아라시야마의 도월교.
7월에도 홍변이랑 여기에서 똑같이 사진을 찍었었다^^
다음엔 현언니 설득해서 꼭 셋이서 다시 한 번 오자고
지나면서 했던 말이 4개월 만에 실현되는 순간ㅎㅎ
올해 교토의 본격적인 단풍은 11월말부터 12월초라고 한다.
한국도 단풍이 일찍 들었고 나고야도 은행잎이 거의 지고 있기에
단풍 시기 노칠세라 일부러 11월 둘째 주로 잡은건데 ㅠ.ㅠ
우리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ㅎㅎ
하지만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오면
단풍은 멀리서 감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에 치여 한 발자국도 맘대로 움직일 수 없었을 터 ㅎㅎ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내국인들이
교토에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가 바로 이 시즌!
단풍이 물들기 전인데도 일본인으로 북적북적.
DSLR로 제법 폼나게
사진을 찍고 계시는 분이 계시길래
앗!! 행운이다!! 하고 정중히 부탁해서 찍은 샷 ㅋㅋㅋ
카메라의 성능이나 테크닉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모델…. ㅠ.ㅠ 이라는 사실만 뼈져리게 깨달았음.
그래두 우리 셋이 함께 해외여행하며
찍은 첫번째 샷이니 소중소중하게~간직하귀.
다음 코스는 천룡사!
마루에 앉아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며
푸르름에 눈을 정화시켰던 여름.
날이 찌는 듯 더웠어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는데
가을에 오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ㅎㅎ
교토에 살고 싶다는 홍변의 말을 101번째 듣던 날.
여름에 왔을 때는 맨바닥이어서
발이 참 시원하고 힐링이 되었는데
가을이 되니 순로에 다다미를 깔았다.
캬아~~ 마음 씀씀이 좀 보소~~
전날 교토에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연못은 약간 혼탁했지만 그래도 운치 있었다.
우리집 정원하쟈아~~
전망대 길의 쭉쭉 늘어진 수양벚나무 가지들.
앙상한 가지 조차도 운치를 더하지만
봄에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을 상상하면 가슴이 설렌다.
뒤로는 사시사철 푸르른 대나무가
시원시원하게 뻗어 있고
키 작은 단풍나무가 빨강으로 포인트!
아름답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귀농?ㅋ본능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홍변이 여름에 먹었던 당고의 맛을 잊지 못하겠다고
당고 먹으러 다시 교토에 가야할 것 같다고 했을 때
설마 그 정도로 또 먹고 싶은가 했는데
그 당고집을 찾아 천룡사에서 내려오는 길을
람보르기니 속도 저리가라..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저 여자가 다섯살인지 서른다섯살인지 구분이 안가고ㅋ
당고를 발견했을 때 그녀의 환호성과 눈빛은
내가 김수현씨나 조인성씨를 만나면 나올법한 그런 것이었고~ㅋ
맛있긴 맛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은 청수사로 이동.
작년 2월 겨울에 오고 두번째^^
눈 쌓인 모습도 굉장했는데
가을 모습은 어떨지 기대기대~~
한껏 치장하고 기모노를 차려 입은 아가씨들로 붐빈다.
하나비, 단풍구경 등등 젊은 처자들이
전통 기모노를 차려입는 문화는가 살짝 부럽다며 입을 모으고…
한복은 평생 몇 번이나 입을지…
2010년 결혼식 피로연 때 한 번 입고
만 5년 동안이나 박스 안에서 잠들어 있는 내 한복만 봐도
한국에서는 한복 입는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입고 벗고, 걷는 것 모두 기모노가 훨씬 불편하고
가격 또한 기모노 쪽이 비싼데
왜 저네들은 더욱 즐겨입고 한복은 사라져 가는가 ㅜ.ㅜ
절은 절, 신사는 신사…
지금은 별개로 구분하지만,
얼마전 어떤 프로그램에서 보니
옛날에는 절과 신사가 함께 있는게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작년에 왔을 땐 몰랐는데 청수사 내에도 신사가 있었다.
[縁結びの神]. 좋은 인연을 이어주는 신을 모신 곳인 것 같다.
좋은 인연을 갈구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도대체 동전 넣는 곳은 왜 그리 많은 것인지
작은 신사 안에서 내가 본 것만 6개.
돈 안내고 소원 빌면 이루어 주지 않는거야 ?>.<
신의 세계도 자본주의ㅎㅎㅎ
사랑운을 점치는 돌 ㅎ
이 돌에서 출발해 눈을 감고 맞은편 돌까지 잘 걸어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삼총사 중 유일한 솔로인 홍변이 광분.
신사 구경을 마치고
청수사의 주인공인 청수의 무대를 감상하러 고고씽!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이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10년만에 한 단발머리로 인증샷!
약수터에서 바라 본 청수의 무대.
일본은 해가 빨리 져서…
네시쯤 되면 벌써 어둑어둑 해진다.
세 줄기의 약수는 각각 지혜(학업), 건강, 사랑을 의미하는데
하나만 골라 마셔야 효과가 강력하다나~
세 개를 다 마시면 도루묵 된단다~~
우린… 공부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며
학업 빼고 다 마시고 싶다고 ㅎㅎ
결국 심사숙고 끝에 세명 모두
가운데 줄의 건강을 택했다^^
건강이 제일이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청수사를 나와 산넨자카로 가는길.
단풍 시즌이라 야간개장까지 하고 있어서
라이트업 광경을 구경하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ㅠ.ㅠ
5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 내려왔다.
사람 구경은 아쉬움 없이 지대로 했다 ㅠ.ㅠ
30분 만에 병목 구간을 지나
드디어 산넨자카
귀여운 하시오키, 스푼오키~
기온마츠리가 열리는 야사카신사.
연두색의 등이 오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저녁식사는 스키야키!!
홍변이 부모님과 함께 교토 여행 할 때 먹었던 곳인데
정말 맛있다며 입이 닳도록 이야기 해서 기대 만발~
야사카 신사를 나와 우측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かがり火] 카가리비(횃불)라는 스키야키집이 있다.
기온거리와 가까워서 좋았다.
조금 늦었지만 ㅎㅎ
홍변이 변호사시험 합격한 기념으로
늦은 한 턱을 내주었다~
셋 다 날계란 잘 못먹는데
스키야키의 고기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날계란에 찍어먹을 수 있을 만큼 맛나 ㅋ
일본에 2년이나 사는 동안
스키야키 안먹고 난 뭐 먹고 살았냐며 ㅎㅎ
스키야키로 교토여행을 황홀하게 마무리.
다음날은 언냐들 귀국 당일 ㅠ.ㅠ
다행히 저녁 6시 비행기여서 나고야성을 둘러볼 여유는 되었다.
삼총사 중 가장 어른이지만 가장 동안인 현언니.
저렇게 연약한 몸으로 어떻게 애 둘을 키우는지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그녀에게서 나온 듯.
30kg대로 결혼해서 지금은 42kg…
그나저나 조만간 마흔이네 언니야…
늘 유쾌한 홍변 ㅋㅋ
아놔~~
현언니 특유의 무성의한 샷으로
대~충 찍은 사진…
지대로 안찍을 꺼냐고 구박했는데
맘에 드는 사진 1호가 되어버렸네 ㅎㅎ
아이스크리무~
정말 ��프트하고 맛났쥐~
이 언니가 이렇게 미칠만큼 ㅋㅋㅋ
난 살 좀 빼야겠군 ㅠ.ㅠ
나고야성 정원에 앉아
멍때리다 가고 싶다는 언니들…
하지만 뱅기시간이 다가와서 아쉽게 돌아섰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츠케멘야가
점심은 11시 반부터라 아침엔 시간이 안맞아 못 먹고
나고야역에서 급하게 츠케멘 맛집을 검색했더니
[야타이츠케멘] 이라고 누군가 추천해준 글이 있어 찾아갔다.
가격이나 맛이나…
집 근처 츠케멘야 보다는 한 수 아래였지만
여기도 먹을 만 했다^^ 굿 초이스~~
언냐들을 배웅하고…
또다시 허 해진 마음을 쇼핑으로 달랜 후 귀가.
교토에서 산 하시오키와 스푼오키를 구경하며
귀국 후 온가족 이쁘게 식사하는 상상을 했다.
왼쪽부터 금각사, 청수사, 도월교,
그리고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버드나무 밑에서 푸른 기모노에 빨간 양산을 쓴 여인.
하시오키에도 교토의 정취를 담아 넣었다^^
하지만 쭈니는 동물 캐릭터를 더 선호할 것 같아서
소, 쥐, 고양이, 토끼 하시오키도 샀다^^
식탁에 더 관심이 생기려나 아들 ㅋㅋ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헤어져
타지에서 홀로 유학생활을 하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게 참으로 많았지만
특히 인간관계에 대해 여러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어떤 인간이었고, 어떤 인간관계를 쌓아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인간이 될 것인지.
서운함 -> 원망 -> 반성의 순서라고나 할까ㅋ
지금은 어느덧 조금 있으면 졸업이라
귀국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지만
초반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중반에는 학업에 대한 부담으로 몸서리가 쳐졌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극복해야 하는 길임에는 틀림없지만
심적으로 괴로운 것까지 이성으로 다 치유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그럴 때 아무런 의도 없이 단지 나를 걱정해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고생은 하고 있지 않은지 물어봐주고
모처럼의 해외여행일텐데도 볼거리 없는 나고야까지
날 만나러 와 준 친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엄마 없이 자라고 있는 내 아들까지 신경써 준 친구.
나 또한 그녀들에게 평생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라고 다짐했다.
물론 2년간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전혀 관심 없는
SNS에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이름만 올려놓은 사람들도 있고,
오히려 날 더 힘들게 만든 사람들도 있었다.
마음을 다 열어 보이고 줬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직장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계도 많았다.
매일 보고 함께 일하니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착각하는 관계들.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기에도 짧은 시간,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 또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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