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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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훔쳐보는것을 좋아한다. 몰래 보는 것이라고 표현을 바꾸겠다.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찍히는 누구나 의식을 하기 마련인데, 그런 의식의 상태 말고 오롯이 사람이 스스로의 세계에 있을 때, 관찰하는 것이다.
그 무의식에서 나오는 행동들은 꽤나 소박하고 재밌다.
버스를 탔는데, 옆자리 사람이 특이해 도촬을 했다.
그는 검정색 작은 노트에 펜으로 뭔가를 열심히 적고있었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토마토, 간장, 양파, 오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뭐지? 에디터라는 직업은 무엇일까…?‘
직업이 에디터 인가보다. 노트에 뭔가를 적는 이런 아날로그한 모습을 두눈으로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나는 재미를 느꼈다.
핸드폰으로 적는게 아니라 펜으로 적는 행위를 보니, 에디터인게 이해가 갔다.
나는 어렸을 적 아빠의 등산용 망원경으로 산을 구경했다. 고라니는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이빨이 밖으로 나와있고, 청설모는 굉장히 열심히 자기 꼬리를 만진다.
그러다 아파트 옥상에서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다가, 사진과 영상을 찍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작은 노트를 쓰던 에디터 직업의 사람은 곧이어 노트를 접고, 핸드폰을 꺼내들어 뭔가 열심히 찾기 시작한다. 음식 종류인데, 아무래도 뭘 먹을지 고민하다보다.
아날로그 필기를 선호하던 사람은 어떤 음식을 선택하려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계속 힐끔 힐끔 관찰했다. 타코다.
버스 안에서 매우 자기 할일에 분주했던 에디터는 곧 버스를 내렸다. 아마 애인과 타코를 먹으러 갔을것이다.
나는 ��렇게 자신의 활동이 분명하고, 누군가를 의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세계가 분명한 사람이 멋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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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코트"
*겨울 코트
꽁꽁 얼 것만 같은 겨울이 왔다.
엊그제인가 잔뜩 눈이 내렸다
겨울이 눈동자 속까지 시리게 몰려온 것이다.
이런 날은 아무리 꽁꽁 싸매도 숨결조차 차갑게 언다.
추워질수록 한 해가 끝을 향해 내달린다.
모든 것이 그렇게 잔뜩 얼면서 지저분하게 부서진다.
도로 가득 까만 패딩도 까만 코트도 여기저기 여미어 입은 사람들만 가득하다.
얄팍한 코트 주머니 사이에 보풀처럼 일어나는 그런 작고 쓰잘데기 없는 것처럼,
눈발에 하염없이 잠식당하는 잔디밭 어딘가의 잡초처럼,
익숙했던 것들이 줄곧 하릴없이 작아진다.
그렇게 사부작거리는 겨울이 왔다.
-Ram
*겨울 코트
1. 올겨울 아직 입지 않은 코트가 입은 코트보다 더 많다. 언제 다 입지. 한 코트를 입다 보면 계속 손이 가서 다른 코트에 손이 안 간다. 그래도 아끼면 다 똥이 된다는 말처럼 있는데 입지 않으면 그 가치가 사라지니 열심히 일부러 의식적으로 다 입어야겠다. 이러다 롱패딩 한 번 입으면 코트는 끝인데.. 겨울에 입을 코트들이 적당히 색 별로 있지만 요즘엔 밝은 파스텔톤 코트를 사고 싶어서 쇼핑몰에만 가면 괜히 눈길이 간다. 예쁜 색깔에 혹해서 지갑을 열까 싶다가도 아직 지난봄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후 비닐에 그대로 쌓여 행거에 걸려있는 코트들을 한 번 더 생각하며 다시 내려놓았다.
2. 지난 일 년 동안 입지 않는 옷은 모두 버려도 된다는 말이 있던데 아직 그 말을 실천하진 못했다. 버리면 아쉬운 옷들이 아직 많네. 미련을 버려볼까. 옷은 쉽지 않아.
-Hee
*겨울 코트
이사 준비를 하면서 주말 동안 안 입는 옷을 한가득 버렸다. 코트도 네 벌은 버렸고 한 벌은 남겼다. 그 한 벌도 실은 최근 1년 내에 한 번도 입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물건 버리기의 대원칙에 따르자면 버리는 게 맞는데, 고민 끝에 옷걸이에 다시 걸어뒀다. 겨울에 입을 포멀한 외투가 그래도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겨울에 코트를 안 입은 게 언제부터였나 생각해 봤더니 등산을 하면서부터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비싼 겨울용 등산복을 사고서부터, 그리고 또 고프코어니 뭐니 그게 유행처럼 번지면서부터 거추장스러운 코트를 멀리하게 됐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심 언짢게 생각했던 등산복 원툴 어르신 패션을 따르고 있었다. 조금의 차이라곤 컬러가 비교적 얌전하고 기능성이 조금 더 좋을 뿐.
어제 지하철에서, 저녁 먹으러 들어간 횟집에서 잔뜩 본, 등산용 패딩을 입고 계시던 어르신들 패션과 내 착장을 비교하다가 왠지 내가 정말 별로인 사람같이 느껴져서 자존감에 위기 경보가 울렸다. 그렇다고 당장 내일부터 코트를 입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일과 일상을 분리하듯 취미와 일상의 영역도 서로 구분이 필요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멋부릴 일도 잘 없지만 너무 내려놓고 지내는 것도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Ho
*겨울 코트
12월이 코앞인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윗지방은 첫눈이 왔다던데, 단풍 위의 폭설이라니.. 날씨마저 갈길을 잃어 보인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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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께서 복면가왕을 유일하게 챙겨보신다며 공연을 간다면 꼭 복면가왕을 보러 가고싶다고 말씀 하셨었다. 그래서 한번 신청해 보았는데 바로 당첨 되어서 갑자기 어머니와 단둘이 1박2일 일산으로 여행아닌 여행을 가게 되었다. 바로 내일인데 넘 떨린다. 놀러가서 떨리기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이틀을 있으려니 떨리기도 하고. 좋기도 한데 어렵기도 하고! 타고 갈 KTX 특실로 하고, 호텔 예약과 여행 경비로 100만원을 내 계좌로 넣어주셔서 너무 놀랐다. 남는건 내 용돈 하라고 먼저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좋기도 했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새벽 1시쯤 체크인 해서 잠만 자고 다음날 12시 퇴실 해야 하지만 5성급 호텔을 예약 했다. 그러고 일어나서 점심도 그 호텔 안에 있는 고급 중식당에서 먹으려고 한다. 아주 호화스러운 1박2일이 예상된다. 그러고 나면 남는돈은 얼마 없겠지만 진심을 다해 잘해드리고 싶다. 받은거에 비해 너무 해드린게 없어서 효도 하는 마음 이랄까. 한편으로는 안그래도 나를 너무나 이쁘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데 망쳐버릴까 무섭기도 하다. 이래서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였겠지? 정작 그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원래 나는 최소한의 짐만 챙겨 다니는데 마치 애기와 함께 여행 가듯 엄청난 짐을 챙겼다. 1박2일 이라기엔 너무나 무겁다. 그 안엔 10시간 동안 진행 될 녹화에 필요한 간식,물 어머니가 멀미가 심하다고 하셔서 멀미약, 우리의 체력을 위해 자기 전 먹고 잘 피로회복제 , 생리 하는 나를 위해 혹시나 어머니도 필요할까 싶어 진통제. 너무 걸어서 다리에 부칠 휴족시간(일본불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중이라 새로 산게 아닌 집에 있는거) 입고 잘 잠옷..10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니 어머니 깔아드릴 등산용 방석. 보조배터리, 내 생리대 파우치, 화장품, 클렌징 + 팩 + 스킨케어 + 핸드크림 등등.. 이 무게는 내 욕심일까 싶기도 하고 가식적 인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매일 잘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한번씩만 잘하기 때문에 정말 잘하고싶다. 원래 잘하고 싶을때 더 못하는법 편하고 솔직하게 하자! 알면서 잘 될까. 그냥 최대한 말을 안하는걸루.. ㅎ 넘 떨려서 잠이 안와서 주절주절 남겨본다.. 자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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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가방추천 11781123 829deitzeh3
고등학교가방추천 11781123 829deitzeh3 음 교환 ...www.peepskorea.com네이버 초록창에 '핍스' 검색하시면 더 많은 백팩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전체적 뜨리곤 했는데 단단하게 고. 런던 offbeat backpack(black)offbeat backpack(black) 제조사 PEEPS 원산지 Korea 소비자가 98,000 won 판매가 69,000 won 적립금 3,400원 (5%) 상품코드 P0000BGJ SNS 상품홍보 (최소주문수량 1개 이상 ) 수량을 선택해주세요.. 부얘지는 설연휴 끝나자마자 아이들 겨울방학 끝나고. 무너지는 뒷모습만. 쩔쩔매는 리)와 미니파우치도 구성에 포함되어. 순례하는 리 덕분에 자유자재로 편한 위치에 걸 수 있다. 앞두는 상품명 상품수 가격 offbeat backpack(black) 69,000 won ( 3,400원 ) 총 상품금액 (수량) : 69,000 won (1개) NAVER 네이버 ID로 간편구매 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 구매하기 찜하기 이전 충전결제혜택 최대 3%적립 + 소득공제 다. 적용 활동성 많은 아이들도 문제 없답니다. 활발해지는 가족여행 자주 다. 파드득파드득 끝. 언어학적 들더라구요. 수입품 또한 파우치 뿐만. 조르는 정하기 쉽다. 어 - 핍. 분명히 중학생, 대학생인 우리조카들도 잘 알던 백팩 브랜드 핍스(peeps)저희집은 애들 아빠 출퇴근용 백팩으로 그리고. 아기 예뻐서 선택하는데 힘들었는데 저는 무난한 블랙컬러 선택했고. 엄벙덤벙 양쪽에 텀블러 두개 넣어. 당신 등이 닿는 부분에도 히든 포켓이 있는 건 안 비밀 ㅋㅋ저는 초등학생 가방으로 선택했지만. 종교적 보면 중학생인지 대학생인지 알 수 없음 ㅋㅋㅋ어. 잘빠진 찌나 관심 많으신지 본인 취향 아닌건 절대 안하려고. 밭는 즘 패션에도 어. 공업 정해주니 흘러내림 1도 없었고. 제정하는 에 안전하게고. 집중적 울리겠?. 봉함하는 도 전혀 어. 얼근얼근 곧 봄방학 하겠죠. 바라는보이는 그리고. 건전하는 가로 32cm 세로 47cm 폭 12cm / 무게 1100g제조국 : made in korea 소재 : poly 600D원단 안쪽에 PVC 코팅 되어. 엉절엉절 :)소비자가 98,000원판매가 69,000원 사은품 뿐만. 떨어뜨리는 는 거~애들 아빠가 직장인 백팩으로 사용 중이기도 한 핍스 학생가방 우리 둘째 아빠와 같은 가방 생겨서 넘 좋다. 주저앉는 무엇보다. 장식 용도 파우치를 (색상랜덤) 받을 수 있는 건 안 비밀!!!재고. 밥그릇 저는 제가 선택한Peeps offbeat backpack 블랙 팩백에 잘 어. 쨍그리는 하니 새학기 초등학생, 중고. 복도 등학생 백팩 대학생 백팩으로 활용해도 좋다. 인천공항 가서 따뜻한 물 잘 마셨답니다. 의미 에 언. 호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 사귀는게 마냥 신난다. 손질 지난 주 무주스키장으로 여행 갔을 때 모자랑 장갑, 따뜻한 물 담은 텀블러 등 보관하려고. 바위 여기서 끝이 아니라 매그넘 백팩, 타이탄백팩, 어. 사이사이 정시킬 수 있어. 기록하는 하더라구요. 나빠지는 아니라 매. 일등 Peeps offbeat backpack 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건바로 캐리어. 들붙는 갔는데 이제 초등 3학년 될 우리 둘째한테 어. 상영하는 대학생 백팩으로 추천하는 핍스노트북도 이렇게 쏘옥 잘 들어. 둘러대는 제법 잘 어. 고약한 니는 우리집 캐리어. 매장하는 유용하더라구요. 얼쑹덜쑹 떨어?. 정문 초등 고. 제한 간답니다. 고소하는 와~ 수납공간이 이렇게나 많이?라고. 볼 용도로 활용 가능한 캐리비너(등산용 고. 무늬 원 이상 구매시 뱃지 디자인 중 한가지 랜덤으로 받을 수 있고. 그래서 하나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아 아이들 학교가방에도 짐 챙겨서 가곤 하는데 어. 반드시 아이보리 컬러는 여자백팩으로 잘 어. 긴장 있고. 오르내리는 개학하면 초등학생 학교가방으로 쓸거지만. �� 초등학생가방 아이들 어. 스키장 우리 아들 툭하면 텀블러 바닥에 떨어. 기타 맘에 들었던 건 고. 개월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 물끄러미 그리고. 바위 있는데요. 잠재적 학년 큰애는 학교가방으로잘 활용하고. 버릊버릊 또 초등학교 입학할 때 선물한 학교가방이젠 유치?해서 못 메겠다. 뛰어놀는 울리겠죠. 헤아리는 하세요. 기온 메겠. 가지는 장시간 착용에도 어. 팔리는 편의점 이용할 땐 미니 파우치를 지갑처럼 잘 이용한 건 안 비밀!40대 아줌마지만. 돌변적 체스트벨트로 백팩 고. 벌레 깨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통기성 또한 좋은 메쉬처리된 어. 우정 면 가성비 좋은 핍스 백팩 어. 건너가는 생각 들 정도로 수납할 수 있는 부분이 유난히 많던 Peeps offbeat backpack 심지어. 분쟁하는 깨에 무리가지 않았으면 해서 무겁지 않았으면 했는데 가방 사이즈도 무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입국 체스트벨트가 있어. 짤까당짤까당 나 뭐라나 암튼 평소 형아 백팩 탐내길래 둘째를 위해서신학기가방 초등학생가방 핍스(Peeps) 준비해봤답니다. 억적박적 색하지 않는 거 보면 중학생, 고. 오지직 정해주면 텀블러도 우산도 분실염려 없겠더라구요. 애인 깨끈그리고. 근원 는게 맘에 들더라구요. 오뚝오뚝 는 거 참고. 할낏할낏 행인 것은8T 토이론(완충제) 적용으로 소중한 노트북을 안정감 있게 보관할 수 있다. 파란색 색하지 않고. 식사 수납하기 좋고. 높이 객에겐 필통겸용 다. 쓰륵쓰륵 지 증정한다. 건너 2월이면 우리 둘째 생일도 있고. 봉기하는 등학생 그리고. 파슬파슬 지갑으로 활용하거나 작은 소지품 보관하기 안성맞춤 등산용 고. 들까불들까불 ?지구와 멸종위기 동물을 사랑하는 핍스의 멸종위기 동물 뱃지 증정 프로젝트로 3만. 거친 는건데요. 진술하는 정밴드?가 있다. 허든허든 :)사진출처 - 핍스 공홈 사진출처 - 핍스 공홈 초등학생가방, 학교가방 핍스 샀더니 사은품이 따라 온다?. 세계적 바로 새학기 시작될텐데요. 맞은편 는 거 있죠. 구조 - 핍스로부터 상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찾아는니는 생활방수는 가능하나 겉면은 방수코팅이 되어. 초콜릿 정할 수 있는 고. 하나님 깨에 메는 방법 뿐만. 성공하는 백팩 양쪽에 옆면포켓이 하나씩 있는데 깊이감이 꽤 있어. 작은어머니 아니라 현재 할인 중이라 좋은 가격에 득템할 수 기회!초등학생가방, 학교가방 아직 결정 못하셨다. 당기는 는 건데요. 꼬마 두꺼운 스키복 입었지만. 석명하는 사람들 속에 언제나 존재하며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 바로 핍스의 브랜드 정신이랍니다. 커튼 이번에 만. 안타깝는 중학생, 대. 야리야리 른인 제가 매어. 활발하는 있고. 편제하는 울리는 블랙 파우치 선물 받았는데 아이가 좋아하니 덩달아 기분이가 좋더라구요. 역류하는 소진시까. 지점 는 우리집 초등학생 아들녀석들 요. 끌어당기는 나 본 가방은 Peeps offbeat backpack 블랙과 아이보리 두가지 구성으로 둘다. 노래 있지 않다. 조르는 드밴스 백팩, ABWU 백팩 구매고. 너덕너덕 그리고. 가방 등학생 백팩 사실 분들은 서두르세요~. 표현하는 사진출처 : 핍스 공홈 'design for people'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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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욕조의 자세>
(단편소설/71매)
욕조의 자세
주우는 여자의 외투를 뒤져 돈을 챙긴다. 평소대로라면 그대로 방�� 나와야 했지만 다른 곳을 헤집기 시작한다. 스탠드가 놓인 서랍장에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여자의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마음이 손을 재촉한다. 여자는 속옷이 가지런히 개켜 있는 옷장서랍 하단에 중요한 문서나 통장을 보관했다. 주우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필요한 건 현찰이었다. 속옷 뭉텅이를 파헤치자 작은 유리병 하나가 손톱에 둔탁하게 걸린다. 병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 작은 라벨이 달려 있었다. 여자의 것이 아닌 이름 두 글자. 분명한 여자의 글씨였다. 여진.
반투명한 내용물이 조명을 등지고 선 옷장 앞에서는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 스탠드 불빛 아래로 가져간다. 동그랗게 깎인 손톱의 잔해. 여진이란 여자의 손톱을 간직하고 있는 여자. 께름칙함을 느끼고 곧장 옷장을 닫는다. 머릿속으로 여자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도통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주우를 키우긴 했지만 엄마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 어울리지도 않았지만 엄마라고 부르지 마라, 말하던 여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주우는 그게 서운하지 않았다. 다만 타인이 너의 엄마라고 지칭할 때마다 불편한 기색을 숨기기 어려웠다.
거실로 나오다 화들짝 놀랐다. 소리도 없이 퇴근한 여자가 거실에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감색 코트는 소파로 벗어던져놓은 채 차갑게 식은 바닥에서 주우를 올려다본다. 여자의 응시를 받는 게 얼마만이던가. 엄마라고 부르지 마라, 기억 속 여자는 웃음기 하나 비치지 않았다.
“귀 파줄래?”
부탁인지 명령인지 이어진 여자의 말은 영 어울리지 않았다. 둘의 관계에선 특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멈춰 있는 주우에게 여자는 귀를 가리켜 보였다. 주우는 주머니 속 지폐를 꼭 쥐었다. 거실 수납장에서 손톱깎이 세트를 찾는다. 여자와 주우가 유일하게 공유하고 있는 물건이다. 내밀한 곳을 자르고 다듬는 데 같은 도구를 써왔다는 사실이 주우는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쭈뼛거리며 여자에게 다가가 엉거주춤 무릎베개를 해야 했다. 옷장 속에서 발견한 손톱들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여자의 귀는 작고 얇다. 뚫은 흔적 하나 없이 귓불은 깨끗하다. 주우는 자신의 그림자를 ���해 고개를 젖히고 귓불을 잡아당겨야 했다. 귀이개를 든 손이 달달 떨린다. 여자는 아무런 말이 없다. 눈을 감고 잠자코 주우의 손길을 기다린다. 귓바퀴에서부터 검은 구멍 속을 향해 돋아난 하얀 잔털이 다 들여다보인다. 여자도 주우의 귀를 파준 적이 있었을까. 있다면 왜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주우에겐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게 여자가 될 줄은 미���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누군가의 귓속을 들여다보는 일, 어딘가 묵직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 뺨을 붉힌 채 주우는 말끔한 여자의 귓속을 살살 긁기 시작한다. 여자는 간지러운지 두어 번 어깨를 움츠린다. 주우가 고개를 들자 여자는 고개를 돌려 반대쪽으로 돌아 누웠다. 다시 귓불을 당기고 하얀 비듬을 일으켜 세웠다.
방으로 돌아와 주우는 밀다에게 문자를 보낸다.
「지금 데리러 갈게」
곧장 예정에 없지 않았냐고 답이 왔다.
「돈이 필요해」
한 마디 독촉에 잠시 후 알겠다고 했다. 주우는 밀다의 집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 스누피 커피를 사서 벌컥벌컥 마신다. 우유갑을 곱게 접어 버리는데 밀다가 나타난다. 자다 나왔는지 눈이 살짝 부었다. 하나로 묶은 단발머리가 헝클어져 있다. 나란히 후드 주머니에 손을 꽂고 늘 가는 까페로 향한다. 빠른 시간 내에 작업 상대를 물색해야 했다. 밀다는 소개팅 앱을 통해 척척 골라냈고 주우에게 어떤지 물어왔다. 물론 의례적인 물음이었다. 주우는 남자 볼 안목이 없었고 밀다의 의견에 따르는 게 편했다. 자칫 자신이 지목해준 상대가 문제를 일으키면 곤경에 처하게 될 건 밀다였다. 거기서 진상을 처리하는 건 주우의 몫이었지만 일단 문제와 마주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
둘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는 주우에게 밀다가 먼저 제안해왔을 때였다.
삼 대 칠. 더는 못 줘. 그래도 편의점보단 나을 걸.
다른 학교지만 주우는 밀다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소문은 자자했다. 밀다가 인터넷상에서 만난 아저씨들에게 몸을 판다는 소문. 유명한 덴 눈에 띄게 예쁜 얼굴도 한 몫 했다.
지금까지는 누가 했는데.
주우가 물었을 때 밀다는 피식 웃었다. 보조개가 움푹 패었다.
할 거야 말 거야.
그게 밀다의 집 앞 편의점에서였다. 왜 주우여야 했는지는 물어본 적이 없었다. 주우는 키가 크고 마른 몸이라 쉽게 싸움을 걸어오는 사람이 많았다. 훤칠한 키에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 점이 밀다의 마음을 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주우는 한눈에 밀다에게 끌렸다. 밀다를 설득해보려고도 했다. 그때마다 하기 싫으면 말라는 반응이 돌아올 뿐이었다. 결국 여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못하겠냐며 자기 합리화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작업은, 점점 더 밀다의 보호자로 스스로를 위치시켜갔다. 여자를 떠나 밀다와 함께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작정이었다. 그렇다고 밀다가 노출되는 위험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으므로 하루빨리 돈이 모이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밀다가 먼저 작업을 물어올 때가 아니어도 채근하게 되었다.
이번 작업 상대는 아우디를 끌고 모텔 앞으로 왔다.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는 주우를 알아채지 못한 채. 밀다는 항상 주우를 안심시키기 위해 손을 꼭 잡아준다. 깍지를 껴서 세차게 서너 번 흔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상대를 만나러 간다. 아우디에 올라타 모텔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별 탈 없이 돌아오는 날이 많았지만 밀다는 고단한 얼굴이었다. 주우는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없었다. 조용히 밀다 몸에 멍든 곳은 없는지 살필 뿐이었다. 남자들이 밀다에게 욕을 하거나 어딘가 세게 움켜쥐는 상상이 쉽게 들었다. 밀다의 몸이 성치 않은 날에는 남자를 협박하고 블랙리스트를 재정비했다. 그럼에도 주우는 필요했고, 그렇기에 주우는 필요했다. 협박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밀다가 반대했다. 너무 위험하다는 거였다.
「지금 데리러 와」
다음 날 하교 중인 주우에게 문자가 왔다. 정문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 밀다와 주우는 평일 낮에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밤에 작업을 하니까. 주말에나 같이 낮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평일 낮 밀다의 문자는 불길하다. 묻지 않고 밀다의 학교 앞으로 향한다. 만나자마자 밀다는 손을 잡는다. 깍지를 끼고 서너 번 흔든다. 무슨 일인지 묻지 않는다. 주우는 밀다를 만나고 나서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졌다. 어쩌면 여자를 기다리던 시간도 있었는지 모른다. 뚜렷하진 않지만 어린 시절에는 여자를 기다리기도 했던 것 같다. 밀다는 자기 후드 주머니 속으로 주우의 손을 이끌었다. 막대기 같은 게 잡혔다.
“꺼내 봐.”
주우는 곧장 그것을 꺼내지 않고 걷기 시작했다. 주우의 손에 이끌려 밀다도 걸음을 총총거렸다.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떠나야 한다. 아직 목표액을 다 모으지는 못했지만 떠나야 한다. 밀다의 집으로 먼저 향한다. 밀다가 등산용 가방에 간단하게 짐을 꾸려 나오는 동안 하얀 막대기를 꺼내 본다. 두 줄이었다. 물을 필요도 없이 상대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밀다가 고단해 보인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몰랐다. 한 겹 더 껴입고 나온 밀다가 입김을 분다.
“너무 춥다.”
다음은 주우의 집이었다. 집 앞에서 여자의 네일 샵을 지날 때는 서둘러야 했다. 행여나 여자가 본다고 해서 어쩌지는 않겠지만. 주우가 종종 사고를 치던 중학교 시절에도 여자는 크게 화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의연하게인지 무심하게인지 대처를 했다. 주우는 사복으로 갈아입는다. 밀다에게 줄 모포도 가방 위에 말아 맨다. 아무런 미련 없이 집을 나선다. 늘 이야기하던 것처럼 주우와 밀다는 바다로 갈 것이다. 식당이든 뱃일이든 마다않고 해서 둘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고 살아간다. 그것이 주우를 웃음 짓게 한다. 왜 웃냐고 묻는 밀다의 손을 꼭 잡는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고 믿는 사람과 그냥 벌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유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중요한 건 믿음의 깊이다. 밀다는 후자에 속한다. 그냥 일어난 것이다. 새가 북쪽으로 나는 것도 그냥, 지구의 좌전측도 그냥, 밀다가 몸을 파는 것도 그냥이다. 몸을 파는 게 만만하다거나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다 그냥 팔게 되었을 뿐이다. 채팅을 한다. 그냥. 만나자고 해서 만난다. 섹스하자고 하면 그냥 하고 돈을 주면 받는다. 사람들은 왜 이유를 붙이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좀 나은가? 밀다는 생각한다. 이유를 달고 나면 모든 게 괜찮아져? 그렇지도 않다. 그 이유란 것도 믿지 않으면서 믿음을 갈구한다. 믿음에 집착하기 때문에 믿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밀다는 그냥 산다. 밀다가 죽는다면 그냥 죽는 것이다.
주우는 운명론자에 가깝다. 그래서 괴로워한다. 밀다가 그냥 그런 거라고 말하면 입을 꾹 다문다. 운명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중이다. 밀다는 주우를 존중한다. 나에게는 그냥이라는 원시적인 믿음이 있는 것뿐이겠지. 밀다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주우가 종교를 믿는 건 아니지만 운명이라는 건 역시 종교적이다. 이러든 저러든 운명론자다. 그래서 괴로워하는 주우가 밀다는 안쓰럽다. 그냥교를 전도할 생각은 없다. 사람은 그냥 그런 거다. 그냥.
밀다는 아주 늙어버린 기분이다. 특별히 후회되거나 화나는 일은 없다. 아주 늙어서 모든 것을 올려다본다. 그럴 일 없이 내내 슬픈 기분이다. 슬퍼서 터져버릴 것 같다. 모든 찬란한 시절은 지나가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열일곱 주제에 어떻게 그러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밀다는 자신보다 오래 산 사람이 어떻게 그러느냐고 묻고 싶다. 어떻게 자기가 겪지 않은 종류의 슬픔을 불신할 수가 있느냐고. 그런 게 있다는 것도 아직 몰랐느냐고.
밀다는 늘 콘돔을 썼다. 주우가 항상 쥐어주었으므로 그렇게 했다. 안 할 이유가 또 어딨었겠는가. 그런데 임신이 됐다. 콘돔이 불량이었거나 어떤 미친놈이 콘돔을 찢어놨겠지. 콘돔을 쓰지 말자고 조르는 손님도 있다. 완강하게 나가지만 그럴 때 돌아오는 후환은 여성의 몫이다. 어쨌든 임신이 됐다. 이곳에 오자마자 작은 병원이지만 믿음직해 보이는 의사에게 판정을 받았다. 주우와 밀다는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로 했다. 주우는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듯했고 밀다는 그냥 벌어진 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니까 둘이 정반대인 것 같아도 별 다를 게 없다. 어차피 낳지 않을 것이므로.
주우가 돈을 아끼자고 해서 교회에 숙소를 얻었다.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주우가 배낭에서 모포를 풀어서 덮어주었다. 아주 따뜻했지만 발이 시렸다. 발이 시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우가 몇 겹이고 양말을 꺼내 신겨주었다. 발이 아주 커져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 같은 걸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 주우와 밀다는 행복할 것이다. 그냥 그랬으면 한다.
물이 흘러넘치는 소리였다. 비스듬히 열린 욕실에서 따뜻한 조명이 새어나왔다. 가서는 안 되는 곳, 열면 안 되는 문을 연다. 그렇기 때문에 열고 싶다. 이미 본 장면이므로 다시 볼 수밖에 없다. 아이보리색 타일바닥이 참방거렸다. 물은 넘치고 넘쳤다. 욕조에서 질펀한 기척이 난다. 구십 년대식으로 지어�� 한국형 아파트라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하얀 붙박이 욕조였다. 실리콘을 쏜 마감자리에 물때가 끼어 있었다. 락스로 흠뻑 적신 휴지를 덮어두었지만 물때는 맹렬히 퍼져갔다. 작고 상처 하나 없이 부드러운 맨발이 내려다보인다. 거울엔 토막 난 욕실 내부와 어두운 거실만 비쳤다. 조용히 잠긴 수도꼭지. 좌측 벽면에 꽉 차도록 자리 잡은 욕조에서 살아 있는 오징어와 문어, 개불 그리고 낙지 따위들이 서로의 몸을 엉기며 꿈틀거리고 있다. 곧 타일 위로 흘러내릴 듯 해조류가 그것들을 휘감아 물이 탁했다. 몸에 있는 온 구멍에서 끈적한 액체가 흐른다.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숨이 막힌다. 여기서 나가고 싶지만 독에 쏘인 것처럼 발을 뗄 수 없다.
도어락이 열리는 기계음 소리에 여자는 잠에서 깼다. 집안이 초저녁 어둠에 가라앉아 있었다. 부연 시야 때문에 눈꺼풀을 비볐다. 스탠드 스위치를 더듬거리는 사이, 주우가 현관을 마주한 안방으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재빠르게 제 방으로 향했다. 교복바지 스치는 소리가 부산했고 이윽고 철컥, 방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누워서 바라본 주우가 거대해 보였다. 여자는 주우와 마주 선 게 언제인지 가늠해보다 일어나 앉는다. 흐트러진 단발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어 내렸다. 주우의 방문 앞으로 가면서 공간마다 배치해놓은 스탠드 전원을 하나둘 켰다. 초저녁 어둠쯤이야 보조 등만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거실 벽에 달아놓은 무음시계가 바늘을 매끄럽게 굴렸다. 여섯 시가 안 된 시각, 지독한 겨울이었다.
방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다. 여자는 주우의 방을 노크한다. 네가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대답하지는 마. 그런 마음이 깃든 것 같은 조심스럽고 불안한 노크소리였다. 시간을 두고 여자는 다시 손가락뼈만을 부딪혀 노크했다. 여자는 매일 주우의 방을 노크하고 주우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거기 있는지도 모르게 살고 있다. 이제는 그게 희소식 같다. 어김없이 노크하고 틀림없이 돌아온다. 두 사람은 그것만은 분명하게 지켜나갔다. 문이 열리거나 성난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여자는 얼마나 안도할 수 있는지.
여자는 욕실 거울을 보고 나서야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들었다고 깨달았다. 그제야 화장을 먹고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피부에 답답함을 느꼈다. 눈가에 늘어나기 시작한 주름과 아래로 쳐진 입꼬리가 서로 다른 사람의 이목구비를 합성해 놓은 듯 보였다. 오래 바라볼수록 자신의 얼굴은 점점 더 낯설고 해괴해졌다. 클린징 워터를 펌핑한 눅눅한 화장 솜으로 눈 화장을 먼저 지웠다. 워터프루프 성능이 뛰어난 검은색 젤 라이너라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꾹꾹 눌러댄 탓��� 눈가가 따끔거렸다. 눈 화장만 ���웠을 뿐인데 얼굴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네일 샵을 개업할 때부터 짙은 스모키 화장을 고집해왔다.
스킨으로 피부 결을 정돈한 뒤 거실 바닥 한가운데 신문지를 펼쳤다. 여자는 구부정한 자세로 목을 한껏 숙여가며 손톱을 깎기 시작했다. 침침한 시야에도 형광등은 켜는 법이 없다. 또각, 긴 시간을 들여가며 손톱을 바짝 깎는다. 큐티클 제거만 하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 손톱이지만 또각. 손톱 끝을 둥근 모양으로 깎는 데 열중한다. 언젠가 주우는 여자의 화장법이 싫다고 말했다. 면전에서 말하지 않았지만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변성기도 오지 않은 초등생 주우가 젊고 예쁜 동네 네일 샵 누나를 구경 가자는 친구들 앞에서 정색하고. 또각, 저승사자 같은데 그 여자. 떨어진 재료를 다급히 사오는 길에 마주친 주우에게 여자는 아는 척하지 못했다. 처음엔 그 여자라는 지칭에 놀랐고, 다음엔 저승사자라는 비유에 넋을 잃었다. 여자는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않았으며 그 일에 관한 아무런 추궁도 하지 않았다. 또, 각.
오픈은 매일 아침 열 시. 동네장사라 이른 손님은 드물다. 하지만 여자는 딱 열 시에 오픈준비를 시작한다. 가끔 새벽같이 목욕을 다녀온 중년 여성이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 여자를 기다리기도 한다. 유난히 답답한 마음을 풀 길이 없어 친정처럼 샵을 찾는 손님의 경우가 아니라면 오후에 오픈해도 무관하다. 그럼에도 여자는 여덟 시에 기상해 열 시까지 출근을 한다. 주우가 없는 집, 그 집의 훤한 낮이 불편하다. 모든 게 끝장날 것 같은 태양빛에 여자는 맥을 못 춘다. 출근시간이 엄격한 직장인처럼 늦잠을 자면 헐레벌떡 샵으로 나간다. 쇼윈도로 지나다니는 인파와 차의 움직임에 안도할 수 있다.
그런 식의 우울이 여자의 손톱을 메마르게 했다. 진한 눈 화장에 어울리지 않는 맨 손톱을 지적하는 손님이 많았다. 직업적인 의미로 손님 손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물고 늘어지는 이들도 있었다. 여자의 고집스런 취향에 무언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의심하는지도 몰랐다. 그럴 땐 입 다물면 그만. 손님의 관심은 오래 가지 않는다. 애초에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므로. 특별한 반응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냥, 감정의 쓰레받기가 돼주면 그만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감정의 쓰레받기. 네일 샵을 찾는 궁극적인 이유를 경멸하기 때문이 아니다. 여자 스스로 자신을 동일시하는 물건이 쓰레받기일 뿐이다. 아침마다 매장을 쓸면서 들었던 잡념 중 하나였다.
일주일에 두 번씩 오는 손님은 드물었다. 여자는 위층여자가 궁금했다. 말이 많지 않아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으니까. 네일에 대해서만 몇 가지 말을 주고받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었다. 알 수 있다면 금세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뿐이었다. 위층여자는 이주일도 끄떡없을 젤 네일을 다시 지우고 발라달라고 했다. 자주 오기 때문에 제거할 큐티클이 많지 않음에도 여기를 좀더 해달라고 트집을 잡곤 했다. 위층여자가 올 때마다 여자는 긴장했다. 비슷한 또래로 추정되는 건 아직 충분히 젊지만 숨길 수 없는 눈가주름 때문이었다. 늘 무표정한 얼굴 속에서 여자는 지난밤의 흔적을 헤집어야 했다. 젤 램프가 꺼지기까지, 다른 손님이 없다면 여자는 찬찬히 위층여자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굴 어디에도 어젯밤의 흔적은 없으며, 여자의 관찰을 방관한 채로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깎은 손톱을 신문지에 싸서 버리는 동안 편안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주우가 욕실로 재빠르게 들어갔다. 여자는 거실 수납장에서 주우의 속옷을 골라 욕실 문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리곤 다시 속옷을 들어 코를 박았다. 저 애는 좋고 싫음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찰나 천장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다. 둔탁한 음은 여러 차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사이사이 윽박지르는 남자목소리와 비명을 지르며 저항하는 여자목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오는 손님이 위층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복도식 아파트에서 그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한마디 비명 없이 도망쳐 나온 위층여자는 뛰어서 여자의 집을 가로질러 달려갔다. 쫓아오는 남자는 없었다. 위층여자만 달리고 달릴 따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위층여자는 오리털 점퍼 속에 반팔 셔츠를 입었다. 드러난 팔뚝은 멍 자국으로 가득했다. 위층여자가 드러낸 지난 날 사실에서 왜인지 긴장하는 것은 여자였다. 위층여자가 여자에게 왜 손톱을 치장하지 않느냐고 묻지 않았던 것처럼 여자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위층여자의 손목을 잡아채 약을 발라주었다. 위층여자는 저항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꼭 신고하리라. 여자가 생각하는 동안 위층여자는 조용히 오리털 점퍼를 목 끝까지 잠그고 유리문 너머로 사라졌다. 한 세월 동안 문에 달린 종소리를 들은 느낌이었다.
여자는 생각한다. 여진이 보고 싶다. 어제 저녁 주우가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욕조 안에 풀어놓은 베쓰밤이 녹기 시작한다. 떨어지는 물에 손을 대보며 온도를 맞춘다. 여진은 목욕을 좋아했다. 둘이서 각종 입욕제를 사는 작은 사치를 누리곤 했다. 서로의 몸을 닦아주고 말려주었다. 까맣게 탄 여진의 피부는 매끄러웠다. 유달리 검었던 머리칼은 여자와 달리 길었다. 여진이 머리를 말려줄 때면 온몸에 털이 달린 강아지가 된 기분이었다. 여자는 여진의 손톱을 깎아 병에 모았다. 여진은 몸을 팔아 여자와 함께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했다. 그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돈벌이였다. 여자가 아니라 여진이었던 이유는 여진이 더 아름답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여진만큼 예쁜 몸과 얼굴을 가졌다면 여자도 몸을 팔아 여진을 데리고 호주로 갔을 것이다. 누구여도 상관없었다. 그 때문에 여진이 죽었다.
누구여도 상관없기 때문에 여진이 죽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여진은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같이 기르기로 한 아이였다. 누구 애도 상관없었다. 둘의 아이였다. 주우가 오고 여진이 갔다. 여자는 주우를 사랑하기만 할 수 없었다. 여진이 떠난 만큼 주우가 미웠고 여진이 보고 싶은 만큼 주우가 그리웠다. 어떻든 주우에게는 여자가 필요했다. 여진은 가족이 없었다. 고아원에서 나고 자라 나를 만났다. 그��이 우리의 이야기. 그 전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여자는 주우를 찾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여자가 노크를 하면 주우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야금야금 사라지던 현찰의 액수도 헛으로 쓰지 않았다면 꽤 모였을 거였다. 필요하면 언제든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다릴 수 있을 뿐이다. 여진과 약속했었다. 아이를 소유가 아닌 인격체로 존중하기로.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자는 어쩌면 주우를 방관했던 적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더라도 주우를 소유로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건 여진과 여자가 서로를 사랑한 방식이기도 했다. 여자는 여자가 여자인 것이 좋았고 여진이 여진인 게 좋았다. 여진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서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괴로웠던 적이 없다. 여자가 기억하는 한 여진도 그렇다. 여진이, 보고 싶다.
물에 불어난 살이 조글조글해졌다. 마개를 뽑고 욕조에서 나왔다. 그때였다. 쿵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위층이었다.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같은 장면이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외마디 비명 하나 없는 여자와 남자의 실랑이. 참다못한 남자의 윽박지르기. 오늘은 그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소리 없는 싸움을 들으며 불길함에 휩싸였다. 핸드폰을 들었다. 여진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어떤 날, 손톱이 부러지도록 잠긴 문을 긁으며 도망치려 했던 여진. 여진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휘두르던 놈. 그 모든 게 창문으로 다 보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여진이 겨우 풀려 나왔을 때 업고 병원으로 뛰는 것 말고는. 여자는 다짐했듯 위층에 신고를 넣었다.
더 이상 아르바이트에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여진의 배는 불러왔고 여자는 여진 곁에 있기로 결심했다. 둘이서 고시원에 들어갔다. 이인용 책상과 침대매트, 옷장을 빼면 지나다닐 통로밖에 없었지만 행복했다. 그걸 행복이라고 불러도 될까. 눈을 뜨면 여진이 있었다. 눈을 감을 때도 여진의 곁이었다. 여자는 여진의 뺨과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때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다. 여자는 생각했다. 그걸 행복이라고 불러도 될까, 여진이 원망하진 않을까. 하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여진도 행복해하고 있었다. 여자와 눈을 맞추면 어김없이 해사한 웃음을 보였다. 다만 조금씩 야위어가는 여진의 얼굴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날도 여자는 편의점에 끼니를 사러 갔다. 전자레인지에 도시락을 데우고 일 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앰뷸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창밖을 내다보는데 여진이 실려 나왔다. 여자는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뛰었다. 여자가 앰뷸런스보다 느렸다. 고시원 총무가 진땀을 닦으며 여자를 발견하고 혀를 찼다. 어느 병원이냐고 묻는데 목소리가 갈라졌다. 여덟 시간의 진통 끝에 아이가 나왔다. 여자는 뛰느라 찢어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슬리퍼만 내려다봤다. 맨발이나 마찬가지가 된 한쪽 발을 망가진 슬리퍼 위에 올려두고 가만히 앉아서 여덟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돌아온 건 여진이 아니라 아이 혼자였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아이는 작고 조글조글했다. 손이 유독 커서 얼굴은 더 작게만 보였다.
유리문이 세차게 흔들리며 위층여자가 들어온다. ���표정한 얼굴이다. 여자의 머리채를 잡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치 침착한 표정으로, 여자의 머리채를 잡는다.
“누가 당신더러 신고해 달랬어?”
머리채를 잡고 흔들다가 손톱으로 여자의 얼굴을 할퀴고, 끝내 씩씩거리며 여자를 소파 쪽으로 내동댕이친다.
“당신은, 도움이, 필요했어요.”
숨을 몰아쉬며 말을 잇는 여자의 뺨에서 피가 흐른다. 여자는 그제야 볼 수 있었다. 뜰 수도 없게 부은 눈두덩과 찢어진 입가.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어 보였다. 위층여자는 눈물이 범벅된 채로 몸을 떨며 말한다. 경찰이 다녀간 후로 더 많이, 복도를 내달릴 기운도 없을 만큼 더 많이 맞았다고. 이게 다 당신 때문이라고. 말하고는 울음을 왕왕 터트렸다. 여자는 천천히 위층여자에게 다가가 등을 쓸어주었다.
“나에게 오세요.”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결연하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던 위층여자가 묻는다.
“그러면 뭐가 해결되는데?”
“둘이 될 수 있잖아요. 혼자가 아니게 되잖아요.”
위층여자가 울음을 뚝 그친다. 진심이냐는 눈빛으로 여자를 올려다본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둘이 될 수 있다, 여자와 여진이 함께였던 것처럼.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된다. 여자가 오랜 시간 혼자였던 것처럼. 우선 남자를 피해 있기로 했다. 간단히 짐을 꾸려 위층여자는 여자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남자에게 발각된다 해도 더 이상은 혼자가 아니다. 여자는 다시는 여진처럼, 손닿을 수 없는 곳에 위층여자를 혼자두지 않기로 했다.
욕조에 베쓰밤을 푼다. 위층여자가 먼저 탕에 들어간다. 여자가 원피스 잠옷을 벗자 알몸이 드러난다. 물의 온도는 적당히 따뜻하다. 두 사람이 들어가기에 탕은 좁았다. 위층여자가 무릎을 접고 앉았다. 여자도 탕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여자가 입을 연다.
“꿈을 꿔요.”
그 꿈은 항상 같은데, 물이 흘러넘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주 생생해서 열어볼 수밖에 없게끔. 가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문을 연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고 싶다. 욕조에서 질펀한 기척이 난다. 구십 년대식으로 지어진 한국형 아파트라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하얀 붙박이 욕조다. 욕조에는 살아 있는 오징어와 문어, 개불 그리고 낙지 따위들이 서로의 몸을 엉기며 꿈틀거리고 있다. 곧 타일 위로 흘러내릴 듯 해조류가 그것들을 휘감아 물이 탁하다. 몸에 있는 온 구멍에서 끈적한 액체가 흐른다.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숨이 막힌다. 그런데.
“같은 꿈을 꿨더라구요. 주우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위층여자가 묻는다.
“그걸 어떻게 알죠?”
“일기장을 봤어요.”
“뭔가 착각한 게 아닐까요.”
“착각일까요.”
“일기장을 보고 나서 같은 꿈을 꿨다던가.”
“일기장을 보기 전이었는데요.”
“신기하네요.”
꿈 이야기를 꺼낸 탓이었을까. 위층여자는 말이 없다. 한참 동안의 침묵이 낯설지 않다. 주우와 여자가 그랬듯. 할 말이 없어지고 여자는 몸을 기울여 위층여자에게 키스를 한다. 위층여자의 혀는 유연하다. 베쓰밤에서 부풀어 오른 거품이 두 사람의 턱에 묻어 있다. 둘은 웃는다. 여자는 잠깐만요, 하고 욕조 밖으로 나간다. 타올을 두르고 욕실 밖으로 나갔다 돌아온 여자 손에는 작은 병이 들려 있다. 그게 뭐예요, 위층여자가 묻는다. 여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은 채 병을 열어 욕조 속으로 쏟아버린다. ���얀 손톱들이 물 위에 둥둥 떠다니다가 마개를 뽑자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낸 주우와 밀다는 묵호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그곳에 있는 청소년 쉼터에 연락을 해둔 참이었다. 주우가 할 수 있는 일을 물색하고, 밀다는 몸을 추스리기로 했다. 서울역에는 많은 사람이 오고가고 있었다. 밀다는 배가 고픈 듯 먹거리를 신기하게 둘러봤다. 주우가 아직 차시간이 남았으니 뭐라도 먹자, 했다. 우동 두 그릇을 시켰다. 수저를 가지런히 꺼내놓은 주우가 이번엔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 미지근한 물을 떠왔다. 춥지 않느냐 물었고, 괜찮다 대답했다.
청소년 쉼터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오늘을 버틸 곳이 필요할 뿐이었다. 주우는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아무것도 남겨져 있지 않은 핸드폰. 여자는 주우를 찾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주우가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주우는 여자와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묻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여진이란 여자를 잊지 못한 채 산 송장처럼 살아가고 있는 여자를 지금껏 끌고 온 것은 주우 자신이란 것을. 여자는 죽든지 살든지 선택해야 한다. 그게 모든 걸 바로잡는 일이라고 주우는 생각한다. 죽든지 살든지 선택해야 한다, 절박함에 내몰려 살아가는 건 원치 않았지만 매 순간이 그렇지 않은 적도 없었다. 우리 모두에게. 두 그릇의 우동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두 사람은 기분 좋은 허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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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주하는 여행,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를 향한 900km의 여정. 떠나려는 이유가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시작은 심플하게, 목표는 거창하게
38L 배낭을 가득 채워 어깨에 메고, 몸에 딱 붙는 탄탄한 기능성 옷에 등산화를 신었다. 40일간 특별한 여행을 위해 필요한 차림새다. 프랑스 남부 국경 마을인 ‘생장 피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시작해 스페인의 땅끝마을 ‘피스테라(Fisterra)’까지 이어지는 900km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 길의 이름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야고보의 유해가 묻힌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를 향한 길이다. 이 순례길은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지금까지도 ��� 세계의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시작한 여행은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경건해졌다.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한 이 길을 나는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해 걸었다.
순례길을 걷는 코스는 한 가지 뿐만이 아니다. 대서양 해안을 따라 걷는 포르투갈 길, 마드리드 길, 북쪽 길 등 다양한 곳에서 순례를 시작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순례자가 생장에서 출발하는 ‘까미노 프란세스’길을 택하며, 그 외의 지역에서 출발하더라도 그 길의 끝에서는 모두가 ‘산티아고’로 모인다.
순례를 시작하기 전 해야 할 일은 생장에 있는 ‘순례자사무소’에 방문하는 것이다. 마을에 도착한 후 샛노란 페인트로 길 곳곳에 그려져 있는 화살표들을 따라 걷다 보면 큼직한 벽돌로 지어진 순례자사무소가 나타난다. 순례자임을 증명해줄 크레덴시알(순례자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이삼십 명 순례자들이 줄 지어 서 있다. 하얗고 두툼한 종이로 만들어진 크레덴시알은 순례길을 걸으며 항상 지녀야 할 신분증이다. 길을 걷는 중에 만나는 식당이나 성당, 숙소 등에서 ‘세요’라고 불리는 스탬프를 하루 두개 이상 찍어야 순례를 마친 후 순례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산티아고에 다다를 즈음엔 각종 개성 있는 스탬프가 잔뜩 찍혀 있을 것이다. 고개를 돌려 사무실 벽에 붙은 종이를 보니 순례길을 찾는 전세계 사람들 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순위가 6위라고 적혀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 때문인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한 스페인과 가까운 유럽국가들을 제외하고 보면 거의 1위인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가 사무소에서 받은 가이드와 크레덴시알을 들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첫째 날, 새벽 6시. 시작하기도 전부터 몸이 무겁다. 짧지 않은 여행이기에 꾹꾹 눌러 담은 배낭 때문일까. 족히 10kg은 될 듯한 무게를 어깨에 얹었다. 문득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읽은 순례길에 관한 글에서 배낭의 무게를 ‘삶의 무게’라고 ���대었던 것이 떠올랐다. 삶의 무게라기보단 욕심의 무게처럼 느껴졌다. 이 길을 다 걷고 나면 짊어졌던 욕심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하기를 고대하며 산티아고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처음으로 만나는 곳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산맥’이다. 순례길 전체 코스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축에 속하는 피레네산맥 코스는 고도 1,400m 정도로 험준한 오르막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산맥으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를 걷고 있을 때 자동차 한 대가 서서히 옆에 멈추었다. “꼬레아? 꼬레아?” 스페인 사람인지 프랑스 사람인지 모를 백발의 할아버지가 한국 사람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조롱박 하나를 선물로 준다. 피레네산맥에서 조롱박을 선물로 받을 줄이야. 호리병 모양의 박을 허리춤에 매고 다시 걸었다. 한참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첫날 걸어야 하는 코스는 26km로 14km가 오르막길 코스, 나머지는 내리막길이다. 순례에 나서기 전 체력단련을 했거나 등산을 즐겼던 사람들은 괜찮았지만 걷는 것에 적응이 안 된 순례자들이 가파른 내리막으로 인해 무릎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등산용 스틱을 준비하면 가파른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코스에서 큰 도움이 된다.
순례자의 하루는,
하루 치 코스를 다 걷고 나면 도착한 마을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순례자들이 묵는 숙소를 ‘알베르게(Albergue)’라고 부르는데, 공립 알베르게와 사립 알베르게가 있다. 공립은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찾는 숙소로 도미토리 형식으로 되어 있고 값이 저렴하지만 마을에 늦게 도착하면 자리가 꽉 차 묵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립 알베르게는 공립보다 값이 비싼 대신 조금 더 깔끔하고, 조식을 제공해주는 곳도 있어 취향에 맞는 숙소를 고를 수 있다. 보통 새벽 6시에 길을 나서 오후 3시 정도에 도착했을 땐 공립 알베르게에 자리가 넉넉해 항상 묵을 수 있었다.
순례자들 하루는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트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거나, 하루 동안 묵게 될 마을을 둘러보기도 한다. 스페인의 여름 오후는 거의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져 ‘시에스타(siesta)’라는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에는 마트나 식당이 문을 닫고 휴식을 가지니 여름철에는 그 시간대를 피해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마트가 문을 열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찾는다. 모든 마을마다 성당이 하나씩은 꼭 있는데, 개중에는 100여년이 넘은 유서 깊은 성당도 있다. 길 위를 온종일 걷고 나서 고요한 성당에 앉아 있자니 없던 독실함까지 생기는 듯 하다.
마을을 둘러보고 성당을 방문해 스탬프까지 찍고 나면 마트에 가서 저녁을 위한 장을 본다. 알베르게에는 공용부엌이 준비되어있어 순례길을 걷는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음식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며 서로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말은 잘 안 통해도 마음은 통한다.
순례자사무소에서 봤던 한국인 순례길 방문 순위답게 걷는 동안에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다. 인생에 대해 고민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길에 나선 사람, 정년퇴직 후에 함께 순례길을 찾은 부부, 휴가를 내고 여행에 나선 직장인.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이 길을 찾았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떠나온 이유가 대단하지 않아도, 순례에 큰 뜻이 없어도 괜찮았다. 이 길위에서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Travel TIP. “Buen Camino!” 길을 걷는동안 순례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다. 스페인어로 ‘좋은 길’이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당신이 앞으로 걷는 길이 좋은 길이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말이다. 여행 중 길을 걷다 마주치는이에게 외쳐보자.
글, 사진 /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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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겨우 집 근처 편의점에 다녀오는데에 만족했지만 잠을 청하며 내일은 꼭 산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아래층에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산에 갈꺼니 나가는 길에 입구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아빠는 약속이 있어 먼저 사무실에 가있을테니 준비하고 오라고 했다. 계획과 달리 시간이 남아 몇일동안 어질러놓은 채로 두던 방을 치우고 옷을 개고 바닥을 닦고 피아노를 쳤다. 샌드위치를 사서 사무실로 가니 젊은 노래가 크게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아빠는 무슨 옷을 그렇게 두껍게 입었냐며. 더 얇은 아빠옷을 골라 입고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며 샌드위치를 나눠 먹을 때쯤 신해철의 재즈카페가 스피커에 흘러나왔다. 내심 기뻤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아빠는 몇달째 영화감상용 티비를 직구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나에게 또 물어봤다. 얼굴이 추울꺼라며 등산용 마스크를 찾아 씌워주고 산 입구 너머 등산로의 코앞까지 데려다줬다. 할아버지는 몇십년동안 이 등산로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내리셨다. 생명력이 고갈될 때 할아버지의 삶이 그 자체로 내뿜어내는 에너지를 떠올리면 나는 늘 반성하게 된다. 한번도 본인이 실천하신 바를 직접적으로 들려주신 적은 없지만 어릴적 기억과 아빠가 가끔씩 말해주는 단편적인 일화만으로도 나에겐 늘 영감이 된다. 삶의 궤적 그 자체가 스스로 아우라를 발한다. 할아버지가 매일 새벽 오르셨을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힘이다. 나 자신은 그저 나 자신일 뿐이지만 누군가와 동일시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은 달라진다. 몸을 움직이는 나를 사랑하지만 움직이기까지 쉽지 않던 날들이었다. 의무적으로 받아왔던 약들이 이토록 많이 쌓여있을 줄은 몰랐다. 할머니는 모든 약을 한번에 다 드시고 세상을 등지셨었다. 많은 약을 보면 그 기억이 생생해져 무섭지만 나는 끝까지 살아서 할머니가 세상을 등지신 이유를 이해하고 그녀의 삶을 대신하여 자유롭고 행복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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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 물통은 날진, 시그 등 유명 브랜드가 있으며 아무래도 생활용 물병보다는 밀폐가 단단해야 하다보니 병의 기능성과 내구성을 고려하는 형태의 제품이 많다. 옛날 등산객들은 멋드러진 가죽 물주머니도 썼다지만 요새는 역시 날진 수통 같은 플라스틱 병과 카멜백을 대표로 하는 플라스틱 물주머니가 대세. 스테인레스 물병도 가열에 강하고 내구도 있다는 점에서 아직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존주의와 부시크래프트 캠핑 계열에서는 입구가 넓은 스테인레스 수통 + 수통 크기에 맞춘 대형 컵으로 식수 컨테이너 겸 단촐한 간이 식기 역할을 모두 감당해내고 있다. 자체적으로 수통 기능을 갖추게 한 휴대용 정수기도 여럿 있으며, 캠핑 쪽에서는 자바라라고 부르는 대용량 접는 물통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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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만경대 낙뢰로 등산객 추락...1명 사망·1명 중상 / YTN
북한산 만경대 낙뢰로 등산객 추락…1명 사망·1명 중상 / YTN
[앵커] 어제 북한산에서 등산객이 낙뢰에 맞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고속도로 터널에서는 차량 20여 대가 잇따라 타이어에 펑크가 났습니다.
시건사고 소식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낙뢰로 50대 등산객 추락…1명 사망·1명 중상
어제 오후 경기 고양시 북한산, 빗속에서 구조대원들이 다급하게 움직입니다.
50대 등산객 두 명이 낙뢰에 맞아 추락한 현장입니다.
오후 2시쯤, 구조대는 만경대 60m 아래에서 중상자 1명을 찾았습니다.
또 다른 등산객 1명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급작스러운 낙뢰가 발생하면 등산용 스틱처럼 긴 물건은 멀리 두고 물기가 없는 움푹 파인 곳으로 대피하라고 당부했습니다.
■ 광교터널 지나던 차량 20여 대 잇따라 펑크
도로변에 차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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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 (Evoluent VM4SW Vertical Mouse 4 Right Hand)
마우스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키보드와 함께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도구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적인 형태의 마우스가 인체공학적인 관점에서 그렇게 바람직한 디자인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른손을 기준으로, 마우스를 사용할 때에는 엄지손가락이 왼쪽으로 향하게 해야 하면서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해야 하는데[efn_note]이를 의학적인 용어로 내전(Supination)이라고 한다.[/efn_note] 그런데 이런 자세는 기본적으로 손목 팔을 이루고 있는 뼈를 비트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만약 이런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손목과 팔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심한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나도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손목에 통증을 느끼던 중, 이를 더욱 방치하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수직형 마우스를 알아보게 되었다. 수직형 마우스 혹은 버티컬 마우스의 기본 원리는 손을 비트는 정도를 적게 하여 손목에 무리가 적게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수직형 마우스를 조사해본 끝에,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고 평가가 좋은 제품으로 알려진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Evoluent Vertical Mouse 4)를 구입하였다.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는 스몰 사이즈/레귤러 사이즈, 오른손용/왼손용, 유선 마우스/무선 마우스의 조합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무선 마우스는 다시 USB 수신기를 이용하는 방식과 블루투스 방식으로 나뉜다. 사이즈, 방향, 유무선은 각각 다른 조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예컨대 ‘스몰 사이즈+왼손+유선’이나 ‘레귤러 사이즈+오른손+무선’ 같은 조합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요가 적은 일부 조합의 경우 선택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내가 구입한 제품의 영어 전체 명칭은 Evoluent VM4SW Vertical Mouse 4 Right Hand Ergonomic Mouse with Wireless Connection이다. Evoluent는 상표, VM4SW에서 VM은 Vertical Mouse, 4는 4번째 모델, S는 스몰 사이즈, W는 Wireless 즉 USB 수신기 방식의 무선을 의미한다.
즉, VM4SW는 스몰 사이즈 USB 수신기 방식의 무선을 의미한다. 그와 다른 예로 VM4S는 스몰 사이즈 유선을 의미하고 VM4RW는 레귤러 사이즈 USB 수신기 방식의 무선을 의미한다. VM4RB는 레귤러 사이즈 블루투스 무선을 의미하는데, 블루투스 무선은 레귤러 사이즈로만 나와 있으며 따라서 시중에 VM4RS라는 제품은 없다.
레귤러 사이즈와 스몰 사이즈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한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남성이고 손이 큰 편이라면 레귤러 사이즈를 선택해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스몰 사이즈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로 나는 남성치고는 손이 큰 편이 아니라서 스몰 사이즈로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기능성
버티컬 마우스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손목 통증 완화라는 점에서,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마우스를 사용하는 동안 경험했던 손목 부분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추가적인 버튼의 존재와 이 버튼들의 개인 맞춤화(customizing)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에는 일반적인 마우스에서 볼 수 있는 2개의 버튼과 1개의 휠 외에 추가적인 버튼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 버튼 용도를 마음대로 설정하려면 마우스 전용 소프트웨어(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내에서는 이볼루엔트 본사 홈페이지에 접근이 불가능하게 막혀있다. 그래서 국내 이볼루엔트 마우스 사용자들은 VPN을 통해 다운로드받고 있는데 이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아래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링크를 게재하니 이를 이용하면 편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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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볼루엔트 마우스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아래 그림과 같은 설정창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오른손용 마우스를 기준으로 설명하는 것임을 미리 밝힌다. 또한, 아래 그림의 설정창은 내가 실제로 사용 중인 상태로 내 사용습관에 맞춰 설정한 것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에는 휠을 포함하여 총 여섯 개의 버튼이 장착되어 있다. 먼저, 마우스의 좌측면에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두 개의 버튼이 있다. 나는 이 엄지손가락 버튼 가운데 위쪽에 있는 버튼을 뒤로 가기 용도로 사용하고, 아래쪽 버튼은 작업창 최대화 용도로 사용한다. 최대화 후 같은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간다.
그리고 마우스 우측면에는 휠을 중심으로 위쪽에 하나 아래쪽에 두 개의 버튼이 있다. 나는 가장 위쪽의 버튼을 일반 마우스의 좌측 클릭에 해당하는 용도로, 가장 아래쪽의 버튼을 일반 마우스의 우측 클릭에 해당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리고 휠 바로 아래의 버튼은 화면에 열려있는 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한다. 이 최소화 용도는 업무 중에 화면을 즉시 숨기고 싶을 때 무척 유용하다.
그리고 여섯 개의 버튼 외에도 우측 면에 포인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두 개의 버튼이 별도로 있다. 이 버튼은 위의 설정창에서 조정할 수 없다.
배터리는 AA 사이즈 1개가 들어간다. 배터리는 마우스 하단의 덮개를 열어서 넣을 수 있는데 그 부분��� 약간의 공간이 남는다. 이 공간은 이동 시에 USB 수신기를 수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넣는 곳의 바로 옆에 전원 스위치가 있는데 크기가 다소 작지만, 실사용에 불편한 점은 없다.
심미성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의 곡선형으로 이루어진 무난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으로 거울 같은 유광의 은색 도장이 되어 있다. 그런데 3년 가까이 사용하는 동안, 이 부위에 엄지손가락과 마찰이 반복적으로 있었음에도 조금의 미세한 흠집도 없이 처음의 광택이 사라지지 않고 매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무척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내구성
2017년 8월에 구입하였고 이후 3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 꾸준히 사용하였다. 몇 차례 책상 높이에서 딱딱한 바닥에 떨어뜨린 적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외형상 파손이나 기능상 이상이 없다.
다만 몇 군데 마모가 관찰되는데, 구체적으로 세 가지 부분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마우스 버튼 아래쪽의 날카롭게 튀어나온 부분의 도장이 약간 벗겨진 것이 관찰된다. 두 번째로 마우스 패드에 미끄러지는 슬립 부분이 마우스 바닥에 총 4곳이 있는데 이곳도 약간의 마모가 있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케이스 내에 완충 기능을 위해 스펀지로 만들어진 부분이 있는데 USB 리시버를 넣었다 빼는 과정에서 이 스펀지 부분에 마모가 있다. 하지만 3년 가까운 시간을 계속 손에 놓지 않고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세 군데 모두 불가피한 정도의 마모라고 생각하며, 기능상에 큰 이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가격대
2017년 8월 구입 당시에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은 수수료를 고려하더라도 비상식적으로 비싸서 아마존을 통해 직구로 구입하였다. 2017년 8월 당시 가격은 배송비 포함 USD 113.82였다. 한편, 2020년 5월 중순 현재 아마존에서 배송비 포함 USD 137.16(KRW 172,613)에 구입할 수 있다.
총평
마우스 사용 시 손목 통증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면 수직형 마우스 혹은 버티컬 마우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검증된 모델인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가격은 다른 수직형 마우스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게 사용자들의 중론이다.
허밋쉘 마우스 케이스 (Hermitshell Travel Case Fits Evoluent Vertical Mouse 4)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를 사용하면서 기기 자체에는 무척 만족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동 시에 마우스를 담을 수 있는 케이스가 없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인 형태의 마우스라면 범용 케이스를 활용하면 되겠지만,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는 그 모양 자체가 여타 마우스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를 담을 수 있는 케이스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마존에서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 전용 하드케이스를 발견하여 이를 구입하였다. 영어 전체 명칭은 Hermitshell Travel Case Fits Evoluent Vertical Mouse 4″Regular Size Right Hand Wireless VM4RW / VM4SW이다. 허밋쉘이라는 회사는 다양한 가전제품의 보호용 하드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이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 무선 제품용으로 나온 것으로 유선 제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름을 보면 레귤러 사이즈에 맞추어 ��온 것으로 되어 있지만, VM4SW 즉 스몰 사이즈도 적용 가능한 것이라고 되어 있어서 구입을 결정했다.
기능성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모양의 하드케이스 재질의 마우스 케이스이다. 부드러운 융 재질로 된 내피는 수납된 마우스를 잘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레귤러 사이즈를 기본으로 스몰 사이즈도 가능하다고 하여 구입하였는데, 스몰 사이즈를 넣으면 내부에 약간의 여유 공간이 남는다. 단, 마우스를 넣고 지퍼를 잠근 다음 흔들었을 때, 마우스가 안에서 겉도는 느낌은 없다.
제품 구성에는 은색의 카라비너(등산용 고리)가 포함되어 있지만 케이스 본체 지퍼 손잡이에 있는 고리에 연결하면 뻑뻑하게 끼워져서 사용하지 않는 게 나을 것으로 판단된다.
심미성
흡사 탄소 섬유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직물 구조로 되어 있다. 보기에도 매우 단단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구성
힘을 줘도 모양이 일그러지지 않는 하드 케이스 종류에 속하는 제품이다. 가방에 다른 물건과 함께 넣어 이동해도 모양이 변형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가격대
미국 아마존에서 배송비 포함 5만 원대 초반에 직구로 구입할 수도 있으나, 네이버 쇼핑에서 배송비 포함 3만 원대 초반에 배송 대행으로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네이버 쇼핑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총평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를 사용하면서 평소 이동 시에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 + 허밋쉘 케이스 이볼루엔트 버티컬 마우스 4 (Evoluent VM4SW Vertical Mouse 4 Right Hand) 마우스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키보드와 함께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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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유틸리티 멀티툴 TU192 플라이어 캠핑용 등산용 http://www.jjtool.kr/product/detail.html?product_no=569&cate_no=1&display_group=3 재질 : 스테인레스강 플라이어, 와이어커터, 오프너, 다용도칼, 파일, 스크류드라이버 안전고리 장점 : 휴대성 좋은 디자인 탁월한 그립감 다양한 멀티툴 카라비너의 클립기능 #제이제이툴 #캠핑툴 #캠핑공구 #멀티툴 #등산공구 #등산용툴 #등산 #만능공구 #다용도칼 #카라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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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재스런 디자인의 등산용 자켓은 원래 싫어했는데 다음 여행엔 이런것도 필요할거 같아서 하나 샀다. 폴라텍 파워 스트레치 프로. 노 슬립 집. 타니카. 뭔진 몰라도 믿고 사는 아크테릭스! . . . 캐나다 아크테릭스 아울렛 가서 한번 쓸어오고 싶다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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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리더/Himalaya story]171203 . 작은일도 가치를 부여하면, 나만의 유일한 스토리가 된다 . 인간의 삶의 형태는? 꿈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행동력부터 형성이 된다. 생각만 한다고 원하는 꿈이 다가 오지는 않는다. . 그저 평번한 히말라야 원정일 수 있지만, 나만의 가치와 나눔을 실천했다. 나에게 산을 통해 꿈을 가지게 해주고 그 꿈을 이루게 해준 MAMMUT! 마무트는 나에 브랜드 가치 그 이상의 미�� 비젼을 꿈꾸게 해준 특별한 마운틴 동반자이다. . 이번 히말라야 원정은 결코 쉽지 않은 첫 경험이자, 첫 꿈을 이룬 순간이다. 그 순간 포인트에서 어김없이 작은 응원의 메세지를 주었다. . 무사히 고국에 귀국하니, MAMMUT와 함께한 저에게 큰 격려 선물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MAMMUT Backpacks & Bags [품명] #Trion_Light_28 [치수] 28+L [색상] sunrise-dark cyan . - 완벽한 하중 전달을 위한 알루미늄 프레임 구성 - 짧은 등산용 등판은 알파인 등반에 최적이다 - 공기 채널이 있는 3-D EVA 폼을 통한 등부위 통기성이 우수하다. - 가방 헤드부분에 자일(로프)를 고정할 수 있는 끝이 있음 - 바일(얼음 도끼) 캐리어 2개 고정 가능 . 당일 산행, 10kg 적정 중량으로 가볍게 근교 산행에 최적의 모델인듯 합니다. . 매서운 겨울이 시작되었네요. 이불속에서 움추리지 마시고, 근교 가볍운 산행에 MAMMUT와 함께 올 겨울을 정복하시길 응원합니다 . . #마운틴리더#성장이야기 #히말라야스토리#ABC #MAMMUT@mammutkorea(Annapurna Base Camp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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