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이 나를
Explore tagged Tumblr posts
Text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427848b7424c7030de617af71e3d4db4/4c019d6f0e1ea4f4-58/s540x810/dc9b95ce193c2d247d7f5798d5b868667a9c22b9.jpg)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흔히들 좋은 것이 많으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돈은 좋은 것, 그러니까 부자는 좋겠구나. 힘은 좋은 것, 그러니까 강한 사람은 좋겠구나. ‘다정하다’는 말은 정이 많다는 말. 그러니까 정이 좋은 것이라면 분명 ‘다정’ 역시 더 좋은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다정은 때로 병인 것처럼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정에 기대고 싶은 내 마음의 다정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은 좋은 것인데, 왜 다정은 사람을 힘들게도 하는 것일까. 왜 오늘날의 다정가는 달콤함을 버리고 쓰게만 느껴질까.
그 대답을 시인은 알았고, 우리 역시 짐작할 수 있다. 다정한 것이 약점이 되는 나날, 다정을 상처로 되돌려 받는 나날, 다정을 쓸모없다 여기는 나날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감정을 잘라내도 살 듯 말 듯 힘든 세상이 실감난다. 다시 긴 시간이 지나 새로운 다정가가 생겨난다면 마음 내키는 대로 다정해도, 마음 편하게 다정을 받아들여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나민애 문학평론가
7 notes
·
View notes
Text
1. 일기
가야 할 점과 현재의 발끝과. 그 기다림이 좋다. 몸의 기반을 다지고 구석구석 큰 숨에 염원을 담아내면 갈비뼈 가득 차올랐다 비워졌다, 돌이켜보니 조금 기다린 것 같던 찰나의 다정이 한 번 더 나를 숨 쉬게 해. 온도를 뱉어내는 음정들과 미세한 공백들 사이 사이. 그리고 오늘 우리는 한 차원의 미래를 보았을까요.
2. 담은 무슨 다음? 그냥 가! / 속아주는 것이 속이는 것이다 / ‘사랑’을 발견해내는 이 시선은 어딘가 김수영의 그것을 닮았다 / “담은 무슨 다음? 그냥 가!“
2-1. 그녀는 다소 온건해졌지만 여전히 탕탕 튑니다. / 그러나 이 자의식이 그녀의 시들에 허무맹랑한 매력을 얹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맙시다. / 여보 저는 시인입니다. 여보 저는 시인입니까? 사이에서 그녀는 좀 쓸쓸해 보입니다.
2-2. 자신을 향한 단정적인 말들의 포화 속에서 망설이는 사람의 사랑이 부디 남아 있기를 조금 더 망설이며 사랑할 수 있기를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d1c224f7621592e4a5baf2da61dac344/93c3cf0abdeb371c-40/s540x810/257cb45f7b6e7bb6063a18a20213a2d7b3b9ff25.jpg)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77b34bca06f42882c7408dbc300daeb7/93c3cf0abdeb371c-b1/s540x810/d8048b1a547d1d0cce7aa2de77bb6a79767cf07c.jpg)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9ec4e7796629e2c3596d2660c9bf3a4a/93c3cf0abdeb371c-43/s540x810/159b8c8f034afa13e292ffc64e4aaa1df9a5cae2.jpg)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5c93c2541f6911450d9a35ad75087b62/93c3cf0abdeb371c-b6/s540x810/0323917da6221664aaab3455ff98727102564383.jpg)
![Tumblr media](https://64.media.tumblr.com/7447600f7416e3653e3ddf6443180d00/93c3cf0abdeb371c-f2/s540x810/debb8a72ac91f0883e948b4bc81d415f339f3e8a.jpg)
24 notes
·
View notes
Text
뭔가 부족한 상태일 때 인 것 같아
늘 그렇지 꿈 속에서 우리는 서로 바라보는 일이 어쩜 그렇게 자연스러운지 깨어나고 보면 이제 더이상 그럴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이 그것은 당연한 일이란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도대체 몇 년을 썼는데. 너는 그렇게나 다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이제 어��게 생겼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손으로 나를 맞잡고 우리는 부드러운 공기 속에서 아름다운 감정을 주고 또 받고 그리고 그 모든게 없는 나로 깨어나 당황하고. 왜 이런 반복을 해야해? 싶다가도 이건 모두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말이야 너에겐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지 나는 나를 더 가다듬는 하루를 보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찾고싶은건지 자주 묻고 어루만지는 시간이 필요한건지를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좀 슬프기도 해 이젠 어떤 달콤함이나 유희를 원할 수도 있는 나이가 되었지않니 그런데도 아직 내가 네게 원하는 것은 아주 작은 하루의 공유 일 뿐이라는게 아직도 나는 원도 한도 없는 마음이 되어 너에게 포근한 스웨터를 입혀 단정하게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게 할 뿐 이라는게 이런 다정함은 결국 가 닿을 곳이 없이 사라져버렸다는게 그런데도 내 다정은 여전히 끈질기게 흔적으로 살아남아 꿈에 살짝 나타나 하나도 폭력적이지 않고 슬프지않게 나를 살짝 안아주고 갈 뿐이라는게 나의 가장 질 좋은 다정이 낭비 된 것만은 아니라 다행이라 해야할까?
너는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있니? 나는 어렸던 나 보다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들어 자주 슬프지도 않고 내 감정에 의존적이지도 않아 훨씬 더 단순하고 내 마음을 꼭 다 드러내 적으려고 들지도 않아 그 감정이 적혀서 어딘가 남겨진다는건 그 감정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는 즐겨찾기가 되는 기분이라서 말야 많이 잊으려고 하고 그래도 잊혀지지 않는 것들을 조심하며 살아 사랑보단 고양이의 부드러운 털과 나를 핥는 작고 촉촉한 혀의 실체감이 구원이라 믿어
너도 지금의 너를 더 좋아하니?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영영 만나지지 않고 소식을 알 수 없는 사이로 남자
가끔 꿈에서 만나 어제는 반가웠어
4 notes
·
View notes
Quote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다정이 나를, 김경미
/시라는 건 우울해지려면 끝도 없이 우울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아름다운 개념도 참 슬프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2 notes
·
View notes
Text
아직 다 크려면 멀었다. 마음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어떻게 견뎌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의존성 알콜의 힘은 다한지 오래고 토악질로 이겨내기엔 내 몸이 너무 괴롭다. 다정을 바랐는데 다정이 아니었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는지 다 잊어버렸다. 언제 웃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정말 감정같은 게 사라진건가.
49 notes
·
View notes
Text
그녀는 사랑이 유일한 구원이라는 말을 믿으면서도 정작 자신만은 구원받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의 인간이다. 어떤 이는 그녀가 늘 언제라도 떠날 사람처럼 군다고 했다. 그녀는 사랑 대신 이를 테면, 새 신발같은 것을 택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보는 류이며 훗날 머지않아 사랑대신 고양이를 택할지도 모른다. 그녀의 마음은 콘크리트와도 같다. 그녀는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냉정하다. 그런 그녀가 무서워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그녀는 늘 그런 식으로 무너져왔다. 그녀는 지속적인 것에 약하다. 열어주지 않은 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온 사람. 콘크리트 같던 그녀를 말랑하게 바꾸어 놓는 것들, 그런 것들에게 너무 놀란 나머지 그녀는 무력해지고 만다. 그녀는 지난 몇 달간 얼마간의 영양가 없는 연락을 주고 받았고 어쩌면 그것이 얼마간 그녀를 살게 했는 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가 안 볼 땐 나를 보고 내가 볼 땐 코트 뒤에 무거운 꽃을 숨기는 당신은’ 이라는 구절을 되뇌여본다. 그녀는 대체로 실없이 굴고 가끔 지나치게 예민하다. 그녀는 자신이 예민한 것에 예민하다. 문득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위선과 위악을 부릴 �� 아는 것은 그녀가 가진 알량한 재능이다. 그녀는 어느 때부터인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 한다. 그는 그녀에게 얼마나 무해한 사람인가. 그녀는 무엇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 지 모른다. 그녀는 그가 보이는 호의가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전혀 알지 못 한다. 어쩌면 그는 그저 그녀가 흥미로울 뿐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그것 뿐이라면 그녀는 어서 빨리 그가 자신에게 흥미를 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랑의 진실성에 너무 도취한 나머지 사랑의 지속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를 잘 아는 것을 견디지 못 한다. 그녀는 누군가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상대를 더욱 모르게 된다는 모순을 잘 안다. 결국 그는 그녀를 더욱 모르게 될 것이고 그럴 바엔 일찌감치 그녀에게 실망하는 편이 나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를 신경쓰고 그녀 자신을 신경쓰고 신경을 쓰는 것을 신경쓰면서 다정이 그녀를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오래 오래 했다.
121 notes
·
View notes
Text
김혼비 산문집 ‘다정소감’을 읽고
2022.01.09.일
햇수로 2년 째 같은 글방에서 일기 쓰기를 해온 온라인 친구 정옥님께 연말연시에 책 선물을 받았다. 요즘은 카카오 선물하기로 얼마든지 집 주소를 몰라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선물이 쉬운 시대이기는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분한테 책 선물을 받는 것은 황송한 일이라서 받아도 되는 건가 조금 망설였다. 그런 마음을 드러냈더니 정옥님은 당장 받아 수령해 달라고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주소를 입력하고 며칠 후 알라딘에서 선물이 도착한 거다.
책은, 김혼비 작가의 ‘다정소감’
제목이 참 다정하다. 책 표지도 참 산뜻하게 샛노란 색이다. 겉에 씌워진 띠지 위로 검은 점이 두 개 찍혀 있는데 띠지를 벗기면 웃는 얼굴 모양이 된다. 띠지 밑에 다정하게 미소 짓는 입모양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김혼비 작가... 작가 소개를 보니, 아무튼 시리즈 중 하나를 쓴 작가로구나. ‘아무튼, 술’ 이라는 책이 약력에 적혀 있다. 머릿속에 술과 다정이 연결되면서 호기심이 인다. 조만간 읽어 볼 책이 하나 늘었다.
어우. 책은 무척 좋았다. 어떤 회사인지는 모르나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좋은 문장과 사유를 아무렇지 않게 뱉어낸다고? 이건 너무 반칙 같다. 샘도 난다. 뭐가 이리 멋지고 난리야?
특히 좋았던 글은 p.31의 거꾸로 인간들.
기존의 고정관념과 발상이 여지없이 전복되는 신선함이 있었다. 말 그대로 호쾌한 여자 축구팀 언니들과 그들의 덤덤한 말들을 재밌게 풀어내는 작가의 유머 있는 문장력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읽으면서 껄껄껄 소리 내어 몇 번을 웃었던지! 얼마나 여자 축구의 세계(축구하는 언니들의 모습)를 매력적으로 맛보였던지 하마터면 나도 축구 배워야겠다며 나설 뻔! 했다.
“너도 내 나이 먹어봐~” 라는 말은 일상에서 늘상 듣고, 또 내뱉는다. 그 말을 사용하는 상황은, 대체로 너도 내 나이 돼봐라~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있나~ 라는 탄식이다. 마치 경쟁하듯이, 나이 들어 모조리 쑤시고 노쇠한 내 앞에서 지금 너의 어줍잖은 몸 상태를 가지고 주름 잡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상황이 여지없이 ‘거꾸로’인 거다. “너도 내 나이 먹어봐~ 그럼 축구 후���전까지 너끈하게 뛸 수 있을 거야~ 몸이 더 튼튼해지고 허벅지가 굵어질거야~.” 어느 누가 나이를 언급하며 이렇게 유쾌하게 전복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말하는 축구 하는 50대 언니들이 너무 근사하고, 그들의 모습을 읽으면서 나까지도 신이 났다.
대번에 김혼비 작가가 좋아졌다. 사랑스러웠고 친해지고 싶었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그냥 내맘대로 친한 친구로도 느껴졌다. 가식에 대한 생각이 나랑 일치하는 것도 신기했다. 위악이나 미덕으로 착각하는 거침없는 솔직함으로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 보다 위선과 가식으로 포장해 사람들을 덜 다치게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말이다. 이건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깨달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김혼비 작가와 내가 그리 크게 나이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분 주변에는 따뜻한 사람이 차고 넘치는 구나 싶어 부럽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내게도 그리 무한한 다정을 주는 이들도 있을 터인데, 괜히 읽으면서 마음에 허함을 느꼈다. 하지만 곧, 내가 다정해야 사람들도 다정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나는 친구들에게 얼마나 내 무엇을 내 주었던 걸까를 가만 생각해 보았다. 이 작가의 ‘다정소감’ 처럼 나도 내게 있어 세상 다정했던, 그래서 무난히 살아갈 힘을 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언제 글로 정리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무엇을 써야 하나, 내게 쓸 이야기 꺼리가 있긴 한 걸까를 아쉬워했는데 이렇게 맘에 드는 컨셉과 주제를 모방해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축구 이야기와 언니들의 이야기가 너무 유쾌해서, ‘다정소감’ 보다는 ‘호쾌소감’이나 ‘유쾌소감’이라고 제목을 바꿔도 좋겠다 싶었는데 1부 앞 부분을 넘어가니 뒤에는 과연 제목처럼 뭉클뭉클 다정하게 작가를 어루만져준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정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따뜻해서 좋았지만, 난 1부의 ‘거꾸로 인간들’과 ‘여행에 답이 있나요’ 에 나타난 명료하고 유쾌하고 단호한 문장이 좋았다. 그런데 이어 2부의 첫 글인, ‘문 앞에서 이제는’ 을 읽으면서는 다른 형태의 충격을 받았다. 이야기가 너무 서늘하고 슬퍼서 이 글을 쓰며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핑 돈다. 오래도록 점심시간마다 문을 바라보며 혼비 작가를 기다렸을 M의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이 막 먹먹해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섣불리 다가가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손을 내밀었던 것에 대한 작가의 자책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왔다.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가장 차가웠던 그때의 내가 떠올라...’, ‘항상성이 없는 섣부른 호의가 만들어 내는 깨지기 쉬운 것들이 두렵다’ 평소에 인간관계에 대한 내 생각과도 같은 데가 있어서 내 마음을 읽는 듯 공감하면서 읽었지만, 친구를 기다리며 점심시간마다 문을 바라봤을 M의 마음이 예각과 둔각의 감각으로 번갈아 아프게 꽂힌다.
작년에는 양혜정 선생님께 선물 받은 한정원의 ‘시와 산책’이 그렇게 명문과 감성으로 나를 흔들더니, 올해는 초반부터 정옥님께 선물 받은 ‘다정소감’으로 마음에 큰 다정함이 가득하다.
0 notes
Text
As If Kindness Was a Sickness
다정이 병인 양 1
매일 기차를 탑니다. 거짓말입니다. 한주일에 한번씩 탑니다. 그것도 거짓말입니다. 실은 한달에 한번쯤 탑니다. 그것은 사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사실을 바라는 건 배신을 믿기 때문입니다. 꽉찬 배신은 꽃잎 겹겹이 들어찬 장미꽃처럼 너무 진하고 깊어 잎잎이 흩어놓아도 아름다울 뿐 다른 방도가 없다 합니다.
2
산수유가 빨갛게 동백꽃을 떨어뜨립니다. 흰 목련이 거짓말을 하더니 샛노란 은행나무가 됐습니다. 정말입니다. 사람 안에는 사람이라는 다민족, 사람이라는 잡목숲이 살아 국경선을 다투다 갈라서기도 하고 껴안다, 부러져 못 일어나기도 합니다. 꽃필 때 떨어질 때 서로 못 알아보기도 합니다.
3
당신은 세상 몰래 죽도록 다정하겠다, 매일 맹세하죠. 거짓말이죠. 세상 몰래가 아니라 세상 뭐라든이 맞죠. 아시죠. 이것도 거짓말. 사실은 매일이 아니고 매시간이죠. 매시간마다 거짓말을 하는 건 진실이 너무 가엾어서죠. 나사처럼 빙글대는 거짓말은 세상과 나를 당신을 더욱 바짝 조여줍니다.
4
진흙으로 만든 기차 같죠 어디든 가겠다 하고 어디도 가지 못하죠 다정이 죽인다 매일 타이르죠 종잇장 같은 거짓말에 촛불이 닿을 듯 말 듯 촛농같이 흘러내리는 다정, 뜨거움이 차가움을 잡는지 차가움이 뜨거움을 모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다정이라는 거짓말 죽지요. 죽이지요.
- 김경미, 고통을 달래는 순서
As If Kindness Was a Sickness
1
I ride the train every day. That’s a lie. I ride it once a week. That’s a lie too. In truth, it’s one a month. I wish that was true. I long for the truth every day because I believe in betrayals. A betrayal that has been stuffed full is as dark and deep as a layered rose, and thus can ever be anything besides beautiful, even if one spreads it out, petal by petal.
2
The mountain stream makes the red camellia flower drop. The white magnolia lies and becomes a yellow ginko. It is true. Within people live a multinational state called people, a mixed forest called people, who fight over borders, split and embrace, break and find themselves unable to stand. They sometimes do not recognize each other went the flower blooms and falls.
3
You swear each day, that you will be deathly kind, unbeknownst to the world. It is a lie. The truth is that it is despite the world, not unbeknownst. You know this. This too is a lie. In truth it is every hour not every day. The reason why you lie hourly is because you pity the truth. Lies that spin like bolts ever tighten the gap between you and me and the world.
4
Like a train built of mud saying that it will go anywhere and unable to go anywhere kindness kills you admonish daily a kindness that drips like wax from the candle that is just about to touch the lie that is like paper, it is impossible to know whether the warmth catches the cold or the cold drives the warmth, but either way the lie called kindness dies. It kills.
- by Kim Gyung-Mi, from Steps to Treating Pain
#poet#poetry#poem#korean poet#korean poem#korean poetry#translated#translation#translated poetry#translated poet#translated poem#poetry translation#poem translation#poet translationn#korean literature#literature#시#시인#번역#번역 시#시 번역#김경미
19 notes
·
View notes
Text
장미 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 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김경미. 다정이나를 ... 고통을 달래는 순서
0 notes
Text
김경미, 다정이 병인 양
당신은 세상 몰래 죽도록 다정하겠다, 매일 맹세하죠. 거짓말이죠. 세상 몰래가 아니라 세상 뭐라든이 맞죠. 아시죠. 이것도 거짓말. 사실은 매일이 아니고 매시간이죠. 매시간마다 거짓말을 하는 건 진실이 너무 가엾어서죠. 나사처럼 빙글대는 거짓말은 세상과 나를 당신을 더욱 바짝 조여줍니다. 진흙으로 만든 기차 같죠 어디든 가겠다 하고 어디도 가지 못하죠 다정이 죽인다 매일 타이르죠 종잇장 같은 거짓말에 촛불이 닿을 듯 말 듯 촛농같이 흘러내리는 다정, 뜨거움이 차가움을 잡는지 차가움이 뜨거움을 모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다정이라는 거짓말 죽지요. 죽이지요.
2 notes
·
View notes
Text
새벽 5시에 잠에서 깨어난 뒤 기억에 없는 글
내 꿈엔 자꾸 내가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나왔다.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
그들 혀 밑엔 샘솟는 초콜렛 분수가 있었다. 온통 행복한 초콜렛으로 둘러싸여있다가 갑자기 머리채가 쑥 뽑혀서 춥고 컴컴한 현실 바닥으로 끌어올려 내쳐졌다. 냉탕과 열탕을 수도 없이 오가는 날 들 속에서 살았다. 나는 내가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을 속에서 길을 잃고 시들어갔다. 자꾸만 길을 잃었다. 꿈을 원망하며 꿈을 소원했다. 지금은 꿈을 꾸면서도 그것이 꿈이라는 걸 안다. 온전히 내 분위기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임을 안다. 그건 너무 달아서. 그런건 날 죽일거라는걸 이제는 꿈 속에서 마저도 안다.
그렇게 단 말을 나에게 해주다니. 그러면 다정이 나를 죽일 것 같잖아. 꿈을 꾸고 있던 나도, 잠에서 막 깨 이 장면이 날아가지 않게 적고 있는 나도, 잠에서 막 깨 무의식과 의식의 구분이 모호한 나도, 그것이 꿈 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냐면 그 말은 너무 달아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걸 수 년간을 통해 알고있기에. 그런 다정은 곧 나를 죽일 것 같아.
0 notes
Text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