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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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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데, 머리카락은 하염없이 자란다. 자라고 자라서 어느새 자를 때가 된다. 그때를 느끼는 순간, 나는 나 자신에겐 관심이 없구나. 항상 그렇듯이 눈치 없이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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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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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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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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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너는 또 거짓말이야.
 살아 있다. 살아서 있다. 그것이 피고 지는 순간 모두 당신이나 나를 닮아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 그리고 얇은 꽃잎이 흩날리듯 떨어지는 것은 비도 연상케 한다. 이어 나 언제 화려한 적이나 있었냔 듯 잔재한다. 아름다운 거짓말인가. 그래, 꽃은 아름다운 거짓말이야. 한순간의 정점 이래로 처참하게,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 화려하던 짧은 순간 이어지는 덧없음에 추억들은 더욱 선명히 자리 잡는다.
 너는 꽃을 닮았나.  아니, 내가 닮았나.  네가 나를 닮았나.  아니, 내가 너를 닮았다.  내가 너를 담고 또 담아서 닮고 또 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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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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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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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타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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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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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숙이고 몸을 낮추며
 나는 너에게 미안未安하니까,
 일단은 안녕이라고 해 보자.
 우리는 순간에 살았다. 우리는 순간에 사랑했던 연인이 되었다가도 순간에 아무도 아닌 남이 되었다.
 우리의 인연을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였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떠니.  서로의 하루 일과 정도는 줄줄이 꿰고 있었지만 이따금씩 끼니는 챙겼냐고 물을게 그리고, 우리가 까마득하게 오래된 이야기라며 웃고 넘기는 날이 오겠지.  너를 희지의 세계라고 부르고 황인찬의 종로 사가를 매양 부르짖었던 일들을 가만가만 씹어먹고 있다. 나를 살 찌우는 건 너였고, 네가 밟은 건 굶주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랑 거지.  너라면 나를 죽여도 좋을 것 같다 했던 날을 슴슴히 떠올린다. 나는 노상 이런 식이었다. 서로의 육신과 정신을 좀먹는 관계를 호감했다.  돌아보지 않기로 맹세한 거야. 하지만 때 없이 감기가 들면 말해 줘야 해. 계절이 바뀌는 날에도 말해 줘야 해. 우리는 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사진들을 지울 거야, 우리라는 사이의 거리를 더욱이 멀찍이 보낼 거야, 우리는 더 이상 눈물겹지 않을 거야.  너는 잠에 들기 전 아니, 아침 볕에 눈을 뜰 때 아니, 밥알을 셀 때 아니, 보통, 보통 나에게 욕이나 퍼부어야지. 날마다 너의 둥그런 살덩이로부터 내 존재가 된소리로 흘러나와야지. 이 따위를 으득득 갈면서 내 존재를 씹는 것으로 하루를 갈무리해야지.  나는  네가 나에게 꼭꼭 행복해,  하지 않았으면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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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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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은경, 오늘의 일기
 따귀를 한 대 갈기다 보면 안고 싶고 이제 그만 안녕, 하다 보면 어머 안녕, 하고 싶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다 보면 어쩌다 그럴 수도 있을 거 같고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들을 대려면 셀 수 없이 많은 핑계들이 생겨나고  진실처럼 보이는 진실과 진실인 진실, 고통처럼 보이는 고통과 고통인 고통, 죽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죽고 싶지는 않고 살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살았던 적 없고, 죽고 싶은데 누가 자꾸 살려놓는 거니 살고 싶은데 왜 목을 조르는 거야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아니,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거 맞잖아  고백은 뻔해서 아무도 안 믿는다 유서는 약발 떨어졌다 울고 소리쳐도 벽에 머리를 박아도 달라지지 않는다 높은 데서 떨어져도 괴물처럼 살아날 거다 그래도, 어이없이 간단한 끝은 올 거다 온몸 실밥 풀리면서 움켜쥔 시간들이 터져 나올 거다 운동회날 터지는 박처럼 막무가낼 거다  우리는 심기증心氣症 환자, 한순간이면 고통도 황홀도 감쪽같겠지, 하는 수 없이 죽어가면서 하는 수 없이 너만 사랑해 오른쪽과 왼쪽 눈이 천지간만큼 벌어져 분간 없이 애매한 거리距離를 더듬으면서 오늘도 쓴다,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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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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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 통속적 하루
 전화를 걸지 못했다
 9층 사무실 창으로 내려다본 바깥 풍경이 탄식하듯 저무는  이 저녁의 낙막을 나는 그저 방관하기로 한다
 눈 주는 곳마다 노을은 무너지고 순하던 잎사귀 화염처럼 치솟아  죄는 깊어가는데 사랑의 죄 사랑할 수 없는  한그루 은행나무
 제 바로 곁에 병든 짝을 세워둔 저 맥목한 사내를  뿌리째 흔든다 한들 우리 계절은 너무나 뻔하고 뻔한 것이어서 결국  구린 열매 몇알 빈 가슴을 탕진하고 말 뿐
 거리는 온통 멀어지는 뒷모습들로 가득해  누구든 어디든 붙잡고만 싶어  퇴근을 놓치고 선 하늘의 망연한 얼굴만 들여다볼 때
 이대로 잠시 앓기로 한다  단지 오늘만, 끝으로  보고 싶다 한마디가 몰고 온 이 하루의 고약한 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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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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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너를 기다리는 동안 새의 이마에 앉았다 간 것의 이름은
 전생이 잠시 놀다 가는 것을 본다
 구름을 가리킨 손가락이 먹빛으로 물들고 있다
 지나간 내일의 도도새가 날았고 
 어제의 비나 눈이 내렸다, 너의 귓불 같은 
 여기 온 적 있는 저녁을 기억하는 
 날개들이 바람의 발목으로 자란다 
 멸종한 새의 울음을 휘파람으로 불러보는 일 
 소문 없이 첨예해지는 우리의 약속 
 멀리 바람의 발목을 어루만지던 작은 언덕이 
 둥글게 접었던 몸을 활엽처럼 편다
 나는 벌써 오래전부터 붉게 어두워지는 정점
 오늘은 는개 흩날리고, 너의 솜털 같은 
 널 만나지 않고도 날아오르는 것들에게 경례한다
 기다림이 늦도록 앓는 지병이 됐을 때
 새의 이마를 털어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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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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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옥, 텍스트
 첫 페이지는 너의 마른 등,  이 절벽을 해석하는 방법은 눈물이다  눈물 속에서 만져지는 등은 붉다  바람은 다른 방향에서 불어오고  흔들리는 네 눈빛에 밑줄을 긋는다  꽃이 피고 지는 ��간 속에서 또 다른 너의 감정은 완성된다  문 밖에는  한 철 내내 나무를 다 이해하고 피어난 꽃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데  밤을 새워 한 문장도 해석할 수 없는 너를  그만 덮기로 한다  뜨거운 내 입속을 헤집어 단숨에 나를 읽어버린,  지느러미 없는 물고기가  어두운 골목 끝을 헤엄쳐 간다  내 혀를 뽑아 절벽을 읽는다  언제나 되풀이 되는  안녕    다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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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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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d, 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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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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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
‪나를 살게 하는 것들과 함께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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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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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후, 사탕과 해변의 맛
 해변에 버려진 것 중엔 내가 가장 쓸모 있었다  버려진 사람들이 잃은 것을 대신해 다시  버려진 사람을 줍는 세계에서  우리의 수도는 어느 쪽이었을까  한 뼘의 파라솔이 그늘을 짓고 우리는  통째로 두고 간 유실물로 남겨져  하나의 관광지가 된다
 파도의 디저트가 되네 하나밖에 모르는 맛으로 사탕처럼 둥글게 앉아 녹아가는 연인들  철썩이는 파도가 핥기 시작하네  발가락부터 녹으며 조금씩 둘레는 잃어가는 사랑이여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던 연인들이 전투적으로 질투하고 비로소 세계는 달콤해지고 온화해지네
 해변이라는 말을 좋아해  물에 젖는 건 싫어하지만 햇볕이 남아 있는 단어들은 아껴 먹으려고 남겨둔 사탕 같은 것
 내가 먹어본 사탕 중엔 네가 제일 별로였어
 너처럼이라는 직유가 가진  설탕과 소금 사이의 결정체
 네 말에 끈적끈적해진 나는  입안의 상처들을 혀로 만지작거리며 피가 달다고 생각했다 달콤함을 모르고 조금씩 사라져간다
 바다가 범람하는 세계에서  너는 고작  오리발이었어
 옷소매의 끝엔 해변이 있어  서툰 세수와 훔친 눈물로 적셔 놓은  사탕이 녹을 때까지만 출렁이는 해변에서 나는  말라 가지 않는 헤엄을 배워
 안간힘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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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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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은, 발음되지 않는 엽서
 몇장의 우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숨쉬지 않는 모니터 같은 얼굴로  속이 깊은 겨울을 가진 내밀한 연인들처럼  학습지도실  이렇게 간단한 사칙연산에도 오류를 가지는 건 어린애들이나 하는 짓이야  엄마는 내 눈을 감기고 부레에 출혈이 있는 물고기처럼 두 귀를 틀어 막았다  오르락내리락 운동장을 헤매며, 나는  언젠가는 모두가 나를 더 싫어할 거야. 좋아하라는 부탁을 한 적도 없었는데  너와 내가 바뀌고 잘못 발음되고. 아빠가 생략되고, 나쁜 엄마가 조금 더 나빠져야만 하는 나의 입 속에서. 나는 자꾸만 바뀌어 발음되는 것들. 사랑은 아 더하기 너  12월 24일  아름다운 입천장을 가진 트리에 매달려 있었다  그 문장에 조금 더 오래 머물러 있고 싶어요  너와 네가 있는 학습지도실  너는 네게 말했다. 너를 이해할 수 없어, 네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겠어. 너는 나를 사랑한다는 거니, 그렇지 않다는 거니  이해할 수 없는 너에게로 동화되는 나, 너는 사랑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나는 발음할 수 없는 나.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발음해야 하죠? 이 말과 저 말 사이의 투명한 날씨와 목 뒤로 부풀어 오르는 꿈들. 너에게로 순행하는 나. 너는 사랑한다. 사랑은 그렇지 않다  너는 내게 말했다. 사랑은 아 더하기 너  방과후 학습지도실  이건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야  <눈처럼 하얀 아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조금 더 웃거나, 조금 덜 울면 풀 수 있어  엄마는 나를 사랑하는 걸까, 그렇지 않은 걸까  장난감이 'ㄴ'을 잃어버리고 연필이 받침을 바꿔들고, 할머니가 할아버지도 되고 아버지가 바지도 되는 나의 입 속에서, 나는 너를 잃어버리고, 긴장한 나는 사랑을 싸움이라 말한다  오늘도 발음할 수 없는 나. 이해할 수 없는 너. 하지만 사랑은 가장 낮은 혀를 가진 자들의 마찰. 어느 말끔한 겨울의 한낮처럼 눈부신 우리가 좋아. 나는 손가락으로 혀를 누르고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12월 23일  너는 내게 말했다. 가까이 다가서서 어른들의 발음을 훔쳐내기 시작해  치아처럼 고운 눈이 내렸다  학습지도실  몇장의 우리가 바닥에 찢어져 있었다  너의 문제는 멀리서 반짝이는 뇌의 어떤 영역. 그건 나와는 달랐고 세련된 이름을 가졌고. 너는 그것들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기꺼이 근사하게 발음할 수 있었다. 너는 그 속에 나의 손을 넣고 병든 문장을 휘젓고 다시 배열하기를 반복했다.  오래된 하드보드지같이 오늘은 우리가 좀 씩씩해 보이지 않니?  고통을 참으며 네가 말했다. 잔뜩 눌린 채 가장 어려운 7번 문항을 풀 때처럼, 장애라는 말을 구겨놓고 잔뜩 찡그린 채로  너는 학습지도실을 떠났다  너에게서 ��행하는 나  너는 그렇지 않다, 나는 또 그렇지 않다  나의 파열된 입 속에는 네가 결코 잊어서는 안될 뇌의 어떤 영역이, 깊은 호흡을 꿈꾸고. 멈춰서 있었다.  방과후 학습지도실  <내가 공기를 들이마시고 성대를 진동시키는 건 네가 있는 영역에 전달되고 싶기 때문이야> 어느날엔가는 꼭 봉투에 담아 보내고 싶은 내 입 속의 키스
 <학습지도실은 나에 대한 너의 배열 방식>  책상 위에 엎드리자 네가 남기고 간 문장들도 모두 잠든 척했다  12월 25일  싼타할아버지는 나의 턱에 변별할 수 있는 발음들을 넣어주었지만  나의 문제는 여전히 입 속에 있었고,  너는 내가 발음할 수 없는 그대로  우리는 우리를 닮은 그대로, 미숙한 이 문장에 계속 머물러 있고 싶어요  너와 내가 있는 학습지도실  어느 말끔한 겨울의 한낮처럼 눈부신 <우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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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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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서, 겨울볕에 물든 낙서
 네가 등장한, 1막 2장, 도입부부터 일곱 번 감동하고, 일곱 번 수정하고  잠든 머리를 열고 햇빛에 바랜 네 생각을 필사했어. 너를 이해하려는 것이지 감시하려는 게 아니야. 필사한 것을 애벌구이 자기조각으로 문질렀어.  조흔색, 미세한 가루는 불투명해. 그것은 침묵의 색이야.  너는 내 우주율 안에서 생물학적인 진화만 해. 불신, 내가 배우기를 거부한 가장 잔인한 단어였어. 우린 같은 공간에 있어도  물속에서 목말라하는 유수림遊水林 같았지.  허공으로 증발하려면 조흔색을 쓸어 모아 말뭉치에 병치시켜 놓고 간절한 마음도 한 자락 얹어놓았어 문맥에 맞지 않은 진술은 괄호에 묶어두고 좋은 기억만 가져갈 게.  B-612, 소행성의  장미는 기다리면서 아름다워졌고, 기다리면서 강해졌으니까,  이쯤 해서  너를 면제해 주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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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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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이닷.
김다혜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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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r8-blog1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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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you bad, I want your 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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