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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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된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건 매번 힘들고 벅차다 뭐 대단한 사랑이였다고 생각하다가도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불러주던 내 이름이 자꾸만 나를 아프게 한다 다시는 들을 수 없어서 그런가 그의 목소리를 잊지 않으려고 하루에도 수십번 기억해내고 떠올린다 그는 나를 놓았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쭉 그냥 그렇게 갔다 나마저 그를 놓으면 진짜 다 사라지는 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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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1.(화)
드디어 인사시즌 시작이다. 승진임용 → 근평 → 전보 순이다. 말은 단순한데 작업은 정말 벅차다. 부내에서 가장 많은 직원이 근무하는 청이라 직급별 단위가 크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나면 이제 6개월 정도 남게 된다.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체크해야겠다.
시즌 시작 전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2박 3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 처음 일본 갔을 때는 모든지 신기했고,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모습이 보였는데 두 번째 가니까 비슷한 모습이 보이고, 편안했다.
간 데 또가는 걸 좋아하는 나와 새로운 곳을 가보는 걸 좋아하는 아내가 적절히 섞여 즐거운 여행이었다. 두 번째 가는 도쿄, 익숙한 곳도 있었고, 새로운 곳도 있었다. 다음에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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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통때문에 새벽에 눈을 떴다
최근에는 통증이 심해져 누워있기만 해도 아프다
관심없는 뉴스피드를 넘기다 웃겨보이는 포스팅을 발견한다
웃기도 전에 짧은 영상은 끝나있다
불편한 생각을 하다 갑자기 일어선다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러닝화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비가 조금 오고있었는데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들은 반대로 걸어간다
고작 10분만에 통증이 올라와 스트레칭을 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5걸음 정도 퇴보했다
2주 전만해도 한시간 산책은 무리가 없었는데 오늘은 30분을 채우기도 벅차다
내일은 회사에 들러야한다
반년이나 방치된 내 자리의 흔적을 지우고 별거 아닌 일인 것처럼 가볍게 웃고 집으로 돌아와야한다
그렇게 몇걸음 더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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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안은 책임감에 숨 돌릴 틈 없는 하루하루가 지겹다. 매일 똑같이 힘들다 소리 하는 것도 지겹고 그 와중에 사람들한테 조금이나마 기대하고 실망하는 나도 싫다. 그렇게 하고 싶던 결혼도 그냥 혼자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알 필요 없는 결혼할 때 돈 아끼는 법이라든지 육아 상식, 사춘기 아이와 대화하는 법 같은 거 몰라도 되는 삶도 괜찮을 것 같다. 아 무 생각 없이 아무도 생각 안 하고 나만 책임지는 삶 살고 싶다. 모든 숨 쉬는 생명체가 나한테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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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힘들었다
사회생활이란 뭔지 매우 힘들다
다 맞는 말만 하는 “잔소리”인데 나는 벅차다
윤정이가 딱 변한 것처럼 그렇게 변하려고 이곳에 버티고 있는 건데 아직 사회 아기인 나는 벅차다
힘들어도 해야지 그래야 살아갈 수 있다
파이팅! 오늘도 모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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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를 받으면 편해질 줄 알았다.
드디어 모든게 끝났으니까
근데 더 벅차다.... 더 우울하고 더 벅차다
내년엔 영국을 떠나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을 예정인데 시골에서 도시로 가면 바뀔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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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과 벨리 플러터
오랜 세월 BMI 지수 기준 10Kg 초과한 상태를 유지했다. 무술 덕후짓하던 시절, 키가 작기 때문에 파워를 늘리기 위해 과체중 유지하던 습관을 이어온 거.
당연히 체중 땜에 움직임이 둔해지면 안 되니까 근력 트레이닝을 병행했고, 몸 상태를 정확히 측정해 본 적은 없지만 대충 근육 5kg, 지방 5kg 정도일 거로 짐작.
나이 먹고 바벨 운동 중단했더니 체중이 500g~1kg쯤 서서히 줄더만. 그래서 근감소가 일어났구나 추측.
쉰 살 전후로 다시 원래 무게로 복귀했길래 아마도 (노화로 인해) 지방이 늘어났을 거라고 추측. 그래서 늘 먹던 음식량을 하루 2.5끼로 줄여 감량했다.
가만 생각하니 더 이상 격투기 수련을 하는 거도 아닌데 굳이 이 무게를 유지할 필요가 있냐는 자각이 옴.
그래서 4~5kg쯤 더 줄여볼까 해 올 초부터 반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어 보니, 근육량 유지한 채로 지방만 태우기가 예전처럼 맘 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네. 뭣보다 저녁에 허기가 져서, 매일 유지하기가 벅차다. 결과적으로 2kg 정도 줄였더니 그 이상은 무리.
사실 2kg 감량도 조금만 방심하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뭐… 20년 가까이 동일 체중을 유지했으니 무리도 아닐 듯.
지난달부터 연습 시작해 자칭 '명상 벨리' 수련 루틴에 넣고자 애쓰는 중인 벨리 플러터(Belly Flutter)가 감량한 체중 유지에 꽤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우선 장운동 그 '잡채'라서 내장 지방을 자극한다는 점. 또 하나, 입이 심심해 주전부리를 찾으려고 할 때 이거를 하면 신기하게 욕망이 가라앉음. 아직 제대로 못 하는데도 이 정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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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제 감기 약 먹고 12시간 정도를 자서 그런지 새벽에 계속 깬다. 꿈속에서도 6월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심리적으로 많이 피곤하다고 '느낀' 게 아니라, '진짜' 피곤한 거였다.
여기에 쓴 글들 가운데 거짓말은 거의 없다. 그럴 만도 한 게 사는 루틴이 워낙 단순하다. 숨길 것도 없고 딱히 비밀도 없고. 누군가는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랑이라고 할 만한 게 최악의 에피소드들을 적고 있는 것에 비해 몇 %나 될까 싶다. 오해받기 싫어서 하는 말. 자랑하려고 했으면 애초에 이런 개인 공간에 끄적이지도 않았다. 순전히 여긴 내 생각 비워내려고 만든 공간. 하루 24시간 나 살기도 벅차다.
또 잡생각을 비워내자면 '눈치 빠르다'는 말을 들으면 뭔가 움찔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거고 상대는 별 생각 없이 나한테 스쳐지나가면서 한 말일 텐데. 왜 움찔하냐면, 아니거든. 불길한 징조를 귀신 같이 때려맞히는 것일 뿐. 남한테 관심이 나 정도로 없다면, 나 정도로 둔한 사람도 없다는 얘기다.
왜 이렇게 '눈치 빠르다'는 말에 예민할 정도로 부인하는지 모르겠다. '센스 있다'는 건 좋은 말 같지만 '눈치 빠르다'는 건 꼭 남의 속을 간파해서 상대를 당혹시키는 뉘앙스 같달까? 그런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듯.
남의 시선은 상관 안 하지만 오해 받는 건 딱 질색이다. 오해 받아서 욕 먹으면 화나고 억울하잖아. 욕 먹어도 내 모습 그대로 먹어야 건들 건덕지도 없지. 주변에서 봤을 때 오해를 받으면 그것 그대로 감수하며 해명하길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를 봤기에 함부로 뭐라 할 수도 없다.
어떤 트러블도 없었던, 친했던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걸 생각한다. 그들도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나 또한 그들이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굳이 찾지 않았던 거겠지? 서로 마음의 거리가 가깝지 않아서 그랬단 걸 새삼 알겠다.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그저 각자 살기 바쁘고, 더 친한 사람들이 있는 거고, 그러다가 더 연락하지 않는 거고. '만나자'고 얘기해놓고 서로 연락 안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요즘 떠올랐거든. 아마 더 연락할 일도 없을 것 같고.
그냥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감기 때문에 정신 없어서 메모를 못 했는데 잠 깬 김에 한꺼번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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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며, 쓰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어서 토해 내는 것에 가깝지만 내 여정을 누군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할 때면 마음이 벅차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가도, 그게 부담이 될 것 같아 손을 무르기도 한다. 모든 여정을 무조건 동행해 주기를 바라는 욕심도 없다. 나는 언제나 이곳에 앉아 이야기를 짤 테니, 당신은 언제든 다른 곳을 마음껏 여행하다 이따금 생각나면 다시 이곳에 들러 주었으면. 그런 마음이다.
내 하루는 온통 이야기뿐이다. 여러 이야기들을 떠올리다 하루가 간다. 어쩌다 이렇게 종일 몽상하는 ��을 살게 된 것인지, 왜 이렇게 태어난 것인지 종종 궁금할 때가 있다. 이야기를 떠올릴 수 없었던, 안팎으로 힘들었던 20대 초중반에는 삶이 온통 무기력했던 기억이 난다. 현실의 즐거움이 내 안까지 침투하지 못해 모든 것이 흑백처럼 보였던 세상을 잠시 살았다. 그때 나를 꺼내 준 것이, 내가 다시 찾은 이야기다. 가끔은 나 스스로가 현실 도피자라 느껴질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것이 현실 부적응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지치고 단조로운 현실에서 색다른 일을 떠올리는 내가,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는 내가 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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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나는 — 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했을 뿐이라 가진 숫자에 비해 여전히 어리고 미숙한 나는 아직도 내가 더 자라길 바란다. 어린 시절의 결핍이 결국 이런 식으로 평생 나를 따라다니게 되는 걸까. 나의 소원에는 부가 없다. 덜 자란 아이에겐 적은 돈도 크게 느껴지듯이, 아직 결핍이 많은 나는 언젠가의 더 자라고 채워질 내 모습을 바라기에도 벅차다. 언제쯤 나는 — 하게 될까. 이따금 이런 생각들이 밀려올때면 금새 피로해 지고는 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이르게 잠들 수 있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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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감성으로 만난다고 하지만, 난 하나님을 이성(reason) 으로 만난다. 그게 나다. 난 내 이성과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하나님은 예배하지 않는다.
물론 하나님은 내 머리와 이성보다 훨씬 크신 분이다. 그러나 난 하나님의 크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배려하심에 끌린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크심은 결국 내 존재가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진심으로 경외할 수 없다.
난 내가 이해하고 인정한만큼의 하나님을 예배하기도 벅차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안만큼의 10%도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난 믿는 것을 따라 사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믿는데 살지 않는 것은 신앙이 아니라, 기만이다.
그래서 난 내가 이해한 하나님만 예배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어떤 부분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지 않다.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데 하나님이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그건 폭력이다. 난 하나님의 폭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와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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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한 공상만을 먹고사는 나로서는, 눈앞에 놓인 현실이라는 것이 가끔은 가소롭게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절망적이라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에 벌벌 떨 때도 있지만, 역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스스로가 어떻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다.
의심이 들면 공상가로서 실격이다. 그런 법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매일 밤 수면이란 것과 싸우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진정한 몽상가라 하면 무(無)를 갈고닦아 그것이 달을 대로 달은 진정한 무의 경지에 이른 송장이라던가, 감정이 초월한 어느 한적한 곳에 살고 있는 초인뿐이다. 그런 류의 인간이 되기에는 그릇이 작은 나라는 인간으로선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감정과 이성의 선을 스물이 넘었지만 아직도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해두겠지만, 나만큼 어지럽고, 계산적이면서도, 감성과 이성을 넘나드는 공상 속에서 분주히 살아가고 있는 녀석도 그리 흔치 않다.
언젠가, 세상이 나를 향해 음침한 계략을 짰다는 것을 눈치챘음에도 무엇 하나 두렵지 않게 되어서, 마치 예수의 사랑을 처음 영접했을 때와 비슷한 심정으로 진정한 자유로움에 도달했을 때도 있었고, 아무도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음에도 혼자 멋대로 병들어 터덜터덜 거리를 걸으며 패배자 흉내를 낸 적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보다 공상 속에서 일어난 비극을 갖고서 실제로 몸이 더 고양되었고 슬펐던 것 같다.
아무튼 간에, 내 속 좁은 인생은 진정한 공상가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또 봐준다면 ‘비열한 공상가’는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쓸데없는 말을 거추장스럽게 한 것 같은데, 어쨌든 이 ‘공상’과 ‘과거의 미화’가 없었다면 나는 이제까지의 나의 삶을 도저히 증명할 수 없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어쩌면 내 작디작은 삶은 전부 공상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공상이라 하면, 필히 인간의 본능에 연결되지 않겠는가.
저지르면 안 되는 일들, 혹시나 이것만큼은? 아 역시 아니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한한 욕구. 망상이라 부르는 거짓 평화, 나태를 멋들어지게 포장한 반쪽짜리 안도감, 바보 같은 희비극, 일어나선 안 되는 사랑의 도피, 추악한 밤놀이…그저 그런 것들.
그리고 공상가들은 인생에서 인문학을 그다지 소용없다��� 생각하는 법이라, 가끔 무책임하게 막말을 할 때도 있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주변에 거하게 한바탕 민폐를 끼쳐 한순간에 방랑자 신세로 내쳐질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른’이라는 말을 듣기엔 이 세상의 많은 민족들 중 가장 동떨어진 족속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평생, 이 사회에 너무도 자연히 팽배하게 덮여있는 순리라는 것에 보호받고 자랄 수 없는 가여운 난민들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묻고 싶다. 순수와 날것은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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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아침의 경우에는,(똑같은 공상을 한 적은 없다. 매일매일이,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서 우선 깨자마자의 자세를 유지한 채로 눈만 멍하니 떴다. 분명 나는 제대로 된 숙면이 아닐 경우가 훨씬 다분하기에 조금의 두통과 이인감도 함께한다.
그러고 나선 흐트러진 머리 스타일을 상상하고 영혼이 몸으로부터 천장으로 쏙 빠지는 것을 시작으로,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이른바 3인칭 공상이 시작된다.
밤 새 걷어차 널브러진 이불 위에 자전거를 굴리는 것 같이 놓인 두 다리, 손은 위아래로 제각각, 얼굴은 의외로 깨끗하고 하얗다.
침대 위에 있던 내 몸은 어느새 봄바람이 잔잔히 흘러드는 드넓은 깨끗한 초록색 풀 밭으로 이동한다. 주위엔 인간이라곤 아무도 없다. 내 옆엔 커다란 메타쉐콰이어가 있고 그 나뭇잎이 천천히 내 주위에만 하나씩 떨어지고 있다. 그곳에서 눈을 감고 한참 동안 새 지저귐을 듣는다. 새소리 속에는 가늘게 매미 소리도 있는 거 같고, 익숙해서 어딘가 울적한 [베토벤-비창 2악장]도 희미하게 함께 들린다.
그렇지만 난 전혀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울기는커녕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다. 내 얼굴을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도 없으면서 그렇게 쉽게 단정 지어버린다.
이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공상의 묘미이다. 현실에서 몹시 부정적이라 여겨지는 ‘나 이외의 인간을 단정짓는 행위’를 그 무엇보다 쉬운 일로 간주해서 한 번에 100명이고 1000명이고도 단정 지을 수 있다. 그것뿐이랴, 나의 다음 행동에 따른 세상의 변화도, 상대의 대답도 전부 주체자인 내가 멋대로 정할 수 있다. 곧 있을 다가올 꿈만 같은 순간이 오기 전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갑자기, <사상의 등불이 켜지는 순간>이라는 문구가 뇌리를 빠르게 스친다. 그렇지만 역시,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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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아이파크 몰 안에서의 오전, 아니 오후라도 좋다. 시간은 아무래도 좋다. 그곳에, 영풍문고와 유니클���를 잇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밖에서 비가 와도 좋고 안 와도 좋다. 사람은 분명 많을 테니 전부 뿌옇게 비네트 처리를 한다. 오늘의 공상은 날씨와 시간보다도 장소가 중요한 모양이다. 아마도 무의식중에 백화점이라는 건물 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역시 혼자서, 영풍문고를 무심히 걷고 있다. 어째서 걷고 있는지는 모른다. 아니 사실 나는 결말까지는 몰라도 어째서 걷고 있는지, 그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굳이 보태어 말하고 싶지 않다. 기억해내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그런 기분이다.
기나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치마인지 검도복인지 헷갈릴 정도에 통이 큰 회색 바지에, 코트 안엔 청색 폴로 난방, 그 위엔 더 진한 코발트블루 가디건을 겹쳐 입고 있다. 평소 즐겨 자주 입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이렇게 입으면 바지가 바닥에 끌리기도 하고 내 신발에 내 바지가 밟히기도 하는 둥 여간 불편하다. 또 옷 그 자체가 굉장히 무겁기 때문에 금방 피로를 느끼기 마련인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나체 상태인 것처럼, 무척 편안하다. 거기서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무심히 서점을 한 바퀴 쭈욱 돌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코너 쪽에 멈췄다. 그러고 있으니 비네트 처리되지 않은 하나의 존재가 밖으로 이어진 문을 통해 영풍문고로 들어온다. 내 주위를 서성이는 주황 불빛과 조명들이 문득 주마등 같다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는 않고, 오히려 오물처럼 짙게 낀 마음의 사념들이 저 멀리 날아간 느낌이라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다.
나는 수많은 책들 중에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을 집었다. 그리고 ‘어릿광대의 꽃’을 펴서 읽는데, 집중하며 읽으면서도 동시에 찬찬히 다가오는 존재를 인식하고 기다린다. 반드시 나에게 온다. 그것은 알고 있다.
수수하게 입을 줄 아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수수하게 입을 수 있을 테니.
조숙하고 조신한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조신하게 있을 수 있고, 괜히 갖고 있지도 않은 허상을 자랑하지 않아도 될 테니.
수줍은 웃음 뒤에 아무런 거짓이 없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세상의 이면을 노래하지 않을 수 있을 테니.
아픔을 있는 여자, 그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사려하게, 그리고 그것에 다시 아파하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진심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을 테니.
누구보다 아름답고 기품 있는 얼굴에 따스한 날카로움이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지금까지 지켜온 나의 동정과 정조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 있을 테니.
비웃음과 무시를 모르는 듯한, 아가페의 미소를 갖고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진정한 사랑을 믿을 수 있을 테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그저 특별한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서 당신을 기다렸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을 테니.
절망이 세상을 덮는 날에 그것만큼은 사소한 일이라 여기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 앞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고싶을 테니.
공상, 시작.
그녀는 내 옆을 지나가려는 찰나에 어째서인지 딱 하고 멈춰서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엔 악의나 놀림이 없다. 조소도 계산도 없다. 진정으로 순수한 감격과 세월이 묻어난 태고의 감탄이다. 사실 이때부터 그거면 됐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 이상 바란다면 괴로울 거 같다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그녀는 이어폰을 끼고 있는 나를 배려해 책을 들지 않은 내 왼팔 팔뚝에 그 깨끗하고 하얀 손가락으로 귀엽게 몇 번 쿡쿡. 노크하듯 살포시 찌른다. 나는 그녀의 존재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심지어 나에게 말을 걸 것이라는 것을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마치 아무것도 몰랐던 거처럼, 처음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모든 것이 계산된 간사하면서 어딘가 살가로운 옅은 미소를 띄운다. 그리고 “네?”라고 침착하게 대답한다.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사실은 누구보다 영악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만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이 아닐까. 그리고 누구보다 세상에 기대하는 것이 많은 인간. 아닐까. 의미 없는 내면의 아우성이 나왔다.
“혹시..”
그녀는 이 단어 하나만을 말하고 말을 멈췄다.
나는 이 말에서조차 그녀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한두 번 배려를 해본 솜씨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어폰을 빼자 이내 다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영원을 넘어 영원.”
[영원을 넘어 영원]은 내가 만든 곡 중에 하나다. 그렇지만 나는 이것을 앨범으로 낸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들려준 적도 말한 적도 없다. 이른바 이 세상엔 나밖에 모르는 음악이라는 것인데, 그녀는 어찌 된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제목을 내게 말했다.
역시 나에겐 이 여자는 과분하다. 처음에 나를 그렇게 배려했을 때부터 알아봤다. 이 여자는 나랑 같이 있기엔, 너무 아까워. 그래. 초인인 진정한 공상가들. 그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여자야. 이 여자는 깨끗해. 깨끗해도 너무 깨끗해. 아직까지 나처럼 더러운 녀석을 본 적이 없기에 이렇게 깨끗할 수 있는 거야. 만약 나랑 사귄다면, 아니 사귀는 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아. 같이 있기만 해도 이 여자의 순백은 하루아침에 깨질 게 분명해. 시커먼 결락으로. 어두운 사상으로 이 여자 또한 의도치 않게 나의 길동무가 되고 말 거야.
도망치자. 그래 도망치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 공상이 끝나면 아주 착실하게 살아가자. 감정? 사랑? 쓸모없어. 사상? 이성? 더할 나위 없는 꿈? 전부 진부한 것들 투성이야. 여자든 남자든 결국 돈이라고. 내가 돈이 많았다면, 저 여자 앞에서 이렇게 쫄지도 않았을 테고 자신감 있게 술을 먹자 하든 뭘 하자 하든 있는 힘껏 밀어붙였겠지. 아. 나는 공상에서조차 이리 쩨쩨하구나. 바보 같은 녀석. 이제 두 번 다시 공상 따위는 하지 않겠어. 바보. 바보. 바보 같은 녀석.
그렇게 생각하고 있��니, 스스로가 너무 짠해서 견딜 수 없었다. 어떻게든 빨리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마침표를 찍는 버릇은, 도무지 전부터 고칠 수 없었기에 허겁지겁 떠오르는 말을, 아무런 말을 횡설수설하며 해댄다..
“[영원한 피날레]는?”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만년 속에 사는 남자]는?”
“당연히 알고 있어요. 아니 그것보다 듣고 있어요. 어제도, 오늘도.”
그렇게 답하는 여자의 말을 듣자니,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분노도 감동도 치욕도 절실도 아니었다.
단지 애증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어린애처럼, 차라리 떼쓰기로 마음먹었다.
“당신, 나를 놀리려 하는 건가? 뭐야 도대체, 갑자기 찾아와서 불러놓곤. 실례도 이런 실례가 없군. 가던 길이나 계속 가세요. 더 이상 난 할 말이 없군.”
나는 현실에서 이렇게 화 내본 적이 없다. 애초에 화는커녕 말 수조차 거의 없다. 지금 낸 화도 결국 어딘가에서 본 누군가의 화를 따라 한 것 뿐이다. 그래서인지 후폭풍이랄까, 이미 다 말해놓고서 그녀의 얼굴과 대답이 대뜸 두려워졌다. 원래 비겁한 인간이란 것은 이리도 줏대가 없고 나약한 법이다.
7초 정도 지났을까, 그녀로부터 아무런 말도 제스쳐도 없길래 되려 조바심이 나 참지 못하고 결국 그녀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예상외로, 그녀는 씽긋 웃고 있었다. 이 미소도 아까의 감탄과도 같이 아무런 꾸밈도 해함도 거짓도 없는, 마치 순수하게 뻗은 하나의 불꽃놀이 줄기의 터지기 직전 같은, 그런 아련함이 묻어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관록이 담긴 미소, 요즘 사람들이라면 도무지 본 적도 없을 정도로 고귀하고 신성한 태고의 미소.
나는 흠칫 놀랐다. 그녀를 보고 놀란 것인지, 자신의 추악함을 보고 놀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알 방도조차 없었다. 단지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고서 그 순간 그저 넋을 놓고 만 것이다.
앞머리가 있는 검은색 긴 머리에 신장은 165cm 정도, 회색의 긴 나뭇잎 잎맥 무늬 코트를 그녀는 입고 있었고 단추가 전부 채워진 코트 목부분 너머로 흰색 목폴라가 살짝 삐져나와있었다. 주먹만큼 작은 얼굴에 코와 입은 얇고 가늘었으며 무척 조화로웠다. 그리도 애처롭고 애수로운 쌍꺼풀 아래로 영혼은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듯한, 아름다운 눈동자를 갖은 양쪽 눈��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모든 인간과 사회의 이상의 결실과도 같은 순백의 웃음을 그 작품에 그리면서, 자신의 팔에 걸치고 있던 회색 목도리를 나의 목에 손수 씌워주었다.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다시는 오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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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후회밖에 남지 않았다.
삶은 여전히 굴러 떨어져
방향을 모르고 눈덩이처럼 무거워져만 갔지만
사는 것은 쫓아가기 벅차다
달리다가 다리가 부러져도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삶을 살아나가는 것조차 내게는 너무 어려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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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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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인사이드의 이 이별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참 예쁜 이별 장면이다. 견디고 견뎌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았을 때, 모든 감정과 행동을 소비하였을 때 비로소 의연한 이별이 가능한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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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새 해의 첫 달이 모두 지났다. 1월은 매주 구술자를 만나 그의 생애를 듣고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 사람의 생애를, 그의 세계를 듣는 것만으로 나는 그이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먼저 이 손을 놓지 않겠다'는 과거의 다짐이었다. 어떻게 견디고 견디어 왔을까. 다음주, 이 작업의 마지막을 위해 또 그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또 다른 이의 생애를 듣기 위한 작업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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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울적해지고 울컥해지는 순간이 많아졌다. 그런 순간이 두렵고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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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United States of America 🇺🇸
JEJU international Airport sex
New York times
Pention 20S is m2 300 million Dallas
미국에 왔으면 지난 이전경기 서울 부동산은 잊어라
이곳에 부동산 떡%만 으로도 벅차다
단지 신규 도민 입국자인 보호관찰중인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연금 Pention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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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쟝 프랑소아 모리스 -모나코 (Jean Francois Maurice-28°A L'ombre)'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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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주먹밥 부터 드셔
재화인 0영 시간상 오름인 증권을 구할 수 없어서 늘 굶다가 현대 스탁인 어음 골드 금인 현금을 빌려서주먹밥인 삼각김밥을 사먹었다
오늘 날 같은 사회에서는 누구나 밥을 해결 하기에도 벅차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되어일 새로히 일자리가 만들어 지겠지만
지친 나의 마음 상한 영혼에 내일이 눈떠질지 모르겠다
이 곳에 정신과 약은 너무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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