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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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의 허상.. 내가 아무리 이야기해본들...
트위터에 남겼던 글이라 이야기가 부드럽진 않지만, 참고 삼아 그대로 발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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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빡세게 영어공부 하면 원어민 뺨치는 영어한다는 이야기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했었다. 여기 댓글도 함 보길 권한다. http://bit.ly/2Y66Oit 이게 무슨 상관이겠느냐고 할텐데, 함 봐라. 일본 가면 취직 100%라고 하고, 대기업 힘들지만, 중소기업 100%라는 댓글들. 이게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목이 터져라 떠들어대보지만, 무슨 소용이 있나. 허접한 낚시글만 평생 읽다보니, 잘못된 정보가 진실인줄 알며 살아가는 거다... 평생을.. 2009년에 적었던 글인데, 해외 취업과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대한 환상과 실상 http://bit.ly/2FtUHEs 지금도 100% 적용되는 글이다.
평생 카더라통신 에 낚여서 살다보니, 그 카더라 통신 속에서 헤어나지를 못한다. 그러니 일본가면 취직 100%라고 하고, 한국의 중소기업 에도 취직 못 하는 사람이 넘치고 넘치는 데도(그래서 실업률 어마어마한 거 아닌가?) 일본 중소기업 에는 100% 취직될거라는 착각에 빠져산다.
그리고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한국사람 의 망상 중에 하나가 일본어 잘하면 일본에 쉽게 취직한다.이다. 처음에 내가 단 댓글 수천번이 아니라, 수십만번정도 생각을 해보고, 스스로 ���리에 쥐가 나서 터지도록 물어보라.
일본어 그 정도로 잘하면 뭐하러 힘들게 일본에서 사는데?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면, 한국에 귀국해서 통역만 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힘들게 일본에서 살 이유가 있나? 해외취업 이 쉽다어렵다라는 문제가 아니라, 해외비자 문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워킹퍼밋 얻기 아주 빡세다. 워킹퍼밋 아주 빡센데, 어떻게 일본에 사냐고? 일본에 정확한 절차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장 쉬운 비자 영주권 얻는 방법이 해당 나라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방법이고, 장기간 체류하려면 고등때 넘어가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 졸업하면, 보통 연수가 채워진다. 물론 대학원이니 석박사 로 고급인력 이 되어서 국가적으로 이득이어서 정책적으로도 장려가 되고. 여튼, 외국에 10년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일반 서민과는 아무 해당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설마 10년간 수십억의 유학경비를 댈 수 있는 집안을 일반서민 이라고 주장할거면, 제발 내 블로그 글과 트윗 좀 읽지 말길 권한다.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 나 말고 하는 사람 본 적 있나? 근데도 일본어를 잘 해서, 일본에 취직을 했다고? 망상에서 제발 그만 좀 깨어나길 권한다. 물론 없지는 않겠지. 일본어 잘 하니, 자연스럽게 일본 남친/여친에 생겨서, 연애해서 결혼해 일본에 기반을 자연스럽게 잡는 경우도 있을테고 일본어 잘 해서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일본어를 그렇게 잘 하는데, 뭐하러 일본에서 월급 얼마 되지도 않는 한국인 관광 안내 같은 걸 하겠나라고 생각 좀 해봐라. 생각.. 일본어 못 하니, 취직할 곳이 없으니, 3D 직종에 취직하는 거 아니겠나?
처음 댓글 중에 3D 직종 이야기.. 편의점, 식당 같은 곳에 일자리 많다는 댓글도 볼 수 있다. 보다시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가려서만 읽어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데도 그런 글은 희한하게도 피해서 읽거나, 신문에 난 기사라고 무턱대고 믿으니, 만날 카더라 통신에 낚여서 살아갈 수밖에...
#6개월 영어 공부#원어민 뺨치는 영어#일본 취업#일본 대기업 취업#해외 취업의 허상#카더라 통신#워킹홀리데이 허상#일본 중소기업 취업#취업률 100%#일본어#해외 비자 문제#워킹퍼밋#3D 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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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상님들은
직업엔 귀천 없다 했는데
시발 좆만한 후손들 땅
한국은
직업의 귀천 졸라 많음.
있는 것들은 조상도 없냐?
니덜 선산 와리의리한 무덤
빈무덤이지?
최저 임금 차등이면 최최최저=best of best 3d 직종 으로 구별되 애들 구하기 훨 더 힘들어지지
멍충이들
누가 요즘 애들이 얼마나 약은데 니들처럼
평생 노예짓하며 살꺼 같냐?
암튼 누가 쪼빨이 개다 짝들 헌병식민교육 받은 애새끼들 아니랄까봐
빙신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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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엄 여행기 Part 2] 스물하나, 로빈 후드 그 이상의 가능성 : 노팅엄(Nottingham)
*본 포스팅은 여행 당일 작성한 메모를 토대로 완성되었습니다*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제게 있습니다*
소도시 노팅엄의 역 분위기
0.노팅엄 도착
별 탈 없이 기차를 탄 후 내가 먼저 시작한 작업(?)은 어제차 여행메모를 쓰는 일이었다. 어제 스위스 요리사와 워낙 장시간의 수다를 나눈 탓에 이야기가 ���나고 바로 쓰러져서 잠이 들어버렸다. 기차 시간 두시간 반은 그런 메모를 쓰기엔 아주 적합한 시간이었다. 워낙 많은 걸 쓰고 싶은 욕심이 넘쳐나는 내 탓도 있지만 당일 당일 글을 남기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거진 1시간은 기본으로 넘긴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 시간을 조금 줄여 보려 한다. 메모도 중요하지만 여행 자체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ps 현재는 여행을 끝낸지 한달이 넘었지만, 현장성을 위해 현장 메모에 남겼던 말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 리버풀 역까지는 쉬엄쉬엄삼아서 걸어갔다. 사십여분 동안 걸어서 아낀 버스비 2파운드는 1파운드를 더해 나의 아침이 되었다. 샌드위치 하나와 에비앙 물 하나를 구매하니 3파운드가 조금 안 되게 나왔다. 다만 실험정신 가득하게 도전한 치킨 샌드위치는 안에 파프리카+쓴 풀 냄새가 워낙 강하게 풍겨왔기에 거진 억지로 입에 쑤셔넣어야 했다. 에비앙은 생필품이니까, 마실거리를 대체하기 위해 역에 도착한 후 보이는 costa coffee 에 들어가 2파운드를 추가로 지불하고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영국의 대중까페 costa 는 어딜 가던지 스타벅스처럼 평균 이상의 맛을 보여준다. 그렇게 맛없는 밥을 먹고 기차에서 글을 쓰고 조금 쉬며 시간을 보냈더니 기차는 금새 노팅엄에 도착했다.
노팅엄에 사백여개가 넘게 존재하는 지하동굴은 모두 핸드메이드(!) 이다.
그 중 가자 큰 동굴 하나는 쇼핑몰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1.역에서 midtown hostel 까지
역에서는 the cloud 라는 와이파이가 잡힌다. 계정당 1시간의 무료 와이파이가 주어지는 와이파이는 생각 외로 영국 곳곳에서 잡힌다. 이메일을 바꾸어가며 새 계정을 만들면 와이파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입력하는 정보는 정말 아무 말이나 써재껴서 만들어도 된다. 와이파이를 잡은 후 호스텔까지의 길을 검색한 후 나는 설레설레 길을 따라갔다.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꺾어 걸어가는 순간부터 대략적인 노팅엄 시내가 시작된다.
호스텔까지 사실상 거리는 그닥 멀지 않으나 꼬불꼬불한 쇼핑가+차도를 헤쳐가다 보니 케리어와 배낭을 함께 가져가는 나는 조금 힘들었다. 노팅엄 역시 낮은 언덕길에 건물이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으로는 계속해서 쇼핑거리가 눈에 보였다. 어느 분이 블로그에 “노팅엄에 로빈후드는 없고 쇼핑몰만 가득하다” 라고 남겨두었는데 살짝 이해가 갔따.
호스텔은 정말 작았다. 간신히 호스텔을 찾은 후 벨을 눌러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이후 나를 맞아준 직원은 별로 친절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 역시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기에 대충 짐을 맡겨놓고 바로 호스텔을 나왔다.
이런 곳에 어떻게 사람이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하 동굴, 무두장이의 작업공간
노팅엄의 사백여개가 넘는 지하동굴은 모두 사람들이 제각각의 목적을 우해 만들었다.
술 저장고 등의 목적도 있었지만, 일부는 최하층의 빈민들이 살던 공간이기도 했다.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난다. 가죽 썩는 냄새 가득한 지하 동굴, 컴컴한 불 속에 화학약품에 쩔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그 옆 통로를 지나쳐 여전히 썩은내 진동을 하는 집으로 향한다.
두세 평도 안 되어 보이는 생활공간 움막동굴로 말이다.
2. 노팅엄 동굴, city of caves
노팅엄에서 보고싶은 관광지는 세 곳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두 곳밖에 가지 못했다. 그 세곳은 노팅엄 동굴, 노팅엄 성, 그리고 뉴스테드 에비(newstead abbey)이다. 가지 못한 뉴스테드 에비 는 노팅엄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가 걸렸는데, 이 곳을 보고 오면 다른 곳이 죄다 문을 닫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첫번째로 내가 향한 곳은 첫번째는, 모두 인간이 만들었다는 노팅엄의 지하세계, 노팅엄 동굴이다. 조금 황당하게도 broadmarsh shopping center 라는 대형 쇼핑몰 안에 위치한 동굴은 입장 시간이 오후 4시까지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미 짐을 놔두고 번화가에 들어선 순간이 1시에 가까웠기에 나는 지체하지 않고 쇼핑몰로 향했다. 호스텔에서 쇼핑몰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쇼핑몰의 1층 한구석에 city of caves 라는 간판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조금 배가 고파 그 옆에 있는 세미 까페에서 샌드위치와 밀크티를 3파운드라는 저렴한 가격에 한잔 훌쩍 먹은 후 바로 입장했다. 입장료는 약 4-6파운드 사이, 학생 할인 적용 가능하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한 후 무료로 받은 오디오 가이드 를 귀에 대고 계단을 내려갔다.
내가 들어갔을 때에는 친구인 듯 보이는 두 쌍의 모녀가 이미 열 발자국 앞쯤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그 사람들을 빼곤 한가했다. 왠만해서는 겁을 내지 않는 나이지만 왠지 어두��� 칠흙처럼 어두운 동굴 안을 걸어다니다 보니 조금 무서워졌다. 소리가 울리는 이 공간 안에 혼자 있는 상상은 하기도 싫어서 나도 일부러 네 명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굴 관광을 시작했다.
생활공간의 일부
약 1000년의 세월을 가진 노팅엄 동굴은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약 400개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 동굴은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었는데, 대표적으로는 저장창고와 와인보관소 그리고 3d 직종 수행이 있다. 그 3d 직종 중에서도 동굴에서 가장 빈번히 행해진 작업은 무두질이었다. 죽은 동물의 피부를 벗기는 일부터 판매 가능한 가죽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온갖 썩은내와 지독한 냄새가 함께 공존하기에 무두질 하는 사람들은 이 괴로운 과정을 잘 보이지도 않는 동굴 안에 들어와서 행해야만 했다고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직업이라는 특성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빈민이었다는 점과 맞물리면서 이 동굴을 주거지로 바꾸어나갔다. 그 결과 약 600년 전부터 동굴 안에 사는 사람들(빈민들)이 점차 늘어가기 시작했다. 초반 동굴의 삶을 택한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던 최극빈층이었고, 온갖 몸에 안 좋은 약품을 사용해야 하는 무두질을 한정된 공간 안에서 수행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짧은 수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점차 빈민층 사람들은 동굴의 삶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물론 무두질 등의 3d 직종이 행해지는 공간과 분리된 주거용 동굴 말이다) 그 이유는 일정한 온도차와 쉽게 넓힐 수 있는 집 때문이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와 부드러운 지반층이라는 자연적 조건이 합쳐져서 노팅엄은 어느 새 지하도시 (underground city) 라고 불릴 정도로 이런 동굴이 많아지게 된다. 심지어 왕이 살았다는 노팅엄 성조차도 지하 동굴을 만들어 유용하게 이용했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오디오 가이드는 꽤 유익하게 풀어내었다. 동굴 내부는 정말 잘 보존되어 있었다. 사실상 100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 사람이 살았다고 하는 이 곳은 창고,무두질 공간,화장실,주거공간 등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해두었다. 가끔 나오는 인형들은 혼자 여행하는 나의 간을 들었다놨다할 정도였다.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 미리 일부 정보를 조사하고 간 나였지만 이런 동굴이 약 천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도시를 이루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실제로 본 동굴은 마치 거대한 개미집같다. 공간이 필요할 때마다 선반 대신 동굴을 후벼판 덕분에 동굴 곳곳에는 구멍이 뻥뻥 뚫려있고, 삶과 작업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파내려간 공간에는 아직까지도 지하수가 고여있다. 또 한편으로 동굴 내부는 영화 반���의 제왕의 드워프/오크 주거지를 생각나게 한다. 상상에 불과하다 여겼던 그런 삶이 실제로 행해지고 있었다니. 전기도 없었던 옛날 이 동굴이 얼마나 깜깜했을지는 이탈리아에서 본 카타콤베 묘지를 통해 이미 느낀 바가 있다. 과거에 태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두고 감사했다.
노팅엄 성으로 향하는 길
노팅엄의 상징과도 같은 로빈 후드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팅엄은 그 분위기와 일치하게도
실제로도 그 역사가 매우 깊다.
1000년 된 여관이 불쑥 튀어나오고
왕족이 묵었던 여관 주인의 후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여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3.노팅엄 성(nottingham castle)
쇼핑센터를 나온 후 (사실 쇼핑센터라고 하지만 별로 볼건 없었다) 쇼핑센터의 free wifi 를 사용해 노팅엄 성을 검색했다. 가는 길에 역시 몇 곳의 쇼핑 센터 골목이 눈에 띄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sale 이라는 단어가 가로수큼이나 흔하게 보였다. 옷이야 사고싶지만 모두 짐이 되어버리는 여행객인 나는 우선 옷을 정리하며 버릴 옷을 솎아내야지 쇼핑을 할 수 있다. 쇼핑본능을 잠시 억눌러두고 바로 노팅엄 성으로 향했다.
성으로 향하는 길에는 재미있는 노팅엄만의 특성이 꽤 보였다. 그 중 가장 기억나는 특성은 당연 로빈후드였다. 물론 로빈후드 ‘자체’ 와 직접 연관된 볼거리는 결코 없다. 사실 책으로만 접해 그 거리감각이 없는 로빈후드의 주거지 셔우드 숲은 노팅엄 성에서 30키로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다만 이 도시 사람들의 ‘로빈 후드’에 대한 생각은 그들의 상점,안내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두 번째 특성은 inn 이라고 쓰여진 여관이었다. 오랜 역사를 지키기로 유명한 영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노팅엄은 1100년, 1200년경에 세워진 여관과 술집이 꽤 많이 보인다. 진짜로 1000년이 가까워지는 살아있는 전설을 가진 이런 곳은 노팅엄이란 도시가 보기보다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물론 지금의 노팅엄은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듯 현대적인 면모를 가득 보여주지만 말이다.
노팅엄 성의 근처에는
정겨운 테라스 술집들이 많이 보인다
로빈 후드의 사망 전
마지막 화살을 쏘아 날리는 장면을
부조로 만들어두었다.
녹아내려서 만들어진 물의 흔적이
뭔가 더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그러나 도대체 왜 이리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로빈후드 동상은 너무나도 못생겼다..
비율 좋고 늘씬한 영국 남자의 금발머리 녹색 청년을 상상했던 한국인들의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는 지점 중 하나이다.
얼마나 실망했는지 햇빛이 저렇게나 번져버린 망한 사진 하나만 달랑 남기고
빨리 자리를 옮겼다.
이런 저건 구경을 하며 노팅엄 성에 도착했다. 이 곳은 주변으로 조용한 펍과 함께 수많은 현장학습 아이들이 북적거렸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가장 많은 곳에 로빈 후드 동상이 활을 쏘는 포즈를 하며 자세를 잡고 있었다. 뒤로는 거대한 성벽이 보였다.
성을 한바퀴 둘러보고 성 내부를 입장했다. 학생은 4.5파운드, 성인은 5.5파운드 정도의 가격이다. 대부분 성을 외부에서만 보고 포기하곤 했지만 나는 꼭 보고싶은 곳이었던 만큼 쿨하게 돈을 지불했다. 들어가서 본 풍경은 수수한 아름다움이었다. 작지만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의 뒤편으로는 성 근처까지 올라가는 울창한 숲길이 물소리와 함께 위치하고 있었다. 다람쥐를 비롯한 작은 동물들도 흔하게 보였다. 그 작은 공간에 다람쥐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물론 다람쥐만큼이나 벌레도 많지만.
수수한 성 외곽과 다르게 내부는 널찍널찍하다.
푸른 잔디밭과 잘 가꾸어진 산책로가 예쁘다.
성의 입장을 위한 통로
노팅엄 성 내부는 현재 미술관 겸 카페테리아로 사용중이다
노팅엄 성도 역시 작다. 성이라기엔 너무 귀여운 풍채(?)를 자랑하는 노팅엄 성은 현재 박물관과 미술전시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입장료는 4.5파운드에 포함되어있다. 그러나 나는 성 내부로 들어가기보다 성 외곽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어린이 놀이터가 보이는 넓은 잔디밭을 가로질러가 천천히 걸어 노팅엄 성 뒤편으로 갔다. 하늘이 흐리지만 보여지는 풍경은 깨끗하고 시원했다. 딱히 높은 위치도 아니고 아름다운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깨끗하고 수수한 느낌이 결코 싫지 않았다. 그렇게 풍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15명 남짓한 무리가 몰려왔다. 딱 모니 무료 가이드 투어 같았다. 성 밑에 있는 지하동굴을 보려면 가이드가 함께 해야한다는 표지판을 읽어서 얼른 그 가이드 투어에 동참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채 말이다.
성의 입장 전 성벽에서 바라본 노팅엄
수수한 아름다움이다.
우산을 지팡이마냥 짚고 다니시는 이 분은
시원시원하고 재미진 설명으로
성 내부의 동굴 투어를 해주셨다.
ye olde trit to jeusalem
위치도 성 바로 옆이라 찾기 쉽다!
참고로 말하지만 노팅엄 성에 갈 계획이라면 꼭 가이드 투어 시간을 맞추어서 참여해보기를 권장하고 싶다. 12시부터 3시까지 매 시간마다 있는 30분 가량의 가이드 투어는 생각보다 훨씬 알차고 재미있다. 50대 후반처럼 보이는 강한 영국식 억양의 가이드의 말을 절반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지질학적 용어라든지 영국적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능수능란한 그의 설명은 일부만 이해한 나도 충분히 재미있고 유익했다. 노팅엄 성 밑에 만들어진 이 지하공간 역시 다른 지하동굴과 마찬가지로 저장의 용도가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 연회 등이 있을 때는 조금 완만한 경사로 만든 통로를 통해 술과 음식을 굴려 올려보냈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약 10분 정도 동굴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경험은 무료였기에 더 재미있었던 듯 하다.
투어는 성 외부에서 끝난다. 다시 성으로 재입장이 가능하니 티켓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유명한 술집이 많이 보인다.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술집 YE OLDE TRIP TO JEUSALEM 도 보인다. 분위기 면에서 최고라고 불리우는 맛집이자 역사를 자랑하는 여관/음식점이니 시간이 되면 이 집을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는 가보지 못했지만 이 곳은 동굴 안에서 운영되는 특별한 펍이며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흰개미의 거대 서식지처럼 생겨먹은 이런 구멍들이 전부다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니..
여튼 성벽 전체가 이러한 돌멩이로 덮혀 있는 외관은
수수한 노팅엄 여행에서 예상 외의 놀라움을 제공해준다.
펍을 지나쳐 다시 노팅엄 성으로 재입장을 하자 관람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노팅엄 성 안에 비로소 들어왔는데 1시간이라니. 무얼 할까 잠시 고민하던 내 선택은 뜬금없게도 분위기 좋아보이는 내부 까페에서 전망을 보며 마시는 티타임이었다. 우선 1.5파운드라는 값싼 밀크티 가격도 매력적이었지만 딱히 전시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결국 푸른 하늘이 살짝 보이는 흐린 날씨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 밀크티를 시켜 마시며 전망을 바라보았고, 그 선택에 참 만족했다.
내부에 위치한 까페는 분위기와 직원 그리고 주변 환경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여유를 ‘가질 수밖에 없는’ 영국의 밀크티 문화가 너무 좋았다. 제대로 밀크티를 시키면 보통 한두컵 이상의 티가 나오는데 게다가 우유를 더해 마시면 그 양은 늘어나게 된다. 두세간의 뜨거운 차를 원샷할 수 없다 보니 사람들은 반강제적으로 쉬어가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나 역시 영국 여행 중 꽤 많은 ‘반강제 여유’ 를 즐겼다. 돌이켜 보면 약간은 답답했던, 여유의 시간이 있었기에 영국에 대한 기억이 흐린 날씨에도 그닥 나쁘지 않은 추억으로 이루어지고 있���.
로빈후드의 동상 밑에서 만난 예쁜 꼬맹이 아가씨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그리스인이었다.
여태 본 아이 중 가장 예쁜 축에 속한 이 아이는 에너지도 넘쳐나는 터라
성 근처 공터의 온 사방군데를 다다다다 뛰어다녔다.
4. 뉴스테드 에비를 포기하고
결국 뉴스테드 에비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가본 사람들마다 모두 예쁘다고 하던 뉴스테드 에비를 포기하니 속은 좀 쓰렸다. 조금 더 일찍 도착했거나, 내일 영국으로 늦게 떠난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은 아름다운 장소인데.. 아쉬운 마음을 미래 여행자에 대한 추천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참고로 뉴스테드 에비는 현재도 귀족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한 가문의 사저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장소이다. 현재 이 곳은 현지인들의 피크닉 장소로 자주 이용되기도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탁 트인 호수와 각도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저택 그리고 푸른 잔디밭이 영국의 숨은 보물이라고 한다. 이런 칭찬은 비단 한국 사이트뿐 아니라 외국 사이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국의 날씨는 하루에도 서너번은 거뜬하게 바뀐다.
그 어느 곳보다도 쇼핑과 중세가 공존하는 곳이
노팅엄 중심가였다.
노팅엄 성을 나온 나는 노팅엄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구시가지의 중심 MARKET 쪽부터 MUSEUM OF JUSTICE 부근까지 쭉 훑어보는 노팅엄 산책길은 너무 좋았다. 슬픈 감정이 마음까지 침범하려 하던 리버풀의 날씨와 별반 다를 건 없는 하늘이었다만 노팅엄은 정반대로 그런 흐린 날이 오히려 조용하고 안정감 있는 도시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같은 날씨 아래에서 전혀 다른 기분이 들 수 있다니 신기했다.
중간중간 만나는 예쁜 건물 사이를 잠시 지나치다가 결국 핸드폰 케이스를 하나 샀다. 여행 시작때부터 여기 저기 부서져있던 케이스는 이미 케이스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 되었다. 워낙 덤벙대는 성격 탓에 아이폰을 보호하기 위해서 커버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다행히도 5파운드라는 나쁘지 않은 가격으로 케이스를 구할 수 있었다. 별 기대 없이 산 케이스가 나름의 노팅엄 기념품이 되었다.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외관의 건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로 튀어나온 건물의 모양새는 요크의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마치 두 개의 다른 건축방식을 레고로 조립해둔 듯한 신기한 건물이다.
ZARA 매장 내부
너무 웃겨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세일을 대하는, 흔한 만국 여자들의 싸움!
5. 대형 마트, 그리고 다시 호스텔
마지막으로 호스텔 근처��� 돌아온 나는 문득 눈에 보인 대형마트 아래로 내려가보았다. 생각해보니 영국에 와서 찬찬히 시장 구경을 한 적이 없었다. 정말 우연히 찾아간 마트였는데 마감 시간이 가까워진 마트는 빵을 떨이로 팔고 있었다. 크로와상 두개를 35펜스라는 가격을 주고 샀다. 이 두 쪽의 크로와상은 오늘도 저녁을 밀크티로 때운 내 내일 아침이 될테다.
영국 마트는 따른 국가의 마트보다도 유난히 즉석 음식을 많이 판다. 오히려 싱싱한 식재료는 거의 야채밖에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조리된 즉석식품부터 돌려먹기만 하면 되는 국수요리, 오븐에 넣었다 빼는 피자, 그리고 그 유명한 Fish chips 등이 한바구니씩 쌓여 있었다. 영국의 요리가 참 맛이 없긴 한가보다.
한켠에는 선반 가득히 온갖 종류의 샌드위치가 진열되어 있었다. 물론 샌드위치야 세계 어느 국가에서든 먹는 편리한 한끼 식사라 하지만 적어도 영국은 내가 다닌 나라들 중 가장 샌드위치를 사랑하는 국가이다. 어딜 가나 기본적으로 다양한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프랑스의 바게뜨를 보는 기분이 든다. 한끼 식사를 저렴히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배낭여행자인 내게는 확실히 좋은 음식문화이긴 하다만 평생을 이런 음식을 먹고 살 영국인을 떠올려 보니 약간은 측은해진다. 그래도 나는 된장이 보글거리는 한식이 좋다.
이런 저런 자잘한 구경거리 끝에 변덕스러운 날씨의 심술로 빗방울이 떨어질 때쯤 다시 호스텔에 돌아왔다. 내일 영국의 마지막 여행지 런던으로 코치(coach) 를 타고 이동한다. 벌써 영국을 떠날 날이 가까워 진다니 조금 아쉽다. 아니, 많이 아쉽다.
관광이나 그밖의 요소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의 씨앗이 있지만
그 씨앗이 발화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튼튼한 아일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수수한 마을 노팅엄에 대한 내 작은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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