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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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뭐했니? (2018.01.13.토) 93편. '공대 대학원 생활... 쓸데없는 공부' 나는 공대 대학원생활을했다. 2012년도에 석사과정으로 시작해 2016년 상반기까지 학교 연구실에 있었다. 학교는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고, 연구실 생활도 나쁘지 않았다.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고, 선후배 친구 모두좋은사람들이었다. 지도교수님도 좋은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그때 오픈소스라는 것을 처음 접했다. 오픈소스는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개인이나 집단만이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개념을 얘기한다. 거기서 나는 옥타브 말고 다른 여러 가지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을 접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윈도, 한컴문서, 워드, 엑셀, 포토샵, 일러스트 등 모두 대체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 오픈소스의 빠지고 말았다. 공유의 아름다움을 경험한 덕후가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개인적인 오픈소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고, 노트북에 리눅스를 설치하고, 매트랩 이외에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재밌었다. 컴퓨터에 푹 빠져, 항상 집으로 가는 ��걸음이 가볍고 들떠있었다. 그때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지도교수님의 제안이 있어 마이크쉐(MIKESHE)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충주댐 유역의 수문해석을 하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석사 논문을 내기로 했다. 그 당시 마이크쉐 프로그램 구매가는 이천만 원이 넘었다. 개인이 구매하기 힘든 가격이었으며, 내가 나중에도 그 프로그램을 사용할지가 의문이었다. 대학원 연구실에 있던 마이크쉐도 10년도 더 지난 프로그램이었고, 윈도 98에서만 구동이 됐다.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받으려면 프로그램 가격에 웃도는 가격을 지급해야 했다. 오픈소스를 접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때 사실 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논문을 쓰는 것 자체가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당시 흥미를 느꼈던 기계학습을 연구에 사용했기에 다행이지, 썩 사용하기 싫은 프로그램이었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힘들었다. 어깨에 과분한 무게가 실렸었다. 그 당시 대부분의 대학원생은 연구조교를 하며 학교생활에 임했기에, 일정 시간을 연구와는 관련 없는 학교행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우리는 항상 그것이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받아들였다. 연구조교 생활도 힘들었고, 논문 쓰는 것도 힘들었고, 수업을 듣는 것도 버겁게 느껴졌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집에서 EBS에서 하는 '지식채널e'에서 내 학교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 영상을 접하게 됐다. '쓸데없는 공부'란 제목의 영상에는 2013년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송호준씨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지만 꾸준한 연구로 자신의 분야를 개척한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 생물학자 찰스 다윈 등을 소개함에 이어, 세계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홈페이지에 인공위성 오픈소스를 공개하였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씨를 소개하였다. 영상에서는 "그의 '쓸데없는 공부' 덕분에 누구나 자신만의 별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그의 프로젝트의 가치를 인정해 주었다. 나는 그 영상에 깊은 감명과 감동을 받았다. 가슴이 뜨거워졌고, 나도 저런 일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OpenDHM(Open Distributed Hydrologic Model)이라는 개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지금은 이 프로젝트는 손을 논 지 꽤 되었지만, 내가 대학원 박사과정 동안 함께 해온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 일은 지금의 내 모습이 되기까지 인생의 몇 가지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이며, 나름대로 의미도 있었고 가슴이 뛰는 일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끝낼 생각이 없다.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뿐, 나중에 날 잡고 여태 진행한 일을 정리한 다음에 새롭게 시작해 봐야겠다. 아직 끝이 아니다. 옛날 일을 적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예전생활 #대학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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