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엔 디자이너브랜드며 온갖 빅하우스들 명품이며 국내외 가리지 않고 소비를 많이 하기도 했고 가까이서 볼 기회도 많았다. 이후엔 겉치장에 흥미가 떨어져 자연스레 관심도 덜해졌지만 (에디슬리먼,랖시몬 빼고)
유일하게 덕질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테디 산티스의 Aime Leon dore이다. 2017년에 뉴욕에서 길 걷다가 우연히 매장을 보았는데 그땐 지금과 달리 mott 스트릿에 조그마하게 있었고 열린 문 사이로 샹들리에 아래 조던이 걸린걸 보고 무작정 들어가 보았던 기억이 있다.
최근의 무드와는 조금은 다르게 데일리로 입기엔 과한듯 했지만 꽤 기억에 남아 그 이후로도 계속 관심을 가졌다. 그 시기엔 공식홈페이지 외에도 유럽쪽 다른 딜러샵들이 있어 구매가 수월했었다. 아마 국내에도 수입 업체가 있었던것 같은데 어차피 한국에서는 쇼핑을 하지 않기도 했고 종류가 다양하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딜러샵들도 모두 없어지고 그 무렵부터 꽤 인기가 올라 2,3년 전부턴 뉴욕에서 가장 핫하지 않을까.
옷도 옷이지만 스타일링이 끝내주고 무엇보다 about카테고리를 보면 짧게 브랜드 소개가 나와있고 click here for more info 라는 문구와 링크가 하나 연결되어 있는데 클릭해보면 애플뮤직의 나스 ‘illmatic’ 앨범으로 바로 넘어간다. 속된 말로 좆된다라고 느꼈다.
사람은 갈수록 심플하지만 질리지 않는걸 찾는걸까. 갑자기 이 얘길 왜 하냐면 어릴 땐 이쯤되면 이런 물욕은 없어질 줄 았았거든 ㅋ
다음해 2018년, 역시 뉴욕에서
이 길 맞은편에 와플과 치킨을 파는 식당이 있는데 그걸 먹으러 가던 중에 raw&sweet 이란 조합을 떠올렸다.
뉴욕에 있으며 느낀걸 붙였을뿐 특별한 의미는 전혀 없었지만 꽤 멋있다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 뉴욕뽕이 빠지고나선 조금 어려운 이름일까 고민도 했지만 더 나은게 떠오르지 않아 직진했다.
나는 너의 충고를 받아들여 파멸에 이르렀다
나를 나 자신에게 맡겨 나 나 혼자
나는 너의 충고를 받아들여 파멸에 이르렀다
나를 나 자신에게 맡겨 나 나 혼자
오, 나는 당신 없이 살도록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오, 나는 당신 없이 살기 위해 태어났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당신의 영원한 팔에 나를 안아 주십시오
두려움에 가득 찬 채 위를 올려다보았고, 샹들리에 아래에 갇혀 있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한 후 커튼을 그렸다
나를 나 자신에게 맡겨 나 나 혼자
당신이 할렐루야를 연주할 때 나는 "Dies Irae"를 흥얼거렸어.
나를 내 감방에, 나를 내 감방에 맡겨
당신이 주인을 섬기도록 만들어졌다면
당신은 열린 손에 겁을 먹고, 그 손에 겁을 먹게 될 것입니다
내가 주인을 섬기게 될 수 있을까?
글쎄요, 저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당신의 영원한 팔에 나를 안아 주십시오
두려움에 가득 찬 채 위를 올려다보았고, 샹들리에 아래에 갇혀 있었다
당신의 영원한 팔에 나를 안아 주십시오
두려움에 가득 찬 채 위를 올려다보았고, 샹들리에 아래에 갇혀 있었다
나를 너의 안에 안아
남들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베르사유 궁전에 가서 보는 내내 화려함에 감탄하는 마음보다, 그 화려함에 조금 언짢은 기분으로 관람을 했다. 나도 그런 감정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 화려함을 마주하는 순간 내 무의식 속 거부감이 올라왔던 거다. 내부는 눈이 부셨다. 하지만 나는 우습게도 복도에 장식된 돌, 천장, 샹들리에, 기타 장식들을 보면서 그것들을 '식민지 국가들의 눈물 위에 핀 꽃'이라고 생각했다. 아, 내가 너무 도덕적 자세로 예술을 감상했나? 나 자신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건 부정할 수 없는 나의 느낌이었다. 착취 위에 핀 사치스러운 아름다움.
예술과 문화는 경제적 안정 위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으므로, 과거 제국주의 국가의 앞선 예술적, 철학적 심미안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일지도 모른다. 거리가 아름다운 이유도, 건물들이 개성있고,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것도. 어딜가나 예쁜 것도. 사상이 자유롭고, 사고가 앞서나가는 것도.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는, '음...정말 많은 나라에서 보물을 빼앗아 왔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그 유물들로 많은 외화를 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영국도 마찬가지 ) 그들은 문화재를 사랑하기 때문에, 보호 차원에서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하지만,
본래 주인인 국가가 문화재를 충분히 보호하고 아낄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무단 강탈은 아닐까?
혹은 본국으로 돌아가 손상되든, 없어지든 그것은 약탈한 나라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진 않을까?
특히 이집트 유물이 정말 많더라.. 이집트에 가지 않고도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과 유물들이 본국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충돌하는 신기한 경험.(안 그래도 루브르 박물관은 좀 지나치게 큰 감이 있음...)
과거 제국주의 역사 반성은 약탈 문화재 반환이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자랑하는 '약탈 문화재'의 존재는 사실 그들 자신이 행한 부끄러운 역사의 생생한 증거물이며,
그들이 자랑하고 싶은 과거의 영광은 사실 '착취,억압,약탈'과 같은 의미는 아닌지 재고해 보기를 희망한다.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나, 언젠가는 후세대에 그런 리더가 나타날 것 같다. 불가능한 일일 거라는 내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버릴 그런 리더.
* 문제가 되는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들은 약탈 문화재로 후손들에게 선조들의 약탈 행위를 기억, 전수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발은 값지니까. 굴곡이 심한 유리컵의 절반을 채운 위스키가 찰랑거린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달리 수려한 금빛으로 물들인 머리를 한 남자의 미소가 초승달을 눕혀 놓은 것처럼 희었다. 180cm는 훌쩍 넘는 키에 여느 여인들 못지않은 뾰족한 굽과 인조가죽을 덧댄 부츠를 신어서 그런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밑으로 아슬아슬하게 스친다. 더군다나 이 술집은 위생에 그다지 관대한 탓인지 중앙 양쪽으로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 위로 여러 명의 내로라하는 말간 얼굴을 한 남자들이 철봉에 서슴없이 몸을 문댈 뿐만 아니라 짐짓 보기에도 민망한 행위로 저질스러운 환호를 일으켜내고 있다. 저런 사람들을 흔히 남창이라고 하겠지. 그렇다면 제 앞에 서 있는 이 남자도 남창이라 부를 수 있는가. 목 넘김이 좋은 위스키의 알코올 성분이 분해되는 감각에 취한 남자의 볼이 발그레하다 못해 불에 그을린 듯하다. 잔을 비울 때면 손수 따라주며 말을 붙여오는 것이 꼭 애인 대행처럼 보여 손을 올리니 바텐더가 작게 주의를 준다.
몸을 만지는 것조차 돈을 내야 한다니 역시 걸신들릴 만한 곳이다. 뒷주머니에서 꺼낸 금화 몇 개로 쉽게 얼굴을 환하게 비추는 이 청년도 좋게 말하면 후한 서비스고 그 아래로는 노예나 다름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괴 한 덩이를 꺼내니 금발 남자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런 너무 놀라게 했나. 이 정도의 금괴 하나 가지고 놀랄 정도면 세상 물정 모르고 들어왔나 보지. 보석 다발이 테이블 위로 쏟아지자 분산된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물욕이 심한 바텐더는 이미 한가득 쌓인 보석을 보고도 성에 차지 않는지 요구하는 태도가 탐욕스럽기 그지없다. 우수수 챙겨 온 재산의 절반을 내놓자 그제야 만족한 듯 바텐더가 금발 남자에게 눈짓을 보낸다. 테이블 아래로 내려온 남자를 제 무릎에 앉히고 드디어 조명에 가려진 남자의 얼굴을 뜯어볼 수 있게 되었다. 얼굴 한쪽이 화상으로 뒤덮여 흉터와 베어 물면 단 과실처럼 잘 익은 붉은 입술이 때 없는 금발과 잘 어우러졌다. 아랫입술을 훑으며 입을 맞추자 이에 응하듯 남자의 입이 살짝 벌어진다. 얕게 입술만 부딪히다 입 안 사이로 뜨겁게 달궈진 혀로 감싸니 남자의 몸이 꽤 들떠 보인다. 녹아내린 허리에 팔을 감고 손을 아래로 내려 남자의 엉덩이를 손에 꽉 쥐어 보았다. 단단하지만 적당한 살집과 상의에 달린 레이스에 감춰진 끈은 아슬아슬하게 그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주고 있었다. 끈을 팽팽하게 잡아당기자 불쾌한 기분에 입술을 뗀 남자가 손을 뒤로 하고 속옷 끈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빠르게 손을 놓아 반동으로 그가 몸을 잘게 떤다. 진정할 틈 없이 다시 끈을 잡아당기자 덜 맞으려는 듯 엉덩이를 한껏 뒤로 뺀 용기가 되려 방심을 만들어냈고 그의 굳게 닫힌 안쪽에 손가락이 진입하는 것을 허용해 버렸다.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예민한 몸은 더욱이 절로 신음을 흘려댔고 음탕한 몸짓 하나하나에 관중들은 열광하기 바빴다.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안쪽을 탐했고 주체 못하는 속도감에 남자의 입가에 침이 넘실거린다. 입 맞추는 것조차 버거운 남자를 제멋대로 희롱하기에 이르자 그의 바지춤은 더 갑갑해졌다. 당장에 제 것을 꺼내 그의 아래에 맞추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인다면 어떤 얼굴을 할지 볼만 하다. 다 보는 앞에서 부끄러워 몸을 숨기려 아등바등할 지 아니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직접 허리를 움직일 지 그건 검은 머리 사내를 포함한 관중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광경일지도 모른다. 그래, 이 정도면 완벽하지. 가령 제 허락 없이 이 자에게 더���운 손을 올린다면 당장에 그 눈을 뽑고 토막 낸 시체를 바다 한가운데 뿌려 상어 밥으로 만들지니 피비린내 나는 바다 한복판에 항해를 나가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절정에 다다른 그의 몸은 한 떨기 꽃처럼 흰 피부 위로 붉게 물들여졌으나 이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도 전에 그의 손가락이 축축하게 젖은 채 빠져나왔다. 야유가 가득한 공간에서 일어난 그가 열기에 노출 돼 얼마 없는 옷도 다시 고칠 새 없이 축 늘어져 있는 남자의 엉덩이에 손을 받치고 들어 올려 바텐더에게 방의 위치를 물었다. 바텐더는 동요하는 기세 없이 친절하게 방 위치를 알려줬으나 그의 아랫춤은 이미 한껏 부풀어 올랐다. 들어올 때보다 더 천박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하물며 돈을 덧대어 더 놀려보라며 상스러운 손짓에 구역질이 나올 것 같다. 돼지우리에 어울리지 않은 해바라기라니 시기를 잘못 타도 이건 진심이다. 소란스러운 밖을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온 그가 방 문을 걸어 잠그고 침대 위로 그를 살포시 내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