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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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너 카쉬냅이 말하길 망막은 배반의 살갗이라지요. 피부의 존재 의미는 자신을 외부로부터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격리지요. 그런데 망막은 외부를 자신 안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요. 그래서 배반의 살갗이라는 겁니다. 해부학적으론 거의 무의미한 말이지만 금언이란 것이 원래 비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저 말은 상대방을 더 알려하면 할수록 자신도 변호한다. 뭐 대강 그런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그리고 바이서스의 왕비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기에도 적절한 말이지요. 사람이 하는 일을 수렵형과 채집형으로 나눈다면 채광은 어떤 것에 속할까요? 오래된 분류에 따르면 수렵은 상상력과 결단력을 필요로 하는 남성의 일이고 채집은 관찰력과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여성의 일이죠. 각자를 대표하는 예를 꼽아보면 낚시와 장보기가 있겠네요. 여자는 보이지도 않는 물고기를 상상하며 기다리는 일이 왜 재미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남자는 사지도 않을 물건들을 모조리 판단하고 다니는 일이 왜 재미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지요? 그건 낚시가 수렵이고 장보기가 채집이기 때문이죠. 학문적인 구분이랄 수는 없지만 이런 구분도 재밋거리는 될 수 있을 거에요. 아무 곳도 아닌 곳에서 어떤 것이 눈을 떴습니다. 형용모순은 넘어갑시다. 눈을 떴다는 것 또한 그대로 이해하지 마시고요. 눈 같은 건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눈이 있었다 해도 뭘 볼 수는 없었을 테지만. 그것은 그 상황에 반발하여 그것이 되었습니다. 모순에 대해선 이제 말하기도 좀 그렇군요. 때려치우고 그냥 말할게요. 예. 그것은 그 상황이 탐탁치 않았어요. 그리고 탐탁치 않아함으로써 그것은 '탐탁치 않아하는 것'이 될 수 있었지요. 뭔가 그 발생부터 꽤 부정적이고 반동적인 것 같지만. 원래부터 그것은 그 모양 이었지요. 그랬기 때문에 그것은 '원래부터 그 모양이었던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슬슬 짜증이 나는군요. 그것도 그랬어요. 짜증이 났지요. 그래서 그것은 계속 반발해 보았습니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계속 반발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반발의 대상이 없는 반발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무에 저항이지요. 무저항은 그것의 본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짐작하셨지요? 그것은 '본성부터 무저항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었습니디ㅏ. 그런 것이 무저항을 계속할 수는 없을 거라고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그 무저항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신의 본성에 저항한느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무는 거대한 저항을 받게되었습니다. 정말 거대하고 강력한 무저항이었지요. 그림자 지우개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그것으로는 어느것의 그림자라도 지울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자를 지운다면 그 본체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게다가 그림자 지우개라는 도구는 그 존재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한 존재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게 되버린다.... ?!...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그것'으로 '그들'을 지운 현실이 아닐까?!... 나의 내일로 너의 내일을 사고 싶어...
그림자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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