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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코스모폴리탄
Yeon WooJin, Cosmopolitan Magazine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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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yeonwoojin 드디어 D-day 첫방 자축중인 #김봉회 신났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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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Man 연우진
남들은 평생 기다려도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를 데뷔작에서부터 주인공을 꿰차며 이름을 알린 연우진. 데뷔 2년만인 지금 미니시리즈와 시트콤 그리고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며 2011년을 쉼 없이 달려 오고 있는 그와의 유쾌한 만남.
Name:연우진 Birth: 1984년 7월 5일 Blood type: AB형 Debut: 2009년 영화 <친구사이?> Work: KBS <신데렐라 언니>,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 KBS 주말드라마 <오작교형제들> 출연
강릉 토박이다 고3 때까지 강릉에서 살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올라왔다. 사투리? 흥분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할 때 정도 사용하는 편이며 원래 그리 사투리가 입에 베어있지 않아서 연기를 할 때 어려움은 딱히 없다.
내 동거자는 세 살 터울 남동생이다 군대를 전역하고 동생이 20살이 되어 서울로 대학을 다니면서 함께 살고 있다. 벌써 5년간 함께 살고 있지만 아직도 가사 분담이 확실하게 되어 있지 않다. 먼저 보는 사람이, 지저분한 걸 참지 못하는 쪽이 하는 편이다. 그게 언제나 나다(웃음). 나도 그리 채우는 스타일이 아닌데 동생은 얘길 하지 않으면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술 한잔 사주며 이야기를 나눈다. 수동적이고, 시키면 하는 태도는 사회 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둘러 말하는 편인데 결국 핵심은 집을 잘 치우라는 거지.
군대 시절 연기로 진로를 확실히 굳혔다 수능 점수에 맞춰 세종대 토목환경공학과에 들어갔지만 대학교 전공과 꿈이 달라 대학교 1학년 말, 군에 일찍 입대했다. 키가 커 국방부 의장대에서 복무했는데 2년이라는 시간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연기라는 걸 깨달은 값진 시간이 되었다. 전역 후 연극 동아리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학교 전공 수업 외의 시간은 모두 영화과 수업에 할애할 정도로 몰두했다.
부모님의 반대 NO! 부모님이 자주 해주는 말은 “네가 하는 일이니까 항상 믿고 그리고 응원할 수 있다.”이다.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결정에도 믿어주셨다. 특히 아버지가 고등학교 미술 교사 겸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시다. 예술계에 있는 분이시라 그런지 연기에 대한 내 선택을 존중하고 좋아해 주셨다.
남다른 데뷔작 영화 <친구사이?> 동성애자 캐릭터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 없었다. 신인 배우 입장에서 첫 데뷔작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색다른 캐릭터로 주연의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부터 행운이라 생각했다. 첫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많았다. 연기 전공자도 아닌 날 믿고 역할을 맡겨 주신 감독님에게 아직도 감사할 뿐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배낭족 <친구사이?>가 개봉 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첫 작품으로 영화제에 초청 받았다는 기쁨보다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걱정이 컸다. 그때는 소속사가 없었고, 신인이라 호텔도 배정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거든. 결국 돈 몇 십만원을 손에 쥐고, 배낭에 짐을 꾸려 부산에 내려갔다. 도착하니 어려움의 연속이더라. 바로 영화제 일정을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묵을 방은 없고, 그렇다고 배낭을 메고 다닐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반나절 배낭족으로 다니다 결국 지하철 사물함에 배낭을 보관하고 부랴 부랴 일정을 소화했다.
검은색 면바지에 파란색 티 그리고 검은색 재킷 첫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석상 의상이었다. 소속사도 없는데 스타일리스트라고 있었겠나. 직접 사비를 털어 구입한 두 벌의 의상 중 하나였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최대한 깔끔하고 단정한 스타일을 준비해 갔었다. 그 후 무대 인사와 인터뷰 등 모든 영화 행사장에도 직접 스타일리스트의 역할까지 소화해야만 했다. 지금이야 잊지 못한 추억처럼 남아 있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경험이었다.
드라마 데뷔작 <신데렐라 언니> 정신이 없었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영화와 달리 빠른 호흡의 드라마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 대부분의 촬영이 지방에서 이루어져 어느 날은 몇 시간 차를 타고 내려가서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한 씬 만 찍고 올라오는 일도 있었다. 그때는 정말 난 없고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는 로봇 같았다. 문득 이러다 그저 그런 배우, 그저 그런 연우진이 되겠구나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 연기에 대한 살짝 풀어진 내 마음가짐을 다잡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가족 <오작교 형제> 무엇보다 대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가족 드라마가 끌렸던 것 같다. 연기 외적으로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서 인지 역할에 푹 빠져 선생님들이 내 부모님 같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고 외로움도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는 느낌이다. 캐릭터가 겹친다는 생각도 있었다. <몽땅 내사랑> 속 방우진 캐릭터를 보고 나를 부른 게 아닌지 고민도 됐고. 하지만 캐릭터를 깊게 파고 들어 보니 인간 관계와 살아온 과정 등 세밀하게 따지면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내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성격이 변하고 있다 낯을 가린다. 친하게 지내는 고등학교 친구들 10명 정도에게만 편한 모습이나 마음 속 이야기를 터 놓는 정도. 하지만 연기 후 성격이 변하고 있다. 연기자로 조심할 부분이나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생겼지만 반대로 다양한 작품 캐릭터를 통해 내 안의 쌓아 놓았던 벽이 자연스럽게 열���게 되었다. 어느 상황에서나 받아들이려는 태도는 물론 나의 새로운 모습에 자유로움을 느끼며, 성격이 유해지는 느낌이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 서로 크기나 모양새가 다르다. 오른쪽이 가늘고 살짝 아래로 내려와 날카롭고, 왼쪽은 동그랗게 부드러운 느낌이다. 컨디션에 따라서 어느 날은 쌍꺼풀이 깊게 지는 날도 있다. 그래서 카메라 앵글에 따라 얼굴이 많이 달라 보인다. 감독님들은 다양함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얼굴이라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연기자에겐 최고의 칭찬 같다. 처음에는 콤플렉스였는데, 지금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요즘 근육을 만들고 싶어졌다 살이 점점 빠지고 있다. 몸에 붙는 의상의 경우 마른 몸이 부각되는 것 같아 피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힘도 없어 보여서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를 시작하려는 중이다.
군자 CGV에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걸 즐긴다 일이 없을 때는 되도록 집에서 잘 나가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밖에 나가는 건 영화를 보러 갈 때 정도. 집과 가깝고, 사람이 많지 않은 극장이라 밤에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가는 편이다.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어렸을 때 잠깐 배운 후 오랜만이다. 음악 쪽 일을 하고 있는 동생이 내 피아노 선생님이 되어 주고 있다. 아직 대단한 실력은 아니고 악보를 보면서 곡을 연주하는 정도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애청자 한석규 선배님이 나오는 작품이라 챙겨 보고 있다. 평소 한석규 선배님의 작품은 빼 놓지 않고 모두 볼 정도로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 연기뿐 아니라 선배님의 인터뷰까지도 하나 하나 찾아 볼 정도로 열성적인 편이다. 연기 속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여유와 인생관까지도 마음에 든다.
그런지 스타일을 입어 보고 싶다신경 쓰지 않은 듯 편안하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이 멋져 보인다. 보헤미안 룩이나 히피 룩 등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지금의 내 모습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담은 화보를 찍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쇼핑도 그리 많이 하지 않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배우에게 패션은 또 다른 중요한 자기 표현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공부 중이다.
멜로 연기에 욕심이 난다 다양한 역할에 욕심이 나고, 매 순간마다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다르지만 지금 같아서는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멜로를 해보고 싶다. 지금 내 나이 때의 20대만이 느낄 수 있는 가슴 찐한 사랑이 묻어나는 작품이라면 영화도 드라마도 상관없다.
30대에는 연기에 믿음이 확고해졌으면 좋겠다 연기를 하기 전 내가 하던 일을 포기 못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고, 연기 ���이는 못 사는 상황이 되었다. 변하지는 않겠지만 연기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더 애착을 느끼고, 나아가서는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절대 다른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웃음) 그리고 가정을 이끌어 가야지. 35세에는 결혼을 해서 따뜻한 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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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연애는 이미 시작되었다
제법 잘 안다고 생각한 다정한 남자. 문득 서늘한 눈빛, 차가운 목소리를 마주하면 당황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KBS < 보통의 연애 > 의 클라이막스는 살인사건도, 죽은 형의 비밀 연애도 아니었다. 여자의 사정을 몰라서 여자의 매력을 알아본다고 생각했던 남자의 속내가 드러나는 순간, 무방비의 윤혜(유다인)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은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남자가 예상을 빗나갈수록 그 남자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칠한 입술과 그렁그렁한 눈빛은 < 친구사이? > 로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MBC < 몽땅 내사랑 > 과 KBS < 오작교 형제들 > 을 거치는 동안 남자든 연상의 여자든 상대방에게 항상 달콤한 미소를 보여주었던 연우진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얼굴이었다. 그리고 의심하고 자책하고 포기하는 보통의 감정이 덧칠되면서 연우진은 알 수 없는 남자, 그래서 알고 싶은 배우가 되었다. 진지한 얼굴로 "제가 사실은 차분하고 점잖은 성격이거든요"라고 설명해 놓고, 매니저의 얼굴을 살피며 "아, 왜? 안그래요?"라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어버릴 때는 더더욱 이 남자를 알 수 없다.
자신도 모를 일이었다. 그저 영화를 좋아했던 평범한 예비역 복학생이 배우로 변신한 마법 같은 시간에 대해 연우진은 "기회가 왔고, 걷잡을 수 없이 시작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등학생 시절 영화만 보느라 따라잡을 수 없었던 모의고사 점수, 그래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일, 결국 서둘러 인생을 설계하는 친구들을 보며 오히려 꿈을 상기했던 경험을 되짚으며 어렴풋하게 승부욕을 도화선으로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빈 칸은 비워둔 채로, 굳이 모르는 답을 써 넣지 않는 것이야 말로 그의 진짜 원동력이다. "빤하지 않은 멜로라서" < 보통의 연애 > 를 선택했듯, 경험과 일상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 자신도 모르는 연우진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러하듯 "사람들이 연우진에 대해서 계속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그의 목표는 그 자체로 기대를 갖게 만든다. 침착하게 포부를 밝히는가 싶더니 반짝, 장난스러운 표정이 스친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기가 막힌 걸 보여 드려야 하는데, 하아." 가까운가 싶으면 멀어지고, 밀어내는 줄 알았더니 바싹 당긴다.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이제 이 남자가 시청자들과 보통이 아닌 연애를 시작할 것 같다는 예감이다.
My name is 연우진.
소속사에서 작명소를 통해서 지어 주신 이름인데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서 좋다.
1984년 7월 5일생
. 아버지와 남동생은 엄마에게 좀 무뚝뚝한 편이라 집에서는 그나마 내가 가장 살가운 남자다. 애교를 잘 부리지는 못하는데, 쇼핑도 같이 가 드리고 하는 편이다.
< 친구사이 > 로 데뷔 할 때는 내가 직접 옥편 찾아가며 만든 이름,
서지후로 데뷔 했었다. 본명이 김봉회인데, 김조광수 감독님이 "그 이름으로 활동할 거 아니지?"하고 물으시길래 "에이, 설마요"하고 대답 했었지. 하하하. 항렬로 '회'를 쓰는데, 돌림자 같이 쓰는 형제들에게 미안하고 그렇네.
강릉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랐다. 버스를 타고 고향에 자주 내려가는 편인데, 요즘은 부쩍 외로운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같이 그 길을 가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길이랑 풍경이 있거든.
초등학생 때는
반장도 곧잘 하고, 학예회에서 가면 쓰고 연극도 하고 좀 활달했던 것 같다. 그���데 키는 정말 작았다. 고등학생 때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이 성장 촉진제를 맞았냐고 할 정도였다. 갑자기 너무 커서 살이 틀 정도였다. < 보통의 연애 > 의 재광이는 욕먹고 컸다는데, 나는...... 두부 많이 먹었다. 아, 오렌지 쥬스도.
키 때문에
< 보통의 연애 > 촬영을 할 때 좀 고생을 했다. (유)다인 씨랑 같이 바스트 샷을 찍을 때는 시선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내가 다리를 엄청 벌리고 키를 낮춰야 했거든. 그 상태에서 뒤돌아 갈 때는 진짜 힘들었는데, 현장의 사람들은 많이 웃었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진짜 영화만 봤다.
고3이 되기 전에는 수업 끝나면 집에 가서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일상이었다. 에드워드 노튼이나 장국영처럼 배우에 꽂히면 그 사람의 출연작을 다 보고, 좋아하는 감독이 생기면 연출작 다 챙겨보는 스타일이다.
사실 가고 싶은 대학의 건축과가 있었는데,
거길 진학했다면 배우가 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미술 선생님이신데, 그 영향인지 어릴 적부터 건물 같은 걸 낙서하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내가 월드컵 경기장을 만들 줄 알았는데...... 하하하하하
고3때 자율학습 시간에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 노래로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받아서, 콘이나 다른 록밴드에도 빠져들게 되었다. 지금은 동생이 음악을 하지만, 그때만 해도 내가 동생에게 음악 알려주고 그랬었지. 시간이 된다면 지금도 ETP 페스티벌에는 가 보고 싶다.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 막 옷 벗어던지면서 열광 할지도 모른다.
요즘은 유재하 씨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 가사도 그렇고 지금 나이의 감수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최근에 노래방에 간 건,
전주에서였다. 쉬는 날 (유)다인 씨 팀이랑 같이 밥을 먹었는데,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날도 유재하 씨 노래를 불렀구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날 내 노래가 좀 괜찮았는데.
부산에 다시 가보고 싶다.
< 친구사이 > 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소속사도 없어서 메고 간 배낭을 지하철 물품 보관함에 넣고 부랴부랴 행사에 뛰어 갈 정도였다. 그때 처음으로 우리 영화 예고편을 봤는데, 1차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밤에 바닷가를 걷는데 알아보시는 분들도 생기고 '아, 내가 이쪽에 발을 담궜구나'하는 실감이 몰려오면서 2차 감동을 받은 거다. 갑자기 가족도 보고 싶고 행복하면서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는데, 그게 불과 2년 전이다. 다시 그 바닷가에 가면 그 기분을 느낄 것 같다.
제일 챙겨보는 스포츠는 야구다.
강릉에 야구 연고지가 없어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는 롯데를 계속 응원하고 있다. 사직 운동장은 아직 못가봤는데, 잠실에 가면 막 눈 뒤집혀서 응원 하고 그런다.
만화 < 슬램덩크 > 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윤대협이다. 진짜 실력자인데, 그게 겉으로 막 드러나지는 않는다. 비운의 천재, 마이너의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남들 모르게 노력하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 나도 실컷 운동해서 몸이 좋아져 놓고 누가 "운동 했어" 물으면 고개를 젓는 스타일이라. 하하.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비법은,
작은 욕심을 갖지 않는 거다. 큰 틀만 유지하면서 순리대로 가는 스타일이라서 대부분의 일을 운명으로 잘 받아들이는 편이거든. 목표라면 매 순간 행복하자, 정도? 그래서 30대에 대한 그림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않는다. 큰 틀이라면, 내 가정이 생겼으면 좋겠다. 연기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지고 자부심이 커져서, 그것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바빠서
연애는 한참을 쉬었다. 나는 좀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인데, 그래서 이상형을 말하기가 좀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자기 일에 프로페셔널한 사람. (한참 고민) 그런데 성격은 약간 장난기가 있으면 좋겠다. 혹시 만나게 되면 저한테만 제보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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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나를 찾고 행복을 얻다
처음, '보통의 연애'는 '시간 떼우기'였다. 새롭게 시작할 드라마가 신드롬으로 불리며 타 방송국 경쟁작을 초토화시킨 MBC '해를 품은 달'의 클라이막스와 경쟁하는 걸 피하고자 궁여지책으로 편성된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구도 '보통의 연애'의 성공을 예상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보통의 연예는 '해를 품은 달'에 밀렸다. 게다가 살인 용의자의 딸 그리고 그 피해자의 동생, 이 어긋날 대로 어긋난 인연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다니. 한국 드라마계 하나의 '장르'로 굳어진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소재는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 결국, 이 드라마는 시청률 5%도 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이 자꾸 '보통의 연애'��� 이야기한다. 재밌다고, 따뜻하다고, 잔잔하다고, 가슴을 울려서 너무 아프다고. 이 먹먹한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하냐며 답답함을 전하면서도 드라마를 봐서 행복하다고 박수를 보낸다.
살인,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불륜, 동성애… 현실적이지 않은 소재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덤덤히 풀어나간 '보통의 연애'는 주인공 한재광과 김윤혜 역을 맡은 배우 연우진과 유다인의 가슴 울리는 연기와 두 사람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소소하게 담아낸 연출이 더해지면서 만들어낸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지난 2009년 퀴어영화 '친구사이'로 처음 대중과 인사한 배우 연우진은 '몽땅 내 사랑'의 방우진, '오작교 형제들'의 황태필 역을 맡으며 밝고 재치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보통의 연애'에서는 기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쓸쓸하고 잔잔하면서도 따뜻함을 결코 잃지 않은 한재광 역을 맡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해 조심스래 한 걸음을 내디뎠다.
< 프로필 >
이 름 : 연우진 본 명 : 김봉회 생년월일 : 1984년 7월 5일 데 뷔 : 2009년 영화 '친구사이' - 민수
- 드라마
2010년 : '신데렐라 언니'(K) - 동수, '몽땅 내 사랑'(M) - 방우진 2011년 : '오작교 형제들'(K) - 황태필 2012년 : '보통의 연애'(K) - 한재광
- 영 화
2009년 : '친구사이' - 민수 2011년 :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단편) - 승기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디시는 혹시 아세요?
얘기는 들었는데 잘은 몰라요. 오면서 잠깐 이야기했어요.
- 어떡하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웹사이트, 커뮤니티라고 들었어요.
- 네. 저희는 이용자들에게 직접 질문을 받고 진행합니다. 그래서 좋은 질문도 있지만 짓궂은 질문도 있을 수 있어요.
그래요? 피하고 싶은데. (웃음)
- 그렇게 짓궂진 않아요. 아, 악플 없다! (웃음)
인터넷을 잘 안 해서요.
- 아이고, 갑자기 갤러리를 보여 드리고 싶네요. 하하하.
갤러리? 사진이요?
- 인터넷 카페 비슷한 거라 생각하시면 돼요. 예를 들면 연우진 씨가 출연한 작품 중 '몽땅 내 사랑'은 갤러리가 있습니다.
아아아! 그거요? 그건 알죠. '몽땅 내 사랑' 갤러리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연우진 이름 검색하다가 클릭하면 디시로 링크된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 사람들이 쓴 글, 댓글들 그런 것들 봤어요.
- 얼마 전 출연��신 '보통의 연애' 반응이 좋았어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웃음)
- 저한테 감사 안 하셔도 되는데. 하하하. 드라마를 하게 된 이유가 알고 싶어요. (디시이용자 'ㅎ2')
'보통의 연애'라는 작품은 '오작교 형제들' 마지막 단계쯤 시놉시스를 받았어요. 일단은 장르적 특성이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멜로였어요. 뻔한 멜로가 아닌 담백하면서도 뭔가 평범하지 않은, 일상적이지 않은 담백한 멜로에 대한 욕심이 항상 있었어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게 딱 떨어지는 듯한 느낌의 시놉시스를 받아서 보는 순간 정말 좋았어요. 일단 그게 가장 큰 이유였죠.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캐릭터였어요. 제가 기존에 해왔던 것과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이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 열정. 제 모습과는 오히려 흡사한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오작교 형제들'과 그전에 연기한 캐릭터와는 조금 반대 성향의 캐릭터라서 도전해보고 싶은 의지, 열정이 되게 컸어요. 그리고 시놉시스 자체도 제 마음을 많이 움직였고요. 한 번 쭉 읽었는데 한 번에 딱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많이 이해되면서 한재광이란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되게 컸어요.
- 재광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신 건가요?
일단은 보이지 않은 듯한, 뭔가 감추고 있는 듯한 내면의 복잡함? 다채로운 심경 변화들이 곳곳에 잘 표현되어야 하는 캐릭터인데, 감춘 듯 안 감춘 듯하면서 적재적소에, 상황에 맞게, 상대방 인물 변화에 맞게 보여야 하는 부분들과 미세한 변화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좋았어요.
- 감독님은 연우진 씨의 어떤 면을 보고 한재광에 캐스팅하신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보통의페퍼')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는데 감독님이 기자간담회 때 '기존에 연기해왔던 거와는 다른 묵직함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기사가 났었어요. 그런 게 정말 좋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주인공이 헤어지는 결말이에요. 그래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새드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 이야기가 많았어요.(디시이용자 'ㅎ2', '연두부')
해피엔딩이죠. 두 사람이 만나고 안 만나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재광과 (김)윤혜가 마지막 장면에서 한 공간에 있고, 각자의 길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두 사람이 만나고 안 만나고는 사람들 보기 나름인 것 같아요. 일단 두 사람은 짧은 만남과 이별을 통해 서로의 상처가 치유됐고, 다시 출발점에 서서 각자 인생을 잘, 꿋꿋이 살아나간다는 걸 보여줬기에 한재광과 김윤혜에게 있어서 그건 분명히 굉장한 발전이자 해피한 일이죠.
- 그럼 그 이후에 두 사람은 안 만났을까요? (디시이용자 'ㅇㄻ', '연두부', '보통의페퍼')
저는 오히려 그걸 생각 안 했어요. 한재광은 뒷모습만 찍다가 앞모습을 찍는 사진작가가 됐고, 김윤혜는 짐을 툴툴 털어버리고 아르바���트를 하면서 자기 인생을 꿋꿋이 살아나가잖아요?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걸 다 이겨내고 새로운 출발점에서 자기 인생을 멋지게 살아나간다, 정말 열린 결말인 것 같아요.
- 뒷모습만 찍던 작가 한재광이 앞모습을 찍는 장면으로 드라마가 막을 내렸어요. 한재광이 가장 먼저 찍은 앞모습은 누구일까요? (디시이용자 '에에취.')
글쎄요…. 윤혜를 찍는다기보다는 엄마를 찍을 수도 있고…. 처음에는 저도 윤혜 얼굴을 찍는다고 표현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잘 모르겠어요. (웃음)
- 뒷모습을 찍는 작가인데 첫회에 윤혜 얼굴은 정면을 찍었어요. 그건 뭘까요?
사진으로 찍은 게 아니라 엄마의 강요에 의해 찍은 거죠.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해야 하는 입장에서 찍은 것이기 때문에 '어? 저 친구 잘살고 있구나. 7년 전에 미안하게 그 친구를 떠나보냈는데' 그게 7년 내내 재광에게 묻어 있었던 거죠. 반가움이자 연민이자 기쁨이랄까? 재광이가 나중에 앞모습을 찍은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죠.
- 방송 속 사진은 본인이 직접 찍었나요?
아니요. 제가 안 찍었어요. 몇 개 찍었는데 이상하게 나왔어요. (웃음) 역시 작가님이 잘 찍어주셨어요. 제가 찍은 것도 있는데 방송에는 안 나왔던 것 같아요. 슛 들어갈 때만 찍는 척. 하하하.
- 윤혜는 재광의 형을 죽인 살인자의 딸이잖아요? 분명히 증오하는 감정이 컸을 것 같은데 드라마에서는 그 감정이 아예 안 보이더라고요.
네. 전혀요. 보이지 않았어야 했어요. 실제 연우진의 상황에서 맞춰본다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한재광이란 인물은 형의 죽음과 항상 엮이는 게 오히려 싫었던 거예요. 그래서 그런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죠. 전주로 내려온 이유도 엄마가 '가해자의 집을 조사하라, 지켜봐라, 보고해라' 해서 내려왔지만 그게 너무 싫었던 거예요. 그냥 그 여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내려온 거죠. '그 여자 잘살고 있나? 내가 그때 지나쳤었는데(윤혜는 아버지가 사람을 살해했다는 이야기에 물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재광이 지켜봤다)' 그런 궁금함. 그래서 윤혜를 보게 되는 순간 약간 안도감이 놓이면서 형에 대한 걸 잊어버리고 그 이유로만 전주에 머무는 거죠.
윤혜에 대한 사랑이 커지면서 형의 죽음과는 별개로 감정을 분리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윤혜의 아버지가 형의 죽음에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사랑에 있어서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감정도 폭발하는 것이었고요. 처음부터 증오가 한재광에게는 많이 없었던 거죠.
- 촬영하면서 윤혜 역을 맡은 유다인 씨에게 정말 연애감정을 느끼셨나요? (디시이용자 '승혜')
연애감정을 느꼈다기보다는 정말 안타까웠어요. 윤혜가 내내 너무 불쌍하고, 정말 안타깝고…. 옆에 있어주고 싶더라고요. 계속. 슬펐어요. 항상.
- 감정을 참고 연기하기 어려웠겠네요. 덤덤해야 하잖아요. 그 작품은.
네. 그래서 감정 오버가 굉장히 많이 있었고, NG가 많이 났어요.
- 가장 많이 난 장면은요?
여러 번 찍은 것도 있었고, 찍은 다음에 다시 찍은 것도 많아요. 완성도를 높이려 애를 썼어요. 특히 3부 후반부에 '형의 죽음과 연관된 사실이 내 연애에 무시할 수 없는 큰 걸림돌이 되겠구나' 이런 걸 느끼면서 제가 모든 사실을 안 거죠. 그런데 윤혜는 '우리 아빠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작은 희망을 품고 저를 만나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데이트하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잖아요. 너무 안타깝고 슬펐어요. 그 장면이. 저는 모든 걸 알고 있고, 윤혜는 '아빠가 범인이 아니면 그쪽과 연애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하고, 스티커 사진기에서 윤혜가 사진 찍고….
사실 저는 스티커 사진기 밖에 나와서 막 울었어요. 지문 상에서는 '재광 무너진다' 이렇게 나왔는데 표현 수위를 어디까지 갈 것인가 감독님과 고민했는데 저는 울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감독님도, 저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너무 감정이 튀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 장면에서 감정이 터진다기보다는 '조금 덤덤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이런 현실이 화가 난다' 그렇게 바꿨죠. 그래서 영화관 장면을 하루 날 잡아서 다 다시 찍었어요. 정말 수정을 많이 했어요. 큰 틀은 유지했지만 조금씩 수정해 나가면서 미묘한 감정변화도 조금씩 변화를 주고, 계속 감독님과 상의했죠.
- 실제 연우진 씨라면 자신의 형제를 죽인 살인자 딸과 연애할 수 있을까요? (디시이용자 '제로', '제로')
매번 연기할 때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나라면 어떨까…' 저는 친한 남동생이 있는데, 정말 안 되죠. (웃음) 저는 동생을 굉장히 사랑하거든요. 아끼고요. 음… 조금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데 또 '그걸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은 가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국경도 초월하고, 죽음도 초월한다는 이야기까지 하는데. 상황이 닥쳐봐야 알겠지만 일단 저는 못할 것 같아요.
- 유사한 경험은 없어요? (디시이용자 'ㅍㄿ')
어이고. 하하하. 그렇게까지….
- 그런 극단적인 경험 말고요. 좋아해선 안 될 여자에게 자꾸 마음이 가서 마음이 아팠던 적이요.
그게 참… 좋아해서는 안 될 여자라….
- 예를 들어 친구의 여자친구나 가족들이 반대하는 연애, 이런 거요.
음… 있는데… 있어요. 그런데 이야기하기가 좀… (웃음) 삼각관계가 얽힌 사랑은 있었죠. 아련한 추억입니다.
- 어이쿠, 너무 당황스러워하시네요. 더는 안 물어볼게요. 하하하. 이건 제가 정말 궁금했는데, 극 중 어머니가 다리에 깁스하셨잖아요. 실제로 다치신 건가요?
아니요. 설정이었어요. 감독님께서 디테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신 분인데, 깁스도 분명히 어머니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요��가 아닐까 생각해요. 실제로 선생님께서 다리는 멀쩡한 상태에서 깁스하셨는데 실제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저으시더라고요. '깁스를 하니까 나도 모르게 다리를 절게 된다'며. 하하하. 깁스한 발은 정확하게 걷고 있고, 나머지 발을 절고 계셨어요. (웃음) 대단한 선배님이시죠.
- 본인이 나온 장면 중에서 '이건 정말 세심하게 찍었다' 자부하는 장면이 있나요?
매번 다 열심히 했어요. 정말 굉장히 오래 찍었거든요. 한 신 한 신 공들여 찍었고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어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연기해보고, 감독님이 요구하는 대로 연기해보고, 그다음엔 절충안을 찾아 연기를 해보고…. 소통을 많이 하면서 세세하게 신경 썼기 때문에 매 장면들이 다 디테일하게 표현된 것 같긴 해요.
음… 섬세하게. (웃음) (고민하더니) 마지막 이별신이 아닐까 해요. NG가 많이 난 장면은 아니었지만, 분명 덤덤했어야 했어요. NG가 났던 이유 중 하나도 감정이 오버되어서였어요. 너무 불쌍한 거예요. 슬프고. 그런데 감독님께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숨기자, 마음을 숨기고 눈은 울지만 입은 웃자' 하셔서 이런 표현에 굉장히 신경 썼죠.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가 이뤄진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연기를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나중에 방송을 보니까 그렇게 표현된 게 훨씬 좋더라고요. 음악도 약간 경쾌하게 깔리면서 가슴 아픈 이별이지만 새 출발을 암시하는 듯한 희망찬 메시지가 깔린 것 같아 좋았어요.
- 재광이는 왜 항상 바닥에서 잘까요? 침대가 있는데.
그것 또한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신경 썼던 부분이에요. 한재광이란 캐릭터는 어떠한 일이든 크게 간섭하려 하지 않아요. 세상에 발을 반쯤 뗀 것처럼 어떤 일에도 적극적으로 관심 가지려 하지 않고 그냥 평범한 인생을 살려 하는, 어떻게 보면 귀차니즘도 있고요. 그게 재광의 떠돌이 인생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언제든 난 떠날 준비가 돼 있다. 정착하지 않는다'라는 관점에서 침낭에서 자는 설정을 했었고, 의도적으로 그런 신을 많이 넣었죠. 마지막에 윤혜와 이별하고 새 출발 할 때 침낭을 걷어요. 침낭은 중요한 복선이자 디테일한 부분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어요.
- '진짜 연애한 것 같은 기분'은 뭔가요? (디시이용자 '애정b')
윤혜 대사에 그런 대사가 있는데 진짜 연애한 것 같은 기분이라… 음… 헤어지기 싫은 거죠. 이별할 때 아픔을 아니까 진짜 연애한 것 같은 게 아닐까요?
- 연우진에게 '보통의 연애'란 뭔가요? 드라마 '보통의 연애'와 진짜 '보통의 연애'요. (디시이용자 '타살', '김추락', '보통의페퍼')
작품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보통의 작품이 아니었어요. 제가 굉장히 많이 배우고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자신에게 '하길 잘했다, 수고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정말 좋았어요. 얻는 것도 많았고요. 제가 나중에 잘 됐을 때도 좋은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을 만한 보통이 아닌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보통의 연애는 음… 해보고 싶어요. (웃음) 빨리하고 싶어요.
- 이 드라마를 전주에서 찍었는데, 시청자들이 전주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연우진 씨가 추천하는 전주의 명소, 있을까요? (디시이용자 'ㅍㄿ', '두부두부연두부')
한옥마을 정말 좋아요. 거의 그 근처에서 찍었는데, 한옥마을은 전주가 가지고 있는 고귀함과 고상함을 가지고 있고, 건물들이 수평으로 배열돼 있어 선이 예쁘더라고요. 물론 공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요. 한옥마을 굉장히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건지산(乾止山)이라고 있어요. 드라마에서는 건지산으로 표현됐는데 실제 이름이 건지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산도 좋고요. 한옥마을 근처를 돌아본다면 주변에 한국적인 멋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 반응은 좋았지만, 시청률은 낮았어요. 아쉽진 않나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총')
처음에 큰 기대를 하고 했으면 아쉬웠겠죠. 그런데 오히려 처음부터 시청률에 관해서는 전혀 연연하지 않았어요. 감독님께서 '목표를 향해 가되, 영법을 바꿔 목표를 향해 빨리 간다기보다는 나만의 영법으로 우아하게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라고 기자간담회 때 말씀하셨어요. 그게 목표였기 때문에 저희는 그렇게 했어요. 정말 세세하게, 다같이 똘똘 뭉쳐서 완벽한 드라마를 위해서 노력했고, 결과물이 보였기 때문에 와우, 정말 좋아요.
- 촬영 후 후유증은 없었나요? (디시이용자 '한재관')
저도 끝나고 나서 가슴이 조금 먹먹했어요. 굉장히 짧은 시간에 찍었어요. 3주? 4주? 한 달 조금 안 되는 스케쥴 속에서 찍었는데도 가슴이 먹먹했고, 뭔가 정말 찐한 사랑을 하다가 이별한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아쉬워요.
- 드라마 덕분에 기사들 제목이 다 '연우진의 재발견' 이래요. (디시이용자 '에에취.')
좀…. (웃음) 기존에 제가 뭘 그렇게 했나? 그냥 발견이겠죠. 하하하. 기분 좋아요. '보통의 연애'로 인터뷰를 막 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기자분들이 찾아 주시니까 크게 와 닿더라고요. 기사 통해 보는 것, 전화 통해 '작품 좋았다' 이런 것도 좋았는데 전문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께서 '좋았다', '재밌다' 말씀해주시니까 저한테 또 한 번 뭔가가 와 닿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분들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게 다음 작품 준비해야겠다는 욕심이 들기도 하고 책임감도 들어요. 저한테는 기분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 얼마 전 인터뷰에서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고 밝혔어요.
그래요? 기사가 났나?
- '강릉에 야구팀이 없다, 롯데를 좋아한다' 이렇게 나왔어요.
강릉에 야구팀이 없어서 롯데팬이라는 건 이분법적 사고고, 원래 롯데를 좋아했어요. 만약 강원도에 야구팀이 있으면 강원도의 야구팀을 좋아하겠지만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1992년 롯데 우승할 때부터 좋아했어요. 어릴 때 어떤 팀을 좋아하는 데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그때 파란색 롯데 유니폼이 어린 저에게 되게 와 닿았어요. 굳이 이유를 따지면 그랬던 것 같아요. 유치하긴 하지만 유니폼이 예��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웃음)
- 올해 롯데가 4강에 갈 것 같아요?
글쎄요. 전력상 약간 누수가 있긴 하지만…. 야구는 정말 들어가 봐야 알거든요. 제가 기대한 것만큼은 하지 않을까요?
- 드라마 찍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뭘까요? (디시이용자 '그쪽')
아쉬운 점이라… 음… 제가 좀 더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다? 하하하.
- 안 예쁘게 나왔다고 피드백을 많이 받았나 봐요.
아니요. 제가 봤을 때 유다인 씨는 되게 뽀얗게 나오고…. 저는 피부가 약간 까맣거든요. 음… 보정 좀 해주시지. (웃음)
- 왜요. 훈훈하다고 댓글이 폭발하던데요. 하하하.
그런데 날씨가 정말 추웠어요. 저는 남쪽 지방이라 조금 따뜻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너무 추웠어요. 제가 감정이 북받치거나 날씨가 추우면 얼굴에 닭살이 돋아요. 추우니까 그게 너무 심한 거예요. 심지어 선배님들도 감기에 심하게 걸리셨어요. 그만큼 추웠어요. 제가 바스트샷 찍을 때는 항상 얼굴에 난로를 가지고 있다가 찍었죠. 그럼에도 닭살이 조금 보이더라고요. 그게 제일, 정말 아쉬워요.

- 정말 질문 많이 나온 게, 차기작이에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ㅎㅇㅁ', '*소리샘', '지나가는유동', 'real' 'ㅎ2', '한재광', '봉회씨', '아소님하')
저 고향 가서 쉬고 엊그제 왔는데 별 들은 건 없어요. 저는 정말 멋진 변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갈고 닦고 있고. 시기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분명히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정해진 건 정말 없어요.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고향이 강릉이시죠? 강릉 다녀왔을 때 본인을 보는 주변의 변화 같은 게 있었나요? (디시이용자 '아소님하')
글쎄요. 오히려 가족들이 더 좋아하세요. 당연한 거지만 제가 가족들과 어울리는 걸 되게 즐긴다고 해야 하나? 가족들과 있고, 친척들과 자주 뵈어요. 가족분들 친척분들이 다 응원해주고 좋아해 주시니까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너무 벅차더라고요.
- 가족과 잘 지내시나 봐요. 화목한 집이군요.
네. 끈끈해요. 그게 당연한 건지 독특한 건지 그것도 모르겠어요. 저희는 조카들끼리도 자주 모여요. 서울에서 자주 모이고, 여름에 자주 놀러 가고. 갈수록 그런 시간이 점점 없어지니까, 다 크니까 그게 없어져 아쉽긴 한데 자주 모이고 되게 좋아요. 재밌어요.
- 혹시 해피투게더3의 '봉회대란'이라고 아세요? (디시이용자 '걸인날다♪')
하하하. 봉회대란이 일어났다고…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사실 제가 인터넷을 해도 잘 모르니까 그걸 몰랐는데 주위에서 인터넷에 패러디가 올라왔대요. '죽어도 못봉회?' 저 그거 듣고 진짜… 하하하. 되게 많던데요?
- 여기도 있어요. 어남선에서 봉회 한 접시 같이 하실래요? (웃음) (디시이용자 '연우진')
재밌었어요. (웃음) 제가 못 나가서 미안했거든요. 원래 다 같이 나가기로 한 프로그램이었고, 그런 기획하에서 준비했었고요. 그런데 저 혼자 '보통의 연애' 촬영 때문에 못 가서 개인적으로 미안했었는데 형들이 또 저를 신경 써주신다며 저를 띄워 주셔서 더 미안한 거예요.
- 솔직히 말씀하세요. 김봉회(연우진 본명)와 어남선(류수영 본명) 중 어느 이름이 더 낫다고 생각하세요? (디시이용자 '연우진')
김봉회죠. (웃음) 아… 그건 아니구나. 남선이형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박빙이긴 한데…. 하하하.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요. 진짜. 어떤 게 더 나아요?
- 저는 더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알아서 별로 감흥이 안 옵니다. (웃음)
그래요? 사실 '오작교 형제들' 하게 되면서 촬영 전 배우들, 감독님과 모이는 자리가 있었어요. 처음엔 어색한 분위기일 것 아니에요? 그때 본명 이야기가 나왔어요. 수영이형이 자기 이름을 먼저 터트리니까 초토화가 된 거예요. (웃음) 제가 형제 중 제일 마지막에 있었어요. 유이 씨 다음으로 제가 있었는데 유이 씨도 본명(김유진)이야기하고. 그런데 제가 이야기하면 또 터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이야기를 안 했어요. 그래서 촬영팀 내에서 궁금증이 더 커졌죠. 아무튼, 박빙이라 생각합니다. 남선이 형도 괜찮은 것 같은데… 듣고 보니까 임팩트가 있어서요. 처음에는 살짝 '어어어?' 했지만요. 하하하.
- '팬들이 본명으로 부르면 혹시 싫지는 않으신가요? 봉회오빠?'라고 콕 집어 쓰신 분이 계시네요. (웃음) (디시이용자 '우진과봉회')
하하하. 그렇지는 않고요, 좀 친근감 들긴 해요. 뭔가 나를 알고 있는 듯한 사람인 것 같아서요. '저 사람은 나에 대해 깊이 알고 있구나' 생각이 들곤 해요. 아, 이렇게 말하면 계속 그렇게 부르시는 거 아닌가? (웃음) 처음에는 그 이름 어떻게든 안 들키려고 했는데 이제는 벗겨지니까 후련하고, '내가 조금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구나' 해요. 하하하. '오작교 형제들' 하면서 본명 밝혀질까 봐 촬영가는 내내 노심초사하곤 했어요. 어느 날 그게 딱 터지니까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거죠.
- 모든 잡념이 떨어져 나갔군요.
네. 맞아요. 그 정도였어요. (웃음)
- 데뷔할 때는 서지후라는 가명을 썼잖아요? 직접 옥편 보고 만드셨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에요? (디시이용자 '뒤로열칸')
'왕을 품다' 그런 뜻이었어요. 그때 회사가 있었으면 코스를 밟았겠지만, 제가 혼자 일을 했기에 저 혼자 다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서툴기도 했고, 임의적이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이름을 혼자 짓다 보니까 나름 한자로 뜻이 깊은 이름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회사에서 같이 일하게 되고, 작명소 갔더니 그게 쓰는 이름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짓게 됐어요.
- 성격이 되게 적극적이신가 봐요. 가명도 직접 짓고 혼자 연기생활을 시작한 걸 보니까요.
적극적이라기 보다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야겠다' 잡고 가는 편이에요.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그냥 무덤덤하고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이런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은 꼭 잡고 가는 편인 것 같아요.
- 데뷔작이 '친구사이'죠?
네.
- 오디션 보고 영화에 참여하게 된 건가요?
그런 셈이죠. 감독님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대본도 읽어보고 했죠. 좋은 작품이고, 작품 하면서 좋았어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정말 연기에 욕심을 더 갖게 한 작품이고 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어요. 기쁜 추억들로 남아 있어서 정말 좋고, 같이 했던 스태프분들 감독님, 배우들, (이)제훈 군에게 항상 고맙죠.
- 이제훈 씨와 여전히 친하게 지내시나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ㅇㅇ')
아, 예. 제훈 군과 아직도 친하고 잘 지내요. 오늘 오전에도 연락했어요. 아무래도 서로 바빠 자주 못 보겠지만, 그래도 서로 연락하면서 모니터도 해주고 그래요. 드라마 '패션왕'을 하는데, 이번 작품도 굉장히 기대돼요. 제가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친구예요. 연기적인 부분에서 제가 또 항상 본받아야 할 점도 있고, 지켜보고, 기대를 하게 하는 친구라 이번 작품 굉장히 기대돼요.
- 이제훈 씨는 한예종에서 연기를 전공하셨잖아요. 일반학과 출신 배우로서 부럽진 않나요?
그런 거에 대한 부러움은 없어요. 서로가 배워가는 거니까요. 없는 것 같아요.
- '친구사이'에서 춤도 추시던데, 춤 실력은 많이 느셨어요? (디시이용자 '만두똥')
아뇨. 아직도 춤은 꽝입니다. (웃음) 어렵죠. 잘 못 춰요.
- 연기하시며 노래도 부르셨잖아요.
네. 노래도 잘… 하하하.
- '오작교 형제들'에서 남여울(송선미)에게 프러포즈할 때 피아노 치며 노래를 부르셨는데, 거절당했잖아요? 그 이유가 혹시 노래를 못 불러서인가요? (웃음) (디시이용자 '연우진')
하하하. 예상했어요. 그때 정말 연습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신 자체가 제가 정말 너무 못 나왔더라고요. 진짜로. 솔직히 좀 화가 나서 드라마 끝날 때쯤 선미 누나와 밥 먹고 노래방을 가게 됐는데 다시 불러줬어요. 누나한테. 다시 들으라고. (웃음)
- 그땐 잘 부르셨어요?
아~ 제대로 불렀죠. 하하하. 변명하자면 원래 연습했던 코드가 있었는데 그게 바뀌었어요. 피아노에 맞는 음정을 잡아서 하는데…. 또 막상 가니까 - 전문적으로는 뭔지 모르겠지만 - 피아노가 약간 이상했고, 중간에 밴드가 같이 들어오니까 또 어렵더라고요. 저는 전문적으로 음악 하는 입장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드라마 연기상 장면을 따로 찍기 때문에 중간부터 불러야 하고, 다른 대사��� 물리지 않게끔 피아노 치는 시늉만 하고, 소리만 따고 하다 보니까…. 또 워낙 그날 스케쥴이 빡빡하게 진행돼서 나중엔 '차라리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으면, 노래하고 치는 시늉만 하고 녹음을 입혔으면 완성도 면에서 좋을 수 있었는데…' 했어요.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기도 해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죠.
- 사실 한 분은 이런 질문도 했죠. 그때 노래 실력이 캐릭터 설정이냐고요. (디시이용자 '김봉회덮밥')
하하하. 설정 아니에요. 설정은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것으로 해야죠. 음… 하하하.
- 아이고, 왜요?
아, 질문 정말 재밌다. (웃음) 설정은 아니고요, 그렇게 봐주시면, 그것 또한 연기로 넘기면 제가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건데 그건 아니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불렀어요.
- 대답이 더 재밌네요.
최선을 다해서 불렀는데… 죄송합니다. (웃음)
- 원래 피아노를 잘 치세요?
아뇨. 어릴 적 배운 건 있었는데 오랜만에 쳐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피아노도 한 번 쳐 보고 싶어요. 동생이 많이 도와줬어요.
- 아, 동생이 인디밴드 드러머라고 들었어요.
네. 음악 하는 친구인데 지금은 학교 때문에 활동 잘 안 해요. 작곡과로 전과해서요. 동생 학교 가서 연습했어요.
- '보통의 연애'에서 드럼 스틱 돌리는 장면도 동생에게 받은 특훈의 결과인가요?
아, 그것도 동생이 도와줬죠.
- 동생에게 맛있는 거 사줘야겠네요.
네. 정말 고마워요. 동생에게 항상. 그런데 하니까 금방 되더라고요. (웃음) 동생에게 좀 많이 배웠어요.
- 실제로 이모 나이뻘에 사돈 사이인 여성과 좋아하는 사이라면 결혼할 의향은 있으신가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음… 제가 기준을 그렇게 명확하게 두진 않았어요. 그나마 연하가 좋은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연상을 만나도 재밌겠다' 생각을 했어요.
- 누님 팬들 늘어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웃음) 사실 '신데렐라 언니'(이하 신언니) 할 때 저희 쪽에서 연우진 씨 팬이 꽤 있었거든요.
그때는 너무 정신없이 촬영해서요. 신언니 때는 시청자분들이 제가 연우진이라는 사람이란 걸 몰랐던 것 같아요.
- 나중에 안 거죠. '아, 신언니 동수가 연우진이었어?' 이렇게요.
네. 지금 이렇게 회자되는 걸 보면 '동수 존재감이 좀 있었구나'라는 걸 가끔 느껴요. '아, 동수 임팩트가 있었구나. 더 잘할걸' 그런데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요.
- 지금까지 출연하셨던 작품에서 상대 역과 모두 사랑 연결이 안 됐어요. 아쉽진 않아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전혀 그런 건 없었어요. 그런 질문들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와요. 그런 작품 만나기도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앞으로 할 게 더 많기 때문이에요. 제가 지금 이 나이에 가지고 있는 감수성을 더 건드릴 수 있는 작품들이라 정말 좋았어요. 정말로 슬펐고, 아팠고요.
- 성실하게 연기하시는 것 같아요.
성실하게 연기하는 건 뭐죠?
- 차근차근, 욕심 안 부리고 위로 올라가려는 거요.
아…. 욕심은 있죠. (웃음)
- 하하하. 어느 정도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죠. 큰 틀 속에서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작고, 구체적인 계획은 잘 안세우는 편이에요. '큰 틀 속에서 순리대로 가자' 그런 건 있어요. 아! (성실) 그 말이 맞는 표현인 것 같네요. 큰 욕심이 있는 거죠. '뭘 해야겠다, 뭘 따내야겠다' 그런 게 아니라 큰 틀 속에서 움직이는 편이죠. 그 틀을 항상 유지하고, 그 안에서 유동성 있게 맞춰가는 편이에요. 연기가 되었건 생활방식이 되었던 간에요.
- 그런데 정말 성격이 조용하시네요.
낯을 가려서요.
- 태필이란 발랄한 역을 어떻게 소화해냈는지 궁금할 정도예요. (웃음)
'보통의 연애' 준비할 때보다 '몽땅 내 사랑', '오작교 형제들' 캐릭터 준비할 때가 더 어려웠어요. '보통의 연애'는 '내가 할 수 있겠다. 해낼 수 있겠다, 자신 있다' 이런 열정이 타올랐고, 그 이전의 작품들은 '아! 도전해 봐야지, 할 수 있을까? 해보자, 부딪치자' 그런 감정들을 많이 느꼈죠.
- 작품에서 많은 중년 배우분들과 연기했는데 그분들께 배운 점이 있다면요?
정말 좋았어요. 연기적인 면 외에도요. 물론 연기에 대한 가르침도 있었지만, 연기자로서 가져야 할 덕목, 품성, 인간적으로 좋은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외적인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특히, 오작교 형제들은 선생님들과 하게 되니까 처음에는 '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약간 그런 게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기우였고요, 가족같이 잘 해주셨어요. 제가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는데 정말 엄마, 할머니, 아버지같이 막내아들인 냥 잘 챙겨주시고 가족같이 지내서 끝날 때 아쉬웠어요.
- 작품이 너무 길어서 힘들진 않았어요?
그런 게 없었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아요. 드라마 끝나고 '스물일곱, 스물여덟이 어떻게 지나갔지? 나 늙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하하하.
- 다른 배우에 비해 연기를 늦게 시작하셨잖아요. 어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행운의여신')
음… 장점이라면 저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가고 있다는 것? 늦게 시작한 만큼요.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기쁨이요. 물론 다른 분들도 각자의 길이 있어 잘 모르겠지만,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어요. 고등학교 때 물론 찾았을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의 연기 생활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일이고,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군대도 일찍 다녀왔고, 군대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2의 사춘기라고 할까? 그렇게 고민을 많이 하면서 정말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았고, 큰 목표를 세워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정말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보통 자신을 '잘생겼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저는 보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아 있었죠. 그런데 이쪽에 워낙 그런 분들이 많잖아요. 연기하고 보니까 저는 잘생긴 배우는 ���닌 것 같아요. '좋은 연기로 승부 해야 살아남겠다' 생각했어요. 빨리 깨우쳤어요. (웃음)
- 훈훈하고 키 크고 잘생기고… 음… 여자들이 좋다는데요? 하하하. (디시이용자 'ㅇㅇ', '한재광', '연두부', '연우진')
어우, 그런 건 정말 낯 간지럽고 쑥스럽고요, (웃음) '다양한 얼굴들이 저 배우 속에서 존재하는구나',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겠구나' 그런 마스크라고 이야기해주면 더 좋더라고요.
- 그럼 한번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어요? (디시이용자 'ㅍㄿ', '타살', '쇄골국물', '군범', '윤미를사랑해', '한재광', '보통의페퍼')
정말 많아요. 저는 다양한 캐릭터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우진이라고 하면 오히려 색깔이 없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아, 많이 하는 친구?' 그것보다는 작품 속 인물로 많이 남고 싶어요.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캐릭터가 많아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지금 당장은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감성과 그걸 건드리는 역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게 아직은 재미있고요. 그리고 나중에 저 다운 역할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 가지고 있지 않은 감성이라면요?
제가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되겠고 일상적이지 않은 것, 초현실적이지 않은 것이요.
- 아이언맨 이런 거요?
그런 것도 좋고요, 천재 역할이요. 제가 만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던 거라 똑같은 내용이 나올까 봐 이야기를 안 했지만, 제가 공대(세종대 토목환경공학과) 출신이거든요. 연기라는 게 감정을 전달하고 하는 역할이지만 그것과 반대적인, 수학적 계산을 하는 캐릭터들이 있잖아요.
- '뷰티풀 마인드' 이런 작품이요?
아, 그렇죠. '소셜 네트워크' 그런 작품 주인공 역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 고등학교 때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셨다면서요?
'아미스트'라고 영화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영화 되게 좋아했어요. 어떻게 보면 연기하게 된 것도 그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 본 영화 중 '내 인생의 영화' 10편만 꼽아 달래요. (디시이용자 '보통사람')
너무 많은데, 매번 바뀌어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 이런 게 있는 게 아니라서요. 음… 추천해 드리고 싶은 건 '보통의 연애'를 보면서 딱 생각난 영화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일본영화요. 그 영화가 '보통의 연애'와 느낌, 감수성이 조금 비슷할 거예요. '보통의 연애'를 정말 좋게 보셨다면 그 영화를 꼭 한 번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또 남자들의 이야기도 좋아하는데, '노킹 온 헤븐즈 도어' 그 영화 되게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에드워드 노튼을 좋아해요.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굉장히 좋은 작품이 많아요.
- 사실 '좋아하는 감독, 인상적인 배우, 공연하고 싶은 배우 꼽아주세요' 이렇게 콕 집어 질문하신 분들이 있었어요.(디시이용자 '한재광', '보통사람')
에드워드 노튼…. (웃음)
- 그럼 롤모델도? (디시이용자 'ㅁㅁ', '한재광')
하하하. 제가 에드워드 노튼처럼 될 수 있을까요?
- 아이고, 노력하면 되지요.
존경하는 배우들이고, 그런 배우와 나란히 견줄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어요.
- 다른 배우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으세요?
많이 듣지는 않는데 오늘 이정진 선배님과 닮았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닮았어요.
- 저는 그분 말고 김승수 씨요.
아! 닮았다는 소리 몇 번 들었어요.
- 그런데 한 분은 유준상 씨 닮았대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유준상 선배님이요? 처음 들어봤어요.
- 배우 누구와 닮았다는 건 배우에게 좋은 것 같아요, 아닌 것 같아요?
만약 계속 한 배우가 떠오른다면 그건 별로인 것 같은데, 여러 명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다양함도 있고.
- 연기하면서 혹시 깨도 안 깨지는 유리천장 같은 걸 느낀 적 있나요? 한계 같은 거요. (디시이용자 '행운의여신')
그렇다기 보다는 계속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내 안에 있는 어떤 걸 찾고자 하는 거라 오히려 연기하면 할수록 스스로 김봉회를 알아가는 듯한 느낌이에요. 연기함으로써 '나는 이런 아이였구나' 그런 걸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아 그게 흥미롭고, '이게 벽이니까 깨뜨려야지' 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어요.
- '이런 아이'라면요?
나도 충분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도 있겠구나. 하하하.
-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저 없었어요.
- 의외네요. 딱 여자들이 좋아할 스타일인데.
그렇지도 않아요. 낯가림 있고,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라서요.
- 그런데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저돌적으로 돌진할 것 같아요.
사랑을 한다면 그렇겠지요? (웃음)
- 옷도 되게 잘 입으신다는 칭찬도 있어요. (디시이용자 '연우진')
스타일리스트의 힘인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옷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관심이 없다는 것도 정도의 차이겠지만 이쪽 일하시는 분들에 비해서는 '조금 뒤처지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정말 남자같이 편한 거 좋아하고, 헐렁한 거 좋아해요. 사실 뭐가 잘 입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름 오늘 신경 쓰고 나왔는데, 어제 입은 옷 보고 사람들이 '너 그거 벗어라'라고 했어요.
- 하하하. 어제 뭐 입으셨기에.
멋있었어요. 하하하. 바둑판 무늬. 체크무늬. '입체적이지 않아요? 기하학적이지 않아요?' 그랬어요. (웃음) 잘 입었는지 못 입었는지 모른다는 말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겠지요. 아무튼, 작품 하면서 스타일리스트가 많이 신경 써 주셨어요. 특히 '보통의 연애'도 그렇고 오작교 형제들도 그렇고 옷 잘입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 연기자가 되면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어하는데, 사실 그 외의 것들도 신경 써야 해요.
네. 처음에 그게 개인적으로 딜레마였어요. 힘들었어요. '그게 아니구나' 매번 느끼게 되고요. 실장님께서 항상 이야기하시듯 일종의 서비스업같이 해야 하는 게 있는데 저는 그걸 못 하겠는 거예요. 항상 그런 걸 ���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욕심과 요구하는 것과 절충안을 만들어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요.
- 많이 깨진 것 같아요?
좀… 패션은…. (웃음)
- 패션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 봐요.
아뇨. 안 받아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데 안 받으니까 그게 문제인 거죠. '너는 떠들어라, 나는 이게 맞다' 이렇게 생각했죠. 하하하.
- 고집이 세신 가봐요.
글쎄요. 그렇게 센 편은 아닌데 내 것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 틀은 안 깨지는 것 같아요.
- 뭐 먹고 그렇게 키가 크셨나요? (디시이용자 'ㅁㅁ', '한재광', '김봉회덮밥')
아, 저 두부와 오렌지주스요.
- 아, 그래서 사람들이 연두부라고 했구나.
하하하. 그래요?
- 댓글에 '연두부'라고 쓰여 있기에 뭔가 했어요.
그런가? (웃음) 제가 원래 되게 작았어요. 굉장히 작았어요. 그런데 중3, 고1 넘어가면서 갑자기 쫙쫙 컸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많이 켰어요. 몸이 찌뿌둥하고 해서 침대에 누워 몸을 쫙 늘리는 스트레칭을 많이 했고, 아침을 꼭 챙겨 먹었어요. 제가 지각은 아니었지만, 교문을 간당간당하게 통과했는데 그게 다 밥 먹고 가느라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학교에 태워다 주시면 항상 옆에서 뭘 먹으면서 갔어요. 항상 아침을 챙겨 먹으려고 그랬어요. 키 크려면 잘 먹어야 해요. 잘 뛰어놀고.
- 얼굴 작고 키 큰 건 유전인가요? 아이고 자꾸 이런 질문만 하네요. (디시이용자 '김봉회덮밥')
오히려 더 신선한데요? 하하하.
- 이용자분들이 이런 게 궁금하셨나봐요. (웃음)
집안 가족분들, 외가 쪽과 친가 쪽 분들이 다 작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키도 작으세요. 얼굴도 작고 키도 작고. 저는 키만 큰 케이스였죠. 우리 가족들 다 모이면 제가 제일 커요. 고모 분들이 다 올려다보고 계세요.
- 부모님이 뿌듯해하시겠어요.
네. 그래서 주워온 자식이냐고 농담들 하세요. 저희집 가족들은 다 작아요. (웃음)
- 게다가 보기 드문 군필 연예인이에요.
좋았어요. 군대 갔다 온 그 시점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이 길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때 제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 고민했고,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역하고 나서 실천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고요. 그래서 참 좋아요. 군대를 일찍 갔다 왔다는 것, 내 길을 빨리 찾았다는 것이.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늦었다고 생각 안 해요. 제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군대에서도 정말 재밌었어요. 남자들은 군대 어디를 가도 다 자기가 갔던 곳은 힘들 거예요. 저도 힘들긴 했지만, 즐거운 추억들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 에피소드 하나만 알려주신다면요? (디시이용자 '걸인날다♪')
저는 의장대 나왔어요. 키가 커서. 행사부대예요. 총 돌리고 하는. 그래서 항상 차 타고 행사하러 다녔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았어요. 산에 있지도 않았고요. 국방부 의장대였는데 용산에서 군 생활을 하며 행사하러 다니니까 밖에 있는 사람들도 보고 진짜 즐거웠어요. 행사 다니는 게 즐겁고, 그때도 연예인 많이 봤었고. 여행 다닌 느낌?
- 서울에서 군 생활한 건 특별한 경험일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친구들도 특별한 군 생활을 해서요. 사실 서울에서 군 생활 하는 건 좀 드물죠? (웃음) 답답한 건 덜했던 것 같아요. 집에서 면회도 종종 오셨고요.
- 제 지인 중 한명도 서울에서 군 생활 했는데 부모님께서 '너 휴가 그만 나와' 그랬대요. (웃음)
네. 맞아요. 서울 사신 분들은 그랬을 거예요. 제 친구 같은 경우는 현충원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대요. 그런데 집이 현충원 근처인 거예요. 어머니께서 약수 뜨러 갈 때 아들 보고 가는 거예요. 근무 서고 있는데. 친구는 가라고 하고, 어머니는 안쓰럽게 보고. 듣고 진짜 웃었어요. 하하하.
- 진짜 내일모레가 서른 살인데, 서른에 대한 느낌은 어때요? (디시이용자 '연우진', '걸인날다♪')
저는 기대돼요. 뭔가 있을 것 같은, 다른 세계일 것 같은 느낌? 희망차 보이는 30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제가 연기자로서 보여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기대가 되고, 그렇기에 20대를 더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20대만이 가질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마무리하고 싶어요.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놀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 친구들이 고민상담을 많이 할 것 같아요.
아뇨. 제 친구들과는 정말 그냥 놀아요. 술 마시고. 술을 좋아하는데 친구들 만나면 정말 편해요. 고민 같은 이야기를 물론 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다 어느 정도 고민을 이겨낸 친구들이라서요. 취업하고, 공부하고. 그래서 기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요.
- 본인이 원하는 대학을 갔으면 배우가 안 됐을 거라는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아니었다기 보다는 모르는 거였죠. '연예인이 안 됐을 수도 있겠다'였어요. 어느 사람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까지 수동적이었어요.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가고, 그��다 보니까 억눌려져 있던 게 대학교 1학년 때 터지면서 군대 가고,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자' 해서 이 길로 왔어요. 그런데 제가 정말 원했고, 가고 싶어 했던 대학에 갔고, 공부했었다면 그쪽 틀 안에서 더 열심히 하고자 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성과를 이루지 않았을까 해요.
- 연기가 꿈이었는데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해서 공부만 열심히 했느냐는 질문이 사실 있었거든요. (디시이용자 '행운의여신')
아니요. 그렇진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는 항상 제가 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응원해 주세요. 제가 하는 결정에 대해서는 믿고 따라주시기 때문에 그렇진 않았어요. 아버님께서 미술 계통에 계셔서 오히려 더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았어요. '힘들 거야'라는 걱정 섞인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지치지 말라고 다독여주셨어요. 지금도 좋아요. 부모님께서 저의 가장 큰, 든든한 후원자예요.
- 와, 정말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군요.
네. 뭐…. 하하하.
- 아닌가요? (웃음)
화목했어요. 보통의 가족, 평범한 가정이죠. (웃음)
- 영화와 드라마를 다 하셨는데 작업환경에서 차이점을 느끼셨느냐는 질문도 있었어요. (디시이용자 '행운의여신')
차이점이라…. 사실 영화를 많이 해보지 않았고, 드라마��� 그렇게 많이 한 게 아니라 그런 기준을 제가 내린다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시스템 안에서 제가 보여 드려야 하는 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할 뿐이고요. 물론 장단점에 대해 연기자가 '좋다', '싫다' 이야기하는 건 개인적인 이유인 거고요, 저는 다 좋아요. 내가 하고 싶어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라 어느 장르에 상관없이 항상 '내 일을 하고 있다, 행복하다' 그런 걸 느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차이점? 물론 있죠. 그렇지만 그걸 제가 이야기하는 건 아닌 듯해요.
- 연극이나 뮤지컬, 사극에 관심은 없나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에에취.', '승혜')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긴 하고요, 당장이 됐든 나중이 됐든. 시기적인 문제는 있겠지만, 다양한 장르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지요.
- 서른다섯에 결혼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진심인가요? (디시이용자 '*소리샘') 한 분이 '못할 것 같아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디시이용자 '연우진')
왜 못할 것 같다고 해요? 하하하. 서른다섯 쯤에는 하고 싶어요. 30대 중반 됐을 때. 제 가정을 한번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 만약 서른다섯 무렵에 '만족할만한 필모그라피를 못 만들었다'라고 생각한다면요?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건 제가 생각을 안 해봐서. (웃음)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제 욕심을 낼 것 같기도 한데요, 마음이라는 건 바뀌는 거니까요. 만약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 유머감각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 있으세요?
네. 사람들을 유쾌하게 해줄 수 있는 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저도 물론 유머감각이 있지만,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죠.
- 코드가 달라요?
네. 약간 마이너 느낌의… 하하하. 비주류의 느낌을 좋아한다고 해야 하나요?
- 혹시 야한 개그? (웃음)
그렇다기보다는 저만 웃는 개그 있잖아요. 그런 것들. 마이너라고 표현해서 그렇긴 하지만. (웃음) 모두 어우를 수 있는 개그 코드가 아니라서요. 그런 것도 좀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 사실 대중들은 연기자에게 팔방미인을 요구해요. 그래서 '답답하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해' 이런 생각 안 드나요?
아뇨.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재밌던데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도전하기 때문에 모험적이고, 흥미롭고, 엔도르핀이 돈다고 해야 할까요? 연기자로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 제 말은, 예능도 나가야 한다 이거죠.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그런 것도 아까 말씀드린 일종의 '딜레마'인데, 물론 고민은 되죠. 일단 가장 중요한 건 확고한 목표, 연기인 것 같아요. 그걸 가지고 가고 부수적으로 다른 것들을 해줘야 하는 거지 그게 주가 되고, 바뀌면 안 된다는 거죠.
- 잘 지킬 힘은 가지고 계세요?
네. 저는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고 있고요, 주위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많이 말씀하세요.
- 혹시 여자에게 단번에 차인 적 있어요? (디시이용자 '애정b')
네. 대학교 1학년 축제 때요. 평상시 제가 호감을 뒀던 분인데 선배였어요. 같은 과는 아니고. 되게 예뻤어요. (웃음) 저보다 한 두세 살 많은 선배님인데 저와 교양 수업을 같이 들었어요. 그 선배는 항상 주위에서 예쁘다고 했어요. 영어수업이었는데, 항상 빛이 났죠. 대학교 축젯날에 제가 강릉 고향 친구들을 초대했어요. 제가 초대한 자리니까 기분이 업되어서 술을 많이 마셨어요. 친구들도 분위기를 많이 띄워 줬고요. '너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있구나' 이렇게. 그래서 즐겁게 술을 마셨는데 옆에 그 선배가 있는 거예요. 그때 술기운도 있고, 친구들 있는 데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여자분에게 고백하러 갔고, 차였어요. 그리고 쓰러졌어요. 하하하.
- 아이고, 어떻게요? (웃음)
기억이 안 나는 거죠. 술기운에 이야기했는데 분명한 건, 제가 멋있게 이야기를 못 했어요. '저는 누구인데 그쪽이 마음에 듭니다' 이게 아니라 되게 어쭙잖게, 술 취해서 고백했죠. 그분이 '혹시 토목과세요?' 이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돌려가며 호감을 표현했는데 차였고, 그다음은 기억이 안 나요. 친구들 말로는 쓰러졌대요. 업혀서 집에 갔대요.
- 으악, 어떡해…. 다음날 학교는 어떻게 가셨어요?
그래서 미치겠는 거예요. 하하하. 그래서 제가 '용서를 구해야겠다' 해서 캔커피를 샀는데, 그분이 수업에 안 나오시는 거예요. 그날 뭔 일이 있었나 순간 걱정도 들고. 나중에 다시 수업은 들어오셨던 것 같아요. 너무 창피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요. 단번에 차인 거죠. 뭐.
- 술 마시고 고백하는 거 제일 안 좋은데.
그런 것 같아요. 친구들이 옆에서 부추겨서… (웃음) '저분이 나와 같은 수업 들어' 이야기했죠. 안 그래도 업됐는데 친구들이 띄워준 거죠.
- 근자감이 문제입니다. 하하하. 혹시 술 마시면 패기가 막 샘솟나요?
아뇨. 오히려 전 처져요. 안 그래도 처져 있는데. (웃음) 잠자지 않는 게 다행이에요. 그나마. 안 자려고 노력해요. (매니저 曰 '술 마시면 그렇게 주위 사람을 챙기더라고요. 같이 있던 사람이 안 보이면 어디 갔느냐고 계속 찾아요')
- 혹시 전화 계속하는 건 아니에요?
전화는 잘 안 해요. 술 마시면 전화를 안주머니에 넣어놔요. 집에서 전화해 '들어와' 할까 봐. 하하하.
- 자취하신다면서요.
어머니한테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와요. 그래서 좀… 저는 잘 하진 않는데. (웃음)
- SNS 할거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안 하실 것 같아요. 아니, 미니홈피는 절대 안 하실 것 같아요. 하하하. (디시이용자 '아소님하')
미니홈피는 있는데, 우와~ 비밀번호를 모르겠는 거예요.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웃음) 그나마 소통하는 곳이 팬카페.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하지만요. 저는 고민하면서 글을 써요. 뭔가 정확하게 제 마음을 표현해 드리고 싶은데 성의 없게 쓰고 싶지는 않아요.
-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만화 잘 안 보실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우진삼촌')
자주 보지는 않지만, 혹시 '열혈강호'라고 ���세요?
- 그거 완결 안 났잖아요. 제가 죽을 때까지 연재할 것 같아요.
정말 죽을 때까지 할 것 같아요. 신지에 대해 밝혀지지도 않고. (웃음)
- 전 보다가 포기했죠.
얼마 전에 '슬램덩크'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윤대협을 좋아한다고 했죠. (웃음)
- 윤대협의 어디가 좋으세요?
숨겨진 천재 같은 느낌?
- 윤대협은 대놓고 천재잖아요.
그런데 비운의 천재잖아요. 성적 상으로는 진짜 잘하는데 메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좋아해요. 숨겨진 천재 이런 거요.
- 다른 인터뷰에서 이상형으로 꼽으신 프로패셔널하고 장난기 있는 여자는 도대체 어떤 여자인가요? (웃음) (디시이용자 '*소리샘', '보통연우진', '봉회씨')
이런 뜻이에요. 자기가 하는 일은 굉장히 프로답게 일하면서 나한테는 확 돌변할 수 있는 여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여자요. 독특한 매력이긴 한데 저에게만 확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요.
- 아, 어렵다. (웃음) 고향인 강릉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알려준다면요? (디시이용자 '보통사람')
안목바닷가요. 제가 강릉 갈 때마다 들리는 곳인데, 경포대 약간 밑에 있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는데 바다가 깊어 보이고 예뻐요. 매번 갈 때마다 바다가 다르게 보여요. 커피숍도 되게 많은데 그쪽 바닷가 좋아해요.
- 그런데 강원도 사투리를 전혀 안 쓰시네요.
일할 때니까요. 그런데 친구들 만나고, 가족들 만나고, 통화할 때는 사용해요. 그래도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어요. 사투리라는 게 상대방이 사투리를 쓰면 저도 모르게 나와요. 그 사람들과 말하는 습관, 억양이 배어 있는 것 같아요. 엄마에게 투정부리는 아이라면 엄마와 이야기할 때 '엄마~ 나 이거 했어' 이러잖아요. 그렇듯 나오는 것 같아요.
- 대본 분석할 때 특별한 습관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보통사람')
습관은 없고요, 항상 이미지메이킹, 형상화시켜요. 일단 처음에는 겉모습부터 '어떻게 될 것이다' 생각하죠. 그것도 패턴인 것 같아요. 나중에 바뀔 수 있는데 아직 저는 제 안의 어떤 걸 최대한 꺼내려고 해요. 그걸 극대화시켜 형상화하는 거죠. 형상화라는 건 머릿속에서 막 생각하는 거예요. 그렇게 한 다음 연습하는 편이죠. 또 어느 정도의 모방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영화를 좋아하니까 '영화 속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도 좋겠다' 생각하고, 나중에 연기할 때 그런 면이 필요할 시기가 올 것 같아요. 아직 그렇게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지만요.
앞으로 해야 할 게 엄청 많아요. 상황과 적제재적소에 맞춰 변화를 주고 싶어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지금까지는 대본을 많이 보고, 제 것에 대해 고집을 가지고 연기했다면 '보통의 연애'는 오히려 마음을 좀 많이 열었어요.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디렉션을 주시는 걸 많이 받아들이고, '거기서 변화해 보자' 했는데 그것도 좋더라고요. 다양성이 존재하더라고요. 제 것만 가지고 고집하면 변화가 안 되더라고요. 이게 아니다 싶을 때,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지면 좋더라고요. 그게 ���으로의 숙제예요.
- 지금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고민은 뭔가요?
어떤 점으로요?
- 배우 연우진과 인간 김봉회로서의 고민이요.
음… 연애를 하고 싶다.
- 하하하. 정말 하고 싶으시군요. 그런데 배우들은 연애의 바운더리가 좁아요.
그렇죠.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구나' 생각해요. 그래서 좀 더 한 번 사랑을, 깊은 사랑을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 상대가 연예인이라면?
처음에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쪽 일을 하다 보니까 주위에서 많이 듣는 게 있잖아요? '이쪽 계통의 일을 하시는 분들이 네 일을 잘 이해해주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게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연예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지만, 크게 경계는 두지 않으려 생각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10년 후 연우진 씨는 어떤 연기자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아소님하')
음… 10년 후에는 좀 더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겠죠? (웃음) 단순히 알려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믿음감이 생기는 배우, '연우진이 하는 연기, 연우진이 하는 작품은 꼭 챙겨봐야겠다' 이런 믿음을 주는 배우라는 인식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심어줬으면 좋겠고, 그 속에서 저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가정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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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사진이 전시된 공간'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디시인사이드, 아니 인터넷 그 자체를 낯설어한 그에게 디시를 설명하는 건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래서 연우진과의 인터뷰는 다른 어떤 인터뷰보다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낯가리는 성격에 진지하기까지! 본인은 농담을 던지며 인터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편이지만, 이날만큼은 그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잔잔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한재광을 대하는 그의 태도였다. '보통의 연애'를 끝낸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극 중 한재광의 감정을 설명할 때 '제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한 달도 안 되는, 짧다면 짧을 수 있는 기간 동안 그는 한재광이었고, 실제로도 그는 한재광과 많이 닮아 있었다. 진중했고, 섬세했고, 잔잔했다. 그를 통해 태어난 한재광은 진짜 '사람'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한재광과 김윤혜의 사랑에 자신이 겪은 듯 고통스러워했고, 이별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나갈 두 사람을 그리워하나 보다. 나 역시 재광이가 그립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다.
연우진은 '색이 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쾌활한 황태필과 묵직한 한재광을 짧은 시간 안에 다른 사람이 연기한 듯 해낸 걸 보면 그의 소망은 이제 완성을 향한 출발점을 나선 듯하다. 그 길이 100m로 끝날지, 아니면 마라톤 코스일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연우진이라는 배우는 어느 길이든 자신의 페이스대로 꾸준히, 성실하게 걸어갈 배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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