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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1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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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 새로운 도전에 나선 대한민국(2541)
광복절 8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우리들의 광복절’에 시민들이 해방을 환호하는 사진이 전시돼 있다. 한수빈 기자
한국이 일제 강점의 사슬에서 풀려나 빛을 되찾은 지 80년이 됐다. 해방 직후 남북 분단에 이은 한국전쟁,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외환위기 등 시련을 이겨내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자리 잡은 그간의 과정은 기적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인구 5000만명의 ‘30-50클럽’에 진입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올해 광복절은 8개월 전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불법계엄으로 인한 헌정중단 위기를 넘긴 뒤여서 더 의미가 각별하다. 누란의 위기에서 민주주의를 구해낸 주체가 ‘가장 밝은 빛’을 들고나와 거리를 메운 시민들이었음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 결정문에서 밝힌 대로다. 극우의 발호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 회복력’(resilience)은 인류의 자산으로 기억될 가치가 있다. 4·19, 5·18, 6·10, 12·3으로 이어진 시민들의 저항·연대 정신은 일제강점기 선조들이 국내외에서 벌였던 치열한 독립투쟁과도 닿아 있다. 한국의 해방을 거저 얻은 것으로 간주하는 ‘자학적 사고’는 일제하 독립투쟁사를 온전히 조명하고 발굴하지 않은 불찰에서 비롯됐음을 성찰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치 분야에 국한된 성취가 아니라, 한국을 경제번영으로 이끈 원동력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바탕이 된 포용적 경제 제도가 번영을 이끈다는 경제학설은 1987년 민주화 이후 투명한 시장경제 제도를 확립함으로써 한 단계 더 높은 성장을 거둔 한국의 사례에 부합한다. 법치와 투명성, 표현의 자유 속에서 성장한 K콘텐츠의 매력이 세계적 열광을 이끌어내고 있다. 제국주의·식민주의 ‘원죄’가 없는 한류는 세계인들이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자산으로 손색이 없다.
세계 질서의 전환기 속에 맞는 광복 80년은 또 다른 도전을 향한 출발점이다. 안팎에 난제들이 겹쌓여 있다. 국내적으로는 내란 잔재 청산과 통합의 바탕 위에서 민주주의를 공고화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세대·성별 간의 갈라진 틈을 메워야 한다. 자산 불평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일터 안전 등 문제도 풀어야 한다. 저성장 기조 속에 중국의 거센 추격과 미국의 정책적 압박으로 입지가 흔들리는 한국 산업의 혁신과 성장동력 역시 중차대한 과제다. 자칫, 거울나라의 앨리스처럼 ‘죽어라 뛰어야 제자리’를 유지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핵무력 완성에 더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과 협력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일은 힘겹지만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서 한·미 동맹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중국과 호혜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국익외교의 고차방정식도 풀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차이를 극복하고 ‘미들파워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유지·발전시키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바탕 위에서 양국 협력의 새로운 기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역사가 토인비의 말처럼, 1945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의 지난 80년은 문명이 안팎의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된다는 걸 입증한 시간이다. 성공신화에 취하는 것은 금물이나, 자기비하나 비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방 후 80년의 성취에서 자긍심을 갖되, 긴장감을 잃지 않고, 정치·외교·경제·과학기술·민생·한류까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8/15/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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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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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로 가는 길(2540)
올해는 우리나라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지 80년을 맞는다. 기쁨도 잠시 1950년 한국전쟁으로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동족상잔의 끔찍한 비극을 겪었다. 이 땅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계속했다. 서구에서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는 데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빨리빨리' 민족성 때문인지 그 기간도 단축하고 있다. 한국은 두 번의 현직 대통령 탄핵을 통해 민주주의의 아픔과 성장을 동시에 겪고 있다. 외국 친구들은 대통령의 탄핵이 오히려 민주주의 시스템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며 큰 발전을 위한 성장통이라 위로한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성실함과 끈기, 인내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오늘날 우리가 발전된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선배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 특히 한국전쟁과 이후 우리를 위해 피 흘리고 폐허에서 복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나라들에 항상 감사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지금 우리들은 도움을 준 그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과학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세계를 하나로 만들었고, 인공지능(AI)의 발달은 상상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2020년부터 2년여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은 바로 '나'의 문제가 됨을 체험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는 국가 간 관계에서 가장 실감 나게 드러난다. 물질주의에 빠져 국가 와 개인 이기주의의 행태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과학 문명은 놀랍게 발전했지만 '인간의 본성은 태초부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공감된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따뜻한 인간성을 간직한 채 발전하고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에 중요한 조건은 투명성이다. 물론 모든 진실은 언젠가 어둠의 빛처럼 밝혀지기도 하지만 악의 세력은 거짓을 꽁꽁 숨기는 것에는 더 지혜롭고 뻔뻔하다. 금융실명제는 검은돈의 흐름을 많은 부분 차단하고, 인사청문회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일부분 제공해준다. 그런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검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투명성이 부족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명성은 정부, 국회, 법원 및 산하 기관뿐 아니라 모든 영리재단은 물론 종교와 문화 등 영향력과 규모가 큰 비영리단체에도 적용돼야 한다. 오늘날 같은 세상에 성역은 없다. 폐해가 극심한 거짓뉴스가 판치는 것도 투명성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법치국가에서의 모든 것은 입법을 통해 이뤄진다. 아무리 좋은 구호나 생각도 입법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법 없이 살 수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입법기관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법은 기득권자의 보호막이 아니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보호장치가 돼야 한다.
셋째, 사랑의 나눔이 확산돼야 한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경쟁은 결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는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그래서 서로 나누는 정신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전 분야에서 심각해지고 있다. 인간은 공존하는 존재다. 사람들의 생각은 백인백색이지만, 양보와 규칙을 갖고 타협하며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공존의 가치는 종교나 사상 등을 초월한다. 우리들은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나눠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경험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방향의 삶을 잠깐만이라도 생각하길 바란다. 8/15/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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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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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因緣)(2539)
조직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일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 있다. 매일 아침 출근해 마주치는 얼굴들, 함께 한숨 쉬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동료들. 결국 우리가 일터에서 부딪히는 대부분의 문제와 해답은 ‘사람’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확신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동료’라는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필자는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다. 유난히 사람의 소중함을 귀하게 여기게 된 건 어릴 때부터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늘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영향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를 만나도 편하게 대하되 예의를 갖추고, 귀하게 쓰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어머니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서 나도 모르게 나만의 인관관계론이 형성된 것 같다. 그 덕분에 같이 군시절을 보낸 10여 명의 후임과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정기적 모임을 이어오고 있고 내가 대리·과장 때 함께 근무한 직장 상사들과도 꾸준히 식사나 차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은 임원들에게도 늘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과 한번이라도 더 만나서 안부를 물어보고, 최근 좋은 일은 무엇인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등 스킨십을 통해 직급과 나이로 구분될 수 있는 어색함을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한다.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편하게 다가가면 상대방 역시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도 직원들과 김밥 햄버거 등 간단한 음식으로 필자의 집무실에서 자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대표이사와 식사를 한다는 것이 편한 자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먹으며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내가 일하는 집무실에서 직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으며 격의 없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럼없는 편안한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밥을 다 먹고 차 한 잔을 마시다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직원도 있다. “사장님, 다른 직원과 식사 교대를 해야 하고 점심때 고객 상담전화가 많은 편이라 어쩔 수 없이 먼저 일어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 상담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고객을 위해 먼저 일어난다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동료와 고객을 귀하게 여기는 이런 마음가짐에 필자는 오히려 고마움을 느낀다.
좋은 기운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도 무심코 내 동료를 지인들에게 칭찬하고 있다면 그것만큼 사람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없을 것이다. 공감하고 경청하는 작은 것에서부터 ‘너’와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관계가 형성되고, 그렇게 쌓인 소중한 인연(因緣)은 점점 깊어지는 법이다.8/12/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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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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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좌파 정권 쇠퇴는 한국의 기회(2538)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는 좌파 정권과 우파 정권이 번갈아 집권하고 있지만, 지금 전 세계에는 자유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중국·러시아·이란·시리아·북한 등이지만, 지난 3년간 이들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지정학의 변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시작됐다. 나토(NATO)의 동진에 대해 러시아가 안보 차원의 위협을 느낀 반면, 우크라이나가 친(親)서방 정책으로 전환하며 갈등이 심해지면서 결국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으로 이어졌다. 2023년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적극적인 종전 협상에 나서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오는 15일 미·러 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러시아에 회복하기 힘든 군사·외교·경제·정치적 타격을 입힌 것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후 러시아의 대(對)중동 영향력은 급감했으며,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분쟁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원천적 파괴를 목표로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이란·헤즈볼라 등 기존의 핵심 동맹들이 군사적 지원을 못 하는 상��에서,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반군의 기습적인 대규모 공세로 지난 53년간 시리아를 통치해 오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도 불과 약 2주 만에 붕괴됐다.
지난 2년간 이란도 국내외적으로 격변을 겪고 있다. 2022년에 시작된 ‘히잡 시위’와 2024년 5월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 6월에는 이스라엘이 ‘그림자 전쟁’을 일으켰고, 미국은 ‘한밤의 망치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이란의 주요 핵시설 세 곳을 직접 공습했다. 현재 이란은 정치·경제적으로 존망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21년 창당한 중국 공산당은 1949년 마오쩌둥이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이래 일당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거치며 고속 성장을 지속한 중국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고,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은 강력한 반부패운동으로 권력을 다지고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철폐하며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하지만 중앙·지방 정부와 국영·민간 기업, 심지어 개인까지 과도한 부채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해오던 방정식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국가부채가 GDP 대비 300%가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경제에서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금융에서 만들어진 부채도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도 GDP 대비 부채비율이 250%가 넘지만, 지난해 일본의 GDP는 약 4조 달러에 불과한 데 비해 중국은 약 19조 달러에 이른다. 중국의 부동산은 물론 제조업과 금융업까지 흔들리면서 집권 세력의 체제 유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일고 있다.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변화가 보여주는 명확한 사실은,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본원적 우월성이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대한민국에는 전대미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8/11/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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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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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미래의 경고(2537)
흥미진진하지만 마냥 편하게 읽을 수는 없다. 장강명 작가의 최신작 '먼저 온 미래' 얘기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후 9년간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들을 인터뷰와 작가의 취재 등을 통해 재구성했다.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이란 부제처럼 AI가 인간을 앞서는 특이점이 지난 후에 나타날 변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알파고 대국 직전까지 바둑계의 AI에 대한 인식은 느슨했다. 컴퓨터 바둑 소프트웨어가 많이 업그레이드된 버전쯤이려니 생각했다. 이세돌 9단 역시도 대국 전에 승리를 자신했다고 한다. 오판이었다. 5번의 대국은 처참한 경험이었다. 이 9단을 비롯한 많은 프로기사들이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고 일부는 바둑계를 떠나기까지 했다.
바둑계가 새로운 기술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사이 AI는 더 무서운 기세로 발전했다. 대국 1년 뒤에 업그레이드 버전인 '알파고 마스터'와 겨룬 커제 9단은 "고통이었다.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전혀 갖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2017년 말 나온 알파고 제로는 홀로 40일간 2900만판을 연습하고 기존 알파고를 압도한 뒤 바둑계를 은퇴했다. 더 이상 인간과 겨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바둑계에서 프로기사의 실력 평가에 통용되는 고레이팅은 7월 현재 신진서 9단이 3583점으로 1위다. 알파고 제로는 은퇴 전에 이미 5185점으로 '까마득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AI를 넘어설 수 없음이 자명해진 후에도 바둑계에선 AI 효용을 더 나은 '블루스폿'(AI가 다음 수 위치를 표시하는 파란점)을 찾는 정도로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특이점을 지난 AI는 바둑 자체를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진화시켰다. 바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바둑계의 답변부터 정석이라 믿어왔던 공략법과 학습법은 물론 바둑 산업의 흥행 판도까지 변했다.
작가는 매 챕터에서 AI 시대에 소설은, 문학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반문한다. 정답 없는 작가의 자문자답을 따라가면서 독자 역시 자신이 몸담은 업(業)의 본질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되묻게 된다.
'먼저 온 미래'는 현 수준의 AI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AI가 오류도 여전히 많고 제한된 분야에서나 쓸 만하다며 여유를 부리다간 오판을 반복할 뿐이란 얘기다. 오판으로 대응이 더뎌질수록 AI 전환의 충격은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느슨하다. 알파고 대국 전 바둑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가적인 AI 쇼크를 경험했지만 한국의 AI가 뒤처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AI 대전환 선언을 했다는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구호는 넘쳐나지만 현장의 위기감이나 절박함이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한 분야,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례로 금융권에선 새 정부 출범 후 AI를 비롯한 미래에 대한 논의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에 밀려 뒷전이다. 개편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정책과 감독의 분리, 소비자보호 강화는 17년 전 현 체제로 재편될 당시와 판박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비전 제시가 없다 보니 각 조직에서 반발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AI 확산을 일생의 목표라고까지 말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자주 어항 속 금붕어를 언급한다. 소프트·하드웨어 차이를 고려할 때 인간 지능은 금붕어의 1만배 수준이고, 슈퍼인공지능(ASI)은 인간의 1만배란 것이 손 회장의 설명이다. 금붕어가 인간을 이해할 수 없듯이 인간이 ASI를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새 정부는 AI를 전면에 내걸고 나섰다.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금붕어가 되기 전에 말이다. 8/9/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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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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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교육정책, 기본이 중요하다(2536)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다. 우리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AI 시대 미래 인재 양성과 교육정책의 방향 설정은 오리무중이다. 대선 과정에서도 그러했고, 첫 장관 후보자의 낙마 과정도 그렇다. 국정기획위원회가 곧 국정과제를 발표하겠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외하고 두드러진 교육정책은 알려진 것이 없다. 이제는 교육 바로 세우기에 정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우선 교육 현장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영유아기를 거쳐 초·중등 교육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의무교육이며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교육 체계다. 우리나라는 OECD 등 다른 나라들과 달리 대부분의 고등학교 졸업자가 곧바로 대학을 진학하고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비율은 2 대 8 수준이다.
기록적인 저출생 추이가 지속됨에 따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유·초·중·고 학생을 가르치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고 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교육열은 더 나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천문학적인 사교육 투자로 이어지고, 이러한 현상은 교육 기회의 균등이라는 기본 가치를 견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교육이 우리나라 발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선도해온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교육 이미지를 이제는 더는 찾기 어렵게 되었다. 2024년도 기초학력미달자 비율은 수학 12.7%, 국어 10.1%, 영어 7.2%에 달한다. 대도시와 읍면을 구분해 보면 지역 간 격차도 심대하다.
대학의 국제경쟁력 저하는 더욱 심각하다. 영국 타임스의 고등교육 순위에서 세계 100대 대학 안에 꼽힌 대학은 86위를 차지한 서울대가 유일하다. QS 대학 순위에서도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등 5개 대학만이 100위 안에 올랐을 뿐이다. 인구 규모나 소득 수준, 교육열과 투자 수준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이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애주기 차원에서 영유아 보육과 교육을 체계화하고 유보통합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진전은 전혀 없다. 지역을 중심으로 돌봄부터 영유아 보육과 교육을 정부가 책임지고 성과를 시현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 거버넌스’를 혁신해야 한다. 기초학력 미달 역시 지역이 책임지고 맞춤형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AI 디지털 디바이스를 창조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바 여기에 교육청과 지방정부의 영역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당연히 지역의 기초학력 제고 미션은 그 지역 주민의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차원에서 국공립대는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산업, 대학, 연구소의 협업을 통한 인재 양성과 연구력 제고라는 성과 달성 목표를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 사립대의 경우 지난 17년간 지속되어온 등록금 동결과 같은 규제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정책을 이제는 폐기해야 한다. 8/7/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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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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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동 훈련 절반 미루고 ‘北 위협’표현은 뺀 한미훈련(2535)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되는데, 지난해와 달라진 기류가 뚜렷하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는 7일 서면 발표 자료에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면서 북한 위협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훈련 때의 ‘북한의 미사일, GPS 방해, 사이버 공격 등 위협에 대한 동맹의 대응 능력 강화’와 비교하면, 북한군을 상대로 한 훈련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40여 건의 실기동 훈련(FTX) 중 20여 건을 다음 달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북한 김여정의 한미훈련 비난 담화 직후에 훈련 조정을 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는데, 그대로 된 셈이다. 전력이 실제 전개되는 FTX는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실행되는 것이다. 돌연 연기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훈련 연기의 표면적 이유는 폭염 등이지만, 일방적 대북 유화책의 일환으로 연합훈련을 헌납하는 셈이다. 북한이 나서면 내달 FTX가 아예 취소될지도 모른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 탄핵 정국에서도 자유의 방패 연습을 했다. 북·러 공조에 따른 북한군의 전술 변화 대응 및 북한 무인기의 원전·항만 등 국가 주요시설 공격 대비 훈련 등 50여 건의 야외 기동훈련이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역할 확대를 위해 북한 방어는 한국에 맡긴다는 ‘동맹 현대화’를 거론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군이 북핵 대응을 전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데도 김정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면, 안보를 내팽개친 반역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8/7/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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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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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투하 80주기(2534)
미국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지 80년이 지났다. 9일은 나가사키 원폭 투하 80주기다. 히로시마와 나가시키에선 각각 14만명, 7만4000명이 숨졌고 생존 피해자도 많다. 그런데 요즘 유럽과 미국 언론이 새삼스럽게 원폭 피해자 스토리를 앞다퉈 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 사용 위협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원폭 피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장면이었지만 인류는 그 위험성보다 무기로서의 위력에 더 주목하고 보유 경쟁에 나섰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핵무기가 1만2400여개 있다. 그간 핵확산금지조��(NPT, 1970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1996년), 핵무기금지조약(TPNW, 2017년) 등을 통해 핵 폐기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그나마 TPNW가 ‘핵무기를 전면 금지하자’는 가장 강력한 폐기 내용을 담았지만 정작 9개 핵보유국은 이에 불참했다.
근년 들어선 폐기는커녕 오히려 핵무기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이후 러시아는 수시로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고, 이에 대비해 최근 미국은 러시아 인근에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2대를 배치했다. 이란-이스라엘 분쟁 이후 중동 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욕구도 커졌다. 한반도에선 북한이 핵을 선제공격 수단으로 쓸 수 있게 내부 규정을 바꿨고, 이에 맞서 한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핵 폐기 단체들은 유엔 창립 100주년인 2045년까지 ‘핵 없는 세계’를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요즘 국제 정세를 보면 20년 뒤엔 오히려 지금보다 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인류가 막대한 양의 핵무기를 갖고도 일본 투하 이후 아직 한 발도 살상용으로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핵무기 폐기 노력 못지않게 핵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일도 중요한 셈이다. 그러려면 한반도든 우크라이나든 중동이든 적대감을 걷어내고 빨리 평화가 깃들게 하는 일이 급선무다. 8/6/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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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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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입이 무섭다(2533)
정치인들의 구호는 공허하다. 살기 좋고 차별 없는 사회,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방선거나 총선, 대선, 역대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다음 선거 때가 돼 돌아본 세상은 어떤가.
지난 당선인도 앞선 당선자도 저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 했지만, 좌와 우 어느 쪽이 됐든 세상은 그들이 약속한 만큼 변하지 않는다.
20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됐던 2021년 12월 말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대선 초기 슬로건(후에 두 차례 바뀜)이 나왔을 때도 그랬다. 누가 돼도, 누가 뭘 해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확신에 찼다. 달콤 시원하리라 믿었던 지난 약속 대부분이 공허한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부족함’ 없이 겪어오지 않았던가.
그랬던 확신이 지금은 조금씩 흔들린다. 대선 재수(再修)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두 달여가 됐을 뿐인데, 사회 부조리와 불공정을 향해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의 날 선 한마디에, 정부는 즉각 대책을 내놓고 다급해진 기업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시정(是正)하며 몸을 낮추기 시작했다.
집값 폭등엔 6억원 한도의 대출 규제를 발표 다음 날부터 즉시 시행하는 기민함을 보였고,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고질적 문제점을 꼬집은 대통령 한마디에는 45년간 방치됐던 관련 제도가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놀라운 속도다.
“하도급 미지급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엔 관련 인력을 충원한 공정위가 현장 조사에 나섰고, 최장 2년 넘게 하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현장이 적발된 롯데건설은 135억원의 미지급 하도 대금에 이자까지 쳐서 전액 현금 정산했다. ‘칠성 사이다’급 결말이다.
이례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랐던 SPC삼립 생산 공장을 찾아 노동환경을 따져 물은 대통령의 질타엔 허영인 SPC 회장이 8시간 초과 야근을 없애고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바꾸겠다고 즉각 공언했다.
최근 대통령실이 생중계한 국무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 같은 데서 1년에 다섯 명씩 사망 사고가 나는데 한번 가봐야겠다”며 관련 부처 장관에게 사고를 줄일 방안을 주문하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 장관들은 잇따라 대책 보따리를 풀어냈다.
“직을 걸겠다”는 노동부 장관, “전담 검찰 조직을 두겠다”는 법무부 장관, “매출액 대비 3~4%의 과징금을 때리겠다”는 국토부 장관, “사고 예방을 못 한 기업엔 처벌을, 잘한 기업엔 인센티브를 주자”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안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는 산자부 장관의 약속도 실시간 공개됐다.
“(사망사고 기업에) 입찰 제한을 세게 해야 한다. 몇 번 걸리면 정부 공사를 못 하게, 아예 영업허가를 취소해 버리는 게 맞지 않나 싶다”는 대통령의 지적엔 “검토하겠다”는 조달청의 즉답이 달렸다.
“산재 상습 기업은 여러 차례 공시해 주가를 폭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대통령 질타도 고스란히 생중계를 탔다.
우리 사회의 취약했던 부분들을 고쳐 나가자며 대통령이 ‘하겠다고 한 것’들이 하나둘 틀을 갖춰가고 있는 건데, 못 보던 것을 봐서 그런지 어떤 대목에선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다.
걱정은 혹시 과유불급(過猶不及)일까 봐서다. 이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 출사표를 담은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책을 보자. 정치세력과 재벌이 짠 부패와 정경유착, 재벌을 위한 세제 등을 비판하며 새로 창출되는 부의 99%가 상위 1%로 들어간다며 이들에게 세금을 뜯어내야 한다는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을 모델로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다짐이 나온다.
버니 샌더스가 누구인가. 두 차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에게 밀린, 스스로 사회주의자라 대놓고 외친 정치인이다. 과거 대선 준비를 하며 쓴 책이지만 당시 다짐이 최근 이뤄진 상법개정안과 세제개편안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는 점에서 흘려 보기 어렵다.
이제까지 이 대통령의 입을 떠난 사안들은 어떻게든 ‘수술대’에 올랐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어디까지 닿을지 모르겠고, 어디까지 하겠다는 건지 짐작키 어렵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무서운 이유다. 8/5/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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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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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공장 지으라”는 백악관, 韓은 기회로 만들어야 (2532)
10여년 전인 2015년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다(American dream is dead). 내가 당선된다면 아메리칸 드림을 더 크고, 좋고, 강하게 회복시킬 것이다.” 이어 “우리는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Together, 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약속한다. ‘마가’(MAGA) 구호의 시작이다. 한국 사람들도 트럼프의 마가는 알지만 그 배경이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리기 위한 데에 있다는 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얘기한 아메리칸 드림은 뭘까. 미국이 공업 대국이었던 시절, 많이 ���우지 못한 사람도 공장에 취직해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의 삶을 살 수 있었다.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 혼자 벌어도 교외에 집 사고 자식 3명 낳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 이게 바로 트럼프가 얘기한 아메리칸 드림이다.
마가의 ‘위대한 미국’이 이것과 연결된다. 트럼프가 얘기한 ‘위대한 시기’는 미국의 제조업 비중이 30%가 넘던 1950~1960년대부터 레이건 시대까지라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분석이다. 이 시기 미 제조업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의료보험이 포함된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제공했다. 그 결과 중산층의 주축을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형성했다.
그런데 이런 아메리칸 드림이 워싱턴 기득권 정치인의 무책임한 정책 때문에 사라졌고, 아메리칸 드림이 살아 숨쉬던 위대한 시기를 되돌리기 위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게 트럼프의 약속이고 득표 전략이었다.
트럼프는 이 전략으로 대선에서 이긴 뒤 2017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부터 오직 미국이 우선이다. 무역, 세금, 이민, 외교에 대한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가족에게 이익이 되게끔 이뤄진다. 우리는 일자리, 국경, 부를 되찾을 것이다. 그리고 꿈을 되찾을 것이다.”
미 전역에 묘비처럼 버려진 녹슨 공장을 재건하고, 뿔뿔이 흩어져 빈곤에 빠진 블루칼라 계층에게 새 일자리를 주어 중산층의 꿈을 되돌려 주겠다는 게 그가 지지자들에게 준 메시지다.
대선 출마 선언으로부터 10년이 지나 2기 행정부의 첫해를 보내는 현재의 트럼프는 어떤가. 미국 블루칼라에게 일자리를 주는 영웅이 되겠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나라는 자국이나 제3국이 아닌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의 국고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게 하기 위한 무기다. 여기에 더해 상대국에게 깊숙한 헤드락을 걸어 수백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게 강제한다. 이것이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경제력 있는 우방’을 다루는 방식이다.
15% 관세와 3500억달러 투자를 내용으로 한 한미 무역협상이 최근 타결되면서 한국도 미국에 공장을 본격적으로 지어야 한다. 조선 분야 투자로 정해진 1500억달러 외에 2000억달러는 트럼프가 투자처를 직접 정한다는 방침인데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이 포함될 공산이 크다.
수출 대기업들은 미국 투자가 큰 부담이 되겠지만 거꾸로 이를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품을 고객 가까이에서 만들면 여러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다. 수요와 취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나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는 미국 빅���크가 주 고객이다. 자동차의 경우 2023년 기준 연간 1550만대가 팔린 세계 최대 시장(금액 기준)이 미국이다. 배터리는 미국에 있는 완성차 기업이 최대 고객이 될 것이고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미국이 세계 시장의 64.7%를 차지한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 차가 1970~1980년대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배자로 성장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신 국내에선 일자리의 중심을 ‘수출 대기업과 그 하청업체들’에서 혁신 중소벤처기업, 지식재산(IP) 기반 콘텐츠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옮겨야 한다. 무역협상이 잘됐는지 잘못됐는지를 따지는 건 이제 무의미하다. 새 물줄기에 현명하게 올라타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8/4/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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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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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사… 친중·친북 의구심 끊어낼 전환점 되길(2531)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향후 2주 내 이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양자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미국 측과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 뒤인 지난 6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직접 대면하는 정상회담은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첫 정상회담은 8월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모두 외교·통상·안보 등 산적한 현안을 마주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도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실용외교’를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그 진정성과 균형감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시 말해 ‘친중·친북’ 성향이라는 외교적 의구심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중국과 북한을 ‘관리’ 대상으로 언급하며 실용외교를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와 미국 보수진영 일각에선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오해의 여지를 남겨선 안 된다.
한미 동맹이 굳건해야만 ‘국익 중심 실용외교’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말한다면, 그 출발점은 동맹국 미국과의 전략적 신뢰 회복이어야 한다. 과거 이 대통령은 “셰셰” 발언으로 친중 성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하는 것이 급선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현실적인 대응 방침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자유민주주의 동맹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입장을 명확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그간의 친중·친북 의구심을 확실히 끊어낼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그래야만 한미 관계를 실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외교 발판을 만들 수 있다.8/2/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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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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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위축은 北·中 거드는 결과(2530)
이 달로 예정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훈련이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위해 우리 측이 먼저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취소를 북한에 제스처로 보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부터다. 하지만 한미훈련은 계속돼야 한다.
현재 세계 정세는 전례 없는 격변기다. 이러한 국제적 불안정 속에서 북한의 군사 동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김정은 정권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과 파병을 통해 드론 전쟁 및 첨단 비대칭 전력 운용 방식 등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더욱이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정권은 전술핵 전력의 비약적인 증대와 더불어 대남 전술핵 사용 훈련을 계속해 왔다.
이에 대해 2023년부터 한미 국방 당국은 북한이 실전에 핵무기를 사용할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한국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해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강화된 한미연합훈련을 거래적 동맹관과 미국 비용 지출에 신경을 쓰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조차도 계속하기로 한 한미연합훈련을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축소하거나 취소하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방위비 분담금 규모 재조정, 한미동맹 재조정 등의 이슈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리지나 않을까?
때마침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지금 한국 정부가 대북 방송 중단, 전단 살포 금지, 북한 관광 허용 등 남북대화에 대한 망상을 키우고 있지만, 북한의 대남 적대의식은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반도 평화와 종전 선언’을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한 적도 있고, 연기 후 규모를 축소해 지휘소 훈련만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과는 김정은은 핵무력 완성, 100여 회의 미사일 시험, 전술핵 증강을 봐 오지 않았는가.
트럼프는 1기 때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했었는데,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에는 한 발짝도 못 갔다. 그뿐 아니라, 사전 협의도 없이 이 훈련을 취소했다고 한미 양국 여론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다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일방적 취소는 없을 것이다. 즉,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북한의 실질적인 검증 가능한 핵 폐기와 미사일 능력의 감축과 연계돼야 한다.
한미 연합군은 연합훈련이 있어야 대북 핵억제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고, 실전 같은 대비태세를 완비할 수 있다. 이런 억제력을 갖추고 있어야 북한이 감히 핵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훈련 없는 군대는 싸울 수 없는 군대가 된다. 북한이 아무런 군사적 양보도 없는데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행위야말로 북핵 위협 앞에 두 손 드는 것과 다름없다.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한미 관계가 훼손되면 결과적으로 중국만 이롭게 된다.
우리 국민은 모처럼 등장한 문민 국방장관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현재 우리가 당면한 북한의 핵능력과 핵전략, 핵��사일 위협을 똑바로 보고하고, 다시는 다른 장관들이 한국의 국방 태세와 한미연합 대비태세를 저해하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시켜 주기 바란다. 8/1/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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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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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안보관, 과거와 달라야 한다(2529)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 동안 벌어진 일들 중 국민의 주요 관심은 국내적으론 내각 및 고위공직 인사, 외교안보에 있어선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한미동맹 현안에 집중됐다. 인사는 대통령의 정책을 가늠하는 중요 요소다. A급 지도자는 A급 참모를 기용하고, B급 지도자는 C급 참모를 쓴다는 노벨상 수상 교수 겸 전직 미국 장관의 경험론에 비춰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인사 때문에 이 대통령은 한 차례 손해를 봤다.
오늘 새벽 발표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일본과 같은 15%로 타결되고 2주 내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우리는 트럼프가 촉발한 잘못돼 가는 동맹의 현주소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엔 자유민주적 가치보다는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거래에 집착한 독특한 동맹관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고, 한국에선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한다고 미국의 의심스러운 눈총 속에 ‘안미경중(安美經中)’의 경고를 받는 정부가 출범했다. 전략 환경 변화와 더불어 동맹관이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 현안을 다룰 때, 휘발성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일회성 사안과 장기적 중요성을 가진 사안을 구분해서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관세 협상은 타결까지의 한시적 성격이므로 전자에 속한다. 반면에,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같은 안보 문제는 통일 때까지 국가 운명에 큰 영향을 주는 최우선의 장기 과제다. ‘먹고사는’ 문제와 ‘죽고사는’ 문제의 차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민간단체 대북 접촉 허용, 휴전선 대북 방송 중단에 이어 국가정보원까지 나서서 대북 라디오 및 TV 방송을 중단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열망 의지를 고양, 확산하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도구를 스스로 포기했다. 지난 28일 북한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의 담화에서 나타났듯이 북한은 여전히 극도의 대남 단절과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가운데 핵·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 개발에 혈안이다. 또,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경제적 결속 강화 속에,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에 결정적 도움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적대행위를 하고 있다.
남북 간 불신의 골은 깊고 동맹 관계는 아슬아슬한 가운데 통일부 장관은 북한 눈치 보느라 터무니없이 한미연합훈련 유예까지 거론했다. 중국은 약한 고리 한국을 미국과 떼어 놓으려 한다. 미국은 한국 전수방위의 주한미군 역할을 미중 간 패권 경쟁의 전략에 맞게 중국 견제로 기본 틀을 바꾸려 한다. 이대로라면 한반도 안보 상황은 악화하고 동맹 관계는 약해질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25전쟁 정전기념일 성명을 통해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듯이, 미국은 궁극적으로 자유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실패하는 걸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이 대통령은 동맹파·자주파의 용어가 재등장한 의미를 살피며 획기적 사고 전환을 꾀해야 한다.
우선, 과거의 편향됐던 안보 시각에서 탈피해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임 있는 안보관으로 확실히 갈아타야 한다. 강을 건널 때 타고 왔던 뗏목은 버리고 언덕에 오르는 사벌등안(捨筏登岸)의 결단이다. 과거 태프트-가쓰라 조약을 인용하며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입장에 머물거나, 한없이 대북 유화적이었던 문재인 정부 때로 돌아간다면 동맹 강화는 물 건너간다.
다음으로, 너무 지나쳐서 외려 그르치기 십상이라는 교왕과정(矯枉過正)의 교훈을 새기는 게 좋겠다. 이미 과거가 된 잘못을 교정하기 위해 계엄과 내란 척결에 국력을 과도 소진할 경우, 더 큰 미래 국민통합 목표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미 경도로 중국과의 관계가 훼손됐다는 인식 속에 미중 사이에서 좌표를 수정하는 데 과도하거나 급격한 시도도 위험하다. 7/31/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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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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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두뇌 활동도 저하시킨다(2528)
이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일상화됐다. 매년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은 심해지고 있다. 높은 온도로 인해 증발하는 수증기량이 증가함에 따라 집중적인 폭우도 자주 내린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후환경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더위로 인한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신체적인 문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뇌의 영향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1970년대 연구에 의하면 날씨가 더워지면 더 많은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고, 도로에서 쉽게 분노했다. 범죄도 급증하는데 특히 총기 폭력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는 기분 장애, 공격성, 학습 및 생산성 저하와 정신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도 기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열이 뇌에 직접 작용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이론 중의 하나는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조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의 역할 중 하나는 충동적인 감정이나 행동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인데, 열이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준다. 두 번째로 더위는 수면에 나쁜 영향을 크게 준다. 열대야 상황에서는 숙면을 취하기 힘드므로 수면 부족이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의 작업 능력을 100으로 봤을 때 24도만 돼도 83%, 30도에서는 63%로 떨어지며 40도가 넘어가면 정상적인 작업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열대야를 동반한 폭염이 빈번히 발생하면 일할 의욕이나 작업 효율이 낮아지게 된다.
또 2023년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기후변화와 인간 뇌 크기 변화에 대한 연관성을 꼼꼼히 조사했다. 연구진은 지구의 온도, 습도, 강우량의 변화와 지난 5만년간 인간 뇌 크기 변화를 분석하여 기후가 더워지면 뇌의 크기도 현저하게 작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뇌의 크기가 반드시 뇌 활동 능력과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불쾌감을 줄 정도의 높은 기온과 정치인의 언어 사이의 인과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뉴질랜드, 스페인, 독일 등 8개 국가 2만8000명 이상의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연설한 700만 건 이상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언어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일일 기온을 기준으로 연설문을 분류했다. 온도는 0도에서 27도 사이를 3도씩 간격을 두고 구간을 설정했고, 12~18도를 가장 편안한 영역으로 설정했다.
결과는 높은 기온이 언어의 복잡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기온이 24~27도 구간과 27도를 넘어서는 온도에서 정치인의 언어 능력이 크게 감소하여 언어의 복잡성과 언어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반면 18~21도 사이에서는 유사한 현상이 있기는 하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에 온도가 낮았을 때는 이런 부정적인 언어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언어능력의 저하는 인지, 사고 능력과 밀접하므로 연구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가 전반적인 정치 메커니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즉, 다른 집단보다 입법상의 의사결정, 예산계획 등의 복잡한 과정을 다루는 정치인들의 뇌 기능이 기후로 인해 저하된다면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7/29/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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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2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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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4조 취지 저버린 대북방송 중단(2527)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북 유화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와 대북 전단 살포 단속, 표류해온 북한 주민의 해상 송환에 이어 국가정보원의 대북 방송까지 중단시킨 것이다. 국정원이 관리해온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 FM’ ‘K뉴스’ 등 라디오 방송과 국정원의 대북 TV 방송이 지난 6월 5∼14일에 걸쳐 모두 송출을 멈췄다. 이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가 지난 22일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이다.
국정원의 대북 방송 역사는 50여 년이나 된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도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현 정부가 상당수 국민의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남북한 주민의 소통과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해 온 대북 방송을 ‘일방적으로’ 끈 것은 유감스럽다. 이런 조치는 진보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도 없었다. 필요성을 인정한 까닭이다.
대북 방송은 북한 주민의 ‘알 권리’와 정보접근권 개선의 중요한 수단이다. 이를 중단할 경우 북한 주민은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의 관영 매체로부터만 정보를 접하게 된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눈뜬 ‘맹인’으로 살아가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작금 휴먼라이트워치나 세계기독연대(CSW) 등 유수한 국제 인권단체들은 북한 주민의 인권 의식(awareness) 제고를 위한 조치로 관련 국가 및 비정부단체들에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한 정보접근권 개선 노력을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도 여러 차례 정부에 유사한 권고를 한 바 있다.
지금도 남북한은 정전(停戰) 상태에 있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라고 주장한다. 불안한 평화가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물밑에서는 치열한 정보전과 사상전 및 심리전이 진행 중이다. 대북 방송은, 핵·미사일 등 북한의 전력이 우세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비대칭 무기’라는 측면도 있다. 국가정보기관이자 국가안보기관인 국정원이 북한의 상응하는 조치 없이 우리의 심리전 수단을 스스로 포기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그간 쌓여온 불신을 녹이려면, 또 북한의 호응을 견인하려면 ‘먼저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지 모른다. 물론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놔야 하고, 계속 문을 두드릴 필요는 있다. 하지만 지난 시기 남북대화 및 교류 경험에 비춰 북한의 선의에 기대는 ‘선공후득(先供後得)’ 논리는 더는 타당하지 않다. ‘호혜의 원칙’과 ‘동시 이행의 원칙’에 입각해 서로가 만족하는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올바른 접근법이다. 과거 동서독은 1986년 문화협정 체결과 상호 방송 개방 조치를 통해 평화적 통일의 물꼬를 텄다. 7/24/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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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2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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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배움의 의미(2526)
“제가요? 왜요? 굳이?”
요즘 MZ세대 학생들이 자주 내뱉는 말이다. 나서기 싫고, 책임지기 싫고, 감정 소모를 피하려는 태도가 이 짧은 질문들에 압축돼 있다. 이는 무책임이라기보다 자기 보호의 언어다.
“왜 이걸 해야 하죠?”
“이게 내 삶과 무슨 상관이죠?”
끊임없이 묻고, 주저하고, 때로는 멈추는 태도는 오늘날 교육이 더 이상 삶의 방향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초 미국 서부의 한 명문 사립대 교수와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그녀는 미국에서도 대학 교육의 유용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부담이 큰 명문 대학 대신 커뮤니티칼리지를 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그렇다면 왜 여전히 많은 학생이 수만달러의 학비를 감수하면서 이 대학에 다니는 걸까요?”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교육의 질과 명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네트워킹 때문이죠.”
이 답은 대학 교육의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무엇을 아는가’보다 ‘누구를 아는가’가 더 중요한 공간, 삶의 본질을 탐구하기보다 인맥과 기회를 얻기 위한 통로로 변질된 교육. 만약 교육이 사회적 자본을 재생산하는 장치에 머문다면 불평등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답을 가르치던 시대를 넘어야 한다. 기술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사회는 예측할 수 없으며, 삶의 기준은 각기 다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방향이다.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루 프레이리는 “교육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도구이거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도구가 된다”고 했다. 교육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할지, 바꾸는 힘이 될지는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교육은 단지 능력을 기르는 일이 아니다. 지식을 전달하기 전에 존재의 이유를 묻는 일이어야 한다. 나는 누구이고, 왜 배우며,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 질문이야말로 진짜 배움의 출발점이다.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감수성, 공존을 위한 상상력,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지탱하는 내면의 힘. 이런 배움은 시험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결국 한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문제를 푸는 시대다. 더 이상 인간이 도구처럼 훈련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즉 존재 이유를 탐구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나 아닌 세계에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교육은 좋은 직장을 위한 통로가 아니다. 교육은 삶의 방향을 묻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방향이 흔들릴수록 교육은 더욱 본질에 가까워져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잘하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치는 일이다.7/23/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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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2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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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국가론’ 극복할 통일방안 세우자(2525)
한국이나 일본의 정치외교사 자료를 찾다 보면 필자가 종종 ‘정책의 고고학’이라고 일컫는 현상을 발견할 때가 있다. 즉 어느 시점에서 정부가 결정한 주요 안보정책의 기원을 따지다 보면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는 것이다.
그런데 남북한 간의 분단 상태를 몇 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해소하면서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는 발상은 1970년대 초반으로 그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박정희정부 당시 외무부 장관에 임명된 김용식은 그해 8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남북한 통일방안에 대해 3단계 접근방식을 밝힌 바 있다. 제1단계에는 적십자회담을 통해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제2단계에서는 물자교환, 인적 왕래 등을 통해 비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고, 제3단계에서는 통일문제 등 정치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김용식 장관은 그의 회고록에서 자신의 3단계 방안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했고, 이에 힘입어 1972년과 1973년에는 미국 프레스클럽 및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도 이 방안을 소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였던 김학준도 1970년대 중반 한반도 3단계 평화론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세계적인 평화학자 요한 갈퉁이 제안한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 개념을 원용하여, 제1단계에서는 남북한이 동시 유엔 가입이나 교차 승인을 통해 소극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제2단계에서는 남북한 상호 불가침 협정이나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평화를 제도화하고, 제3단계에서는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적극적 평화를 구현할 것을 제안한다. 한반도에 적극적 평화가 구현되면 통일의 열매가 맺힐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1980년대 접어들어 북한이 고려연방공화국 통일방안, 즉 남과 북이 각각 자치를 행하면서 국가연합을 통한 연방국가를 형성하자는 방안을 다시 제기하자, 당시 전두환정부는 ‘민족화합 민주통일 방안’으로 이에 응수하였다. 이 방안도 크게 보면 단계적인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최초 단계에서는 남북한이 기본관계협정을 체결하여 상호 불가침 약속하에 교류 및 협력을 증진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남북한 대표들로 민족통일협의회의를 구성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 협의회에서 제정하는 통일헌법에 따라 의회와 통일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요컨대 현재 우리의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70년대 이래 우리 정책결정자들과 전문가들이, 한편으로는 북한의 통일방안에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이나 유엔헌장 등에서 규정하는 국가 간 규범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만들어온 집단지성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통일방안이 현재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3년 말과 2024년에 걸쳐 북한 김정은 정권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면서, 통일을 향해가는 잠정적 특수관계로 남북관계를 규정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사실상 폐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북한의 정책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현재 우리의 대북정책이나 안보정책상 중대한 과제의 하나이다. 일각에선 두 국가론을 수용하자는 견해도 제기되고, 다른 편에선 아예 흡수통일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있다.
어떻든 북한의 주장처럼 한반도를 적대적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우선은 대화와 접촉을 통해 공존적 관계를 회복하고, 이어 교통망 연결이나 물자 교류 등을 통해 연결적 관계를 만들고, 종국에는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가는 통일비전의 재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극복하면서, 우리의 통일비전을 재확인하는 집단지성의 노력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7/22/25/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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