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hanhhj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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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이 설레였고 좋아했고 사랑했다. 우리는 많이 두려웠다. 이 감정이 언젠가 떠날 것을 알고 있었고 당연한 것을 당연해서는 안될것처럼 서로 더 조심하고 감춰버렸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절대로 견딜 수 없는 일들을 우리는 견뎌냈는데, 작은 돌맹이 하나에 와르르 무너졌다. 위태롭게 쌓아올려진 감정이였던걸 그제서야 알게됬다. 사실 나는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아닐거라 다시 견고해질 수 있을거라 믿고싶었다.
헤어짐을 말하면서도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 순간에도 사랑받고 있었다. 헤어지잔 말을 할 자신이 없어 그에게 떠넘긴 비겁한 나를 아직도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날 우리는 밤을 함께 보냈고, 내내 우리가 헤어져야하는 이유를 찾았다. 상처받고싶지 않았지만 나는 무너졌다.
지겹도록 이성적이고 냉정해보이기만했던 그는 내 앞에서 눈물을 보였고 달래주는 내 품안에서 바듯이 떨고있었다. 이별이란 단어에 점점 근접할수록 우리는 서로를 더욱 찾았고 그 속에서 안정을 찾았다. 그럼에도 그는 헤어져야했다.
그렇게 사랑하면서 우리는 왜 헤어져야했을까. 나는 어떻게서든 이 감정을 지키고싶었고 몇번이고 잡았다. 결국 그는 말할 수 없었고 나는 내려놓았다. 그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쩌면 그는 끝까지 내가 잡아주길 바랬던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그가 상처받지 않길 바랬는데, 결국 나는 자신을 보호해야했다. 시간을 더 줄 자신이 없었고 내 감정은 난도질당했다. 사랑이란 감정을 지키기위한 내 노력이 그를 더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에 나는 결국 그에게 또 헤어짐을 고했다. 헤어지고 또 헤어졌다.
서로를 향한 사랑이란 감정이 우리의 의도와는 정 반대로 서로를 더욱 아프게했다. 왜 이토록 우리는 어긋나게 된걸까.
어쩌면 나는 그를 지키고싶었던게 아니라 그에 대한 내 감정을 지키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이토록 좋아할 수 있다는 내 소중한 감정에만 사로잡혔던 것일수도 있다.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기 위해 헤어져야한다.
아직도 내 앞에서 자고있는 그의 모습, 목소리 눈코입 살결 향기 모든게 생생하다. 아직도 앞으로도 살아 숨쉬는 기억들이 나를 많이 괴롭힐 것이다. 그도 나만큼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헤어져야한다. 우리는 독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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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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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시작부터 정신없이 달렸다. 새해가 채 밝기도 전에 3일간의 시험을 치르고, 미친듯이 놀았다. 지금도 놀고있다. 격주마다 서울에 올라갔고, 라오스도 다녀왔다. 어쩌면 두번다시 내 인생에 찾아오지 못할 호시절이 지금일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나는 임용에 합격했고, 초등교사가 될 자격을 받았다. 아직까지 이 미지의 시험 영역의 채점 기준을 도대체가 알 수가 없으나. 뭐 나에게 자격이 있다고 한다.
내 삶에 있어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그대로인데 합격통보를 받은 그 순간부터 아버지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졌다. 선생이 됬으니 선생답게 살라신다.
나는 나고 나는 난데 말이죠. 선생다운 사람은 도대체.. 교사는 어때야 하나요? 교과서적인 삶은 저와 맞지 않은 옷입니다만.
아직 잘 모르겠다. 1년동안 피터지며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들은 교사가 되기 위한 단 한 톨의 발판도 마련해주지 못했다. 아 하나 있네, 인내심? 나 참..
아 달라진게 딱 하나 있다. 3월 2일부터 나의 모교에서 두달간 근무하게 된다는 것. 6년동안 배우고, 지금의 친구를 만났던 그 곳에서 학생이 아닌 교사로서 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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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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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의 긴 레이스를 달리고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기엔 일주일이 너무나 짧았지만 또 충분했던것 같기도 하다.
최선을 다했다곤 자신있게 말 못하겠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 결과는 참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지만,
세상은 결과일 뿐이다.
많은 것이 조심스러워졌고 또 다시 움츠러들게 됬다. 겨우 손에 쥐어진 것들을 참 많이도 놓친 것 같다.
장난스레 이번에 떨어지면 다른 진로를 찾을거라 말하곤 했는데, 사실 조금 진지하다.
외워지지 않는 책을 붙잡고 찌질하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넌 뭘 위해서 이렇게 하냐고 나 자��에게 끊임 없이 물었다.
대답을 아직 하지 못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 직업을 갖기 위해서? 자기 만족?
시험과 함께 보낸 24살의 끝에서서 나를 다시금 벗겨보았다.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지 않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한 삶 이라는 것이 참 쉬운 것 같은데 나에겐 왜 그리도 어려운 일일까. 그래서 번번히 실패만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예전과 달라진게 있다면 나를 더 잘 감출 수 있게 됬다는 것? 참 많이 힘들었는데, 웃으면서 덤덤히 말할 수 있게 된 그정도
분명히 25살의 내가 26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회상하며 그때 진작 그럴걸..이라 또 후회하겠지.만 지금의 나로선 어찌할 방도가 없네. 24살이 처음이라서, 오늘도 내일도 처음이라
일단은 직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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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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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시절 들었던 옛 노래들이 떠올라 오랜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을 어느 정도 예상 했을까. 이 어두컴컴한 수험 터미널만 지나면 모든 근심과 걱정을 태울만큼의 광명이 내 머리 위에 드리울 것만 같았던, 그 순수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수능 실패와 집안의 반대로 재수를 할 수 없게 되어 주어진 선택지는 수중에서 공중분해되어 버렸고, 타인에 의해 쓰여진 대입지원서로 들어오게 된 대학교. 가 하필 교육대학교였다. 정말 많이 방황했다. 그 나이의 모든 대학생이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뇌로 인해 겪는 방황이었음에도 ‘교대생이’ ‘선생 될 사람이’ 라는 주위의 시선과 손찌검에 나는 원망했다 나를 자책하고 채찍질했다. 그랬던 내가, 나는 절대로 이 학교에서 졸업하지 않으리라 소리쳤던 내가. 졸업을 한다. 19살 때부터 지금까지 돌이켜보니, 나 참 먼 길을 힘겹게 걸어온 것 같다. 괜히 어렸던 내 자신이 측은하고 가여워서 눈물이 핑 돈다. 4학년 교생 실습은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었던 나 자신과의 싸움을 풀어줬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했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즐거웠다. 다만 하고싶은 것이 많았을 뿐이다. 교대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유독 길게만 느껴졌다. (대학생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나는 다시 이 학교를 지원할 것이다. 후회는 없다. 다만 좀 더 빨리 깨우쳐 대학 생활을 열심히 했더라면 .. 만약 내가 교대역 앞에서 21살의 나를 만난다면 다짜고짜 붙잡고 “정신 차려! 딴 생각 하지말고 학교나 잘 다녀!” 라고 소리칠 것 같다. 이 학교에 들어왔기에, 나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넌 어떤 사람이야? 라는 질문에 머뭇거리기만했던 내가 이제는 당당하게 게 다 가 위트있게 대답할 수 있다. 더욱이 방황하던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준 이들. 혼자하는 임용공부가 힘들진 않을까 모든 자료와 꿀팁을 전해주고, 힘들 때마다 밥은 물론 술까지 턱턱 사주는 멋진 선생님들. 나의 동기. 들이 내 동기임이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낯설고 어려웠을 나를 챙겨주고 보잘것 없이 나이만 먹은 나에게 , 그렇게 부르지말라고 빌고 빌어도 ‘선배'라고 깍듯이 대해주고 철없는 나랑 놀아준.. 후배들까지. 다들 많이 고맙고 그리울 것 같다. 좋은 교사가 되는 길만 남았다. 교사는 어떻게든 되겠지만,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길은.. 아마 결승점 없는 레이스일 것 같다. 고3의 나처럼 지금 나도 교사가 된 내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생각을 할지 단 1%도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어찌한 이유로 교단의 길을 접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늘 그렇듯, 모진 풍파와 시련이 닥쳐도 우리네의 삶은 그것이 끝나는 어느 지점, 한 레이스를 끝내는 바로 그 지점에서는 행복하고, 보람차고 떳떳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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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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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아픈 치부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우리는 그간 서로 많은 것을 감추고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구나. 다들 행복하자 다 잘될거야 라며 서로를 위로하면서 혹시나 하느님이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실까 라는 헛된 기대를 품으면서 더 크게 또박 또박 뱉어냈다. 2. 우리 셋을 아프게 한 것들 중 가장 큰 것은 '나만 힘든게 아니니까.' '다들 똑같이 힘들고 아프니까.'였다. 다들 힘들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픔을 꾸역꾸역 삼켜내는 것은 스스로를 강하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더욱 매몰차게 그리고 병들게 한다는 것. 을 24살이라는 나이가 익숙해질때 쯤 알게 되었다. 우리 셋 모두. 3.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누군가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으면서 도움을 요청해야했다. 내 고통과 상대의 고통을 견주면서 자신이 겪는 고통을 예사라 여기고 방치한 것. 4. 동시에 누군가 자신의 고통을 힘겹게 꺼내었을 때 그것을 너만 아니라 모두 겪는 일이야. 다 똑같아. 너만 힘든게 아니다. 라며 인생을 세번 정도 살아본 마냥 구는 무례하고 건방지게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5. 사실 며칠 전 똑같은 이유로 누군가와 다��� 적이 있었다. 정말 사소한 대화에 위와 같은 말을 내뱉는 그 사람에게 참을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올라 너도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는 저주를 내뱉으며 전화를 던지듯 끊어버렸다. 별 것 아닌 것에 예민하게 군 내 자신이 밉고 후회스러웠는데, 화가 났던 이유를 오늘 알게 된 것 같다. 6. 그런데 우리는 매일을, 순간 순간 자신에게 수도 없이 그 말하고 있더라. 다 힘들다, 어리광 부리지마라. 타인에게 들었을 때 이렇게 화나는 말을 왜 내 자신에게 매일 소리치고 타박했을까? 7. 우리는 모두 자신에게 큰 죄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를 좀 더 사랑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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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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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기린이 되었다. 만져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정장수트의 촉감이 느껴졌다. 나는 기린을 부여잡고 아버지, 아버지 맞죠? 라며 울부짖었다. 잿빛색의 깊은 눈으로 기린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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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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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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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열정을 세상이 감당해내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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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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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 스무살 무렵에 시작했던 텀블러에 어느새 스물네살이 되어버린 내가 글을 끄적이고 있다. 그간 나는 머리 길이도 색도 얼굴도 몸도 마음도 많이 변했는데 이 공간은 참 여전해서, 들어올때면 늘 스무살 그 때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2. 변명할 수 있는 1월도 지나고 어느새 2월이 왔다. 가만히 있는 것이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시기. 기분 좋은 약속들도 걱정의 추를 메달기 시작했고, 미친듯이 하기엔 이르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아서도 안되는, 적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고집해왔는데, 꽉막힌 독서실이 유난히 목을 조여 오고, 묵언의 길이 자꾸만 어긋나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다. 이크 3. 어제도 하루를 버려버리고 오늘도 버려버렸다. 두렵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두 번의 실패는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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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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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속에 천천히 연소되어간다. 창을 때리는 찬 바람을 외면하듯 깊고 긴 우물 속으로 파고든다. 흐느끼는 옷감들이 본래의 색을 잃어가고 널브러진 자아는 약에 취해 동공이 열린다. 겨울은 나를 자조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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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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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싶어서, 친구의 소개로 책방에서 운영하는 영화 소모임에 들었다. 낯을 가리는 편도 아니고 특히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의 모임이라는게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가입을 했다. 내 인간 관계에 대한 회의를 느껴서도 아니고 단지, 가까운 지인을 내 곁에 두고 싶었기 때문에 2. 넓다면 넓지만 오롯이 ‘친구들'로만 엮여있는 한정된 인간 관계에 어느 순간부터 현기증을 느꼈다. 친구들에게는 말 할 수 없는 여러 주제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의 부재가 올해들어 부쩍 나를 찔러댔기 때문에, 나로선 이 영화 모임에 가입했다는 그 자체로 큰 용기이자 올 한 해 손 꼽힐 정도의 큰 사건이었다. 3.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다.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줄곧 여겨 왔는데, 다른 범주의 낯을 지독하게 가리는 사람이었다 나는. 첫 인상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 잡지 못하는 사람에겐 '무 관 심'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낯선 이들과 깊어질 기회가 찾아와도 그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을 먼저 따지고 있었고, 결국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나에게 있어 더욱 유용하단 판단을 내렸다. 4. 나 되게 냉정한 인간인가. 스스로 내 사람과 내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본능적으로 가려내고 있었다. '내 사람'이란 범주에 속한 이들에겐 한 없이 관대하다. 설령, 약간 과장을 섞어서 나를 칼로 찌르더라도, 미안하단 말 한 마디면 그들을 용서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범주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들을 마주할때 나는 단지 시종일관 환한 웃음으로 위장하며 그들 한명 한명을 읽어내고 단정짓고자 몹시 바쁘게 움직인다. 그래서인지 영화 모임에 참석하는 날이면 한 시간만 있어도 급격한 피로에 당장이라도 도망쳐버리고 싶어졌다. 숨이 너무 차올라서 5. 관계 고자인가, 대인 기피증? 심각한 고뇌에 빠졌다. 그냥 난 이런 사람인가보다. 새로운 것보단 익숙한 것.을 갈고 닦는 것이 훨씬 좋다. 이상하게, 옷도 영화도 책도 뭐든 늘 새로운 것만 고집하면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만은 그렇지 않다. 6. 나의 이런 성격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인 것인지, 세상이 나에게 이렇게 두꺼운 갑옷을 입혀준 것인지 잘 모르겠다. 관계 네트워크망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혀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신뢰'만이 진짜라고 믿으며 그 신뢰를 키우지 않은 사람에겐 철저하게 방어태세를 갖추게 된 것 같다. 7. 그런데 과거의 모든 내 사람들도 분명히 신뢰가 싹트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인데, 그땐 어떻게 내가 그랬지? 8. 사회의 냉정함과 개인주의라는 때깔 고운 이기심을 입고 있는 사회에 동조되어 사회의 문을 열기 전까지 지니고 있던 그 순수성을 상실해 버렸기 때문일까. 9. 정말 순수를 잃은 이유일까. 정말 나 순수함을 잃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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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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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사랑은 건강한가요? 격정적인 로맨스 속에 나오던 뜨거운 사랑이 지금도 여전할까요. 아님 제가 사랑이라는 환상을 심어 의미 없는 회의를 느끼고 있는걸까요. 
 누군가를 미친듯이 기다리며 숨이 턱 턱 멎어버릴 것만 같던 그 순간의 시간이 너무나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우리에게 있어 연애란 어떤 의미일까? 그 사람의 눈을 마주하고, 그의 목소리에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싶을 때.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지고, 비밀을 공유하고 싶어질 때. ‘연애'하고 싶다. 라는 말을 흘리게 된다. 
사랑하게 됬기에 그와 연애하고 싶다. 연애. 연애를 위해선 분명 사랑이 싹트기까지 짧고도 긴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연애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고 빠르다. 화려하게 꾸며진 이성의 겉모습에 취해 상대를 소유하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사냥하듯 그를 거머쥔 후엔 전리품을 자랑하는 듯 개인의 sns에 자신의 ‘것'이 된 그를 사랑으로 위장한 사진 한 장을 업데잇. 상대를 잘 알기도 전에, 아니 티끌 만치도 모른 채 그저 사진 몇 장으로 그들은, 우리는 아담과 하와가 된다. 시간은 흐르고 서로의 허물이 서서히 벗겨지고 나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게 되면 이별이란 버튼을 누른다. 마치 아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게임을 한 판 하고 종료 버튼을 누르듯. 곧 죽어도 좋을만큼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진 몇장을 단 몇 초만 투자하여 수고롭게 지우기만 하면 그들의 연애 게임도 정말 끝이 난다. 오와우 시작이 쉽고 빨랐던 만큼 종료도 빠르다. 자극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우리들. 사랑이 패스트푸드는 아닌데, 이게 인스턴트 음식이랑 다를게 뭐야?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모든 것이 빠른 이 시대에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편리함과 혜택을 온 몸으로 누리는 21세기를 살아가지만, 끝 없이 공허하고 외로운 이유는.겪어 보지도 못한, 그저 말로만 듣던 과거에 대한 향수가 치밀듯 올라온다. 내가 연애하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재산이나 부의 상징이 아니지 않는가. 외로워서 ���군가를 찾는 것은, 너무나 배가 고픈데 요리하긴 귀찮으니 햄버거나 한 입 베어 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 우리의 사랑이 이런 것은 아니었는데, 아 아 우리네의 사랑은 언제부터 이리도 추악해졌는고. 10년 뒤를 살아갈 젊은이들 50년 아니 100년 뒤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우린 고결한 사랑을 물려줄 수는 있을까요. 진짜 사랑을 하며 살아요. 다들 알잖아요. 그의 숨결이 내 머리칼을 한 가닥만 쓸어도 터질듯한 그 마음. 살결이 조심스레 닿으면 눈물이 쏟아져버릴 것만 같이 행복하고 황홀한 그 사랑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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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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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연말의 아쉬움과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 또한 그 크기가 점점 작게 다가온다. 작년 이맘때 쯤 다가오는 2016년을 바라보며 다짐했던 것들을 잘 이뤘는가. 이렇게 또 물 흐르듯 하루 하루를 낭비하며 1년을 버린 것만 같아 관절염에 걸린 듯 뼈가 바스라져 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다. 새로운 다이어리와 노트를 사며 조금은 깨끗하고 발전된 나를 계획하기 위했던 작은 노력들도, 올해는 왠지 모를 부질 없음에 다이어리를 사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도 늘 그래 왔듯이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걱정과 두려움이 더 크다. 낯선 이들과 보내야 하는 마지막 학기와 내 인생의 두번째 대사인 임용고시 때문에, 곱씹어 보니 지난 3년 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도망치고 숨는 스킬만 매년 업그레이드 해온 것을 제외하곤 아무 것도 없다. 지금 내가 하는 걱정들과 후회들도 사실 곧, 12월 31일이 되면 리셋 될 것이다. 여느 날과 다름 없는 하룻밤이지만 눈만 감았다 뜨면 1월 1일. 또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또 다시 자위하며 챗바퀴를 달리기 시작하겠지. 그래도.! 적어도. 2017년의 챗바퀴는 조금 더 단단하고 견고한 것이길 바란다. 데헷. 괜찮아 다 잘 될거야 할 수 있어. 라고 한 마디 던져주세요. 나 그럼 정말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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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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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해도 알지?'라는 말은 비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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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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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도 하고 싶은 말도 없다. 뼛 속 깊이 절망만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소리내보고 발버둥쳐봐야 권력이 드리우는 그림자만으로 침체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순간의 선택과 판단이 대한민국의 존속에 직결되어 있음에도 또 몇몇은 정치적 이권을 위해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너무나 통탄스러운 이 현실 속에서 저려오는 절망은 그에 대한 나의 무지와 무능이다. 아, 나는 개 돼지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대한민국에 속해 있는 구성원으로서 개 돼지임을 시인하게 되었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분명 모두들 반성하고 각성하여야 한다. 나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았었다 한들, 몸과 마음이 자라듯 정치적 신념을 키우지 못한 것은 확실한 죄다. 명백하게 잘못 되었고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들, 나는 어떠한 말도 어떠한 행위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고, 발설해서도 안된다. 정치의 무지, 역사의 무지를 안고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감정만으로 움직인다면 난 또다시 그림자들의 계락에 놀아나는 개 돼지가 될 뿐이다. 분명하게 내가 소신껏 말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무지를 알고 눈을 떠야한다. 수백만 행렬 속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의 퇴진을 소리 높여 외치는 것도 목적 없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끓어오르는 분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라도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반성하고 피와 땀의 결실로 우리가 쥐고 있는 주권을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 분노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가슴 깊이 울렁이며 곧 터져버릴 것만 같은 끓는 눈물들도 입술에 피가 고일지언정 참아내야한다.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판단력이 굳어질 때까지.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 아버지의 극보수적 정치 사상을 밥먹여주듯 곧이 곧대로 받아 먹기만 했던, 여지껏 무지하고 수동적이기만 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다. 곧 교단 앞에 서게 될 나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초등학생도 이해하지 못하는 말도 안되는 이 상황 속에서 조차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끊임없이 길러야 할 것이다. 당장 내 눈앞에 놓여 있는 것은 초등교육과정 총론과 각론 뿐이지만, 부조리한 세상 속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주역들과 다음 세대가 걸어 나갈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고 생각해야 한다. 23살이란 나이가 아직 한 없이 어리다 해도, 이제는 더 이상 어리지 않을 나이다. 내 소신을 자신있고 힘있게 토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은 갖추어야 할 때이다. 모두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무관심과 무능이 초래하는 영향이 이번 사태와 같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을 것이다. 국정 교과서에 새로이 인쇄될 역사 속에서, 앞으로 또 터져나올 상식 밖의 충격적인 사건들과 진상들을 객관적으로 읽고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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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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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약 2년간 해왔던 과외를 마치며, 곧 성인이 될 과외생과 미래의 계획을 짜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상했던 것 처럼 과외생은 아무런 계획도 짜지 못하였기에 대학 입학 전까지 한달에 한가지라도 적어보라고 하였더니, 역시나 아무런 계획도 쓰지 못하더라. 
이제 너는 더이상 시간표 인생이 아니야, 마냥 성인이 된다는 기대에 부풀어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것은 이제 시작될 네 인생의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게 될 것이야. 라고. 
모든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의 대가는 언제 불어닥칠지 모른다고. 
20살부터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을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뱉으며 노트 위에 나의 계획을 써 보았다. 단지 계획은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이런식으로 해 보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11월엔 서울에 놀러갈거고, 12월엔 열심히 놀거고! 1월부턴 임용준비를 해야지. 2월도, 3월도 .. 9월도.. 내가 만약 경기도를 친다면 어떻게 될 것이고, 대구에 남는다면 어떻게 되겠지.? 
참 내가 이런 과제를 과외생에게 내주었다는게 부끄러웠다. 당장 나도 놀궁리를 제외하곤 당장 앞날을 계획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두시간 내내 떠들던 ‘주체적인 삶’ 따위는 임용이라는 시험에 묶여버린 박제된 2017년의 무기력한 내 삶을 보여주기만 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웅크림이라고 충분히 여길순 있다. 그러나 이 길은 내가 원하던 길이 아님을 과외생도 나도 알고 있었다. 동시에 수 많은 선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내가 어느 지역을 택하느냐는 내 인생에 있어서 어쩌면 수능보다 더 큰 분기점이다. 이 크나큰 선택을 내리기 전까지 난 미래의 계획은 커녕 예상조차 할 수 없다. 결국 과외생의 노트 위에 빨갛게 그어진 내 계획은 11월에서 반점을 찍었고,(혹은 온점)그 뒤에 몇 개의 가지만 쳐둔채 펜을 내려놨다. ‘아직은 너도 나도 어떠한 선택을 내릴 힘이 없는 것 같아. 내가 좀 더 일찍 태어났단 이유로 선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만났지만, 우린 똑같이 둥지 속에 있을 뿐이야.’ 입 안속에 꽉 담아두고 과외생의 집을 나섰다. 마음이 꽉꽉 저며왔다. 칠흑같은 어둠이 아득했다. 한숨이 형체를 띄기 시작해서 마음대로 내뱉을 수도 없다. 내 인생의 대주제를 정해야 한다. 제목없는 이야기는, 그저 잡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머릿속의 대주제와 지금 내가 새겨온 소주제가 너무나 상충된다. 이야기야 단지 지우고 수정하면 되지만, 인생은 보이지 않지만 깊고 정교하게 ‘새겨진’ 것이라, 지울수가 없다. 본의 아니게 새겨진 이 소주제들로 나는 대주제를 내걸지 못하고 있다. 대주제를 먼저 새겼어야 했는데, 소주제를 먼저 새겨버린 큰 실수를 범했다. 어긋난 순서로 인한 나비가 끝도 없이 날갯짓한다. 새벽의 기나긴 한숨으로 또 다시 아침의 안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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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hhj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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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주일이 휘리릭 지나갔다. 그런저런, 다소 광적이고 기복이 컸던 2. 우울의 무기력은 이겨냈는데,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무기력이 또 찾아왔다. 내 어깨를 지그시 누르는 정체를 파악하기는 커녕 요 아일 짊어지고 1년동안 무겁게 지내야 할 생각에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3. 좋은 것은 언제나 가끔씩 찾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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