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oav
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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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11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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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8. 2023
낮에는 찬 바람에 열을 식히고
밤에는 옷깃을 꼭 여미우는 이상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위선이라는 단어가 머릿 속에 불현듯 떠오를 때면
나는 그에 얼마나 부합하나 괜히 따져본다.
쓸 데도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 모난 구석 많은 나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인간이 원래 그렇지 않나 하는 환원적 사고에 빠지기도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와중에서 행복을 느끼고
대부분 권태로운데 희망차고 밝을 앞 날을 기대하기도 한다
오락가락 하는 것이 재미있다.
기를 쓰고 해결하고 싶지는 않은 작은 불편함을 몇 가지 이고서
늘 그렇듯 흘러가듯이 살자.
마음에 안드는 말을 들으면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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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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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6. 2023
사랑이라는 무식한 감정이 나를 바보로 만든다.
그것은 내 자아와 씩씩한 정신을 무뎌지게 하고선, 기어이 나를 베어놓는다.
사랑 앞에서 그저 나약해지고 말아버린 거울 속 내 모습은 어린애 같은 인간처럼 보인다.
거칠어져버린, 나의 사랑하는 그 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까칠히 내뱉으면
나는 내 사고의 뼈대를 부수어
결국 만들어낸 작은 틈에 그것을 욱여넣는다.
나는 이물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불편을 묵인하고서도,
나를 죽이라 하는 그의 말에 또 나는 나를 죽인다.
온통 찢어발겨진 내 마음에
사랑은 대충 밴드나 붙여놓고 없던 일로 하자고 한다.
머리는 이 모든 과정이 건강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랑은 그래도, 괜찮다며 무정히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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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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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3 JAPAN 🇯🇵
The street of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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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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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기 좋은 수필 한 권과
샷 추가한 그란데 사이즈 카페 라떼
글의 형태를 띠는 나의 민낯 수첩과
최근에 수리를 맡기고 찾아온 목걸이
그리고 방금 헤어진 사람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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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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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4일의 일기
말도 안되게 부끄러워 어디서든 숨겼던 나의 과거를,
말도 안되는 우연으로 알게 된 그이다.
것도 다른 사람의 입으로.
내겐 무섭고 공포스럽기만한 세 낱말을 그가 뱉은 순간,
나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주저 내려앉았을 뿐이었다.
그는 상처만 가득한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모든 힘을 다해 나를 돕겠다고 말한다.
나를 의심하지 않지만 종종 궁금할 때 묻겠다고 한다.
가장 슬프고 단호했던 결정을 덤덤히 이야기했을 때는,
“내 여자친구 다이아몬드였네.
다이아몬드도 원래 흙 속에서 시작해.“
하며 위로했다.
나는 이번만큼은 어른 행세는 그만 두고,
다이아몬드라는 말에 좋아하는
어린이가 되어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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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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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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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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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조금인 듯 아닌 듯한 양에
바닐라 시럽은 가는 실 굵기 정도로 쫄쫄 5초간
얼음은 넣지 않는다
일회용 빨대로 우유와 시럽이 잘 섞이게끔 젓는다
중간 크기의 거품 대 여섯개가 보이면 좋다
그리고 진한 풍미의 원두를 사용하여 19~22초간 커피를 추출한다
에스프레소를 컵에 따를 때는, 벽에 타고 흐르게 하여 뜨거운 온���가 우유의 차가움과 바로 섞이지 않게 한다
립스틱 자국을 마구 묻혀가며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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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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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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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oav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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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펑펑 내렸다.
올 겨울 처음으로 이리 펑펑. 팡팡 내리는 눈을
바깥 창 너머로 지켜볼 뿐이었다. 일하고 있었으니까
온 몸으로 눈을 느끼는 것은 고사하고 그냥 밖에 나가 구경이나 하며 담배나 한 대 태우고 싶었다.
금세 그치더라.
오늘은 내가 너무 필요하다던 그의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래놓쿠 카톡도 씹고 모진 말도 해서 미안해.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람을 점점 이해하고 있다.
나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져서, 사랑의 힘일까? 생각한다.
오빠는 날 일찍 재우려고 했는데, 혼자서 ���땡이 피우느라 나 또 늦게 자고 내일 피곤할거야.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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