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dream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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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日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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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에 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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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2018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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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浮生若夢
요즘같이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글을 찾아읽는다는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는 나도 알고 있다.
영상은 판단할 필요가 없다. 영상에서 이미 모든 것이 판단돼 나오기 때문이다. 배경이 되는 세계나 무언가의 생김새, 이야기의 흐름과 그걸 바라보는 관점까지도 미리 준비해놓는다. 영화로 보는 해리포터에서 도비나 해그리드의 생김새를 상상할 필요가 없듯이, 사람들은 영상을 볼 때만큼은 '번거롭게 생각하는 일'에서 대부분 벗어날 수 있다. 하물며 콘텐츠에 대한 평가조차 댓글 몇 개를 훑어보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
반면 글은 너무도 고리타분한 콘텐츠다. 글로 쓰인 것 이외의 모든 부분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굳이 묘사되지 않은 부분을 독자가 채워넣고, 주인공의 표정과 분위기 따위에 일일이 창의력을 발휘해야만 그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이야기들은 정해진 입장이라고는 없이 불쑥 던져놓기만 한다. 어떤 사고회로를 통해 어떤 감정을 끄집어낼지마저 읽는 사람의 몫이 된다. 이렇듯 불친절한 글에 눈길이 가지 않고, 모든 걸 완성해 가져다주는 영상에 한결 흥미가 생기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원래부터 사람은 복잡한 것보다 단순명료한 것을, 까다로운 것보다 쉽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동물이므로.
그러나 나는 지나친 단순함, 반복되는 자극에 그만큼 쉽게 피곤해하는 것 역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창조에 관한 욕구가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유무형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제삼자의 이야기로부터 내 삶의 단면을 찾아 맞춘다. 만약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그저 '누군가가 잘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정말이지 무기력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당신이 그 총천연색의 영상들 사이에서조차 미묘한 공허감을 느끼는 사람이고, 그래서 매일 같이 굶주린 사람처럼 새로운 콘텐츠들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라면…… 나는 이 느리고 시대착오적인 글 뭉텅이가 부분적인 해답이 돼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뻔한 인생, 자명한 이야기 가운데서 '내가 어떤 걸 원하며 사는지'를 자문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려면 돈주고 산 소설을 읽고, 혼자 생각해야한다. 읽기를 싫어하는 몇몇에게는 상상만 해도 정말 귀찮고 짜증스러운 일이겠지만... 믿어주길 바란다. 우리 인생에 중요한 어떤 것들은 겉보기에 너무도 복잡하고 수고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막상 해보기 전에는 그 필요성조차 미리 깨닫기 어렵다.
적어도 내 생각에 당신은 난독증일리가 없다. 이 긴 글을 마지막 대목까지 읽어내려왔다면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동안 당신은 취향에 맞지 않는 글, 유달리 불친절한 글들을 만나며 어려워했을 뿐이다.
너무 늦지 않았다면. 부디 지금이라도 글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줘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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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2018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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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雪泥鴻爪
좋은 사람, 너그러운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아주 오래 싫어하는 것, 견디기 힘든 일 등을
일부러 감추고 드러내지 않았었는데
이젠 누구에게 어떻게 보이고자 하는
'나를 감시하는 시선'을 없앴다.
요즘의 나는 이건 이래서 싫고,
이건 이래서 견디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일일이 다 드러내지 않을 뿐.
힘든 걸 드러내지 않을 때는
표면은 고요하였으나 속이 시끄러웠다.
이제 조금도 담담하게라도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니
겉과 속의 온도와 소리 차이가 적어지는 걸 느낀다.
부정적인 감정표현이라고
다 화와 고성이 이어지는 건 아니다.
감정을 줄인 표현으로 기술하며
나도 그때의 나를 들여다본다.
올해에야 나는 나로 사는 일이 좀 괜찮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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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2018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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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浮生若夢
열아홉, 스물은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이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는 사람들을 사회과 강제적으로 성인으로 만드는 시기가 이때인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현실’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밀려온 충격에 조금쯤 남아있던 꿈이니 희망이니 하는 것들이 쓸려가고 나면 순식간에 ‘어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몇 달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다가 장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들은 하나같이 나를 놀라게 했다. 꿈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미 현실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꿈만 가지고 있던 선배들이 대학을 졸업하도록 아르바이트나 하며 백수로 지내는 것을 보면서 희망이란 결국 부질없는 것임을 알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다. 2년전 피자헛에서 그 친구의 생일파티를 하면서, 그날 그곳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면서, 나에게 ‘나중에는 정식 직원이 되어서, 언젠가는 꼭 지점장을 할 거야’라고 말했었다. 가능성 여부를 떠나, 그때 그 친구의 목소리는 희망으로 가득 차있었다. 작년쯤에는 미용을 하고 싶다고도 했었다. 오늘 그 아이는 미용을 해서는 ‘살아남지’ 못할 거란걸 알았다고 말했다. 성공하려면, 단순히 잘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남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이다. 꿈만 가지고 백명중 성공하는 한명에 들겠다고 덤벼들었다가 99명에 포함되어버리면 끝장이다. 결국 아무것도 아닌 인생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힘들고 처우도 좋지 못하지만, ‘안전’하다는 것이다.
일단 간호학과를 나오면, 취직이 되고, ‘30대 중반’까지는 버틸 수 있다. 그때까지는 결혼을 할 것이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개인사업을 해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도박은 보나마나 실패할거란걸 알았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그 친구의 성격 문제가 아닐 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년 전에 이미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으니 나보다 이년 먼저 현실을 알았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독서실에서 새벽 한 시에 나와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그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봤다. 그다지 도심이라고는 하기 힘든 곳인데도 별이 보이지 않았다. 별이 사라진 밤하늘은 열아홉살이 꿈을 꾸는것을 사치로 만들어 버렸다.
별이 사라져 어두워진 하늘만큼 달은 더 찬란하게 빛났다.
결국 세상은 이런 것이다. 가능한 길은 두가지 뿐이다.달이 되거나, 허공이 되거나 유일하게 살아남아서 빛을 내지 못한다면 수많은 어둠중의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꿈만으론 살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그 애는 울었다.
울다가 곧 울음을 그치고는 다시 웃었다.
살아남는 법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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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2018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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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白日夢
한동안 이런 저런 일로 바빴는데,
전에 쓰던 블로그를 곧 삭제할 예정이라
그 글들을 이 곳에 옮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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