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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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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점이 아닌 이웃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좁은 골목이 떠나가라 -의도한 것은 아니고 골목이 좁고 한옥이 방음이 안 될뿐이다- 늘 쫑알 쫑알 떠들던 보경, 경민 자매를 만난 건 이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다. 독특한 구조의 3층 건물 1층에 살던 보경이네는 건물 밖에 달린 작은 공간을 화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첫 만남은 이랬다. 이사 떡을 돌리려고 동네 시장 떡집에가서 김이 모락모락나는 시루떡을 사오고, 포장하고 리본을 묶고 이사왔다. 반갑다. 잘 부탁한다. 등의 평범한 내용이 담긴 카드를 썼다. 그리고 떡으로 돌리기 위해 벨을 누른 "아줌마"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보경이에게 인사를 하고 넌 몇살이야? 물었다. 그냥 물었으면 답을 기다릴 것이지 이어 물었다. "다섯 살?"그리고 나는 내년에 학교를 가는, 단순히 체구가 좀 작은 여아의 가슴의 금가는 소리를 내가 들은 것 같다. 보경은 유난히 작고 말랐지만 전형적인 딸 바보 아빠 -사실 보경의 아빠에게는 전형적인 이라는 수식어가 옳지 않다- 의 사랑을 듬뿍받아 자신감이 넘치고 활발하고 명량한 아이였다. 경민이는 언니보다 두 세살 아래였는데 늘 이름이 경민인지 민경인지 헛갈렸다. 
두 딸은 늘 밝고 아빠와 좁은 골목에 나와 노는걸 좋아했다. 작은 화단에 꽃을 바지런히 심었고 물도 열심히 주었다. 당근을 처음 심고 싹이 났을 때 자랑하던 그 눈빛이 아직도 선하다. 언제 우리집 마당에 와서 라면을 먹자고 했는데 그 약속을 못 지켰다. 라면 먹어도 되는지 허락 받고 먹어야 한다고 했더니 아빠가 저녁 차려주는 날 자주 먹는다고 괜찮다고 했다. 맞벌이를 하는 보경이네는 늘 ���장이 가까운 아빠가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픽업해 집에 데려오고 씻기고 저녁을 챙겨 먹이곤 했다. 
보경이 아빠는 주말이라고 게으름을 피우는 법이 없었다. 햇볕이 쨍한 날이면 아침 일찍 골목에 빨랫대를 세우고 빨래를 널고 아이들 우비를 빨아 널고 장화와 우산을 말리고 인형을 빨아 너는 살림쟁이 바지런쟁이 아빠였다. 차림은 대부분 반바지에 난닝구나 셔츠 차림이고 머리에는 까치집을 짖고 있었지만 몸은 늘 아이들과 집안일을 살피느라 바빴다. 퇴근길에 만나는 아이들을 아빠와 미용실에 갔고 주말 골목에서 만난 아이들은 아빠 자전거 뒤에 둘이 앉아 도서관에 다니러 갔다.
그리고 큰 딸 보경이가 학교에 갔고 보경이는 친구가 많았다. 아침 일찍 남자아이가 벨을 누르는 것도 아니고 '보경이 어머니' 하고 부르는 소리에 깨서 어이 없어 했던 적도 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아빠를 둔 아이들은 학년에 상관없이 같이 어울려 놀고는 했는데 그게 그렇게 보기 좋았다. 세대간의 배움은 커녕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형제 자매에게 배우는 것도 귀한 요즘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개는 이웃도 가깝게 하는 걸까. 살바토레가 오고 보경, 경민과 더욱 친해졌다. 우리집에 와서 같이 놀고 싶어했는데 매번 그것도 이런 저런 이유로 하지 못했다. 미안하고 아쉽다. 그래도 퇴근 후  살바토레를 산책시키고 있으면  '잠자리공원' -보경이가 그 곳 이름이 잠자리 공원이라고 가르쳐 주었지만 어디에도 그렇게 써 있지는 않다-  즈음에서 보경과 경민과 만나 같이 눈도 굴리고 썰매도 끌며 살바토레와 함께 논 적이 몇 번 있다. 보경은 살바토레는 뭘 좋아하냐고 묻고는 내가 요즘은 오리날개를 먹는다고 했더니 눈 위에 오리 날개를 그려줬고 경민은 질세라 두 번째로 좋아하는 당근을 그려주었다. 나무를 쥔 손이 시린 겨울이었다. 
다음 주에도 만나서 놀자 약속을 하고 그 다음 주가 오기 전에 보경이네 가족은 이사를 갔다. 보경이는 같이 놀면서 내년에 이사를 갈거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내년이 한 달도 안돼서 왔다. 이사날 번잡스러움을 생각해 아이들은 이미 친적집으로 보내졌고 이사 당일 나는 보경아빠와 잠시 인사를 나눴다. 내가 본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빠였다. 
급작스러운 이사에 나는 많이 섭섭했다. 퇴근 길에 지난 보경이네는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집에 들어왔는데 문틈 사이로 쓰레기 종량 봉투 몇 묶음이 놓여 있었다. 어떤 메모도 없었지만 금방 알았다. 이사짐을 다 정리하고 마지막 순간에 ���은 봉투를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고 우리집에 넣어 두었을 살림쟁이 보경이 아빠가 생각났다.  
아이들이 이사를 가고도 두 계절이 지났다. 아직도 가끔 보경과 경민이 골목에서 쫑알거리는 소리가 생각난다. 살바토레가 크면 자기 달라던 경민이 나중에 커서도 잠시 이웃이었던 살바토레를 기억해 주면 좋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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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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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봄 동물병원,
"살바토레야, 쌀바토레야." #푸베와개
나는 4년의 *개*앓이 끝에 드디어 유기견을 입양했다.
http://www.animal.go.kr/portal_rnl/abandonment/protection_view.jsp?desertion_no=411311201300474&s_date=2013-10-10&e_date=2013-11-10&s_upr_cd=6110000&s_org_cd=0000000&s_up_kind_cd=417000&s_kind_cd&pagecnt=31&s_title&s_sex_cd&s_call_name&s_shelter_cd
그 간 정기적인 개앓이를 할 때마다 이 곳을 얼마나 들락거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만났다_ 이 녀석을.
물론 견주인 나는 이 녀석이 훌륭한 혈통을 가진 래브��도와 진도견의 믹스인 진도랩, 또는 진도리버 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너 그렇게 커버리면 나 감당하기 어렵다라는 우려도 있다. 녀석은 어쨌든 아는 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한민국 똥개 중에 진도 안 섞인 애가 어디있냐" 일 터이니 진도의 피를 갖고 태어난 믹스견이다. 이 녀석이 얼마나 커 버릴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 할 수 있다.
예상은 했었다. 기둥은 안 뽑히더라도 개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지만 입양한지 열흘이 안되어 우리는 큰 수표 한 장을 써버렸다.
그리고 동물병원도 벌써 두 군데나 다녀왔다. 유난을 떨 생각은 없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간단히 검색하고 동네 가까운 동물 병원 중 조금더 규모가 있는 곳으로 다녀왔다.
바로 저 사진 속 의사선생님이 계신 누리봄 동물병원 원장님이다.
두 곳의 병원을 가면서 '살바토레 지용 한' 이라는 이름이 다른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더 어의없게 여겨진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누리봄 동물병원 권선생님께서는 열린 문 사이로 말했다. "그래서 쌀이에요 살이에요?"
약간의 빈정거림이 섞이 목소리었지만 그는 생각보다 매우 다정한 수의사였다. 책상 뒤에 걸린 면허증을 보니 나랑 동갑이다. 이유 없이 더 친근해 지고 맘에 든다. 유기견이라고 하니 살바토레의 상태를 천천히 살핀다. "진도개가 섞인 것 같네요"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살바토레를 무플에 앉히고 발톱도 깎아주고 계속 말씀하시며 귀 청소도 해주신다. 똥꼬에 체온계도 꼽고 변검사도 한다. 현미경에 똥을 올리고 천천히 살피신다. 다정하시다. 나의 수다도 잘 들어주시고 바보 같은 질문에 답도 잘 해주시고, 걱정이 많고 성격이 급한 견주인 나를 잘 설득한다. 추워진 보호소에서 얻어온 감기가 심해지면 곤란하고 애가 너무 말랐으니 밥이랑 약이랑 잘 먹이라는 말씀. 기분 좋은 첫 체크업. 잘 왔다 생각한다.
그리고 사고가 있었다_ 응급실에 가야 했기에 선택의 폭이 좁았다.
차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에 기업형 24시간 동물병원이다 보니 시스템은 잘 되어 있지만 며칠 계속 가다보니 과잉진료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고로 인한 내부 출혈이나 치료가 필요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감기 치료만 집중하기로 했다.
개가 기침을 그렇게 해대는 것은 처음 봤다. 맑은 콧물을 퐝퐝 흘리는것도 누런 빡구 콧물을 흘리는것도 처음 봤다. 큰 병원에서는 네뷸라이저 치료를 하러 2일에 한 번 들리는게 좋다고 했지만 아니다 싶어 다시 누리봄으로 갔다.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드리고 다시 진료를 받았다. 홍역과 인플루엔자 검사를 하고 더 강한 항생제 주사도 맞았다. 네뷸라이저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도 그 치료를 했었는데 강아지들이 병원 오느라 힘들어 오히려 더 안 좋아지기에 요즘 샤워하고 나면 김서린 욕실에 강아지를 안고 들어가 10분 정도 있다 나오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분 조분 설명해 주신다.
바로 이거다. 이런 진료, 처방. 신뢰가 간다.
마음은 치마바람 일등 엄마이다 보니 '맥주 효모 파우더니' 소간 파우더니 '멕여야 하나 싶어 여쭤보았더니 그게 뭐에요? 물으신다. 지금 몸 상태에서 설사 시작하면 치료가 더 힘들어 지니 그냥 사료만 먹이라고 하신다. 가장 균형잡힌 식단이라며_
살바토레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데로 진도견의 특성인 겁 많음 소심함이 발현되고 있으며 부디 사랑을 많이 줄터이니 분리불안장애 이런건 안 생기기 바라는 마음으로 독립심을 키워주고 있다. 어떻게_ 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침대에서 동침하지 않는다. 나는 주인이다.
작지만 미용도 하고 리셉션 직원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멋진 "춘식씨" (웰시코기처럼 생긴 동네 발바리를 입양해 병원에서 키우시는 것 같다) 결국 또 이름을 잊어버린 고양이가 있다.
동네 이런 동물병원 하나가 있어 참 다행이다.
월-토 진료를 보신다.
주소: 종로구 내자동 125-3
전화: 02-735-7530
지도: https://plus.google.com/106532757954667265133/about?gl=kr&hl=en#106532757954667265133/about?gl=kr&h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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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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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실린 블로그는 http://foodweate.tumblr.com/ 입니다.
텀블러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 리블로그가 가능하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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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주간 기념 사용자 인터뷰 4 - bluepillow 님
음식과 블로깅을 사랑하는 bluepillow 님을 만나보세요! :)
1. 주로 언제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블로깅을 시작한 이유는 ”밥을 함께 먹는 행위의 숭고함”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같이 먹는 밥상이 큰 즐거움인 제게 ‘우리의’ 밥상을 기록하는 것이 근사한 일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사진으로는 주로 ‘함께 하는 식탁’의 메뉴를 찍고, 포스팅은 밀리지 않고 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로 배가 고파지는 시각이 되기도 하고 이동 중에 사진첩을 뒤적이며 밀린 음식 사진을 포스팅하기도 합니다.
2. 어떠한 음식점을 즐겨 찾으세요?
동네 음식점을 좋아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 서촌에는 개성있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요. 찾아간다는 느낌보다는 동네 마실가는 기분으로 들릴 수 있는 식당을 좋아합니다. 시끌벅적한 시장 안 해산물집도 좋아하고, 정직한 반찬과 밥이 나오는 백반집, 꾸미지 않아도 근사한 음식 덕분에 몸과 마음을 위로 받는 파스타집, 재료가 떨어지면 밖에 걸어둔 깃발을 내리는 중국집을 비롯해 공간과 맛이 잘 어울리는 집들을 좋아합니다.
3. 블로그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다수의 블로그를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텀블러를 좋아하는 이유는 군더더기 없이 간편한 인터페이스 때문입니다.  글, 사진, 동영상, 음악, 이면 더 바랄게 없지 않나요? 게다가 하나의 계정으로 다수의 블로그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대시보드에서 같은 기능을 사용하되 포스팅할 때 원하는 블로그를 선택하면 되니까요. 각기 다른 주제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중 하나��� 동네에 자주 들리는 음식점과 장소에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는 블로그(bluepillowatseochon.tumblr.com)네요. 다양한 테마를 사용해 쉽게 블로그를 꾸밀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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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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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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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란 이름은 작.명.의 팔자를 타고난 이름이었을까.
2003년 파고다. “그 왜 한 때는 서울 아이들 열에 일곱은 이 분이 이름 지어주셨다는 분이요. 김보..ㅇ..”
2007년 언니네. “난 그냥 작명소 가서 애들 사주에 맞는 이름 지어�� 거야. 너 거기 알아? 효자동에 무슨 유명한 작명가가 있다는데 김.봉..ㅇ리ㅏㅇ 라고.
2013년 임원회의실 “이 이름이 엔지니어들한테 설문조사 해서 나온 이름이라니까. 아 나 참 이거 뭐 김봉수 그 양반한테 지어 달랠 수도 없고. 그 사람 알죠? 내 이름도 그 사람이 지었자나. 엇? 제 이름도요. 그 양반 거 아직 살아 있나 몰라.”
야,.씨. 통역하는데 ‘작명소’ 이런 얘기 하지 말라규! 를 외치며 그 와중에 사장님께 “그 양반은 돌아가시고 동생이 계속 하고 계십니다”라고 재빨리 궁금증 해소해 드리고 통역에 집중한다.
참 뜬금없는 부분에서 늘 경쟁심-인지 열등감인지 뭔지-가 발동하는 나는 신생아실에 누워 있는 아이들의 이름이 산모 이름이 아니고 벌써 본인들 이름 인 줄 착각하고 언니가 출산을 하고 몇 시가 되지 않아 효자동으로 향했다.
단서는 ‘김 봉..ㅐ차리니룽ㅇ’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여전히 아무 생각 없고 의욕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우리 의경오빠들 하나를 붙들고 이 동네 유명한 작명소를 물었다. 내가 순진했다. 그래도 자식 저기 큰길로 가면 있는거 같다고 나를 ‘자하문대로’ 로 안내했다. 보이는 간판이 몇 개 있었으나 느낌이 오지 않는다. 나의 빠른 판단력으로 운전을 하면서 파킹할 곳을 찾으며 그 와중에 동네 제일 오래되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게 바로 또 백송이다. 
“사장님, 여기 김봉남이라는 유명한 작명소가 있다고….”
“봉남이 아니고 봉수여 봉수. 우리 애들도 거서 이름 지었고 얼마전에 에레이 있는 우리 손주 이름도 거서 지었지. 봉수 그 양반은 가고 지금은 동생이 하지..”에 나는 경복궁역 3번 출구 뒷 편 작은 골목에 위치한 그 작명소, 김봉수 작명소를 찾아 갔다. 
사주를 알려드리고 좋은 이름을 지어 달라고 –휴, 이게 말이되냐- 부탁 드렸다.
날짜를 보시더니 “어, 날짜가 좋네. 아주 좋아.”라고 크게 말씀하신다. 내 보니 옆에 오신 할배네 알라도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세상에 온 것 같구만 왜 우리 애들만 날짜가 좋은 건지 나는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나 좋다는데 싫을 이유가 뭐 있나. 그리고 ‘난 소중하니까요’ 제스추어를 마음으로만 취하며 나도 모르게 ‘그 날짜도 제가 받아 온 겁니다.’ 소리쳤다. 그렇다. 지금이 무슨 시댄가 싶겠지만 여차 저차 이렇게 저렇게 해서 우리 조카들은 의도된 시각에 세상에 나왔다. 아직도 이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이름이 뭐라고_ 내 이름은 우리 언니가 태어났을 때 지어왔다가 후보에서 탈락한 이름���다. 주워쓴 이름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와중에 내 이름은 어떠냐 잠시 물어보긴 했다. 단순히 궁금해서였음을 궁서체로 밝혀둔다) 정말, 좋은 이름은 소위 좋은 팔자를 보장하는 걸까. 마침 옆에서는 다 큰 딸 –초딩 저학년으로 보였음-을 데려와 같이 개명할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는 모녀가 있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새 이름 하면 공부도 잘하고…뭐 이런 믿음을 심어 주고 있었다. 안구에 습기가 차 올랐다.
애정하는 프리코노믹스의 공동 저자인 스티브 더브너는 How Much Does Your Name Matter? 에서 이름은 그 이름을 지은 부모의 취향 그 이상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다.
  “A kid’s name can tell us something about his parents — their race, social standing, even their politics. But is your name really your destiny?” http://www.freakonomics.com/2013/04/08/how-much-does-your-name-matter-a-new-freakonomics-radio-podcast/ 흥미로운 포드카스트 였으니 한 시간 정도를 할애 할 사람들은 클릭하시라.
다시 돌아와 김봉수 작명소에 새 간판이 걸린 것이 작년 이었던 것 같다. 다행이 그 전에 찍어둔 사진도 있어 함께 올려본다. 작명을 하는 곳이어서 그랬을까 간판을 달면서 서체에 남들보다 조금 더 신경을 쓴 듯 했다.
김봉수님 동생분도 이제 연세가 지긋하실 텐데 작명의 가업은 누가 이어 갈까?
본인의 이름은 거두고 형, 봉수의 이름으로 작명을 하고 있는 그 동생분의 이름을 무엇일까?
결론은 쥬드, 루이스 너네는 커서 잘 되면 팔할이 이모덕이니 이모가 늙고 병들면 꼭 새우죽과 건더기 없는 오렌지쥬스를 사들고 와서 살갑게 이야기 상대를 하다 가도록 하여라_
주소: 종로구 적선동 93-1. 경복궁역 3번 출구를 나와 뒤로 돌아, 를 하면 작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https://plus.google.com/109734214884964523855/about?hl=en#109734214884964523855/about?hl=en
 전화: 02-7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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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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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실패할 수도 있는 프로젝트 보고서,
그렇게 앞서 기획한 프로젝트를 접기로 마음을 먹고 언제 넣은지도 모르는 필름속에 들은 사진을 찾으러 갔다. 
참으로 오랜만에 해보는 인화다. 필카를 쓰더라도 최근에는 현상하고 스캔을 했지 인화는 - 그러고 보니 작년 씨엠립 여행 때 나는 현지에서 모든 필름을 인화해 오는 기염을 토한..- 잘 안하는데 결과는 놀라운 타임트래블.
이게 언제적 사진인가. 
선불을 5,000원이나 냈는데 잔금을 7000원이 넘게 냈다. 
스트로보가 없어서, 그리고 시간을 허락을 안해서 FM2 촬영을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돈"이 없어서 안되겠다. 엣츄~
골목에 들어선다. 옆집 보경이와 친구들이 줄넘기를 하며 놀고 있다.
그래! 김.기.찬.! 나도 골목안 풍경을 찍자. 
내가 좋아하는 우리 동네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찍자. 
웰빙마트 2층에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한 물총을 메고 다니는 종휘도 찍고 그 친구들도 찍고 아직까지 골목에 뛰어 노는 아이들을 찍자. 
그래서
제목: 서촌, 골목안 풍경
주제: 2013년, 아파트 숲이 아니 '동네' 골목에 뛰노는 아이들의 본연의 모습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라져 가는 그 소중한 그림을 담아 본다. 
소재: 방과 후 동네에서 골목에서 삼삼오오 짝지어 노는 아이들. 노는 아이들을 지키는 엄마들 가족들. 골목안 그, 풍경. 
내용: 서촌 골목을 산책하면서 마주한 씬 중 요즘 좀처럼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씬 중 하나는 방과 후 골목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이었다. 꺄르르르 웃음소리, 조심하라고 소리치는 엄마의 등 뒤에 업힌 동생. 우르르 우르르 어울려 노는 아이들.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경험일 수 있는 골목에서의 추억을 "살 고 있는" 아이들의 소중한 모습을 담고 싶다. 
촬영장비: 아무래도 움직임이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찍으려면 GRD2 다 낫지 않을까 싶지만 FM2 로 아이들의 모습을 선명하게 담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음.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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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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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
동네에 이런 미술관 하나가 있다는건 무엇보다 근사한 일이다. 
핀율, 스와로브스키, 슈타이틀 전과 같은 감각적인 전시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는 곳이다. 
그 곳 대.림.미.술.관 에서 직장인을 위한 사진 강좌가 열린다. 
수백대 일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개성강한 25인이 모였다. 그리고 정말 열릴까 싶은 전시회를 위한 그 프로젝트가 시작한다. 
이름: 나는 나이고, 나는 괜찮다.
촬영 스타일: 예상 했던것과 같이 모두 랄프 깁습 스타일 -사실 다른 모든 작가들의 사진이 난해 또는 압도적 또는 너무 예술적  이었던것을 고려했을 때-을 선택하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그런 이유로 *후라시* 팡팡 터트리는 리얼리즘의 세계 오형근 또는 헬렌 밴 미네 스타일로 가보기로 한다.
제목: 시장에는 정이 없다_
주제: 골목까지 장악한 기업형 수퍼마켓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의 전통시장은 언제까지 실체도 없는 '정'에 의존할 것인가. 전통시장,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보자.
소재: 냉장고에 이제 인구 25%를 차지하는 1인가정을 위한 소량포장 음식을 가지런히 구비해 놓는 마켓과는 달리 소량 판매에 인색한 시장. 아니 그 '정'은 1인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남아 버릴 걸 알면서도 김치 5,000원 어치를 사는데 한 젓가락 더 넣어주는 것이 정이란 말이요.
약간의 생산과 대부분의 유통과 소비가 있는 그 현장.
내용: 리얼리즘에 집중하는 위 작가들의 스타일은 앞서 설명한 시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적절한 접근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 경쟁력을 잃어가는 시장의 현실을 날카로운 1인 가정의 시선으로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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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이러했으나_ 
우엉 달라고하니 반 뚝 "분질러" 비닐에 넣어주시길래 담에 더 조금하도 되요? 물으니 오늘 따라 하얀이 이쁘게 드러내며 웃으시는 사장님.
짠지 좀 주세요. 아 실한 걸로 주세요. 하니 할아버지는 저 안에 누워계시든 말든 나와 실한 짠지 골라 주시는 할머니.
팥죽 시키고 기다리니까 그래도 끓여야 하는데 앉아서 기다리라고 몇 번을 권하는 예쁜 팥죽집 사장님. 하루 종일 앉아 있어 서 있고 싶어서요 하니까 나도 우리 딸 도시락 반찬 만드는데 하며 웃으신다. "그 딸 누군지 복 받았네요"하니까 좋으신 듯 또 한 번 웃으신다. 
실패다. 일단 오늘 사진은 대부분 내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산 집 사장님들 모습이다. 그냥 별 것 아닌 것 찍듯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후레시, 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민감하다. 그리고 어쩌면 정말 싫을지도 모르는데 돈 몇 푼 내고 물건 산다고 나의 무례하게 보일 수 있는 행동을 참으신다고 생각하니 참 싸가지도 고루고루 없다 내가.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여기서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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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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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통의동 10번지
이제 사진 속 건물을 사라지고 없다. 바지런히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글을 쓰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다. 게으름은 삶의 적이 분명하다. 핑계나 설명은 생략한다.
여름으로 기억하는 가을이었다. 늘 지나던 길이었거늘 그 날따라 저 멋진 대문이 내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근사한 녹색 대문이었다. 누가 사는 곳일까 생각이 들즈음 자연스럽게 시선을 위로 올려 보았는데 옥상에 예쁜 꽃들이 가득하다 좀 더 가까이 자세히 보면 좋겠다 싶은 꽃들이었다. 나무 기둥에는 마늘이며 하는 것들이 얌전히 묶여 걸려있었다. 예사로운 그림이 아니었다. 다시 생각했다 누가 사는 곳일까.
잠시 멈춰서 누군가의 공간을 탐닉했던 나는 다른 욕구에 충실하기로 했다. 늘 그렇듯 허.기. 오늘도 청하식당이다. 청하식당이었던걸 보면 그날은 분명히 인천에서 오는 길이었을게다.
푸짐하게 차려주신 제육볶음에 옆 상에서 막걸리를 드시는 아저씨들에게 뒤질세라 막걸리 한 병을 시킨다. 순간 아저씨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그런 시선 따위로 낮술을 포기할 내가 아니다. 허기가 가시고 하루의 스트레스가 조금씩 수그러들기 시작할즈음 앞집 그 대문 근처에 있다가 들어오신 아주머니께 슬그머니 묻는다. 식당에 가면서도 이 아주머니가 여기 사장님이신 줄도 그 날에서야 알았다.
그리고 그날의 세린디피티, 가 시작되었다.
임.화.공. 꽃을 무척 사랑했던 할아버지가 맏손녀가 태어나자 지어주었다는 어여쁜 이름 화.공. 이 분은 "우리나라에 '꽃꽂이'라는 단어를 처음 선보인 화예 강사 1호"라고 한다. 그냥 꽃을 하는 분인 줄 알고 지금도 레슨을 하시냐고 물었는데 이런 번지 수 잘못 찾았다.
"50년 넘게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을 가르치면서" 육영수여사,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간송 선생의 맏며느리 김은영 매듭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부인 퍼트리샤 힐 등이 그에게 꽃꽂이를 배웠다. “
검색 결과는 이런 그녀의 이력을 보여주었다.
통의동 그 곳은 34년째 살고 있는 곳이라는데 큰 대문이 굳게 닫혀 있던 1층은 창고, 2층은 레슨공간, 예쁜 꽃과 마늘 등이 걸려 있던 3층은 개인 공간으로 쓰시고 계신��다.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시간만 있었다면 한 번 찾아뵙고 그가 갖고 있는 꽃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기력이 쇠하신지라 금요일 오전에 "외교사절 부인"들을 상대로만 강의하신다고 했다.
그냥 한 곳에 저리도 오랜 시간 꽃, 을 만지며 가꾸고 산 그 시대 여.성. 을 만나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영화같은 씬도 어쩔 수 없이 현실로 돌아온다. 식당 사장님은 저 건물이 얼마전 팔렸다고 설명해 주셨다. 이제 많이 연로하셔 건물을 팔고 이사를 하신다고. 서촌, 갤러리와 인기 많은 카페가 즐비한 대로에 저런 대문을 가진 삼.층.건.물. 매매가를 대략 계산했으나 이 글에 담을 필요는 없겠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이 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오며 가며 나는 만나뵙지도 못한 임화공 선생님의 살림살이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공살르 위해 장막을 치던 그 날도 이 앞을 지났다. 꽃 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한 여성의 34년 인생이 담긴 공간이 그렇게 -사실 쉽게 라는 부사를 썼다 삭제했다. -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공사중인 장마 위에 "상가 임대 문의"라는 전단이 달려있다. 아마도 곧 사무실로 임대되고 1층은 카페나 상점으로 임대되겠지. 그리고 서촌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채 지나치겠지.
화.공. 그리고 통의동 10번지. 내게는 오래 남을 이름과 장소이다_
2013년 5월3일자 기사를 보니 임화공 여사는 데뷔 60주년 기념 전시를 열었다고 한다. 아흔을 바라보며 12년째 심장박동기를 살고 있는 그의 남은 삶도 꽃처럼 아름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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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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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또는 중국채중국
절차상의 예의, 나도 그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물론 그는 더 엄격하다.
봄이구나 싶은 화창한 햇살과는 달리 몸이 욱신욱신 쑤시기 시작하고 그러면 다음에 가요, 라는 제안에 이제 약기운이 돌아 괜찮다는걸 과시하려는 듯 머리를 격하게 가로젓는다.
영업중을 알리는 노란 깃발이 달려있고 좁은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차 있다. 앞에 기다리는 한 팀이 어느새 순서가 되어 들어갔고 금새 우리 뒤로 다른 손님들이 삼삼오오 도착했다. 무슨 메뉴를 고를까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사이 서빙하시는 분이 나오더니 짜장면과 짬뽕밖에 안됩니다. 칠리새우 하나 남았어요 함과 동시에 저 뒤에 있던분들이 칠리새우요를 외친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게 무슨 경우라고 눈을 부릅뜰무렵 -줄 서 있는 손님들에게 경매라도 하시렵니까-  이미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계신 그,
그렇게 사수한(?) 칠리 새우의 모습이다. 어이없는 서비스에 마음이 살짝 상해 있는 나와 그,
그런데 음식도 맛 없으면 어쩌나라는 눈빛을 서로 조심스레 교환했지만 짬뽕을 맛 본 우리는 또 조심스럽게 맛.있.다. 를 외쳤다. 맛있다. 고기육수를 사용한 묵직한 짬뽕을 선호했는데 아 이 맑은 기운은 뭐지 싶을 정도로 담백하게 맑다. 콩나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맑은 짬뽕국물이다. 불향이 재료에 베어있다. 맑은 국물에 불향이 베어있는 사각사각 야채들. 뭔가 정말 중국음식에만 들어갈 것 같은 얇은면두부 (정확한 이름을 몰라 나는 이렇게 부른다)와 면발도 훌륭하다.
'메뉴선택권을 박탈당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위로하려 군만두도 주문했다. 군만두를 직접 빚는 중국집이 어디 있겠나. 얇은 피의 군만두를 바삭하게 잘 튀겨 내왔다. 그 정도 만족이다.
일관성_ 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실천하기가 좀처럼 쉽지않은 가치다. 정이 많은 성격탓이라고 핑계대는 것도 몇 년이지 한 4-5년 전 부터는 일관성 있는 삶을 살기위해 조금 더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집 요리를 시키면 군만두는 하나씩 서비스로 내오는가보다. 나중에 알았는데 뒤에온 손님들에게 요리시키면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를 드리겠다, 고 했단다. 별 생각없었을 차별대우에 고작 군만두 하나로 사람 마음이 치사해진다. 기분 나쁘다.
재료가 떨어지면 깃발을 내리고 그 날 장사는 그렇게 끝이다. 11시 30분에 오픈하니 1시 넘어서 방문하면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 며칠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동네 사람이니 (이를 핑계로 하자) 토요일 오전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바지런을 떨고 나가 그 맑은 짬뽕 국물을 또 한 번 즐겨보지 싶다. 게다가 아직 탕슉 검증도 못하지 않았는가.
굳이 사진을 네 개나 올리는 것은 비록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세트로 나오는 그릇이 예쁘고 인상적이어서다. 작은 식당 분위기에 근사하게 어울렸다.
차가운 냉수를 내어주는 건 정말 꽝이다_
주소 종로구 청운동 59-4
전화 02-737-8055
구글 맵 서울 지도에서 중국을 검색하면 대륙, 중국으로 가 버리는 관계로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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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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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갈비
둘 다 음식을 좋아한다. 하나는 음식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해서 멕이는 것은 더욱 좋아한다.
다른 하나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그런 그들이 아직 고기를 함께 구운, 적이 없었다.
고기가 있으면 잘 먹지만 찾아 먹지 않는 다. 삼겹살은 더욱 그렇다. 맛은 그렇다 치고
내 지방도 그 지방 만큼 못지 않은데 그건 또 뭐하러 묵나? 하는 반성이랄까.
그래도 먹으면 입이 맛있어 하고 뇌가 즐거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창성갈비의 존재는 그가 찾아냈다. 매일 지나치면서도 그 작은 골목 코너에 이런 집이 있을 줄 상상하지 못했다.
사실 고기집 특히 구워먹는 집이 달라야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달리 그 맛을 대단히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동네 작은 고기집에서 함께, 고기를 굽는다는 행위에 들떠있었을 뿐이다.
평일 저녁인데도 테이블마다 손님이 다 찼다. 오래도록 찾은 동네 손님이 아닐까 싶었다.
그 흔한 소금장도 없이 겨자��스에 야채를 담근 것과 김치 등이 전부였다. 얼리지 않은 삼겹살의 연핑크빛이 나쁘지 않았다. 맛있었다_ 냄새가 베일까 셔츠의 소매를 올려걷은 그는 열심히 고기를 뒤집었다. 양념 고기 일인분을 추가했다. 너무 달지 않은 고기가 나쁘지 않았다. 사실 맛있었다.
연세가 있으신 사장님 내외, 홀서빙을 하시는 바깥사장님은 무친절하지도 과하게 친절하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서 오래 지켜온 시간에 대한 자부심만 있어 뵈었다.
퇴근 후 냄새가 잔뜩 베어도 괜찮을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골목 돌아 편하게 갈 수 있는 이런 고기집이라니, 다시 발걸음 하지 않겠는가. 조용히 앉아 고기 한 점을 건네고픈 사람과 함께_
전화 02-738-0247
주소 종로구 창성동 136번지
http://goo.gl/maps/CNw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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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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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지나치면서도 늘 언제 와야지 마음만 있었던 곳이다.
동네에 많은 상점들이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세월의 기운을 뿜어내는 간판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를 분명 담고 있으리라.
공기는 찼지만 반짝이는 볕이 쏟아지던 토요일 오후, 드디어 이곳을 찾았다.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따뜻한 온돌 바닥에 앉는다. 메뉴의 서체, 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메밀 칼국수, 메밀 만두국, 메밀 만두 칼쿡수 를 두고 잠시 고민에 빠진다. 둘 이었던 우리는 칼국수 하나 만두국 하나를 고민 끝에 주문했는데 하하. 친절하게 2인분의 만두칼국수를 내어 오신다.
보통 묵 무침에 사용하는 간장,파,깨, 고추가루가 들어간 양념이 아닌 들깨가루를 적당이 넣어 만든 양념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게 넉넉하게 길게 썰린 묵과 얼마 안되는 상추와 부추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만족스럽다.
맞��편 테이블이 앉아 혼자 식사를 하던 아저씨의 그릇에는 식사가 다 끝나도록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_
볕이 좋은 토요일 오전이면 별 고민없이 이 집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을 내 모습이 이미 선하다.
메밀꽃 필 무렵
02-734-0367
종로구 통의동 7-23 (경복궁 영추문 맞은편)
http://goo.gl/maps/4g6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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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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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루
그 시작이 왜 양장피였는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양장피였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지 봄이 물러갈 무렵이었는지 여름이 한참 시작된 무렵이었는지 조차 내 간사한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다시 해 보기로 했다. 강남에서 퇴근해 오는 그녀를 위해 시간 맞춰 주문을 했고 너무 덥지 않았던 그 때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돗자리를 핀다거나 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나름의 툇마루에 걸터 앉아 그렇게 양장피와 고추짜장을 먹었다. 고량주를 두 병이나 먹을 수가 있어요 쌤? 하던 그녀도 한 병이 비워질 즈음 아쉬운 듯 싶어 보였고 그 때 둘 째 병을 꺼냈다.
우리는 그렇게 밤 늦도록 마당에 앉아 수다를 떨며 취해갔다. 아침에 내 침대에서 깬 그녀는 멍 하니 앉아 있다 말했다. 쌤, 근데 이거 숙취도 없어요.
그러다보니 영화루, 양장피와 고량주 이 병은 #푸베와한옥 의 시그니처 메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이번엔 속도도 남달랐다. 양장피와, 늘 그런것처럼 고추짜장 이번엔 고추짬뽕까지. 달랐다면 이번엔 고량주는 한 병에서 마치고 상을 치우고 환기를 시키고
아보카도와 딸기를 곁들인 안주와 함께 와인으로 2차를 했다는 점.
여러가지 사연으로 아끼는 씨리얼 볼이 사라진것을 알아차리고 만 하루 찬장을 뒤지고 또 뒤지고 냉장고를 뒤지고 또 뒤졌다. 아니 1인 가정에서 엊그제 보았던 볼이 어디로 사라질 수 있단 말이냐. 이제는 다시 구하기도 어려운 이 볼을 어찌해야 하나 이베이에 들락거리다 퇴근을 한 저녁 무릎을 탁, 쳤다. 머리속이 뭔가 빛의 속도로 돌았다.
그래, 영화루다.
영화루에 전화를 했다. 지난 토요일 수거해 가신 그릇에 혹시 제가 소중히 하는 그릇이 있을지 모르니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왔다. "룩 이라고 써있는 그릇이죠?"
할렐루야! 오마이갓. 왈라. 울랄라. 꽤나 피곤했던지라 내일 픽업가겠습니다 했지만 옷을 갈아입으며 생각했다.
내 손에 있어야 온전히 내것이다. 그리고 영화루로 향했다.
까만 비닐봉투에 넣어 둔 볼을 건네주신다. 어느집 숟가락 젓가락 세트도 갖고 계시고 그렇게 딸려오는 접시들이 많다며 본인은 다 챙겨둔다고 강조하시는 사장님께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서야 처음으로 영화루에서, 짜장을 먹었다. 말 그대로 짜장. 오랜만에 먹는 불지 않은 -배달이 빨라봐야 면이 부는 속도를 따라가겠는가-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갓 튀겨 나온 군만두는 또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었겠나 말이다.
영화루를 검색하면 이 집의 독특한 건물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포스있는 건물이고 서촌의 상징같은 건물이기도 하다.
서촌에 오시면 꼭 고추짜장면 한 그릇을 잡숩고 가시라. 공기가 가벼운 초 여름 겨울이라면 양장피와 고량주에 도전해 보시길_
더불어 강조하자면 본인의 집 #푸베와한옥 은 영화루 배달거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나는 집에서 먹습니다. #사장님카드단말기보내주세요
02 738 1218
서울 종로구 누하동 25-1
http://goo.gl/maps/GZf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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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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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 낮술 마시기 좋은 곳 알려줄 수있나요?
 완장에 가셔서 막걸리에 토마토국수와 두부숙회를 드시는건 어떨지요.
통영생선구이에 가셔서 고등어구이에 막걸리나 소주를 드셔도.
매우 개인적인 제안입니다_
여름이라면 퍼블릭에 가서 맥주를 한 잔 하시라 권해드렸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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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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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델루뽀 또는 까델루포 또는 카델루포,
한옥에 꾸려진 '이태리식당' 은 이제 살짝 식상할 법도 하지만 한.옥. 그 공간 자체와 그 공간을 풀어낸 주인들의 센스는 늘 궁금한지라 기회가 되면 방문해 보고 싶었던 까델루뽀.
하지만 강력한 진입장벽이 있었으니 바로 내가 가장 아끼는 식당 '효자동 두오모'를 지나야
이 집에 도달 할 수 있다는 지리적 위치이다. 이는 두 개의, 즉 물리적 그리고 감성적 *장벽*을 넘어야 함인데... 그래, 그냥 아껴두었다고 하자.
2013년 새해는 무시무시한 추위와 함께 왔다. 사람의 정신줄을 놓게 만드는 이 추위는 시렸던 지난 겨울 캄캄한 출근길 높은 아파트 그림자속을 헤치고 걸으며 느꼈던 그 추위보다 악날한 것이었다. 그 추위를 뚫고 시간 맞추기 어려운 홍콩에서 온 여자와, 도툐에서 온 여자 그리고 서촌에 거주하는 처자가 만나기로 했다.
늘 가는 곳에서 만나자 했지만 마침 그곳은 새해연휴 중이었고 이 추위에 지도 보고 찾아올 여자들을 위해 생각한 곳은 그 뒷집, 이 곳 까델루뽀였다.
이런!  대문을 들어서며 그 예쁜 마당에 첫눈에 반해 부동산에서 나온 사람마냥 *집* 곳곳을 빠르게 눈으로 훑었다. 이런, 마당이 #푸베와한옥 만하군. 겨울이라 애처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들이었지만 그것들이 지구의 기운이 도는 봄이 오면, 여름이 오면 얼마나 예쁠지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간방은 별채로 개조해 4인용 식탁을 예쁘게 들여놓았다.
기억자 구조의 본채는 그 공간이 어찌나 넉넉하던지 허허 이런 사이즈면 아이들이 다 크도록 가족이 같이 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왜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한쪽 벽에는 와인셀러가, 구석에는 살짝 뜬금없어 보이지만 피아노도 한 대 놓여있었고 주방은 출입구에서 오른편에 깊게 숨어 있었다. 매.력.적.인. 공간이다.
늘 가장 털털하고 무심하고 덜렁대고 장기하에게만 열정적인 그녀가 약속시간이 한 참 지나 도착해서야 세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 나이의 미혼인 그리고 무엇으로 보더라고 사회적 기준에 좀 동떨어져있다 싶은 입심좋은 셋이 모였으니 주문은 뒷전이다.
그제서야 뒷 테이블에 소개팅 남녀가 앉아 있음을 알아챘다. 우리의 오지랖으로는 당장가서
그 테이블에서 사회라도 봐 줄 수 있었지 말이다.
사진은 해산물 샐러드 정확히는 해산물이 많이 또는 넉넉히 들어간 이었던 것 같다. 훌륭한 선택. 토마토 소스보다는 크림 소스 파스타가 더 맛났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건 뭐 어제 첫 출근한 것 같은 '알바같은' 메니저 였다.
어찌나 어설픈데, 친절하시던지 나가는 길 대문까지 쫒아와 명함을 건내주던 인상좋은 청년이었다.
쉐프는 문틈으로 살짝만 본지라 남자라는 사실만 파악했다.
대문 메뉴에는 코스 a 와b 가 적혀있는 듯 싶은데 꼭 코스를 먹지 않아도 된다.
될 수 있으면 예약하고 가시라.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동 39-1
02-734-5233 ()‎
http://goo.gl/maps/wAv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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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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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식.당
얼마전 만난 분께서 그래서 저기 음식은 어때요? 라고 물었을 때 한마디로 답하지 못했다. 이런 저런 설명을 늘어놓다가 찾은것이 '집에서 충분히 해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맛을 좀 팬시하게 내어 놓는 음식이랄까요.'
작지만 색깔있는 주방공간과 몇 테이블 안되는 실내공간과는 달리 음식은 정말 이렇다할 색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맛이 없는건 아니다. 그냥 한 번 맛있게 먹고 나중에 집에서 먹을때는 프레���테이션을 이렇게 해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샐로드도 준수한 맛. 시그니처까지는 아니어도 함박은 인기메뉴 인것 같다.
혹시 함박을 시켰는데 어 옆테이블에는 계란후라이 올라갔는데 왜 난 없어? 하지 마시라. 별도 주문이다.
백반집 식사는 질려하는 친구들이 동네에와서 밥을 찾을 때 데려갈 수 있는 집 되겠다_
종로구 창성동 135
02 732 7331
구글맵 검색결과 매우 식당스러운 목화식당만 검색됨으로 생략한다.
MK2, 가가린, planB 골목 plan b 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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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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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Jamie
서촌, 이라는 지역 특색이라고 해야할까 동네에는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다. 
이곳은 기존에 메종 드 기와 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곳이다. 현재의 예쁜 주인 언니가 메종 드 기와의 주인이기도 했는지는 아직 내 오지랖이 미치지 않았기에 알 수가 없다. 
예쁜 공간이다. 딱 이런 마당을 원했다. 이사와서 야심차게 계획을 세울 땐 흑죽을 당장이라고 사다 심을 열정이었다. 다음 봄이 오면 흑죽이 아닌 포도나무를 심기로 했다_
실내 공간은 딱히 기호랄께 없어 보이지만 대나무 무성한 마당을 보고 앉아 있노라면 또 온갖 것들이 어울려 있는 이 공간이 나쁘진 않다. 
따듯한 라떼가 맛나고
로메인을 쓰지않고 크루통 좀 넣고 씨��샐러드 드레싱썼다고 씨저샐러드라고 파는 카페들을 싫어라 하지만 오늘 그 큰 접시를 싹싹 해치운 관계로 뭐라 할 수가 없다_ 
샹그리아를 주문하면 크래커와 크림치즈를 곁들여 준다. 
easy listening 선곡도 나쁘지 않다. 
이 집의 하일라이트는 그저 예쁜 사장님이라고 하겠다. 
종로구 통의동 91-38
02 737 0955
blog.naver.com.cafe_jamie
1130 오픈
역시나 구글 지도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bluepillow at Seochon 에서 오직 옆 집 소개로만 등장하는 유로구르메 옆 집임으로 유로구르메 지도를 건다. 
http://goo.gl/maps/Nt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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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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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fine Saturday arvo at Seo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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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pillowatseocho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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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패셔니스타. 색깔있는 사람들, 취향있는 사람들이 있어 더 멋진 곳. 저기요, 바지 어디서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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