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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2년 째
약을 먹고 있다. 한 때는 매일 밤 5알 정도 삼켰었다. 많이 힘들어지면 그때 그때 응급 차원에서 먹던 것도 있고. 많이 나아져서 요즘은 3알로 줄었다. 비교적 성실하게 복용하고 있지만 가끔은 괜찮아질 법도 해서 먹지 않고 그냥 잘 때도 있다. 그러고 바로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맞이 하지만서도... 뭐 이 정도면 약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의 원동력이자 나를 집어삼키는 감정. 나를 (긍/부정의 형태든) 움직이게 하는 그 무언가가 불안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도 2년이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찾아와 나를 압도하는 이 감정 또한 약 만큼이나 평생 안고 살기로 했다.
갑자기 약이니 불안이니 떠드는 이유는 며칠간 먹을 약을 따로 챙길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며칠 동안 불안의 정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불안하다고 용기있게 고백했더니 본인의 쿨함을 과시하듯 사방에 나의 상태를 이야기 소재로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상대방과 같이 있을 생각을 하면 ... 뭐 그래 이제는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가도 앞이 깜깜해지다가도 ... 뭐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귀결된다.
이 정도만으로도 나도 한 발짝 나아갔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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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하와이 사진 (at Spencer Beach Park) https://www.instagram.com/p/ChO61_ZuNYWAVxgM11X082mhn7HlzS6qB-Ok880/?igshid=NGJjMDIxM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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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와 동시에 독자인 나
#1. 근 10여년 전 가까이를 보게 될 때. 어떤 생각들 사이에 헤엄쳤는지, 그 때와 나는 얼마나 다른지, 내지는 얼마나 같은지를 살펴보게 될 때, 새삼 기록의 위대함을 느낀다.
#2. 여전히 기록을 남기는 것은 -- 그것도 나에 대해서 -- 나로써는 너무 어려운 과정이다. 이 곳 텀블러에서의 나는 모호함을 추구했었고, 그러면서도 구체적이길 희망했다. 숨어서 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 반, 그럼에도 누군가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 반이었다. 덤덤하게 써내려가고 싶었지만 감정에 휘둘릴 때 마다 이 곳에 기록을 남겼었다. 그렇게 이성으로 나의 열정을 짓누르곤 했었다. 돌이켜 보건 데, 그게 나의 실제 모습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런 나와 살고 있다. 쓰고 또 지우고를 반복하는 것도 여전하고.
#3. 이 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를 염탐하려고 작정한 자라면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행여라도 나를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 -- 불특정 (소)다수 -- 가 있다면 그건 그 것대로 두려운 일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실제로 찾아온 적이 있다면 적당히 스토킹해주시오. 언제든 수줍게 스토킹 하고 있다고 고백까지 해준다면 더 좋겠읍니다.
#4. 다만, 내가 염탐을 당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부터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10년 전 염원했던 것처럼 다행히 나는 보통사람 (이라고 쓰고 반익명성이라고 읽는다) 으로 살고 있고. 그래서 염탐을 겪는다 하더라도 그닥 특별함 따위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굳이 소소한 일부로서의 나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겠지마는, 그럼에도 또 이 곳을 찾아와 하루라도 젊었던 나를 돌이켜볼 수 있는 ���간을 10년 후에 만끽할 수 있다면. 그것만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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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단함을 욕심이라고 말했었다. 그랬던 그가 선택의 댓가로 공방을 영구폐쇄했다. 다시 열 생각이 없다고 했다. 더 이상 뒤로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때문”으로 들리는 건 내가 비겁하고 부족해서일테다. 너무나도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선택도 내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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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다.
밝다.
열정이 넘친다.
배려심이 있다.
그와중에도 주관을 잃지 않는다.
자기 색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속해 있는 이 곳 구성원에 대해 알게 되는 것들.
뒤늦게서라도 내가 배워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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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나의 영혼은 이런 홀대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처럼 민감한 시점에서 그가 쏘아붙인 비난은 내분을 일으키고도 남았다. 상대가 바로 정색하고 반발했던 것이다.
내 영혼이 입을 열었다.
“뭐라고요? 내가 없는 동안, 내가 시키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단잠으로 기력을 보충하지 않고 감히 건방지게(다소 과격한 표현이다) 내가 허락하지도 않은 향락에 빠여 있었단 말인가요?”
이렇게 고압적인 언사를 들어 본 적이 없는 타자 역시 화가 나서 대꾸했다.
“말씀 한 번 잘하시네요, 부인(정색하고 말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이런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이다). 덕성과 품위가 뚝뚝 흐를 만큼 말씀 한 번 잘하시네요. 당신이 나를 못마땅해하는 건 내게는 없는 당신의 몽상과 망상 때문 아닌가요? 당신은 왜 그자리에 없었나요? 혼자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나를 빼놓고 즐길 권리는 도대체 어디서 난 겁니까? 당신이 천국이나 엘리시온의 뜰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머리에 든 거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홀로 심오한 사색(알다시피 이건 비아냥이다)에 빠진 것을 두고 제가 뭐라 한 적이 있나요? 공중누각과 같은 당신의 고사항 사고 체계를 가지고 뭐라 한 적이 있느냔 말입니다. 당신이 나를 그렇게 내팽개친 동안 자연이 허락한 호의와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내게 없다는 말인가요?”
나의 영혼은 이 유창하고 명쾌한 언변에 놀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문제를 수습하려면 자신이 좀 전에 내뱉은 비난의 말들을 좋은 말로 수습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먼저 화해를 청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되었기에 정중한 어조로 말하기로 했다.
“부인!”
그는 짐짓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앞서 타자가 나의 영혼을 부를 때 사용한 이런 호칭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던 독자가 있다면,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지금 이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의 영혼은 이런 식으로 부르는 게 꽤나 우스꽝스럽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감정 때문에 그만큼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다.)
“부인,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원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제게 기쁜 일도 없습니다. 비록 그 즐거움을 같이 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다만 그 즐거움이 당신에게 핵 되거나 조화로운 우리 관계를 깨뜨리지 않는다면.......”
타자가 내 영혼의 말을 중간에서 잘랐다.
“아, 그만, 그만하세요. 나는 당신의 거짓 호의에 넘어갈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여행하고 있는 이 방에 함께 가택 연금을 당한 일을 보세요. 그리고 아직도 욱신거리는, 제가 입은 상처를 보세요.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요. 이 모든 게 당신의 오만과 무정한 편견 때문에 일어난 일 아닙니까? 당신이 당신의 정념에 끌려다니는 동안 나의 안위와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다고요.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생각해주는 척하면서 쓴소리도 다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라는 겁니까?”
-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내 방 여행하는 법 -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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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침묵
어떤 사람은
겉으로 침묵을 지키지만
마음속으로 남을 꾸짖는다.
그는 쉼없이 지껄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또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을 하지만
침묵을 지킨다.
필요 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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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당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 간다.
명심하라.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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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4시
그나마 숨이 틀 것 같지만 언젠가 또 죽을 것 같은 시간이 왔을 때의 두려움,
그 시간에 그나마 믿고 의지했던 친구의 절교,
그 와중에 마냥 편하지 않음에도 친절함을 놓지 않게 되는 관계,
그리고, 가장 거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마음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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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보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 내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보여주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내가 보여주는 것,
그대가 듣고 싶은 것, 그대가 보고싶은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보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보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은 것, 그대가 느끼고 싶어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느끼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그대가 느끼는 것,
내 생각과 그대의 이해 사이에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의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베르는 열 가지 가능성만 제기했지만, 아마도 구절별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
우리의 이해 사이에는 100개의 가능성이 있다.
즉슨, 우리는 오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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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identalcomics: The Inferiority Complex
The Inferiority Com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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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버스 타러 나오는 길에 발견했다. 처음엔 누가 설치했나 보다 싶었는데 그늘진 부분의 열매는 말라비틀어진 걸로 봐서 진짜인 걸로 확인. 솔방울만 달리는 줄만 알았는데 신기방기하네, 자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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