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pinzlenote
do-nttry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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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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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 성장에 영향을 준 사람들은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며 자신도 이해 못 하는 말을 하거나 내가 다 겪어봐서 안다고 한 번도 넘어져 보지 않은 척을 하는 이들이 아니라, 궂은 세파에 다친 마음을 가만 풀어놓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오늘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사람들이다. ⠀⠀⠀⠀⠀⠀⠀⠀⠀⠀⠀⠀⠀⠀⠀⠀⠀ 
그렇게 그들은 내 삶의 굳은 땅 한가운데 틈을 내더니 자리를 만들고 또 어떤 비바람을 견디며 단단히 선 채로 ‘나 아직 여기 있다.’ 온몸의 지지를 보내주었다. 다정하고 낮은 목소리로 내 생활의 균열을 만들어 그 속에 느린 노래의 씨앗을 심어준 사람들. 어쩌면 매기는 그런 사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 
한 점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하늘을 우러러보며 비를 기다리고, 때때로 불어와 휘감는 바람에 큰 숨을 들이쉬는 계절을 감각하는 사람. 모든 걸 집어삼킬 무서운 기세로 살아도 모자라다 말하는 세상에서 매기와 같이 꽃잎을 세고 빛을 줍는 이가 묘사하고 기록하는 삶은 분명 우리에게 영감이 된다. ⠀⠀⠀⠀⠀⠀⠀⠀⠀⠀⠀⠀⠀⠀⠀⠀⠀ 
호프 자런은 그녀의 책 에서 “사람은 식물 같다. 빛을 향해 자란다는 의미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자기 안의 식물성을 잠시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매기의 그림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속의 희미하나마 꺼지지 않았을 빛을 너무 늦지 않게 찾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이제 옷깃을 여미는 추위의 나날들이 계속될 예정이다. 따뜻한 음식, 다정한 대화, 근사한 그림과 함께 당신만의 온도로 계절을 만들어 가시기를.

- Issue No.15 Maggie Chiang 
Monthly Artwork, Pinz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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