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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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ca, a senior at Contell High School and an honor student in his class.]
"See you after class. I'll help you with anything you don't understand."
[칸텔 고등학교 3학년, 교내 우등생 스피카] "수업 끝나고 보도록 해. 힘 닿는 데까지 알려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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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 전 공격성과 과민성
또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월경전증후군PMS이다.[*증상이 월경 직전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월경이 시작된 뒤에도 며칠 동안 이어진다는 점에서, 월경전증후군이 아니라 월경주변기증후군이 더 적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 증후군은 여성이 월경기에 부정적 기분과 짜증을(또한 수분 보유로 인한 부기, 생리통, 뽀루지 등등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월경전증후군에 대해서 오래된 오해를 많이 품고 있다(월경전불쾌장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것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할 만큼 증상이 심한 상태를 말하며 전체 여성의 2~5%가 경험한다).
이 주제에 관하여 크게 두 가지 뿌리깊은 논쟁이 있다.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이 공격성과 관계가 있는가? 첫번째 질문은 대단하다.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는 생물학적 질환인가 아니면 사회적 구성물인가?
극단적인 “그건 사회적 구성물일 뿐이야” 학파에게, 월경전증후군은 특정 사회에서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문화 특징적이다. 이 생각은 마거릿 미드가 1928년에 『사모아의 청소년』에서 사모아 여자들은 월경중 기분 혹은 행동 변화를 겪지 않는다고 단언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미드가 사모아인을 보노보를 제외하고 세상에서 가장 쿨하고 평화롭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영장류로 숭배한 탓에, 유행에 맞추어 일부 인류학자들은 쿨하고 옷을 적게 입는 문화라면 월경전증후군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후대의 오세아니아 인류학자들은 미드가 사모아를 마치 에덴동산인 양 얼토당토않게 묘사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들이 볼 때 그렇게 된 한 가지 이유는 미드에게 사모아를 그런 식으로 보고자 하는 이데올로기적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사모아인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들을 바라보는 백인 여성이 홀딱 속아넘어가는 모습이 하도 재미있어서 이야기를 마구 지어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월경전증후군이 날뛰는 문화는(가령 미국인이라는 영장류는) 반사모아적인 것이 되었고, 그 증상들이란 여성이 겪는 부당한 취급과 성적 억압에서 비롯된 것이 되었다. 이런 견해는 사회경제적 비판의 여지까지 제공하여, 일부 비평가들은 “월경전증후군은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억압된 위치에서 비롯하는 분노가 표출된 한 양식”이라고 외쳤다.
이 견해에서 파생된 또다른 생각은, 그런 억압적 사회에서도 가장 억압된 여자들이 월경전증후군을 가장 심하게 겪으리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 논문에 따르자면 월경전증후군이 심한 여성은은 불안하고, 우울하고, 신경질적이고, 건강염려증이 있고, 성적으로 억압되고, 종교적 억압의 추종자이고, 성역할 고정관념에 더 순응하고,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물러남으로써 반응한다고 했다. 요컨대, 그런 여자들 중에는 쿨한 사모아인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다행이 이런 생각은 대부분 잠잠해졌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생식 주기 중에 여성의 뇌와 행동이 정상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 월경 외에도 행동 면에서 상관관계를 보이는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예를 들어, 방추상얼굴영역은 여성이 월경중일 때보다 배란중일 때 타인의 얼굴에 더 잘 반응한다. 비슷하게, ‘정서적‘ 배쪽안쪽이마앞옆 겉질은 여성이 월경에 다가갈 때보다 배란에 다가갈 때 남자의 얼굴에 더 잘 반응한다. 그리고 배란 전 시기에 혈중 프로게스테론 대비 에스트로겐 비율이 높을수록 배쪽안쪽이마앞옆 겉질의 반응성도 더 높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은 배란중에는 ‘공격적’이라고 판단되는 남성들의 얼굴을 더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월경전증후군은 그런 변화가 파괴적이리만치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월경전증후군은 이처럼 실재하지만, 그 증상은 문화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중국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보다 월경기에 부정적 정동을 적게 느낀다고 보고한다(그들이 실제 적게 경험하는가 그리고/또는 적게 보고할 뿐인가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월경전증후군에 연관된 증상이 100가지가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서로 다른 인구 집단에서 서로 다른 증상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월경기 기분 및 행동 변화가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로, 다른 영장류들도 그런 현상�� 겪는다. 개코원숭이와 버빗원숭이 암컷들은 월경 전에 더 높은 공격성과 더 낮은 사회성을 보인다(내가 알기로 이들에게는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가 없다). 흥미롭게도 개코원숭이 연구에서는 높아진 공격성이 지배적 암컷에게서만 나타난다고 확인되었다. 종속적 암컷들은 아마도 높아진 공격성을 그저 표현할 수가 없을 뿐일 것이다.
이런 발견들은 기분 및 행동 변화에 생물학적 근거가 있음을 암시한다. 다만 실제로 사회적 구성물인 것은 이런 변화를 ‘증상‘ ‘증후군‘ ’장애’로 병리화하고 치료하는 행위다.
자, 그렇다면 월경전증후군의 바탕에 깔린 생물학적 기제는 무엇일까? 가장 유력한 가설은 월경이 다가올수록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급락하고 그 때문에 프로게스테론의 항불안 및 진정 효과가 줄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견해에서 월경전증후군은 그 농도 감소가 너무 극심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가설을 지지하는 실제 근거는 많지 않다.
약간의 증거가 있는 또다른 가설은, 운동중에 분비되어 몽롱하고 황홀한 이른바 ’러너스 하이’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호르몬 베타엔도르핀을 지목한다. 이 모형에서 월경전증후군은 베타엔도르핀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서 생기는 일이다. 이 밖에서 가설이 아주 많���만, 확실한 것은 없다.
이제 월경전증후군이 공격성과 얼마나 관계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1953년에 ’월경전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의사 캐서리나 돌턴은 여성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시기가 월경기일 때가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를 1960년대에 내놓았다(어쩌면 범죄를 저지르는 빈도가 높다기보다는 잡히는 빈도가 높은 것일지도 모른다). 기숙학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는 학생들이 월경기일 때 행동 불량으로 ’벌점‘을 받는 빈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감옥 연구는 폭력적 범죄와 비폭력적 범죄를 구별하지 않았고, 학교 연구는 공격적 행동과 지각 같은 비공격적 위반을 구별하지 않았다. 종합하자면, 여성이 월경기에 공격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거나 폭력적인 여성이 월경기에 폭력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149~152쪽)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만성 스트레스 반응의 기본적 차이
중학교 3학년 때 배웠지만 오래전에 잊은 내용을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항상성‘이라는 용어를 기억하는가? 항상성이란 몸이 이상적인 체온, 심박, 혈당, 기타 등등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되었든 이 항상적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다. 가령 얼룩말이라면 사자에게 쫓기는 상황이, 배고픈 사자라면 얼룩말을 쫓는 상황이 스트레스 요인이다. 스트레스 반응이란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서 설계되어 얼룩말이나 사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신경적 · 내분비적 변화들을 말한다.[*진정한 애호가들을 위한 정보. 근년 들어 ‘항상성(호메오스타시스)‘은 더 새롭고 우아한 개념인 ��신항상성(알로스타시스)’으로 확장, 세련화되었다. 기본적으로 신항상성이란 인체의 이상적인 항상적 설정값이 환경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포함한 개념이다.]
스트레스 반응을 개시하는 것은 뇌의 중요한 사건들이다. (경고: 다음 두 단락은 전문적이고 필수적이지 않다.) 사자를 본 얼룩말의 몸에서 편도체가 활성화한다. 편도체 뉴런들은 뇌줄기 뉴런들을 자극하고, 그러면 뇌줄기는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하는 한편 교감신경계를 동원하여 온몸으로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배출한다.
편도체는 스트레스 반응의 또다른 주된 갈래도 중개한다. 시상하부의 뇌실곁핵을 확성화하는 것이다. 뇌실곁핵은 시상하부 바닥으로 신호를 보내고, 그곳에서 부신겉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분비되면, 이 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부신겉질자극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이 호르몬이 다시 부신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분비시킨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더하기 교감신경계. 이것이 있으면 생물체는 고전적인 ‘싸움 혹은 도주‘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물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 얼룩말도 사자도 이때 근육에 에너지가 필요한데, 스트레스 반응은 몸에 저장된 에너지를 재빨리 혈류로 동원한다. 게다가 심박과 혈압이 높아져, 운동하는 근육에 혈류의 에너지를 더 빨리 전달한다. 그리고 스트레스중에는 성장, 조직 재생, 생식과 같은 장기적 건설 프로젝트가 위기 이후로 미뤄진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사자에게 쫓기는 중이라면 가령 자궁벽을 두껍게 만드는 일보다 에너지를 써야 할 곳이 더 많을 것이다. 또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되고, 면역계가 자극되고, 혈액 응고가 향상되는데, 모두 아픈 부상을 겪은 뒤에 유용한 현상들이다. 게다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뇌에 도달하여 재빨리 인지와 감각의 몇몇 측면을 더 예리하게 만든다.
이것은 얼룩말이나 사자에게는 훌륭한 적응적 현상이다. 에피네프린이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없이 단거리 질주를 했다가는 금세 죽고 말 테니까. 중요성을 반영하듯, 이 기본적 스트레스 반응은 원시적인 생리 현상이라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에게서 두루 발견된다.
원시적이지 않은 측면은,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세련되었고 최근에 진화한 영장류들에게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영장류에게 스트레스 요인은 단순히 항상성에 대한 물리적 도전만이 아니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심지어 우리가 항상성이 깨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이런 예기적 스트레스 반응은 정말로 물리적 도전이 뒤따를 때는 적응적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곧 균형을 잃을 것 같다고 끊임없이 그러나 부정확하게 믿으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초조하고, 신경질적이고, 편집증적이고, 적대적인 영장류가 된다. 그런데 스트레스 반응은 이런 포유류의 ��신 혁신을 다루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냅다 달리는 동안 에너지를 총동원하는 것은 개체를 살리는 일이다. 반면, 당신이 30년 주택담보대출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적으로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성인기 당뇨를 비롯하여 다양한 대사 질환 위험에 노출된다. 혈압도 마찬가지다. 대초원을 질주하는 동안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면 만성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이 높아진다면, 스트레스성 고혈압에 걸린다. 만성적으로 성장과 조직 재생이 훼손되면, 대가가 따른다. 생식적 생리 현상이 만성적으로 억제되어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배란주기가 망가지고, 남성은 발기 부전과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겪는다. 마지막으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면역력을 향상시키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을 억제하여 일부 전염성 질환에 취약하게 만든다.[*애초가를 위한 추가 정보. 만성 스트레스를 겪을 때 면역 및 염증 반응이 억제되는 것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짓이다. 의사가 과민한 면역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가령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면역계를 억제할 때, 이식된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예방할 때, 과민성 염증 반응을 억제할 때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코르티손이나 프레드니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면역억제제/항염증제가 바로 이렇게 작용한다.]
뚜렷한 이분법이다. 만약 우리가 정상적인 포유류처럼 급성 물리적 위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스트레스 반응은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면, 건강을 해친다. 필요할 때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하지 못해서 아픈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우리는 스트레스 반응을 너무 자주, 너무 오래, 순전히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활성화하다가 아프다. 중요한 점은, 질주하는 얼룩말과 사자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스트레스 반응은 몇 초에서 몇 분 사이에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장에서 살펴보듯이 시간 단위로 받는 스트레스는(그래서 ’지속적’ 스트레스다) 악영향을 낳는다. 행동에 대한 달갑잖은 영향들도 물론 포함된다.
(153~156쪽)
지속적 스트레스를 겪을 때 편도체는 정서적 감각 정보를 더 빠르고 덜 정확하게 처리하고, 해마 기능을 지배하고, 이마엽 겉질 기능을 망가뜨린다. 우리는 좀더 무서워하게 되고, 생각이 엉클어지고,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고 습관에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누가 봐도 빠르고 반응적인 공격성으로 이어질 상황이 아닌가. 스트레스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급성 투여는 설치류에서도 인간에서도 그런 공격성을 높인다. 여기서 이제 우리가 익숙한 두 가지 단서가 따른다. ⓐ스트레스와 글루코코르디코이드는 공격성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공격성을 부르는 사회적 촉발 요인에 대한 민감성을 높일 뿐이다. ⓑ이 현상은 이미 공격적 성향이 있는 개체들에게서 더 쉽게 발생한다. 다음 장에서 보겠지만,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더 오래 이어지는 스트레스는 이 보다 더 뚜렷하게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가 공격성을 키우는 이유로 우울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공격성이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점이다. 쥐에게 쇼크를 주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와 혈압이 높아진다. 쇼크를 많이 주면, 쥐는 ‘스트레스성‘ 궤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처럼 쇼크를 겪는 쥐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쳇바퀴를 돌린다거나, 먹는다거나, 욕구불만으로 나무를 씹는다거나 그중에서도 특히 효과적인 것은 다른 쥐를 무는 것이다. 스트레스성(즉 욕구불만성) 전위 공격성은 다양한 종들에서 두루 나타난다. 개코원숭이는 공격성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공격성일 정도다. 지위가 높은 개코원숭이가 싸움에서 지면, 녀석은 준성체 수컷을 쫓는다. 준성체 수컷은 당장 암컷을 물고, 암컷은 당장 새끼에게 달려든다. 수컷들의 지위가 같을 때 그중 싸움에서 진 후 전위 공격성을 보이는 성향이 높은 개체일수록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낮다는 것은 내가 연구에서 보여준 사실이다.
인간은 스트레스성 전위 공격을 끝내주게 잘한다. 경제 침체기에 배우자 및 아동 학대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아니면, 가정폭력과 프로축구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를 떠올려보자. 만약 그 지역 팀이 예상과 달라 지면, 그 직후 남자들이 저지르는 배우자/파트너에 대한 폭력이 10% 는다(팀이 이기거나 예상대로 진 경우에는 늘지 않는다). 걸린 것이 많은 상황일수록 패턴이 격화한다.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뜻밖의 패배를 당했을 때는 가정폭력이 13% 늘었고, 심지어 그 상대가 경쟁 팀이었을 때는 20% 늘었다.
이처럼 전위 공격성이 스트레스 반응을 둔화시키는 현상에 어떤 신경생물학적 바탕이 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추측해보자면, 화풀이가 도파민 보상 경로를 활성화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도파민은 부신겉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확실한 방법이다.[*바탕에 깔린 신경생물학적 기제는 아마도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하는 다른 상황들, 가령 폭식을 하거나 술을 더 많이 마시거나 하는 현상들의 기제와 비슷할 것이다.] 애먼 사람에게 화내는 것이 실제로 자신의 화를 푸는 데 도움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나쁜 소식이 더 있다. 스트레스는 사람들을 더 이기적이게 만든다. 한 연구에서, 피험자들은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나 중립적 상황을 겪은 직후에 모종의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답했다.[‘트리어 사회 스트레스 시험‘이라고 불리는 이 시험은 이 분야의 표준 기법이다. 피험자는 15분간 가짜 취직 면접을 보고 암산 작업을 하는데, 둘 다 무표정한 얼굴의 평가자들 앞에서 해야 한다.] 어떤 시나리오는 정서 수위가 낮았지만(“당신이 슈퍼마켓 육류 코너 앞에서 기다리는데, 웬 나이든 남자가 당신을 밀쳤습니다. 당신은 항의하겠습니까?“), 어떤 시나리오는 정서 수위가 높았다(”당신이 평생의 사랑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결혼하여 아이도 있는 몸입니다. 당신은 가족을 떠나겠습니까?“). 스트레스를 겪은 피험자들은 강렬한 감정이 따르는 도덕적 결정을 해야 할 때 더 이기적인 대답을 내놓았다(감정이 온건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이때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농도가 더 많이 높아질수록 더 이기적인 대답이 나왔다. 같은 가상의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피험자들이 개인적인 도덕적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타성을 발휘하겠노라고 대답하는 정도를 낮추었다(하지만 자신과 무관한 결정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도 내분비적 효과의 수반성이 드러난 셈이다. 스트레스는 사람들을 더 이기적으로 만들지만, 감정적으로 몹시 강렬하고, 개인적인 상황일 때만 그렇다. 이것은 이마엽 겉질 기능이 손상된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2장에서 설명했듯이, 이마엽 겉질이 손상된 사람들도 남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지만, 문제가 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것이라면 판단력이 더 많이 훼손된다.
죄 없는 사람을 괴롭힘으로써 기분이 나아진다는 것이나 남보다 자신의 요구를 더 많이 생각한다는 것은 감정이입과 거리가 멀다. 스트레스가 감정이입을 줄이는 것일까? 생쥐에게서도 인간에게서도 그런 듯하다. 맥길대학교의 제프리 모길이 2006년 『사이언스』에 낸 놀라운 논문은 생쥐의 감정이입을 살펴보았는데, 옆에 고통을 겪는 다른 생쥐가 있는 경우에 실험 대상 생쥐의 통증 문턱값이 낮아지는 감정이입 현상이 일어나긴 했지만, 이 현상은 그 다른 생쥐가 실험 대상 생쥐와 같은 우리에 있던 개체일 때만 그랬다.
이 사실이 흥미로웠기에, 나는 모길의 연구지노가 함께 같은 설정으로 후속 실험을 해보았다. 원래 생쥐는 낯선 생쥐가 곁에 있으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우리가 생쥐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일시적으로 막으면, 생쥐는 낯선 개체에 대해서도 같은 우리에 있던 개체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통증 감정이입’을 보였다. 의인화하여 설명하자면, 글로코코르티코이드는 생쥐가 감정이입을 하는 ‘우리 편‘의 범위를 좁힌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통증 감정이입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가 차단되지 않는 한(효과가 짧게 지속되는 약물을 투여받거나, 피험자와 낯선 사람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 분비가 차단된다) 낯선 사람에게 발휘되지 않는다. 2장에서 보았듯, 통증 감정이입에는 앞띠이랑 겉질이 개입한다. 내 생각에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앞띠이랑 겉질의 뉴런들을 무력화하거나 위축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요컨대, 지속적 스트레스는 우리의 행동에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사람들에게서 가장 훌륭한 최선의 행동을 끌어내는 상���도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셸리 테일러는 유명한 ‘싸움 혹은 도주’ 반응이 주로 남성들에게 전형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점을 지적했고, 기존의 스트레스 연구는 남성들이 남성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사실 여성은 상황이 좀 다르다. 테일러는 입에 딱 붙는 표현을 지어내는 데 있어서도 자신이 하고많은 남자들 못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어,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은 새끼를 보살피고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보살핌과 어울림’으로 더 많이 기우는 편이라고 명명했다. 이것은 스트레스 관리 스타일에서 드라는 충격적인 성차를 잘 묘사한 이론이다. 그리고 ’보살핌과 어울림’은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에 관련된 여러 요소들 중 옥시토신 분비가 남성의 경우��� 경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지만, 현실은 ‘남성=싸움/도주, 여성=보살핌/어울림’ 구도보다는 더 미묘하다. 양쪽 모두 반례가 많다. 가령 스트레스는 쌍 결합을 하는 마모셋원숭이 수컷뿐만 아니라 다른 수컷들에게서도 친사회성을 이끌어내고 앞서 보았듯 여성들도 공격적인 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161~164쪽)
행동 - 로버트 새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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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 음의 방정식

오팬무 회사 출근 안하는 날은 집에서 오팬무는 無로 지낼 때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자극 때문에 젖을 때를 대비해 팬티 라이너를 하려면 팬티를 입을 때도 있어요. 외출할 때는 작고 타이트하고 이쁜 팬티를 골라입는다면 집에 있을 때는 밋밋한 패턴의 기본 팬티를 입어요. SHEIN 같은 데서 가성비 좋은 티팬티 산 것 중에는 기대만큼 쫀쫀하지 않아 평소에 거의 선택받지 못하는 애들이 있거든요. 저혼자 편하게 입을 때는 평소에 소외되었던 애들 챙겨주는 편.

[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著
주말에 원래 리뷰하려던 책은 제가 2권을 사서 소추본부장님께 한 권 드리고 저도 읽으려고 했던 [무엇이 임원의 성패를 결정하는가] 라는 책인데요. 승진 축하로 펠라 봉사 같은 거 하는 거는 스페셜한 느낌이 없어서 같은 책을 읽고 얘기해 보려고 선물했었어요. 실제로 임원이 되서 경험하는 세계와 책에서 얘기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했거든요. 친오빠는 글로벌 거대기업의 연구임원이지만 그쪽은 커리어 패쓰가 완전히 달라서 얘기를 들어도 이해를 못할 것 같았고.. 바로 옆에서 보고듣는 생생한 현실의 이면이 더 궁금했거든요.
근데 이 책은 리뷰를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일종의 매뉴얼 같은 것이라 둘만의 독토용으로 두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대신에 전에 사두고 안 읽었던 미미 여사의 [음의 방정식]이라는 소설을 골랐습니다. 130여 페이지의 짧은 소설이어서 완독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린 듯 하네요. 읽기 시작하면 앉은 자리에서 독파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넘어갑니다. 대신 일본 이름의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해서 아예 노트 한 페이지에 인물 관계도를 적어가며 읽었는데요. 지금 세어보니 딱 20명의 이름이 적혀 있군요.
사건은 사립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발생합니다. "피난소 생활 체험 캠프"라는 이벤트로 하룻밤 교실바닥에서 자면서 비상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자정 무렵 한 학생이 무단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원인에 대해 담임교사와 학생들의 주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어느 한 쪽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학교 측은 일단 교사를 정직 처분하고 적당한 선에서 덮어버리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참가했던 학생 중의 한 명의 아버지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은 남자 탐정이 주인공이고, 해당 교사의 의뢰를 받은 여자 변호사가 조연 정도가 되겠네요.
짧은 소설이어서 그런지 주인공이나 조연의 개성이 선명하게 들어나지 않아 호불호나 매력을 느낄 공간이 부족합니다. 탐정이 여기저기 탐문하러 다니는 과정에서 사건의 진실의 퍼즐 조각들이 슬슬 맞춰져 가는 것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고요. 결말은 다소 반전이 있긴 하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신박한 면이 있는 건 아니에요.
본문 안에서 "음의 방정식"에 대한 주인공 탐정의 생각이 나옵니다. "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
한가한 시간에 time killing용으로 소비하기엔 나쁘지 않은.. 그렇다고 오래 기억될 인상깊은 작품은 아니었다는 정도로 리뷰해 둘께요.
혜연 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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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겨울방학 시작❄️


Day 1 ⛄️
2023.12.22
👩🏫: 알바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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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소개드릴 노래는 권진아의 ‘운이 좋았지’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들을 보면 헤어진 것에 대해 말 한마디로 끝낼 수 있었던 사랑을 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의 제목을 슬픈 마음을 반대로 표현한 반어법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으신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 내 삶에서 나보다도 사랑한 사람이 있었으니 ”라는 가사를 통해서 운이 좋았지라는 제목은 반어법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 제목으로 바뀌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사람은 자신을 더 아끼는 존재이기에, 자기보다 자신을 더 아껴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은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누군가를 더 사랑한 경험도 마찬가지구요.
결과적으로 이 경험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면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해주기에, 다시 말해 필연적으로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므로 운이 좋았다라고 표현되어질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은 채 사랑을 하거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정말 어떤 대상을 사랑했구나.' 혹은 ' 상대가 나를 정말 사랑했구나.'를 느끼게 되는 순간 사랑에 대해 묻거나, 곱씹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삶은 기본적으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권진아의 노래 가사처럼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삶이 타인(대상)중심으로 전환하게 해주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이기심에서 이타성으로의 전환이랄까요. 그래서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무형의 가치이든지 관계 없이 나보다 내가 아닌 대상을 '위해준다'는 것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사랑을 'love'가 아니라 'care'의 의미로 이해한다고 합니다. 즉 아끼는 마음이 사랑의 중심이라는 것이겠죠. 사랑이 나를 중심으로 삶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 중심이던 삶 속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을 '위해준다'는 의미가 포함된 삶이 되었을때, 그 중심엔 늘 사랑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삶에서 사랑은 이기심에서 이타성으로의 전환이며, 동시에 이타성을 경험하게 해주는 요인이며, 이는 윤리적인 삶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사랑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고찰해보고 싶었어요.
이 수업은 사실 3학년 고전과윤리 수업이기에, 이렇게 전체 학생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공유를 할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다만 학생 여러분들이 대학 입시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놓치고 있는 가치들을 한번쯤은 같이 공유하고 싶었고, 그게 사랑이었을 뿐입니다. 특히 사랑에 대해서는 다른 교과에서도 전달할 수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가치라는 점에서, 윤리교과에서 가르쳐야 한다라고 일종의 얄팍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수업에서 제가 같잖게 사랑에 대해 조언을 한다거나 고민을 해결해준다기보다는 사랑을 이해하는 과정을 함께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사랑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하려면 사랑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했지만, 설령 모두가 서로 다른 사랑을 이야기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서로 다른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수업의 의도와 더 부합한다고 보았던 것 같아요. 서로 다른 관점들이 나올수록 내 관점은 더 넓어지는 거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답은 없는데 사랑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게 무슨의미가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죠. 저는 늘 그런 질문에 똑같이 대답합니다. 정답은 없겟지만, 조금 더 섬세해질 수 있을거라고. 본인의 섬세함을 더 섬세하게 할 수 있을거라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 나를 비롯한 내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거라고요.
어쩌다보니 제가 마지막에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사실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3일동안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주기도 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드렸을 수도 있었기에, 3일동안 협조해주시고 청취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발표를 하기로 마음먹은 고전과 윤리 학생들의 용기에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잘해냈어 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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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0 | SBS Inkigayo Twitter Update
TO. 그리고 또 한 명의 졸업생🎓 3학년 6반 운학 선배님! 풋풋했던 열여덟 데뷔 무대부터 스무 살의 오알럽까지 변함없이, 좋아했어요… 졸업 축하드려요💌
[TRANS]
TO. the other graduate🎓
Woonhak sunbaenim from Class 3-6! From the debut stage at eighteen, full of freshness, till 'IF I SAY, I LOVE YOU' at twenty, I have liked you… Congratulations on your graduation 💌
#boynextdoor#woonhak#2025#250220#inkigayo#era: if i say i love you#sns: twitter#p: twitter#trans: bnd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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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_kep1er: [🎶Tiktok] 나는 3학년🤟 케플러💜 케플리안🤍 친구🫂 https://vt.tiktok.com/ZSYmnCk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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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들과 같이 지내야 하다 보니 정신연령이나 사고방식도 그들의 수준에서 머무르려고 노력을 한다. 이제 40대 중반이 되었지만 대학생이 누구나 살 수 있는 정도의 브랜드에서만 옷을 구입하고 머리도 아직까지 어른용(?) 머리를 해 본 적이 없다. 30대 중반까지는 차도 없어서 학생들이랑 같이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차를 타고 다닌 이후로는 역시나 학생들의 정서에서는 좀 더 멀어진 느낌이 든다.
내가 99학번으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우리 학번에는 남자가 나를 포함해 2명이었는데 나머지 한 명이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버려서 남학생은 나 혼자였다. 졸업 후 취업을 했더니 50명의 그룹사에 디자이너 중에 남자는 고작 3명. 남자로 태어나 여자들과 지낸 시간이 길어져서 이제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명확히 구분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거의 무성이 아닐까.
이후로 패션과의 남학생은 점점 늘어나 지금은 거의 남:녀=4:6~5:5 수준까지 왔다. 20대 남녀는 성별은 달라도 생각하는 방식이 거의 비슷해서 내가 맞춰야 할 입장을 찾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았는데.. 요즘은 좀 많이 다르다.
다른 연령대에게 윤석열의 탄핵은 정치적 좌/우의 문제에 가깝겠지만, 20대 학생들에게 이건 젠더 문제이다. 양산의 문모씨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며 특정 성별에게서 표를 뽑아내려고 시도했고, 그 반대편에 있던 모준석씨께서는 반대쪽 성별을 이용해 본인의 정치세력을 만들려고 하였다. 이걸 본 new시민씨께서는 시민씨의 정치적 입장과 다른 성별을 콕 집어 비난하는 등... 표만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 정치인들은 지역, 소득, 연령, 성별 등등.. 뭐든 갈라칠 수 있는 본능을 가진 족속들이었다. 집단을 갈라 조직화를 이루면, 그 이후로는 집단 내 구성원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모든 행동을 합리화하는 게 가능해진다. 우리 집단 내에 속한 사람만 사람이지 다른 집단에 속한 자들은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대의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서 돌아간다. 선거에 의해 다수가 지지하는 지도자가 뽑히면 그게 민심인 것이고, 그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은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다음 선거에서 바꿔야지, 그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요즘 보면, 좌나 우나,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선거에 의한 대의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야당은 대선으로 뽑힌 윤석열이 하는 모든 일에 발목을 잡았고, 윤석열은 총선으로 뽑힌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고 인정하지 않았다. 둘 다 이상하긴 하지만 차이는 있다.
일단 야당이 하는 일은 적어도 아래의 두 가지 조건을 벗어나지 않았다.
1. 합법이다.
2. 불법일 가능성이 있으나, 사법부의 관리 하에 있었다.
도의적으로는 너무할지 몰라도, 야당의 국무위원 탄핵은 합법적인 절차 안에서 이루어졌고, 야당 대표인 이재명은 상당수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사법행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윤석열의 계엄은 아래의 두 조건에서 위와는 다르다.
1. 불법이다.
2. 사법부의 관리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국가 체제의 전복을 시도하였다.
정부가 합법의 범위 안에서 국민들을 대할 때에는 국민들도 당연히 정부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윗대가리가 불법의 영역으로 완전히 넘어가 시스템의 전복을 시도하면, 국민들은 당연히 같이 불법의 영역까지 들어가 맞서 싸울 권리가 있다. 4.19, 부마항쟁, 5.18, 6월항쟁은 모두 정부의 불법적인 통제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반발이었다. 이런 반발에 마저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그 폭동] 어쩌고 하는 문어대가리의 헛소리를 인용해 반응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그렇게 열심히 빨아대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 미국의 국가 설립은 폭동에 의한 것인가? 미국의 수정헌법 2조는 반란분자의 폭동을 정당화하는가?
윤석열은 합법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극단적인 범죄자이고, 내란 수괴인 그에게 해당하는 형량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의 3가지밖에 없을 정도로 무거운 죄를 지었다. 합법적인 절차 안에 있는 상대방에 대응을 할 때에는 본인도 합법적인 절차 안에서 대응을 해야지 불법의 영역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리면 대응의 명분을 잃어버리게 되고, 게다가 그게 내란 쿠데타라면, 당장 죽어도 마땅한 놈이 되어버리고 만다.
동덕여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윤석열 지지층의 반응은 [학교 본부의 합법적인 행정에 대해 기물을 파손하고 락카칠을 하는 불법 폭력으로 대응을 해도 되는가? 합법 행정에 불법 범죄로 대응하는 것이 정당한가?]였다. 그 때 그들은 분명히 정상 행정 절차에 불법 폭력 범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윤석렬 계엄 사태는 어떤가? 합법적인 정당 활동에 대해 군대를 동원한 내란 쿠데타로 대응해도 된다는 것인가? 본인들이 동덕여대 사태에 적용했던 논리는 어디로 갔는가?
물론 국민 개개인은 윤석열의 탄핵에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 내란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은 흉악 범죄자이지만, 이 자의 탄핵에 국민이 동의해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나는 내란 쿠데타의 수괴에게 국군통수권을 놔두는 게 국가 안보적으로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이 탄핵에 동조해 주기를 바랐지만 그건 그냥 내 바람일 뿐이지, 국민 개개인이 탄핵에 동조하건 안 하건,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진짜 문제인 건 학생들 앞에서 내가 가져야 할 스탠스가 굉장히 애매해 졌다는 것이다. 나는 늘 학생들과 최대한 같은 정서를 가져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성별에 따라 완전히 극과 극으로 갈렸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다른 쪽으로는 멀어진다. 20대가 성별에 따라 이렇게 갈라지는 걸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윤석렬은 탄핵이 되었으므로 탄핵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여 행동한 쪽은, 정부가 국민들을 불법 폭력으로 협박하면 본인들의 손으로 정부를 몰아내고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강렬한 정치적 경험을 공유하였다. 반대편에 섰던 쪽은 좀 걱정이 된다. 이 쪽은 불법 내란을 일으킨 수괴의 범죄를 암묵적으로 방조해 버린 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의 정치적 경험 역시 오랜 시간 그들 사이에서 공유될 것이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서로 다른 정치적 경험을 성별에 따라 각각 따로 공유하게 된 세대가 지금의 20대이므로.. 그들을 가르치는 나는, 둘 사이의 어느 정도 거리에 내 위치를 잡는 게 좋을지... 계속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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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2
이를 테면, 잃어버린 가사같은 게 그랬다. 머릿속에 멜로디는 맴돌면서도 도무지 그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 멜로디보단 가사를 암기하던 나였기에 더 당황스러웠다. 이제는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가식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결핍을 채우고 있었던 것 뿐이었고, 어쩌면 그마저도 해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란 무엇이었을까, 그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다들 열심히 먹고 살기 위한 노력으로 적당히 웃으며 맞추어 준 것 뿐이었을까.
오히려 내가 순수한 쪽에 속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이걸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순진하다고 해야할지, 더 가서 무지하다고 해야할지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번에도 나는 진심이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대한다고 대하는 방식의 차이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나는 진심이랍시고 경멸을 들이댔고, 진심이랍시고 훈계를 펼쳐놓았다.
조금 부드러워지셨다, 라는 표현으로 부드럽게 흘리고 간 그녀의 평가가 내내 마음에 남았던 것은, 그런 마음들을 이고 지고 살아가는 나의 평소 정서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런 일들은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고 없애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꼬마들도 있었다. 너무 당황스럽고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냐고 물어봤을 때 겨우 3학년 짜리 친구들 중 세명은 그저 참는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꽤나 애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분명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고, 인간이라면 그들의 부나 모를 통해 질력나게 겪어봤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가족이었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고작 용돈으로 사먹을 간식들, 혹은 어른들이 선택권을 줄 때 뿐일 것이다. 고작 그마만큼의 선택권을 가지고도, 괴로운 일들, 당황스러운 일들에 잔뜩 참아낸다니. 어쩌면 어른들은 초등학생들보다도 덜 성숙한 것일지도.
살아남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 하루다. 이제 좀 물 온도도 무릉도원이겠다, 발장구도 좀 칠만한 데다가, 이제 어느 방향으로 어떤 방식으로 헤엄쳐야 할지가 조금 보여서 여유를 가질만 하면 새로운 일이 생긴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내가 그 이전에 서 있다. 그리고 조금도 예상치 못했기에 저질렀던 이제와 생각해보면 한심스러운 일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에게 단단해지라고 말하고 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아직도 내가 물렁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때린 샌드백을 또 치고 또 치고 다시 쳐서 그게 터지든 내가 터지든 해야 이 모든 일이 끝나려나. 적어도 샌드백은 쉽게 터지지 않을 것이며, 나도 절대로 만만치는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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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us, senior at Contell High School, captain of the basketball team]
"Ah, you're here, thanks."
[칸텔 고등학교 3학년, 농구부 주장 시리우스] "아, 와 줬군. 잘 마시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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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운이 좀 안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처음엔 삼수에 실패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재수 때 성적이 훨씬 올랐고, 삼수를 하면 당연히 더 오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3학년 때보다 성적이 훨씬 떨어진 거예요. 그대로 학교��� 진학해서 편입을 결심했죠. 그런데 이번엔 편입에 실패했어요. 2학년때까지 수업이 끝나면 그냥 바로 집에 갔어요. 공부를 해야 했으니까요. 저는 아주 외향적인 사람이라 그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준비했는데도 결국 편입을 못했어요. 학교로 돌아와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니까 이번엔 또 코로나가 터졌다는 거예요.” “힘드셨겠어요.” “근데요, 삼수를 실패하면서 부모님이 절 얼마나 믿어주시는 지 알았어요. 편입을 실패하면서 석사를 할 결심을 했고요, 코로나 때문에 생긴 공백기에 기사 자격증을 딸 수도 있었어요. 지금은 원하던 곳에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요, 제게 맞는 취미도 마음껏 하면서 살아요. 아마 저한테는 운이 안좋은 사람이라는 게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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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I'm a person with pretty bad luck. I failed at my third attempt to enter university. My second attempt was much better than how I'd done in the final year of high school. So naturally I assumed that my third attempt would be even better. But my result was a lot worse than even my high school one. I decided to just enter the university I got into with these scores, and then apply for a transfer. But this also failed. Until I was in my second year, I'd gone home straight after class was over to study. I'm a very outgoing person so this was really hard for me to do. But despite all my efforts, I couldn't even get a transfer. So I just stayed put and graduated from that university, and when it was time for me to look for a job, this time it was Covid-19 that got in my way.” “That must have been hard.” “But you know, after failing my third attempt to get into my university of choice, I realized how much my parents believed in me. When I couldn't transfer schools, I decided to get a masters degree. And I used the idle time I had during the pandemic to get a technical certification. Now I'm enjoying my work life in a place I want to be, and pursuing hobbies that suit me to my heart's content. I guess what I thought was bad luck was in fact a blessing in disgu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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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글을 쓴다는 답을 한다. 그러다가 이게 취미가 맞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즐거움을 위해 하는 행위라는 취미의 정의를 떠올리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습관에 가깝지 않은가 싶다. 더 솔직하게는 생존 방식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내가 글을 쓴다고 하면 사람들은 일기를 쓰는 것이냐고 되묻는다. 내 글의 목적은 기록 자체에 있지 않다. 가만히 회상해 보자면 글로 감정을 해소했던 건 내가 인지하고 있던 것보다 오래되었다. 초등학생 때 엄마와 다투고 썼던 못난 글을 들켰던 기억. 고등학생 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아침 먹다가 말고 방으로 달려가 토하듯 글을 썼던 기억. 나의 글은 전하지도 못할 편지를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직접 말을 할 수는 없어서, 혹은 누구에도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렇게 혼자 적었던 것 같다.
나는 비워낸다고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머리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 밖으로 옮겨놓는 것이다. 일종의 외장 하드인 셈이다. 때로는 그 양이 방대해서 감당할 수 없어 옮기기도 하고, 때로는 정리되지 않는 데서 오는 답답함에 무작정 떠오르는 대로 적기도 한다. 때로는 손으로 글자를 적어내는 물리적 속도가 생각을 따라주지 못해 다음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멈추고, 또 멈추고. 완성되지 못한 채 중간에 멈춘 글도 많다.
내 글의 특성이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내용은 밝거나 희망적이지 못하다. 따지고 보면 내포된 함의는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추구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희(喜)와 락(樂)은 잘 없고 노(怒)와 애(哀)가 8.5할은 가뿐히 넘는 듯하다. 그래도 내 감정을 다스리고, 과하게 침잠하지 않고 나아가는 방법으로서 글이라는 수단이 생긴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니까. 그래서 글을 가끔 쓰곤 하는데, 문제는 일부를 공유하면서 시작된 것 같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울증인지 조울증인지 공황장애인지 겪었던 적이 있다. 제대로 진단받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때의 김민주를 옆에서 봐야 했던 사람들은 알 거다. 그들에게 미안한 구석이 여태 남아있다. 나는 뭐든 미화하는 걸 잘 하는데,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상당히 수치스럽다. 어찌 됐건 지금의 나를 만든 과정이라는 점에서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믿기에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당시에 내가 좋아하던 작가님이 있었다. 신가영 작가님. 최근에는 작가님 글을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그때는 인간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 특히 우울감을 정제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표현한 게 특징적이었다. 그런 감정은 전이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나는 그때 충격적인 위로를 경험했다. 그간 내 감정을 비정상적인, 그래서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겼는데 나와 유사한 시기를 거치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묘한 동질감과 거기서 오는 안도.
그때 작가님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그녀의 성격을 모방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의 감정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뭘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변태처럼 나의 우울에 자부심을 느껴 그걸 드러냄으로써 작가님처럼 멋있어 보이고 싶었던 건지, 내가 먼저 나의 치부를 공개해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건지, 반대로 내가 위로를 받고자 고통을 알아달라는 치기어린 마음에 그런 건지.
지금 생각해 보면 벌거벗은 나를 보라며 무모하게 전시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수군거릴 요소를 제공한 것에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고. Air one's dirty laundry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확히 그랬다. 지금도 물론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교하자면 성숙이라는 걸 미미하게나마 했을 무렵 그 일에 수치를 느끼면서부터 멈췄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다시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그 이유는 명확히 모르겠다. 그저 이 모든 걸 혼자 간직할 수 없는 변태적인 성격을 가진 건지. 아이러니한 건 나도 올리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 나보다 타인을 의식하고 눈치 보는 인간도 없을 텐데. 사람들 시선이 두려우면서도 불쾌함을 눌러 삼키고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반복한다.
사실 대다수는 제대로 읽지 않을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읽는 소수 중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 소수 중에서도 극소수와 교감하고 싶은 욕구가 컸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이러한데, 이런 면모를 보고도 곁에 있어주겠냐고 묻는 방식일 수도. 방어기제일 수도.
올해는 유난히 글에서 좋은 경험이 많이 파생되었다. 안면도 없는 누군가 나의 글이 좋다며 연락을 해오기도 했고, 그리 친밀하지 않았던 누군가 나의 글을 꾸준히 보고 있다며 용기 내 말해주기도 했다. 내 글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누군가,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하는 게 멋지다는 누군가, 글을 쓰는 나를 보며 본인만의 글을 쓰기 시작한 누군가도 있었다.
계속 글을 공유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하던 찰나에 내 글이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 되기도, 더 깊은 대화의 계기가 되기도, 사유할 만한 주제가 되기도 하는 것을 보며 괜찮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내 글이 더 많은 이들에게 힘이고 위로이자 용기고 도전이자 사랑이 될 수 있도록. Thanks to my dear 누군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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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여름방학 시작🧊


Day 1 🛌
202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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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재벌과 결혼해야겠다
2년반동안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생기부 관리와 성적이 끝났다 정말 힘들기도하고 좋은 추억들이 많았다 하지만 3학년 마지막 성적이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 사회는 성적순이다 시험때문에 운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서러워서 밤새 울며 잠들었다 마지막까지 정신 붙잡지 못한 내가 밉고 제일 중요한 시기에 전남친과 이별로 제대로 손이 잡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누구는 고삼을 다시 살라하면 못산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다시 돌아가고싶다 돌아가고싶을 정도로 후회하고 어린 내가 너무 싫다 몸만 크고 마음은 여전히 어린소녀가 있다 언젠가 후회할일은 분명있겠지만 이번 고삼인생보다는 덜 후회하고 싶다
대학 잘가고싶다 제발 인생 시발것 이 대한민국 교육정책을 다 갈아엎어버리고 싶다.
오노추 - 낭만젊음사랑(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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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_한양대_1학기_로컬브랜드_THRUCK_뜨럭
2023_한양대_로컬브랜드_THRUCK_뜨럭_최종제출.pdf from Artcoon 2023년 한양대학교 커뮤니��이션학과 3학년 1학기 브랜드디자인과 로컬브랜드 수업 최종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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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town Girls/ Jesse Spencer - Molly Smiles
정말 좋아하는 영화의 정말 좋아하는 엔딩. 미소가 너무 아름다웠던 '브리트니 머피'. 영화 너무 재밌으니까 주말에 한 번씩 보세요. 마음이 따수워지는 영화.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사이에 본 것 같은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Daddy´s little girl paints the world with her magic wand, Daddy´s little child breathes new life to the morning time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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