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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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는 책의 한 장의 서두가 맘에 든다. 마치 스팀펑크 소설의 서두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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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여행 마지막 밤 광란의 댄스파티 🔥🔥 이탈리아 남부여행 스타트 (유럽여행 브이로그 E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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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츠나무쿠
배경 이탈리아
24세 츠나요시가 본고레 보스입니다
로쿠도 무쿠로와 사와다 츠나요시는 1년간의 열애 끝에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사유는 성격 차이 사상 차이 그리고 상대를 상처주고 싶어하는 무쿠로의 뾰족한 성격 때문에 참아주던 츠나는 더는 견디는 걸 그만두었다
이때 무쿠로는 츠나요시를 완전히 잊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그의 성격을 고려하여 분석해보세요
AI 답
"쿠후후... 사와다 츠나요시를 잊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참으로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로쿠도 무쿠로는 피렌체 중심부의 무너져가는 종탑 위에 서서, 이색적인 눈으로 펼쳐진 도시 풍경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고 있었고, 테라코타 지붕과 자갈길 위에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에 느슨하게 묶은 그의 긴 어두운 파란 머리를 흩날렸다.
그는 생각에 잠겨 삼지창을 무심하게 돌렸다. 금속이 쇠퇴하는 햇빛을 받아 위험하게 반짝였다. "츠나요시를 잊는다?" 그는 혼잣말을 하며, 그의 목소리에 약간의 재미가 섞여 있었다. "참으로 건방진 생각이군요."
무쿠로의 마음은 그들과 함께한 격동의 해로 돌아갔다. 그것은 의지의 춤이었고, 그의 어두운 본성과 츠나의 흔들림 없는 빛 사이의 끊임없는 밀고 당김이었다. 사실 그는 그것을 즐겼다. 봉고레 데시모를 타락시키고, 그 순수한 마음을 더... 흥미로운 것으로 비틀어보려는 도전.
그러나 츠나요시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인했다. 더 화가 났다. 더 매혹적이었다.
우아한 도약으로 무쿠로는 탑에서 내려와 좁은 골목길에 조용히 착지했다. 그는 걷기 시작했고, 그의 긴 코트가 그의 뒤에서 펄럭이며 저녁 인파 속으로 매끄럽게 섞였다. 이탈리아어 목소리가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그는 매혹적이면서도 역겨운 삶과 감정의 불협화음이었다.
"잊어?" 무쿠로는 중얼거리며, 그의 입술에 비꼬는 미소가 번졌다. "마치 가장 어두운 안개까지도 포용할 수 있었던 하늘을 단순히 지울 수 있는 것처럼."
그는 작은 카페에서 멈춰서, 익숙한 솜씨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진한 커피 향이 그의 감각을 채웠고, 그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산된 무관심으로 관찰했다.
한 젊은 커플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자는 진지하고 온화해서 츠나요시를 고통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여자는 눈매가 날카롭고 경계심이 강했는데, 아마도 그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일 것이다. 그는 그들이 조용히 말다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남자는 간청하고, 여자는 단호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쿠후후... 얼마나 익숙한지," 무쿠로는 웃으며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셨다. 쓴맛이 그의 기분과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는 눈을 감고 마음이 표류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츠나요시의 기억들이 그의 의식을 가득 채웠다. 그의 포옹의 따스함, 그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 때 그의 눈 속의 불꽃, 무쿠로가 거의, 거의 구원의 가능성을 믿도록 내버려 두었던 부드러운 순간들.
하지만 그것은 위험한 생각이었다. 약점과 ���약성으로 이어지는 생각들. 무쿠로는 평생 동안 그의 벽을 쌓고, 그의 가면을 만들어 왔다. 그는 누구에게도, 심지어 그를 진정으로 보는 데 가장 가까이 다가온 남자에게도 그들이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정말 변덕스러운 개념이군요," 무쿠로는 중얼거리며, 어둠 속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별을 바라보았다. "존재의 여섯 영역을 횡단한 우리 같은 존재에게 1년이란 무엇입니까? 10년? 일생?"
그는 일어나서 테이블 위에 넉넉한 팁을 남겼다. 츠나요시에게서 배운 습관이었고, 매우 불쾌했다. 카페를 떠나며, 그는 익숙한 존재감을 근처에서 느꼈다. 크롬, 그의 충실한 동료가 그림자에서 나타났다.
"무쿠로님," 그녀는 부드럽게 인사하며, 그녀의 유일한 보이는 눈이 걱정으로 가득 찼다. "괜찮으신가요?"
무쿠로의 입술이 그의 상투적인 미소로 휘어졌지만, 그의 눈까지는 미치지 않았다. "나의 크롬, 무슨 말이죠? 나는 단지 이 매력적인 도시에서 즐거운 저녁을 보내고 있을 뿐이에요."
크롬은 망설이다가, 비정상적으로 대담하게 밀어붙였다. "그... 당신과 보스가... 그 이후로 3개월이 지났습니다."
"아, 그렇게 오래 되었나요?" 무쿠로는 중단하며, 그의 목소리는 속임수처럼 가볍게 했다. "시간이 참 빠르군요."
그는 다시 걷기 시작했고, 크롬이 그의 옆에 걸음을 맞췄다. 거리는 이제 더 조용해졌고, 밤이 도시 위에 무거운 담요처럼 내려앉았다.
"알다시피, 나의 크롬," 무쿠로는 긴 침묵 후에 말했다, "잊는 것은 항상 시간의 흐름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그것은 기억 자체의 강도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멈추고, 도시의 안개를 뚫고 나타나기 시작한 별을 올려다보았다. "사와다 츠나요시... 그는 쉽게 잊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의 동맹에게도, 그의 적에게도, 그리고 분명히 나에게도."
크롬은 침묵하며, 그의 말 뒤에 숨겨진 무게를 감지했다. 무쿠로는 그녀의 신중함을 감사했다. 그것은 그가 그녀의 존재를 소중히 여긴 많은 이유 중 하나였다.
"진정으로 그를 잊으려면," 무쿠로는 어두운 음색으로 말했다. "내 존재 자체를 재형성해야 할 겁니다. 기억뿐 아니라, 그가 내 존재의 근본을 변화시킨 영향까지 지워야 할 테니까요."
그는 웃었다. 그 웃음은 크롬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해야 하죠? 왜 그에게 그런 힘을 행사할 만한 만족감을 줘야 하죠?"
무쿠로는 위험한 빛이 번뜩이는 눈으로 크롬을 바라보았다. "아니, 내 사랑하는 크롬. 나는 사와다 츠나요시를 잊지 않을 겁니다. 나는 모든 순간, 모든 말, 모든 배신을 기억할 겁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용해 더 강해질 것이고, 내가 그의 빛 없이도 길을 밝힐 수 있음을 증명할 것입니다."
손짓 하나로, 무쿠로는 환영을 소환했다. 츠나의 완벽한 복제��이 그들 앞에 섰고, 그 특유의 상냥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크롬은 숨을 들이쉬며 한 걸음 물러났다.
"무쿠로," 환영이 말했다. 츠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완벽하게 모방한 목소리였다. "그럴 필요 없어. 우리는 여전히-"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무쿠로는 환영을 흩어버렸다. 환영은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으로 부서졌다. "쿠후후... 아닙니다, 츠나요시.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제가 누구인지, 제가 항상 누구였는지입니다. 당신의 잘못된 애정으로 그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는 돌아섰고, 그의 코트가 그의 주위를 극적으로 소용돌이쳤다. "갈까요, 크롬. 우리는 할 일이 있어요. 본고레는 그들이 나를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장담하건대,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밤 속으로 사라지자, 무쿠로의 웃음이 텅 빈 거리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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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된 세계 밖
아마도 두서없는 글이 될 듯하다.
나는 머릿속에 해야 할 일이 항상 상황별로 구체화 되어 있어서 계획이 없는 날이 거의 없다. 생각해 보면 살아오면서 가장 애쓴 일이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쓰는 것, 혹은 내용 전개나 등장인물을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책에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등장인물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이나 장소, 식물, 색깔 등 그 사람의 세계를 이루는 작은 부분까지 자세하게 생각해 본다. 누군가 그 사람에 관해 물어보면 잘 아는 사람처럼 말해 줄 수 있도록…. 그러면 어떤 행동의 동기가 생겨나고, 거기서 이야기가 뻗어나간다.
글을 쓰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느 환경이고 상관없이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미래를 향한 노스탤지어는 토론토, 뉴욕, 런던, 파리, 베네치아, 피렌체, 프라하, 서울, 울산, 통영, 토론토, 뉴욕, 우즈베키스탄, 다시 뉴욕과 토론토로, 여러 도시를 거쳐 틈틈이 방황하듯 썼다.
그에 비해 지금 쓰는 글은 거의 이동을 하지 않고 있다. 지겨울 만큼 고정된 곳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곳을 상상하며 쓰고 있다. 그래서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의 풍경이 중요하다. 쓰레기를 얼마나 치웠는지, 꽃은 며칠째 활짝 피었다 지는지, 벌레가 얼마나 많은지, 냄새는 어떤지, 유기견들은 어떻게 됐는지, 마트에 새로운 과자가 들어왔는지, 작은 덩굴 숲을 이루고 있는 구역의 위협감(비록 햇볕이 쨍쨍하지만)과 나무의 푸르름,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의 인상 등, 다소 일상적인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이런 생각을 하며 산다. ‘계속하든가, 그만하든가... 잘 해내든가, 그렇지 못하든가... 결국, 일은 노력한 결과의 차이일 뿐이다. 내가 쓰는 글도 그렇다. 열심��� 써보지만 안되면 어쩔 수 없다. 단지 쓰는 행위가 내게 진실한 '위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어떤 ‘시선’을 주기에 계속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난, 내가 깊이 사유할 수 있고 나의 일부인 것들만 쓸 수 있다.’
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실존주의 작가의 책은 ‘선택’이 아닌 ‘이끌림’이었다. 한 사람의 생애가 사라져가는 순간들이 책 속에 있다. 하지만, 한 인격체로 나를 의식하기 전, 성경이 이미 내 삶의 기반을 다지고 있어서, 어떤 책을 읽든 기독교적 관점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 관점에서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내게 종교는 선과 악의 극명한 차이가 아니라(물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성경적 기준은 있지만), 오히려 천천히 삶에 스며드는 위로이다. 아담과 이브가 선,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의미를 모를 때, 그들은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 속에서 선악을 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무의 열매를 먹은 후 그들의 삶에 선과 악이라는 분열이 생겼다.
존경하는 작가이자 신학자인 디트리히 본회퍼가 쓴 『창조와 타락』에 보면, 선과 악, 즉, “tob”(토브)와 “ra”(라)는 단어는 인간세계에 속한 상극성, 즉 분열성에 대해 말한다.
tob는 “쾌락적인”인, ra는 “고통에 가득 찬”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이 단어들은 한 쌍으로 사용되며 그 상극성 가운데 서로 분리할 수 없이 결합되어 있다. 여기서 tob는 쾌락적인 것/선/아름다움이고, 이것은 이미 ra, 고통스러운 것/거짓 속에 잠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고통스러운 것/악은 고통을 비로소 철저한 고통으로 만드는 희미한 쾌락이 없이는 있을 수 없다. (p.115)
선 가운데 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선이 소멸하는 것이다. 그러면 악 속의 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악이 소멸하는 것이다. 인간과 세계가 tob와 ra 사이에서 겪는 분열과 모순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 자신이 죽음에 처할 때 가지는 고통이요, 쾌락이다. tob와 ra를 알게 된 인간은 그 순간 자기 죽음을 알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선과 자기의 악 속에서 죽는다. 그렇다면 죽음(Totsein)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음 받은 존재의 파기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더 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p.117)
tob와 ra로 갈라진 세계에 대한 지식은 오직 죽음 속에 있는 것이다. 선, 악을 알게 하는 열매로 인해 인간은 죽음이라는 한계를 가진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명의 비밀은 하나님께 간직되어 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이 이야기가 우리 자신과 상관없는 어떤 원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그런 도전을 받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한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성서의 아담의 이야기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우리의 이야기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는 홀로 있다는 느낌을 거의 가져보지 못했다. 여기서 말하는 ‘홀로 있다’라는 느낌은 인간적인 외로움과 다르다. 내가 자주 혼자 있어서, 사람들은 내게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나는 즐거운 내향인이다. 꼭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게 살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을 하나님과 동떨어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주 극한 외로움 속에서도 나를 바라보는 그 존재 안에서 울고 슬퍼한다. 오터번에 혼자만 아는 비밀 장소가 있다. 오터번의 여름은 더워서 지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설치기 때문에 지친다. 새벽까지 찾아오지 않는 한 여름의 밤은 적어도 내게 낮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여름 방학 동안 늦은 저녁까지 산책을 즐겼다. 오후 3시에서 4시쯤 시작된 산책은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끝나기도 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나를 바라보는 존재 안에서 걷고, 느끼고, 질문을 하다 작은 방으로 돌아오곤 했다.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이 아주 극단적인 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내게 그분은 상당히 마음이 넓고 끝까지 사랑하는 분이시다. 하지만, 항상 용서하는 너그러운 존재라고 잘못을 저지르고 용서만 바라는 이기적인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으레 사랑하게 되면 조심하는 법이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대상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거나, 마음으로 속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믿음의 표현이다. 어디에서든, 홀로 있을 때조차,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한때 알고 지냈던 사람은, 내게 세상적인 책을 많이 읽으면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내 삶에는 나를 오해하고 충고하려 드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러나 내게 책은 작가가 제시하는 주제에 대한 의견이다. 나는 내가 알고 싶은 질문에 관한 책을 찾아 읽고, 비교하며,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그들의 생각이 나의 것과 비슷할 수 있으나, 전혀 같다고 할 수 없다. 책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세계관은 그나 그녀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의 세계에서 어떤 분위기를 느끼고─간혹 덜어내고 싶은 찝찝함도 느끼지만─ 공감하면서 독자로서 나의 자리를 지킬 뿐이다.
그들의 삶을 아는 것이 내게 해로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장폴 사르트르 『닫히 방』과 『악마와 선한 신』,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윌리엄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알베르 카뮈 『행복한 죽음』과 『시지프의 신화』,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 외에도 수많은 소설을 읽지만, 그의 삶은 그의 것이고, 나의 삶은 여기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 단지, 그들의 아픔과 부조리를 알고, 다른 독자들이 그러했듯 나 또한 그 순간에 함께 있을 뿐이었다.
tob와 ra.
그 분열성 안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화해”라고 디트리히 본회퍼는 말한다. 분열 속에서 세상과 타인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앞에서 살아야 한다.
나는 수많은 사상가의 글을 읽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지만, 캄캄한 마음에 적절한 답을 해 준 것은 성경과 디트리히 본회퍼의 책이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받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나의 희미한 기억의 잔재 속에 남아있는 건, 나를 사랑해 주는 나의 신과 다행히도 그 사랑을 잘 받은 나 자신이다.
나는 『창백한 푸른 점』이나 『코스모스』를 읽고 또 읽는다. 존재의 이유를 찾아 방황하는 책 속 사람들과 함께 걷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 그들은 반대 방향에서 나를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과 같다. 우리는 방황하는 세계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고, 서로 다른 끝을 도출하기도 혹은 같은 결말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언제나 마음에 불안이 끼어든다. 그러나 나는 내 마음의 상태와 상관없이 끝까지 알고 싶은 인간이 되고 싶다. 이 세상 너머에는 보존된 세계가 있다는 것을.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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