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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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특집#1

홍지수는 윤정한을 좋아한다. 쉴 새 없이 흩날리는 윤정한의 헛소리에 무게를 실을 정도로. 입학 첫날에 들었던 자기소개에서 본인의 출신지가 에브라토라는 말도, 실은 열 살이나 꿇었다는 말도 모두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음날엔 본인은 아이큐가 상위 1%인 영재여서 조기 입학했으므로 너네보다 네 살은 어리다는 윤정한의 허언증 시즌 2를 겪기 전까지는 말이다. 윤정한의 말은 바람처럼 가벼웠고, 그로 인해 갈대처럼 흔들리는 건 홍지수였다. 그래도 좋았다. 윤정한과 같은 반, 같은 교실에 있는 순간, 당연히 들 수밖에 없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윤정한은 쉬는 시간마다 엎드려 있었다. 병아리의 털인 마냥 샛노랗게 탈색한 머리카락 탓에 교사들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요주의 인물이 된 터라 눈꺼풀이 내려갈 때마다 윤정한은 칠판 위에 적힌 문제를 풀거나,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거나, 복도로 나가 서 있거나 종일 혼자 바빴다. 홍지수가 옆에 앉아 옆구리를 툭툭 치면 누구야? 조슈지, 너지? 너니까 봐준다. 최승철이면 벌써 한 대 갈겼어. 웅얼거리는 듯한 말로 겨우 맞이해줬다. 바보야, 네 짝꿍 놈 승철이는 저기서 홍삼 게임 걸려서 인디언밥 맞고 있어. 넌 왜 나라고 봐주는 건데. 차라리 한 대 때리던가. 속이라도 시원하게. XXX. 서운하다는 뜻의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가 간신히 내려갔다. 돌아오는 말이 없으니 윤정한이 고개를 돌렸다. 우리 슈아, 뭐가 또 섭섭해. 응? 홍지수는 윤정한의 얼굴에 약하다. 또 졌다.

윤정한이 묻��다. 펜 비트 맞춰줄까? 우리는 이따금 말도 안 되는 가사를 샤프 클립을 부자연스럽게 여러 개 꽂은 제도 샤프로 두들기는 비트 위에 얹었다. 한때의 유행이었다. 홍지수는 그럴 기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조슈지, 오늘 단단히 삐졌네. 뭔 일 있지? 그렇게 좋아하는 랩도 안 만들고. 얼른 형한테 말해봐. 홍지수는 코웃음을 친다. 형은 무슨, 생일 2개월밖에 차이 안 나면서 형인 척하는 게 웃겼다. 이제야 웃네. 웃으니까 예쁘잖아.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왔나보다. 또 졌다. 홍지수는 윤정한의 모든 것에 약하다. 자꾸 한 수 접어주게 된다. 홍지수는 슬며시 웃는 윤정한의 얼굴을 바라본다. 홍지수가 보기에는, 실은 윤정한이 훨씬 더 예쁘다. 백 배, 천 배... 배수를 따지는 건 이제 그에겐 의미가 없다.

야, 슈아야. 넌 또 내 자리 와있냐? 종 쳤어. 네 자리 가. 최승철이 어느새 다가왔다. 매정한 놈. 홍지수는 최승철이 얄밉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했던 짝꿍 뽑기 때 최승철은 또 윤정한을 뽑았다. 홍지수는 최승철을 뒤로 살짝 불러내 교실 맨 뒷자리라서 마음에 안 든다며 바꾸자고 했다. 최승철은 흔쾌히 바꿔줄 것처럼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결국 본인이 윤정한과 앉았다. 나쁜 놈, 네가 그러고도 친구냐. PC방에서 게임할 때 차단기나 내려가 버려라. 홍지수가 그 이후로 몇 번 더 저주했더니 최승철과 전원우가 PC방에 가면 최승철이 앉은 자리의 컴퓨터만 갑자기 전원이 나간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것 참 쌤통이었다.

수업 종은 한참 전에 쳤는데 선생 대신 이찬이 들어왔다. 원래대로라면 담임이 들어올 시간이었다. 칠판에 자습이란 글자가 개발새발로 적혔다. 찬이, 쟤는 어쩜 저렇게 순응쌤이랑 글씨가 똑같냐? 정말 대단하다. 교실 어딘가에서 욕보다 더 심한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관과 이찬이 티격태격 다투는 소리도 울려 퍼졌다. 평소와 같은 교실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홍지수는 앞자리에 앉은 윤정한이 뭘 할지 궁금했다. 모레까지 다 풀어야 할 문제집은 펼쳐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정신 차려라, 홍지수... 속엣말은 그렇게 나왔다. 하지만 홍지수의 시선은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앞자리로 향했다. 샛노란 뒤통수가 먼지 쌓인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반짝였다.

[hkeno0215]

★하루 세끼밥★

흐뭇..........🎵🎶

아침은 ( )밥

점심은 ( )밥

저녁은 ( )밥🎵♩♩

아침 : 인디언밥

점심 : 사또밥

저녁 : 고래밥

[pokangaga-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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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ked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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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빠 인디언추장 #인디언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