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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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kimsworld-blog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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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 없는 ‘선택’에 집착하는 한국 정치 중국 위(魏)·촉(蜀)·오(吳) 3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인 나관중의 장회소설(章回小說) ‘삼국지연의’(삼국지)는 천하패권을 놓고 벌이는 영웅들의 지략과 의리, 흥미진진한 무용담으로 인해 남녀노소 변함없이 사랑받는 열독서다. 삼국지에는 유비·관우·장비·제갈량·조조·사마의·손권 등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와 도원결의·삼고초려·천하삼분지계·적벽대전·제갈량의 출사표 등의 장엄한 스토리는 어느 역사소설도 흉내 내지 못할 만큼 논리적이고 신비하기까지 하다. 저 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흥미 ���는 장면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를 관우가 살려준 대목을 꼽을 수 있다. 적벽대전은 손권의 오나라·유비의 촉나라 연합군과 조조의 위나라 간에 벌어진 대규모 전투다. 수백 척의 군함과 30만 대군을 이끈 조조는 천하통일을 꿈꾸며 오나라로 쳐들어 갔지만 오·촉 연합군의 연환계(連環計)와 화공(火攻)에 걸려 대패하고 만다. 이때 조조의 퇴로를 예측한 제갈량은 관우를 화용도로 보내 조조의 목을 가져오게 한다. 관우는 과거 조조에게 몸을 의탁한 적이 있었는데, 조조는 관우의 충성심과 의리에 탄복해 적토마와 많은 재물을 내리는 등 그를 후대했다. 의심 많고 독선적인 조조였지만 관우에게 만큼은 온갖 정성을 다해 예우했다. 관우는 그때의 은혜를 잊지 못해 독안에 든 쥐 신세인 조조를 차마 죽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조조를 제거해야 유비가 천하통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비의 분신과도 같은 관우가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의를 소중히 여기는 관우는 과거의 은혜를 갚기 위해 조조를 살려 보낸다. 삼국지의 여러 장면중에서도 관우가 조조를 살려 준 대목은 600여년에 걸쳐 많은 이들의 논쟁거리가 돼 왔다. ‘관우의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내가 관우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에서 부터 ‘사사로운 의리를 위해 대의를 잊었다’는 혹평과 ‘대의에 앞서 의리를 지켰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반응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논쟁의 정답은 없다. 관우는 답답할 정도로 신념과 의리를 지킨 인물이다. 이익과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관우는 상상할 수 없다. 그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이후 감당해야 할 ‘군령을 어긴 죄-참수형’도 감수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최선의 선택’ 또는 ‘합리적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최선의 선택’이 ‘최고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선택’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영역에 존재하기에 우리는 평생 어리석은 짓만 하며 살아간다고도 볼 수 있다. 선택(選擇)은 ‘여럿 가운데 가장 필요한 것을 뽑는다’는 사전적 문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은 선택(prohairesis)을 ‘의지’, ‘결의’, ‘도덕적 선택’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개인적 의지로 이룰 수 없는 ‘선택’에 집착할 때 인간은 자유로부터 억압받는다고 본 것이다. ‘최선의 선택’ 또는 ‘합리적 선택’을 위해 노력 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를 이룰 수는 없다. 요즘 정치권이 ‘선택’의 문제를 놓고 분주하다. 자유한국당 친(親)박계, 비(非)박계가 ‘최고의 합리적 선택’이라며 저마다 내놓은 당 혁신안 뒤에는 당권 장악을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 조만간 비상대책위원장, 새 당 대표, 새 지도부를 뽑을 것이다. 승리한 쪽은 ‘최고의 합리적 선택’이라며 축배를 들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신념에 기반을 두지 않은 선택은 당장은 결과가 좋더라도 머지않아 자충수(自充手)나 패착(敗着)으로 되돌아온다.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은 저마다 ‘최선의 합리적 선택’이라며 각종 정책들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문재인 정부에 코드를 맞추려는 그림자가 자주 엿 보인다.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면 자신의 신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옳다. 풍요로운 국가, 사랑받는 정치인의 배경에는 언제나 ‘도덕적 신념’에 따른 선택이 있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혼란의 시기임에도 인간과 세상을 대하는 신념을 지킨 관우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중국 #나관중 #삼국지연의 #삼국지 #자유한국당 #민주당 #무용담 #열독서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 #사마의 #손권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출사표 #연환계 #화공 #화용도 #적토마 #천하통일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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