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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처음
humans-of-seoul ·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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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처음 만난 날은 제가 가식 좀 떨었어요. 소개팅 자리였는데, 밥도 엄청 조금씩 먹고, 머리 자꾸 귀 뒤로 넘기고요. 제가 원래 안 그러는데 그날따라 그러더라고요.” “(왼쪽) 그게 웃기고 귀여웠어요. 사실 이 사람이 차분한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그 자리에서 금방 눈치 챘거든요. 전 오히려 좋던데요?” “(Right) I acted a bit pretentious when we first met. It was a blind date, and I barely picked at my food and kept tucking my hair behind my ear. I’m not normally like that but that’s how I acted that day.” “(Left) It was funny and cute. Honestly I picked up right there that she wasn’t the laid back type. But I actually like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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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말결산
나치고는 꽤 부지런히 다녀서.. 뒤늦게라도 개별 사건들에 대해 일기를 쓰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절대로 올해 안에 연말결산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날림으로 연말결산 먼저 써보겠어요. 결산은 다행히 쉬운 게 이 여자 걍 1년 동안 슬램덩크밖에 한 게 없답니다~ 고마워요 이노타케~ 내 1년을 털어가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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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슬램덩크 입덕하다. (시작부터 망하고 시작한 것이다. 또 이렇게 인생을 무언가에 쉽게 꼬라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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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하자마자 일주일 만에 버스 13대 계약과 운행을 어케든 해내고(회사생활 4년차, "어케든 해내다"가 직장생활의 정수임을 깨닫다) 그렇게 고생길을 달리기 시작하다. 죽여줘.. 교육보내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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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월 항상 개노잼의 달이지만 그래도 슬램덩크에 타오르며 즐겁게 보낸 듯. 맨날 퇴근하면 프박 뽑으러 가고, 점심시간에 핑계 대고 프박 뽑으러 가고, 덕질메이트들한테 프박 좀 뽑아달라고 부탁했던 기억들밖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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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월도 사진함에 먼... 슬램덩크 짤밖에 없는데 민망해서 바될없 사진 올림. 올해 바될없 되게 열심히 만나고 우리끼리 사이는 돈독해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책은 하나도 없음ㅋㅋㅋㅋㅋ 내년엔 노트에 따로 기록 남기기로 했으니까~ 내년에도 열심히 만나서 바보짓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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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슬램덩크 열심히 하고 있죠. 하 진짜 웃긴 거. 옷 보니까 생각났는데 저 날 낮에 소개팅 하고 오후에 슬덩보러 달려감. 덕질 좀 하겠다는데 현실 남자가 너무 방해되네요. (울엄마가 이 글 못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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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직전엔 커다랗고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 절로 템플스테이도 다녀왔다. 환상에 차서 마음의 안정, 작지만 큰 깨달음 이런 거 기대하며 갔는데 그냥 스님들과 함께 하는 우당탕탕 1박2일 수련회..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일반 여행보다 숙박비가 저렴했으니까.. 하산하자마자 허겁지겁 고기 구워먹음. 레전드 불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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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비 오는 어린이날 글렌체크 단독콘서트에 다녀왔다. 올해 spotify 순위권 전부 일본밴드라 매국노 될 뻔 했는데 갑자기 글렌체크가 날 재입덕시키더니 1위를 지켜줌..하..ㄳ.. 재입덕한 이유: 상반기에 bleach 앨범에 꽂혀서 겁나 듣고 단콘까지 다녀왔는데 생각해보니 대학생 때 좋아하던 밴드 중에 아직도 잡음 없이 지속적으로 좋은 음악 내고 있어서 10년 뒤에도 콘서트 가는 밴드가 글첵밖에 없었음.. 그 사실이 갑자기 엄청나게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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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많은 건 행운이야.
6월
6월보다 조금 이전 봄 이야기인데.. (영상이 6월♥) 고등어가 우리집 테라스에서 출산을 해줬는데.. 몸이 한창 건강해서 그런지 네 마린가 다섯 마린가.. 애기들을 최고로 많이 낳았다.. 그러다 페인트칠을 하느라 집이 좀 어수선한 사이에 잠깐 보금자리를 옮겼는데.. 하필 그때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딱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 그마저도 겨우 살아남은 거라 온갖 잔병이 많아서 튼튼하게 오래 살라고 튼튼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런데 얘가 우리집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경계심이란 게 없어도 너무 없고..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도 첨엔 어느정도 경계심이 있는데 이렇게 성격좋고 살가운 고양이는 처음 봐서 가족들이 걍 다 녹아내림.. 고등어가 당시에 심적 충격을 받았는지 잘 돌보지도 않고 하양이랑 까망이가 공동육아를 했는데, 아니 어쩌면 그래서 눈치보는 막내처럼 사람둥이로 자란 것 같다ㅜㅜ 지금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사고뭉치인데 사고를 얼마나 치고 다니든 좋으니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란당.. 흑흑 울튼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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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인생 첫 오션뷰 호텔ㅎㅎ 7월 중순에 팀이동 해서 지옥문 시즌2 열렸는데도 굴하지 않고 꾸역꾸역.. 예약한 대로.. 항상 해보고 싶었던 광안리에서 낮에 해수욕하고 밤에 술 마시러 가기를 실행했다. 해수욕하겠다고 수영복이랑 비치타올도 사고 다이어트도 빡시게 했는데 날씨운이 안 좋아서 흐리고 추워 아쉬웠음ㅜ 그래도 비는 안 와서 입수 성공했으니 다행이고 감지덕지... 해수욕은 뭔가 마음 먹고 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별 거 아니더라~ 내년에는 다른 바다로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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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락페의 달. 펜타포트와 인생 첫 해외락페 ★섬머소닉★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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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추석 사랑해. (성의가 없는 게 아니라 가을은 그냥 추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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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올해도 간 부락. 개씹덕들을 위한 라인업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락페도 농놀도 놓치지 않는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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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친구들이 생일에 주문케이크? 해줄 수 있음. 하지만 딸기 못 쓰는 철에 굳이 송태섭 딸기생크림케이크 재현해오기? 평생 가자는 거거든요.. 딸기는 모형이고 내용물은 제철 밤케이크인 끔찍하게 로맨틱한 혼종.. 내가 무슨 짓을 해야 내년에 이것을 보답할 수 있지? 나만 씹덕질을 하고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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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1박으로 놀러가서 태어나 처음 월미도 바이킹 타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보는 것이길 빌다. 어떤 우정은 사랑보다 강하다. 아주 만에 하나 나��에 내가 자식을 낳으�� 월미도 가서 엄마 바이킹 같이 타줘 하는 불효자식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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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리암 보고 서울에서 노엘, 겜, 크리스 봤으면 저는 올해 오아시스를 본 것이나 다름없죠? 사혼의 오아시스 모으기.. 내힘들다진짜.. 아저씨들만 합치면 되는 일인데... 아~ 아저씨들이 합쳐주면 좋은데 진짜..(수동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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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구몬의 힘으로 엄마 첫 자유여행 시켜주기. 환갑 여성과 함께하는 오사카교토 여행 일기.. 다른 게시물에서 천천히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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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휴가를 못내고 자존심 상하게 종무식 참여하고ㅡㅡ,, 트위터 영업 믿고 최현우 마술쇼 보러 달려감. 그런데 마술쇼라뇨? 그는.. 마법사입니다. 하 너무 재밌어. 돈 좀 아껴보겠다고 S석 했다가 땅을 치고 후회했다. 등쳐먹는 아이돌 콘서트만 가봐서 티켓값 차이로 진정 경험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단 말입니다. 넘 재밌어서 앞으로 매년 가기로 했음. 반드시 1층으로..
기타
그 밖에 올해 있었던 일들.. 올해는 유독 좋은 일본 밴드들을 많이 알게 돼서 좋았고.. 영화는 잘 안 본 것 같다.. 슬램덩크만 존나 봄.. 4년만에 핸드폰을 아이폰15로 바꿨고 신경 쓰이던 피부가 어째 치료하려 하면 할수록 급격하게 악화돼서 12월부터 난생 첨으로 한의원을 다니고 있다. 효과가 있음 좋겠는데 걱정이다ㅜㅜ.. 그리고 전적으로 내가 계획하고 인솔한 자유여행을 한번 다녀오니 여행이란 것이 갑자기 너무너무너무 재밌고 좋아져서 내년은 예산이 허용하는 한 더 많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 하여튼 올해는 업무가 일년 내내 바빠서 힘들었는데도 깊게 좋아하는 것도 새로 만들고 첫 해외락페 같은 즐거운 경험도 부지런히 챙겨서 여럿 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왠지 항상 개같이 피곤하더라..) 2024년은 더 재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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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ybriankang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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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_kisstheradio: 🌙 230907 풀고지나가요 세상에 말도 하고 고민도 해결하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있다니🫢 서로 셋팅된 모습 처음 보고 감탄하는 영디와 해나😸😺 내추럴한 모습이 제일 귀여운 도운🐶 케이크 맛? 모양? 중요한 건 케이크에 꽂혀있는 용돈이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서로 소개팅 시켜주고 그러는거 아닙니다❗️ 그럼 세분 모두… 들어가세요(멋진척) 마지막 사진 두장은 구척장신 모델 느낌✨ #데이식스의키스더라디오 #데키라 #영케이 #송해나 #도운 #DA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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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ffyyewon · 3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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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언니랑 예인이랑 난생 처음 소개팅 하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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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9.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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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nim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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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합정필라테스추천 #합정필라테스 합정역은 예전에 소개팅 때 스테이크 먹고 오늘 처음 와보았읍니다. 한 6년됐나. 2호선 합정역에서 가까운 핏인라이프 필라테스 합정점에서 수업을 받았는데요. 여유있게 갔다가 오늘도 #와장창 🤣🤣🤣🤣🤣🤣 언제나 즐거운 필라테스 껄껄껄 #핏인라이프필라테스 @fitinlife_hapjeong (합정역에서) https://www.instagram.com/p/Cka_Odls9Jy/?igshid=NGJjMDIxM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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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hrodriguez7230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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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eymartinez5632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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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yofficial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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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
지난 금요일 출근길에 포스팅 쓰다가 날려먹어서 다시 작성하는 포스팅. 텀블러는 하다가 한번 날려먹으면 참 다시 하기 귀찮다.
독립문 근처 서는 직원 L아저씨와 눈이 맞아서 술마시러 어디까지 오게 되었다. '투다리' 는 내가 맨 처음 읽은 한글이다.
멍청한 아이는 시각에 강해서, 한번 인상깊은 이야기는 잊지 못한다. 그 한글을 읽었을때가 살색버스 빨강줄, 파랑줄이니까 4살~5살쯤일터.
귀인인 L아저씨와 소개팅 이야기도 부추기고 그랬지만 아저씨는 생각이 없단다. 아저씨랑 이런저런 회사이야기 전 회사 이야기 연애이야기 등등을 하고 헤어졌다.
3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고 아쉬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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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2.
매너리즘에 빠진건지, 일이 답답해서 그런지 데이트 장소를 쉽게 정하지 못하다가. '서울식물원' 을 갔다.
그녀를 보고 서브웨이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마곡동을 가는데... 녹는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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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은 예쁘고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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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치 동남아에 온 거 같은 실내식물원은 너무 예뻤다. 부처가 열반에 올랐다는 '보리수나무' 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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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와 5색을 가진 꽃이 기억에 남았던 지중해, 아프리카관. 덕분에 해외여행도 다녀온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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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는 사실 그렇게 좋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찾으면 끝나는 이야기는 사실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찰리브라운과 스누피가 난 재미있었다. 세계대전을 설명해주는 라이너스와 찰리브라운은 머리카락도 몇가닥 없는데, 레이싱대회 우승으로 미장원 이용권을 준다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어렸을 때 스누리는 고집쟁이 강아지고 찰리브라운은 나처럼 우유부단한 친구고 라이너스는 사려깊은 친구였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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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당신과 결국 떡볶이를 먹고, 더위먹고 머리가 아파서 일찍 헤어졌던 건 참 아쉬웠다.
2022.7.17.
퇴근하며 간단히 적는다. 당신 부모님의 코로나도 잘 이겨내실 것이며. 그렇게 얼굴도 못보고 난 생일 전날 소주를 3.5병이나 마시고 술병에 골골거렸다.
정말 나이먹을 수록 나이값을 못하는 내가 괴롭다.
다음주는 만족도 조사도 있고 다음주에는 내무부 결과가 나온다. 할건 다 했다. 아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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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doonaa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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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31
3/14
오늘은 OB 청첩장 모임. 용수, 재흠, 진우를 주연이와 함께 만났다. 용수오빠는 꽤 오랜만에, 재흠오빠와 진우는 진짜 오랜만이었다. 회를 조금 먹었고, 알탕 속 알과 야채를 많이 먹었다.
3/15
SVP 마지막날. 내일부터 이틀간은 명상수업을 한다.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당근마켓에 허먼밀러를 올렸는데 업로드와 동시에 연락이 왔다.
오늘의 문장 : 경력 사원이 회사에 적응을 너무 잘 하면 회사는 그 사람을 뽑은 이유가 없어진다 (svp 마케팅 상무님)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게 관심이 없다 (svp 인사이트 페어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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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명상수업 첫째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해본 적이 또 있나 싶다. 늘 해야할 일, 하고싶은 일, 보고싶은 것들을 줄세웠었으니까. 명상수업만 일주일 더 할 수는 없을까?
어제 함께 운동한 PT선생님이 확진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근처 병원으로 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음성. 내 앞사람은 양성판정을 받았는데 기침을 연신 콜록콜록 해댔다. 실은 전파의 많은 부분이 병원 복도에서 이뤄지고 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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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허먼밀러 구매자가 찾아왔다. 당근 구매자가 이 크고 무거운 게 이만큼 크고 무겁다는 걸 알고있을까, 가져갈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두 사람과 큰 차 한 대 (제네시스 g70)가 왔다. 작은 카트도 챙겨오셨는데 계단이라 쓸 일이 없어 죄송해졌다. 마침 딸의 첫 당근이 걱정되셨던 엄마 아빠가 도착해 힘을 합쳐 의자를 옮겼다. 집에 돌아가 의자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우리집에선 택배 받침대가 되어있던 의자가 제자리를 찾은 모습이었다. 당근에 용돈벌이 말고도 이런 기쁨이 있구나. 물건에게 쓸모를 찾아주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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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뉴욕시 수잔에게 편지와 함께 청첩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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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YB 청첩장 모임. 준호, 재형, 정기와 오랜만에 만났다. 늘 똑같이 바보같고 실없고 재미있었지만, 가족과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면 눈에 진심이 그렁그렁. 강남에서 모임을 하던 만득이도 자리에 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애들이 짓궂었지만 어른스럽게 받아주는 만득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3/19
지난 주에 예고당했던대로 (”주연아.. 너희 집에서 샤워 좀 해도 돼?” “무슨..? 아..?”) 대학교 친구들이 브라이덜 샤워를 해주었다. 이런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받으니 친구들이 들인 공과 시간이 모락모락 떠올라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또르르 나오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주연이와 각자 개인사진 1시간씩, 단체사진 1시간씩 도합 3시간을 사진을 찍고 찍히니 당이 떨어져 테이블에 있던 포도를 뚝뚝 다 뜯어먹었다. 고맙고 행복한 시간.
어느새 우리가 만난 지도 12년째. 다 커서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우리가 친구였던 시간이 서로를 모른채 살았던 시간을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면서 배운 건 많이 없지만(?) 얻은 건 이 친구들이 아닐까. 학교에서 강제로 정해준 1학년 1학기 9시 등교 - 6시 하교 시간표가 그 땐 정말 싫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함께 내내 수업을 들으며 떠들다 혼나고, 공강 시간에 PC방에 가서 서든어택 칼전을 했던 그 시간이 우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내 생에 가장 시끄러웠고 가장 술을 많이 먹었고 또 가장 고마운 나날들에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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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수향 수잔과 정말 오랜만에 모닝 시모임. 시모임이라고 말하기 부끄럽게 시도 글도 없었지만 근황과 수다와 따뜻함이 있었다. 이 모임에선 늘 인류애를 얻는다. 마음을 조금 채워온다.
모임이 끝나고 곧바로 정성비스포크로 가 만득의 예복 1차 가봉을 했다. 우리가 고른 천과 색, 핏으로 둘러쌓인 만득이 퍽 멋지고 기뻐보였다.
오늘의 문장 : 그 일이 그 아이의 전부는 아니니까! (나쁜 일을 겪은 아이를 두고, 수잔의 수퍼바이저)
3/21
오프라인 첫 출근. 회의실에서 인사팀의 짧은 안내를 받는 와중에 담당자분의 층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와 안내가 더 짧아졌다. 회의실 밖에선 각자의 팀장님 혹은 팀원들이 삼삼오오 기다리고 있었는데, OT가 끝나고 우리가 각자의 팀을 찾아가는 모습이 꼭 영화 소울에서 영혼들이 자신의 멘토들과 조우하는 장면 같았다.
병국 씨디님이 나와서 나를 맞아주셨는데, 미수 씨디님은 가족이 확진되었다는 소식과 모두 적극적인 재택중이라 오늘은 본인만 나오셨다는 이야기. 목요일에 첫만남을 갖기로 했다는 뉴스를 들려주시고는 홀연히 사라지셨다. (홀연히는 아니고 맥북을 처음 만나는 자에게 윈도우 프로그램 등등을 깔아주시고 가셨다)
나는 혼자 남아 서랍장과 vdi, vpn, 법카와 명함 등등.. 거의 모든 것을 신청하려 했으나 모든 것은 한 번에 되는 법이 없었으며 (명함을 신청하려 했더니 전화번호가 필요해서 전화기를 찾았더니 없어서 신청했다) 맥으로 켜는 윈도우 인터넷은 정말 더럽게 느렸으므로 하루 종일 서랍장과 전화기를 신청했고, 하루 종일 이것밖에 한 게 없다는 자괴감을 덤으로 얻었다.
여기는 나갈 때 공항검색대처럼 가방을 엑스선으로 투시하고, 노트북은 바코드를 찍어야 반출하거나 반입할 수 있다. IT회사에 있다 오니 이런 불편함에 영 적응되지 않는다. 차암나! 치사하다 치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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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오늘도 출근했으나 아직 사원증은 찍히지 않았고 아직 사내커피 한 번을 맛보지 못했다. 점심 2시간은 운동 없이 보내기엔 너무 길어, 계단운동으로 건물을 5바퀴 정도 올랐다. 재혁오빠가 출근해서 같이 잠깐 이야기를 했다.
저녁엔 퇴근 후 마일드아이즈에 룰루랄라 걸어가 (실은 프라이탁이 너무 무거웠기에 ‘으라차차’에 가까웠음) 준하님의 귀가 택시를 얻어타고 왔다. 배민은 택시비에 후하다. 자료공유에도 후하고, 월급에도.. 연봉에도..
3/23
오늘은 재택을 하기로. 왜냐하면 만득을 소개해준 형경에게 상품권을 증정해야 하기 때문이고, 그러려면 점심시간을 틈타 상품권 판매소에서 현금을 주고 상품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권을 돈 주고 사는 건 처음이었는데, 마치 작은 환전소같았고 아주 작은 마진을 남겨서 구매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는지 (9.8천원으로 10만원어치 상품권을 삼. 3천원을 벌었다네~) 마치 파칭코에서 경품과 돈을 교환하는 듯한 약간의 스릴(?)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재택을 선택하고, 20분을 걸어온 것까지 하면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하는 기분도. 결혼은 참 이래저래 이것저것 할 일도, 신경쓸 일도 많다. 다신 하지 말아야지 (?)
3/24
예고된 환영회의 날! 바로 바로 나를 환영하는 날!ㅎㅎ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에이미님과 만나 처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인사를 나누자마자 에이미님의 집에서 어떤 소식이 들려왔고, 급히 회사를 떠나셔야 했다.
환영회로 밥도 먹고 다시 확진도 되자는 씨디님의 농담에 살짝 긴장했는데, 한 명이 없어서인지 회식은 점심 솥밥을 1차로, 우중충한 기후를 고려한 분위기의 독일식 카페에서 2차로 마무리되었다.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너는 임원 되면 안되겠다. 꼰대되겠다 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신나서 피티 선생님께 연락했고, 8시 운동을 했다.
3/25
윤지언니와 방이편백찜. 언니는 새로 연애를 시작했고, 그 전에는 대단한 사람들과 소개팅을 했다. 누구에게 얘기해도 알지 못하겠지만, 나에겐 너무 흥미로운 일이라 여기에 남겨둔다. 망넛이네 사장님이 타는 차는 포르쉐 블랙! 망넛이네 사장님 나랑 친한 언니랑 소개팅 했다!
3/26
인천 친구들에게 처음 만득을 소개시켜주는 날이었다. 선영은 코로나로 격리 중이라, 수현이와 지안, 지안 남편분과 모였다. 고기를 먹고 2차를 갔고, 3차로는 맥도날드 맥플러리. 지안이네 남편분을 함께 부른 것은 아주 좋은 한 수였다. 친구들끼리만 있으면 만득이가 조금 어색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함께 얘기하니 오디오도 빌 틈 없이 다들 목아플 정도로 서로 농담을 던졌다. 근데 진짜 목이 아픈 것 같은데.. 이번에도 기분탓이겠지? 내 표정이 안좋자 이션은 자꾸 물을 권했다.
3/27
숙소에서 새벽에 이션과 지안에게 추천받은 <나는 솔로>를 보는 중, 아무래도 이상해 자가키트를 몇 개 사왔다. 1차 음성. 그런데 슬슬 기침도 나오기 시작하네? 심상치않다 싶어 한 번 더 해봤다. 목과 콧구멍에 5cm 정도는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주아주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두 줄.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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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병원을 찾아 신속항원검사. 나는 양성이고, 오빠는 음성. 오빠는 아주 흐릿하게 바이러스가 보이는데 음성이라고 해서, PCR검사를 다시 받았다. 아무래도 오빠는 이미 한 번 걸렸던 게 아닌가 싶다.
주말에 있던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청첩장을 그렇게 돌리고 다녔는데 이제야 걸린 것도 용한 거라는 위로를 들으며 살짝 울컥했다. 어제 만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살짝 억울한 마음도 들어서. 그리고 출근 일주일만에 확진된 직원이 되어서. 바로 팀방에서 이야기했고, 살짝 정적이 흐른 것 같은 건 오늘이 주말이어서인지 내가 너무 눈치를 본 탓인지.
3/28
7일 격리 시작. 4월 2일 토요일 자정에 격리가 해제된다. 회사에선 따로 병가가 나오지 않는다. 다행히 나는 증상이 미미한 수준이라 괜찮지만, 아니면 조금 서글프지 않았을까 싶다.
3/29
격리 2일차. 저녁에만 기침이 조금 나오고, 낮에는 괜찮다. 밤 10시 이후에만 코로나균의 활동이 활발해져서 정부에서 통금시간을 정한건가! 다 생각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첫 회의를 했는데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왜인지 첫인상으로는 말아먹은 기분도 든다. 기존 광고안을 수정 편집하는 프로젝트라 제대로 아이데이션 할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더 잘할 걸 싶은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3/30
하도 누워있어서일까 붓기가 심상치않다. 그래서 오늘은 심으뜸 슬로우버피 200번을 했다. (으쓱)
3/31
아직 한창 격리중인데 송파구청장님이 문자를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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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중 가장 힘든 건 운동을 못한다는 것. 나는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동력발전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못하면 삶을 꾸려나갈 에너지도 없어져서, 집 안도 엉망. 치울 생각도 에너지도 없고 쓰레기는 쌓이고 스스로가 미워지는 마음도 덩달아 차곡차곡 적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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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suiiii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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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개팅 내스타일 아닌데 친구들이 걱정해서 소개팅을 해 보았다 그 사람은 한국사람은 아니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지 큰 회사를 운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큰 금반지 두개에 내가 본 금팔찌중 제일 두꺼운 금팔찌를 했다 아무말 안했는데 내 눈빛이 이상했는지 ㅋㅋㅋㅋㅋ 비지니스맨이라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영어가 빨라서 못알아먹음 (ㅋㅋㅋㅋㅋ) 그리고 스파게티집에 감 근데 메뉴판에 한국어만 있어서 그 친구가 당황했지만 나는 더 당황했음 (ㅋㅋㅋㅋ) 메뉴 설명 내가 영어로 해줘야 하는 상황인가 생각했지만 크림?오일? 토마토? 세 단어로 설명끝 ^^ 한식집 갔으면 후...윤식당알바체험 할 뻔 했네,,,,그리고 그런 비지니스맨은 처음 만나보는지라 이건 뭐 면접보는 느낌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회사 설명듣다 지침 토익 리스닝 4파트 느낌....집중력 흐려짐 ... 무튼 그러고 차에 탔는데 아홉시가 될랑말랑해서 카페는 안가고 차에서 이야기 하다 그 친구 카톡에 무슨 하트가 보여서 ㅋㅋㅋㅋ음.? 이 하트는 뭐지? 스무스하게 물어봤는데 자기가 후원해주는 여자라고 다리가 불편하댔나 무튼 그래서 아~ 하고 넘겼는데 갑자기 그 여자한테 전화해서 확인시켜줌;;;;;; 2차당황 갑자기 분위기 인간극장........ 그리고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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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woo-demian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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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 표류기>
"자네도 틴더를 해보게." 여든에 이른 노년의 사내가 내게 한 말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의 한마디를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의 시간과 공간과 상황에서 들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동경하던 작가 알베르 카뮈의 무덤을 찾아 프랑스를 찾아갔을 때였다. 그의 무덤은 루흐마항(Lourmarin)이라는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작디작은 마을에 카뮈를 찾아온 젊은 동양인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던지, 그곳에 거주하고 있던 노부부 톰과 임마누엘은 며칠 묵고 가라며 자신의 집으로 나를 초대했다.
그들과 함께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들의 호기심에 응답해주었다. 왜 카뮈를 좋아하는지, 무덤을 찾아온 건 어떤 의미에서인지, 왜 소설을 쓰고 싶은지 한참이나 풀어냈다. 나 또한 그들이 궁금했다. 그들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일흔이 넘은 그들은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톰은 무려 세계 2차 대전에 운전병으로 참전해 전장을 누볐으며 전역하고도 전 세계를 여행했다고 했다. 엠마누엘은 영국에서 태어나 모로코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을 전전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래된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흥미진진했다.
"그럼 두 분은 어디에서 만난 거예요?" 내가 물었다. "틴더에서 만났어." 톰이 대답했다. "네?" 나는 놀라 되물었다. 사실 나는 그들의 만남을 막연하게 그려보고 있었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 수단의 커피 농장이나, 파리의 퐁네프 다리, 혹은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페리에서 만났다는 등의 아닐로그적인 정취가 담긴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틴더라고 했다. 틴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플 매칭 어플이 아니던가. 2차 대전에 참전했던 톰과, 모로코가 프랑스 보호령이었던 옛 시절에 살았다던 엠마누엘이 틴더를 통해서 만났다니 그 상황이 너무나 이채로웠다.
알고 보니 그들은 만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다. 톰은 틴더가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해주었다. 틴더는 상대방의 외모, 직업, 학력, 취미, 취향 등 많은 것을 볼 수 있기에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을 골라 만나기에 좋은 곳이라고 했다. 그는 내게 물었다. "자네는 여자친구가 있나?" "아니요. 아직 없어요." 그러자 그가 답했다. "자네도 틴더를 해보게." 엠마누엘도 고개를 끄덕이며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때 그들의 추천은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틴더의 매력이 아니라 아날로그 시대를 살았던 그들이 디지털 시대에 나고자란 내게 ‘틴더’를 언급해서였다. 노령의 부부보다 오히려 내가 시대에 뒤쳐진 구시대적인 사람인 것만 같았다.
비혼주의자에 가깝던 나는 그들과 이틀 동안 지내며 결혼도 꽤나 아름다운 것이라고 느꼈다. 함께 정원을 가꾸고, 화단을 꾸미며, 요리를 하고, 가구를 만들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무엇보다 그들이 정말 멋진 부부처럼 느껴졌던 것은 함께하는 여행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을 만난 건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에서였다. 그들은 프랑스 남부에서 차를 끌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모로코까지 온 것이었다. 내겐 그들의 모습이 꽤나 이상적인 결혼생활처럼 느껴졌다. 노년의 모습으로 내게 잔잔한 감동을 주던 그들이 틴더로 만난 거라니! 틴더는 그날부로 내게 각인되었다. 사랑과 행복으로 가는 징검다리 정도랄까.
그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어언 삼 년이 지났다.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겪었다. 상처도 컸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몇 차례 여자들에게 찌질거리며 데쉬도 해봤고 나름 썸도 타보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친구들은 나를 늘 소개팅 리스트에서 제한다. “넌 알아서 잘 만나잖아.”, “얘는 여자 많아.” 나는 실리보다 명분을 추구하는 편이다. 소개팅해달라고 하는 대신 근거 없는 달콤한 평판을 취한다. 때문에 제대로 된 소개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외롭지만 그럭저럭 지내던 무렵 톰의 한마디가 떠올랐다. “자네도 틴더를 해보게.”
사실 소개팅 어플을 해보고 싶지 않았다. 첫 단추가 그리 유쾌하지 않아서였다. 아만다라는 소개팅 어플을 처음 해봤었는데, 가입하려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기존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가입자의 얼굴을 평가해 점수를 매겨 어느 정도 이상만 가려 받는데 거기에 통과하지 못한 것이었다. 클럽으로 치면 입구 밴, 즉 물갈이를 당한 것이다. 아니 내가 그 정도였던가? 더 이상의 치욕은 받고 싶지 않아 어플을 지웠다. 이제 두 번째 소개팅 어플이었다. 무려 톰과 엠마누엘이 추천한, 행복으로 직결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남의 장이었다. 다행히 가입 심사는 없었다.
분위기 좋은 사진으로 프로필을 꾸몄다. 오글거려 소개란에는 아무것도 기재하지 않았다. 어플을 둘러보았다. 마치 미용실에 앉아 염색 컬러표를 보듯 다양한 사람들의 프로필을 볼 수 있었다. 프로필을 넘겨서 볼 수 있는데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번 넘긴 프로필은 다시 볼 수 없었다. 되돌리려면 ‘결제’를 해야 했다. 관심이 생기는 사람도 있었고 없는 사람도 있었다. 없는 사람은 넘기고 있는 사람에게는 좋아요를 남기면 된다. 상대방도 내가 남긴 좋아요를 보고 호감이 있어 좋아요를 누르면 매칭이 성공된다. 그러면 대화가 가능해진다.
프로필을 보며 좋아요를 날렸다. 하지만 좋아요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좋아요가 정해져 있었고 그 이상으로 사용하려면 ‘결제’를 해야 했다. 하지만 굳이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첫날은 그렇게 둘러보고 좋아요만 남기다가 끝이 났다. 다음날 스마트폰에 알람이 떠 있었다. 틴더에서 내 프로필을 보고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내게 관심을 표한 여자들이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들어가 보니 모두 모자이크 되어있었다. 그들이 누군지 보려면 ‘결제’를 해야 했다. 틴더는 따지고 보면 인간의 외로움과 호기심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었다.
틴더에게 영업을 당하고 말았다. 이것은 마치 학창 시절 책상 위에 놓여있던 딸기우유나 초콜릿, 거기에 붙어있던 작은 쪽지와도 같은 것이었다. 누가 주고 간 것일까. 궁금했다. 삼만오천 원을 결제하고 골드회원 되면 알 수 있었다. 삼만오천 원... 소개팅을 했다 치고 저녁을 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톰과 엠마누엘 같은 사랑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었다. 결제 완료! 모자이크들이 풀렸다. 온갖 미지의 상상을 하게 했던 모자이크가 풀리자 진실이 드러났다. 애석하게도 톰과 엠마누엘이 만난 것처럼 내게 이끌림을 주는 상대는 없었다.
그래도 받았던 좋아요 덕분에 어떤 가능성을 맛보았다. 게다가 골드회원이 되니 뒤로 가기 기능도 되었고 좋아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슈퍼 라이크도 사용할 수 있었다. 톰과 엠마누엘처럼 아름다운 만남을 하려면 가능성을 높여야만 했다. 골드회원이 된 나는 이제 평회원과는 입장이 달라졌다. 좋아요에 관대해졌다. 좋아요 요정이 된 것처럼 좋아요를 후하게 뿌리고 다녔다. 뿌린 좋아요에 좋아요로 응답이 왔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았다. 의미 없이 날린 좋아요가 너무 많았던 것이었다. 이건 마치 옆반의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심해서 딸기우유를 준 게 아니라 그녀의 반 전체에 딸기우유를 준 거나 다름없었다.
좋아요에 관대해진 건 골드회원이 되어서만은 아니었다. 오늘날은 SNS의 시대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무척이나 긴밀해진 이 시대에 주된 소통 방법은 ‘좋아요’였다. 좋아요에는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었다. 좋아요에 감사를 담기도, 응원을 담기도, 공감을, 우정을, 사랑을, 위로를, 관심을 담기도 했다. 내가 누르는 좋아요는 단순한 좋아요가 아닌 셈이었다. 좋아요를 누르며 상대가 나의 좋아요의 참 의미를 헤아려주기를 바랐다. 좋아요 때문에 현실에서의 세밀한 감정 표현이 점점 무뎌지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내가 틴더에서 뿌린 좋아요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면서도 사진에 대한 단순한 ‘호’의 표시이기도 했다. 내겐 좋아요가 많았으니까.
하나만 걸려라 식의 전략은 그래도 확률은 높았다.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건 익명의 여인이었다. 얼굴도 몰랐다. 그녀의 프로필에 있었던 건 고작 두 장의 사진뿐이었다. 직접 그린 듯 보이는 그림 한 장과 거울 앞에서 얼굴을 가린 채로 속옷만 입고 찍은 셀카 한 장. 내가 좋아요를 눌렀던 건 전자 때문이었을까, 후자 때문이었을까. 사실 둘러보니 틴더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았다. 속옷만 입은 사진이나, 요가복 사진, 수위가 심한 경우 반나체 사진을 프로필에 버젓이 걸어놓았다. 목적도 정확히 명시해놓았다. 원나잇이었다.
그녀도 프로필에 어떤 명시도 해놓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미루어 짐작할 땐 그런 부류인 것 같았다. 나는 비록 그런 목적은 아니었지만 매칭 된 사람 중에 그녀가 가장 먼저 대화를 걸어준 사람이었다. 호기심에 그녀와 대화를 나누었다. 내게 프로필 사진을 어디서 찍었냐는 질문에 카페를 알려주었고,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글을 쓴다고 답했다. 그럼 작가냐고 물었다. “출판도 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요.” “어떤 책을 썼어요?” 나는 열심히 책 이야기를 했다. 나도 물었다. 그림에 대해서, 그녀에 대해서. 그녀가 답했다. “그건 비밀이에요.”
그녀는 틴더에서는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고 했다. 왜냐고 묻자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라고 했다. “저는 여기서 연애할 생각은 하나도 없고 감정 소모 없이 쿨하게 만날 사람을 찾아요.” 쿨한 게 뭐냐고 하니 서로 원하는 일탈이라고 했다. 연애는 연애고 섹스 라이프는 별도라고 했다. 그녀가 물었다. “왜 이런 거 하세요?” “친구가 추천해줘서요. 친구는 여기서 만나서 결혼했거든요. 궁금했어요. 어떤 곳인지.” “여긴 그런 곳 아닌데. 너무 순수한 거 아녜요?” 그녀가 신입생을 가르치듯 말했다.
여긴 그런 곳이 아니라니. 게다가 틴더는 유명 연예인(승리. 이건 지난겨울의 일이다)을 모델로 ‘우리 보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홍보하고 있지 않았던가. 사실 프로필들을 보며 그런 낌새를 어렴풋이 느끼긴 했다. 톰과 엠마누엘을 떠올렸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만났던 걸까? 그들이 알려준 이상적인 곳에 도착했더니 정작 현지인은 여긴 그런 곳이 아니라고 했다. 번지수를 잘 못 찾은 여행자를 뒤로하며 현지인이 말했다. “책 꼭 읽어볼게요.” 그녀와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첫 번째 대화는 그래도 성공적이었다. 틴더의 다른 측면도 알았고 책도 영업했으니 말이다.
“작가님 아니세요? 인스타에서 봤어요.” 두 번째 쪽지는 나를 아는 듯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프로필을 보니 이 여자 역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누군지 짐작도 되질 않았다. 내가 맞다고 하자 그녀가 물었다. “그 데스페라도 쓰신 분 아닌가요?” “데스페라도는 아니고 레지스탕스예요.” “아, 레지스탕스군요.” 그녀가 멋쩍은 듯 ‘ㅎㅎ’를 잔뜩 붙였다. “그런데 작가님 왜 이런 거 하세요?” 그녀가 물었다. “틴더가 왜요?” “좀 은밀한 곳이잖아요.” “그럼 그쪽은 왜 하세요?” “저는 원래 이런 거 안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냥 심심해서 와봤어요.” “아, 네...”
두 번째 여인 이후로 ‘원래 이런 거 안 하는데 어쩌다 오게 된’ 여인들이 틴더에 수두룩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건 마치 클럽에서 “저는 원래 이런데 잘 안 오는데 오늘은 춤추고 싶어서 왔어요.”라고 했던, 나이트에서 “저는 부킹하러 온 게 아니라 술 마시러 왔어요.”라며 스스로를 같은 공간에 있던 이들과 차별화던 여자들을 떠올리게 했다. 비록 틴더는 하지만 원래 틴더는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럼 나는 원래 '이런 거' 할 사람이라는 건가? 젠체하는 이런 부류보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했던 첫 번째 여자가 더 나았다.
비유처럼 틴더가 클럽이라면 나도 클럽에 있는 숱한 남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클럽에서 여자들을 더 많이 만나기 위해 별도로 금액을 내고 테이블을 잡는 것처럼, 틴더의 골드회원이 되었으니 말이다. 여자들은 그런 유형들이 부지기수였다. ‘원래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닌 이들’. 당당하지 못하면서 왜 하는 것일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럼에도 하는 건 외로움 때문일 것이다. 나만해도 골드회원이 되면서까지 틴더를 하는 건 외로워서이니까. 나는 스스로를 속이고 싶지는 않았다.
틴더라는 공간의 매력은 점점 떨어졌다. 나와는 다른 목적의 사람들과 본래 이곳에 있을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계속했던 이유는 첫째 골드회원이 한 달짜리이기도 했고, 톰과 엠마누엘이 준 환상 때문이었���. 그나마 대화를 그럭저럭 이어나가다가 전화번호까지 주고받은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만나면 주위 사람들한테는 카페에서 만난 걸로 해요.” “왜요?” “틴더에서 만났다고 하면 좀 그렇잖아요.” 틴더가 뭐 어떠냐는 대답에 작은 논쟁이 오갔고, 이윽고 대화가 흐지부지해졌다. 그리고 연락이 끊겼다.
골드회원의 유효기간이 2주나 남았지만 어플을 삭제했다. 틴더의 경험은 마치 새로운 여행을 한 것만 같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익명성 뒤에 숨어 욕망을 표현하는 사람들, 원래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지만 오게 된 사람들, 이곳에 있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진지한 만남을 찾는 사람들. 이곳은 톰과 엠마누엘을 통해 상상했던 곳이랑은 달랐다. 허나 본래 여행이란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에게 사랑과 낭만이 가득했던 파리도 누군가에게는 내내 비만 내리고 소매치기만 마주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틴더에 있는 사람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외롭지 않다면 틴더를 했겠는가. 단지 각기 자신만의 방법으로 애정과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을 뿐이다. 영화 <그린 북>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세상에는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외로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현실에서 먼저 손 내밀지 못한 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틴더였다. 현실에서 너무 고상해서일 수도, 사랑받지 못해서일 수도, 자신감이 없어서일 수도, 원하는 사람이 없어서일 수도, 만남의 기회가 없어서 일 수도, 두려워서일 수도 있었다.
틴더에서는 모두 자신을 표현하는 예쁜 사진들을 팻말에 담아 목에 걸고 다녔다. 그리고 팻말을 보고 누군가 먼저 손 내밀어주기를 바랐다. 또 '좋아요'라는 의식으로 바꾸어 먼저 부끄럽지 않게 손 내밀어보기도 한다. 좋아요는 몇 번이나 쓸 수 있기에 차여도 상처는 없다. 또 좋아요는 몇 번이나 계속 오기 때문에 점점 무감각해진다. 그것이 외로움의 도시, 틴더에서 내가 목격한 풍습이었다. 틴더 여행은 끝이 났다. 다시 톰과 엠마누엘을 떠올려본다. 어쩌면 그들이 말했던 '틴더를 해보라'는 말은 '먼저 손 내밀어 보라'는 의미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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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lightdream4336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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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 필요없는 무료매칭(체험하기)
♥무료로 하는 단순 매칭 이벤트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INSSARO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준수합니다.♥ #평택여자 #사교 #반려자 #장애인 소개팅 #소개팅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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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yofficia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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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파도 같이 한강은 넘실 넘실 거렸다. 세상 모든 상처 다 집어 삼킬 기세였다.
친구 K의 소개팅(내가 주선한) 결과보고를 하고자 한다.
내친구 K 우리 회사 직원 K의 프로필 사진에 반해서 토요일 저녁에 카톡하고 화요일 저녁에 만났다고 한다. 그때가 2.5단계여서 9시면 식당, 카페 다 닫는데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너무 너무 좋아서 성수동의 스테이크 집을 갔단다. 나름 고가의 식당이고 분위기도 즐거웠고 어두컴컴한 조명에 분위기는 좋았단다.
식사를 잘 대접받은 우리 회사 K씨는 내친구 K에게 오마카세집을 대접한다고 해서 내친구는 혼쾌히 좋다고 했다는데...
여기서 부터 수가 꼬인다. 이 놈이 사실 날 것(회종류)을 못 먹는다. 어지간히 K씨가 좋았나보다. 나라면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나는 날 것을 못 먹으니 다른 걸 먹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되었을터.
처음 가는 오마카세 집에 압도 당하고 스테이크 집과 다른 환한 조명에 두 남녀는 발가 벗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친구도 그녀도 서로의 실체가 벗어지는 기분? 왜냐면 스테이크집은 상당히 어두웠다고...
더욱이 리드까지는 아니더라고 농담도 하고 맞장구도 쳐줘야 하는데, 친구는 저건 삼킬 수 있을까. 먹을 수 있을까. 요리사가 뭘 어떻게 할까. 등등 긴장을 해서 얼어 있었다고 하고, 그 흔한 아재개그도 못쳤다고 하니.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녀 K도 상당히 얼어 붙어 있었단다. 그렇게 두 남녀는 오마카세를 먹고 나와서 뒤도 안 보고 헤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교훈은 처음 만나는 사이에 부담될 가격의 식사는 하지말자. 그리고 아는 거 먹자.
내친구 K 왜 나에게는 소개팅 안 해주는거냐. sunny하고 잘 해보라고 하는데, 그 사람하고 내가 잘해볼 군번이 아닌데.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누군가를 소개시켜주지 말아야겠다. 일찍 맞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뿐이다.
지금 출근 전철인데, 이게 실화인지, 5일이 그렇게 흘러 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아침에 뉴스 자막으로 디자이너 겐조가 죽었다는 뉴스를 봤다. 코로나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단다. 오늘 아침에도 난 겐조 향수를 뿌리고 나왔는데, 아뜰리에 코롱이나 러쉬로 향수를 바꿔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겐조 향수를 계속 써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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