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를 목표로 하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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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ero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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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지금은 보고픈 예능이나 골라 보는 수준으로 TV를 아예 보지 않지만, 어린 시절의 나에게 TV는 정말 소중하고 큰 존재였다.
부모니께서 다투실 때, TV외에는 의지할 곳이 마땅치 않았으니까.
TV가 자리 했던 거실에서 부모님께서 다투실 때에는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거나 레고를 조립하며 몰두하고는 했다. 일종의 도피처 였던 거겠지.
지금이야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선과 악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류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선고 악, 사필귀정과 권선징악이 짱구 눈썹 마냥 매우 뚜렷했다.
나는 그 모든 이야기들에 집중했고, 사람은 정의로워야 하며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은 내게 강박관념 마냥 자리잡히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언제나 선, 정의와 올바른 길을 걸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정의와 신념, 선에서 벗어났던 내 모든 행동들은 잊혀지지 않고 언제나 내 얇은 양심을 찢어 놨고 쉽사리 아물지 않게 되었다.
살아가며 사필귀정은 거의 꿈 같은 소리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도 어린시절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때로는 벗어나려 발버둥 친적도 있지만 말이다.
그것은 지금도 달라진 것 하나 없다.
그런 신념으로 살아왔음에도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 차라리 잘난 사람을 택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잘난 사람이 되었을 텐데.
만약 내가 좋은 사람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면, 심지어 지금보다도 나쁘고 악한 사람이 되었을까?
그나마 좋은 사람을 목표로 했기에 미약하게 나마 좋은 사람으로 살고 있는 걸까?
-좋은 사람을 목표로 살다 조으 사람 밖에 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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