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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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본질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의미다. 정확히는 무목적성, 단지 자기목적적 표현의 발로. 하지만 음악과 영상을 위주로 소위 대중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예술은 수천만명의 생계가 달린 산업이 되었고, 그리하여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수익 창출이라는 목적성을 강제로 부여받게 되었다.
본질적으로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일에 이토록 많은 자원과 사람이 투입되고, 그 세를 점점 불려 나가는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예술의 재미와 의미는 무의미에서만 발현되는 것일텐데, 수익 창출이라는 목적성을 강제적으로 부여받은 현대의 대중 문화씬은 결국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은 나올 수 없는 닫힌 구��가 되어 버렸고, 거기서 서로가 서로를 베끼며 지리멸렬한 지분율 싸움이나 함으로써, 안그래도 무의미한 예술을 더욱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중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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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에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 나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 경계를 구분 짓는 게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때 나를 위한 마음은 진심이었겠지'라고 믿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오해하지 않게 얘기하면 누굴 저격해서 쓴 것이 아니기에 '누굴 얘기하는 거지?'라고 추측할 필요 없다. 그냥 전체적인 인간관계를 얘기하는 거. 며칠 내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론을 내려서 메모해봤다. 내 말이 정답이란 것도 아니고, 예외도 있고. 내 말의 요지는, 과거에 진심이었을지도 모를 배려마저 가짜라고 의심하는 건 너무 슬퍼진다는 거다.
덧.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들이 꽤 있다.
1) 오늘 새벽까지 '하우 투 비 굿'을 다 읽었다. 부제는 '좋은 사람 되는 법.
2) 최근에 내가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역시 저격 글 아니다. 사람에 대한 오해가 아니라, 어떤 에피소드에 대해 잘못 해석한 거지. 그처럼 내가 확신해 마지 않던 결론은 내가 빙빙 꼬아서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다. 해프닝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분명 오해가 있었을 거야. 어쩌다 이렇게 됐지? 내가 뭘 했어야 하지?' 이런 거.
3) 어제 다큐멘터리에서 킴 카다시안이 그렇게 말하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케이틀린이 우리 가족에 대해 아무리 나쁜 얘기를 했어도 나에게 좋은 양아버지였고 그 추억과 사실은 변함없다'는 내용의 인터뷰였다. 그 말이 되게 인상적이었다. 나였다면 '그렇게 좋은 양아버지였는데 이렇게 우리에게 통수를 쳐?!' 했을 것 같거든. ��은 배신감보다는, 그 사람 자체가 좋은 걸 믿는 것 같다. 난 행동으로 판단하지만 킴은 '원래는 좋은 사람이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게 훨씬 마음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고 '왜 난 그러지 못했지?'라는 생각도 들고, 킴이 역시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고.
4) 사람마다 고치고 싶은데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는 법이다. 그건 본인 뜻대로 안 된다는 걸 요즘 느낀다. 나로 치면 남에게 무관심한 거. 절대 좋은 면은 아니거든. 하지만 남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순간 내 피로도가 급격히 증가하니까 그걸 포기하는 거다. 또 가장 가까운 예로 우리 아빠. 늘 그 순간에 불같이 화내다가 화가 가라앉고 나면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거여. 난 아빠가 아빠가 한 행동으로 후회하고 당신 스스로 상처 받는 걸 평생을 봤다. 친구한테 "그런데 아빠 같은 성격은 안 바뀌는 건가?" 하니까 친구도 "50 넘게 사셨는데도 안 바뀌는데 바뀌겠니?" 하더라.
5) 자기의 실수를 조심하려는 사람들을 늘 본다. 자신의 말버릇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걸 이미 인지하는 사람. 그럼 그 사람들은 그걸 서둘러 정정하더라. "아냐, 내가 잘못 말했어."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가 기분 나쁜 건 그 사람이 고의적으로 행동한 게 아니라,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거다. 그 사람들은 자기의 단점을 최대한 고치려고 하는 중일지 모르는데. 그걸 이해해준다면 서로의 마음이 편해질 거란 말.
6) 설령 그들이 정말 악의가 있었다고 해도 어떨 때는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라고 넘기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다.
7) '이렇게 평온하다 어떤 또라이가 걸려서 내 일상이 또 무너질까' 하는 걱정도 때때로 들거든. 그 생각 자체가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아는데도. 걱정했던 일이 진짜 닥치면 그때 해결책을 찾아도 상관 없는데 말이다. 주변에 또 어떤 또라이가 숨겨져 있을지를 조심하며, 안 발견하길 바라며 살고 있는 내가 너무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어제 들었다.
/그리고 '하우 투 비 굿'이란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보다 훨씬 마음이 편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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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에게서 이영광에게
사랑의 발명 / 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나무는 간다>(창비, 2013) 수록
“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랭보의 이 구절을 인용할 때 이 문장이 포함돼 있는 다음 대목 전체에 찬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난 여자들을 사랑하지 않아. 모두 알다시피 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해. 여자들은 안전한 자리를 바랄 수밖에 없어. 일단 그것을 얻고 나면 마음이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것은 내팽개쳐지지.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차가운 멸시뿐인데, 그게 오늘날 결혼의 양식이야.”(‘착란 1’ 중에서) 여자들은 본질적으로 안주(安住)를 지향하기 때문에 진지한 사랑의 실험을 함께 할 수 없다는, 동의할 수 없는 편견이 이 대목에 담겨 있다. (다른 시 ‘콩트’(conte)에서도 “사랑의 놀랄 만한 혁명성”을 실험하는 ‘왕자’는 궁전의 여자를 모두 살해한다.)
물론 저 말들은 시인 자신의 육성이 아니라 ‘착란 1’의 화자(여자)가 인용하고 있는 연인(남자)의 말이지만 그 연인을 랭보라 볼 근거가 시의 다른 대목에 많으므로 저 발언도 랭보가 한때 몰두했던 생각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숙한 여성관은 제거하고 그의 취지라고 할 만한 것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우리 시대의 사랑은 부르주아적 논리와 관습에 오염되어 단지 이익의 거래가 되었을 뿐이며, 사랑의 아름다운 귀결로 간주되는 결혼이란 차가운 멸시를 먹고 사는 괴물일 뿐이다.’ 이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현대적 사랑에 대한 철학적 비판을 시도하는 (알랭 바디우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랭보의 저 구절은 여전히 영감의 원천이다.
‘사랑의 재발명’이라는 매력적인 발상의 기원이 랭보에게 있음을 짚어둔다는 게 그만 서론이 길어졌다. 랭보가 말한 것은 발명이 아니라 재발명이다. 어떤 가치/제도의 재발명을 주장하는 사람은 혁명적이다. 기존의 것은 가짜라고, 진짜는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재발명이 아니라 발명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 무너뜨릴 것도 없는 데서 무언가를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이의 그 두렵고 힘찬 마음에 대해서 말이다. 시인 이영광의 네 번째 시집 <나무는 간다>에는 ‘사랑의 발명’이라는 시가 수록돼 있는데 3년밖에 안 된 이 시를 300년이나 3000년은 된 시처럼 아득한 마음으로 읽어보는 때가 나에게는 있다.
그렇게 아득해지는 것은, 이 시가 어느 저녁 술집에 마주 앉아 절박해져 있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유사 이래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처럼 보여서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위태롭다. 그는 지금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그냥 죽어볼까 ���각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살다가 살아보다가”라고 했으니 여하튼 최선을 다할 것 같기는 하되 예감은 좋지 않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살겠다는 뉘앙스가 아니라 죽을 수밖에 없는 때가 곧 오리라는 뉘앙스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인간이 더는 못 살겠는 때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살 ‘방법’이 없거나(불가능), 살 ‘이유’가 없거나(무의미).
그런데 왜 그는 하필 다른 길을 두고 구덩이를 파고 누워 곡기를 끊는 길을 택하겠다는 것일까. 나는 제 무덤을 파고 거기 산 채로 기어 들어가 서서히 굶어 죽어가는 사람의 표정과 마음을 상상해 본다. 어렸을 때 ‘자신을 죽이다’(kill myself)라는 영어 표현의 강력한 실감에 놀란 적이 있는데(‘자살’이라는 말은 ‘suicide’가 그렇듯이 내게는 관념적으로 느껴졌다), 지금 이 사람이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하늘을 보고 누워 자신을 서서히 죽이는 일. 이 죽음은 신이라는 가장 결정적인 관객을 염두에 둔 최후의 저항처럼 보인다. 불가능과 무의미에 짓밟힐 때 인간이 무책임한 신을 모독할 수 있는 길 중 하나가 그것이지 않은가.
화자에게 그는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이라도 그럴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나라도 곁에 없으면”을 골똘히 들여다본다. 속으로 무심코 저 생각을 했다가 스스로도 놀라버렸을지 모를 한 사람을 생각한다. 내 앞에서 엉망으로 취해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나라도 곁에 없으면 죽을 사람’이라는 말을 ‘내가 곁에만 있으면 살 사람’이라는 말로 조용히 바꿔보았을 한 사람 말이다. 그런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사람을 계속 살게 하고 싶다고, 내가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마음먹게 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에 이 세상에는 한 인간에 의해 사랑이 발명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동정이 아닌가? 사랑과 동정을 혼동하지 말라는 충고를 우리는 자주 들어오지 않았던가?
그러나 요즘 나는 사랑과 동정이 깊은 차원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한 요소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동정이라면 말이다. 그가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안쓰러워 그 곁에 있겠다고 결심하는 마음을 사랑이 아닌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더 정확할 수 있단 말인가. (권여선의 소설 ‘봄밤’을 읽고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이영광과 권여선을 함께 떠올리고는 한다. 1965년에 태어나 안동에서 자랐다는 공통점 때문이 아니다. 작품으로 판단하건대, 인간의 약함을 누구보다 연민하지만 그 안에 자기를 용서하려는 마음은 조금도 섞지 않는 두 사람이어서다. 그렇다. 자신을 용서하기 위해 먼저 인간 모두를 용서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그냥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어디선가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 시의 ‘너’는 산으로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다. 마르셀의 문장은 뒤집어도 진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네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면서 동시에 내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어떤 불가능과 무의미에 짓밟힐지언정 너를 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 된다. 내가 죽으면 너도 죽으니까, 이 자살은 살인이니까. 그래서 이 시의 ‘나’ 역시도 이렇게 시를 쓰면서 내내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 시를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시로 읽었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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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리 다들 너무 뜸하셔서
요즘 왜이렇게, 생활관리 완전 몰입도 최고, 기대했던, 생활관리 찾지 마세요생활관리 바로가기: bit.ly/3MBOKbm주시하며 먼지가 가라앉자 입 을 열었다. 신이 봉인한 것을 생활관리 어떻게 마족이 저렇게 쉽게 풀 수 있지? 화 이엘님. 이건 정말 이상합니다. 들어야하겠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화이엘. 뭔가 이상해. 진실을 알아야 싸움 을 하던지 말던지 하지. 아투도 스승님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으으음. 아무래도 이건 모두 계획된 일인 것 같아. 만약 이 한 것은 아니지만, 두 남자 사이의 무의미 한 대화를 생활관리 끊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질문이었다. 일단, 저 도시로 가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자. 수도로 돌아가기는 이제 글렀 어. 당분간은 우리를 찾아, 기사들이 눈에 불을 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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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입꼬리 올라가는 건 무의미 괜찮아질 리가
높이 올라가는 건 무리지 고개 숙여지니까
빙그레 빙그레 뚜껑 열면 빈 수레
애매하게 웃어주는 건 내겐 무례해
작아진 기분 작아진 지분 싸가지고 집으로
솔직하기 두려워서 괜찮다고 말해 일부러
여태 버틴 김에 건배 잘 해냈지만 지레 겁내
나를 위했던 건 없었기에
빈 거울만 쳐다봐도 섭섭해
쭉 외쳤었지 till I die 옛날 얘기는 입 아파
같은 시간 지나왔어도 넌 내가 아니잖아
혼자가 편해 너무 ok 문제가 없게
너라도 괜찮담 고개를 절래
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어제 얘기 나눈 별
보이지가 않는 걸
괜한 바람인 걸까
왠지 틀린 것 같아
Why you asking?
No, I'm not ok
바보 같은 눈물로 젖은 긴 한숨만
걱정해 줘 내 못난 상처가 아물게
버틸 자신이 없어 난 또 제자리에서
Said I'm leaving, I'm leaving, I'm leaving
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걱정해 줘 난 안 괜찮아
넌 쉬운데 난 안 되잖아
가뿐해 보이지만
신경 쓰이지 전부 다
눈 감아도 I'm not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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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대기업도 유동성 위기, 제2금융권 유동성 일일점검, 기준금리 동결 무의미, 예대금리 폭등? 위기 아니라고?(2023.09.18) [이슈분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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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부산 간 날이면 나는 외롭고 쓸쓸해서 이불 속에서 몰래 숨을 죽여 흐느끼곤 했다. 아무리 시장바닥에 인간들이 악머구리 끓듯 하면 뭐하나, 그가 없는 서울은 빈 거나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남은 남녀는 절대로 헤어져서는 안 된다. 하루만 더 그 무의미, 그 공허감을 견디라 해도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하루 절박하고도 열정적으로 그 남자를 기다렸다.
그 남자네 집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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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내가 지난 주말에 이번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을 보고 와서는
본부장으로 책상 앞에서 펜대나 굴려야 할 나이인데 아직도 바득바득 현장에서 뛰고 싶어하는 톰형을 보면서 예전만큼 마냥 설레지는 않았다.
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2.
늙음은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는데도 여전히 철없고 불완전하며 무능력하고 초라한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 억울하기도, 한심스럽기도, 연민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심지어 그 순간이 자신의 남은 생에서 가장 젋은 시점이라는 것에 까지 생각이 미치면 초조하고 경악스러워진다. 그러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라고 나자빠지면, 그게 사실상 끝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실상 끝났음에도 무정한 세상 속에서 나의 삶은 그전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하게 계속 이어진다/이어져야 한다.
그러니까 나의 감정, 입장 따위는 고작 나한테만 그렇게 중요할 뿐이다. 무의미 속에서 내까짓게 발버둥쳐봤자 나만 힘든데 , 그렇다고 발버둥치지 않으면 그건 사는게 아닐 뿐더러, 원래 모든 생명체는 사는 동안 발버둥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무정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기 까지한 세상 속에서 나는 무섭고 슬프고 우울하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그건 나한테만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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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말문이 막힌다...김영성 '無·生·物'
전시 소식^^
박현주 기자님 너무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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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후성, 볼트
코끼리를 보라
코끼리끼리는 볼 수 없는 코끼리를 보라
꼬리를 위해 서 있는 네 번째와 세 번째 다리를 보라
걸음을 뗄 때 발을 남기고 벗겨질 것만 같은 발의 접힌 거죽을 보라
달라붙어 있지 않고
그것은 끌려다닌다
우리의 난제였던 바깥이다
실체는 헐렁헐렁하다
그 안에서 기관을 해체하는 망치질 같은 코끼리의 걸음을 보라
눈앞에 직접 정의된 코끼리를 보라
걸을 때마다 부서지고 있지 않은가
간신히 어금니로 연결되어 있지만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지 않은가
코끼리 안으로 들어가지 마라
안과 바깥은 서로에게 통증이 그지없다
뒤쪽 숲을 보라
나뭇잎들이 가지에 붙어 벌어졌다 오므라들었다 한다
나무 주위를 맴돌며 탈출이 어려운
바람의 원숭이들을 보라
가장 가까운 붉은색을 볼 수 없는 원숭이의 눈을 보라
저 영특한 종족은 의혹의 못에 박힌 매혹이다
이때 고개를 돌려 완전한 불의 형태로 시간을 태우는 대관람차를 보라
오전의 하품 같은 간격을 보라
회전의 무의미 아래 네게 권해지는 네 머릿속을 보라
주차장에서 마주친 사 년 전 그 사람을 보라
하천이 흐르는 대로변에서
다리 아래로 유혹해
교량의 접합부마다 극렬하게 박힌 볼트를 해가 질 때까지 함께 보았던 그 사람을 보라
볼트 하나를 빼 보고 싶었던 그 사람을 보라
그가 너를 찾아 나섰는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볼트 하나를 갖고 있다
그와 상관없이 혼자서 한 번 더 다리를 건너라
다리는 흔들거린다
그 아래를 보라
조그만 구멍을 남기고 녹슨 생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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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리 힘드냐. #힘들다 #계단 #x100v #청계천 #무의미 #힘듦 #휴식 #지침 #의욕없음 누구도 아무말도 듣고싶지 않은 날.(용두동 어딘가.에서) https://www.instagram.com/p/CFxCLQJnTvd/?igshid=1b9ohc01yiy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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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올해도♪♩♬ #냐짱여행 #무계획휴가 #비엣젯✈️ #싼맛에 #후미좌석 #아비규환석 #유아동반하면 #일단뒤로 #난애도없는데 #한숨도못자고도착 #새벽비행기✈️ #무의미 #마사지부터들이댈각(Nha Trang에서) https://www.instagram.com/p/B6G_C7Sp2RW/?igshid=5zaltbmuxl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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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cho photography #무의미 누드를 찍을때는 최대한의 절제를 할려고 한다. 예전에는 좀더 직관적이 었다면 지금은 환상 혹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담으려고 한다. 이것을 촬영하고 어떠한 수단으로 공개함에 있어 모델에 대한 배려도 해야하고 수많은 온/오프라인의 선비들에 대한 비판도 감수해야한다. 그래서 진지한거고 느낌적인 느낌에 대한 명확성이 없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반려하거나 무시한다. 감성에도 이유가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파고드는것이 지금의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작업이다. 최대한 인간을 인형같이 표현하려고 했다. 인간이 무생물 처럼 표현되었기를 원했기에 무의미라는 제목을 썼다. 지대로 표현되었는가는 이제부터 보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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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박스에 들어가는 이야기>
※조금 야함
"같이 가는편이 더 좋다니깐요?
"아니, 혼자서 가는것이 훨씬 효율적이네."
자네는 여기서 망이나 보고있게. 그가 여전히 물고있던 담배를 내리며 말했다. 꽤나 담담한 태도였지만 네겐 무시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툭툭 떨어트린 담뱃재가 방금 쓰러트린 적팀 엔지니어의 시체위로 무심하게 내려앉았다. 콘크리트 건물 특유의 석회냄새와 함께 담배의 향이 어우러져 탁하게 창고를 가득 채우는것 같았다.너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올려 그를 노려봤다. 약간의 적의 마저 느껴지는 쏘아봄이었으나, 그는 네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작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외부에선 지금쯤 전투가 벌어지고 있��리라. 두 사람이 혼란을 틈타 이곳까지, 인텔룸의 코앞까지 잠입하는데에 성공한것을 보면 제법 격한 싸움을 하고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또 이 남자와 같이 행동하게 되버리다니. 되도록이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결국 이런 말다툼이 일어나고 말것이뻔했으니. 그와 함께 행동을 할때마다 몇번이고 일어났던 일이었다. 그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우아한 몸짓이었지만, 네 눈에는 그저 밉살스럽기만 했다.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뭐든지 다 안다는 저 태도하고는 하나도 맞는게 없었다. 그리고 그건 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의 행동들을 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유였다. 그는 명백하게 너를 싫어했으니까.
언제부터 우리 사이가 이렇게까지 안 좋아졌던거지? 나름 동료 이상의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던 그였건만, 어느순간 그는 변해 버렸다. 순식간에 바뀐 태도에 이젠 질리는 기분까지 들었으니. 그래, 지금처럼, 그는 지나치게 널 무시하기 시작했으니까.
"같이. 빨리 끝내죠?"
"여기서 '빨리'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은밀하게 들어가서, 서류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방법 밖에 없네."
빠르게 할 말을 마친 그가 이동하려는듯 은신했다. 그러나 네가 황급히 그의 팔뚝을 붙잡았다. 이번만큼은 너도 양보할 수 없었다. 용병으로서,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아 매번 널 이렇게 무시하는 것인지.
스르륵 풀리는 은신과 함께 그제서야 그와 눈이 마주쳤다. 오늘 처음으로 마주친 시선이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제법 화가난 네 얼굴을 보곤 그는 잠시 당황스러운듯 눈을 깜빡였다. 그러나 정말 순간이었을 뿐, 다시 예의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그가 네 손을 천천히 풀며 이럴 시간이 없다며 낮게 말했다. 동시에 밖에서 로켓과 폭발물이 터지며 벽이 잠시 흔들거렸다. 다른 팀원들이 확실하게 시간을 벌어주고있는듯 했다. 확실히 그의 말이 맞았다. 이런 쓸모없는 말싸움을 할 여유조차 없건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물러서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뭐가 문제인데요? 왜 같이 가기 싫다는 건데요?"
"그런게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이런 일에 적합하기 때문에 그런거네."
"적합? 그럼, 나는 적합하지 않다. 이건가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후... 정말 무의미 하군. 보게, 지금 당장 갔다 올테니, 자네는-!"
"지금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스파이! 대체 왜 그렇게 까지 혼자 일하고 싶어하는건데요!"
"왜냐면 저 밑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위험해서, 만일의 경우 네가 다치는 꼴을, 보고싶지, 않으니까!!"
마지막엔 소리치듯이 말을 한 그가 씩씩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높아지던 언성에 그제서야 정신을 가다듬는듯한 모습이었다. 한 두번 호흡을 하던 그가 망할, 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곤 후회하듯 손으로 얼굴을 쓸듯이 감싼 뒤, 그의 언어로 뭐라뭐라 중얼거리더니, 그대로 뒤를 돌아 물고있던 담배를 짓누르듯 꺼트렸다. 그 모습에 굳어있던 네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방금, 뭐라고? 그럼 혹시, 지금까지의 행동들도 싫어서가 아니라... 스쳐지나간 생각들에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힘이 빠진듯한 모습이었다. 그를 그저 멍하게 바라보다, 설마하는 심정으로 네가 입을 열었다.
"혹시,"
"쉿!"
그러나 시작도 전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겨우 한음절 입을 떼기 시작했는데, 황급히 그가 네 입을 손으로 막아 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당황하기도 전에, 갑작스레 인기척이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왔다. 창고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묵직한 발걸음. 한 명이 아닌것 같은 발소리들. 느리지만 확실한 그 위협에 몸이 뻣뻣하게 굳는것이 느껴졌다. 망할, 너무 시간을 끌어버렸나. 적의 본부에서 너무 큰 소리를 내버린 것인지, 살짝 든 후회에 입안에서 쓴맛이 났다. 그러나 우선 숨을 곳을 찾아야만 했다.
아직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와 눈이 마주치자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스파이는 입에서 손을 치우며 네 팔을 붙잡고 천천히 벽쪽으로 이끌었다. 저항없이 이동한 네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숨을 만한곳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좋을지, 긴장한 채로 무기에 손을 올리자 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발리송을 돌리며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순간 그의 뒷편에 시선이 닿았다. 구석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커다란 비품 상자들, 그리고 번뜩하고 생각이 떠올랐다. 저거라면...! 너는 스파이를 붙잡았다. 내려본 그의 뒷편을 가르키자 그가 잠시 진심이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엄청난 거부감을 담고있는 그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와 놀려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코앞까지 다가온 소리에 서둘러 박스 안에 들어갈 시간조차 없었으니. 급박하게 상자를 끌어내리며 동시에 뒤집힌 상자속으로 몸을 밀어넣었다.
간발의 차이였다. 넘어지듯 상자 안에 숨는 동시에 적팀의 누군가 창고 문을 벌컥 열어 재꼈다. 거침없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에 작게 침을 삼켰다. 거대해 보였던 상자도 두 사람이 들어가자 제법 좁게 느껴졌다. 그래도 일단 몸을 숨기자 안심한듯, 한숨 돌리다 갑작스레 좀 전의 대화가 떠올랐다. 동시에 두 사람이 굉장히 붙어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밀접한 거리감에 생각보다 숨소리가 크게 나오자 당황하며 숨을 삼켰다.
묘한 기분에 서로 닿아있는 신체의 부분이 ���겁다고 느껴졌다. 상자 안이라고 온도가 크게 다를리가 없을텐데. 굉장히 더운 기분과 함께 열이 오르는것 같았다. 거의 깔리듯 비스듬이 누워있던 네가 조금 더 몸을 올리려다 그와 더욱 닿아버리자, 괜시리 제발 저리듯 어정쩡한 자세로 멈추어 버렸다. 더욱 맞닿아 버린 신체에 긴장감이 들어 눈치를 보듯 그를 살폈다. 그는 그저 손잡이 틈 사이로 밖을 살피고 있었다. 박스의 어둠속에서 유일한 빛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비춰진 그 눈동자가 미묘한 흔들림을 담고 있는것 처럼 느껴진건 착각일까. 그러나 그의 눈가엔 무시 못할 만큼의 붉은빛이 띄어져 있었다.
너는 팔을 들여올려 그의 어깨에 올렸다. 어둠속에서, 이상한 용기가 들어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어쩐지 거침없는 행동이었다. 여전히 틈으로 밖을 살피던 그가 그자세 그대로 설핏 굳는것이 느껴졌다. 의도적으로 네 쪽을 보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었으나, 네 옆을 지탱하고 있던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간 작은 부스럭거림이 들려왔다. 천천히 그의 얼굴로 손바닥을 쓸듯이 이동하자, 그가 네게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어둠속에서 눈이 마주쳤다. 엄지 손가락으로 아직 혼란을 담고있는 그의 눈가를 쓰다듬자 옅은 두 눈이 슬적 감겨왔다.
이내 부드럽게 뜨인 그의 눈동자엔 수면위로 떠오른듯 진한 열기가 비춰지고 있었다. 그가 천천히 네게 더 몸을 숙여왔다. 그의 숨결이 뜨겁게 느껴졌다. 가까운 거리에 더이상 빛이 없어도 그의 눈빛이 느껴질 정도였다. 장갑낀 손의 감촉이 아직 그의 얼굴을 쓰다듬던 네 손을 덮어왔다. 이내 깍지를 끼며 가볍게 네 손바닥을 그의 입술에 가져다 댄 그가 다시 널 내려다보았다. 짙은 눈빛에 네것 역시 다르지 않을 감정이 끓어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그가 다른 손으로 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기자, 잠시 시간이 멈춘듯 심장소리만이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천천히 그가 더 몸을 숙였다. 숨결이 맞닿았다 생각한 순간, 이내 입술이 겹쳐졌다. 한손은 여전히 깍지를 낀 채로, 그가 밑 입술을 부드럽게 깨물듯이 애무했다. 닿은 입술을 비집고 독한 담배의 냄새가 타고 넘어오듯 휘감아 입안을 넘어왔다. 어둠속에서 오직 촉감만으로 온전히 그가 느껴졌다. 허릿쪽을 매만지는 그의 손길이 점점 과감하게 밀려 올라왔다. 아득해지는 기분에 잠시 그를 살짝 밀어내어 숨을 들이 쉬고는, 다시 끌어오듯 그의 등을 감싸 안았다. 아찔함에 서서히 몸을 맡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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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박스를 들어올렸다. 아직도 전투가 벌어지는지 외부에선 폭발음이 울려왔지만 두사람이 서있는 방안은 딴 세상인양 조용했다. 새삼 올라오는 열기에 몸을 바로하며, 한 손으로 얼굴을 부채질했다. 다른 손은 아직도 그에게 붙잡혀있었으니. 슬쩍 그를 올려다보자 그도 아직은 붉은 채로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품에서 담배를 꺼내무는 모습이었다. 시선을 느꼈는지 이쪽을 한번 쳐다보더니, 이제는 먼저 다정히 웃어보였다.
"...다시 가볼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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