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엔 유독 green과 blue를 구별 못 하는 사람이 많다. 하늘은 푸른색, 우리 강산도 푸르게 푸르게… shit shit shit. 색맹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죄다 그럴 린 없을 거고, 암튼 이해 불가 미스터리 중 하나.
그린-블루만큼은 아니지만 마젠타(Magenta)도 내겐 종잡을 수 없는 색이다. 책을 개인 출판할 때 표지 색깔을 RGB(Red + Green + Blue = 가산혼합) 말고 CMYK(Cyan + Magenta + Yellow + Black = 감산혼합)를 써야 하기 땜에 친숙해진 이름이다. 디자인 업종과 ��관한 나는 대충 감으로 Cyan = 청록, Magenta = 진분홍, Yellow = 노랑, Black = 검정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강남구청역 근처에 '마젠타'라는 밀롱가가 있는데 벽지 색깔이 내가 알던 것과 달리 자주색에 더 가까웠다. 이상해서 업계 종사자에게 물어보니 그게 마젠타색이 맞다고 했다. 요즘 참여 중인 벨리 댄스 수업에도 의상 디자인하는 분이 있어 또 물어보니 역시나 "마젠타 = 보라색을 띈 빨강"이란 답변을 들음. 한자로도 자홍색(紅紫色)이라고 하는 듯. 또 '팬톤'이라는 업체 링크를 보내줬는데, 'Viva Magenta'란 색깔 또한 그렇다.
혹시 내 눈이 색을 인지하는 데 있어 문제가 있나 하다가, 영문 위키에서 "Magenta"를 찾았더니 단색이 아닌, 추가분광색상(=Extra-spectral colors)이라는 설명이 비로소 눈에 들어옴. 또 '색상 좌표(=Color coordinates)'란 제목으로 9가지 색 목록이 있길래 다운받아 포토샵에서 하나하나 색깔 찍어 봄. 이중에서 나는 #ff00ff 만을 마젠타로 인식하고 있던 거. 또한 나처럼 색 민감도가 부족한 사람 눈깔로는 #ff00ff를 'Dark Pink'라고 한들 어차피 구별 못 한다. 여기에 더해 인쇄물 색에 관한 지식 부족도 한 몫 했을 듯. 결론적으로 그린-블루를 맥락을 보고 눈치껏 판단하듯, 마젠타 역시 그래야 하나 봄.
삽질하다 보니 어원도 덩달아 알게 됐다. 애초엔 이 색을 합성해 낸 화학자가 푹신(fuchsine)으로 명명했으나 '제2차 이탈리아 독립 전쟁' 중 1859년 북부 롬바르디아 마젠타 근처에서 벌어진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해 '마젠타'로 지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