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한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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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w5-istpwoman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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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9
그런 글이 생각 난다.
나와 내 자신은 서로 안녕이라 물을 수 있지만 너와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슬프다는 글. 친구가 날 떠나보내며 썼던 글.
당신과도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속상하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당신과 함께 묻어지는 것에 또다시 속상하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좋았던 것이 전혀 없었던 걸까. 기억을 회상하면 좋았던 것이 떠올려지지만 곧바로 힘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상처받았던 내가 안쓰럽다.
당신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지만 만약 온다해도 내가 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다. 읏기게도 나는, 내가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당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바보같은 짓.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봤다. 경기가 안 좋긴 한가, 일자리가 없다. 지금의 내 포지션을 포기할 자신이 없어 혼란스럽다. 그러다가도 당신과 또 함께 내년을 맞이하기엔 겁이 난다. 무엇이든 결국 내가 상처 받을 상황에 닥치게 될 것이 겁이 나고, 그곳에서 내가 할 선택에 겁이 난다. 가장 무서운 건, 이직 사유를 묻는 사람들이다.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면 도망치고 싶다.
난 지금 영동대교를 건너고 있다. 당신이 한강을 건너다 내가 좋아하는 한강이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2호선 지하철에서 한강을 건너던 당신의 어깨를 두드리고, 당신은 언제쯤 내 머리속에서 떠날 것인지 묻고 싶다.
나는, 담배를 끊을 자신이 없지만, 함께 피워줄 사람을 찾았다. 이런 나를 내가 생각해도 아이러니하다.
오늘은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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