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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강요를 받아 퇴직원을 제출했다
퇴직 사유는 개인사정으로 적어 내라는 강요까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1년4개월동안 나는 뭘 위해서 일 했던 것이었을까?
고통이 지나니 더 큰 고통들이 찾아온다
나는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이제 그만 무너지고싶다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정말 간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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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생일 정말 싫다
축하를 못 받으면 죄 짓는 이 기분이 너무 싫다
오늘 하루 행복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이 기분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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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자에게는 강력한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편협한 견해와 좁은 시야로 세상을 정의내린 자들 때문에 무너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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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대신
나는 어디까지 해봤는가, 견뎌봤는가를.
고통이 큰 만큼 행복도 크다. 고통을 피할 때 행복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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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키즈
패티 스미스 / 아트북스

나는 예술가로 살고 싶었으나 용기가 없었다. 이 세상 모든 예술가들이 대단해 보였고, 예술가로 살겠다고 결정한 그들의 결단력이 부러웠다. 그러니깐, 나는 순진하게 믿었던 것이다. 예술가로 살아가길 스스로 선택했다고. 그들은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당한 것이다, 예술로부터. 이 세계가 험난한 지옥길이어도 이게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숨을 쉴 수가 없기 때문에. 패티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지만 돈이 없기에 서점에서 일을 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 수만 명의 패티 스미스가 생각났고, 결국 그건 나의 모습이었다. 예술과 돈,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명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와 같다. 지금도 이 책을 읽고 있는 인간이 존재한다면 나는 그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 흔히들 예술뽕에 취한 사람과의 연애는 피하라고 했던가? 예술뽕에 취해서 상대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미 패티와 로버트의 이야기를 알아버렸다. 이런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아버렸다. 존 레논과 같은 ‘예술적 온도’가 맞는 사람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보다 ‘낭만의 온도’가 더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꽃을 사는 걸 보고 이딴 걸 왜 사냐고 하지 않고, 가끔 아무 이유 없이 비싼 디저트를 선물하기도 하고, 길가에 버려져 있는 다 해지고 더러운 소파의 사진을 열심히 찍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말이다. 쓰다 보니 무슨 변진섭의 희망고문 같아졌네. 낭만의 온도가 맞는 사람과 하루 종일 배 터지게 낭만을 폭식하는 연애를 해보고 싶다. 낭만 같은 건 이제 제발 그만이라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언젠가 우리가 함께 저 미술관에 들어가는 날, 그날은 우리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거야."


"일을 할 때면 나는 늘상 작품을 만드는 몽상에 빠졌다. 나는 예술가의 세계에 속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예술가들의 가난과 옷 입는 스타일이나 작업과정이나 생각 모두를 갈망했다."

로버트는 나의 성공을 정말 대놓고 기뻐했다. 그 자신을 위해서, 우리 서로를 위해서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랐다. 그는 담배 연기 한 모금을 멋지게 뿜어내더니 내게만 쓰는 말투로, 어정쩡하게 혼내는 그런 말투로, 질투라고는 조금도 없는 감탄을 담아, 우리 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느릿느릿 말했다.
“패티, 네가 먼저 유명해졌구나.”

"네가 내 어깨에 기대 잠들었던 그날 오후에 말이야. 나도 잠깐 잠이 들었어. 하지만 잠들기 바로 전에 네 작품과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네가 이룬 모든 것들을 ���올렸어. 하지만 그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바로 너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인 바로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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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픈 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눈사람 여관, 이변율
2.삶은 나에게 할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은 나에게 일어났다
-새의 선물, 은희경
3.이런 곳에 살면서 먼지가 안 나길 바라다니요.
걱정마세요. 인간이 곧 먼지니까.
-익명의 당신에게, 정이현
4.삶은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다.
-강신주
5.나는 두려워졌다.
산다는 게 꼭 누가 했던 말을 되풀이 하는 것 같았다.
-광인행로, 심보선
6.가지고 있던 게 떠났으면 가벼워져야 할텐데
꿈 없이 사는 일이 아주 무거워.
꿈이 떠나서 몸이 무거워.
-어떤 비오는 날, 김선우
7.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봄이면 제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털다가
사라져 버리는 나비처럼.
-우주로 날아가는 방2, 김경주
8.좋은 것은 계속 되는 법이 없다.
아빠는 금방 피곤해지고
놀러 온 사촌 언니는 집에 가고
단골 미용실은 사라지고
옆집 개 방울이는 죽는다
그걸 모르고 끝까지 남아 있으면 촌스러운 애가 되는 것이다.
-어쿠스틱 라이브, 난다
9.인간의 연대 의식이나 소속감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큰지 동반 자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고립감, 단절감 때문에 자살 기도를 하는 순간조차 함께 죽을 수 있는 동반자가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 슬프다.
-죽음연습 16, 이경신
10.책을 왜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갖기 위해서’ 라 답하겠다.
대부분의 삶은 실패한 채로 끝난다.
그래도 우린 살아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만의 내면이 있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을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내면.
-김영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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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처럼 휩쓸리는, <아사코>
불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사랑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에 대한 믿음이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 매일 그 불안 속에서 살아가다 한 번, 딱 한 번 상대가 실수를 저지른다면 믿음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믿음만 무너지는 게 아니다. 삶도 무너져버린다. 평생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아사코는 사진전에서 만난 바쿠와 사랑에 빠진다. 바쿠는 별난 구석이 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그런 바쿠는 어느 날 신발을 사러 간다며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아사코는 도쿄로 이사한 후 카페에서 일하는 중이다. 매일 커피를 배달하는 회사에서 바쿠와 똑같이 생긴 남자를 만난다. 료헤이다. 아사코는 료헤이를 바쿠라고 착각한다. 줄곧 료헤이를 피했던 아사코는 료헤이의 도움을 받아 입장이 불가한 시간에 사진전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서로 친해진 료헤이와 아사코는 사귀게 된다.
료헤이가 프로포즈 하던 날, 아사코는 바쿠와 사귀었던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료헤이는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2년 전 직장 동료가 닮았다고 해서 바쿠의 사진을 봤고 그래서 아사코가 피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상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중요한 건 지금이니까, 아사코가 지금 사랑하는 건 료헤이니까 괜찮다고 했다.
5년을 탈없이 만나던 중 아사코는 바쿠를 만나게 된다. 갑자기 떠나버린 바쿠는 유명�� 모델이 되어 돌아왔다. 늦을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다. 아사코는 료헤이 대신 바쿠를 선택한다. 바쿠와 함께 떠나던 중 아사코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 료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쿠에게서 떠난다.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불안에 떨며 2년을 보냈다. 언제 바쿠가 찾아올 지, 아사코가 바쿠와 함께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 아사코는 바쿠와 함께 떠났다. 오사카에서 함께 살기로 했는데,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는데 떠났다. 아사코는 그렇게 오사카로 이사하기 전날에 떠났다.
아사코에 대한 료헤이의 믿음은 사라졌다.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언제 떠날 지 몰라 불안했는데 진짜로 떠나버렸다. 돌아온다 한들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아사코는 결국 료헤이에게 돌아왔다. 료헤이는 아사코를 평생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5년을 공들여 쌓아온 믿음이 무너졌다. 다시 세우기엔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아사코의 몫이다. 료헤이가 짊어져야 할 것이 아니다. 어쩌면 료헤이와 아사코가 함께 살아가는 내내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아사코는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료헤이를 너무나 많이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한다. 료헤이는 아사코에 대한 믿음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아사코는 그만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료헤이는 억울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 애인이 나와 똑같이 생겼다.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그가 전 애인을 아직 잊지 못한 것 같았다. 전 애인은 유명인이 되었다. 마주치지는 않더라도 TV에 나온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TV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아사코의 마음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불안했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나와 닮았다는 이유로, 하필 그 사람이 내 애인의 전 애인이라는 이유로, 게다가 그가 잘나가는 모델이라 여기저기에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실제로 아사코가 떠났다. 믿음도 무너졌고 억울함도 있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대단한 이유도 아니다. 전 애인이 나와 닮았을 뿐,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그가 유명해서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것, 5년 전 나를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불안해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을 뿐이다. 그러다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니 억울함도 있을 것이다. 분명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정도로 사랑한다. 그런데 불안하다. 사랑하는 마음은 너무 크지만 그만한 믿음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거슬리는 게 있다. 내 마음 대로 없애거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별일 없으면 항상 존재할 것이고 내가 불안에 떨지 않으려면 상대가 나에게 강한 믿음을 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믿음을 줘!’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믿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나는 믿음을 잔뜩 주고 있는 걸!’이라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웃긴 일이다. 마음이라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믿고 싶지만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같이 살기로 결심한다. 행복한 날을 꿈꾼다.
행복한 날을 꿈꾸던 중에 날벼락을 맞는다. 거슬리던 게 화로 번진다. 무너져버린다. 삶이 무너져버린다. 모든 게 다 무너져버린다. 이삿짐 정리도 하지 못한다. 삶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살아갈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새 삶을 시작하려 떠나온 곳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완전히 끝나버린 것 같다.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언제 사라지는 건지 알 수 없다. 오랫동안 견고하게 쌓아온 사랑에서 오는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한 지점은 모른다. 그 지점을 정확히 안다면 다룰 줄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불안에 떨 일도 없을 거고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니 정확하게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 마음이 마음 먹은 대로 된다면 사랑하는 게 얼마나 편할까. 불안에 떨 일도, 상처 받아 아파할 일도, 다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사랑 앞에서, 믿음 앞에서 무너진다. 내 마음을 내 마음 대로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상처 따위 받지 않고 불안해하지도 않아.’라고 말해도 상처 받고 불안해하는 게 인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은 지속 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랑이 지속 가능한 일이 되려면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며 믿음이 강하게 존재해야 한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사랑은 휘발되고 말 것이다. 아사코가 바쿠의 손을 잡고 식당을 나가버린 것처럼 끝날 것이다. 물론 료헤이는 다시 아사코를 받아준다. 그렇지만 둘의 관계가 영원히 이어질 거란 확신은 없다. 믿음이 없는 사람과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 사이에서는 반드시 균열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쳐버린 아사코가 떠날지, 끝까지 믿지 못하게 되는 료헤이가 떠날지는 알 수 없지만 둘 사이에는 언젠가 문제가 생길 것이다. 곰팡이는 지운다고 완전히 제거되는 게 아니다. 언젠가 분명 다시 곰팡이는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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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레슨이 끝나고 뒷편의 작은 책장에서 내 회전책장에 꽂혀 있는 것들과 겹치는 책들을 발견했다. 음악의 기쁨 1, 2, 3, 젊은 예술가에게, 내 친구 쇼팽. 브람스 평전은 무척 두껍던데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림 선생님의 서재에는 시각예술에 대한 것들 말고도 나와 겹치는 책들이 많다. 내가 갖고 싶었던 책들도 많다. 선생님은 미학이나 철학뿐 아니라 순수과학 책들도 좋아하시는데 그 점이 나와 비슷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기 드보르의 책이 꽂혀 있는 걸 봤을 때도 무지 반가웠다. (직업상 수집하시는 거긴 하지만) 파이돈 책을 모으시는 것도.
선생님이 거의 한달도 전에 오르한 파묵의 소설책을 빌려주셨는데 진도를 영 못 나가고 있다. 나는 소설을 읽는 데에 인내심이 없을 뿐더러 재미도 못 느끼고 상상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어떤 메시지를 굳이 긴 길을 돌아 에둘러 표현하는 글이라 생각한다. 나는 메시지 하나를 긴 서사를 산책하는 일을 다 마치고 나서야 어렴풋이 깨닫는 것이 왜인지 답답해서 웬만한 소설은 시도하다가도 덮어버리고 만다. 그 시간에 같은 글자 수를 다른 책에서 읽음으로써 새로이 알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설명문이나 논설문처럼 효율적인 설득과 설명을 목적으로 설계한 글이 나는 훨씬 좋다. 사유와 이론들로 가득 빈틈없이 채운 분야별 개론서나 백과사전류 책들은 두고두고 꺼내 먹을 양식처럼 든든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내가 종종 영화를 즐기듯, 소설도 한량처럼 끼고 있을 여유가 더 나이가 든 언젠가 찾아왔으면 싶다.
성화야 너는 연애를 한다면 혹시 로망같은게 있니 같이 뭘 하고 싶다든지. 글쎄요, 딱히.. 아, 저는 서재를 결혼시키는 일이요. 겹치는 책을 발견하고 안 겹치는 그 사람의 책을 내 세계로 불러오는 거요. 많고 많은 책 중 어느 책을 사서 굳이 간직하고 있다는 건 저한텐 다 각각의 이유가 있거든요. 그래서 서재에 꽂혀있는 책이 겹친다는 게 저한텐 되게 특별하더라구요.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살게 되어서 서재를 하나로 합칠 때 교집합인 책들이 속속 나오면 너무 낭만적일 거 같아요. 라고 대답하며 한 피아니스트 부부의 인터뷰를 떠올렸다. 유학 시절 ���자가 쓰던 악보와 그동안 모아온 음악 시디들을 한 진열장에 정리를 했는데 당연하게도 두 개씩 겹치는 것들이 꽤나 나왔다고. 그 건조한 사실 한 줄이 왜 그리도 설레게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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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자기주장이 강했던 거 같은데 점점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계절과 자기 어필을 더 하는 계절들이 보입니다. 이렇듯 흘러가는 계절들을 마주하며 지나칠 때마다 저는 중심을 잘 잡고 있었는지, 또는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았던 거 같아요.

제 안에 확고한 자기 믿음이 있고 이 믿음이 남들의 뇌리에 크게 스며들었던 상황이 있었다면 그 행동을 되새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문제 없을 거 같아요. 주장이 덜 해진 계절들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마음과 자기주장이 강해진 계절들을 너무 독단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요.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내칠 건 내치면서 '나'라는 믿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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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베를렌 에게 보낸 편지

런던 금요일 오후 [1873년 7월 4일]
돌아와, 돌아와, 소중한 친구, 유일한 친구, 돌아와. 네게 맹세해, 착해질게. 너한테 불퉁스럽게 굴었던 건 그저 하던 농담을 물고 늘어지느라 그랬던 것 뿐이고, 난 그걸 이뤄 말할 수 없이 후회하고 있어. 돌아와, 다 잊혀질 거야. 그 농담을 네가 믿다니, 무슨 불행인지. 요 이틀 동안 나는 끊임없이 울고 있어. 돌아와, 용기를 가져, 소중한 친구. 망쳐진 건 없어. 네가 여정을 되짚어 오면 그만이야. 우리는 여기에서 정말로 용기 있게,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살아갈 거야. 아아! 제발 이렇게 빌게. 게다가 이것들은 네 재산이잖아. 돌아와, 네 물건들 모두 그대로 있을 거야. 우리가 한 얘기가 다 실없는 것이었단 걸 지금 쯤 너도 잘 알고 있기를 바라. 끔찍한 순간이었지! 하지만 너는, 내가 배에서 내리라고 손짓을 보냈을 때 왜 오지 않았어. 이런 순간에 이르자고 우리가 2년을 함께 살았다니! 뭘 할 작정이야? 여기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네가 있는 곳으로 내가 너를 찾아가면 좋겠어?
그래 잘못한 건 나야.
오 넌 날 잊지 않겠지, 응? 아니야 너는 날 잊을 수 없어. 나는 내겐 아직도 여기 네가 있어.
말해봐, 너의 친구에게 대답해봐, 우리가 더 이상 함께 살면 안되는지. 용기를 가져. 얼른 답장해줘. 여기에서 더 이상 오래 머물 수 없어. 네 진심에만 귀 기울도록 해. 얼른 말해줘. 내가 가서 너와 합류해야 할지.
한평생 너의 것인
랭보
얼른 대답해줘, 월요일 저녁 이후로는 여기에 더 머무를 수 없어. 내겐 여전히 1페니도 없고, 그걸 우체국에 쓸 수도 없어. 네 책들과 원고들은 베르메르슈에게 맡겼어.
너를 더 이상 보지 말아야 한다면, 해군이나 육군에 지원할 거야.
오 돌아와, 내내 자꾸 울고만 있어. 널 다시 찾아오라고 말해줘, 갈게, 그렇게 말해줘, 전보 보내줘 - 나는 월요일 저녁에 떠나야해, 넌 어디로 갈 거니, 뭘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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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이 불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 바람 조심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아플 때가 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무언가를 해낼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해내야 하지, 할 게 있나. 그 흔한 카네이션도 사지 않았는데 어버이날이란다. 뭘 자꾸 해야만 할 것 같아서 괴롭다. 그러면 몇 개를 사야 할까 무덤 앞에 하나, 요양원에 하나, 방안에 하나, 충청도에 둘. 이거면 되나. 언제 사지 아니, 언제 주지. 이렇게 하면 내 마음이 좀 편해지나. 속이 내내 불편했다. 애인을 만들어서 내 열 손가락을 다 맡기고 싶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나를 가여워하는 것 같다. 아, 사람은 기록하는 욕구가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나도 너도 기록 잘하는 것 같다. 어디선가 훔쳐보는 눈동자가 두렵긴 하고. 물론 나도 널 훔쳐보고, 그러면 너도 날 두려워하나. 잔인하지.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을 품고 어떤 사람은 영원히 어딘가에 남아서 내내 기억되고 어떤 사람은 평생을 저주받고, 사무칠 일도 많아서 닳아가는 거. 하지만 어쩌겠어. 끌어안은 존재가 이렇게 많은데. 그러니까, 야 죽지 말고 계속 기록해라. 2021.05.08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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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고 이불 머리끝까지 덮고선 우울해하고 있는데 이 사랑둥이가 문 열고 들어와선 얼굴을 핥았다 놀라울만큼 순식간에 진정됐다 세상에 이래서 네 이름이 사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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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끔 어떤 일들에 있어서 심적으로 힘들어하면 부모님은 나를 많이 걱정했다. 내가 강했다면 그런 티를 내지도, 데미지 조차 흡수도 잘했을텐데 하며 내 스스로와 현실에 대해 화를 내곤 했다.
잘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는 자신감이 만연했다. 자신감이 생기면 누군가의 부탁이라면 뭐든 기꺼이 해줄 수 있는 관대함과 도전 정신이 샘솟았다.
나를 짓밟는 다양한 현실, 그러니까 사건들이 종종 일어났다. 언젠가는 나는 왜 건강하지 않지 하며 현실과 나를 포함한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게 끝나면 말도 안되게 기분 좋은 날 혹은 썩 나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데 전자는 말하기 어렵지만 정말 드물고 후자는 보통 바깥에서 햇빛을 마주할 때다. 신기하게도 그 다음부터는 정리가 잘 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된다. 희망을 먹고 사는 것이다. 이건 내 정신 속에서 희귀한 세포처럼 좋은 것이다.
나는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가까이 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 처럼 오해는 하지 않을까 싶었고 언젠가부터 타인에게 걱정과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속 아주 작은 곳에서 자극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걱정과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행동은 내가 더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서로 상승하는 상황을 기대한다. 정말 인생이 그렇게 순조로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다시 무너지는 순간이 오는 걸 마음으로 대비하는건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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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아침이면 당신은 내 손을 고이 잡아주곤 했습니다. 어깨를 허락했으며 품을 허락했습니다. 머리를 헝클며 가만히 폭 안아주곤 하였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멍때리기를 좋아하며, 기분이라는게 마치 없는듯 무심히 있다가 갑자기 밀려오는 억하심정에 툭 건들면 울어버리기를 좋아하는 저를 당신은 달래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의 등허리를 쓸어주며 아무말 없이 엉클어진 나의 마음들을 하나, 둘 제자리로 돌려놓곤 하셨죠.
여름에 당신은 참 힘들었을거에요. 장기간 떨어지는 장마 비 속에서 저는 도통 웃고자 하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으레 비오는 날은 당신과 내가 가장 많이 붙어 있는 날들이 되어갔습니다. 같이 있지 않던 아침엔 꼭 전화를 걸어 아무말 없이도 당신의 생활 반경의 모든 백색 소음을 나의 생활의 현장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습게도 우리는 되려 화창한 날에 싸웠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우리의 화해의 날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축축히 젖은 아스팔트 만큼 우리의 마음도 젖어들어 서로가 엉엉 울며 미안하단 말을 두서없이 뱉어내며 우린 화해하고 말라가며 부딪쳤습니다. 오히려 젖어 있었기에 충돌해도 서로를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높았을 터일까요.
오늘은 비가 옵니다. 당신은 비오는 날이 더이상 힘겹지 않으시겠죠. 저 또한 이 날씨를 이겨낼 힘을 얻었고, 얻어 나가고 있습니다. 나의 어리광. 비가 오면 참 어리광 많던 제가 어느 새 이렇게 밖을 노닐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났습니다.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냥 당신 생각이 났던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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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 단순할 거면 존나게 단순하든가 애매하게 단순해서 좋은 건 금방 까먹고 나쁜 것만 계속 되새기네 이상한 부분에서 미화해서 추억팔이하고 아파하고 진짜 왜 그래? 좋은 건 좋았던 거고 그 때 좋았다고 끝이 구렸던 사람들이 너한테 어쩔 수 없이 그랬을 거라는 등신같은 생각 좀 그만 응? 왜 아닌 걸 굳이 미화해서 괴로워 하냐 예의없고 배려없는 놈들 지만 생각해서 상처주고 떠난 사람들인데 왜 그걸 쳐주워서 허공에 배려질이야 누구 좋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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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어깨에 묻어 있는 그리움의 깊이를 재어 보다가, 반대편 어깨 마저 깊어지는 시간에 넋을 빼앗겼다. 형체 없이 멀어지는 존재감의 발은 자취를 감추고 깎아지는 듯한 가장자리는 나를 위한 출구가 되었다. 무엇을 연마하 듯 그 이상을 덧칠하 듯 빼앗긴 나의 기시감에 목소리는 쉬어 버려 잘려 버린 것 같았다. 어느 날 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잘린 시간을 통째로 삼켰다. 여전한 건 비틀거리는 발자욱이 균형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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