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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달빛이 새파랗게 쏟아지는데.
조남주 저-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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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간이라는 종자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기과시, 허풍, 필요한대로 얼마든지 꾸며내는 미소, 친절, 정감의 동물. 그러나 기실은 호시탐탐 상대방의 허점, 약점을 노리는, 상대방의 급소에 번개처럼 자신의 대롱을 찔러 쭈글쭈글한 피부와 몸털, 앙상한 뼈다귀만 남을 때까지 골수와 피와 체액을 빨아먹고 사는 육식동물.
윤영수 저 <삼가 조의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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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문만이 문일 수 없고, 어떤 길만이 고향으로 가는 길은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 인생의 어떤 일도 모두 다 현묘한 데로 이를 수 있는 문이 되며, 사람들이 서 있는 어떤 위치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탄탄대로다. 다시 말하면, 세속적이고 현실적이며 일상적인 삶을 통해서도 진실에 이를 수 있고, 낙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누가 발걸음을 고향으로 돌려 걷느냐 하는 것이다.
원효 저 <본업경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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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참으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때는 엄청나고 혹독한 시련, 난제 앞에서가 아닌 듯하다. 너무나도 하잘것없어서 들먹이기조차 부끄러운 자잘한 일상의 불찰, 실수, 그것들의 반복이 사람의 목과 어깨와 손가락과 발가락 마디마디를 꼬각또각 부러뜨린다.
윤영수 저 <콩켸팥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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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하는 동물, 인간. 온몸이 녹초가 되어야 열심히 산 것으로 착각하는, 몸을 흔들고 발악을 해서라도 땀이 흘러야 열심히 살았다고 자위하는 어리석은 군상들
윤영수 저 <알몸과 누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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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던가. 오늘 밤에는 찬장 어딘가에 처박아두었던 포도주라도 꺼내서 서투르게나마 취해볼 일이었다"
윤영수 저 <해묵은 포도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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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이병률 著 <끌림 : Travel Notes - 이병류산문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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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병률 著 <끌림 : Travel Notes - 이병류산문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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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잇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 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도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이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이병률 著 <끌림 : Travel Notes - 이병률 산문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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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란 직원들이 과거에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권한을 주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주는 것이다.
빌 게이츠 Bill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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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지만 우리는 서로를 의식하지 못했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근원적인 슬픔이 바로 이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분명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인데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고 아무런 영향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을때 인생에 감춰진 고독의 베일이 벗겨진다는 것을 나는 조지와의 만남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호시노 미치오 Michio Hoshino <���행하는 나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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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 이렇게 별이 총총한 하늘이나 눈물나게 아름다운 석양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할거냐고" "그야 사진을 찍으면 되지. 아니면 그림을 그려주거나. 그게 안되면 말로 설명해주는 수밖에 없지" "근데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아름다운 석양처럼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래.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이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거야" 사람의 일생 동안 자연은 여러 가지 메세지를 보낸다. 이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에게도, 사라져가는 노인에게도 자연은 제각기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마련이다.
호시노 미치오 Michio Hoshino <여행하는 나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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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의 죽음을 바라 보면서 나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내 삶은 그렇게 묻혀버릴 것만 같았다. T가 죽은 지 일 년이 되던 날, 나는 그 해답을 찾았다.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전부였다.
호시노 미치오 Michio Hoshino <여행하는 나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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