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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을 정리했다.
정리하는게 힘들 것 같았는데 마음 먹으니 별거아니었다.
길게 길었던 머리를 자르는 기분이랑 비슷하달까.
요새 이것저것 집안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정리가 끝도 없지만 재미있다.
있었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보내주는 것. 내가 스스로 없애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겠다.
한편으로 비워지는 자리가 생긴다는 기쁨이 크다.
있었다가 없었다가. 또 있었다가 없었다가. 반복하면서 계속 새롭게 덧입히기.
그래 결국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나는 나를 믿는다. 나를 믿는다는 힘이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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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날씨가 진짜 웃기다. 요즘 날씨만큼 웃긴게 또 있을까.
서럽게 춥다가 더럽게 덥다가 심심하면 억수같이 비가 오다가
한 겨울이 온 줄 알았는데 이번엔 또 너무 덥다. 이렇게 따뜻한게 말이 되나?
오늘은 비가 오려는지 아침부터 하늘이 흐리다. 일기 예보를 보니 이번 주엔 비가 많이 내릴 것 같다. 비가 지나가면 또 잊고 있던 겨울이 뒤집어 엎으러 오겠지.
내일 날씨가 어떨지 모를 거라면 매일매일 이상한 날씨얘기로 하루종일 떠들지 않을까.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러우니 내 기분도 이랬다 저랬다 정신 못차리는 것 같다. 아. 물�� 재밌다. 아직까지는..
그나저나 쉬고싶다. 아무 것도 없는 언덕 같은데 올라가서 데굴데굴 구르고 뛰어다니다가 지치면 드러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오늘 이상한 꿈을 꿨다.
혼자 온갖 마음 고생 다 했는데, 옆에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그 고통을 참고 어떻게든 살아 남겠다고 몸부림 쳤는데 결국 다 쇼였다.
어떻게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어냈는지 하나 하나 자세히 들여다봤다. 기가 막히다. 이러니까 속았지.
너무 화가나면서 너무 기뻐서 소리를 꽥꽥 질렀다. 물론 소리는 다른 소리에 묻혀서 들리지 않았지만 있는 힘껏 비명을 질러댔다.
나에게 맞는 건 저거 아니냐고 옆에 누군가가 짚어주는데 그래 그런 것 같다. 싶으면서도 나는 속수무책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구속복 입은 정신병자의 서러운 꿈 같다. 강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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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NS의 사용법을 완전히 잃어버린걸까.
인스타그램도 텀블러도 노션도 남들 모르게 혼자 기록용으로 써 두는게 더 재밌는데..도대체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지들 모르겠다.
어쨌든 그 세가지를 사용하면서 아무에게도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 세가지가 어떻게 다른지도 잘 모르겠다. 텀블러는 글 쓰기엔 별로 좋지 않다. UI가 맘에 안든다. 도대체 뭘 하라고 이렇게 만들었을까 싶다. 일단 세가지 써보면서 제일 마음에 드는거 하나에 집중해야겠다. 몰래 쓰는 글이다보니까 아무렇게나 막 쓴다. 데이터 낭비 같긴 하다. 그치만 어떻게 남들이 보고 있는데 화장실을 쓰는지? 이런 공간이 감정 해소 하는 곳 아닌가? 다들 변태인가? 아니먼 내가 가면 쓰는 법을 잃어버려서 이 곳에서 점점 더 분열되고 있는건 아닐까?
모르겠다. 나는 그냥 여기저기 흩뿌릴란다. 이런 ��각 저런 생각 가벼운 헛소리만 남길라니까 미래의 나누리야 알아서 잘 해라.
아. 혹시 SNS로 소통 할 친구가 없는건 아닐까 누리야? ㅇㅇ맞아! 여기서 그냥 혼자 노는 게 더 재미있는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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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로 썼던 글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별 일 같으면서도 별 일 아닌 날이다. 지나쳐간 시공간들에 궁금함이 남아있어도 지나칠테면 지나가게 둔다.
다들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기 바쁘다. 어쨌건 주어진 인생 이렇게 저렇게 부딪히면서 내 자리를 찾아가겠지.
나를 벗겨내는 것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솔직하고 나답게만 한다. 드러낼 수 있는 만큼 드러내고 그렇지 않다면 굳이 말하지 않는 쪽으로 한다. 허황된 헛소리보다 지독한 자기혐오가 낫다.
달콤한거 ��� 이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다. 나도 단거 좋아하는구나.
나는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걸까? 아닌걸까? 결혼에 대한 생각은 더 자세히 써봐야겠다.
좋은 친구가 곁에 있어 다행이다. 따뜻한 목소리에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밖에서 보내는 3시간보다 짧은 3시간이다. 그 친구에게 듣는 잘 자 라는 소리가 듣기 좋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도 따뜻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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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재미가 없다. 다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대로 하고 싶지 않다. 규칙도 깨고 싶고 패턴도 바꾸고싶다. 그렇지만 순리라는 것은 거스를 수가 없는 걸까? 왜 그래야만 하는걸까? 나는 미친사람이 되고 싶은걸까, 안미친 사람이 되고 싶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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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비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반대로 해야겠다.
있는 대로 다 채우고 싶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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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
나는 도망치기의 귀재
더 도망치고 달아나서
여기 지금
동굴 속으로 깊숙히. 더 깊게 들어간다.
거울 속의 네가 나를 위로한다.
그저 네가 서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처럼 네가 나에게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
나는 더 처절한 절망속에서 나를 만나려고 한다.
그러니 거울이 깨질 때까지 나는 계속 달려든다.
언젠가는 닿을 때 까지.
너도 나도.
어리석은 사람.
하지만 다른 이유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른 이유가 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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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결국 텀블러를 새로 샀다. 지금 그 텀블러는 저 방 안에 일없이 서있다. 얼음이 들어가는 물을 마시는데는 좋은 텀블러가 아니었다. 근데 얼음 없이 어떻게 여름을 보내는지? 밖에 나갔다 오니 이 녀석이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얼음도 들어있길래 물을 한 컵 따라 마신다. 저기 붙여놓은 말들이 오늘 또 마음에 들어온다. 그때의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나 괜히 한번 떠올려 본다.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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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성 꿀시성에 대한 이야기. 오늘 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엔 식빵을 구워서 버터와 꿀을 발라 먹었다.
이 조합을 영국에서 살 때 종종 (사실 아주 자주) 먹곤했다. 가끔 식빵 한봉지 다 먹기도 했는데..ㅎㅎ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식빵 중에 꽤나 괜찮은 빵이 있었다. 이름이 뭐더라. 통밀빵 같은 것이었는데 아무튼 꼭 그 빵이어야 했다. 커다란 한봉지를 사서 거의 매일 먹었던 것 같다. 토스트로 겉이 살짝 바삭해질 때 까지 구워서, 버터를 마음껏 떠서 빵에 골고루 바르고 그 위에 꿀을 뿌려서 발라 먹는 것이다. 고소하고 바삭하고 폭신하고 달달하고 짭짤한 맛. 오늘 아침 바로 그 토스트를 오랜만에 만들어먹었다. 그러고보니 그 때 이후로 처음으로 꿀을 샀다. 그동안 계속 꿀 생각이 났었는데 엊그제 철두철미가 ���봉 유튜브를 봐서일까 어제 장을 보다가 꿀이 눈 앞에 보이길래 바로 살 수 있었다. 철두철미는 꿀을 왜 사냐고 물어봤다. ????? 너는 양봉유튜브 왜 보니? 나는 토스트 해 먹으려고 산다. 오랜만에 먹은 꿀 맛은 생각보다 엄청 달다! 였다.
꿀 특유의 그 향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정말 진하게 느껴진다. 어쨌든 맛있다. 맛있게 먹다가 꿀 패키지를 자세히 보니 꿀 생산지 주소가 가족들이 하는 요양원 근처였다. 요양원에서 맨날 보던 그 건물에서 만들어진 꿀이었구나. 그래서 어젯 밤 아빠한테 오랜만에 전화가 왔을까? 오랜만인 것들, 새로운 것들, 그리고 익숙한 것들이 다 섞인 것이 오늘 먹은 잡화꿀 같다. (잡화꿀은 꿀벌들이 여러 꽃들을 옮겨다니면서 모은 꿀이라고 한다.) 어제 카메라를 꿀꾸리한테 구입했는데 이것 또한 동시성같은 현상일까? 꿀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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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더 재밌게 하기 위해 새로운 카메라를 하나 들였다.
디지털카메라인데 필름카메라 같은 질감이다. 메모리카드가 무려 8mb이다.. 최고 화질로 찍으면 9장 찍을 수 있다 ㅎㅎ
더 큰 용량의 메모리카드는 카메라가 인식을 못하지 않을까싶다. 필름카메라 찍듯이 한 장 한 장 소중히 찍어야 하는 디지털 카메라라.. 이 친구의 매력 포인트는 뷰파인더로 찍어야 한다는 것. 필름 카메라 찍듯이 눈에 담긴 시선을 찍기에 좋다. 필름현상 하는게 귀찮았는데 이걸로 하루 하루 기록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근데 8메가바이트는 심했다. 64mb정도로 조금 큰 용량 카드는 인식 할 수 있겠니? 근데 그만한 cf카드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카메라가 요즘처럼 높은 화질이 당연해지기까지 대략 20년정도? 수많은 카메라들이 만들어졌다. 그 기간동안 만들어진 카메라들이 다 달라서 결과물도 다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다는걸 알았다. 저마다의 색감, 질감에 따라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점점 높은 화소의 카메라를 만드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한편에서는 과거의 카메라들을 수집하고 찍고 노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 다양한 카메라를 가지고 싶어지는 욕심이 마구 마구 생긴다. 슈퍼8 카메라로 영상도 찍어보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ㅠ
일단 매일의 산책풍경들을 기록해봐야지. 정말이지 말 그대로 화질구지인데 그래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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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꿈.
어떤 해결 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털어 놓는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상황은 변한다. 내가 원했던 답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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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한 조각
갑자기 미친듯이 더위가 느껴졌다. 어느새 나는 넓다란 도로 위를 걷고 있었고, 내 옆에는 누군가가 있었다. 누군가 1과 누군가 2는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대들이었다.
시야 위쪽으로는 검은 먹구름이 이미 잔뜩 깔려서 수평선처럼 줄지어 있는 건물들을 집어 삼킬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 1의 손을 잡고 정면으로 보이는 성의 입구 같은 곳을 향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공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모든게 가라앉을 것만 같은 끔찍한 무거움이다. 하지만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다. 누군가와 나는 같은 속도로 나란히 그리고 빠르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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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있었던 꿈같은 일들.
제리 페이퍼를 우연히 마주쳤다. 시청역 지하철 플랫폼에서. 사실 원래 내렸어야 하는 곳은 시청역이 아니었는데 실수로 내렸다. 그런데 제리 페이퍼가 내 옆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일? 3년 전에 이 사람이 (제리 페이퍼는 사람이 맞겠지? 비슷한 종족의 외계인은 아닌지 가끔 의심스럽다!) 서울에 공연하러 왔을 때도 우연히 공연을 보러 가게 되서 신기했는데 이번 일은 좀 더 신기하다.. 이번엔 인증샷도 남겼다. 반가웠다! 제리 페이퍼는 나를 기억할까?
집 앞에서 바퀴벌레를 마주쳤다. 살면서 바퀴벌레를 마주친 순간이 몇번이나 있을까? 그 날 마주친 바퀴벌레는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의 녀석이었다. 신나게 우중산책을 하고 돌아온 날 우산을 집앞에 펼쳐놨었는데 그 우산 밑에 숨어있었다. 상당히 놀랐지만 그간 화장실에서 마주친 집게벌레에 적응이 좀 됐는지 정신 나갈정도로 놀라진 않았다. 만약에 집 안에서 만났으면 ..ㅎㅎ 상상하기 싫다. 바퀴에게 집에 들어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마음속으로 얘기했다. 전달 됐을까? 아니면 철두철미의 말처럼 나를 호구로 보고 다시 찾아올까? 아 제발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집 밖으로 나서면 종종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예상했던 일에서 벗어난 경우에 보통 이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우주는 정말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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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하나 새로 사고싶다. 원래 쓰던 녀석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 사고싶다. 좀 오래되서 냄새가 난다. 내가 제대로 안닦아줘서 그런가? 미안하다.
근데 그만큼 오래썼다. 5년 쯤 썼으려나? 그리고 그만큼 힘들었다. 내가 평소 들고다니는 짐들을 생각 해 봤을 때 너무 큰 녀석이라 들고 다니기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보온이 안되서 (물론 보냉도) 텀블러의 중요한 기능이 애초에 안되는 친구였다.
그래도 잘 썼다.
이제 하나 새로 사면 안될까.
철두: 너는 사고 싶은게 왜이렇게 많니?
철미 : 그러게. 나는 왜이렇게 사고 싶은게 많을까. 근데 이 정도 소비는 해도 되는거 아닐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철두 : 그래 그럼 너가 하고 싶은 데로 해
철미 : 응
어제 먹다 남은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어디에 담기는게 그렇게나 중요한가? 응 중요하다. 맛있는 커피를 따라 마실 커피잔도 하나 사고 싶다. 지금 머그컵은 딱 두개 있는데 아이스커피를 따라 마실 잔이 한 두개쯤은 더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 근데 물론 귀찮다. 마음에 드는 잔 찾는 것도 귀찮다~
오늘도 귀찮다로 마무리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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