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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하륜이란 캐릭터를 그리 애호하진 않았다. 평생 자기 일신 하나를 보존하기 위해 살아온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이 드라마에서 하륜이란 캐릭터에게 완전 말려들어간 것은 역설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삼봉을 죽이러 가는, 바로 그 씬이다.
하륜이 홀로 갑옷을 입고 칼집을 책상 위로 내리치며 일어서는.
"주군, 이제 결단 하옵소서."
그 장면에서 얼마나 소름이 끼쳤는지 모른다.
아, 저게 바로 하륜의 본 모습이구나.
둥글게 말린 눈, 언제나 입가에 맺힌 미소. 반쯤 앞으로 둥글게 굽혀 공손하게 보이는 태도 안에 숨긴 소름끼치게 무표정인 하륜의 본 모습.
하륜은 홀로 있을 때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게 내내 궁금했었는데 그 장면 하나로 '하륜'이라는 캐릭터를 폭발시킨 이광기씨의 엄청난 포텐셜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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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1. 따봉러 방원
2. 정진 미니어처
3. 태조와 도승지 정진
4. 정진의 수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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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아들 정진은 다른 동무들처럼 멋진 갓끈이 갖고 싶었어요.
정진이는 자신도 갓끈을 갖고싶노라 아버지에게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버지의 불호령뿐이었습니다.
아버지 정도전은 갓끈포비아였기 때문이에요.
'아니야, 저 갓끈은 나와 어울리지 않아.'
정진이는 오늘도 갓끈장수 앞에서 시무룩하게 돌아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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