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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때 끝났어야 했다
더 하다가는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말에 그래도 끝까지 해보면 안될까 하고 울먹거렸는데 결국 끝까지 끌고왔고 진짜로 좋게 안끝나네.
역시 그때 그 말을 믿고 끝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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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들으면 새벽에 햇살조은날 앞에서 담배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그 때의 그 좋은 기억으로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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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어쩌구들>
2022년 7월 7일 / 샤로수길에서 친구들과 먹은 돈코츠라멘, 차슈덮밥. 맛있었으나 돈코츠라멘에 기름이 너무 많았다. 대신 기름 때문에 깊은 감칠맛이 있어 첫 입은 감탄을 자아낸다. 차슈는 꽤나 두꺼워서 덮밥을 다 못먹고 남겼음. 기본 돈코츠를 시켜서 순정으로도 먹어보고 후추도 뿌려먹고 시치미도 뿌려먹고 마늘도 하나 다져넣고. 맛의 변화를 줄 수 있어 좋았다. 맛있긴 했지만 다음엔 가벼운 맛의 소유라멘을 찾으러 떠날래!
2022년 7월 7일 / 유튜버 doobydobap의 쇼츠를 보고 만든 버섯 덮밥. Tina는 버섯 솥밥을 만들었지만 나는 귀찮아서 덮밥으로.. 삼겹살을 추가했고 간장은 까먹고 패스,,^^ 그래도 맛있었다.
2022년 7월 8일 / 서래마을이 처음이라는 친구를 데리고 식후로 향한 곳. 오뗄두스의 피스타치오 에끌레어는 항상 믿음직스럽다. 사브레 브루통은 아무래도 메종엠오가 제일인듯 하다. 커피는 괜찮았으나 갈 때마다 화장실이 너무 열악한 편.
2022년 7월 9일 / 압구정 <얼 오브 샌드위치>의 오리지날 1762. 음료는 피치 얼그레이.. 였는데 그냥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 아는 그 오묘한 복숭아 홍차맛.. Earl of Sandwich 라는 이름답게 샌드위치 백작의 11대 후손이 만든 샌드위치 가게. 한국에 지점을 낸 건 이번년도가 처음이다. 그래서 오리지날 1762를 먹었는데 그냥 따뜻한 치아바타 빵에 본레스햄 잔뜩과 치즈, 그리고 씨겨자.. 참고로 나는 겨자와 별로 맞지 않는 사람이라 한번씩 코가 매웠다. 야채가 하나도 없어서 쪼금 후회함.
2022년 7월 9일 / 압구정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난 후 신논현역으로 넘어가서 ���밥을 먹고 아니나 다를까 또 캐씨바. 마르���리타와 사장님 특제 칵테일과 사무엘 아담스.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불토 강남은 막차를 놓치면 지옥이므로 10시 반에 가게를 나왔음.
2022년 7월 11일 / 바로 어제. 이러고 한참을 서초 일대를 돌아다녔다. 어기적거리니 어디에서나 시선집중은 덤.
예술의 전당을 빠져나가는 중 잠자는 고양이 세 마리를 봤고 초-럭키의 기운을 느끼며 집으로 열심히 걸어갔다. 사람이 익숙해서 그런가, 내가 떨어져 걸어서 그런가 전혀 쫄지 않더라.
그리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요즘 기적과도 같은 경유 가격. 대체 언제까지 휘발유 보다 비쌀 생각인지? 이번주에 차 빌려서 여행가야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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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침내 런던을 다 읽었다!
피곤하고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미뤄놨던 일들을 오늘은 많이 처리했다. 일단, 울산에서 성남동에서도, 해변가에서도, 하다못해 클럽에서도 담배를 엄청 태우며 입고 다녔던 블레이저를 챙겨서 믿을 수 있는 세탁소에 맡겼다. (전에 카라에 찌든때가 들어 처치곤란한 흰 랄프로렌 셔츠를 도와달라며 맡겼다가 새 것으로 돌려받아 엄청나게 놀랐었다) 그리고 요즘 핫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김밥이 엄청나게 땡겨서 그제도 어제도 먹었지만 또 다른 가게로 향해 김밥을 먹었다.
4시에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드디어 스트레스 받는 일을 처리하러 고용노동부로 향했다. 생각보다 상담은 별 소득이 없어서 깁스를 풀지 못한 채(4주차 때 x-ray로 확인했는데 계속 술을 먹고 깁스를 풀고 다녔던 탓인지, 뼈가 붙기는 커녕 더 벌어졌다. 2주 뒤에 재 확인하고 그 동안 깁스 잘 차라는 이야기와 후에도 그대로거나 더 벌어진다면 수술을 각오해야 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음.. 힝!) 힘들게 갔던 보람은 없었지만 집에서 읽히지 않는 책을 오늘은 기어코 많이 보겠다는 일념하에 또 스타벅스까지 오르막길 천리를.. 걸었다. 엄청나게 헉헉대면서.
솔직히 처음 20분 쯤은 집중이 별로 안되어서 3장 읽고 휴대폰 보기를 반복했으나 그래도 읽자. 읽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더니 2시간 30분 가량을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썼다. 8시 마감이니 나가달라는 말과 함께.
책을 그래도 80% 정도는 읽어내어서 그냥 나머지도 오늘 다 읽고 집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집중해서 술술 읽힐때 빨리 해치워야 하거든. 그래서 맞은편 예술의 전당으로 무작정 향했다. 예술의 전당은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가지 않더라도 그냥 집을 떠나 혼자 숨통을 트이러 갈 때에도 종종 찾는다. 특히나 주말 저녁, 한 번씩 운이 좋은 날에는 분수쇼도 볼 수 있다. 어떤 동상 앞에 걸쳐 앉아 발을 대롱대롱 거리며 생각없이 보기에는 일품이다. 미뤄놨던 일기를 쓰기에도 여늠없이 좋고. 여름 밤에는 선선한 날씨를 즐기며 그냥 이어폰 꽂고 음악을 들으며 벤치에만 앉아 있다 가도 좋다. 흡연 구역도 있고 실외라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으니 그곳이 나에게는 일종의 휴식처인 셈이다. 오늘은 유난히 공간이 예뻐서 사진을 좀 찍었는데 시계탑이 맘처럼 나오지 않아서 답답했다. 그리고 나는 언제쯤 휴대폰으로 달 사진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을까! 조금은 짜증도 났다.
P.B가 쓴 편지를 보고 한마디를 한 헬레인이 너무 안쓰럽고 귀여웠다. 스포일러지만 결국 헬레인은 15일보다 늦게 돌아간다.
이건 그냥 미국에서의 단어와 영국에서의 단어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는데 신문가판대를 키오스크라고 부르는게 지금의 키오스크를 말하는 시초였구나 싶어서(아닐수도 있으나 찾아보진 않겠다) 재밌었다.
하지만 다른 것 보다 런던 거리의 문장을 말하면서 그려진 일러스트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메뚜기는 찾기 힘들었다. 그에 반해 바이올린을 켜는 고양이는 매우 선명해서 웃음이 나왔다.
예술의 전당 벤치에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99%까지 읽어냈으나 지겹고 끈질기게 끝나지 않던 책은 결국 내 배고픔보다 늦어서 집에 돌아갔다. 나머지야 뭐 1% 남았으니 클래식 공연들을 틀어놓고 금방 후루룩 읽었다.
세상에 실존하지 않았던 것만 같은 꿈만 같은 한 달을 보내고 온 헬레인을 보면서, 영국에 출발하기 전 일기를 꼭 쓰라고 당부했던 어느 부인의 말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그 부인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다면 정말 꿈으로만 여겨지고 한 달간의 마법이 물거품처럼 사라졌을 것이다.
뭐, 그건 그거고. 나는 드디어 독서모임에서 가고 싶은 책이 떠서, 고민하다가 참석 버튼을 눌렀다. 만나고 싶은 사람은 그 모임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래도 읽고 싶던 책이니까 내일 도서관에 반납하러 가면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대여해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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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bernhard
연락처를 모조리 차단해 놓아서 전화가 오는지 모르고 있다가 어제 저녁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확인했네. 네 통이나 했던데 전화 걸어봐도 안받던데 이제 차단을 다 풀어놨으니 할 말이 있다면 바로 연락주길.
P.S 아이메세지는 맥북으로만 확인이 가능하기에 빠른 확인이 불가. 전화 주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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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휴대폰 속 메모들,
2022년 1월 17일 / 와... 나 방금 아까 꿨던 꿈이 갑자기 생각났는데 꿈에서 승수네 집이었다. 승수가 바로 침대로 끌고 가서 뒤집어 눕히고 엉덩이 냄새를 진짜 졸라 천천히 깊게 맡고 또 정방향으로도 눕혀서 보지 냄새 또 존나 천천히 깊게 마심.. 물론 난 그때 옷 다 입고 있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그리고 너무 진짜 같았음. 실제로 사귈때 그러했어서) 엉덩이에 얼굴 박는 순간 집에 온 느낌... ㅠㅠ. 와중에 냄새 충분히 맡으면서 그리웠다고 말하고 벗으라고 말하는데 나는 어?하면서 어버버하는 척 시간 끌다가 알람 소리에 잠이 깬 것 같다. 근데 쓰다보니 그리웠다고 말하는게 넘... 내 욕망을 꿈으로 투영시킨게 아닌가 싶어서 지금 기분이 좆같음...
2022년 1월 23일 / [꿈에서 너가 자꾸 나온다.] / 근데 또 실제로 나오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너의 얘기만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형식이다. 꿈에선 너가 다른 사람과 사귄지 200일이라고 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라와있는걸 본 거였는데. 근데 우리가 헤어진지 200일은 커녕 50일도 지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길거리에서 간이 테이블을 치고 저녁을 함께 먹는데 트친 꽃개도 있었고 옆자리엔 연예인 최수영 남자친구 배우 ㅇㅇㅇ가 있었다. (미안. 누군지 아는데 이름이 기억 안나고 지금 검색 했다가 내 꿈을 다 까먹고 싶지 않다). 그 배우가 혜정씨 전 남친 사진 있냐고 보여주면 자기는 최수영 사진을 보여주겠다길래 처음엔 후자를 이해 못하고 네? 아 짜증 웬 지랄이지 하며 꽃개에게 왜 저래;라고 했는데 뒤늦게 이해된 최수영 사진.. 바로 지갑을 뒤져서 줬다. 근데 우리가 실제로 찍은게 아닌 사진이 있었는데. 절벽이나 언덕위에서 바이크를 두고 승스와 내가 같이 찍은 컨셉 사진이었다. 오오~ 라며 그 배우는 놀라는게 꽃개는 신이나서 ��네 진짜 바이크 탔어요!라며 알려줬다. 그리고 사진들을 보는데 사진 속 우리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냥 하염없이 사진만 쳐다보며 착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찰나 너의 여자의 이름과 D+200이라 써져있는 카톡 상메를 보고 자리를 뜨며 나 담배 좀 피고오겠다며 골목으로 향했다. 그 순간에도 휴대폰만 보고 길을 걷다가 몇번이나 트럭에 치일뻔 했는데 딱 불을 붙이기 전 잠에서 깨어나 또 네 카톡 프로필을 먼저 확인했다. 실제로 누구와의 200일이라던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나는 이제 너의 프로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리며 토가 말린다. 이 상태로 보아 훗날 혹여나 네 전화번호와 비슷한 번호로 연락이 오거나 정말 네가 전화를 걸어온다면 그 긴장하다 못해 빨리 어느것이나 붙잡고 토를 한바가지 쏟아내고 싶은 상태가 될 것이다.. 백프로다. 나에게 이제 너는 무슨 의미일까. 네가 엄청나게 보고 싶지도 않지만 계속 너를 생각하고 너와 했던 일들을 떠올리고 있다. 요즘 내가 왜 네 생각을 이렇게 많이 하는것이냐, 답은 그냥.. 간단하다. 너랑 헤어져서 그렇다. 너와 헤어져서 너를 잊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자꾸 만나보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마음에 남아있는데 새로운 시도를 먹힐리가 없다. 그래서 자꾸 만남을 실패하게 되고 아라곤에 수시로 들락거리며 네가 언제 로그인했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게 너무 싫어서 어제는 에셈톡과 아라곤에 썼던 글들을 모조리 삭제하고 탈퇴했다. 한동안 이 쪽 사람들은 만나고 싶지 않아서... 자극을 최대한 없애고 싶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도 내가 그랬으면 좋겠다.
2022년 2월 9일 / [회식했다] / 승수야 매번 고맙다. 그래도 나를 만나서 사랑을 해줘서. 너의 곁에서 짧게나마 행복해서. 아날로그의 감성과 사랑을 알려줘서. 행복하게 해줘서. 다시 만날때 너는 그렇게 말했지. 꼭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야 알겠네. 매번 너를 보낼 수 있다 놓치고 싶지 않다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서야 너랑 함께 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행복했었다는걸 알게 됐다. 고오맙다!
2022년 3월 1일 / “ 지겨운 도시 “. 서울에 도착했다. 난 대체 뭘 위해서 이곳에 왔을까. 그런걸 놔두고
2022년 3월 2일 / 보드카 먹고 싶다. 소파위에서 그 날을 생각하면서. pain&pleasure 들으며 자위한 날
2022년 3월 20일 / i still love you. and I don't know why. it keeps slowly choking my neck. just killing me slowly
2022년 3월 26일 / 하하. 누구나 다 똑같이 하루 하루 죽어가고 있지만. 왜 계속 네가 잊혀지지 않고 괴로울까. 왜 자꾸만 너에 대한 기억이 내 목을 옥졸라올까
2022년 3월 31일 / 매일 밤 공기가 설레고. 온 동물들이 번식하는 시기, 4월
2022년 5월 9일 / 과연 내가 너를 사랑했던 만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2022년 6월 8일 / 하하 술 먹으니까 연락하고 싶다. 목소리 듣고 싶다. 하지만 참을게 니가 싫어하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너를 사랑해. 아직도 여전히. 하지만 너를 사랑한다는게 너무 괴롭다. 승수야 나는 그냥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물론 너는 잘 지내겠지만... 그래 힘든건 나 하나면 족한거 같아. 난 러시안처럼 살아. 나 혼자서 프렌치라고 하지만.. 맞다! 나 반포로 안가고 청담동으로 갈 것 같아! 잘됐지? 너라면 배 아파 하겠지만 그래도 잘됐다고, 축하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 그래봤자 너 없는 곳은 어디서나 지옥이겠지만.. 그게 한강뷰 아파트라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라도... 천국이라도..
2022년 6월 8일 / 이 와중에 그냥 갈 곳 없는 내 사랑이, 어디로 향할 줄 몰라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네게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할것만 같아서 그게 그냥... 너무 ... 그렇네. 기분이 좋지 않네.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너를 사랑하기에는 지금 이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또 그냥 무한히 너를 보고 싶다는 마음만 들고 있다는게.. 너무 양가적이어서 괴롭네. 6개월, 또는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거라면 그래도 적응하고 상황에 순응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그렇게 말하듯이... 시간이 약이라고, 약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약이 되기에는 글렀나봐. 그냥, 너를 볼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울산으로 향하고 싶다. 그냥 이 지겨운 서울살이를 당장이라도 끝내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울이 싫어서 너를 보고 싶은건 아니야. 울산이 그립다고 너를 보고 싶은것도 아니고. 그냥 너랑 함께 한 시간이 내 생에 최고의 시간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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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언제나 연속으로 찾아온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남자친구랑 잘 안되어서 스트레스 받아 강남에서 술 마시다가 양 발 부러지기!
무급 병가 받고 2주간 입원 후 울산 내려갔다가 전전남자친구 만나서 여자친구 있는거 아는데도 만났다가 섹스하고 좆같은 경험 얻으며 멘탈 터지고 시끄러운 모텔에서 하루죙일 울면서 최악의 경험하기! (앞으로 다시는 울산에 가지 않을 것)
서울 올라와서 이틀을 쉬다가 복귀한 회사에서는 해고 통보 당하기!
머릿속이 너무 어지러워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부당 해고로 실업급여 수령 가능한 지 고용노동부와 상의 해봐야 하고, 3주간 일 못했던 만큼 보험금 수령 가능한지도 알아봐야 하고, 토요일날 가려고 했던 정형외과 예약 조정도 해야하고, 새로 포트폴리오도 업그레이드 하고 무언가 만들어야하고 입사 지원서도 돌려야 하는데 정말 기분이나 정신 상태는 너무 처참하고 이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독서로 현실 도피를 시도 중이다.
그래서 그냥 도서관에서 헬렌 한프(��� 정확히는 헬레인 한프가 맞더라. helen hanff가 아니라 helene hanff이므로. 마침내, 런던 에서도 노라 프랭크가 헬레인을 헬렌이라 부를 때 자신은 헬레인이라며 정정해 주었지만 노라는 20년간 그렇게 불렀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의 84, Charingcross road의 후속작. 영어로는 < The Duchess of Bloomsbury Street > 이다. 사실 입원 전. 아니, 다리를 다치기 한참 전에 이수역에서 <채링 크로스 84번지>를 사러 갔다가 바로 옆에 있던 마침내 런던을 봐서 채링 크로스 84번지를 다 읽으면 사러 다시 방문해야지 생각했으나 퇴원하고 재방문했을때에는 없었다. 그렇게 인기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내가 언제 오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는데 배신이었다. 집 근처에는 책방이 없고 나는 새 책을 구매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그냥 구립도서관에 검색해보니 집 앞에는 없고 내곡도서관에 있다길래 책 나르샤를 이용해서 집 앞 작은 도서관에 이동을 부탁했다. 그리고 오늘 오자마자 수령!
발에 깁스를 차지 않고 나돌아 다닌지는 며칠 되어서 그냥 또 숨을 돌릴겸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광화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르겠다 사실, 광화문.. 막상 가면 볼 것도 없는데 그냥 가고 싶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느지막히 칵테일 한 잔 하러 나서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광화문은 적합하지 않았다. 차라리 신촌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난 신촌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그곳은 정신 없는 젊은이들이 들끓는 장소다!!! 나로써는 언제나 대가리에 정신병을 달고 삶으로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 정신 없는 곳은 딱 질색이었다. 그나마 정리가 되고 질서가 있는 듯한 광화문이 나아보였다. 그게 더 끌리는 것은 머릿속으로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5시쯤 도착해서 카페에 자리 앉고 있으면 곧이어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우르르 다니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조용한, 그리고 세련된 도시가 밤을 맞이한다. 그래, 이거지.
폴 바셋에서 아이스크림 라떼나 코코넛 라떼, 혹은 아포가토 뭐 그런걸 먹고 싶었는데 없더라. 그래서 바로 옆 우드앤브릭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드앤브릭.. 한승수가 어렸을 적 엄마와 함께와서 무언가를 먹었다고 했었는데 난 왜 그걸 돈까스로 기억하고 있을까? 아직 식사메뉴를 보지 않아서 그런걸까. 여튼, 퀸아망을 기대했으나 없길래 혀가 녹아내리도록 아주 달디 단 코코로쉐 하나와 아마 크림치즈와 요거트가 섞여서 ��린 듯한 온갖 씨들이 박혀있는 하루 지난 세일 베이글(그저 그랬다) 그리고 캬라멜 마끼아또를 구매! 생각보다는.. 평범했다.
살면 살 수록 안그래도 어지럽던 머리가 더 어지럽게 돌아간다. 원래 Life is bitch라지만 빗취도 너무 빗취다... 요 며칠은 너무 지쳐서 욕도 안나왔다.
어떻게 살아야 할 까?
아무리 그래도 자살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이걸 어떻게 견뎌야 할 지 아직은 나도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죽게 된다면 그건 자살이 아니고 타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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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과 만나기로 했다
한달 정도를 만난 사람인데 내 생일을 맞아서 그 사람과 사귀게 되면 그땐 너의 존재를 끝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만나기로 했다.
사실은 생일 당일날에는 일과, 퇴근 후 친구들하고 저녁 식사로 끝냈는데,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약속을 나가기 전 자그마치 네가 1년 전 나에게 주었던 편지를 다시 꺼내봤다. 솔직히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아마 이 편지를 매년 꺼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에 제주도에서 내 생각을 하며 편지를 적었을 네가 눈에 보여서 그게 너무 가슴이 아렸다.
그렇게 그 사람과 사귀게 되면 무언가 바뀔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닌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과 불안감이 더 크다. 너는 이제 관련도, 상관도 없겠지만 너에게나 나에게나 그 사람에게나 못할 짓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 사람은 너와 성씨가 같다. 그래서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멈칫 했었다. 바로 오늘까지도 그를 부를때 너의 이름을 몇번이나 부를 뻔 했다. 잠결에 네 이름을 부르진 않을까 계속 전전긍긍한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너의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이름을 부를 때 빼고는.
그 사람은 너와 아주 많이 다르다. 너 처럼 매 순간 나에게 놀라움을 주는 상대도 아니고, 너처럼 좋은 취향이나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을 주고 받는 느낌도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너를 온 마음으로 사랑했을때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를 만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 순간 내가 그를 신경쓰고 내 마음이 다치진 않을테니까.
그는 안았을때 적당히 따뜻해서 ���적했던 너와 달리 아주 뜨거운 사람이다. 잠을 자면 시트가 젖어버리는 뜨거움을 가진 사람. 나는 적당히 시원했던 사람이니 너와 함께 있었을 땐 서로 쾌적했다. 마치 모든 면에서 잘 맞는 열쇠와 자물쇠처럼. 그러나 그저 뜨거운 사람과 만나니 껴안고 잤을 때 아침에 그는 쾌적했고 나는 더워 땀을 흘렸다. 낮에 청계천 텍사스 바에서 자전거를 타고 난 후 맥주를 마시며 그는 뜨거운 손을 차가운 내 허벅지에 갖다대는 장난을 쳤었지. 나는 질색했고 그 사람은 겨울에 두고보자는 말을 했었다. 그 순간 나는 12월의 너를 생각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올라갈 때 쯔음 12월이니 서울에서 보자는 네 말을 떠올리며 멈칫했다. 솔직히, 아주 솔직히 너의 그 말이 나를 에둘러 거절하리라는 말은 알고 있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모든걸 놓아버리고 네 품에 달려가 안기고 싶다.
자꾸만 이 모든게 버겁다. 모두 버겁기만 하다. 헤어지고 며칠 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나에게 그건 아니라며 어떻게 헤어지고 바로 새 사람을 만날 수가 있냐고 적어도 몇 달은 지난 후 만나야 하는게 예의 아니냐는 네 말이 자꾸 생각났다. 그 말이 나에겐 족쇄가 되어 헤어진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조차도 죄책감을 느낀다. 죄책감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지금 내 마음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애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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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연 너를 잊을 수 있는가?
솔직히 이제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도 벅차. 감당이 안돼
나, 오늘은 혼자 전시회를 보러 가기 외로워서 글을 올렸어. 그렇게 모르는 사람과 만나서 같이 전시도 보고 저녁도 먹고 차도 한 잔 마시고 담배도 태웠는데 동네 친구가 없다며 외롭다고 나에게 동네 친구가 되어 달라는 말이. 사실상 흑심이 있다고 시작하는 말과 같아서 그게 너무 부담스러웠어. 그래서 거절했는데 그 상황에서는 요즘 만나고 있는 사람을 생각했다? 그 사람이 마음에 걸리더라구. 그래서 집에 가는 길 그 사람에게 메세지도 해보고 전화도 걸어봤는데 답이 없었어. 그 때부터 네 생각이 다시 나기 시작하더니 네가 이별을 선고하고 연락이 힘들어질때가 떠오르더라. 또 다시 악몽이 반복되는것 같아서.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정말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을 너를 사랑했던 것처럼 그렇게 온 마음 담아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마 불가능하겠지. 그렇게 내가 내 마음을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 같아
헤어진지가 언제인데 너를 아직도 ���지 못하나 생각이 드는 한편, 언제나 말했듯이 너를 잊지 않겠다고, 언제나 너를 사랑하겠다고 네게 얘기했던 내 말이 족쇠가 되어서 내 발목을 잠궈. 그리고 그 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해. 너와 함께 했던 추억과 마주할 때마다 무서워서 멈추는 순간이 있어도. 네 추억부터 점점 잊혀지면 끝에는 결국 너 조차도 내가 잊어버릴까봐. 그게 너무 무서워서.
이런 내가 과연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도 부담이고 무섭고, 그냥 다 두려운건 사실이야. 나, 솔직히 어디가서 부끄러워 말을 못했지만 훗날... 그러니까 언젠가 너를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런 날이 죽지 않고 살다보면 내게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 그게 너무 쪽팔려. 결국 너는 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떠났을텐데. 나는 그걸 못해서 아직까지 제자리에서 혼자 울며 남아있다는게. 쪽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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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을 요즘엔 덜 하는 줄 알았는데
Skyfall을 들으며 노르웨이의 숲을 보고, 낮에는 네가 좋아했다던 신촌의 미네르바를 다녀왔다. 심지어 지나가는 길에서 회색 패딩 안에 회색 츄리닝을 입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를 보고 넌 줄 알고 그대로 굳어서 쳐다봤음에도, 요즘엔 네 생각을 덜한다고 생각했다.
완전한 착각이었다. 난 요즘 마치 눈이 멀어버린채 주위를 더듬어 네 흔적을 찾는것만 같다. 네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지만 네가 남긴 것들을 만질수는 있는, 그런 상태.
심지어 오늘은 미네르바에 간다고 옷을 차려입었다. 네가 좋아할것 같은 회색과 갈색 사이의 품질이 좋은 자켓을 걸치고 안경도 쓰고 화장도 열심히 하며 구두도 신고 나갔다. 차림새가 마치 부 교수 혹은 조교같아 보였다. 네 옷 중에서도 그런 자켓이 있었던거 같은데, 하며 발걸음을 신촌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미네르바의 커피는 맛이 그저 그랬다. 타탄 체크무늬 테이블보 또한 생각보다 감명 깊지 않았다. 그저 사진이 훨씬 잘 나오는 형태였다. 예상보다 조용하지도 않았으며 네이버에서 찾아봤던것처럼 내 테이블로 메뉴판을 가져다주지도 않았다.
만약 너의 청취를 느낀다면 돈까스나 설렁탕 뭐 그런 것들을 저녁 식사로 정해야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음식들은 평일 회사 점심으로도 족했으므로, 나는 고픈 배를 안고 미네르바를 나와 근처 가게들을 찾아보지 않고 일단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사실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중식이 여러곳 보였는데 도삭면을 파는곳이 있어서 드디어 말로만 듣던걸 먹어볼 수 있겠구나 싶어 들어갔다.
도삭면,, 중식이라... 네가 전혀 오지 않을것이 뻔했지만 나는 지금 너와 함께 있는것이 아니므로 내 선택에 따랐다. 고추기름에 볶은 돼지고기를 끼얹은 도삭면과 슈마이를 시켰는데.. 슈마이는 짭쪼름해 같이 나온 간장이 필요 없던 반면 도삭면이 밍밍했다. 기름과 화자오는 부족하지 않게 넣어줬으나 기본적인 간이 되지 않아서 이게 무슨 맛이지.. 하며 반을 먹다 결국 간장을 끼얹어 먹었다. 간이 잡히니 훨씬 맛있었다.
그렇게 커피 7천원, 저녁 식사 15천원을 쓰고 혼자 집에 돌아가는 내 모습이 왜인지 모를 우울감이 들어 쓸쓸하게 집에 돌아왔다
그래도 요즈음엔 네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저 눈 가리고 아웅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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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기쁜 일인데,
생일인데 제주도에서 나를 생각만 하려니까 마음이 가프다던 네 첫 편지 속에선 첫 논문 통과 때처럼 앞으로도 기쁜 일이나 슬픈 일때 가장 먼저 통화하는 사람이 되어달라 했었지.
나는 오늘 인턴 2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정직원 제의를 받았다.
정말 정말 너무 기뻐 뛸 것 같았지만 애써 참고 퇴근 시간 동안 열심히 일을 하며 보냈지. 그런데 퇴근 후 버스 안에서 상황이 뒤바뀌어 버렸다. 이렇게 기쁜 일을 너에게 제일 먼저 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현실과 처음 너에게 편지를 받았을때 그 기쁨, 마음 속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행복감이 정말 옛날 기억처럼 떠올라서. 그리고 편지 속 앞으로도 기쁜일이나 슬픈일이 있을때 가장 먼저 통화하는 사람으로 남아달라는 너의 말이 떠올랐는데 그 편지 속에 나는 없었다. 아, 너만 나에게 그 상황 속에서 연락할 수 있었지. 나에게는 그런 일이 있을때 언제나 가장 먼저 연락달라 말 한적 없으니. 그럼과 동시에 널 잊지못해 꾸역꾸역 슬픔을 삼키며 살다 결국 슬픔이 날 집어삼킨 날, 내가 너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날. 너도 그 사이에 수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남이 네 논문을 인용한 기쁜 일도 있었다고 얘기했었지.
그래, 이제 편지 속 너의 이야기는 흩날리는 먼지처럼 사라져간다.
그 속에 나만 먼지를 붙잡으려 계속 편지를 적시고 적신다
분명 기쁜 날인데, 기뻐야 하는 날인데
네가 생각나 울적해저버린 날이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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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했던 아침이 그립다
서로의 등을 껴안으며 함께 밤을 보내고 부시시한 얼굴로 아침을 맞이했던 날들이 그립다. 네가 출근 준비를 하고 집 밖을 나서기 직전 간다며 인사하다 내가 다 뜨지도 못한 눈을 비비며 너를 꼭 껴안고는 아쉬운 뒷모습을 보던 그 시간이 너무나 그립다. 아쉽고 또 아쉬워서 창 밖으로 네가 걸어가는걸 지켜보다 순간 뒤돌았을때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던 그 기억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렇게 네가 골목으로 사라질때까지 하염없이 지켜보던 그 날들이 너무나 그립다. 행복했었는데.
한번만 더 네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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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수야, 나한테 너는 이제 독이 되었다
그렇게 향기를 내뿜던 우리의 기억은 이제는 독을 내뿜은 존재가 되었고, 나는 여전히 매일 밤 꿈에서 너를 그리지만 또 예전처럼 네 존재가 꿈에 나오지는 않는다. 그냥, 현실에서든 꿈 속에서든 너와 같이 찍었던 사진을 되돌아보고 너에게 연락을 취하는 내 모습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것이 이제는 나에겐 무척이나 괴롭다.
매일 아침 꿈 속에서마저 너를 찾다 일어난 나는 제일 먼저 혹여나 꿈결에 너에게 연락하진 않았을까 두려워하며 휴대폰을 확인하곤 결국 하지 않았고 하지 못했으며 도무지 진척이 없는 내 상황, 그 허망함에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다.
이제는 카톡을 들어가 미처 차단하지 못한 네 프로필을 보며 그리움과 두려움, 긴장됨을 넘어 속이 울렁거리기도 하는데 이것이 무슨 감정인지는 나는 도무지 알지 못하겠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네 프로필 사진이 방금 바뀌었는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우울감이 나를 집어삼킨다. 바닷가에서 함께 하며 너의 사진을 찍어준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지만 혹여나 다른 사람이 생겼을까 무서워 궁금함을 이내 접어본다
너를 생각하며 꿨던 꿈들을 눈 뜨고 정신을 차리는대로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혹여나 나중을 돌아봐도 이 경험들이 기억나지 않을까봐. 이제는 내 옆에 네가 없으니 너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이것 밖에 없으니. 그것마저 잃을까봐 두려워 기록한다. 다시금 읽어보면 그때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데 그 돌아오는 기억마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승수야, 이제는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지 조차 모르겠다.
내가 대체 ���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자각하지 힘들다. 그저 두려움만 먼저 앞선다. 그렇게 너는 나에게 더 이상의 달콤한 향이 아닌 독만 뱉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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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네 꿈을 꾸며 일어났다
꿈에서 꿈을 꿨다.
그러니까 1차 꿈 속에서 2차 꿈으로 들어갔다. 나는 꿈 속에서 자고 있었는데 잠결에 너한테 보고싶다고 카톡하고 답장이 없자 전화를 했었다. 그러다 꿈을 깨고 일어나서 안돼, 안돼 !! 하며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카톡과 통화 내역이 있었다. 안된다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가 이제 일어나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모든 꿈에서 깨었다.
진짜 현실을 마주한 뒤 나는 곧바로 내 휴대폰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너한테 연락은 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싫어할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했었기에... (그리고 네가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출근길에 구경만 하던 북카페에 가봤다. 네가 예전에 보여줬던 사진에서 검은색 목폴라를 입고 지금은 사라졌다는 북카페에서 종종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는 것을 말해줬던게 기억이 났다. 백신 3차를 맞고 다음날 쉬기로 해서 이때다 싶어 열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예상보다 커피는 너무 맛있었고 호두파이도 맛있었으며 제목이 끌려서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도 재밌었다. 아인슈페너를 이렇게 잘 하는 집은 너무 오랜만이었지만 디저트와 커피 둘다 너무 달았다. 그래서 난 또 커피를 한 잔 시켰다.
책을 읽으며 포크로 파이를 잘라 먹다가 큰 조각은 뒤로하고 작은 조각을 집으려는 내 모습에서 작은 기시감을 느꼈다.
나는 언제나 소탐대실 하는 사람이었다. 파이를 하나 먹을때에도 작은 조각 먼저 먹고 큰 조각을 먹으려는, 그런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수영 선수에 대한 꿈을 가지며 구청 수영센터에서 강습을 받을때에도, 강사가 미국으로 가는데 같이 따라가서 진짜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은 손 들으라는 말에도, 나는 내 꿈에 대한 욕심보다 엄마에게 혼나지 않을까 걱정 먼저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이야 그때 내가 손을 들었다고 한들 부모에게 거절 당했을거라는걸 알지만 그때는 엄마한테 먼저 물어봐야 돼요. 하고 집에 가는 길에 다 까먹거나 안될거라며 애초에 포기하며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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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네가 보고싶다. 아니 종종
네이버 블로그에 모처럼 일기를 쓰려고 했다가 6시까지 점검 시간이라 정말 오랜만에 텀블러로 왔다
오늘은 자칭 서초구 잘생긴 멜섭이라는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정해진 약속이라 옷차림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곤란했다. 월요일 아침 출근을 준비하며 누가 약속이 생길거라 생각하고 예쁘게 입겠는가. 일단 나는 그러지 않았다. 춥다는 말에 할아버지 패딩을 껴입으며 두툼한 옷차림으로 열심히 사당역까지 걸었다. 점심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는 커다란 눈송이들이 내렸고 이내 길바닥에 흰 행복이 쌓이고 있었다.
이게 대체 몇 년만에 보는 커다란 눈 들인가.
울산에서만 있다가 올라온지 채 두달이 되지 않아 서울 생활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나는 내려오는 함박눈에 웃음만 자꾸 나왔다. 눈이 너무 좋다며, 눈 내리는게 너무 행복하다면서 동료들과 담배를 태웠다
여튼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가고 도저히 집까지 들러 옷을 갈아입고 치장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시간이 되지 않았다. 퇴근은 7시인데 요즘 가게들은 방역지침 때문에 9시에 마감을 하니까.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맨 상태의 몰골로 만나기로 했다. 사무실에 화장품을 놔두지 않아 그 흔한 립스틱 조차 바르지 못한게 신경쓰여 애꿎은 향수만 몇번 뿌리고 나갔다. 서브미시브가 말한 차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직감했다 ‘아, 아니다’ 하고. 아마 상대방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는 성인이므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나는 26살이 된 사회 초년생이었고 36살의 남자라는 것은 만나기 전 알고 있었지만 정말 내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일단 잘생긴건 아니었다. 차림새가 깔끔하긴 했지만 정수리의 머리숱이 듬성했고 흰머리 또한 그랬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 눈매 까지는 그럴싸 했지만 벗는 순간 튀어나온 하관에 실망했다. 더군다나 키...! 난 분명 운동화를 신고 나왔는데 나랑 비슷했다. 내가 지금 170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약간 못미칠텐데도,, ... 어쨌거나 남자는 눈이 내려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사전에 약속했던 집 근처 중식당이 아닌 맥주집으로 나를 안내했다. 월요일 저녁부터 술을 마시고 싶진 않았지만 그저 중식까지 사줄 생각이 없겠거니 하고 따라갔다. 애초에 술을 마실 생각이 없던터라 안주도 별로 눈에 차는게 없어 대충 페퍼로니 피자와 500ml 생맥 두잔을 시켜 먹던 와중 근처 자리에 새로운 손님이 들어왔는데 남자의 다른 지부 상사였던것이었다. 애초에 서로 관심이 떨어져 할 말도 없는데 그 손님의 등장은 말 없는 남자의 말을 더 줄이게 했다. 나는 어처구니 없다는 웃음을 애써 숨겼다. 사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만 자꾸 들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차를 벤츠를 끌고 맛있는 음식과 숙박비를 내준다고 해도 마음에 차지 않는 상대와 그러고 있는것은 내가 바텐더를 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미없는 30대 중반 이상의 남성들과 의미없는 대화 상대를 해주며 술을 마시는 것. 그래도 그 시절에는 술이 너무 고팠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다 먹으면 나가자는 말에 한 잔만 더 먹자고 하길래 못이기는척 한 잔을 둘이 나눠서 마셨다. 마실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자꾸 권하는 술,, ... ‘정말 사약도 아니고..’ 라는 생각만 들게 된다. 가게를 나오고 나는 이제 가보겠다는 말에 맥주 한잔 정도만 마셨으니 음주 검사를 해도 측정되지 않는다. 데려다주겠다고 주장,,, 기겁하며 술 마셨으면 운전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 차 안에서 5분만 대화를 하다 가자고 해서 또 못이기는척 갔다. 왜 가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초반에 거절을 못하는 걸까. 차 안에서 의미없는 대화들과 트위터 펨돔들의 플레이 영상을 나에게 보여주는데 진짜 보고 싶지 않았다. 담배를 피우고 싶다며 차 밖으로 나갔고 다 피고 돌아와서는 차 안으로 발도 들이지 않은 채 나는 이만 가봐야겠다는 말을 했다. 또 5분만 더 있다 가라고 하길래 할머니 핑계를 대며 먼저 가보겠다고 하니 아쉬운건지 모를 애매한 표정을 짓길래 다음에 보자며, 다음엔 중식을 먹자고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 남자의 메세지를 무시하며 프로필을 차단하고 계속되는 생각에 잠겼다. 처음엔 잘생겼다며! 키가 왜 이렇게 작아! 하는 분노. 그 다음엔 바텐더 시절을 떠올리고, 끝에는 얼마 전 만났던 초록이가 요즘 만나는 노예 사진을 보여줬을때 했던 말 ‘야, 니 전남친이 진짜 상타치긴 했구나’ 그 말을 시작으로 너의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됐다. 왜 연락이 없을까 정말로 연락을 안 할 작정인걸까 하는 생각부터 나는 너를 못 잊어서 자꾸만 다른 사람을 만나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더 공허해진다. 사람을 잊으려 새로운 사람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대용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과 대용품의 자격조차 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났을때 더욱 느껴지는 그 이상한 감정. 휘몰아치는 우울감. 그리고 끝에는 이 슬픔을 견디려면 새로운 누군가를 찾지 않고 온전히 나 혼자 견뎌내야 한다는 그 뻔히 보이는 정답까지.
드라마 퀸으로 인생을 계속하고 싶지는 않다. 그게 건강하지 못한 방법이라는 것도 매우 잘 알고 있고 너를 만나 일상의 소중함과 잔잔한 행복의 기쁨을 알았는데, 호수같던 너는 파도같은 나를 만나 많이 힘들고 버거웠나보다. 나만 요동치던 물결이 잠잠해졌다고 좋아했나보다. 물결이 너에게로 흘러갈 줄은 모르고.
사랑하던 사람이 나로 인해 힘들다는 것.
그게 내가 제일 견디기 힘든 사실이라는게, 외면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게, 하지만 계속해서 그 사실의 메아리가 반대편 벽을 치고 다시 돌아온다는 이 상황이, 무척이나 버겁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자꾸만 어떻게 할 수 없는 눈물만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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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그리고 불면증세
갑자기 슬픔이 너무 물밀듯이 밀려와 울음을 터트릴것 같아 슬픔은 수용성이란걸 다시금 떠올리며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다가도 울컥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고 온도를 몸에 더 맞춰보았다. 가슴쪽에 문제가 생긴걸 이제야 알아서 월요일이 되면 병원에 가기로 다짐했다 정신과도 함께 가야지.
약이 맞는줄 알았는데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연휴 내내 너무 힘들었고 나를 위해 좋아하는 장소에도 가고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마사지도 받아보았는데 끝은 결국 좋지 않았다 병원에 가야지. 병원에 가야겠어
이제야 몸에 문제가 생긴걸 안 나 자신을 탓하려는 마음이 자꾸만 든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해야 하는데, 몸도, 정신도 좋지 않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노래를 하루종일 들어도 괜찮지가 않아서 이번엔 노래를 듣지 않기로 해봤다. 잠을 자지 못해서 계속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있다보니 어지러우며 구토감이 밀려온다. 얼른 약을 먹고 자야지. 자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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