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Text
Flash Flood Darlings 공연과 나의 이야기.
flash flood dalings 의 쇼케이스 공연을 다녀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덕분에 아주 아름답고, 행복하고, 용기 나는 2월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나머지 집에 돌아와 그 벅찬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두 번의 쇼케이스 공연에서 제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했다. 고백하기 까지의 지난 시간들이 얼마나 무섭고, 무겁고, 어렵고, 괴롭고, 힘든 순간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그 용기가 놀랍고 대단하기도 하면서, 그 때문에 상처를 입는 일이 혹여나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는 여자를 사랑한 시간이 있었다. 누군가는 한때 지나가는 감정일 거라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괜찮아지는 상태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 아이와 연애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나의 모습을 완전하게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10대 후반과 20대의 초반의 시간을 나 자신을 증오하고 괴롭히고, 불쌍히 여기며 살았다. 믿었던 친구에게 나의 모습을 고백했다가 싸늘한 대답과 낯선 눈빛을 받은 적도 있었다.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웠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게 불편했다. 나를 숨기며 거짓말을 하는 것도 싫었고, 그것으로 옆에 있는 그 아이를 상처 입히는 것도 힘들었다. 물론 그 아이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용기가 없었던 나는 그 아이와의 5년 연애를 끝냈다. <모두에게 완자가>의 마지막회는 그때의 우리를 떠오르게 해서 마음이 무척이나 아렸다.
갇혀 지내던 내가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오게 된 건 미학과 철학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덕분이었다. 첫 스터디의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하는데 어떤 언니가 이름과 함께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과 10년이 넘게 함께 지내 온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왔다. 솔직히 그 순간 나의 마음은 저런 이야기를 굳이 왜 할까 싶었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놀라거나 차가운 눈빛을 보내지 않았다. 아마 가장 크게 놀란 반응을 보인 건 내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사소한 사건 하나가 그동안 내가 품고 있던 세계 전체를 뒤흔드는 것 같았다. 그날 밤 나는 혼돈 속에서 헤매느라 잠을 한 숨도 자지 못했다. 공부는 본질적인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했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거나 보지 않으려 했던 여러 세상을 배워갔다. 그 언니는 오랜 시간 크고 작은 동성애 커뮤니에서 음악 활동을 통해 사회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언니를 통해 소극적으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사회 운동에 참여 하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비록 그 안에서도 용기있게 내 모습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누군가의 용기에 위로를 받고 점차 용기를 얻었다. 그런 시간들이 점점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하고 받아들이게 했다.
그 시기 나는 남자와의 연애를 시작했다. 그 사람은 나의 이러한 과거 모습을 ��� 이야기 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동안 나도 내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리라곤 생각해 보지 않았었어서 그 사람과의 연애가 좋았지만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러한 시간을 겪으면서 나는 내가 양성애자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 것 같다.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비겁한 일 이라는걸 알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고 혼란스럽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몇 번의 경험이 거짓은 아니었으니, 그것으로 내가 양성애자라고 받아들일 뿐이다. 그리고 2013년 겨울부터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이러한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둘씩 고백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고백을 하는 건 아니고. 사람들은 힘들게 내뱉은 나의 고백에 ‘참 힘든 시간이었겠다.’ 하며 같이 아파하기도, 별거 아니라며 웃어 보이기도 하며 도망치고 싶은 내게 손을 내밀며 붙들어 주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사람 복은 참 많은 것 같다.
지난 공연에 이어 오늘 공연에서의 플플달의 고백은 그러한 나의 시간을 한순간에 소환시켰다. 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를 보냈기에 그의 음악을 듣는 나의 감상은 객관적이기가 참 어렵다. 물론 음악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행복한데 슬프고, 따뜻한데 차갑다. 그간 이곳저곳에서 보아온 얼굴과 커플링으로 추리하건대 오늘 공연에는 그의 애인이 온 것 같았다. 그의 고백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를 위한 예의 같게도 느껴졌다. 그 둘의 모습은 참으로 예쁘고 행복해 보였다. 사랑꾼 플플달.
한 걸음씩 세상에 발을 내딛곤 있지만 여전히 난 겁이 많고, 아직도 나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글은 가장 보는 사람이 적을 것 같은 곳에 남겨둔다. 일기장에 써도 되는 글을 굳이 누군가가 볼지도 모르는 이 공간에 남겨 놓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가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세상에 소리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며 살아내고 싶다.
라고 2015년 3월 1일 3:33 분에 이 곳에 적었다가 용기가 없어 다음날 포스트를 지워버렸다. 그랬다가 하박국이 남긴 플플달의 공연 후기 https://t.co/5B24nXpsiV 를 읽고 용기를 얻어 올려본다. 괴로웠던 지난 15년의 일들을 생각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다. 아직도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0 notes
Photo
1. 새로운 내 아지트
요즘 종종 이곳에 숨어 있는다. 아니, 발견할 사람이 없으니 박혀 있는다고 해야하나.
예전부터 구석에 박혀 있는걸 엄청이나 좋아했다. 아주 어렷을 적엔 피아노 밑에 들어가 있는걸 좋아했는데, 개인 레슨을 받았던 나는 피아노를 치러 갔다가 연습은 않고 종종 피아노 밑에서 잠이 드는 바람에 자주 엄마가 데릴러 오곤 했다. 그 이후엔 방 문 뒤 모서리나, 아일랜드 바 뒤, 베란다 끝의 후미진 공간에 자주 앉아 있었다. 중,고,대학교 시절엔 아주 친한 친구 한두명만 알고 있는 나만의 아지트가 꼭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딘가에 적응해야 할 때마다 주변으로 부터 차단된 나만 알고 있는 공간 확보를 가장 중요시 하고 먼저 했던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것이 어려웠던 나는 마음껏 나를 드러내고 숨 쉴 공간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지금은 예전보다 단단해져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것이 조금 쉬워졌다. 그럼에도 ���끔씩 숨을 쉴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곳은 애초부터 ‘신도시’ 라는 사명을 띄고 거대의 도시로 만들어졌다. 나는 이곳을 ‘아파트 섬’ 이라고 부르는데, 섬 안이 얼마나 편안한지 도통 밖을 나가고 싶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바깥에서 그 곳을 보면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지. 매일 밤 끝없이 이어지는 아파트 단지들의 야경은 굳이 남산이나 63빌딩에 올라 감상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하지만 그곳에선 끊임 없이 이어지는 단지 주민들의 불협화음이나 탁 트인 시야를 볼 수 없는 경관들에 숨이 막히는걸 피해 갈 길이 없다.
공연도 좋아하고 노는것도 좋아하면서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을 엄청 기피하는 내게 사람들은 종종 의외라는 시선과 말을 던진다. 그럴때 마다 나는 ‘평소에 그런 곳에 많이 있으니까 쉴때에는 시간과 소리와 사람으로 부터 차단된 곳에 있고 싶어’라고 말한다.
여튼 그래서 이곳이 새로 찾은 나의 아지트인데,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종종 책이나 노트북 먹을것 등을 싸가지고 이곳에 놀러간다.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고 세상의 소리가 꽤나 차단된 위치여서 이기도 하지만 이곳을 가려면 지나쳐야 하는 풍경과 이 곳을 지나치고 난 후의 풍경들이 너무 좋아서이기도 하다. (이것은 나중에 소개)
오늘은 가방에 카메라와 책 한권, 물통을 넣고 이곳을 방문했다. 책을 읽다가 구름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바람에 나뭇잎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는 소리를 듣기도, 읽던 책을 소리내어 읽기도 했다. 그러다가 졸리면 잠깐 졸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 사진을 찍기도, 그 옆에 있는 운동기구를 하면서 혼자 웃기도, 급기야는 신이나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가끔씩 지나다니는 어르신들이 “아가씨, 거기서 뭐하는거요” 라고 물으면 “책 읽어요”라고 뻔뻔스럽게 대답하기도 했다.
잠시나마 아주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해가 조금씩 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그 시간들을 접고 본격적으로 걷기 여행에 돌입했다.
(To be continue)
0 notes
Text
영화 만큼이나 영화 같은 [자, 이제 댄스타임] 감상기
폴리아모리의 연애를 한 적이 있다. 시작한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나에겐 그 연애가 맞지 않는다는걸 깨닫고 포기하긴 했지만.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와 재연의 형식으로 담은 다큐멘터리 <자, 이제 댄스타임> 을 보다가 인터뷰이 중 한명으로 저 시절 나의 애인의 또 다른 애인 이었던, 그리고 현재 그 사람의 애인인 그녀를 마주쳤다.
나는 그 사람과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었고, 그녀는 같은 지역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미워하기도, 질투하기도, 좋아하기도 했다. 그러한 감정들은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뒤, 시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하지만 그녀가 화면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힘겹게 풀어놓는 동안, 그런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 안에선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묘한 불편함이 생겨났다.
우리의 복잡한 연애 동안에 (전)애인이 그녀에게 마음을 많이 쓰던 시간들이 있었다. 나는 이것이 꽤 불안하고 매우 질투가 났었다. 한편으론 나도 그런 그녀가 걱정이 되어 무슨 일인지 알고 싶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알고 나면 질투를 가졌던 내 마음이 미안해 질까봐 죽어도 알고 싶지 않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인터뷰 년도를 보니 그 시기가 아마도 그녀가 자신의 낙태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풀어놓던 시점 이었던것 같다. 그러니까 그 때 그녀는 과거 자신의 가장 어두운 시절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이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한참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동시에 연애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이 (내 추측이지만) 한 사람은 자신의 낙태 이야기를 풀어 놓았고, 다른 한 사람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양성애를 고백해 왔다. 이런 경험을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 물론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들을 편견 없이 들어줄 수 있을거란 생각과 믿음을 주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겠지만.
여튼 이 퍼즐로 인해 그동안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있던 그와 그녀에 대한 애증의 찌꺼기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힘들기도 어렵기도 했던 연애 였지만 상대의 어려운 고백을 회피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편견 없이 봐주던 그 사람과 연애를 할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맞아, 그 사람은 내가 쉽지 않은 고백을 했을때도 “그렇구나,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네” 의 말을 건네주던 사람이었어.
영화 속엔 그 사람의 동네가 나왔다. 내가 그 사람의 집에 놀러갈 때면 나를 마중나와 주던, 우리가 헤어질 때면 서로 너무 아쉬워 놓기 힘들��� 하던 그 횡단보도가. 그��� 또한 그 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인터뷰이었던 그녀의 일상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그 장면이 나왔을 것이다.
영화는 그 횡단보도에 서 있는 그녀와 그 뒤의 병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지만, 내 눈엔 횡단보도의 반대편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과 나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그녀와의 만남 덕분에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한 시절들을 아주 자세하게 떠올렸다.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녀들이 마주하기 어려운 과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면서 그 시간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자신을 치유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듯이, 나도 이 글을 통해 어두웠던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 나를 좀 더 사랑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2 notes
·
View notes
Link
1. [Red Light] - 직접적으로 전쟁, 폭주, 캐터필러, 침몰 등을 가사에 배치하고 시작에 나오는 비트는 군대의 행진을 연상하게 함. 그래서인지 가사를 곱씹을 수록 정치적으로 읽히는데 누군가는 뮤직비디오가 빅 브라더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1984를 다시 읽고 있음.
2. 다음 트랙인 [Milk] 초반에 고양이 소리가 나 온 후 들리는 총성소리 - 앨범 커버의 F의 권총모양.
3. [Red Light] 뮤비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전화 벨소리 - [Milk] 노래 가사에 ‘칭칭 벨이 울리고 나면’
두 곡이 1, 2번 트랙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의도한 장치인것인가.
4. 처음 한번 쭉 들었을때 이 가장 귀에 착 감겼었는데, SES가 연상이 되어서 그랬을지도. 이 곡의 ‘all night all night 너의 색깔로 나를 색칠해줘’ 가사가 특히 흥미롭다.
5. 앨범의 스토리 텔링이 재미있다. 지난 앨범 [첫 사랑니] 로 사랑을 시작한 이후 f(x) 노래 속의 화자는 여전히 전쟁 같은 사랑과 싸우고 있다.
그 힘겨움에 데인 마음에 우유[Milk] 를 부어 보지만 떨쳐내지 못하고 또 다시 [Butterfly] 가 되어 아름답고 신비한 너에 내려앉아 네 향기를 맡으며 [무지개] 같은 너무 알록달록하고 멍한 사랑에 취한다.
그러다 [바캉스] 를 다녀온 후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긴건지, 꼭꼭도 씹어 ��었던 달콤한 내 고백을 [뱉어내]라 하며 조금 다쳐도 승부를 가리자며 결의에 찬 듯 링 위에 오른다. 여기서 상대방의 패턴을 다 읽어내고 싸워봤자 아무 의미가 없겠다며 게임 끝을 선언하고 [BOOM Bang Boom] 의 타격을 가하며 상황을 역전 시킨다.
여기서 끝날것 같았던 사랑은 상대를 덮치는 검은 그림자 [Deracula] 로 부터 그를 지켜내며 ‘kiss me, Trust me, look at me, love me’ 같은 말을 내뱉게 한다.
결국 함께 [Summer Love] 의 시간을 보내며 넘어진다는건 성숙한 과정이라는 것, 행복해지는건 함께라는 간단한 공식이라는걸 배운다.
[All night] 에서 너의 색으로 나를 칠해달라며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던 화자는 이러한 시간들을 겪어내며, 사랑에 아파보고 누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처음이라 [종이 심장]인 나는 네가 너무 좋아 살짝 겁이 난다. 내가 말 없이 착해 보여도 자존심이 세니까 그렇게 구기면 큰일나. 또 날아가 버리니 바람이 장난을 칠때면 나를 꼭 붙잡아 줘야 해. 같은 귀여운 협박 멘트를 솔직하고 당당하게 능동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난다.
6. 이 하나의 대 서사시를 머릿속에 그리며 나의 첫사랑을 생각하니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하는데… ( 뻥치시네 그게 언제냐 제대로 기억은 나긴 하니? )
가사에 집중하며 [종이 심장] 까지 다 들었을 땐 이 화자가 앞으로 쭉-쭉- 더 멋진 사랑을 해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는데, 벌써부터 다음 앨범에서 이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서 어떤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간만에 잉여력 포텐 터지고 있군.
0 notes
Audio
0 notes
Audio
0 notes
Text
[시] 인사동으로 가며 - 김종해(1941~ )
인사동에 눈이 올 것 같아서
궐(闕) 밖을 빠져나오는데
누군가 퍼다 버린 그리움 같은 눈발
외로움이 잠시 어깨 위에 얹힌다.
눈발을 털지 않은 채
저녁 등이 내걸리고
우모(羽毛)보다 부드럽게
하늘이 잠시 그 위에 걸터앉는다.
누군가 댕그랑거리는 풍경소리를
눈 속에 파묻는다.
궐 안에 켜켜이 쌓여 있는
내 생(生)의 그리움
오늘은 인사동에 퍼다 버린다.
어제 읽은 이 시가 너무 좋아 필사도 하고, 하루종일 되뇌이고 있다.
(+) 이 시를 읽으며 계속 떠올랐던 노래 첨부.
조용필의 눈이 오면 그대가 보고 싶다 노래 속 화자가 인사동에서 나와 시를 쓰면 저런 시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0 notes
Photo
[김민경] at 광화문 테라로사. 나의 20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받았던 사람. 그랬던 그녀가 몇 달 후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이런 변화들을 겪을 때마다 여전히 결혼과 육아가 먼 곳에 있는 나는 신기하고, 낯선 감정들이 뒤섞여 마음이 울렁 거린다.
0 notes
Photo
[김하늘] at 어쩌다 가게
인스타그램 @dreamerssun 에만 사진을 올리고 있는데 일주일의 줄거리 처럼만 올리고 있어서 이렇게 많은 사진은 올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단 백업용.
그러고 보니 우리가 만난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어떻게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이 닿았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서로 사진 찍는걸 좋아해 주변인들 사진은 많이 찍는 반면 찍히는걸 매우 어색해 하는데, 오늘보니 나와는 달리 아주 좋은 피사체였다.
둘 다 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어서 낮에 제대로 광합성 + 수다 + 사진놀이
0 notes
Link
The first single from Chet Faker's debut album 'Built On Glass', out April 11 on Future Classic / Downtown Records. Pre-order and get 'Talk Is Cheap' instant...
이번 주에 가르치는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소풍)이 예정되어 있었다. 예상하듯 세월호 사고 직후 이는 모두 취소되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학교마다 공문이 내려온 모양인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학교에서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각 학급에 의견을 묻는 설문지를 돌렸다고 한다. 결과는 학부모의 90% 이상이 이번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에 대해 외부 활동을 하는 것에 반대 했다. SNS에서는 경기도 교육청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비판을 넘어서 조롱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이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아마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불안지수가 극도로 높아져 있는 지금 시점에서 교육청과 학교,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최선이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저 세 곳 중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아마 ‘지금 당장’은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이 후 학생들의 외부활동에 대해 어떤 방침이 생겨날지는 모르겠다. 비판과 조롱은 쫌, 그 후에 하면 안 되는 것일까.
그런데 오늘 5월에 있을 체육대회도 취소가 되었다. 이 소식을 전해온 3학년 학생이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저도 많이 슬픈데요, 그렇다고 웃으면 안돼요?” 왜냐고 물으니 체육대회 취소 이유에 대해 누군가가 ‘애도의 뜻으로 최대한 웃고 즐기는 걸 자제하기 위함’ 이라고 설명한 모양이다. 그 뒤에 앉아 있던 4학년 학생이 말을 덧붙인다. “안 그래도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이런 사고가 일어나서 더 우울해요. 체육대회에서 조금 덜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근데 우리가 웃고 있다고 마음속에 슬픔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애써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며 “당연히 웃어도 되지. 미안해 말고 많이 웃어도 돼. 하지만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비웃으면은 안 돼. 그리고 가능하면 이 사고를 잊지 말고 기억했다가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땐 이런 사고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라고 최대한 무겁지 않고, 강요하는 말투가 아니려고 신경 쓰며 말했다. 아이들에게 나의 말이 어떤 의미와 느낌으로 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야, 쌤이 웃어도 된데” 하면서 평소처럼 장난을 치고 떠들며 웃어댔다. 이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알게 모르게 주고 있는 상처와 무게를 고스란히 받고 있구나.
며칠 동안 드라마와 예능은 결방되고, 많은 공연들과 행사들은 취소 되었다. 물론 그 결정에 반대하는 바는 아니다. 계획된 일정을 따르던 따르지 않던 모든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테니 그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기 전까진 누구도 비판하지 말고 쉽게 판단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있던 시간동안 그 어느 곳에서도 ‘정확한’ 사실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고, 간절하게 바랬던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와 언론의 거듭되는 거짓말과 은폐, 사건이 파헤쳐 질수록 이 나라 시스템의 염증과 고인물을 확인 했고 그 때 마다 분노와 증오, 상실과 절망, 두려움과 회피의 감정이 시도 때도 없이 교차 했다. 이 감정을 터트리고 싶었지만 이것을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사회 시스템만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왜냐하면 비난하고 싶은 모든 곳(사람)에 ‘내가 저 상황, 저 사람이라면’을 대입해 보니 나도 그 상황들에 옳은 판단을 할 수 있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상식 밖의 일들이 너무 많았던 터라 나였다면 저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건 내가 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아서 하는 말일뿐 그 어떤것도 완전하게 장담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 누구도 쉽게 비난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잘못을 감싸거나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명백히 잘못은 잘못이다.
비난은 쉽다. 하지만 누군가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한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판은 하되 비난과 조롱으로 서로를 상처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입으로 하는 비판에서 그치지 말고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움직임을 보여주면 좋겠다. 이것은 나에게 하는 말이다.
1 note
·
View note
Photo
드디어 사람12사람의 LP가 나왔다. 더불어 Soundcloud 에서 전곡을 공개하였으니 모두들 체킷! 한번 들으면 안빠질수가 없을걸.
track 01 track 02 track 03 track 04 track 05
드디어 2014.03.21 빗물구름태풍태양 EP를 12인치 바이닐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LP버젼은 ‘캄캄한 밤’이 추가로 수록되어있습니다. 이곡은 다음 EP앨범에도 수록될 예정입니다. #12inch #vinyl #180g #saram12saram #raindropcloudtyphoonandthesun
* High Quality 12” 180g Virgin Vinyl Pressing in Germany * Lacquer Mastercutting * 400 Limited Edition * Including CD and download code
2013년 12월 12일 CD로 발매되어 4개월 만에 초판 매진을 앞두고 있는 사람12사람의 <빗물구름태풍태양>이 2014년 3월 21일, LP로 발매된다. [빗물구름태풍태양] LP는 영국소재 The Exchange Mastering Studio의 마스터본으로 래커 마스터커팅을 하였고, 독일 소재 프레싱 공장에서 제작된 헤비웨잇 180g LP다. [빗물구름태풍태양] LP에는 CD에 없는 ‘캄캄한 밤Pitch Black Night’이 수록돼 있으며 CD와 다운로드 코드가 포함돼 있다. [빗물구름태풍태양] LP는 400장 한정 판매된다.
예약판매
http://hyangmusic.com/View.php?cate_code=KINR&code=2995&album_mode=music
9 notes
·
View notes
Link
완전 취향 저격!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La Blogotheque 의 영상들이기도 하고. 오늘은 딱 이 리스트의 플레이만 끝나면 바로 자겠다.
0 notes
Link
내일 있을 슈퍼볼. billboard.com 에서 뽑은 역대 슈퍼볼 하프타임 쇼 best 10!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왜 많이들 언급하나 했더니 이건 뭐, 입이 절로 벌어지는 규모구나. 한국 시간으로는 2월 3일 오전 8시 30분 중계. 역시나 다운으로 봐야하는군.
0 notes
Photo
창 밖으로 눈이 나린다. 여긴 사람도 없고, 공간도 분리되어 있고, 음악도 좋은데, 딱 한가지 단점 와이파이가 안터진다. 하지만 덕분에 책에 집중하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지.
내 사진 찍기 연습. 아직은 사진을 찍을때 표정관리와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잘 몰라 늘상 눈을 가리고 찍게 된다.
0 notes
Link
범키, 버벌진트 - 너에게만 [듀스 20주년 헌정앨범 Part 6]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