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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라이프스타일 트립
”이게 바로 지중해 스타일이야” 2012년, 춥디 추운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베르낫(애칭 베르니)은 반 년 여를 붙어 다니는 동안 입버릇처럼 지중해 스타일을 외쳤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잘 생기고 유쾌하기까지 한 베르니는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다.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내딛은 핀란드 땅은 그야말로 고립무원이었다. 1월의 어느 추운 날,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 공항 밖을 나서는데 심한 눈보라와 함께 이미 캄캄한 밤이 찾아와 있었고 시간은 오후 3시였다.
새벽 3시 도착인데 내가 시차 계산을 ���못했구나 잠시 생각했지만 나를 데리러 나온 교환 학생 프로그램 튜터 수비는 핀란드에 온 걸 환영한다며 지금이 오후 3시임을 분명히 해주었다. 뭔가 조금 큰일이 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 된 나의 헬싱키 라이프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일단 영어. 왜 변별력 없이 나에게 그런 점수를 줘서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냐고 애꿎은 TOEFL을 원망해보기도했지만 이미 늦었다. 수업은 당연하거니와 친구들의 일상 대화도 채 30%가 들리지 않았다. 들리지가 않으니 입을 뗄 용기도 잘 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친구들, 그리고 일본, 대만 친구들끼리 만나는 게 편해지고 자연스레 그룹을 형성하여 뭉쳐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나도 참 별난 게 그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시아 친구들이 싫은 게 아니라 그들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내 모습이 뭔가 멋지지 않았다. 왠지 현실 도피를 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공강 시간에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밥을 먹을 때도 괜히 과제를 해야된다는 둥 통화를 해야한다는 둥 핑계를 대고 혼자 밥을 먹기도 하고 계단에 걸터앉아 샌드위치를 먹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오만가지 주책을 다 떨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별 모임이 끝나고 유럽에서 온 여러 친구들과 불편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던 중에 베르니가 나타났다. 내 맞은 편에 당시에 조금 호감이 있던 Sonia라는 스페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인사를 하고는 선 채로 10분 여를 신나게 한바탕 떠들더니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걸었다.
”Hello, I am Bernat. Nice to meet you.”
그 때는 정말 몰랐다. 그 인사가 벌써 13년 째 이어지고 있는 진한 우정의 시작일 줄은.
그런데 사실 스페인 가족 여행기를 쓰려고 한 건데 어쩌다 또 길을 잃은 건지 모르겠다 ㅋㅋㅋ 그냥 오랜만에 글이 쓰고 싶었나보다. 다음엔 그래서 어떻게 또 스페인을 가게 됬는지에 대해서 또 써보기로 하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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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쓰지 말고, 무엇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시고, 잊지 못할 음식을 드시고, 그 날의 기온과 눈에 띈 일을 일기장에 적어놓으세요. 우리의 인생은 그런 것들로 형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도 마찬가지에요." -김연수, [소설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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