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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 찰랑, 참방. 물을 밟는 발소리와 호수의 물결 소리가 은빛 안개를 흔든다.배진만은 묘한 감상이 들었던 모양이다. “미지의 세계. 모험가가 된 것 같네요.”

괴물 여왕이 달빛처럼 세상을 은은히 밝히고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은 부드러운 고치에 감싸 잠든 세상. 신선하지만 독기를 머금은 은빛 안개가 가득하고, 그 안에서 보물을 찾는지, 용을 죽이려는지 긴장한 채 걸어가는 세 사람. 그는 보다 젊은 시절 즐겨 보았던 인디아나 존스나 반지의 제왕 같은 것을 떠올렸다. 위험과 낭만이 같이하는 모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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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인이 막 뛰쳐나갈 준비를 하는 최혁의 어깨를 잡았다. 그의 턱에서 식은땀이 똑, 하고 떨어졌다. 죽음을 감지하는 백서인의 직감이 발동했다. 앞으로 나가면 안 돼! 죽어! 비명을 질러 대는 신체를 무시하며, 그가 앞장섰다.

“아직 멀잖아요. 확실히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거리까지, 제가 호위하겠습니다.”

빛나는 호수는 놀랄 만큼 차가웠다. 손을 한 번 찰랑 담가 본 백서인은 “음, 별문제 없네요.”라고 말하며 수면을 밟고 걸었다. 백서인의 발자국을 따라 동심원이 점점이 퍼졌다. 이제 최혁은 수면 위를 걸을 정도의 카르마 컨트롤마저 불가능했기에 배진만이 그를 부축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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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사이로 저 멀리, 빛나는 호수가 보였다. 수평선마저 보이는 호수 한가운데에는 달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빛을 뿌리는 동물이 잠이라도 자는 듯 몸을 동그랗게 말고 떠 있었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도드라져 보이는 그 생물이 부드러운 털이 일렁이도록 깊게 숨을 쉴 때마다, 호수엔 동심원이 그려지고 은빛 안개는 흔들렸다. 아마 괴물 유충이 들어 있을 은빛 고치들도 함께 숨을 뱉었다. 백서인의 팔에서 빠져나온 최혁이 검을 쥐고 앞에 섰다. 처음 보았지만 그는 확신했다. 놀랍도록 부드러운 털을 가진 저 생명체가 괴물 여왕이라고. 아름다운 것을 죽인다는 사실에 대한 감흥 따위는 그에게 없었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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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거대한 고치는 그녀를 맞이하며 날개를 펼치듯 촉수들을 뿜어냈다. 전사들이 그녀 뒤를 따랐다.  245화. 번뜩이는 섬광. 해일처럼 집어삼키는 촉수. 으아악! 비명 소리. 이진희는 여유가 되는 전사는 최혁을 따라 들어가라고 말했지만,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아슬아슬한 전투에 백서인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악몽같이 불안한 시간의 끝에, 마침내 이진희가 고치의 한쪽을 베어 냈다. 피투성이가 된 채로, 쏟아지는 촉수를 잘라 내며 그녀가 외쳤다. “지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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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폐물을 제일 먼저 찾아야 하고…….”아니라고 외치긴 했으나 중요한 걸 까먹었던 건 사실이라 지호의 눈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엄마는 대답 없이 다른 걸 사야겠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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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열심히 공부해서였는데.“아니거든! 잠깐 헷갈린 거야. 자주 나오는 거랑 드물게 등장하는 걸 헷갈렸던 거라고. 거미랑 들개랑 해삼이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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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해진 종이를 꺼냈다. 요점 정리해 둔 A4용지 두 장짜리 요약본이 다 너덜거리는 걸레짝이 된 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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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에 자주 등장하는 괴물들 특징?”“자주? 어, 아, 아! 아냐, 이거 외웠었는데. 잠깐만. 까먹었다.”  “시험이 내일인데 아직도 헷갈리면 어떻게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