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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쓰시나봐요
네 뭘 좀 쓰고 있습니다
작가세요?
아니요 작가는 아니구요 그냥 쓰고 있습니다
뭘 쓰시는 지 참 궁금하네요 저도 뭘 쓰고 있으니까
네 그런 것 같더라구요
뭘 쓰시는거예요
그냥 일기같기도 하고 그런데 일기는 아니고요 그냥 좀 특이한 글인 것 같아요 아직은
궁금하네 혹시 좀 보여 주실 수 있으세요
아뇨 그런 보여주려고 쓰는 글은 아니고요
아••• 비범해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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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하지아니하고약속시간을기다리는건왠지조바심이나서원망스럽다시간을보낼수있는행동을반복함에허무하다나는이고적감에흔들리지만또묵묵할수있는이유가 그것이가슴에서부터시작하기때문이다짐을많이실은자가용은핸들꺾기가생각보다힘이많이들어가는것처럼늘 우리는증언을하기위해배고프고힘이들어간다어쩌면벗기지않아도스스로벗는그러니까더럽고우스운일을제��로하고있다는결론적인말이다밤이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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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까지 다녀갔다가 잘 주무시길래 나는 제자리로 돌아와 그제서야 안심하며 잡니다. 거기 그대로 잘 있어주어 감사합니다. 늘 슬픈 얘기만 적는 나를 오해 말아줬으면 한다. 나는 너를 생각하는 것보다 기쁜 일은 없으니 이 슬픈 이야기를 계속 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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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비가 오고 난 다시 여기 있다.
5하고 6년전 그 사이일걸.
처음으로 누구 하나를 잡고 안 놔줄 듯이 보고싶다고 알린 적 있다.
막상 전화 연결이 되고 났을 땐 얼마나 어색했는지 모른다.
그 때도 지금처럼 비가 내렸는데 집 앞 평상에 앉아서 울고 불고를 반복했다.
하루는 당신에게 종이 한 장 쥐어주며 그림 그려달라 얘기했더니 그는 느리게 작은 외딴 집 하나와 옆에 나무 한 그루로 시작해 숲을 그려줬다. 당신은 나에게 "솔직히 자신 없었는데 그릴 동안 당신이 말 없이 기다려줘서 내가 이 그림을 완성 시킬 수 있었어. "라고 해줬다.
기다림은 즐겁다는 생각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으며 지금도 나에게 기다림은 엎지르고 싶은 지루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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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지고 어스름해질 무렵 그 체감에 대한 불안함. 내 모든 것이 나에게서 다 멀어지는 것만 같다
별빛이 있건만 밤은 공포스럽다
허나 밝았으니 어두워지는 것
함께와 홀로
밤의 자유
쓸쓸함의 노래
그리고 또 아침이다
나는 또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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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그런 부수적인 것들이 내 전체가 되는 것을 보면 나는 참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든다
눈덩이를 눈 바닥에 굴릴 때는
가슴에 닿지 않게 조심스레 굴려야지 그것이 좋은 모양으로 크게 굴려지더라
나는 눈덩이를 굴린 차가운 손으로 수돗가에서 손을 헹구면 여느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온도를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씩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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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오는 날 여기서 다시 만납시다."
말 한마디 남기고 떠났다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부터 그 자리엔 눈이 내렸는데 날씨 탓을 하리 달력 탓을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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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어디서부터 다듬어야지 예쁜 모양이 나올까 잠재되어있는 감정에 주저하면서 견딜 수 있을만큼만 지켜보다가 떠나야하나 그럼 그 감정은 날 용서해줄까 어쩌면 두고두고 찾아올 지도 모른다 하루는 외면할 때도 있었는데 며칠 못 갔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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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이 아닌 하늘과 산이 됐을 때
우리가 가까워졌다고 만족하며 살까
나는 산에 덮혀버린 땅을 찾느라 정신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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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동네를 주름잡던 최씨 아저씨는 골목 상가 1층에서 세탁소를 하신다
문 앞을 지날 땐 약품과 스팀 증기 냄새가 코를 스친다
비가 오면 그 냄새는 더 열심히다
정장 바짓단의 주름을 뒤집어서 펴고 또 뒤집어서 펴고 •••
작업대 위엔 세월 녹은 재단가위
손금에 분필가루가 잔뜩 끼어있다
노래가 흐르면 끝이 날 것을 받아드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까
"안녕하세요."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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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질을 한다
울고있는 잡풀들을 베어내고 베어내도 끊임없이 자라난다
눈에 보이는 것들만 가꾸다가는 아무 소용이 없는데
흙 속 뿌리가 심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건드려 볼 생각은 없다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과 다르게 알고 있어도 아려하지 않는게 암묵적인 나에게서의 추방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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