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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과 근심이 나를 붙잡고 안 놓아주는 것이 아닌
내가 걱정과 근심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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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너의 곁을 멤돌다 도망가길 반복하면서 내가 바라는게 뭔지도 모르겠다. 떠나지않겠다는 너가 짐같은데 왜이렇게 따뜻한지. 이놈의 남자타령은 언제쯤 그만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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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과 의미만 찾으려고 하잖아? 아무것도 못 찾아 제자리만 맴돌 뿐이야
변덕과 미정만이 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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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한살 먹어갈수록 끈적한 집착이 사라져 어떤 관계도 질척이지 않고 쉽게 떨어져 버린다. 대신 접착력이 없어 쉽게 붙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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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제출을 마감 지었습니다
어제는 날을 지새었고 집에서 한시간 눈붙이고 나왔네요
글을 쓰는 직업은 참 재미있는 거 같아요
아니 글이 아닌 보고서 쟁이라고 해야할까요
벌써 4번째 작품이 나왔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나이는 먹고 결국 남는 건 사랑뿐이더라고요
결국 아쉬운 마음으로 부여잡기 위해 적지만
그래도 그 공허함은 사랑만이 채워줄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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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다가, 완만한 땅을 양보 해주고 돌 뿌리가 가득한 길을 대신 걷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두고 떠나던 새벽, 잠든 나를 깨우지 않으려 어둠 속에서 준비를 하던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Tv를 볼 때면 내가 좋아하는 채널을 먼저 양보하던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밥을 먹을 때면 말하지 않아도 반찬을 내게 더 가까이 밀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 앞에서 울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정류장에서 날 기다렸던 마음씨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자다가 잠시라도 이불을 걷어내면 곧장 덮어주던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을 때, 그 눈물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 핸드폰에 남겨진 부재중 전화가 사랑이라 생각했고, 나를 위해 기도를 하던 그 순수한 소망이자 갈망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에 얼어붙은 차 창의 낀 서리, 새벽에 보낸 문자, 카메라 사용법, 꽉찬 냉장고 그것들이 나는 전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
그 모든 사랑이 틀린 적은 없다고. 그렇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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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내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고, 우리가 서로를 기가 막히게 잘 이해하는 것만 같아도 두려울 때가 있어 난. 인정받고 대접받으면 속을 털어놓고, 막혔던 욕구를 실컷 분출하고 싶어져. 그런데 얼굴은 붉어지고, 털어내고자 했던 속내는 진짜배기는 아닌 것 같아서 망설이다 흘러가버리고 말지.
확신하지 못하는 나에게 실망하고 영원히 진짜를 찾지 못하는 건 아닐까 초조해져. 눈앞의 일 외에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졌고 어디로 가게 될지 나도 몰라.
하지만 지금을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 나에 관한 몰입은 뒷전으로 밀어버리고 복도의 저쪽 끝과 이쪽 끝 양쪽 모두 다 열려있는 걸 보면 돼. 어떤 출구도 겨냥하지 않고 뛰어다닐 수 있는 복도인 거지. 그리고 막힌 문은 없으니 내키지 않은 짓은 하지 않아도 돼. 등 떠밀려서 흥분하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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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휴대폰에 또 다른 애인을 발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어떤 날은 더러운 새끼 갖다 버리겠다며 호기롭게 내 일상에 임했다가도, 어떤 날은 울면서 그에게 전화를 했고 , 오늘은 그에게 이 일에 대해 상의하자고 했다. 그와 보지 못하고 연락이 오지 않아도 그와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은 ��너머의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젠 그와 있어도 철저히 외롭다. 정리할 타이밍이 아니여서 정리못하고 있었다는 대답을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같은 질문을 했기때문이다. 언제 그칠지 모르는 나의 원망과 히스테리, 우울감과 증오심을 너는 견딜 수 있냐고 물었고 그 끝에 우리에게 다시 믿음이 생길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그를 떠나지 않으려 발악하는 내가 느껴졌다. 그는 뭐든지 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상처받은 나도 괴롭지만 본인때문에 상처받은 나를 지켜보는 그도 힘들어보였다. 그러게 왜그랬니.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타이밍을 내가 같이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나를 다치게하면서까지 타이밍을 찾아야했던 그에게 그걸 포기하게하고싶지 않았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정말 그러고싶지 않았다. 하루하루 아파하면서 그에게 어느날 정이 떨어져 그가 필요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때까지 그에게 내 나름의 사랑을 소비하려 마음을 먹었다. 슬프지도 나 스스로가 불쌍하지도 않다. 앞으로 꽤나 외로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힘든 일주일이었는데 앞으로 일주일도 만만치 않을 거 알아서 한숨만 푹 쉬게 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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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던, 그저 남의 이야기였던 일들을 최근 겪으면서 나는 내 안의 평정을 조금 잃었고, 꺼내놓을 수 없는 의심이 늘었고, 예전의 나였다면 별거 아니었을 일에 자주 이성을 잃었고, 꿈속엔 자꾸 내가 목도했던 순간이 나오고 어느 시점부터는 그 잔인한 장면에 상상력까지 더해져 잠을 포기하게 되는 밤들이 늘어났다. 지난 몇 달 내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나를 매일 만났고 그런 스스로를 매일 다스렸지만… 결국 답이 뻔한 문제 앞에서의 자기 객관화는 불가항력에 가깝다. 오늘도 ��안에게 발 동동이는 나를 보며 나는 어제도 이랬겠구나. 엊그제도, 지난 주도 이랬겠구나. 한심하다가도 안타깝게 느껴진다.
부서진 신뢰를 되찾으려 내가 노력할 이유는 없는 거다. 잃어버린 신뢰는 노력으로 되찾을 수 없는 거다.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하나의 노력은 부서진 조각들을 밟다 더 다치지 않게 멀리멀리 걸어가는 것.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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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관계가 어찌되었건, 과거의 나와 그때의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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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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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아갈수록 설렘 없고 감흥 없고
덤덤해지는 거 꽤나 맘에 든다
올해는 덜 예민하고 좀 둔하게 사는 법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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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돈은 쌓여가는데 인생은 더욱이 살기 싫어진다. 맛집이라고 하는 곳 여기저기 가봐도 입맛에 맞는 곳 찾기가 어렵고, 입맛에 맞는 곳 찾으면 웨이팅이 대박이고, 웨이팅 대박인 거 기다리면 바쁜 직원들 눈치 보느라 맛만 좋고 경험이 후져져서 가기가 싫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왠지 모르게 맘에 들어서 대화 좀 해보면 왠지 모르게 맘에 안든다. 그러다보니 마음에 들어도 가까워지려고 발악하기보다는 그냥저냥 적당히 대화하고 선 지키면서 지낸다.
예쁜 옷은 빚내서라도 사고싶었는데 이제는 예쁜 옷 걸쳐입고 끝내주는 사진 찍어서 인스타에 올리고 좋아요 좀 많이 받는 걸로 충분했던 지난 날들이 그리울 지경이다. 이제는 그런 것도 오래가지 않는 기쁨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오래가는 기쁨만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건 내가 나이가 든 건지 재미가 없어진 건지 영 섹시하지 못한 것 같지만, 어쨌건 더는 오래가지 않는 기쁨에 쓰는 시간이랑 돈이 아깝다. 그러니 무엇을 먹어도 어디를 가도 어떤 것을 해도 까닭스럽게 구는 어르신들이 슬슬 이해가 되기도 한다. 가벼움과 쾌락을 위해 어디든지 부르면 달려가고 내키면 누구라도 상관없이 밤새 함께하던 게 쿨함이라면 쿨함이고, 젊음이라면 젊음일 것인데 그 두 가지는 나에게 분명히 사라져간다. 그것이 아쉽거나 두렵냐 내게 물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런 글을 왜 쓰냐 또 물으면 할 말이 없으니 아마 아쉬움과 두려움이 있기는 있는 것 같다.
책임질 것들을 생각하며 일찍 침대에 누워선 괜히 자기 싫어 이것 저것 틀어보고 눌러본다. 그래도 아프면 안되니까 잘 자고 잘 먹고 잘 절제해야한다고 나를 달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데, 아프면 안된다고 말하니 아마 청춘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도 빨리 지나가는 이 시간이 부모님에겐 얼마나 빠를까. 벌써 한 해의 끝달이다. 아직도 첫 눈을 보지 못했는데, 보면 봐서 아쉽다. 음미해버린 인생은 매력이 없다는데 이미 내 인생은 매력이 빠진 걸까. 거울 앞에 서서 내 매력이 다했는지 살펴본다. 나르시시즘도 다 했다. 이젠 그냥 나같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다들 이렇게 늙는 건가. 도통 알 도리가 없어 어두운 방에서 천장 보고 꿈뻑꿈뻑 물어본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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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차가운 것도 너무 뜨거운 것도 싫고.. 딱 미지근한 온도를 맞추고 싶어서 죽도록 애쓰�� 일..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극한으로 치닫을까봐 두렵고 무섭고 그래서 미지근한 온도로 살아가고자,,
남들 하는만큼만, 남들 사는대로만 하면서 살고 싶다고. 근데 남들에게 쉬운 게 왜 나에게만 유독 어렵냐고. 사는 게 너무 버겁고 가만히 누워있어도 숨이 가쁜 날에, 나는 열병을 앓았고 그럴바에 차라리 차가운 육체를 원했고.
그래서 나는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에 내 모든 감각을 집중하여 삶의 온도를 느꼈다. 미지근하게 살면 난 이 삶을 조금이라도 더 영위할 수 있을까? 열정 가득한 삶이 아니면 치켜세워주지 않는 사회에서.. 칭찬받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냥 내 노력의 형태는 이렇다고, 이게 내가 사는 방법이라고, 나의 노력을 지우지 말아달라고 변명해야 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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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겨울이 싫지 않다. 아직 강한 추위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더 추워도 싫지 않을 것 같다. 싫어라만 했던 겨울에게 조금 마음을 열었더니 겨울도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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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쉽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떠올리자면 불안해하기 싫어서가 아닌가 싶다. 불안함이 의심으로 자라는 것도 싫다. 요즘에는 삶에 대한 불안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뭘 해야하고 하고 싶은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누구나 그렇듯 돈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돈 모으는건 쉽지가 않고, 그렇다고 일하는게 즐겁다고 할 수도 없다. 나의 태도는 좋게 말하면 신중한건데 나쁘게 말하면 미련한거다.
이제는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귀찮다. 자주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고 있지만 인만추는 역시 내 체질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 전에 나는 사람들을 어떻게 만났더라. 가물가물하다. 좋아하기까지의 감정은 마지 쟁취하기 전과의 감정과 같은 것 같다. 바람이 거세질 수록 고지에 가깝다는 증거인데 이렇게 고요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계속 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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