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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사람들은 다 어딘가에 속해있는데, 나만 공중을 부유하는 기분이 하루를 지배한다. 다른 사람들은 가족, 연인, 직장, 집(그게 월세든 아니든), 학교, 목표, 자기자신 에게 속해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익숙한 자기만의 둥지가 있어 보인다. 모든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가 그래보인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고싶어 (혹은 그렇게 보이고싶어)나온 이 넓은 땅에서 나는 한국에서보다 더 작은 세상에 살고있다. 어딘가에 속하지 못하고, 주변만 맴돈다. 그냥 해외에 사는 사람이고 싶어서 견디는 중인 것 같다. 물론 한국보다 좋은점 많다. 자유롭고,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않고, 나이가 몇살이든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모르겠다 이게 맞는건지. 돌아가기에도 남아있기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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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무기력 한 인간이라 여겨온 것이 불필요한 자책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하고싶은 게 없어도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으면 충분한 게 아닌가 하고.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은 그동안 원해온 것이 다 이루어진 공주나 할 수 있는 말. 어른이 되어서까지 너무 간절하면, 우주도 피곤해한다.

어른은 비록 꿈은 없을지 몰라도 세상 물정은 안다. 포기할 때와 그만둬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알고, 안 되는 건 안되는 거라는 현실도 안다.

그러니 만약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꿈 없이도 살아가는 나를 장하게 여기며 살자. 어른이란 칭찬해 주는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를 ���독이며 사는 사람이니까. 꿈 없이도 살아간다는 것, 그건 또 다른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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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에어비앤비로 돌아와 할게 없으니 텀블러에 글을 자주 쓰게된다. 현실이 바쁘고 즐거울 땐 몇달 씩 잊고지내다가도, 이렇게 지루하고 불안하고 우울한 날이면 내가 만들어놓은 동굴로 들어온다. 딱히 할 말이 있는건 아니다. 인스타그램엔 내 우울을 전시 할 수 없으니 텀블러를 켠 것이다. 수많은 고비들이 있었지만, 지금 나의 고비는 내 인생에서 큰 파도 중 하나일 것이다. 잠을 못자거나 잠을 너무 자는것, 위염과 장염, 잦아진 공황발작이 지금의 상황을 표현해 준다. 다시 재결합을 할 것은 아니다. 안맞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지금 힘들다고 다시 찾아가진 않을 거다. 자존심 문제라기 보단, 이 상황을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겨냈을 내가 보고싶기 때문에, 어디까지 더 힘들어질 건지 한번 그 끝을 보고싶은 마음도 있다. 분명 모든 것은 며칠 전보다 좋아졌다. 행복한 시간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영혼에 조금씩 금이 가고, 염증이 나는 것이 느껴지지만 더 나은 내가 되기위한 최선의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눈물 날 정도로 크게 웃어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안난다는건 조금 슬픈 일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를 살아내다니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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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던 포스트 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출근시간이 오전에서 오후로 바뀐것, 그나마 건강히 유지하던 식단이 다시 그 전으로 되돌아간 것, 운동을 하지 않게된 것, 둘이였다가 혼자가 된것,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게 된 것이 변했다. 글에는 힘이 있다. 내가 썼던 글을 읽고나니 다시 건강하게 살고싶은 의지가 생긴다. 식단과 운동 그리고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기. 이 세가지는 반드시 다시 실행해야겠다.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 될 수 있다면 담배도 한번 끊어볼까 싶긴하다. 종일 더부룩하고 가슴 부근이 아픈건 전자담배 탓도 있을 것이다. 나를 더 사랑해줘야지. 아껴주고 관리해줘야지. 요즘 피곤하고 불안하고 속이 좋지않다. 다시한번 시작해보자. 좋은 날도 지나가지만 다행인 사실은 괴로운 날도 지나간다는 것이다. 나는 괜찮고, 더 좋아질거고, 숨 쉬는 한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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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어비앤비에서 17일을 살았다. 이제 10일만 더 버티면 어딜가든 더 나아진다. 17일 동안 온전히 혼자는 아니였다. 혼자 잘 버텨낼수 있을 줄 알았지만 불안함이 밀려올 땐 전남편 집에도 갔다. 고양이가 보고싶다는 핑계를 만들기 까지 해서 말이다. 그러고보니 나는 취미가 없다. 그저 취미라곤 친구들이랑 수다떨기가 전부였는데,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않으면 혼자서 시간 보내기가 힘들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불안해진다. 하루종일 핸드폰만 들어다보고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잠을 잔다. 집에 있을 땐 그나마 편했는데, 여기선 정말 고문 같다. 어떨 땐 숨이 안쉬어질 때도 있다. 남자를 만나면 한순간에 해결 될 일이라는걸 안다. 여태 그래왔으니까. 한번도 연애를 쉰 적이 없었으니까. 이번엔 나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려고 한다. 혼자 남겨져도 불안해 하지않을 때까지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지 않을거다. 운동도 하고싶고 책도 읽고싶다. 30년 동안 내가 나랑 놀아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나에게 미안하다. 음 뭘 하면 좋을까. 10년 넘은 고민인데, 답을 찾기도 전에 친구를 찾고 애인을 찾았던 나라서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이 정말 좋은 시기다. 이번에는 꼭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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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정해지고, 집을 나와 멀지않은 곳에 에어비앤비를 구했다. 빠듯한 예산에 그래도 적당한 집을 구했는데, 이게 내 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썩 유쾌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무런 간섭없는 나 혼자만의 시간이 있다는건 너무 행복하다. 이 작은 방 안에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팟캐스트를 다시 들어볼까 싶기도 하고. 어제 첫 날을 보냈고 이제 26일이 남았다. 어딜 가든 이 숙소보다는 좋은 곳 일테니 참을 수 있다. 한 달 여 후에 나는 어디서든 살 수 있는 (정확히는 주어진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혼자로 다시 시작하는 건 겁이 나기는 하지만, 그동안 익혀왔던 생존본능으로 난 또 잘 뿌리내릴 거다. 나는 안다. 나는 나를 믿는다. 이번의 힘든 시기는 지나갈 것이고, 나는 반드시 더 좋은 날을 만들어 갈거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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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어느 시기에나 늘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서른 둘에 대학을 시작한다니 딱봐도 너무 많이 늦은 나이가 그런가 신기하게도 늦었다는 조바심이 들지 않는다. 외국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남들보다 12년 느린게 내 속도겠거니 하면 차분해진다. 입학부터 만만치 않을거다. 졸업 후 새로운 취직자리를 구할 때가 되면 나는 서른 세살이 된다. 7년 경력을 쌓아도 아직 마흔이니 괜찮다. 이 넓은 세상에서 오롯이 나 혼자의 선택으로 바꿔나갈 미래가 기대되기까지 한다. 열심히 하면 못할 일은 없다. 10년 전 혼자 처음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떠나 그 후의 인생을 조금 바꿨던 것 처럼, 앞으로 10년 뒤의 미래도 바꿔보자. 부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마흔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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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월간선물을 주기로 했다. 3월의 선물은 온타리오미술관의 연간회원권 이였다. 마음이 급해서였는지 피곤해서였는지 크게 흥미롭진 않았다. 그저 작품을 보면서도 인스타에 올리면 내피드랑 잘 어울릴까 라는 생각만 했다. 인스타를 그만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미 늦었다. Sns를 끊어야 진짜 행복해 진다는 말에는 공감가지 않지만 한번 해보고싶다. 남과 비교하지않는 인생을 살아보고싶다. 내가 sns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에게 (팔로워가 많지는 않지만) 좋은 이미지로, 예쁜 애로 기억되고 싶어서다. 그건 진짜 내가 아니지만. 너무 자주 업데이트 하는것 같아서 그럼 또 어딘가 결핍된 사람처럼 보일까봐 자제 한적이 있다. 은근히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이런생각이 문득 든다. 너무 별로인 나라서, 고쳐나갈 게 너무 많은 나라서 재밌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 시키는 일은 재밌다. 내가 나를 잘 키워줘야지.

Pt를 등록할까하다가, 우선 안먹어서라도 살을 쫙 빼놓고 시작하려고 한다. 그렇게 무리일 것 같진 않은게, 이제 일찍 자는게 어느정도 습관이 되었고 일하는 시간이 애매해서 인지 그냥 집에와서만 안먹으면 된다. 7kg정도 살을 빼고 자세교정이랑 근육량 늘리기를 하고싶은데 할 수 있을지 참 내가 나를 못믿겠다. 3kg 뺀 다음에 운동을 등록해 버릴까? 그럼 운동하면서 더 빠질수도 있으니까. 이것 또한 고민해볼 문제다. 나를 잘 키우는건 정말 재밌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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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날 싫어하는것 같다고 느껴지는 날이 있다. 특히 생리하기 몇일 전이 그런데 오늘이 그 날 인가보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고 관심 받고싶어서 때론 과장을 하고 거짓말로 나를 포장한다. 그 거짓말이 들킬까 조마조마하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거짓말 이였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랫동안 후회한다. 그냥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가서 살고싶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진짜 나인 척 연기하며 살고 싶기도 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보지않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 자체인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까. 이런 날은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오늘 한 말들이 내일의 후회로 바뀌니까. 털어 놓고싶은 말을들 털어 놓되, 과장하거나 거짓말 하거나, 남을 비난하지 말것. 사실만 말할 것. 당연한 말이지만, 연습이 잘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다짐하고 실천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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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운동을 하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기만 했을 뿐인데도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많이 나아졌다. 아직 체력은 약하고 간혹 우울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정말 많이 건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일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가고, 아직은 어색하지만 친구들도 생겼다. 남편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서로 부딪힐 시간이 없어서인듯) 곧 있으면 내 생일이고, 또 이렇게 일년 중에 기쁜 날들을 기다리며 버티다보면 한국 놀러가는 날도 오겠지? 여러 나라에서 휴가를 보내는 날도 올테고. 내 몸과 마음을 가장 소중히 보살피며 지내야 겠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씩 혜연언니와 비건 레스토랑에 다니기로 했다. 이제 프레스토 카드도 만들었으니, 어디로든 갈 수 있어! 어서 회경과 광섭 오빠가 토론토에 와서 그들 사이에 한 명으로 있고싶다. 안정적인건 지루하지만, 내게 안정감을 주는 사람들과 새로운, 또는 즐거운 어떤 일을 계속 해서 만들어 간다면 인생은 나름대로 살만 할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왜 나는 내 남편에게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까.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관계��고 느낀다. 친구들 보다 더.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해결하고 싶은게 맞나? 우선 epoche…

얼마 전 혜연언니와 올가닉 마켓에서 산 것들. 나를 건강한 라이프를 살고 싶도록 만들어 주는 고마운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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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째 나름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하고있다. 언제까지 할 지는 모르겠지만,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하루 실패하더라도, 쭉 이어나가고싶다. 전문적인 식단과 운동은 아니지만 최대한 야채를 많이 먹으려하고 (심지어 당근까지 구입했다), 30분씩 유산소를 한다. 밀가루도 차차 줄이는 중. 휴가 때 예쁜 옷 입어야지. 수영복도 입고. 내일은 짐을 예약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녁 식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단조롭지만 조금씩이나마 발전이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참 내가 대견하다. 그럼 이만

어쩐지 아팠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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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이 많이 떨어지고, 온몸이 간지럽고, 소화도 잘 안되고.. 몸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밀가루를 끊고, 콘도 1층에 있는 짐에서 러닝머신과 사이클을 30분 정도 했다. 아이허브에서 식사대용으로 먹을 쉐이크와 그래놀라, 그리고 티를 주문했다. 또 오늘 아침에는 알약 이라서 두려웠던 유산균을 드디어 먹었다. 카페에는 밀가루가 대부분 이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내가 딱히 먹을 것이 없어서, 아침 일찍 볶음밥을 만들었다. 30대가 되면 살기위해 운동하고, 살기위해 야식 끊는다는 말을 몸소 체험했다. 올 한 해 가장 큰 목표는 건강한 습관을 하나라도 만드는 것이다. 밀가루 줄이기, 유산균 꼬박 먹기, 하루에 30분은 운동하기, 소식하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같은 것들. 초등학생 일기장에서나 볼 법 한 내용이지만 서른이 된 나는 이제야 실천에 옮긴다. 여러가지 많이 시도를 해보고, 내가 습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평생 가져갈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말도 안되지만 여러가지 시도중엔 비건으로 살기 도 포함이다.) 오늘,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한 내가 되어보자. 오늘 이번주 마지막 출근이고, 내일은 런던에서 친구들이 놀러온다. 무려 이틀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 이였다. 오늘도 잘 보내야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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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에 안어울리지만 좋아하는 스트라이프. 특히나 스트라이프 티셔츠에는 돈을 좀 쓰는 편인데 cos에 저렴하게 나온 셔츠가 있길래 냉큼 집어왔다.

스무살 쯤에 줄무늬에 넥라인이 빨강인 티셔츠에 청자켓 입기를 좋아했다. 거기에 남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이키 39,000원 짜리 신발에 유니클로 양말을 신었었지. 거기에 자갈치 머리를 하면 완성 이였다. 엄마랑 트윈룩 이였는데 그렇게 입고 교회가는 걸 좋아했다. 대체적으로 엄마와 나의 인생은 참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아무 문제 없는 가족으로 보여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때가 나쁘진 않았다.

내일은 결심 했던 대로 베지테리언이 되는 날이다. 비건 까지는 힘들겠지만,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날이다. 점심 도시락으론 샐러드와 청포도 그리고 오렌지를 싸놓았다. 도시락으로 배가 차지 않으면 어쩌지 걱정된다. 저녁은 카페에서 에그 샌드위치를 포장해와서 먹어야지. 글루텐과 밀가루 우유 계란이 들어가있지만 우선 첫번 째 스텝은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걸로.

하루에 하나라도 소소한 퀘스트를 만들어서 달성하는 기쁨을 매일 누리려고 한다. 우선 내일의 퀘스트는 고기먹지않기, 퇴근 후에 요가 하기. 그리고 내 성공 스토리를 기록하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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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자세히는 카페인을 못 마시게 되면서 디카페인 음료에 자연히 관심이 생겼다. 디카페인 커피와 꽃 차, 현미차 여름엔 냉침해서 벌컥벌컥 마실 수도 있다.

베지테리언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하루 쯤 비건 식단을 해보는건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고기와 글루텐과 카페인이 없는 식단으로 하루를 보내보고 싶다. 말 나온김에 또 오늘이 월요일인 김에, 이번 주 부터 시작 해야겠다.

오늘도 눈이 많이 온다. 갑자기 샹송이 듣고 싶어져서 샹송을 들으며 새로 산 머그에 뜨거운 현미차를 우려서 마시는 중이다.

샹송이 갑자기 듣고 싶은건, 호주에 살 때 내 친구가 생각 나기 때문인데, 그 친구와는 일 하는 곳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는 둘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낮을 가리는 것도 아니였기에, 처음 만난 날 일 끝나고 같이 스완리버에 놀러갔다. 잔디에 깔 돗자리도 없었는데 친구가 샹송을 들으며 맨발로 잔디를 밟고 싶다고 해서 나도 따라 그렇게 했다. 우리는 맨발로 잔디를 밟으며 춤을 췄다. 그것도 대낮에! 따뜻했던 날이였고, 발바닥에 느껴지는 젖은 흙과 잔디의 느낌이 좋았고, 처음 들어보는 샹송은 꽤나 중독성이 있었다. (그 시절 그 친구가 좋아하던 가수의 곡 이였는데, 지금 물어보니 친구도 기억을 못한다. 어떤 예능에서 지나가는 bgm으로 들은 적이 있는데, 제목은 알 수가 없었다) 대략 8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면 늘 생각나는 일이다.

추억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리워 해야 할 것들이 많아 지기 때문에 슬프다. 고등학생 때의 추억, 원주에서 첫 자취를 했을 때 떠올리면 춥고 고독했던 느낌 (글로 표현 할 순 없지만 그 때를 떠올리면 느껴지는 격리 된듯한..나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있다) , 안양에서, 서울에서의 추억, 또 가장 기억에 많이 나는건 단연 호주에서의 추억, 캐나다에서 만들어 가는 중인 추억들.

여러번 거처가 바뀌었고 (심지어는 나라이동이 세번이나 있었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가장 행복할 때 두려웠다. 분명히 그리워 질 거란걸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도 내 생각은 그렇다. 사는 동안 많은 것을 그리워 하겠지. 그 때 갔었던 멋진 카페, 단골 식당, 소극장의 연극, 잔디에 누워 낮잠을 잤던 것, 첫 드라이브 같은 것들.

디카페인 얘기 하다가 이렇게 까지 흘러와 버렸지만 괜찮다. 아무도 안보니까! 사실 내 친구 회경에게 이 계정 주소를 알려 줬지만, 한번 보고 잊어버릴 거다. 내가 다 알지. 아무튼 오늘의 끄적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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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다가도 한번 씩 우울에 빠져들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인데, 사실은 어제부터 그랬다. 살기가 귀찮아 진다. 딱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고 화날 일이 없는데 갑자기 차분해 지면서 살아있다는게 귀찮다. 일주일 연속 되면 위험하다고 했는데, 다행인건 아직 이틀 째다.

보통 이럴 때 안정제 한 알이면 진정이 된다. 안정제는 안정을 시켜준다기 보다는,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잊게해준다. 그게 전부다. 그래도 한 알 먹으면 또 하루를 살아 갈 수가 있다.

올 해엔 약을 좀 끊어보고 싶어서 (아주 힘들면 먹을거지만) 약을 먹지 않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나를 내버려 두었다. 하루종일 정신이 몽롱했다.

그러다가 살아야 할 이유를 생각해 봤다. 제일 먼저 생각났던건, 쉬는 날 집에서 따뜻한거 마시면서 쉬는 거. 다이애건 앨리 레고 사는 거. 퇴근하고 집 가면 비빔면 먹을래 같은 생각 들이 오늘 나를 또 살아가게 해줬다.

살고싶지 않은 이틀 이였는데, 여전히 퇴근 시간이 다가오니 몸이 가벼워졌고(ㅋㅋ) 찬바람 맞으며 집까지 걸어가다가 아파트 로비에 들어올 때 훈훈한 히터 바람에 기분이 좋았다.

지금은 빵을 다섯개 먹고 비빔면을 끓여먹은 다음 쇼파에 누워있다. 아직 씻지도 않았다. 그냥 오늘은 이렇게 있을래.

드라이브 가고싶다. 그러다 카페에서 핫초코 사먹고 끝도 안보이는 옥수수밭 보고싶다. 창문 내리고 얼굴에 바람 맞고싶다. 엄마 보고싶다. 내일은 오늘보다 괜찮은 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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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aily routine 🌝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용히 지나가는 내 하루를 기록 해 보고 싶어졌다.

1. 8시 30분 기상

2. 장수 밥 주고 물 주고 응아 치워주기

3. 커피포트에 물 끓여두기

4. 양치와 세수 하기

5. 스킨-에센스-수분크림+선크림+눈썹 슥슥+마스카라 슥슥+립스틱+건조한 곳에 멀티밤 바르기 (참고로 나의 화장은 2분 컷)

6. 흰 셔츠와 레깅스 그리고 두꺼운 양말을 신는다

7. 텀블러에 뜨끈한 티와, 도시락을 챙긴다

8. 가방을 싼다. 가방에는 일할 때 신을 크록스, 도시락, 텀블러, 손소독제, 핸드크림, 에어팟 그리고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한 안정제가 들어있다. 공황장애를 오래 앓았다 (약 8년쯤), 약을 먹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기 때문에 어딜가든 꼭 챙긴다.

9. 9시 10분에 시계를 차고, 에어팟 연결하고 겉옷을 입으면 출근 준비 끝!

10. 노래 들으면서 걸어서 출근한다. 10분이면 도착.

11. 9시 30분 부터 5시나 6시 까지 일을 한다.

*수요일 마다 pt를 받지만 지금은 락다운이라 헬스장이 문을 닫았다.*

12. 퇴근 하고 집에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13. 저녁식사를 마친 뒤, 도시락통과 텀블러도 함께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내일 먹을 도시락을 싼다.

14. 전신 스트레칭을 한다. 목, 어깨, 허리, 다리 전부 쭉쭉 늘려준다. (특히 목디스크가 있기 때문에 목을 좀더 신경 써준다)

15.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바디로션을 바른다

16. 스킨-에센스-수분크림-멀티밤-속눈썹 영양제-입술에 포포크림-손톱영양제 를 바른다음 머리를 말린다

17. 뽀송한 잠옷을 입는다. (반드시 세트여야 하는 나만의 법칙이 있다)

18. 쇼파에 앉아서 티비 보면서 장수랑 놀기

19. 핸드폰 끄적끄적 하기

20. 그러다가 재현이가 퇴근하면 쫑알대다가 12시쯤 잠들기. 야식을 먹는 날도 있지만, 소화가 잘 되지않아 되도록 참는다.

이렇게 내 루틴을 써본건 처음인데, 몇 가지 추가할 것들이 보인다.

우선 저녁 샤워를 끝내고, 그루밍(?) 하는 시간에 헤어에센스 바르는 시간을 추가하겠다! 그리고 취미를 만들어야지.

이민을 오고 난 후로, 보여지는 꾸밈보단, 보이지 않는곳을 관리하는 일이 더 중요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행을 따르지 못해도, 잘 세탁된 무채색의 소재가 좋은 옷을 입는 것. 손톱이 깨끗히 관리되어있고, 화장을 하지 않아 트러블 자국과 주름이 보여도 피부가 건조하지 않을 것. 날씬하지 않아도, 속이 편안하고 음식을 잘 소화하는 것.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늘 좋은 향기가 나는 것. 이런 중요한 것들을 내 의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잘 자란 어른이 된 것 같다는 그런 자부심이 든다.

술,담배, 심지어 커피조차 안하는 나인데, 그래서 더 겁쟁이가 되나, 그래서 재미가 없나 라는 생각이 든다. 멋진 취미를 찾고있는 와중에, ‘시가’가 눈에 들어온다. 시가를 한번 태워볼까. 마침 발코니도 있고, 은근한 멋이 있단 말이지.. 퇴근 후에 발코니에 앉아서 시가를 한대 피우며,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술과 함께할 순 없어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 내 하루를 돌아보니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어서 락다운이 풀려서 다운타운에 맛있는 것도 먹으러가고, 지하철도 타보고, 사람들도 만나고싶다. 날씨도 어서 따뜻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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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dinner ⛄️ 🍽

Treadwell Cuisine, Niagara on the lake

예약을 하고 좋은 자리에서 멋진 식사를 하는 걸 좋아한다. 런던에 살 때는 멋진 식당이 없었고, 토론토는 모든 것이 다 비싸기 때문에 외식을 자주 할 수가 없었다. 또 락다운 되서 어딜 갈 수도 없었고. 때마침 런던에서 토론토로 이사 오기 바로 직전 운좋게도 크리스마스가 있었고, 우리는 갔다! 멋진 식당!

나는 왜인지 소도시를 좋아하는데, 엘로라나 스트랫퍼드같은 귀엽고 조용한 동네가 좋다. 골목골목 맛집도 있고, 테라스에 앉아서 두시간씩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좋다.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는 이번이 첫 방문 이였는데, 내가 좋아하는 소도시 리스트에 당당히 랭크 되었다. 히히

와인을 추천해 주시던 백발의 할아버지, 공간을 가득 채운 재즈, 따뜻한 벽난로(모양의 히터), 처음 먹어보는 음식, 내 친구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크리스마스 디너.

나이 들어감이 좋은 점은, 내가 나를 점점 더 잘 알아가된다는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가장 안정되는지 같은. 그래서 나는 새하얀 할머니가 되었을 때 내 모습이 너무 기대된다. 그 쯤이면 나에 대한 연구를 다 마쳤을까. 매일이 평안할까.

29년 동안 나로 살아주어 너무 대견한 나에게 가장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선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