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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失格
28 posts
밤이 염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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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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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발을 내딛을 때마다 무릎이 자꾸만 꺾이는 기분을 알아? 새벽에는 부서져가는 몸을 끌고 도로를 정처없이 걷고 아버지의 던힐을 전부 피워 버리고 고양이에게 화를 내고 사실은 아무에게도 잘못이 없다는 걸 알아서 더 울고 싶어지고 아름다운 것들이 남아서 그만둘 수 없는 삶이 슬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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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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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0
전화해서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해도 돼? 받아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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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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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9
폭력에 익숙해지는 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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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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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초행길도 아닌데 버겁다. 여전히 그래. 술에서 깨면 온통 네 세상이고, 사육장을 등지던 머리칼이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당장이라도 깨져 버릴 것 같은 전구가 전율하고. 내가 사랑하던 세상은 그런 모습이야. 언제든 부서질 수 있는 유약함, 뭐 그런 거. 눈만 감으면 쏠린다. 너무 기울어진 사람인가 봐. 그런 점이 너를 사랑하게 만든 최초의 이유였겠지. 한 번만 비겁해 볼게. 이제는 이성을 죽여 줬으면 해. 너를 이길 수 있는 건 없어. 그게 너의 영원할 수 있는 자격이니까. 잃어버릴 것 없는 밤이 이런 식으로 찾아오잖아. 아직도 술에서 깬 아침은 목이 아플 정도로 꺾여 있다. 뒷목에 목련이 자라고 있는 걸까. 언젠가 피어난다면 꺾어 줄게. 그러면 더 이상 불행하지 않을 수 있겠지. 태양이 무언가 말하기를 그만둘 때까지 나의 아침은 계속될 거야. 그날이 다시 너의 아침이 되는 날에 사라지지 않는 이름을 선물할게. 건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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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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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6
日常 그 사람에게 끌리고 마는 인간의 만유인력에 다시금 감탄해 버린다거나 나를 길들이는 손길을 더 적은 횟수로 쳐 낸다거나 소파에 깊게 배어 있는 냄새에 익숙해져서 침대에 가는 날이면 혼자 뒤척인다거나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기울지 않는 달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든다거나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는 순간을 사랑하게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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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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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31
요새는 몸이 작아져서 산문만 썼다 관심사는 고���의 폐라거나 배드민턴보다 입욕제를 좋아하는 여자 폐쇄된 의문은 체했을 때 몇 번째 손가락을 따는 게 좋을까? 몇 개의 손가락을 따야 하지? 정도 그러니까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밤들의 연속이다 호흡이 끊어지는 횟수도 줄었다 고래의 폐는 모든 걸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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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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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아마다 씨, 다시 겨울입니다. 릴리의 장례와 함께 수신지 없이 기록해요. 지긋지긋하게도 차가운 열꽃들이 길섶에 남아 있네요. 측근에게 들었습니다. 더 이상 살지 않기로 결심하셨다고. 누구를 위한 생존 전략인가요. 정녕 오늘을 고대했다면 첫눈이 내리는 날 시신을 뒤바꿨어야 할 텐데. 어째서 릴리의 집 앞에 유골을 남긴 건가요. 가루가 되어 씹을 수도 없는, 더는 불타지도 못하는 잿더미를 한 웅큼 쥐고 당신과 같은 행동을 하길 바란 건가요. 손바닥에 마른 강이 생겼습니다. 골마다 스며들어 있던 릴리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듣지 못해요. 손금의 값어치니까요. 당신은 알고 계셨나요? 영화를 제작한 사람이 릴리였다는 사실을. 방 구석구석에 아마다 씨의 플롯이 적힌 포스트잇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겠죠. 처음 숨도 못 쉬게 안았던 순간, 그녀의 폐부에 한 송이의 국화가 심어졌다는 것도. 더는 사람을 죽이지 말아 주세요. 이상해요그기숙사에서나의손을잡아당긴게왜당신이었는지우리는왜이끌렸는지가로등앞에서담배냄새를묻히고들어온당신의코트에어째서얼굴을묻곤했는지 그래서 아마다 씨는 완벽하게 망가지셨나요. 그녀의 뒤통수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이제 눈을 가려 주세요. 당신의 장례도 함께입니다. 낡은 성당이 불타는 날, 마지막 안부를 물을게요. 죽기 직전까지 릴리의 죽음을 예찬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알아주세요. 릴리는 자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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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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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0
세계는 너무 ��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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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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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술이 깨는 순간, 열꽃이나 짠내 같은 어느 세상의 신체 부위보다 발음할 때 혀가 들리는 당신의 이름이 더 선명해지는 일 나를 버린 세상은 이토록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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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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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5
어제는 그녀 생각을 하다가 발을 두 번 삐끗했고 물건을 한 번 떨어뜨렸고 마지막으로 이름을 잃어버렸다 당신은 나의 다섯 번째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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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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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일기
눈매가 깊은 당신은 눈물도 깊을 거라고 내 천川을 그릴 수 없는 세상이 슬퍼서 울었던 적이 있다
계절이 호흡을 잊는 것처럼 눈을 감으면 모두 사라진다고
나를 휘감고 싶기에 눈꺼풀을 무너뜨리고 만다는 당신의 가지런한 속눈썹 사이사이에는 미처 떼어 내지 못한 슬픔이 응고된 줄기액처럼 묻어 있었고 그늘진 눈가에 감추고 싶은 무언가가 자라고 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당신의 아래 속눈썹에 뿌리를 내려서, 기주寄主에게 순종하는 식물이 되어 조와 울이 비참하게 고인 눈가를 한 번씩 훑어보곤 했는데
아픈 당신이 나를 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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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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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나를 이해하는 권태는 과장하고 가장한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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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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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탈수를 부른다
눈물이 고일 때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로 당신을 망막에 새겨 보는 일 안구에서는 당신의 이름이나 체취 따위가 흐르지도 못하고 서성��렸다 그 향기를 맡는 게 나의 불순한 취미이자 최후의 고백이었는데
터져 나오는 건 당신입니까
오늘도 눈가가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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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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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7
이른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당신은 나의 병든 이름을 먼저 찾았다 그 목소리나 잠든 머리카락을 만지는 손금 사이사이에는 당신의 다정이 고여 있었고 그때마다 당신을 사랑하고 싶다는 최초의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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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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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기억의 양자 역학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았다”

-나 역시, 당신이 주사위 따위를 던지지 않을 걸 믿는다
지금 난 초속 30 km로 움직이는 지구의 자전에 숨 가쁘게 동참하고 있다 따라서 당신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저리게 벅찬 건 당연하다 항성을 맴도는 행성이라도, 혹은 두 번째 위성이라도 당신과 영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하이-파이브하는 그 손바닥 사이에 존재하는 당신과 나의 시간에서는 고양이처럼 슈뢰딩거의 상자에 갇혀서도 행복하리라 가끔은 다른 원심력에 빗대어 당신과의 안타까운 관성에 대해 술잔을 기울였으면 한다 킥킥, 우습지만, 당신의 품으로 쓰러지며 중력의 회전축이 되는 소망도 해 본다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 내리며 정전기로 저릿하게 괜찮다, 토닥거리는 당신 그 주기적인 호흡에서 튀어 나갔다 되돌아오는 전자들의 예측하기 어려운 한, 숨에도 내 기억의 회로가 이어지고 이어져 그곳이 어디에든 공간 이동이 가능할 것을 믿는다 이 기억의 무한 반복 속에서 당신을 향한 나의 공전은, 오늘도 숨 가쁘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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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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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사랑한다는 말이 폭력으로 다가오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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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edsurface-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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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안의 블루
‪어떤 밤에는 천장에 얼룩이 졌다 당신 안의 블루가 물들었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걸 만지려고 손을 뻗다가 잠들었다 닿지 않는다는 것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여전히 그 방 안에서 당신의 얼룩을 훑어 보고 갇혀 버린 육신을 저주하고 꺾인 팔목을 보면서 또 당신을 생각하고‬ 낯선 천장이 낡은 천장으로 바뀌는 순간 당신을 알아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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